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짜 인터넷 주간경향 <박광규의 미스터리 산책> “책값보다 훨씬 더 대접받는 희귀본”의 내용 중 일부이다.
....엘러리 퀸의 칼럼집 <퀸의 거실에서>에는 책 수집가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초심자 수준의 수집가는 ‘애호가(Book Lover)’이 때는 상태에 문제가 없는 책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이다. 그 다음 단계는 ‘감식가(Connoisseur)’로, 자신의 수집품을 모두 초판본으로 바꾸고 싶어지는 상태가 된다. 이어진 세 번째 단계는 ‘수집광(Fanatic)’으로, 단순한 초판본이 아니라 인쇄소에서 갓 나와 손도 안 댄 듯이 완벽한 상태여야만 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서적광(Bibliomaniac)’이라는 최고 수준인데, 그가 원하는 것은 완벽한 상태의 초판본에 저자의 서명을 받는 것이다….”
1890년대에 출간된 코난 도일의 단편집 두 권 묶음(<셜록 홈즈의 모험>, <셜록 홈즈의 회상>)이 1만5000 달러, 레이먼드 챈들러의 1945년판 <빅 슬립>이 1만5000 달러,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중 하나인 <문레이커>(1955) 초판은 1만1000 달러에 각각 ‘즉시 구매 가능’으로 돼 있다.
현역 작가의 작품에도 높은 가격이 매겨진다. 유명 작가의 데뷔작 초판이 수집가의 목표물이 되는 것이다. 스티븐 킹의 <캐리>(1974)는 7500달러, 존 그리셤의 <타임 투 킬>(1989)은 2000달러, 데니스 루헤인의 <전쟁 전 한 잔>(1994)은 300달러, 마이클 코넬리의 <블랙 에코>는 200달러에 올라가 있다. 일본도 비슷해서, 역시 경매 사이트를 보면 가장 비싼 가격에 올라온 책은 나가이 히데오(<허무에의 제물>이 번역돼 있다) 전집 11권으로, 무려 102만 엔이다. 에도가와 란포의 1940년대 책들은 15만 엔을 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추리소설 고서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보니, 고서점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도 종종 볼 수 있다. 존 더닝은 전직 형사 출신 헌책방 주인 클리프 제인웨이를 주인공으로 한 <책 사냥꾼의 죽음> 등의 시리즈를 썼다. 미카미 엔은 놀라운 추리력을 가진 고서점의 젊은 여주인 시오리코가 등장하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를 발표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http://image.aladin.co.kr/product/44/39/cover150/8982738010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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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거실> 은 아직 우리나라엔 출간되지 않은 모양이다. 알라딘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퀸여사의 기준으로 볼 때 소생의 진화단계는 “애호가(Book Lover)” 수준인 것 같다. 충분히 만족한다. 여기서 더 진화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고서점을 배경으로 한 소설 중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한 권 사놓기만 하고 읽지는 않고 있다. <책 사냥꾼의 죽음>은 금시초문이다. 일단 보관함에 넣어둬야겠다. 소생 서재에는 책장이 6개인데 모두 차고 넘쳐서 책들이 혹은 폭포처럼 흘러내리기도 한다. 무슨 대책이 필요하다. 소생은 거실도 서재로 꾸몄으면 딱 좋겠는데 아내에게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다. “당신 취미는 당신 방에서 끝내세요....흥흥흥...”그래서 고민 끝에 생각해 낸 방안이 이중 레일 책장이다. 거.. 왜,,,, 만화방에 많이 있는... 제작비가 얼마나 드는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어느날 갑자기 방구들이 꺼지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뭐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시 집안에 이중 레일 책장 설치하신 분들 계시면 고견을 좀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