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S대에 관련된 안좋은 보도가 있다면, 그건 무조건 제가 한 거다”라고요.
그때 님들이 여러 모로 격려를 해주셨기에
거기에 힘을 얻어 언론사에 제보를 했고
어제 9시 뉴스에 보도가 됐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그 사건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S대 신모 교수, 연구비 1억6천 받고 암것도 안하다가 조교 시켜서 결과보고서 조작해서 냄
-심사위원들한테 들통이 나니깐 조교에게 혼자 책임지라고 하고 조교만 자름
-열받은 제가 언론에 알리겠다고 하니까 주임교수가 "나를 믿어라. 신교수 책임지고 승진 안시킨다. 4년간 승진 못하면 잘린다"고 달램.
-1년이 지난 올해, 신모교수 승진함.
-다시 열받은 제가 언론사에 알림.
처음엔 피디수첩 갔었는데 거리가 안된다고 해서 방송이 불발되었고,
결국 사회부기자랑 접촉해 뉴스로 나갔습니다.
"연구비 1억 받고 결과 조작, 책임은 조교가 지고 당사자는 승진"
이런 컨셉으로 아주 깔끔하게 정리된 뉴스였습니다.
음, 저는 세번째 증인으로 뒷모습이 찍혔는데요
더벅머리를 보면 저라는 걸 알 수 있겠지만, 뒷모습이라 잘 모르시더군요^^
일종의 내부고발자가 된 셈이라
전화기 꺼놓고 연구실 문도 잠근 채 숨 죽이고 있습니다.
그 연구의 책임자가 저희 지도교수님인지라 그분도 징계가 불가피해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뭐, 뉴스에 나갔다고 해서 당장 신교수가 어찌 되거나 그럴 것 같진 않습니다만,
어찌되었건 할일을 다 하니까 마음이 참 편안해지네요.
그 조교가 잘린 뒤 신교수가 "이상한 조교 때문에 내가 피해를 봤다" “걔 사이코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게 어찌나 얄미웠던지
미녀 아내가 결사적으로 말리는데도 결국 일을 벌였지요.
신교수 남편이 주임교수한테 와서 깽판을 치고 갔고 “네가 배후 조종자인 거 다 안다!”면서-,
신교수도 저한테 "고소하겠다"고 난리를 치던데,
그 정도야 뭐, 제보자로서 제가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제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네요.^^
전화기를 켤 그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