먼저 일방통행로에 대해 생각해보자. 벤야민은 책의 헌정사에서
1924년 카프리섬에서 알게 된 러시아의 공산주의자 아샤 라치스가..
자신의 내면에 길을 뚫은 엔지니어라고 밝히면서 이 책거리를 ‘아라치스 길‘이라고 불렀다. 라치스를 통해 생생하게 접한 혁명을 향한길은 되돌아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일방통행로임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한편 벤야민이 ‘일방통행로‘라는 제목 이전에 붙였던
‘통행차단‘ 이라는 제목은 앞에서 언급한 의미와는 정반대로 일방통행로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암시한다. 방향을 바꿀 수 없이 달려온 일방통행로의 막다른 지점에서 통행차단이라는 표지판을 만난다면? 이경우 일방통행로는 지금까지 일방통행으로 달려오던 지배의 역사를의미하게 되면서, 표지사진은 지배의 역사가 막다른 골목에 부딪칠수 있음을 암시하는 알레고리로 읽을 수 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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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 이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8
고골리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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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는 모든 시대, 모든 사회에 걸쳐 다른 주제로 변주가 가능한 소설이다. ‘외투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생존필수품 그 이상을 상징한다. 시대와 사회를 배경으로 한 욕망의 대상, 욕망의 기원을 생각해보게 된다. 한 인간이 빼앗긴 무엇-외투와 같은 물건일수도, 권리와 같은 관념적인 것일 수도 있는을 되찾으려는 노력과 관련하여 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찾을 수도 있다. ‘외투는 새로운 의미들을 환유하고, 다른 사물로 대체될 수 있다.

 

아까끼 아까끼예비치의 외소하고 볼품없는 외모도 그렇지만 그의 이름을 짓는 과정은 그의 미천함을 보여주고 있다. 의성어일 뿐 특별한 의미가 없는 아까끼라는 아버지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그는 어느 관청의 말단 9급 관리이다. 서기로서 서류를 정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갖고 근무했다.”(59p) 약간의 응용을 요구하는 문서 작성을 맡겼을 때 그는 부담이 되어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다소 낮은 능력을 소유한 사람이다.

뻬쩨르부르그의 겨울에 부는 북풍은 박봉의 하급관리에게는 가장 큰 적이다. 여기저기 덧대고 기워서 입던 낡은 외투가 더 이상 수선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돈과 상여금을 다 모아서 비싼 외투를 맞춰 입는다. 그로서는 큰 결심이었고, 이를 위해서 앞으로 극도의 내핍생활을 해야 했다. 외투가 완성되고 직장으로 출근한 그는 상사가 여는 축하파티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뜬 마음으로 걸었던 광장에서 외투를 강탈당한다. 외투를 찾으려고 경찰서에 신고하지만 되찾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직장동료의 충고대로 고위관리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 관리는 절차를 무시하고 찾아온 그에게 호통을 치고 모욕을 준다. 상심한 그는 추운 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고, 열병에 걸려 앓다가 죽는다. 그 후 뻬쩨르부르그의 밤거리에는 유령이 나타나 사람들의 외투를 빼앗아 간다는 소문이 들린다.

 

아까끼에게 외투는 무엇일까를 질문하게 된다. 외투에 들어갈 돈을 보상하느라 저녁을 굶었지만 그 대신 완성될 외투를 상상하며 정신적인 포만감을 얻을 수 있었다.”(72p) “그 자신의 존재는 보다 완전해진 것 같았고, 마치 결혼한 것 같기도 하였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같았으며, 혼자가 아니라 일생을 함께하기로 한 마음에 맞는 유쾌한 삶의 동반자를 만난 것 같았다.”(72p) 그는 생기가 돌았고 성격이 강인해지고, 외투 생각을 하며 산만해지기도 했다. 여인에 대한 욕망과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그의 욕망을 눈뜨게 한 대상이었고, 이제까지 느껴보지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완성된 외투를 받던 날은 그의 생애에 가장 장엄한”(74p) 순간이었다. 그 외투를 입고 출근한 날 어떻게 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직장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당황한 그는 사실 그 외투는 새것이 아니고 헌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왜 그랬을까? 이전에 받지 못했던 주목과 관심이 그에게는 벅찼을지 모르겠다. 이 외투 때문에 파티에 초대를 받고 처음으로 걷는 밤길은 새로운 것들로 가득하다. 축제와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다. 그는 파티에서 사람들의 놀이에 어울리지 못하지만 외투를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안타깝게도 떨어진 외투를 주워서 먼지를 털어 입고 밤거리를 나선 그는 지나가는 여자를 갑자기 쫓아가고, “몸 전체가 특별하게 움직인다.”(80p) 의외의 행동이다. 개인적이고 은밀한 욕망들이 몸으로 표출되고 있다.

 

오래 전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때는 당시 사회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비판에 시선을 고정하며 의미를 읽어냈었다. 계급이나 지위를 나타내는, 욕망의 대상으로서 외투를 바라보았다. 그가 욕망하는 것은 사회로부터 주입된 것이고 타자의 욕망을 소유함으로서 존재를 증명하고 있는 한 인간으로서 그를 보았다. 재독(再讀)하면서 중요한 의미를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인 내가 아닌 아까끼는 이 외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만일 그가 사회로부터 주입된 욕망으로서 외투를 받아들이고 있다면, 명품백, 자동차처럼 과시하려는 태도를 보일텐데 오히려 그는 그것을 홀로 즐기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투의 옷감을 고르고, 매일같이 재단사 뻬뜨로비치를 찾아가 이야기를 하고, 거기에 덧댈 가죽을 상상한다. 80루블이라는 돈의 가치를 넘어, 소유의 개념을 넘어, 애착이라는 감정이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겨울을 나기위한 생존 필수품,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고급재료와 아름다운 디자인을 얼마든지 가미할 수 있는 외투 그 이상이었다는 생각이다.

 

외투를 빼앗긴 후, 마치 연인을 잃은 사람처럼 제 정신이 아니다. 그의 얼굴은 누가 봐도 얼이 빠져 있었다. 되찾으려는 노력은 다 수포로 돌아가고 모욕적인 말만 들었다. 그의 열병은 고급관리로부터 들은 모욕으로 인한 수치심이 원인일까? 아니면 외투를 잃어버린 상심 때문일까? 두 가지가 다 복합되어 있겠지만 후자에 더 무게를 두게 된다.

 

이 소설의 소재가 된 고골이 들었던 이야기에서 그 힌트를 얻었다. 어떤 가난한 장교가 돈을 절약하여 모은 전 재산으로 고급사냥총을 장만하였다. 오리 사냥을 나간 첫날 물에 빠뜨려 잃어버리고, 열병이 나서 누워버렸다. 이를 불쌍하게 여긴 직장 동료들이 돈을 모아 새로운 총을 사주었다. 그는 다시 생기를 되찾았지만, 그 때의 이야기만 나오면 다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리곤 했다는 이야기이다.(참고; 85p,러시아문학의 하이퍼텍스트,조주관) 웃음을 목적으로 한 이야기였지만 고골은 상실로 인해 마음이 상해 죽을 수도 있는 인간의 마음을 보았고 아까끼라는 인물과 외투를 만들어 냈다. 상실로 인해 오랜 불면의 밤을 지내 본 사람이라면 그 고통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왜 어떤 것을 잃어버림은 세상을 다 잃은 듯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일까?

 

아까끼는 새로운 외투를 입은 자신을 사람들이 축하해주고 초대해주는 관계의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동안 받지 못했었던 환대를 받으면서 자신도 그런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그 깨달음은 평소에는 감히 알지 못했던 욕망들을 깨운다. 아까끼에게 외투는 욕망의 대상이 아닌 욕망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렸고, 존재의 일부가 된 것을 잃었다면, 그 상실은 실연처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그 절망의 심연을 가늠할 수 없다. 타인의 상심을 대할 때 그 이유가 사소해 보일지라도 가볍게 여길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아까끼의 유령이 출몰해서 사람들의 외투를 벗겨가고, 관리에게 받은 생전의 억울함을 풀고 있는 환상적 결말은 그렇게 해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하지만 아까끼의 욕망의 크기를 나타내는 극적인 장면이다. 생전의 왜소하기만 했던 그의 몸은 유령의 커다란 몸집과 대비된다. 또한 사람들의 놀림에 겨우 날 좀 내버려둬요, 왜 이렇게 나를 못살게 구는 거요?”(58p)한 항의와 비교되는 “‘넌 뭐야?’라고 물으며 커다란 주먹을 내미는”(96p) 유령의 모습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관의 외투를 빼앗아 입은 유령은 전보다 키도 훨씬 큰 데다 위엄 있어 보이는 콧수염까지 기르고 있었다.”(96p) 호통치고 타인이 입고 있는 옷을 벗겨갈 힘과 권력은, 비틀어진 모습이긴 하지만, 그가 사회에서 학습한, 존재가 인정받는 방식이다. 왜소하고 제한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욕망은 있다. 그것은 그 내면에서 커가고 실현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외투가 상징하는 것은 바로 이 욕망이다.

 

혹시 나는 사회적 타자들의 욕망을 웃음으로 대한 적은 없을까? 그들이 이유를 대며 눈물을 흘릴 때 공감하지 못하는 표정으로 서있지는 않았을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사회를 비판하고 정의를 말하느라 아까끼를 개별자가 아닌 사회적 약자라는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함으로 놓쳐 버린 그의 욕망과 상심의 깊이처럼,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놓치고 지나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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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골의 소설집에 수록된 <외투>외 중단편, <코>, <광인일기>, <초상화>, <네프스키 거리>의 인물들이 살았던 뻬쩨르부르그 거리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라스꼴리니코프가 살고 걷게될 장소다.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고 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은 사회적 관심과 비판적 시선이 고골의 문학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페테르부르크에서 살아가는 하층민들의 갖지 못한 것, 잃어버린 것,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것을 그리면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관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몸을 이탈한 코, 광인들, 유령이 출몰하는 사회, 그렇게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고 억울함을 푸는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곳은 어떠한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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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0 16: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그 ˝외투˝군요. 전 팽귄클래식으로 샀는데 읽어보고 싶어요.외투가 그런 의미있군요.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그레이스 2021-08-10 17:26   좋아요 5 | URL
아마 저랑 다르게 읽으실지도 몰라요.
그래서 좋은 고전이죠!

scott 2021-08-10 17:0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러시아에서 [외투]는 신분과 계급을 상징해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돌아 오자 마자
친척들 찾아 다니며 번듯하게 입을 외투를 구걸 했고,
당시 ‘외투‘는 하급 공무원들 1년 봉급을 모아도 못 사 입을 정도로 귀한 물건 이라고 합니다.

줌파 라히리의 ‘이름 뒤에 숨은 사랑‘(원제목 namesake-동명인) 에서
아버지 강굴리가 젊은 시절 인도 북부 여행 중 기차 전복사고로 죽을 고비에서 겨우 목숨을 건졌는데 . 사고 직전까지 러시아 작가 고골의 <외투>를 읽고 있었습니다. 함께 있던 주변 사람들 모두 죽고 홀로 살아남았지만 부상의 후유증으로 약간 다리를 절게된 강굴리는 미국에서 불굴의 의지로 MIT교수가 되었고 중매로 인도에서 사는 아시마와 결혼해서 아들을 낳는데 자신의 생명을 살려준 작가 고골의 이름을 따서 아들 이름이 고골이 됩니다. 하지만 아들 고골은 줄곧 자신의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아 불만을 품고 살다가 18살에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니콜‘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는데 이때부터 여러가지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이후 다양한 에피소드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제가 애정하는 작가 ‘고골‘ 줌파 라히리도 애정하는 작가 ^ㅅ^

그레이스 2021-08-10 17:28   좋아요 6 | URL
예 저도 줌파 라히리 이름뒤에 숨은 사랑 읽으면서 이름의 의미에 미소를 지었던 생각이 나요^^
저도 줌파 라히리를 좋아하게 된 작품이예요^^

mini74 2021-08-10 17:34   좋아요 4 | URL
외투가 러시아인에겐 또 이런 의미기이기도 하군요 *^^*

미미 2021-08-10 17: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워낙 어릴 때 읽어서 그레이스님처럼 <외투>를 읽어내진 못했었는데 완전 빠져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고전은 역시,그래서 다시 읽나봐요~♡

그레이스 2021-08-10 17:29   좋아요 5 | URL
읽을 때마다 새로운게 좋은 고전이라는 사실 확인합니다~♡

mini74 2021-08-10 17: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너무 잘 읽었어요. 누군가에겐 별 것 아닌 외투가 혹은 허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외투가 그에겐 삶의 의지와 희망이 되는 과정을 읽으며 뭉클해지내요. 누군가의 외투를 비웃진 않았는지 내 외투는 잘 있는지 되돌아 보고 싶은 글 *^^* 고골은 코 만 읽어봤는데 이 글 읽으니 고골 책 마구마구 읽고싶어지는 *^^*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 헉. 저 이 책 갖고 있는 듯 ㅎㅎ

그레이스 2021-08-10 17:42   좋아요 4 | URL
^^~♡
저도 쏜살문고 외투 사고 났더니 뻬쩨르부르그 이야기에 수록되어 있어서 황당!
같은 민음사거라 똑같아서 더 난감했어요 ^^
옛날에는 문예출판사 걸로 읽었거든요^^;;

서니데이 2021-08-10 20:2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같은 도시를 표시하는 거지만, 페테르부르크 하고 쓰는 것과 뻬쩨르부르그 의 느낌은 다른 것 같아요.
원음에 맞게 쓰거나 우리나라 맞춤법에 맞게 쓰는 것과는 상관없이, 글자의 느낌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레이스님, 더운 하루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1-08-10 20: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 그러네요
어감때문인가요?
상트페테르부르크와도 느낌이 다르죠?!
이 도시의 역사를 보면 느낌이 특별해지죠!

서니데이님도 건강하세요~♡

초란공 2021-08-10 21: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꽤 익숙한 이야기인데라고 생각했는데 학창시절에 뭔지 모를 숙제로 급하게 읽었던 소설이었네요^^;; ‘이상한 소설이네‘라고 스쳐지나갔던 작품이라 남아있는게 없었네요^^

그레이스 2021-08-10 21:14   좋아요 5 | URL
저도 처음 읽을때는 환상적 마무리때문에 조금 주춤했었어요^^;;
사실주의라며...!했던것 같아요.
우크라이나의 민담, 설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바람돌이 2021-08-11 0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은 다시 읽으면 그 전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는 게 맞네요. 외투에 대한 그레이스님의 두가지 관점이 다 좋았습니다. 현실은 어쩌면 그 두가지가 다 교차하는 지점 어디쯤에 있을 거 같네요. 고골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아직 못만났는데 그레이스님 덕분에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

그레이스 2021-08-11 0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부로부터의 욕망은 사회적 욕망으로 표현되기 마련이니까요. 서로 교차하겠지요!
감사합니다 ^^~♡

페크pek0501 2021-08-11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투를 세 번쯤 읽은 것 같은데 읽을 때마다 메시지가 달라지는 경험을 했어요. 그래서 더욱 좋은 작품으로 인정합니다. ^^**

그레이스 2021-08-11 13:44   좋아요 1 | URL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

희선 2021-08-12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 아픔은 크게 느끼지만 다른 사람 아픔은 잘 모르기도 하죠 자신이라면 어떤지 생각하고 그 사람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려고 하면 좋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고위관리는 겨우 외투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아까끼한테는 아주 소중하고 큰 건데... 이 이야기를 쓰게 된 이야기에서는 다른 사람이 총을 사줬군요 어쩐지 소설이 더 현실 같기도 하네요 한 사람을 생각하고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을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희선

그레이스 2021-08-12 05:15   좋아요 2 | URL
예 소홀히 여기면 안되는데 그럴때가 많네요. 감사합니다 ~♡

초딩 2021-08-15 2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금주 북플 서재 레터 선정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08-15 20:17   좋아요 2 | URL
^^ 감사드려요
다 플친님들 덕분이죠~♡

scott 2021-09-10 15: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 축!
고골이 용돈 주쉼 ^.^

그레이스 2021-09-10 16:35   좋아요 2 | URL
고골 땡큐!
scott님도 감사!~♡^^

mini74 2021-09-10 15: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이스님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1-09-10 16:3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독서괭 2021-09-10 16: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이 글 다시 읽어봤어요. 저는 <외투>랑 <코>만 담겨있는 얇은 판본으로 읽었던 것 같은데, ˝혹시 나는 사회적 타자들의 욕망을 웃음으로 대한 적은 없을까?˝하는 그레이스님의 물음은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측면입니다.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그레이스 2021-09-10 16:37   좋아요 2 | URL
다시 읽어주시기까지... 감사드립니다.~♡
독서괭님도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09-10 1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축하드려요~!! 저도 빨리 고골 단편집 읽어야지 😆

그레이스 2021-09-10 16:40   좋아요 2 | URL
감사드려요~♡
항상 초등학고 남자아이들하고 책읽는 시간에 이 메시지가 올라와서 항상 늦게 봐요. 지쳐있다가다 힘이 납니다~ 눈에 힘이 빡 들어가구요^^~♡

겨울호랑이 2021-09-10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09-10 16:51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알라딘 서재 레터에서만 글로 뵈었었는데
제가 시작하고 보니 겨울호랑이님 축하를 받네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구요~♡

서니데이 2021-09-10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09-10 19:0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님! 얼른 컨디션 회복하시길 바래요~♡♡♡

페넬로페 2021-09-1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09-11 00: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초란공 2021-09-1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09-11 00: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희선 2021-09-1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또 축하합니다 아까끼가 성불했으면 좋겠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1-09-11 01: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단발머리 2021-09-11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구경하다가 ㅎㅎㅎ 그레이스님 이 리뷰 다시 읽네요. 전 고골 작품은 읽은 게 없어서 감히 상상도 못 했는데, 그레이스님 리뷰 읽고 나니 새삼 궁금해지는군요.
좋은 책소개, 좋은 리뷰 감사해요. 이달의 당선작도 축하드리구요^^

그레이스 2021-09-11 09:45   좋아요 0 | URL
아!
단발머리님 ~
감사합니다 ~~♡

초딩 2021-09-11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

그레이스 2021-09-11 14: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 🙏
 

벤야민은 동일성에서 유사성, 도구로서의 언어에서 매체로서의 언어, 연속성에서 불연속성, 역사학에서 고고학, 상징에서 알레고리, 진보사관에서 메시아주의로의패러다임 전환을 추구했다. 다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하나의 체계로설명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비평을 통해 그때그때 파편적으로 제시한다. 그 때문에 "벤야민의 사상을 체계화하고자 한다.
면, 그것은 그의 고유한 서술방식 - 메타포와 유희, 핵심을 찌르는 인용과 이미지, 사유 모티프의 변주 및 새로운 정의 - 을 제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파편화를 너무 강조해서는 안 된다. 벤야민이 추구한 것은 이론의 수미일관성도 아니지만,
심미적인 효과를 위한 글쓰기도 아니다. 도시산책자의 사유가 일견산만해 보인다고 해도 그것이 일체의 총체화 가능성을 부정하는연속성의 숭배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벤야민 글의 저류에는 시대의 위기 상황에 대한 역사철학적 성찰, 파국의 중단을 향한 정치적파토스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 P14

진실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상태에서 돌연 누군가에게 한 대맞은 듯 급작스럽게 내쫓기기를, 시끄러운 소동, 음악소리 혹은 도와달라는 소리 따위에 화들짝 놀라 깨어나기를 바란다. 누가 참된 작가의 내면을 채우고 있는 경고음을 헤아릴 수 있었겠는가? ‘글을 쓴다는것은 그러한 경고음을 작동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경고음을 작동시키면 귀여운 오달리스크가 이것저것 마구 뒤섞여 있는 규방, 즉 우리 뇌의 상자 안에서 벌떡 일어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을 거칠게 낚아채어깨에 두르고 눈에 띄지 않게 우리 앞을 빠져나가 사람들에게 도주한다.(『선집 1, 148쪽)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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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가 쓴 ‘발터 벤야민’의 삶과, 사상, 저서에 관한 기록이다. 원래는 그녀의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이라는 책에 브레히트나 야스퍼스, 브로흐 등 철학자나 문인들과 함께 수록되어 있던 편을 따로 떼어내서 출판한 책이다. 역자 이성민은 이전에 나온 ‘한나 아렌트’의 작품들의 번역에 대해 잘못된 점을 많이 발견했고, 다시 번역되어야 할 필요성을 생각 하던 중 그 일환으로 이 한 부분을 번역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의 구판을 갖고 있어서 읽어본 나는 복문과 인용문들에 막혀 뒷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발터 벤야민」까지는 가보지도 못했던 터라 반가웠다. 역자 서문을 읽고 첫 번째 챕터를 읽으면서, 번역을 지적한 의미는 가독성의 문제가 아니라 저자의 문장을 훼손하지 않아야 함을 주장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벤야민의 글은, 시적 은유가 많고 인용으로 가득 차 있어서, 변증법적 논리가 필요한 비평과 철학 글에 적합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의 글도 만만치 않다. 인용들로 이어지고 은유들로 채워진 문장들을 이해하기 위해 한 줄을 여러 번 읽어야 했다. 페이지마다 밑줄로 채워져 있다. 인용과 인용 사이의 조사만 빼고 다 밑줄을 그었다. 밑줄을 긋는 행위는 그 부분이 중요해서이기도 하지만 이해하려는 몸부림이었다. 소리 내서 읽고, 하이픈과 주절을 분리해서 읽고, 반복해서 읽고, 각주를 다시 읽고... 결국 며칠에 걸친 이런 행위 속에서 일정량의 페이지들은 넘어가고 오늘 마치게 되었다.
끝까지 읽었다는 뿌듯함은 잠시 뿐, 분절된 지식과 흩어진 단어들이 떠돌고, 리뷰를 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읽기라는 사실에 절망한다. 결국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 일단은 발터 벤야민에 관한 다른 책(『발터 벤야민과 도시산책자의 사유』)을 읽고 다시 읽기로 했다. 그럼 조금 더 이해가 빠르겠지. 이게 다 ‘한나 아렌트’로부터 시작된 독서 이벤트다.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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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09 0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도서들을 이해하기 힘든게 언어때문인 점이 많은듯해요. 옛날에 읽었던 철학책에서 도대체 한 문장이 안끝나는거예요. 복문 복문 복문의 연속.... 읽다가 다시 돌아가서 주어를 또 찾아야 되는... 이게 프랑스철학이었는데 프랑스어에서는 이런 식의 복문이 가능하대요. 그쪽 사람들은 또 쉽게 그걸 읽고요. 우리랑 언어구조가 달라서 번역서들은 더 읽기가 힘든듯....

그레이스 2021-08-09 06:42   좋아요 0 | URL
번역서여서도 문제지만 제 독서력이 짧아서 그렇다는 생각도 해요. 그래서 자꾸 이런 책을 집어들게 돼요. 언제까지 쉬운 문장에만 머물러 있을려나 싶어서...나름 도전이죠. ㅋ
이상한 것은 이렇게 읽고 나서 시간이 지난 후 부유하던 단어와 분절된 문장들이 모여 의미를 형성하더라구요.
그럴때 기분은 ... 그래서 읽게 되나봐요.^^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1-08-09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과 인덱스 표시가 많은 책이네요. 그만큼 조금 더 천천히 읽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겠지요.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다음 주도 좋은 일들 가득한 한 주 되세요.^^

그레이스 2021-08-09 06:43   좋아요 1 | URL
예~
서니데이님도 한 주간 행복한 일만!
 

그 세대의 유대인들에게(카프카와 모리츠 골트슈타인은 벤야민보다 겨우 열 살 연상이었다), 가능했던 반역 형태가 시온주의와 공산주의였다. 그들의 아버지들이 종종 공산주의 반역보다 시온주의 반역을 더신랄하게 비난했다는 것은 참작할 만하다. 양쪽 모두 가상에서 현실로의, 허위와 자기기만에서 정직한실존으로의 탈출로였다. 하지만 되돌이켜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다. 벤야민이 처음에는 미온적으로시온주의를 시도하고 그다음에는 마찬가지로 미온적으로 공산주의를 시도했을 당시에, 두 이데올로기의 추종자들은 최고조의 적대감으로 서로 마주하고있었다. 공산주의자는 시온주의자를 유대인 파시스트라고 헐뜯고, 시온주의자는 젊은 유대인 공산주의자를 "붉은 동화주의자"라고 부르고 있었다. - P100

벤야민은 여러 해 동안 자신에게 두 경로 모두 일어놓고 있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자가 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으로 가는 길을 고집하고 있었고, 마르크스주의에경도된 친구들, 특히 그들 중 유대인 친구들의 의견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여기서 분명히 알 수 있듯이, 둘 중 어느 쪽 이데올로기의 "긍정적 측면도그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했으며, 두 경우 모두 그에게 중요한 것은 기존 상황의 비판이라는 "부정적" 요소, 부르주아적 가상과 허위로부터의 출구, 문학적이거나 학문적인 기득권층 바깥에 있는 위치였다.
이처럼 근본적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 그것이 결국그를 어떤 고립과 외로움으로 이끌고 갈지 십중팔구생각해보지 않은 채 - 채택했을 때 그는 꽤 젊었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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