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500만 년 전 공룡은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룡이 어떻게 해서 멸종했는지는 지금까지도 고생물 학계의 여러 주장이 존재하지만, 분명한 건 공룡은 백악기 말기에 멸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프리카 콩고에는 아직도 공룡이 서식한다는 얘기가 있다. 바로 모켈레 므벰베가 그것이다. 필자가 모켈레 므벰베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중국인이 쓴 ‘세계 역사 속의 49가지 미스터리’라는 책을 읽으면서부터였다. 그 책에서는 콩고에서 공룡이 목격되었다고 나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모켈레 므벰베였다.
모켈레 므벰베는 아프리카 밀림에 서식한다는 소문이 있는 용각류(목이 긴 공룡)를 닮은 크립티드로 현지어인 링길라어로는 ‘강의 흐름을 멈추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이 동물을 지칭하는 이름이 여러 개가 있고, 한 부족만이 아닌 여러 부족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존재이며,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모두 같은 동물을 지칭한다는 것이다.
모켈레 므벰베의 길이는 대략 5~9m 정도로 추정되며 아프리카 코끼리나 하마만큼 거대하고, 용과 하마를 섞은 것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악어처럼 긴 꼬리와 뱀과 비슷할 정도로 가늘고 유연한 긴 목과 작은 머리 그리고 둥글고 두꺼운 몸통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모켈레 므벰베는 쥬라기 시절 서식하던 공룡인 디플로도쿠스나 아파토사우루스를 연상시키는 형체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는 지역 원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필자 또한 네셔널 지오그래픽에서 한 다큐에서 용각류의 사진을 보여주자 현지 원주민들이 모켈레 므벰베라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무튼 지역 원주민들의 얘기에 따르면 성질이 사나와 카누를 뒤집어 버리고 사람을 습격해 죽이는 경우가 있지만, 초식동물이기에 사람을 잡아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동굴에 들어가 잠을 자기도 하고 주행성 동물이라 한다. 정말 신기한 것은 모켈레 므벰베가 있는 곳에는 하마가 거의 살지 않는데, 모켈레 므벰베가 그저 하마를 매우 싫어해서 보이는 대로 죽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1970년대 미국인 선교사가 지역 원주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콩고의 텔레 호 근처에 사는 윈주민들이 호수에서 흘러나온 강의 상류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주변에 서식하던 모켈레 므벰베가 공격하자 그들끼리 힘을 모아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모켈레 므벰베를 죽이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후 마을 사람들이 그 고기를 먹었는데, 그 시체에서 고기를 자른 부위가 다시 살아나 여러 번 잘게 써는 일을 반복하고 나서야 그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고기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고기를 먹은 사람들은 하룻밤 내에 모두 죽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밀림에 사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모켈레 므벰베를 단순한 동물을 넘어 일종의 정령으로 여기며 두려워서 했다고 한다. 재밌는 것은 그 얘기를 들은 선교사 또한 강의 상류에 원주민들이 모켈레 므벰베를 죽이기 위해 만든 바리케이드가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모켈레 므벰베에 대한 문헌상 첫 기록은 1776년 프랑스 선교사 프로이트의 저서에 기록되어 있다. 그의 저서에는 “그건 거대한 괴물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발자국이 땅에 나 있었는데, 둘레가 90cm나 되는 흔적을 만들었다. 발자국의 형태를 관찰한 후, 보폭을 측정해보니 그 동물의 보폭은 2.1 ~2.4m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대목에서 굉장히 큰 동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모켈레 므벰베가 다시 주목받은 것은 1970년대 미국 텍사스에 사는 파충류 학자인 제임스 파월이 근처를 여행하면서 모켈레 므벰베에 대한 전설을 듣고 신비동물학회 회장인 로이 매컬 교수에게 이야기하면서부터였다. 이 얘기를 들은 매컬 교수는 1979년에 모켈레 므벰베를 탐사하기 위한 탐사대를 결성하여 발자국을 발견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으나, 그 이상의 증거물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후 1981년에 2차 조사대가 조직되어 떠나게 되었는데, 멕컬 일행은 간접적 접촉을 하게 되는데, 매컬 일행이 카누를 타고 에페나 마을 근처의 강을 돌고 있을 때, 멀리 떨어져 있던 둑에서 커다란 동물이 갑자기 잠수하면서 파도를 일으켜 매컬의 카누를 치었는데 그걸 본 원주민이 "모켈레- 음베음베!" 라고 소리치는 것을 목격했다. 이에 따라 매컬 교수는 하마가 없고 악어도 그런 파도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모켈레 므벰베라고 확신 하였지만, 매컬 교수가 직접 목격했던 것이 아니고, 그것을 증명할 어떠한 사진 증거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2차 조사대도 실패로 끝났다. 그러던 1992년 일본의 다큐멘터리 팀이 모켈레 므벰베로 보이는 생명체를 찍기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외에 모켈레 므벰베의 실존에 관한 확실한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모켈레 므벰베를 확실하게 입증할 증거가 있지는 않지만, 모켈레 므벰베의 울음을 녹음하기도 했고, 공중에서 사진으로 포착하기도 했으며, 추정되는 발자국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리고 모켈레 므벰베가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또 다른 증거는 그 동물이 발견된 콩고와 같은 아프리카 밀림은 중생대 이후 지금까지 환경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과 그런 동물들이 살기 좋은 고온다습한 지역이라는 점일 것이다.
지난 2012년 미국의 탐험가들이 모켈레 므벰베를 찾기 위해 중앙아프리카의 콩고 밀림으로 들어가기도 했지만, 별다른 얘기가 없는 거로 봐선 모켈레 므벰베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한 듯하다. 과연 아프리카 정글에 공룡이 살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재미있는 상상이다. 이 얘기를 믿고 안 믿고는 읽는 이의 자유겠지만, 필자의 의견을 덧붙이자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쪽이다. 왜냐하면, 위에서 상술했듯이 아프리카의 밀림지대는 공룡이 살던 중생대 시대의 기후와 환경에서 거의 차이가 없고, 그런 동물들이 살기 적합한 지형이기 때문이다. 무튼 발견된다면 한 번쯤은 보고 싶은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