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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 잡혀간다 실천과 사람들 3
송경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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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송경동은 글을 잘 쓴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가슴이 아리다.

하지만 나는 노동 문제에 대해 잘 몰라서일까?  솔직히 이런 글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를 잘 모르겠다. 분명 내가 몰랐거나 단편적으로만 알았던 것에 대해 알게는 됐지만 그것 이상으로 내가 뭘 해 줄 수 있는 지 잘 모르겠다.   

그의 낮은 목소리엔 잃어버린 자의 설움이 베어 있기는 하나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은 없는 듯하다. 그래서 인간적이긴 하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고 우리나라 노동 현실을 무조건 동정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도 함께 노동 현실을 직시하고 같이 편들어 줘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럴 땐 적당히 동정하고 마음 아파해 주고 그래야 인간다운 사람으로 인정 받지는 못해도 적어도 몰인정한 인간이 되지 않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건가? 그러기엔 좀 위선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가? 괜히 쭈볏거리게 만든다.

 

너무 솔직했다 뭇매를 맞는 건 아닌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할 수 없다. 난 솔직히 이책은 읽고 싶지 않았다. 당연 인간의 불편함을 드러냈으니 읽는 사람 역시 불편하달 밖에. 그런데 적어도 새마을 운동 이전까지는 몰라도 새마을 운동 이후의 노동 문학은 한번도 행복을 말한 적이 없다. 당연하다. 그 이전에 노동 문학이 있을 턱이 없고, 가난하고 못 사는 것이 흉이 아니었다. 그것도 삶의 일부려니 하고 끌어 안고 살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이 확연히 들어나면서 그것을 객관화해서 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노동 문학 또한 생겨나지 않았을까? 하지만 노동 문학은 한번도 행복을 말하지 않았다. 원래 노동 자체가 불행하게 태어나서인 것인지 어쨌든 행복을 말하지 않는다. 하긴, 우리나라가 역사적으로 노동 또는 노동하는 사람을 좌시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 그들의 고혈을 빼 오늘 날 그처럼 화려한 도시를 이룩했음에도 노동은 하찮 것, 무시해도 되는 것처럼 취급되어 왔다. 이렇게라도 말하는 것은 불과 반세기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분명 문학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작품이긴 하지만 그 작품 조차 행복을 말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노동 문학은 아직도 그 길이 멀어 보인다. 언제까지 노동은 송경동처럼 아픔만을 얘기하고, 우린 언제까지 그들의 낮은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정부를 믿지 말았으면 좋겠다. 대기업을 믿지 말았으면 좋겠다. 자꾸 그들에 대한 기대가 있으니 이런 낮은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항상 믿었다 당하는 쪽은 노동쪽이었다. 그냥 그저 힘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의 자리를 찾고 그 자리를 확장시켜 나가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의 정당을 세우고, 그들의 정책을 실행하며 그들의 행복과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찾아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들의 문화를 만들고 우리에게도 나눠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송경동의 문학도 지금 보단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지금까지 노동계라고 하는 곳은 데모하고, 사람을 선동하는 그런 것으로 인식되어져 왔다. 가득이나 역사적으로 노동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는데 엎친데 덥친격이란 느낌이다. 데모하고 선동하는 것만이 사람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것인가? 80년대는 그것이 먹혔을 것이다. 사측은 언제나 점잖을 떨어왔다. 교묘한데가 있다. 돈이면 뭐든지 다할 수 있다고 믿는 족속들 아닌가. 그러나 애석하게도 노는 그것이 전부 다가 아님을 증명하고 인간적이 되기를 말하기 보다 사측이 누려야할 평안과 복락을 누리지 못해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자들로 보였다(그것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못하리라. 자고로 인간이라면 정에도 끌리지만 돈에도 끌리는 법이니까)  오히려 사측이 화를 북돋으면 그에 따라 과격해 지는 건 노측이었다. 그리고 그 불을 끄는 건 사측이고. 심정적으로 사람은 평화적이고 점잖은 쪽을 선호하지 선동하는 것은 안 좋아한다. 즉 내 말은 이제 노동운동. 노동문학도 달라져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보다 문화적인 것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노동현장에 있는 사람일테고 그들 스스로가 변화를 주도해 가야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맨뒤에 'CT 85호와 희망버스'를 배치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다른 말로 하면 '노동자는 살 수 없는 나라'라는 말이다.(241p) 이말이 참 나의 가슴을 찌른다. 어쩌다 우리나라는 이런 자평의 말을 들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세계화를 쫓는 것만이 이 나라가 살 길인가? 세계 강대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만이 가치있고 진정 이 나라가 살 길인가? 묻고 싶다. 강대국이 어디로 가든 우리나라는 내실을 다지고 서민과 노동자를 먼저 살려내면 안 되는 것인가. 10년 전, 20년 전만해도 우리가 그렇게도 닮고 싶어하는 나라는 미국이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어떠한가? 저 고고한 유럽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경쟁하고 닮고 싶어하는 나라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우리가 더 이상 비교를 거부하리만치 잘난 것이냐면 그렇지도 않다. 도대체 우리는 누구와 경쟁하며 힘을 키워가야 하는 것이냐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으로는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데 외부적으로 누구와 경쟁하여 이기면 뭐하겠는가.   

 

노동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문학이 그것을 증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문학 특유의 해학이 있었으면 좋겠고, 노동하는 사람들 그들이 불행한 것마는 아니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들의 웃음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이런 우울한 것 말고. 그런 점에서 난 이책에 대한 별점을(이건 꼭 매겨야 하는 것이냐?) 세 개 이상 줄 수 없다. 그것은 작가의 문학이 이것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노동문학은 앞으로 변화 무쌍할 것이다. 그에 따라 작가의 글도 달라질 것이다. 그것을 기대하고 싶은 것이다.

 

황유미 씨의 죽음은 나 역시 가슴이 아프다. 앞으로 제 2, 제 3의 황유미 씨 같은 죽음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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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3-1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차'에 이어서 소신있고 솔직한 리뷰입니다.
이 문제는, 이렇게라도 아니면 저처럼 안일하게 개인적인 고민만 하고 사는 사람에게는 아마 전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어쩔 수 없이 저자나 김진숙씨 같은 분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에효~ 저는 요즘 노동 운동, 노동자의 인권, 이런 것을 넘어서서 더 큰 제도에 대해 아예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stella.K 2012-03-11 18:48   좋아요 0 | URL
ㅎㅎ 아직 화차는 리뷰 안 썼습니다.
반전이 나와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ㅋ
이책은 저도 나인님 생각과 다르지 않아요.
근데 우리가 뭘 해 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작가의 글발은 좋은데 좀 괴롭고 궁상스럽고 따라서 리뷰도
좀 우울하게 쓰게 됐네요.ㅠ

파란놀 2012-03-11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책이든,
즐겁게 읽은 다음,
내 삶을 내 나름대로
사랑스레 돌보면,
좋은 책 읽은 느낌을
잘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stella.K 2012-03-11 18:50   좋아요 0 | URL
ㅎㅎ 맞는 말씀이긴 한데, 싫은 책을 즐겁게 읽기는 전 좀 깜냥이
안되더라구요.
며칠 전 김연수 작가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그가 그러더군요. 읽기 싫은 책 읽을려고 애쓰지 말라고.
안 그래도 세상엔 내가 좋아하는 책은 널려있다고.
그 말을 하는데 얼마나 속이 후련하던지.
저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일도 좋아하는 일만 하래요.
괜히 맞지 않는 일해서 고민하고 고생하지 말고.
그게 정답이죠. 세상엔 나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아도 다 못 살거든요.
낙천적여서 좋더군요.^^

이진 2012-03-11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글에서 '미친 전경'이라는 단어를 접하고, 인터넷에서는 '대한민국의 아들 전경'이라는 단어를 접했습니다. 혼란스러웠어요. 책을 읽으면서 무자비하고 잔인한 경찰들에게 엄청나게 욕지거리를 뱉었지만 과연 그들이 진정으로 나쁜사람인가, 하는데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구요. 그에따라 책의 내용 전체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었구요.
하여튼... 여러모로 참 힘든 책이었습니다.

stella.K 2012-03-13 11:3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입장이 있고 그걸 들어보면
틀리지 않아. 전경도 글을 쓰자면 이만큼 쓸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꽤 혼란스럽더라. 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다고
안 좋은 쪽으로 몰아서 얘기하는 거. 그분이 어떤 맥락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우리가 다 아는 거 아니잖아.
노동계 편들어 주지 않는 사람은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매도 되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

그런데 이책 평점이 꽤 높아. 그리고 이런 글엔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들어주고 싶어서 들어주는 건지 썼지만
그래야 내가 좀 몰인정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들어주는 건지 그걸 모르겠어.
적어도 송경동은 노동과 인권에 정의를 알고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거든.
그들이 사회적 약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을 무조건 옹호하는 건
문제있다고 봐. 어쨌든 깊이 들어가면 복잡해 지니까
적당한 선에서 화이팅을 외쳐주고, 힘내라고 격려해주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뿐인 것 같아.ㅠ

차트랑 2012-03-1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꿈을 안꿀려고하는데
자꾸만 개꿈을 꾸게되지 멉니까요.
개꿈은 꾸어도 안잡혀가는거 맞나요? ㅠ.ㅠ

stella.K 2012-03-12 11:16   좋아요 0 | URL
ㅎㅎㅎ썰렁하심다. 아, 추워.ㅠㅋㅋ

차트랑 2012-03-12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라...막 계시는 중이시나보네요^^

아, 근데 말입죠~
스텔라님의 글이 이달의 거시기에 뽑히셨습니다 그려^^
고것참 축하드릴 일이구만요^^
글발로 저를 늘 주눅들게 하시더니만
뽑히시는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축하드려요~~!!!

추천을 깜박 할 뻔 했네 ㅠ.ㅠ

stella.K 2012-03-12 11:23   좋아요 0 | URL
헉, 정말요? 고맙습니다. 알려주셔서.
근데 발표 일찍하네요. 보통은 오후에 하던데 오전이라니.ㅋ

stella.K 2012-03-12 11:56   좋아요 0 | URL
헉, 근데 전 거시기 하나 밖에 안 됐네요.
손양원 목사 페이퍼 될 줄 알았는데.ㅠ
물론 꼭 계산하고 쓴 건 아니지만 추천이 만만치 않아서...
하여간 알라딘은 되면 되는대로 기분 안 좋고
안 되면 안 돼서 기분 나쁘고 마음에 안 들어요.
옛날의 당선작 제도가 기분 좋았는데.
바뀌고 나서 저를 기쁘게 한 적이 별로 없어요.ㅉ

차트님은 이번에 월척하셨습니다.ㅋ 축하합니다.^^

차트랑 2012-03-12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론...^^
손양원 목사관련 페이퍼는 정말 대단히 감동적이었고
저는 스텔라님의 페이퍼 덕분에 손양원이라는 훌륭한 분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나저나 거시기가 2개이면??
그거 참 곤란한 일인데...ㅠ.ㅠ
Aloha~^^

참고: '알로하~'라는 말은 그 뜻의 가지수를 헤아릴 수 없다고 합니다.
고마워요, 반가워요, 재밌네요, 대박요, 감동적이네요, 말로는 다 할 수 없네요, 옳으신 말씀, 놀랍습니다요 등등
뿐만 아니라. 별로구먼요, 싫어요, 재미없다니깐요, 썰렁하구먼요, 추워요~, 미쵸요~
그거 듁음인걸, 맘에 안드러, 일짝 발표했네요, 헉, 정말요? 오전에 하던데 오전이라니....등등의 표현으로도 쓰인다고 합니다요^^
그렇담 저의 알로하는 무슨 뜻일까요?? 쿠더덩~

(정답 확인하러 늦게 다시 들르겠습니다, 알로하~! ㅠ.ㅠ)

stella.K 2012-03-12 14:39   좋아요 0 | URL
왜 곤란한가요?
차트님의 알로하야 저도 잘 알죠.^^

2012-03-12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3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2-03-12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이 답답한 것인지, 아니면 이런 생각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답답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둘 다인지...책을 읽는 내내 저도 답답함을 털어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stella.K 2012-03-13 11:4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현장에 안 가 본 사람으로서
왜 이렇게 글을 쓰냐고 그러는 것도 예의는 아니겠지요?
그래도 우울한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ㅠ

페크pek0501 2012-03-13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 저도 그런 경험 많은데, 그런 생각 들어요.
그 불편함을 외면하는 게 좋은 세상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외면하는 건 이 세상에서 아주 중요한 걸 놓치는 일이라는 것.

조세희의 난쏘공을 몇 번이나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슴 아팠어요. 명작이에요.

잘 읽고 갑니다.ㅋ

stella.K 2012-03-13 11:43   좋아요 0 | URL
그래요. 마지막에 페크님의 말을 쓰지 못했네요. 맞는 말씀이어요.
난쏘공. 저는 오래 전 딱 한번 읽었어요.ㅠ

수수꽃다리 2012-03-1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숨을 걸되, 돈은 되지 않는 육체노동이 과연 행복해질 수가 있을까요? 문학의 한 특징이 해학이기는 하지만 문학이 노동의 행복을 증명하는 것이 과연 문학의 기능일까요?

감은빛 2012-03-1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경동선배의 잡문집으로 노동자 문학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스텔라님께서 잘 모르셔서 그렇지만,
노동자 문학은 의외로 굉장히 범위가 넓고 작품들도 많습니다.
당연히 그 중에는 희망을 얘기하는 작품들도 있구요.

여러 현장에서 함께 고생했던 동지로서 경동선배는 진솔한 사람입니다.
그에게 여러 장점과 단점이 있겠지만, 그런 진솔한 태도가 지금의 송경동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경동선배는 이름없는 노동자 시인이었지만,
지금 그는 무척 유명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현장을 지켜갈 사람입니다.
그래서 송경동이란 이름이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stella.K 2012-03-19 12:5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 같은 벽안의 독자는 잘 몰라서요.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면 말씀하신 희망을 얘기하는 노동문학이 뭐가 있는지 좀 알려주시죠.^^
 

1. 

<화차>를 읽고 있는 중이다. 너무 재밌다고한데 나의 조두로는 영 속도가 나지않고 있다. 아직 3분의 1 정도를 지나고 있는데 언제쯤 눈이 사팔이 될 정도로 빨려들어가듯 읽게될런지 알 수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 읽을만은 하다. 하지만 초두가 이야기 전체를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이를테면 여자의 실종과 개인파산에 대한 설명이 좀 장황하다 싶어 영 속도가 나질 않고 있다. 

 

오늘은 크레디트 카드의 중독과 거품 경제. 개인파산 뭐 대충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역시 씁쓸하긴 하다. 그놈의 돈이 뭐라고. 행복하려고 쓴 거 밖에 없다는 글 한 줄이 냉소하게 만든다. 오늘 날 경제 문제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것도 알고 보면 거품경제의 후유증 아닌가? 

개인파산 신청이라는 것도 좀 의문이 간다. 빚 때문에 폐가망신하고, 자살하는 폐단을 막기위해 이 제도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름 가상하긴 하지만 그렇게 면책이되면 이후에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 개인파산 신청이 있는데 뭔 걱정이야 하며 또 빚을지면 그것도 돌고도는 것이 아닌가? 이걸 읽으면서 현대는 빚중독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문득 읽으면서 나는 그렇게 빚은 것은 없는데 책중독은 좀 심한 것 같다. 이를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읽게 되는 책. 주로 여기 저기 서평단에서 보내주는 책은 유혹이 대단해서 끊을 수가 없다. 까짓 꺼, 신용카드 중독이나 알콜중독 보다야 훨씬 건전한 거지 이 재미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나, 스스로를 위로도 해 보지만 나름 이것도 중독은 중독이겠다 싶다.

바로 엊그제만해도 나는 한달 치 읽어야할 책들을 다 읽고 한숨 돌리나 싶었다. 하지만 금세 또 한달치가 쌓여있다. 그만큼 나의 독서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요 책은 화수분이다. 그러니까 저 <화차>를 비롯해서,

이렇게 총 네권의 책을 읽어줘야 한다. 게다가 모출판사 서평단의 두 권짜리 대하소설이 된다면 이번 달도 숨가쁘게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니까 내 말은, 저 <화차>에 개인파산을 빼고 책중독을 집어넣어도 이야기는 성립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는 거다. 그나마 파산신청은 개인회생이라도 있지. 서평단 글 안 쓰면 아예 아웃 아닌가? 알고 보면 그게 더 무서운 거다(좀 과장해서ㅋ).

 

저 <빠담빠담>은 요즘 콕TV에서 다시보기로 조금씩 보고 있는데, 앞선 작품(요거 바로 전에 뭐가 있었지? 어쨌든) 보다는 별로인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그 이름이 주는 포스 때문에 안 봐 줄 수가 없다. 더구나 정말 감동있는 드라마는 대본집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 갖게 되서 기쁘긴은 하다. 통영을 배경으로 아직 가 보지 못한 곳읗 TV로나마 보니 왜 그곳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했는지 알 것도 같다. 한지민의 동물병원도 예쁘고. 무엇보다도 정우성의 연기 변신이 놀랍다. '모래시계' 때만해도 대사를 못해 아예 말없는 역으로 했다고 하던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이 작품에서의 그는 장족의 발전이고 격세지감이다.

특히 노희경은 이 책 머리말에서 나문희 씨에게 미안해 했다. 모르긴 해도 그녀가 쓴 작품에 나문희가 안 나온 작품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시청률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으리라 보는데, 나문희는 또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나 좋아 출연 수락한 건데 왜 미안해 하냐고 펄쩍 뛰었을지 모를 일이다. 그만큼 자기 좋아하는 일에 뛰어들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고 인간적이기까지 하다.ㅎ

 

그에 비해 빌브라이슨은 전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보면서 그의 백과사전적 지식에 기가 질렸던 적이 있다. 저 <대단한 호주 여행기>도 보니 글씨가 조금은 빽빽한 것이 예전 일이 생각이 나 약간 겁이 나긴하다.

<아주 오래된 북극>은 오늘 도착이 됐는데 조금은 낮선 느낌이라 잘 읽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2.

지난 주일 날 하릴없이 콕 TV 리모컨을 운전하고 있는데 우연찮게도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는 채널에서 운전을 멈췄다. 보는 순간 어찌나 반갑고 아련하던지. 이게 언제부터 그 방송에서 방영을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비교적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70년 대 중반의 인기 프로였다. 당시 <6백만불의 사나이>와 <특수공작원 소머즈>의 양대산맥에 결코 꿇리지 않는 인기시리즈였다. 지금은 저 악명 높다던 킹스필드는 죽고 당시 법대 1학년 생들이 지금은 킹스필드 교수의 나이쯤돼서 은퇴를 했거나 기다리는 나이쯤 됐겠지? 세월이 참 무상하다.

나도 그 영화 보면서 언젠가 미국 유학을 해 보리라 꿈꿨던 때도 있었는데. 그꿈은 어디로 가고 이렇게 하릴없이 추억에 젖어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ㅠ

 

영화가 하도 재밌어서 책도 사 본 것 같다. 하지만 책은 그다지 재미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나는 좀 바보 같다. 그날 두 편을 연속으로 방송해 주는 것 같은데, K2 본부에서 개그콘서트팀의 3일을 동행취재한 다큐멘터리를 보느라 끝까지 보지 못했다. 개그콘서트 안 본지 좀 되는데 나는 방송 뒤 또는 무대 뒤 이야기를 왜 그리 좋아하는지 별 것도 아니더만. 처음엔 그것을 끝까지 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후회막급이 되어버렸다. 돌아오는 주일 날 밤이 이슥해지면 방영을 또 할 건지 리모컨 아래버튼을 따발총 쏘듯 누르고 있어야 할 것 같다.ㅠ   

 

3. 

아, 근데 물만두님 추리소설 리뷰대회 결과는 나왔는가? 오래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디에도 결과발표가 공지되지 않아 기다리다 잊어버렸다. 누구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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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2-03-09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차>는 최근 소설이 아닌데도 여전히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개정판으로 다시 읽어보려고 챙겨놓고 영 짬이 안 나서 못 읽고 있네요 ㅠㅠ

물만두님 리뷰대회 결과는 http://blog.aladin.co.kr/eventWinner/5462240

stella.K 2012-03-09 15:52   좋아요 0 | URL
아, 나왔군요. 이런 이런...고맙습니다. 이매지님.^^

하늘바람 2012-03-0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화차 궁금했는데 구해서 읽어봐야겠네요

stella.K 2012-03-09 17:51   좋아요 0 | URL
네. 함 보세요.^^

파란놀 2012-03-09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버드대 공부벌레들은 옛날 책이 다시 나왔나요? 아니면 새로운 책?

'조두'가 무언가 궁금해서 국어사전을 뒤적여 보았더니
들새를 이야기하는군요~

'들새~'나 '멧새~'나 '바닷새~'나 '물새~'라고 해 보시면
더 좋은 이름이 되지 않을까 하고.... @.@

stella.K 2012-03-09 17:52   좋아요 0 | URL
ㅎㅎ 아니 뭐 그렇게 심오한 뜻은 아니구요,
새 머리요. 그러니 얼마나 작겠어요.ㅋ

2012-03-09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9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3-0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차를 보고 왔는데 영 기대보다 별로였어요 전.
아무래도 원작을 읽어야겠어요. 책은 사뒀는데 영화를 먼저 봤네요.
주연배우들의 포스가 부족했다는..조성하가 오히려 돋보였어요.
영화에서도 그 대사는 나오는데 김민희의 입에서 나오는 그 대사가 어쩐지 영..
행복하고 싶었어, 행복해질 줄 알았어. 그 문장이요.

stella.K 2012-03-09 22:20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요즘 우리영화 폭풍질주하잖아요.
이 영화도 좀 기대하고 있는데...
특히 김민희의 연기가 좋았다는 말도 있던데 저는 김민희 별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전 책도 별로여요. 왜 사람들이 화차 화차 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사람은 한번 들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고 하던데 그건 그 사람 사정이고. 전 미미 여사의 책이 좀 안 맞는 것 같아요. 모방범도 2권까지 읽었는데 그렇게 호들갑떨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3권은 사 놓고 읽지도 못했어요.ㅋ
자기한테 맞는 책은 확실히 따로 읽는 것 같아요. 박범신의 책이었다면 혹했을텐데.ㅋㅋ

프레이야 2012-03-09 23:0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잖아도 '은교'는 정말 기대하고 있다구요.
게다가 박해일이 나오잖아요.

stella.K 2012-03-10 11:26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은교>가 곧 나오죠?ㅎㅎ
솔직히 이 화차는 너무 설명이 많아요. 등장인물이 뭘 하는 게 아니고
혼마 형사가 끝임없이 탐색하고 탐문하고 다녀요.
언제까지 이러고 다니려나 모르겠어요.
지금 거의 반이 돼 가고 있는데. 무슨 사건이 일어나 줬으면 좋겠는데
한마디로 지루해요.ㅠ

아이리시스 2012-03-10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싶어하고만 있어요ㅋㅋㅋ
스텔라님, 거기서 사온 책이 이 책이에요?^^

stella.K 2012-03-10 11:36   좋아요 0 | URL
아이님은 좋아하실지 모르겠는데 난 좀 시큰둥이어요.
왜들 호들갑들인지 이해 못하겠어요.
리뷰 쓴 사람 중에 딱 한 사람 나하고 통하는 사람이 있던데
전 99%가 좋다고 하는 책들 이제 안 믿을래요.ㅠ
거긴 해당 작가의 책만 팔아요. 이건 서평도서여요. r로 시작되는 곧에서
덥썩 물었는데 아무래도 과유불급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 페이퍼 아무래도 잘못 쓴 거 같아요.
1차 올리고 나니 왜 이 말도 빠졌지? 저 말도 빠졌지? 삽입에 삽입을 거듭한 페이퍼가 되고 말았어요. 아무래도 봄은 봄인가 봐요. 봄에 깜빡깜빡 한다잖아요.ㅠㅋㅋ

차트랑 2012-03-1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텔라님의 글발에 늘 쫄아버립니다 ㅠ.ㅠ
그런데 엄살 부리시면 곤란하시거등요!!^

stella.K 2012-03-10 19:50   좋아요 0 | URL
에이, 왜 이러십니까.ㅋㅋ
 
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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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보면 이 그림이 생각이 난다

 

부끄럽게도 난 이제야 헤밍웨이의 작품을 읽었다. 하지만 난 읽기를 마쳤을 때 오히려 이때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최근 헤밍웨이의 저작권 기간이 만료가 됐는데, 이제까지 우리가 본 헤밍웨이의 작품은 해적판이거나 의역을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저작권 기간이 만료가 됨에 따라 앞으로 제대로 된 번역본이 나올 것이며, 그의 다른 작품들도 속속 다시 출판되거나 미번역 작품들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헤밍웨인의 이 작품이 새롭게 번역되어 나왔고, 그러니 바로 이때 읽은 것이 잘 된 일이 아닌가. 하지만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고전을 읽으라고 닥달 받았던 청소년 시기에 이 작품을 읽었더라면 내내 고개를 갸웃거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나는 이제야 비로소 이 작품을 읽고 '아, 그런 거구나. 과연 그런 것이었구나.' 조용한 탄성을 내질렀다.     

 

알겠지만 이 작품은 줄거리로만 보자면 너무나 간단한 이야기이다. 노인이 고기를 잡으려고 바다에 나갔지만 벌써 84일째 아무 것도 못 잡고 있다가 85일째에 큰 물고기(만새기)를 잡았고 돌아오는 길에 고래에게 고기를 내주고 결국 아무 소득도 없이 피곤한 몸이 돼서 돌아온다는 것이 전부다. 물론 중간에 소년도 있고, 소년과 함께 나눈 야구선수의 이야기도 있긴하다. 모름지기 소설이라면 기승전결이 있어 줘야만 할 것 같은데 이 작품에선 그런 것은 없고, 오로지 노인의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을 어제의 연장선과 고기를 잡아 올리고, 고래와의 사투. 그리고 노인의 피곤함이 전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나에게 그림 하나를 연상케 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반 고흐의 그림이었다.    

 

 꼭 노인이 신었다 벗었을 것 같은 남루하고 초췌한 신발이다. 그리고 그것이 노인의 삶을 대변해 줄 것만 같다(밀레도 이 비슷한 그림은 그린 바가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반 고흐가 더 익숙해 보인다). 그처럼 이 작품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고, 영화로 치자면 한 시퀀스에 해당하는 작품 같기도 하다. 한 폭의 그림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잘 만든 영화의 장면 하나가 명작을 만드는 것처럼 이 소설은 그렇게 설명되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나는 생각해 본다

 

나는 생각해 본다. 이 노인의 젊은 청년기와 장년기는 어땠을까를. 지금의 모습은 과거를 반영하고 있다고 했던가. 왠지 노인의 지난 삶은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평생 바닷가 주위를 떠나지 않았으며, 바다와 함께 살고, 바닷바람에 깊이 패인 주름이 산티아고를 노인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바다는 인생 어느 시기에 그에게 만선의 기쁨을 맛 보게 해 주었을 것이고, 그것으로 돈을 벌게 해 줬을 것이며, 그 돈으로 술과 잠깐의 방탕으로 여자를 샀을지 모른다. 하지만 왠지 산티아고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을 것 같기도 하다. 가족관계에 대해선 말이 없으니 말이다. 근데 또 모를 일이지. 인생 어느 시기에 아내(내지는 동거인)와 함께 살았을지 모를 일이고, 아이는 없거나 먼저 떠나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이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을 떠나 보내고, 아내마저 보내고 지금은 이렇게 혼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가끔 할머니나 지금은 늙어버린 나의 어머니를 보며 생각해 본다. 그 많은 세월 인생의 헛헛함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왔을까를. 특히 나의 두 할머니에게도 부모님은 계셨을진대 그분들을 보내드리고 인생은 살만하던가를 여쭙고 싶은 때가 있었다. 그러나 끝내 여쭙지 못했다. 벌써 오래전에 두 분의 할머니를 보내드리고, 아버지마저 보내 드리고, 나 역시 나이 들고나니 새삼 여쭙지 않아도 당신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양 사는 것, 살아내는 것. 인생은 그런 것이었다.

 

늙는다는 건 무엇인가?

 

내가 이 책을 이때 읽기를 잘했다는 건, 내 나잇대가 산티아고 노인과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아직 노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젊다고 할 수도 없는 나이. 젊을 때는 나이든다는 걸 어떻게든, 어떤 식으로든 이해할 수 없었다. 누구 보다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만으로는 나이들었다는 걸 설명할 수 없다. 그것은 청소년기와 청년기가 다르듯 꼭 나이들어봐야 알 수 있는 또다른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예전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과 연륜을 통해 아직 그 경지에 다다르지 않은 것을 생각하고, 상상하고, 직관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산티아고 노인과 동병상련의 마음이 되어 공감하고 싶고, 이해하고 싶고, 연민하고 싶었다.

 

가끔은 내 젊은 날이 몹시도 그리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그때가 행복하고 좋았던 것도 아니다. 어느 땐 죽을만치 힘든 때도 있고, 실수투성이어서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보다는 젊다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울 때가 있다. 저 햇빛에는 스펙트럼이 존재하듯이 인생의 나날을 이만큼 보내고 뒤돌아 본 젊은 날의 햇빛속엔 비록 이루지 못한 것들이 수두룩해도 내 인생에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그 시절을 용서하고 끌어 안아주고 싶은 때가 있다는 것이다. 산티아고 노인도 그렇지 않았을까? 비록 이루지 못한 지난 날의 꿈들이 있지만 그래도 자신의 것이기에 모든 것을 긍정으로 때론 체념으로 달관하며 지금도 살고 있을 것만 같다.  

 

노년도 생(生)이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노년도 생(生)이라는 것을. 누가 노인은 힘도 없으며, 옛날이나 추억하는 퇴물이라고 했는가. 그들은 여전히 자신과 필요하면 그의 식솔들까지 책임지고 건사해야 하는 생활인인 것이다. 늙어서 자식들이 호강시켜줄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다고 함부로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야겠다. 그는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긍지요 자부심일지 누가 알겠는가. 늙어서 이룬 것 하나 없다고 책망할 것도 아닌 것 같다. 이룬 것이 많으면 무엇하려고? 사람은 사람을 평가할 때 저 사람이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무엇을 이루었으며, 재산이 얼마인가 하는 결과로 판단하려고 할 때가 너무 많다. 그런데 사람을 보는 잣대가 그것뿐이라면 노년에 할 일이 없어서 빈둥대는 삶은 나은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요즘엔 노후대책 세우는 것을 무슨 삶의 완장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정말 그것만이 완전한 삶일까? 생각해 본다. 노년은 정류장에서 죽음의 버스나 기다리는 얼마 남지 않은 삶이 아니다. 노년도 엄연한 생이고 삶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

노인은 말했다.

"사람은 박살이 나서 죽을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를 당하진 않아."

                                                               (180p) 

인생이 그러하듯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올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처럼 노인의 삶도  그런 것이다.

 

노후대책이 세워진 삶이 여유로운 건 사실이긴 하겠지만 그것이 만족한 삶인지는 난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사람들은 타인을 볼 때 경제적 가치로만 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런 노인을 염려하거나 격려가 필요한 존재라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차라리 산티아고 노인 같은 삶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망망대해에서 홀로 의지할 것이라곤 바다와 새 그리고 자신 밖엔 없다. 만새기를 기다리는 84일 동안 그가 한 일은 혼자 궁시렁 거리고(정말 우리 할머니도 혼자 궁시렁 거리는 때가 많으셨다), 바닷새와 대답없는 대화를 주고 받는 것 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만새기를 낚아 올릴 때 스스로를 다잡아야 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더 많은 말을 걸고, 후에는 고래와 사투를 벌이느라 고생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고 지쳐 집에 돌아왔을 때 그것만으로도 그는 격려 받기에 충분한 존재였다. 누가 그를 쓸모없는 노인이라고 비난하랴. 

 

그것은 또 어찌보면 성경에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나기 전 바다에 그물을 던졌으나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그 사건과 상치되기도 한다. 산타이고 노인은 중간에 고기를 얻는 잠깐의 기쁨을 얻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공수레 공수거란 인생의 법칙에 딱 맞는 결과를 얻었고, 베드로는 예수님을 만난 후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를 길어올릴 수 있었다. 어찌보면 산타이고 노인의 결말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사는 동안 욕심내지 말고, 비록 머피의 법칙과 호사다마의 삶을 살게되는 날이 더 많을지라도 생은 과정이니만큼 과정에 충실하라고 소설은 우화적으로 우리를 교훈하고 있는 것도 같다.

 

작가의 삶을 생각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헤밍웨이의 삶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작품을 남겨놓고 그는 왜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했을까. 숙연해졌다. 풍모도 좋아 언제나 남루한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삶을 위로해 줄 것만 같은데 이렇게 우화 같은 소설을 쓰고 정작 자신은 삶이 괴로워 그것을 피해버리고 말았으니 그런 그가 이내 연민에 젖게 만들었다. 

 

더구나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 그는 150번 가까이 고쳐 썼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군더더기 없는 문체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 작품을 두고 하드보일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오랜 기자생활로 다져진 그의 문체의 내공에서 나온 것이다. 또 그래서일까? 고기를 잡는 과정, 고래에게 고기를 빼앗기는 과정이 정말 사실적이라 인상 깊었다. 왜 여타의 이름 있는 작가들이 헤밍웨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지. 왜 그를 큰 산맥이요, 문학적 스승으로 삼는지 알 것도 같다. 

 

150번. 난 지금까지 내 글을 제일 많이 고쳐 본 것이 13번인가 됐던 것 같다. 그러면서 점점 나아지는 것 보단 자괴감에 빠져들곤 했었다. 그런데 그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오늘 헤밍에이는 여러모로 나를 위로 한다. 그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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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03-07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안 읽어봤어요. 헤밍웨이의 소설들이 나오기 시작할 때 헌책방에 굴러다니던
번역판들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때마침 저작권이 풀려서 다행이에요.
노인과 바다 이야기자체로만 보면 짧은 편인데 이 한 편 쓰는데 100번 넘게 고쳤다니..
역시 대가들은 다르긴 다르군요.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될 만한 문학적 가치가
있는거 같아요 ^^

stella.K 2012-03-07 16:06   좋아요 0 | URL
근데 시공사와 문학동네가 헤밍웨이를 두고 격돌하더군.
그렇지 않아도 이거 읽으면서 몇 작품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시공이 나을까? 문동이 나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 같아.
어떤 게 좋을 것 같니?^^

cyrus 2012-03-09 12:31   좋아요 0 | URL
잘 모르겠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번 구입하거나 읽게 된 문학전집은
오랫동안 쭉 읽거나 구입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읽게 된다면 두 출판사의
번역판을 읽어보겠지만 구입은 문학동네 판이에요 ^^

stella.K 2012-03-09 12:54   좋아요 0 | URL
결국 어느 걸 골라도 비슷비슷할 것 같아.
근데 보니까 시공사 책이 문동 보다 디자인은 맘에 들어.
그래서 다음엔 사게 된다면 시공사에서 골라보려구.ㅋ

파란놀 2012-03-07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옛날 번역을 더 좋아해요.
요즘 번역가들은 '외국어 전공'을 오래 하기는 했지만
'우리 말 공부'는 영 안 하는구나 싶어서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가요... -_-;;;;

원본과 외국어를 정본 삼아 번역을 한다지만,
번역하는 사람 눈높이와 깜냥과 말솜씨가 뒤떨어지면,
차라리 일본책을 중역하든
해적판으로 만들었든,
예전 번역이 훨씬 낫다 싶기까지 하기도 해요.

stella.K 2012-03-07 17:58   좋아요 0 | URL
오, 그런 게 있을 수가 있겠군요.
역시 된장님은 그쪽으로 전문가시라 잘 보시겠어요.
근데 전 그냥 무난하게 잘 읽히는 것 같던데요.
비교를 안 해봐서 잘 모르겠네요.ㅠ


아이리시스 2012-03-07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번역은 잘 모르고 내용파악으로다가.. <노인과 바다>는 많이 읽었어요. 단편이랑 초기작들에 더 끌려요. 그런데 책은 아직도 안 샀어요. 선뜻 손이 안가는 건 사실이에요^^

어쨌거나 멋진 작가예요, 헤밍웨이는.

stella.K 2012-03-08 11:42   좋아요 0 | URL
와, 노인과 바다를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군요.
그래서 아이님은 그렇게 글을 잘 쓰는가 봅니다.ㅋ
맞아요. 헤밍웨이는 멋진 작가에요.^^

이진 2012-03-07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학교에서는 국어선생님이 <노인과 바다>읽어본 사람했는데 아무도 손을 안들었어요. 만약 누군가 손을 들었다면 저는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자네가 읽은 것은 가짜야... 진짜는 아마 읽어본 적 없을걸?"이라고요. 지혼자 잘난척에 빠져가지고는... 지도 진짜 번역본을 읽어보지도 않아놓고서는 그런 발칙한 상상을 합니다. 아이고 저도 얼른 헤밍웨이를 읽어봐야 할텐데요...씁

stella.K 2012-03-08 11:43   좋아요 0 | URL
ㅎㅎ 지금은 안 읽어도 돼.
이담에 나이들어 읽어.^^

차트랑 2012-03-07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읽느니보다 지금이라도 읽는 것이
훨씬 나은 것 맞습니다요~
좋은 점도 분명히 있는데요
한 번 읽은 소설들은 다시 읽기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어 읽으면 고전 소설의 그 깊은 맛을 알게 될 것입니다.
괸히 고전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더 좋은 일이 될 수 도 있다는....

stella.K 2012-03-08 11:44   좋아요 0 | URL
헤밍웨이를 좋아하게 됐어요.
몇 권 더 읽어야 할 것 같아요.^^

blanca 2012-03-0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년에 대한 스텔라님의 생각에 제가 위로를 받네요... 구구절절이 옳은 얘기들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stella.K 2012-03-08 11:44   좋아요 0 | URL
우리 생애에 젊은 날이 있어서 좋았어요. 그죠, 블랑카님!^^

휘오름 2012-03-09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장의 이름만 듣고 부끄럽게도 아직 한번도 제대로 읽어보지를 못했네요. 얼마전에 보니 헤밍웨이 시리즈도 출간하더근요 조만간에 한번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ㅎ

stella.K 2012-03-09 12:54   좋아요 0 | URL
저도요. 반갑습니다.^^

방패연 2012-03-1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연히 여기에 오게 되었는데 이 작품에 대한 대화를 보면서 몇년전 저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 생각나서 소개합니다. 너무 길어서 죄송하고 혹시 않올려질지도 모르겠네요. 제목은 "두 어부 이야기" 입니다.

매주 화요일 밤은 기숙사 신세를 지는 덕분에 저녁 식사도 학교 식당에서 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삼면 벽 전체가 유리창인 그 식당 창 밖 언덕 아래로는 야구장이 보이는데, 지난 화요일 저녁시간에는 마침 다른 학교와의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프로 야구장에서 이렇게 식사를 하면서 경기를 관전하려면 아마 천불짜리 박스를 빌려야 하려니 생각하면서 무척 흡족한 기분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주황색 저녁 노을 아래 금빛 찬란한 조명이 밝혀지고 파아란 잔디가 깔린 야구장은 경기 없이 그저 빈 야구장을 내려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울렁일만한 전경인데, 문득 헤밍웨이의 소설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20대 시절 내가 푹 빠졌던 그의 소설 가운데 미국 프로야구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인 듯 합니다. (e.g., 노인과 바다, 그리고 또 어딘가에 나왔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생각은 꼬리를 물어서 대학 연극반 시절 내가 무척 따랐던 동훈형과 헤밍웨이를 논하던 생각도 났습니다. 주로 기획을 맡으면서 배우로 한번 출연한 것이 고작인 나에게, 연출가 동훈형은 문학을 이해하는 진짜 연극쟁이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오징어 다리에 소주를 빨면서 내가 헤밍웨이의 소설 이야기를 꺼내자 동훈형은 "헤밍웨이의 소설에서는 정액냄새가 난다"고 했지요. 나보다 다섯살 위로 군대에서 복학한 그 형의 홀애비냄새 나는 방에서 그 말을 들었을때 내가 받았던 강한 인상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합니다. 한편으로는 농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그 표현의 강렬함과 적나나함에 내심 감탄했던 듯 합니다. 싸아하고 비릿한 정액냄새에는 총각들이 자위행위 후에 느끼는 낭패감과 허무감이 서려있음이 아닐까요.

식사를 마치고 도서관에 가서 노인과 바다를 빌려가지고 기숙사에 들었습니다. 거의 30년 만에 영어로 다시 읽는 이 책에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야구 이야기와, 사투 끝에 잡은 거대한 swordfish를 상어들에게 다 물어 뜯기는 이야기 이외에 한가지 이야기가 더 있더군요.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을 보살피는 소년의 끈끈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그저 흘려버렸던 이 부분에 감동을 받는 나 자신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가지 아주 흥미있는 대조를 하게되었는데 그것은 산티아고 노인과, 역시 어부였던 시몬 베드로의 비교입니다.

자신을 끌고 가는 거대한 물고기와의 필사의 투쟁가운데서 노인은 평소에 잊고 있던 기도문도 외우고 신에게 서원도 하지만 그의 결국은 참담하고 허무하기만 합니다. 그 결말을 예견이라도 하듯 그는 자신의 생각이 죄에 대해서까지 미치자 곧 그 생각을 떨어버립니다. "죄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은 월급받고 하는 사람(사제)들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라고 하면서 마음을 돌려버립니다. 헤밍웨이의 작품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인본주의.. 그 저변에는 고독과 무의미가 언제나 질식할 정도로 깔려있음을 느낍니다. '프란시스 맥코머의 짧고 행복한 인생'이라는 단편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요.

시몬 베드로의 이야기는 시작은 같으나 전혀 딴판의 결말로 이어집니다. 밤새 수고했으나 아무 것도 잡지 못한 베드로가 자신의 인간적 판단을 버리고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했을 때 그는 전혀 예견치 못한 결말을 보게 됩니다. 놀란 그는 주님께 "나는 죄인이니 나를 떠나소서"라는 고백을 하지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해 주시겠다는 한마디 말에 모든 것을 다 버려두고 주를 따라나서서 종국에는 이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천국의 열쇠를 가진 자가 됩니다.

인본주의의 허무한 결말과 성경적인 희망의 뚜렷한 대조. 물론 헤밍웨이는 천국의 열쇠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겠지요. 사내답게 멋있게 사는 것에 열중하였지만 아마도 삶의 허무감을 이겨낼 수는 없었나봅니다. 엽총을 입에 물고 방아쇠를 밀기 직전 그는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내가 설흔 한살 때로 기억합니다. 소요리문답의 첫번째 항 "인생의 제일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평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입니다"라고 목사님과 회중앞에서 고백하면서 과거 20년 동안 줄곧 마음 속에 되풀이하던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묻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에 내 마음에 찾아온 평안은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내 자신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오직 베드로를 먼저 찾아주신 예수님이 나에게도 찾아오셨음을 감사할 따름입니다.
(출처: http://bangpaeyon.blogspot.com

stella.K 2012-03-12 10:59   좋아요 0 | URL
멀리 미국에서 찾아 주셨군요.ㅋ 반갑습니다.
왜 이글을 댓글로 달아주셨는지 알 것도 같네요.
그래요. 베드로가 확실히 생각나지요.
저도 교회 다니는 신자입니다.
전 그저 노인과 바다의 관점에서 베드로를 본 것이고
본심은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지면상 베드로 이야기를 장황하게
쓸 생각이 없었구요.
근데 방패연님께서 저의 정리되어지지 않은 부분을 잘 정리해서
쓰셨네요.
헤밍웨이 뿐만아니라 확실히 여타의 문학작품들이 인본주의와 허무주의를
가지고 있지요. 전 이 허무주의란 말에 헤밍웨이를 오랫동안 읽기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분명 인간의 고독과 허무를 얘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라 뭐 그런 얘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아무튼 긴 글 고맙습니다.^^
 
<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벌써 알라딘 평가단 마지막 주목신간이다. 특별히 나는 지난 번 예술 분야에서 에세이로 갈아탔는데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지난 달 선정된 <16인의 반란자들>은 낚시꾼으로 비유하자면 월척을 낚은 기분인데 이런 행운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 도착하게 될 이번 달 선정도서도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도서들이겠다 싶어 기대는 된다. 아무튼 다음 달에도 좋은 책이 선정되어 마지막 휘날레를 멋있게 장식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주목 신간을 소개해 본다. 물론 내가 주목한 책들이 선정되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지만...

 

뭐 철학자나 시가 나와 그리 친한 건 아니지만 이시영, 기형도, 강수니, 조문경, 서은, 최영미, 월트 휘트먼 등 현대 시인들의 시 83편과 니체 철학의 접목을 시도했다고 하니 과연 어떤 책일까 심히 궁금해진다. 이제까지 알라딘 평가단 담당자가 책을 허투로 선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고. 이런 책쯤 눈독들여 주는 것도 알라딘 평가단의 한 사람으로서 괜찮은 자세 아닌가?ㅋ

니체하면 겁부터 내고 보는데 이런 책 읽어주면 시를 보는 눈이 달라지던가, 니체를 보는 눈이 달라지던가 그럴 것도 같아 눈 길이 간다.

 

 

김정헌, 예술가가 사는 마을을 가다 VS 소설가의 여행법

 

 이번엔 비슷한 책끼리 묶어 봤다. 둘 다 문학기행을 표방하고 있기는 한데, <김정헌, 예술가가 사는 마을을 가다>는 한국 작가들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고, 소설가 함정임의 <소설가의 여행법>은 외국작가들 그것도 20세기 빛나는 작가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개인적으로 끌리기는 나도 나이를 들었는지 김정헌의 책이 좀 더 끌리기는 하다. 하지만 함정임의 책 첫머리에 폴 오스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끌리는 포스가 비등해졌다. 물론 그렇다고 폴 오스터를 좋아해서 하는 말은 아니고, 그의 문학사적 위치는 무시할 수 없기에 끌린다는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 VS 만가지 행동

 

   북미 최고의 치유심리학자 기 코르노의 자전 스토리를 담고 있다고 한다. 제목이 참 심오하다. 책의 소개를 보니, 치유심리학자가 어느 날 갑자기 말기암 진단을 받는다. 죽음의 공포가 들이닥쳤지만, 그때부터 선생이 아닌 '인생의 학생'이 되어 '진짜 인생'을 배운다단다. 이 책은 북미 최고의 치유심리학자 기 코르노가 실제로 림프종 4기 진단을 받고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은 것들을 기록한 자전 스토리란다. 어떻게 썼을지 궁금하다. 나는 그다지 세상을 오래 살 욕심은 없는데 이 책을 보니 내가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왠지 지침이 되어줄 것도 같다.

그리고 뒤의 책은 김형경의 역시 심리 에세이다. 그녀가 이미 여러 심리 에세이를 쓴 건 익히 잘 알려졌고(애석하게도 나는 아직 한 권도 읽지 못했다. 좋다고들 난린데), 이건 특별히 '심리 훈습'이란다. 여기서 훈습이란 불교 용어이기도 한데, '정신 분석 과정을 철저히 이행하는 작업'을 우리말로 번역한 용어라고 한다. 그러니까 여태까지 작가는 인간의 마음을 통찰하는 글을 썼다면 이건 한 발 더 나아가 그것을 실행해 보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소싯적엔 심리학에 매료돼 공부를 조금하긴 했는데 심리학 분야도 이론과 실용 뭐 대충 두 분야로 나누는데 내가 관심있어 했던 쪽은 이론쪽이었다. 배운 거를 써 먹는다는 건 솔직히 재미도 없고 어렵기도 해 어리버리 했었다. 그런데 이 분야를 그녀는 어떻게 글로 풀어 놨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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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3-04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이번 신간 에세이들은 제게는 하나같이 별로에요. 아는 작가도 없고 끌리는 작품도 없고. 하지만 함정임의 책이 유일하게 한 번 읽어보고 싶다...하고는 느끼고 있죠.
마음같아서는 확 11기 평가단도 지원해버리고 싶어요. 이제는 방식이 변화된다는데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해보고싶기도 하지요. 에세이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평소의 저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만큼 제 소양도 좁게나마 넓어짐을 느꼈고요. 이제는 무려...인문쪽을 도전해보고싶은데 절대 제 수준으로는 안될겝니다 ㅋㅋ 책을 받는순간 못하겠다고 gg칠거 같아요!

stella.K 2012-03-05 13:24   좋아요 0 | URL
나도 갈등이긴 하다. 마음 같아선 11기 하고 싶기는한데
그렇게 되면 읽어야할 책을 뒤로 미루게 되서 말이지.
모르긴 해도 아직은 너에게 평가단 책이 안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나도 너 맘 때 에세이 별로였거든.
근데 책이란 게 그때는 몰랐는데 시간가면 읽혀지는 책이 있어.
아마 너도 그러리라 생각해.
정말 이번엔 고를만한 게 없긴하더라.
그런데 이제 곧 도착할 책들은 난 추천은 안했는데 왠지 쫌 기대가 돼.
물론 잘 읽을 수 있을까 싶긴한데
객관적으로 좋은 책이 선정된 것 같아서.^^

차트랑 2012-03-05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알라딘 평가단 내에서 분야를 갈아타기도 할 수가 있나보군요.
흥미로운 평가단의 방식인 듯^^

스텔라님은 독서를 참 많이하시는 분이세요.
독서는 힘~!!! 입니다. 보기 좋아요~

stella.K 2012-03-05 11:22   좋아요 0 | URL
그럼요. 다음 기 때 갈아탈 수 있어요.
사실 전 책을 그리 빨리 읽는 편은 아니어요.
그래도 꽤 읽으려고 노력하지요. 격려 고맙습니다.^^
 
[16인의 반란자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16인의 반란자들 - 노벨문학상 작가들과의 대화
사비 아옌 지음, 정창 옮김, 킴 만레사 사진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이책은 요즘 시쳇말로 '좀 대박'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언제 한번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는가. 그것도 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말이다. 특히 작가들의 사는 이야기나 글 쓰는 이야기를 거의 환장하리만치 좋아하는 나는 이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처음 이책을 받아들고 왜 제목을 그렇게 지었을까 의문을 가졌더랬다. 부제가 '노벨문학상 작가들과의 대화'라고 되어있는데, '16인의 반란자들'은 원제 그대로 맞는지 모르겠다. 아마 맞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왜 하필 그들을 가리켜 '반란자들'이라고 했을까? 그것이 궁금했던 것이다. 하지만 곧 읽어나가면서 그 의문이 풀렸다.

 

이책은 무엇보다도 작가의 다양한 모습과 포즈를 사진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한몫을 차지하고 있는데, 인터뷰도 인터뷰지만 오히려 사진으로 더 말해지는 책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사진들은 하나같이 늙고 쇄락한 모습이지만 그 모습속에서 인생의 연륜이 느껴져 묵직하고도 조용한 감탄을 하게 된다.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오르한 파묵의 사진

 

특히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기억나는 사진은 오르한 파묵의 사진이다. 뭐가 그리도 우스워 저토록 파안대소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안락의자에 앉아 웃고있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전염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저리 유쾌하게 웃으리만치 행복했고 즐거웠던 것마는 아니었다. 그는 터키의 정체성을 모독한 죄로 기소됐고 그때부터 삶의 고행의 길로 변했다. 그가 바라는 것은 그저 '방구석에 쳐박혀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꿈을 한참 굽이쳐 돌아나오게 만들었나 보다. 이를테면 그의 반란은 그런 것이다. 터키군에 의해 자행된 아르메니아인과 쿠르드인 대학살에 대해 잠잠치 않는 것. 얼핏 그의 모습 속엔 청년의 모습이 남아있는 듯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가 다리오 포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는 작가는 다리오 포는 아닐까 싶다. 애석하게도(?) 노벨문학상 수장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쉽지 않은 인생을 사는 양 근엄하거나 뭔가 세상 세파에 찌들려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가 수장자로 결정됐을 때 보았던 한 컷의 사진은 얼마나 장난기 가득하고 천진한 모습이던지 그야말로 셈이 날 지경이었다. 저렇게 행복한 모습인데 노벨상의 영애도 안다니. 뭔가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 그것은 연극이다. 연극 대본을 직접 쓰기도 하며, 연출을 하기도 한다. 그는 그것을 통해 풍자를 말하고 그것은 권력에 대항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고 말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리오 포처럼 자신의 일을 통해 행복을 얻고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작가 도리스 레싱  

 

이책이 소개한 16인의 반란자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가는 단연 도리스 레싱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저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질러진 그녀의 서재와 책장을 볼 수가 있는데 이게 또 내 방 모습과 오버랩이 돼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동병상련이랄까?ㅋ 삼단으로 찍힌 그녀의 각기다른 세 표정이 인상적이다. 젊었을 땐 늙은 사람에게 무슨 미(美)가 있을까 싶은데 깊이 패인 주름에서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은 있겠구나 싶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란 확실히 젊은 날의 고뇌와 상처들이 빚어낸 것일테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움과는 확실히 차원이 다른 것일테다.

 

난 아직 이 작가의 작품을 읽은 적은 없는데(내 생애 어느 시기에 읽게될런지는 나 자신도 모르겠다), 2007년 낸 <틈>이란 작품의 설명이 흥미롭다. 많은 사람이 여자만이 사는 세상, 또는 남성을 정복해버린 세상에 대해 예견을 하거나 그런 세상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그것을 한층 더 뛰어넘어 보인다. 아예 남자를 모르는 세상에서 사내녀석을 찾기 위해 원정대를 꾸리기까지 하다니.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여가와 일, 성별 간의 책임들에 대한 상이한 개념을 테마로 잡았다고 한다.

 

더구나 그녀는 <다시 사랑을>(1996년)이란 작품을 쓰면서 나이 많은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사회는 그것을 이해 못한다고 하며 이 작품은 그녀 자신을 말한다고 한다. 글쎄.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사람을 이해하는데 더 넓은 시야를 가져주기를 바랬었나 보다. 나는 왠지 그녀의 생각에 동조해 주고 싶어졌다.    

 

꿈을 쓰는 작가 나기브 마푸즈  

 

가장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작가는 1988년 수상한 이집트의 작가 나기브 마푸즈였다.  그는 1994년 어느 종교 통합주의자의 습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다행히 목숨은 구했지만 치명상을 입고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왕년에 노벨상 수상자가 어린애처럼 펜을 잡는 일부터 다시 배워야 하다니. 후에 재활치료를 받긴 했지만 하루에 반시간 정도만 펜을 잡을 수 있단다. 그렇다면 글을 얼마나 함축적으로 쓸까? 그렇지 않아도 누구는 그의 글을 일본의 하이쿠에 비교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글과 하이쿠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못 밖는다. 이를테면, 일본의 하이쿠는 좋아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뽑아내지만 자신의 글은 필연성이 그렇게 만들었다고(221p).

 

나를 좀 놀라게 했던 건, 그는 꿈을 자신의 소설의 재료로(?) 쓴다는 것이다. 물론 30년간 자신이 꾼 꿈을 기록한 사람도 있다는 건 알았는데, 이것을 적극적으로 소설에 반영할 생각을 한 소설가가 있다니 놀랍다. 나도 가끔은 내가 꾼 꿈이 소설이 될 수 있을까를 의문을 갖곤 했다. 하긴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소설이 되지 못할 건 없다. 소설도 창작이니. 상식에 나를 가두지 말고 모든 것에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그 밖에...

 

마르케스는 참 낙천적으로 사는 사람 같다. 항상 그랬지만 그의 풍채에서 남미 특유의 낙천적 기질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그는 2010년 수상작가인 페루의 바르가스 요사와 우정을 나누다 1976년 한 공개석상에서 요사가 그에게 펀치를 날리므로 단절이 됐다고 하는데 그게 묘하게 나를 위로한다. 얼마 전 요사가 날린 펀치 못지 않은 일을 당하면서 나는 잠깐 마르케스가 돼 봤다.'저런 거장도 주먹을 날리는데 나라고 별 수 있어? 까짓 거.' 하긴. 76년도에 요사나 마르케스나 거장이 될 거라고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선물 받고 아직도 못 읽은 그의 자서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나 속편하게 읽어 봐야겠다.

 

읽으면서 숙연해지는 작가도 있다. 그는 바로 귄터그라스다. 그는 자신이 나치 친위대였음을 스스로 고백하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을 고백한 사실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그것은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았지만 그것은 자국의 역사를 거스를 수 없기에 당하는 고통이라 생각한다. 파이프 담배를 문 그의 얼굴이 참 인상적이다. 작가는 모름지기 고백하는 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봤다. 

 

(속된 의미에서)쾌감을 느끼게 해 줬던 인터뷰도 있었다. 그는 다름아닌 V.S 네이폴 이다. 그는 우리가 고전의 반열에 놓은 작품을 기꺼이 비판을 했다. 그는 말하기를,제인 오스틴은 '단지 그 시대의 특정한 양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한테만 매력을 줄 뿐'이고, 헨리 제임스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작가로, 모험을 감행한 적도 진지한 적도 없으며, 마차의 상석에 앉아 젠틀맨 같은 폼을 잡은 채 세상을 내려다보고, 헤밍웨이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전쟁 중에 파리에 있었지만 독자들한테 준 것은 그가 어떤 칵테일을 마셨는가, 하는 것 뿐이다.(243P)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로인해 이런 일련의 작가들에 주눅들지 않고 좀 편하게 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들도 완벽한 작가는 아니었다고. 그러니까 너무 쫄지 말자고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질 법도 하다.

하지만 난 얼마 전 헤밍웨이의 소설을 읽었는데 새삼 매력적인 작가란 생각을 했다.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쓸 생각을 했을까? 감탄까지는 아니어도 내 안에 조용한 탄성을 자아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니 저런 작가들의 흠은 네이폴이나 되니까 잡아낼 수 있는 거지 일반인은 그렇게 하려고 해도 못할 것이다. 그러니 고전은 잔말 말고 읽어야 한다. 일단 읽어보고 네이폴처럼 흠을 잡던지 감탄을 하던지 해야할 것이다.       

 

아무튼 이책은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냥 3년 여에 걸쳐 인터뷰를 했다고 하는데, 몇년부터 몇년까지 3년을 했다는 건지, 언제 인터뷰 했는지 정확한 년도가 밝혀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특히 마푸즈 같은 경우 95세로 기입을 했는데 지금 현재의 나이가 그런 건지, 인터뷰 당시의 나이가 그런 건지 알 수가 없다. 했을 당시의 나이가 그렇다면 지금도 이 사람이 생존해 있는 건지 애매해진다. 이런 건 역자라도 주를 달아주면 좋지 않았을까?      

 

솔직히 노벨문학상이 어떤 상인가?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 아니던가. 그런데 궁금했다. 해마다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수상자들은 상을 받은 이후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야말로 '받은 자는 말이 없'다. 하지만 이책을 읽음으로 비로소 그 의문이 (다소는)풀렸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아도 되리만치 노벨문학상은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줬지만 당연 그들은 그렇다고 해서 글 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또 몇몇 작가는 오히려 그 때문에 글을 못 쓰고 다른 부가적인 일에 시간을 빼앗긴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그게 참 친근하다. 여기 소개된 16인의 작가들은 나름의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상처는 글을 남긴다. 즉 그들은 자신의 상처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과연 문학상을 받을만 했(겠)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은 나름 필요한 일을 감당하고 있었다. 그들이 하는 일을 보면 왜 '반란자'란 이름을 붙였는지 알 것 같다. 둘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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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3-0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읽으며 '반란'이라는 말에 눈길이 가더군요.
수용이 아닌 반란. 수용하는 것은 누구든지 하지만, 반란은 일단 남이 쉽게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자기만의 사유를 거쳐 이렇게 창작물로 탄생시키기까지,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요.
도리스 레싱 할머니는 어딘가 미스테리해요. 말씀하신대로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이고, 아주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그녀의 작품을 읽어봐도 그렇더군요.

stella.K 2012-03-01 14:51   좋아요 0 | URL
와우, 레싱의 책을 읽으셨군요.
전 수상작들 솔직히 읽을 자신이 없더라구요.
이번에 읽으면서 한번 도전해 볼까 그런 생각이 들긴하더군요.^^

cyrus 2012-03-0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전에 한사람님 리뷰를 본 적이 있어서 며칠 전부터 이 책 읽고 있었어요.
정말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답게 재미있었어요,
저도 이 책 읽고 수상자들의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요 ^^

stella.K 2012-03-02 14:14   좋아요 0 | URL
이건 정말 대박이야. 그지?
맞아. 읽고 싶은 생각이 조금 들기도 했어.
하지만 읽다가 좌절할 거 생각하면...ㅠ
곧 너의 리뷰도 볼 수 있겠군. 긴장되는데.ㅎㅎ

blanca 2012-03-01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진도 참 좋죠! 저도 오르한 파묵 참 인상 깊었어요. 인상도 좋더라고요. 기억이 안 나는데 인터뷰로 돈을 요구했다는 그 수상자는 참 쪼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주제 사라마구는 이미 이 세상에 없구나, 하니까 흑백사진과 아내와 사랑을 나누는 모습 등이 더 뭉클했어요.

stella.K 2012-03-02 14:15   좋아요 0 | URL
헉, 그런 말이 있었나요? 나 뭐 읽었지...?OTL
그렇군요. 주제 마라사구가 정말 죽었어요.ㅠ
사진 정말 잘 찍었어요. 특히 손 사진은...!
작정하고 찍은 사진도 있지만 순간포착하듯 찍은 사진이
정말 예술이더군요. ^^

차트랑 2012-03-0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리스 레싱의 어질러진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니
공감합니다.

대학 때 친구들이 제 집의 방에 들어와서는....
이거 만져봐도 돼? 라고 말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거의 결벽에 가까이 정돈된 모습에 그만
그렇게 물어보게 되었다고...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지만
비조직에서 창의력이 싹틀 수 있다는 생각에는 적극 동감입니다.
저는 창조와는 거리감이 완전 꽝~ ㅠ.ㅠ

그나저나 노벨 문학상하고도 거리가 참 멀리있다는 생각을
다시한 번 더 하게됩니다
소설과의 거리감이 너무 멀기만하다는...ㅠ.ㅠ

stella.K 2012-03-02 12:11   좋아요 0 | URL
진짜 너무 깔끔하면 부담스럽더라구요.
적당히 어질러야 여유가 있어 보이지요.ㅋㅋ
전 소설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작년에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소설을 안 읽었어요.
올해는 소설을 좀 많이 읽어볼까 하는데 뜻대로 될런지...ㅠ

이진 2012-03-02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나는요 이 책을 자기전에 한 챕터씩 보면 딱 좋겠다 하고서는 머리맡에 두었는데
주제 사라마구의 글을 읽고나니 팍 자신감이 죽어버렸어요. 결국 지금까지 이렇게 방치해두고 있는 상황. 저는 도저히 그 분들의 사고세계를 이해할 수가 없겠더라지 말이어요...
송경동 시인의 책은 괜찮았는데 그래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라니!
저는 헤르타 뮐러를 좋아하는데 최근이라 그런지 없어서 안타깝기도 해요.

stella.K 2012-03-02 14:16   좋아요 0 | URL
이진이 평가단 날짜 못 맞추네.
나도 이번엔 못 맞춰.
티끌모아 로맨스라고, 나는 티끌모아 리뷰 쓴다.
이것도 그동안 조금조금씩 썼다 어제 작정하고 마친 거야.
근데 난 송경동의 책은 또 좀 그닥이야.
헤르타 뮐러를 좋아하다닛! 대단해. 난 읽다 포기하고
누가 달라기에 덥썩 내줬는데.ㅎㅎ

아, 오늘 입학인가? 아님 내일...?
암튼 축하한다. 지옥입대를.ㅋㅋ

기억의집 2012-03-0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뷰한 작가가 더 대박이었을 것 같아요. 얼마나 좋았을까요.흐흥~
3년간 16명의 작가들을 만나려고 준비하는 과정이 이 작가에게는 인생의 황금기가 아니였을까 싶어요. 완죤 부럽다는~
마르케스와 요사는 아직도 화해하지 않았나요? 어디선가 화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이건 확실한 정보는 아니여요. 요사가 노벨상 탈 때 전 별로였어요. 노벨상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요. 2009년작이니깐 2006년부터 시작하지 않았을까요?

근데 마르케스와 같았다는 이야기는 뭔가요? 아웅 궁금해~

2012-03-02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2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3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2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3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2-03-0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책이었어요? 지난달 에세이 분야 도서가요?
늘 살까말까 하다가 저는 이것보다는 역시 문학에 더 관심이..( '')
저는 작가는 작품 뒤에 가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작가 자체의 이야기들을 읽는 것에는 흥미가 없는 게 아닌가 했는데 역시 흥미로워요^^

stella.K 2012-03-04 12:31   좋아요 0 | URL
왜요, 에세이도 문학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에세이가 섭섭해 합니다.
저는 작가들의 이야기 워낙 좋아해서 이 책 모르긴 해도
내맘대로 좋은 올해의 책 탑5에는 들어갈 것 같습니다.ㅋㅋ

페크pek0501 2012-03-03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 대박 예감 드는데요.ㅋㅋ

"여기 소개된 16인의 작가들은 나름의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상처는 글을 남긴다." - 제 생각엔 상처 없이는 좋은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아요. 평범한 사람들이 글을 못 쓰는 이유도 그래서인 것 같아요. 흔히 어떤 한이 있어야 소설을 잘 쓴다고 해요. 마치 한이 없는 사람이 창을 잘 할 수 없듯이요. 아마 한이 있다면 생각도 자연 깊어질 것이고, 세상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거예요. 할 말 많은 사람이 글을 잘 쓸 수밖에 없어요.
상대적으로 할 말 없이 살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은 빼어난 글을 못 쓸 거예요.
그래서 저는 소설가는 하늘이 내린 사람, 운명적으로 타고난 사람만이 될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추천~~.

stella.K 2012-03-04 12:3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페크님이 깔끔하게 정리를 잘 해 주셨네요.
그래서 저도 소설에 도전해 보고 싶어지는데 쓰다보면 어느새
궁상떨거나 남 험담하는 것 같아서 엎어버린적이 많아요.
문맥 맞추기도 힘들고.ㅠㅠ
아무튼 추천은 고맙습니다.^^

2012-03-04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4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4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5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