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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롱이는 곡기를 완전히 끊었다. 지난 월요일부터 물 외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벌써 몸은 비쩍 말라 더 이상 마를 것도 없을 것 같은데 1주 전보다 더 말라 구겨진 종이조각 같다. 그래도 무슨 기운이 있는 건지 습관적으로 잠을 깨서는 여전히 제법 굵은 소리로 낑낑거린다. 그 정도라면 이제 기운이 빠져서 힘도 없을 텐데 아직도 본능 같은 습관이 살아있는 걸까 신기할 정도다. 


이제 더 이상 다롱이 때문에 울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는데 어제 녀석이 생각 보다 많은 양의 똥을 싼 것을 보고 좀 놀라다 결국 울컥하고 말았다. 먹은 것도 없는 녀석이 쌀 똥이 어딨다고 이렇게나 많이 싼 걸까. 그러지 않아도 전날도 똥을 쌌기 때문에 더 놀라더랬다. 이런 걸 두고 죽을 똥을 쌌다고 하는 건가? 그런데 그것도 아니었다. 빈 속에 약을 먹이는 것이 아닌데 그래도 녀석이 밤새도록 울까봐 그러느니 차라리 재우는 게 낫겠지 싶어 강제로 약을 먹인 것이 탈이나 아침에 묽은 똥을 쌌다. 정말 녀석의 예정된 시간이 가까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럴 리 없을 거라는 건 잘 알면서도 녀석이 입맛을 다시고 낑낑거리는 것이 혹시 뭘 먹겠다는 걸 우리가 못 알아차리는 건 아닐까 싶어 녀석이 평소 끼니처럼 먹고 있는 견빵을 오늘도 가루처럼 잘게 부수어 물에 약간 되직하게 이겨서 입에 넣어 줘 봤다.역시 처음 한 두 번은 먹는 척 하더니 이내 뱉어내고 만다. 그럴 줄 알면서도 하는 인간의 이런 헛짓거리를 동물들은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러라지. 그럼 어떡하니? 이게 사랑인 것을. 


어제는 내친김에 그동안 미뤘던 반려동물 장례 대행업체에도 전화를 해 보았다. 처음엔 전화를 받지 않아 유령업체인가 했더나 조금 있으니 저쪽에서 찍힌 우리집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해 준다. 엄마가 받았는데 옆에서 들으니 목소리가 젊은 남자 목소리인 것이 제법 친절하다. 시에서 지원하는 업체라고 강조하던데 과연 믿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믿을 수 밖에. 알겠지만 우리나라는 개를 먹는 습관이 있어 그에 따라오는 온갖 흉흉한 얘기가 지금도 여전히 떠돌고 있으니 그쪽에서도 강조하는 것이 아니겠는가.요는 언제고 다롱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거든 언제든지 전화해 달라고 개인 전화번호까지 가르쳐 준다. 이 부분에 대해 혹시 알려줄 말이있다면 댓글 달아주기 바란다. 



(한 12년전쯤에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난 사진 같은 거 남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다롱이 사진은 거의 없는데 아주 오래 전 내 서재에 올렸던 게 있어 다시 한 번 봤다. 다시 보니 털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것이 정말 철없어 봐는 개 한마리가 찍혀있다. 정말 다롱이에게 이런 시절이 있었나 싶게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 작년 이 맘 때 찍어 둔 사진을 아직도 지우지 않았는데 지금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른 것이 있다면 작년 이맘 땐 그래도 간간히 걸어다니고 용변은 꼭 화장실에 봤다는 것. 물론 식구들이 번갈아 가며 데려다 놓곤 했다. 어쨌든 이런 녀석을 이제 곧 얼마 안 있으면 못 볼 거라고 생각하니 믿기지가 않는다. 오늘도 녀석이 낑낑거릴 때마다 안아 주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녀석의 시간을 늦을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부질없다. 내일도 일어나면 녀석이 숨쉬고 있는 걸 지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녀석은 습관처럼 내일 새벽에도 깨어서 낑낑거릴 것 같지만.

안녕, 다롱아.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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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12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 반려견도 떠나기 몇주 전 부터 다롱이 같은 증세 보였어요, 저희는 그때 주택가에 살아서 뒷 마당에 뭍어 주었는데 주변 지인들은 애견 장례업체 통해서 하더군요 경기도 지역에 이런 업체가 많다는 건만 알고 있습니다.

stella.K 2021-08-13 19:09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저희도 20년 전 제니를 마당에 묻어준 적이 있습니다.
근데 지금은 이게 불법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야산 같은데 불법매립도 그렇고.
그래봐야 솜방망이 처벌인 것 같아요.
가끔 반려동물 사체가 쓰레기봉투에서 발견되기도 한다니 말입니다.
얼마 전 뉴스를 들으니 반려동물 장묘를 활성화시키는가 본데
좀 의외다싶더군요. 이미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줄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닌가 해서요.
다롱이 죽으면 직접 가서 화장하는 걸 지켜봐 줘야할 것 같은데
그렇게 못할 것 같습니다. 볼 용기도 없고 아마 코로나 때문에
업체측에서 좋아할 것 같지도 않고.
아, 정말 사람이나 짐승이나 사별은 넘 힘든 것 같습니다.ㅠ

미미 2021-08-12 2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곡기를 끊다니ㅠ 저희 츄츄도 요즘 질환이 더 늘어난데다 숨쉬는걸 힘들어해요. 그래도 밥은 먹는데..다롱이 ㅠㅇㅠ
츄츄도 다롱이도 편안히 갔으면 좋겠네요.

stella.K 2021-08-13 19:17   좋아요 1 | URL
반려동물은 자기가 어디가 아프다고 말을 못하니
결국 먹는 걸로 건강 정도를 파악할 수 밖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 밥은 먹는다고 하니 앞으로 좀 더 살지 않을까 싶네요.
미미님도 마음 단단히 잡수시고 끝까지 잘 돌 봐 주시기 바랍니다.
힘내시구요.^^

희선 2021-08-13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롱이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많이 실감하시겠습니다 아픈 모습 보는 것도 마음 아플 텐데, 그날이 찾아오면 더 힘들겠네요 편안하게 가면 좋을 텐데, 지금까지 아파서 힘들었겠습니다 다롱이한테 남은 시간 많이 힘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희선

stella.K 2021-08-15 19:56   좋아요 2 | URL
네. 나중엔 물도 안 먹는 날이 오고 그러면 진짜 간다던데
아직은 물그릇을 입에 대주면 먹긴하더군요.
그게 얼마나 갈지 모르겠습니다.
밤에 깨면 죽었을까 하고 아침에 살아있는 거 확인하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안도감도 있지만 오늘은 살겠나 힘들면 가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동안은 폭염이더니 어제 모처럼 비가 내려주어 그나마 더위는 한숨 쉴 것도 같다.

그래도 요즘엔 시간이 없다. 모처에서 두어 달쯤 리뷰를 쓰는 조건으로 책 한 권을 받아왔는데, 사실은 읽겠다고 하다 고사를 했던 책이다. 근데 뭐 때문인지 기어이 보내와 결국 읽고 말았다. 리뷰를 써야 하는데 알다시피 폭염에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다롱이 역시도 심상치 않아 여태 쓰지 못하고 있다. 


다롱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녀석은 키워 본 중에 가장 애를 먹이는 개로 기록될 전망이다. 키울 때도 쉽지 않았는데 마지막도 이렇게 힘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사실 다롱이는 20여일 전부터 신경안정제를 먹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도무지 잠을 자지 않아 내려진 특단의 조치다. 자기도 괴로운지 밤이고 낮이고 찡찡대니 그것을 받아주는 것도 한계다. 무엇보다 어무이가 잠을 못 자니 그렇게 사랑으로 키웠던 다롱이를 향한 증오가 극에 달할 정도다. 오죽하면 안락사를 진지하게 고려했으려고. 물론 아직도 못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하긴 반려인이 건강해야 반려견도 돌볼 수 있는 거지 죽을 날이 머지 않은 개 돌보겠다고 사람이 희생될 수는 없는 것이다. 


울어무이를 보면 물론 아동학대를 결코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아동을 학대하는 마음을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금이야 옥이야 키웠던 다롱이를 미워하고 있으니 말이다. 당연히 밉다고 해서 그게 아동이나 동물 학대로 가면 결코 안 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사실 다롱이가 강적인게 신경안정제 하나만으로도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밤에 자기 전에 약을 먹이면 못해도 아침까지는 가야할 텐데 해도 떠오르지 않은 새벽에 깨서 또 보챈다. 병원에서는 다롱이가 워낙 노견이라 약의 도수를 함부로 높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사정 얘기를 하자 뭔가의 약을 더 처방을 해 줬는데 모르긴 해도 진짜 수면제는 아닐까 싶다. 의사는 이건 확실히 효과가 있을 거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웬걸 대신 다롱이는 먹지 않았다. 그걸 먹기 전에는 식욕하나 만큼은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의사는 입맛 나는 영양제도 같이 넣었다고 했으니. 먹는 것도 잊고 잠만 자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 의사에게 전화를 하니 그렇다면 수면제를 빼보라고 한다. 그래서 뺐지만 당장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어제까지 물조차도 자기가 알아서 입으로 먹지 못해 입을 벌이고 넣어줬다. 신경안정제와 녀석이 먹는 밥은 말할 것도 없고. 빈속에 약을 먹이면 안 된다니 어쩌겠는가. 강제로라도 넣어줘야지. 


그런 걸 보면 몸은 점점 마르다 못해 경직되어 가는 것 같았다. 기르던 개가 식음을 전폐하면 결국 마지막이라던데 그때가 가까이 이른 건 아닌가 싶어 그동안은 간헐적으로 울다 어제는 그야말로 펑펑 울었다. 그래. 가려면 가라. 남들은 안락사도 시켜준다는데 차마 그런 식으로 보낼 수는 없고 녀석이 알아서 가 주길 바랄뿐이었다. 새삼 우리가 다롱이를 너무 많이 좋아했구나 싶었다. 이렇게 정 떼기가 어려워서야 원.


헉, 근데 오늘은 좀 다르다. 전날까지만 해도 밤낮으로 잠을 자던 녀석이 오늘은 좀 정신이 나는지 아침부터 일어나 낑낑대며 보채는 것이 수면제를 먹기 이전으로 돌아 온 것이다. 먹는 것은 여전히 넣어줘야 하지만 어제 보다는 훨씬 많이 먹었다. 그러니 마음이 다소 놓이긴 했다. 


하지만 과연 뭐가 잘하는 건지 지금도 모르겠다. 이렇게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다롱이를 끝까지 돌보는 것이 옳은 건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롱이를 편하게 보내주는 것이 좋은 건지. 아니할 말로 다롱이를 수면 상태에서 업체에서 데려가 안락사를 시킨다면 그걸 알았을 때 우리에게서 어떤 배신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가장 좋은 건 녀석 스스로가 가는 건데 아직은 그럴 맘이 없는 건지 이것도 다롱이를 너무 사랑한 때문은 아닌지 그저 마음만 심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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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03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픈이를 돌보는건 반려동물이나 사람이나 다르지 않군요. 맘도 많이 아프시고 몸도 힘들고.... 이 더위에 고생이 많으셔요. 다롱이도 그 맘을 알겠지요.

stella.K 2021-08-03 19:42   좋아요 0 | URL
정말 올여름은 어떻게 지나가나 싶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녀석 때문에 오늘 새벽엔 잠을 설치고 아무 것도 못하고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언제고 다롱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더라고 우리를 잊지말았으면 좋겠어요.
고맙슴다.^^

scott 2021-08-03 0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번 사랑하면 끝까지 한번 책임지면 하늘 나라 갈때 까지ʘ̥_ʘ

stella.K 2021-08-03 19:47   좋아요 1 | URL
무슨 표어 같네요.
전 죽을 땐 연명치료 같은 거 안하고
3, 4일 앓다가 죽었으면 좋겠슴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정말...ㅠ

syo 2021-08-03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롱이 뽜이팅......

stella.K 2021-08-03 19:53   좋아요 0 | URL
스요님 아실런지 모르겠는데 옛날 60년대
가요중에 이런 노래가 있죠.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음의 상처 지울 길 없어
빗소리도 슬피 우네(?)
물론 그 사랑이 이 사랑과 같은 건 아니겠지만
우리가 다롱이를 너무 많이 사랑한 것 같습니다.
사랑한 죄 밖에 없는데 이렇게 애를 먹이고 있습니다.ㅠㅠ

레삭매냐 2021-08-05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밤에는 좀 선선해졌지만
낮에는 여전히 덥네요...

시원한 곳만 생각나네요.

stella.K 2021-08-06 19:29   좋아요 0 | URL
밤에 잘 때는 이불을 살짝 끌어 덥게도 되던데요?ㅋ
오늘은 소나기가 살짝 지나더니 더 선선해진 것 같아요.
이제 늦여름이고 낮에만 덥겠죠.
또 그렇게 그렇게 여름은 가고 가을은 오겠죠.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페크pek0501 2021-08-12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란? - 고통이란 낱말과 함께 다녀요.

stella.K 2021-08-12 19:1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이렇게 슬플 줄 알았으면
다롱이를 사랑하는 게 아니었는데...ㅠㅠㅋ
 

자랑은 아니지만 난 추위 보단 더위에 특화된 체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웬만치 덥지 않으면 에어컨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이번 더위는 웬만한 것이 웬만치가 않다. 어찌나 덥던지 결국 못 참고 에어컨을 지난 주부터 키기 시작했다. 그러자 새삼 천국이 따로 없구나 싶다. 그러니까 에어컨을 끄면 지옥이고 켜면 천국이다. 천국과 지옥이 한끗 차이라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에어컨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에게 감사하고 싶을 정도다.)


그걸 실감하는 건 내 방 창문은 서쪽으로 나있다. 그런데 비해 거실은 동쪽으로 나 있다. 해가 뜨면 거실도 만만찮게 더워지기 시작하지만 아무려면 하루종일 달구고 서쪽으로 지는 해에 비할까. 해가 지는 시간에 내 방에 있으면 요즘 에어컨 기능이 좋아져 실내 곳곳을 시원하게 한다지만 내 방은 예외다. 물론 찬공기는 주로 아래쪽에서 돌기 때문에 한창 더울 땐 차라리 낮잠을 자는 것이 그나마 효율적이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있겠지만 나는 요즘 밤이면 에어컨을 끄고 창문과 방문을 열어 맞파람을 치게 해 놓고 그 길목에 머리를 두고 누워 EBS2에서 하는 클래스 강좌를 듣는 것이다. 얼마 전엔 오후라는 작가의 마약 중독에 관한 강좌를 들었는데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 작가는 정말 사람들이 마약 중독에 대해 흥미를 가질만한 것을 잘도 포착해 들려준다. 송사비의 클래식 강좌도 꽤 들을만 하고. 이런 더운 여름에 이런 낙이라도 없었다면 어떻게 보냈을까 싶기도 하다.


그게 끝나고 나면 멍TV를 하는데 편집없이 사람의 어떤 동작이나 일을 10분간 보여 주는 것이다. 잘 안 보지만 요즘에 나오는 건 뭔가의 일을 하는 사람의 손동작을 보여 주는데 보고 있으면 잠이 올 것만 같다. 어떤 땐 시작도 하기 전에 잠이 들기도 하지만. 

무슨 얘기냐면, 난 이런 더위에도 잠 하나만큼은 잘자고 있다고. 

이 글을 읽고 나만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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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9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케이님의 더위 견디시는 모습, 울 할무이 모습인뎅 ㅋㅋㅋㅋ이런 상태로 동영상 응시 하시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더위 쫒는 방법은 쉬원한 에어콘 🧊 🍧 🤿

stella.K 2021-07-30 18:38   좋아요 1 | URL
췟, 할머니요? 하긴 옛날 같으면 제 나이 정도면 슬슬
손주가 하나 둘씩 태어나기 시작한 나이죠.ㅎ
누워서 TV 보는 게 그렇게 안 좋은가요? 이거 상당히 오래된 습관인데 어쩌나...ㅠ

조그만 메모수첩 2021-07-29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는 방법은 아닌데 욕조에 찬물 넣고 들어가서 책을 읽는다는 분이 계시더군요. 높은 온도와 습도 건강 지키시는 나날들이길 바랍니다~

stella.K 2021-07-31 19:47   좋아요 1 | URL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입욕하면서 독서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책 한 권 읽고 나온다던데 대신 살이 퉁퉁 불어 나올텐데
그래도 좋은지 모르겠어요.ㅋ

바람돌이 2021-07-29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더위를 힘들어 하므로 에어컨과 선풍기를 껴안고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널부러져 있을 것이며, 돋아나는 땀띠로 인하여 짜증 만땅일 것이므로.....

stella.K 2021-07-30 18:5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돋아나는 땀띠! 맞아요.
2, 30년전만해도 에어컨은 사치품이었는데
지금은 없으면 안되는 필수품이 됐어요.
옛날엔 전기 요금 많이 나온다고 해서 잘 안 켰는데
지금은 뭐 여름에 냉장고 하나 더 사용한다고 생각해야죠.ㅋ

기억의집 2021-07-30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오후 마약에 관한 책 읽었어요. 이 작가 몰랐다가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유투버 궤도가 소개 하길래 흥미가 생겨 읽었다가 다 읽게 되었는데.. 책에는 약간 마약에 대해 우호적인 것도 있어요. 그게 좀 맘에 안 들긴 했지만 나름 괜찮었는데 유투브에서 ebs 오후 찾아 봐야겠네요.

전 아예 에어컨 틀고 끄고 난 후에도 더운 공기 못 들어오게 24시간 문 닫고 살아요. 솔직히 저도 아주 오랜된 사람이라 더위에 강한데 애들이 있어서 켜게 되더라구요

더운 여름 건강 챙기세요~

stella.K 2021-07-30 19:07   좋아요 0 | URL
아, 오후 작가를 아시는군요.
EBS는 공영방송이라서 그럴까 별로 우호적이란 느낌은 안 들던데.
근데 정말 이 사람은 똑똑한 것 같더라구요.
단순히 정보만 챙기는 게 아니라 마약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까지
잘 얘기하더군요. 이 사람은 한때 쪽집게 과외 교사를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가끔 실내 공기를 환기도 해야한다더군요.
더워 더워해도 이럭저럭 반은 지나갔지 싶네요.
폭염만 꺾이고 밤에 잠만 잘자도 지낼만하죠.
기억님도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1-07-30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로 오전엔 종이책 독서로, 낮엔 티브이로, 밤엔 오디오북으로 이 지루한 여름을 견디고 있어요.
그저께인가 티브이로 영화 ‘투캅스‘- 안성기와 박중훈이 출연- 을 봤는데 오래전에 본 것이라 새로 보는 느낌으로 재밌게 봤어요. 뭔가에 몰입해 있으면 여름이란 계절을 잊지요.
책과 영화가 없다면 더 지루한 여름이 될 듯합니다. ^^**

stella.K 2021-07-30 19:14   좋아요 0 | URL
역쉬!
전 요즘 영화는 거의 안 보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집중해서 보고 있죠. 솔직히 영화는 너무 짧고
드라마는 너무 길다는 생각이에요.
한 14나 12부작만 해도 좋을 것 같은데 16부작은 넘 길어요.
엇, 그러고 보니 언젠가 이 얘기 했던 것 같아요.
왜 기시감이 느껴지죠?ㅋㅋ
그래도 뭐 어쨌든 소설 읽는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ㅎ
얼마 전까지 <모범택시> 봤구요 지금은 <괴물> 보고 있습니다.
그것 말고도 봐야할 드라마가 줄줄이죠. 전 왜 드라마를 좋아하게
됐을까요?ㅎㅎㅎㅎ
 

오늘은 저 갠적으로 뜻 깊은 날입니다. 뭐냐구요?

바로 은행 채무를 상환한 날입니다. 

글쎄요... 얼마만일까요? 엄니는 20년만이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땐 그 보다 더 되지 않나 싶습니다. 

빚 권하는 사회라고 은행 대출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그게 꼭 나쁘기만 하겠습니까? 집을 담보로 은행 대출해서 사업을 하고 번창하면 가정 경제뿐 아니라 나라 경제에도 보탬이 될 테니 꼭 나쁘다고마는 할 수 없겠죠.

우리도 그러려고 대출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더 정확히는 울오빠가 그렇게 한 거죠. 

하지만 오빠는 8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빚은 오롯이 살아있는 가족의 몫이 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론 채무자는 오빠에서 엄마로 넘어 갔죠. 

뭐 당장 거지가 되어 길바닥에 나앉은 건 아니고 이자만 꼬박꼬박 내면 사는대는 그렇게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침 어찌된 일인지 오빠가 세상을 떠나자 엄마 앞으로 유족 연금이라는 게 나와서 이자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죠.

근데 작년 여름 대출 연장하러 갔을 때 우리를 응대했던 은행 직원이 이번이 마지막 연장이라며 내년부턴 원금 상환을 조금씩이라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크게 부담 가질 필요는 없고 방법은 그때 가서 알려주겠노라고 했습니다. 걱정이 안 된 건 아니지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말대로 그땐 또 그때의 방법이 있겠지 애써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무슨 말 끝에 엄마가 누가 엿듣기라도 하듯 저에게 낮고 작은 소리로 은행 돈 갚을 거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니 노인네가 무슨 돈이 있어 그걸 갚겠다는 건지 좀 놀랐습니다. 그러니까 엄마는 오랜 세월을 두고 동생이 주는 생활비에서 돈을 조금씩 떼어 모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땐 엄마가 사치하거나 낭비가 심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구두쇠처럼 사는 것 같지도 않은데 언제 그 돈을 모았다는 건지 미스터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울오빠가 나쁜 놈이긴 합니다.

엄마 명의로된 집을 담보로 인생의 거의 반을 은행 대출로 살고 제대로 갚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니. 부모 먼저 세상을 떠난 것도 부족해 엄마를 채무자로 만들고 하늘 나라에서 편한가.전 살아오면서 은행 대출 할 때마다 오빠한테 이를 갈았습니다. 죽어서는 대출 연장하러 1년에 한 번씩 은행갈 때도 원망스러웠고. 물론 이미 죽고 없는 사람 원망해 뭐하겠습니까. 그래도 그때 엄마라도 오빠 편을 들지 않았다면 오빠를 덜 미워했을지도 모르죠.

그 돈을 모으면서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은행문을 나서면서 얼마나 홀가분하던지. 우리 모녀는 하늘을 날 것만 같았습니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을 가면서 엄마가 그러더군요. 처음 그 돈을 모으는데 과연 다 모을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다고. 그런데 하나님이 축복하시고, 막내 아들내미 때문에 모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제 동생은 엄마에겐 위로의 아들임에 틀림없습니다. 평생 4남매를 낳아 키우셨지만 엄마에겐 이 아들을 제외하곤 모두 시원치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 동생이 엄마한테 살갑고 효도하는 자식이라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엄마에겐 그늘 정도는 되어주는 자식이니 나름 위로는 되죠.

저는 말입니다, 이담에 죽어 하늘 나라 가도 오빠는 찾지 않을 겁니다.

살아서도 정없는 오누이지간이었는데 하늘 나라에서까지도 그 인연을 이어 갈 필요가 있나 싶네요. 그냥 하늘 나라 어디쯤에서 잘 살고 있으면 그것으로 족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우리 집 해방의 날입니다. 이 해방감이 얼마를 가겠습니까만 오늘만큼은 마음껏 즐겨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도 모은행에선 돈 꿔 줄게 빚지고 살라고 문자가 오네요. 당분간은 그럴 생각 1도 없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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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1-07-06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축하합니다.^^

리뷰 채택되어 축하 받는 것이랑 비교할 수 없는 엄청 기쁜 날이었네요.
이자는 밤에도 자지 않고 늘어난다고 하잖습니까.
빚 무서운 줄 모르면 평생 가난하게 살게 마련입니다.
정직하게 분수 지키며 사는 스텔라님이 부자입니다.

stella.K 2021-07-07 14:1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글을 책과 교묘하게 연결시켜
이달의 페이퍼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건 정말 아니어도 좋더군요.
은행 가기 전날은 약간 설레어었고 어제는 정말 다리 쪽 뻤고 잤습니다.
저나 울엄니는 좀 보수적이어서 그런진 몰라도
빚내서 좋은 집에 살기 보다 작더라도 빚없이 사는 게 더 좋다는주의입니다.^^

syo 2021-07-07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대단하시다. 고생 많으셨겠어요. 전 아버지 돌아가실 때 상속포기하고 모든 걸 다 털어버렸는데.... 애증의 아버지여....

stella.K 2021-07-07 18:43   좋아요 1 | URL
제가 뭐 한 일 있나요? 울엄마가 대단하죠.
손 큰 사람에겐 별 것 아닐지 몰라도 평생 살림만 해 온
분으로선 결코 작지않은 액수였죠. 그걸 말없이 모아 오셨다는 게
저도 참 마음이 찡했습니다.
어제는 유난히 더 오빠가 원망스럽더군요.
뭐 객관적으로 보면 남에게 해 안 끼지고 성실하게
살아오긴 했지만 그때문에 본의 아니게 가족들에겐 좀 피해를 준 사람이죠.
불쌍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마냥 그렇게만도 봐 줄 수 없는 내면에
거시기한 게 있어요.ㅋ
에고, 근데 스요님도 나름 어려운 시절을 보냈나 보군요.
나중에 살면서 이렇게 저렇게 웃는 날이 있을 거예요.
축하 고마워요.^^

scott 2021-07-08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정말 정말 대단, 대단
맘껏오빠분 원망 하시고
어머님은 꼭 안아주세요
스텔라 케이님 오늘 부터 다리 쭈욱 !뻗으시고
앞으로 매일 매일 웃는날 ,
어머님과 건강하게 화목하게 ( •͈ᴗ•͈)◞

stella.K 2021-07-08 18:13   좋아요 1 | URL
고맙, 고맙.ㅎㅎ
그래야죠.
참, 이달의 거시기 2관왕 축하해요^^
 


피드설정

오늘 또 북플에 지난 오늘이 오랜만에 떴다.
감동스럽진 않고, 정말 작년 오늘 내 서재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 새롭다. 어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니. 
그런데 그때 난리를 치느라 잊고 있었는데 1995년 오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어찌나 충격적이었던지 정신이 멍한 게 폭격이라도 맞은 느낌이었다. 그 아수라장을 얼마 전 <알쓸범잡>에서 다시 보여줬는데 놀랍고 어처구니가 없다. 어떻게 건물을 쌓았는지 설명을 들으면 제 정신 같지가 않고 책임자들은 비교적 경미한 처벌만 받았다. 
며칠 전 미국의 어느 아파트가 붕괴 됐다는데 남의 일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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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29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럼 저하고 사고 동기시네요. ㅋㅋㅋㅋ
저도 작년 6월에 와장창 당했습니다.

stella.K 2021-06-30 19:38   좋아요 2 | URL
엇, 그럼 폴님도 그 의문의 팝업창 때문에요?
저 그때 알라딘에 전화했더니 전혀 모르겠다는 식이었어요.
누구라도 저와 같은 피해를 당했다면 덜 답답했을텐데
근데 폴님이 계셨군요.ㅋㅋ
그래서 알라딘에 피해보상은 받으셨나요?

Falstaff 2021-06-30 20:23   좋아요 2 | URL
옙. 팝업 창 때문이었습니다. 그건 알라딘 외부에서 공격해온 것도 아니고요 단지 후진 알라딘 전산팀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삽질한 겁니다.
전 항의했더니 2만원인가 만원인가 위로금 주더라고요.
그래 계속 뭐 안 된다, 뭐 안 된다.... 난리를 치다가 나중엔 결국 요구하는 제가 괜히 미안해지더라고요.
그래 작년 6월까지 했던 서재. 북플 같은 건 ‘전혀‘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사장화 됐답니다. 예컨데 누구누구의 마니아 등등의 모든 자료는 날라갔습니다.
뭐 그딴 거 보고 서재에 글 올리는 거 아니니까 별거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속이 상하더군요. ㅋㅋㅋㅋㅋㅋ

stella.K 2021-06-30 20:42   좋아요 2 | URL
헉, 위로금은 그렇게나 많이요?
저는 5천원 주던데요?
단 며칠이긴 하지만 그동안 마음 졸인 것에 비하면
터무니 없더라구요. 전 한 3만원 주나 했어요.
액수를 요구한 건 아니지만 막 뭐라고 했죠.
5천원이 뭐냐고. 정말 지네들이 잘못해 놓고.
처음엔 오히려 그래서 뭘 어쩌라는 식이었어요.
그래서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쩌냐고 했죠.
문제 해결을 해 줄 생각은 않하고 오히려 묻다니 말이나 됩니까?
제가 뭐 거기 사원도 아니고. 어이가 없더군요.
나중에 거의 복구를 다 해줬지만 그것도 도메인 주소를 모르면
살릴 수도 없는 걸 다른 사이트에 남겨둔 기억이 있어
알려줬더니 겨우 살려줬어요.

근데 위로금 좀 억울한데요?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이제 와 다시 따질 수도 없고.ㅋ

2021-07-06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07-06 18:18   좋아요 0 | URL
엇, 저는 이 글에 댓글 다신 줄 알았습니다.ㅋㅋㅋㅋㅋ
맞아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고 식은 땀이 날 것 같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