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 선생이 TV에 나온 것을 보았다. EBS의 클래스e라는 프로그램에서 약 30분씩, 10회에 걸쳐 고전 강의를 하였다. 본방은 몰랐고, 우연히 검색하다가 발견했는데, EBS가 재방을 유료로 만들어 놓았다. 10여 년 전부터 무료로 풀어 놓은 강유원 선생의 강의 파일을 감사히 들었기 때문에 두말없이 유료 결재를 하였다. 1달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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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40주 강의를 할 때는 고전 1권으로 매주 2시간씩 4주 강의를 하였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30분이 채 안되는 시간에 1권을 설명하고 있으니 내용의 깊이가 예전 강의에 미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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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된 고전들은 제목에 암시되어 있듯 '위기의 시대'를 대표하는 책들이다.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새로운 시대가 희미하게 밝아 오는 시기, 옛 시대의 토대는 허물어졌지만 아직 새로운 시대의 초석이 자리잡지 못한 혼돈의 시대에 새로운 삶의 방법을 탐색했던 작품들이다.
전환기의 고전을 읽을 때 작품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시대의 모습이다. 역사적 배경을 모르고는 왜 이런 작품이 나오게 되었는지, 저자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기가 어렵다.
'위기의 시대에 읽는 고전'은 8권의 작품들 개개에 관한 강의라기 보다는 시대적 맥락 속에 이 고전들이 차지하는 위치와 그 의미를 이해하게 하고, 서양의 역사 특히 서양의 사상사가 어떻게 흘러 왔는지를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이 강의는 한 강씩 듣기보다는 한꺼번에 듣는 것이 나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