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에 책을 읽으면 서평을 쓰곤 한다. 그리고 그러한 서평들을 내가 자주 이용하는 알라딘 웹 사이트에 서평을 올리곤 한다. 물론 아주 가끔의 경우는 책을 안 읽고 서평을 쓰는 경우도 있다. 물론 책을 안읽고 리뷰를 쓰는 데에는 세 가지 목적이 있다. 첫 번째는 지나치게 부당한 이유로 폄하당하는 경우이다. 즉 일부의 악플로 테러 행위로 인해 책이 지나치게 부당한 평가를 일반인들에게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두 번째는 책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 되는 경우이다. 책 내용이 너무나 안 좋은데 많은 이들이 고평가 하니, 균형 있는 비판이 필요하다 느껴서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이 책에 대해 단순히 욕을 하기 위한 경우이다. 물론 이런 경우 알라딘에서 100자 평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욕설이 들어갈 경우 제재를 받는건 어쩔 수 없다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첫 번째의 경우는 내가 알라딘에 올린 김일성 자서전 <세기와 더불어> 리뷰이다. 물론 나는 이 책을 중간중간 부분적으로만 접했지 완독하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안읽었음에도 리뷰를 단 것은 이 책의 가치에 비해 너무 폄하 당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나는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알라딘에다 최고 점수인 별 5개와 더불어 장평의 리뷰를 달았다. 앞에서 언급한 두 번째의 경우는 최근 글항아리에서 출판한 티머시 스나이더(Timothy Synder)의 저서 <피에 젖은 땅(Bloodland)>에 대한 리뷰에 해당한다.
최근 들어 스나이더의 책이 국내 네티즌들과 책 리뷰어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부제목에서 밝히듯이 히틀러의 나치 독일과 스탈린의 소련을 다뤘고, 이 두 명의 독재자들로 인해 20세기 유럽사가 피로 물들었다는 것이 책의 저자 스나이더의 주장이다. 쉽게 말해 과거 냉전시기 팽배했던 히틀러 스탈린 전체주의론적인 접근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책이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한국 사회가 아직까지 북한과 대립하며 반공주의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저자 스나이더가 다루는 동유럽 현대사는 필연적으로 반소주의적인 스텐스를 취하기 쉬운 소재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한국 사회가 스탈린을 히틀러와 같은 선상에서 접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저자 스나이더가 하는 주장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몽클레어 주립대학교의 교수인 그로버 퍼(Grover Furr)는 2014년 당시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피에 젖은 땅에 대한 체계적인 반박서를 출간한 적이 있다. ‘Blood Lies’라는 제목을 가진 퍼 교수의 책은 스나이더가 책을 쓰며 이용한 1차 사료들을 하나하나 파헤치면서 반박했으며, 심지어 우크라이나어 폴란드어 등 원어 사료까지 파헤쳐서 반박했다. 굳이 그로버 퍼 교수의 체계적인 반박서가 아니더라도, 스나이더의 관점은 소련사에 대한 수정주의 학파 측 관점으로 보아도 문제가 많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나이더 책의 문제점이 잘 알려져 있지 않기에 나는 지난 4월 말에 책에 대한 반박 리뷰를 쓴 것이다.
물론 알라딘에 글을 올린 뒤 많은 이들의 댓글이 달렸다. 그중에는 예전부터 내 블로그에 와서 뉴라이트적 시각으로 욕설과 비방만을 일삼던 이도 있었고, 알라딘 친구분들의 긴 댓글 및 질문도 있었다. 내가 글을 쓰면서 스탈린 2천만 학살을 언급하며 비판의 소리를 높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2천 만 학살론을 스나이더가 한 것으로 내가 주장했다고 생각했던 분들도 있었다. 물론 자주 언급되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건 무리가 아니라 생각한다. 내가 2천만 학살설을 언급한 건 어디까지나 한국사회에 잘못알려진 부분에 대한 지적이지 스나이더가 주장했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큰 틀에서 보자면 스나이더의 주장이 그러한 반공주의적 주장과 크게 맥락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얘기이긴 하지만, 어쨌든 “스나이더가 스탈린 2천만명을 죽였다고 거짓말 친다.”라고 한 적은 없다. 그 외에도 다른 부분에 대한 주장 및 반박을 달면서 내가 책을 안 읽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책을 안 읽었다는 사실을 밝힌 게 출판사 측에서 태클을 거는 요인이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워낙 잘 팔리는 책이라 하지만, 출판사 측에서 내 리뷰가 판매에 문제가 될거라 판단하고선 알라딘 측에 요구하여 게시글을 강제 비공개 처리 해버렸다. 강제 비공개 처리가 된 것은 4월 30일 그것도 내가 가장 바빴던 날 그러니까 여러 집회 및 개인적 용무가 많았던 날에 일어났다. 출판사 측에서 책을 안 읽은 것을 문제 삼은거야 원론적인 차원에서는 맞는 얘기긴 하다. 하지만 내 리뷰가 책과 관련 없다는 공문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왜냐하면 내가 쓴 리뷰는 스나이더가 한 히틀러 스탈린 전체주의론에 대한 반박문이기 때문이다.
워낙 잘 팔리는 책이라 출판사 측에서 내 리뷰가 거슬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깊게 생각해보면 이러한 짓거리는 출판사 측에서 상당히 강제적이고 비상식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이의를 제기하여 해결하려면 방통위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라는 알라딘 측의 메일이 왔는데, 상식적인 선에서 말이 안 되는 조치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기존 홈페이지에 올라온 알라딘 리뷰 중에는 책을 안읽고 쓴 리뷰가 많기 때문이다. 즉 그러한 기준으로 보았을 때, 책을 안읽고 올린 다른 이들의 페이퍼나 리뷰 또한 제제를 당해야 하고 현재 <세기와 더불어>에 달린 악플들 또한 차단 되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 출판사 측의 조치는 소위 스나이더가 침마르게 주장하는 진정한 전체주의론적 행동이다.
워낙 어이가 없어서 결국 출판사측에 전화를 했는데, 원칙적으로 출판사측에서 책을 안읽은 리뷰에 대해 그런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을 읽고 쓰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조금 믿기지 않아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지인에게 물어보았는데 그렇다고 한다. 따라서 책을 읽고 쓰면 이번에 차단된 내 리뷰를 올려도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글항아리 출판사에서 내 리뷰에 대해 이러한 전체주의적 행위를 하며 보여준 조치에 나는 상당히 기분이 나빴고 어이가 없었으며 화도 조금 났었다. 본인들 스스로가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서적을 출판해놓고 일개의 블로그 리뷰어에게 전체주의적 행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상당히 실망한 나는 올해 안에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책을 읽고 이 반공주의적 서적이 얼마나 많은 거짓말과 과장 그리고 제국주의와 반공주의적인 서적인지를 아주 낱낱이 밝힐 생각이다. 두고 해라 ‘피에 젖은 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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