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한 서생이 서책을 앞에 두고 시름에 잠겼을 새, 밤은 깊어 야심한데 달빛은 교교하고.....는 아니고, 어쨌든 어젯밤 비바람 몰아치는 심심한 시각에 또 도전했다. 달빛 별빛 달아난 세상은 마치 칠흑같이 어두운데 엄청난 폭우가 마구 흩뿌리며 쏟아지고, 세찬 바람은 창문을 사정없이 쎄리때리며 울부짖느니,,,소생은 두려워 떨며 생각했다.! 드디어 지구 종말의 날이 왔구나....그래도 소생은 마지막까지 한 줄의 글을 읽을 테다....는 아니고.....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것이다(비가 이렇게 오는데?)....도 아니고.........다만,,,도전할 것이다. 도전!!! 복불복!!! 역시!!! 꽝꽝꽝!!! 이런!!! 개말코!!!

 

소생 이제 복불복에 코박고 엎어졌으니 복불복을 짚고 일어서리라. ~ 비장하도다. 핵전쟁으로 지구에 다시 혹독한 빙하기가 찾아 온다면 소생은 이 책들을 한권 한권 불살라 체온을 유지하고 또 실팍한 책을 골라 한 장 한 장 책장을 뜯어먹으며 살아남으리라. 복불복이 될 때까지...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여기서 잠깐 머리도 식힐 겸 한문 공부시간입니다. 교교하다는 한자로는 이렇게 씁니다. 皎皎, ‘()’의 뜻은 달빛, 햇빛, 희다, 밝다는 의미입니다. 다음 국어사전에는 교교하다‘(달빛이) 매우 맑고 밝다’‘(사물이) 매우 희고 깨끗하다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 각설하고, 어젯밤에 구입한 도서 목록은 이렇다. 리라이팅 클래식 11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로마의 일인자 세트>. 리라이팅 일리아스를 구입한 사유는 소생이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천병희 역의 <일리아스>를 이미 구비해 놓고는 있으나, 당연히 아직 읽지는 않았고, 주워 듣기에 초심자가 해설서의 도움없이 완역본 <일리아스>를 바로 들이대는 것은 범절 모르는 본데 없는 행동이라는 것이 대세중론인 듯하여 목록에 포함시켰던 것이다.

 

 

 

 

 

 

 

 

 

 

 

  

 

 

한편 <로마의 일인자>의 경우는 소생이 동로마(비잔틴) 제국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익히 아시는 바일테고, 소생이 비록 천품이 아둔하고 견문이 일천하나 어려서 예를 배웠고 또 다소나마 범절을 알고 있는 몸으로 말하자면 동로마의 종가이자 본가에 대한 이야기에 무심할 수 없는 것이 그 주된 까닭이고, 또 굳이 하나 더 보태자면 이 동네(알라딘)가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도 이 소설을 읽지 않거나, 구입하지 않거나 하면 왠지 당할 것만 같은 그런 불안감과 두려움이 이 책 구매 결정에 적지아니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 말하기 숨차다. .

 

연이나, 눈 밝은 이들은 벌써 소생의 창자 속까지 훤히 다 꿰둟어 봤을 것이다. 소생의 이바구가 다 간사한 거짓부렁이라는 것을 말이다. !! 그렇다. 더 이상 무얼 숨기겠는가. 사랑이 죄인 것을...위 책들을 구매하게 된 진짜 이유는 바로 사은품 때문이다. 리라이팅 일리아스의 사은품인 특별제작! <그리스신화 계보도>와 로마의 일인자의 사은품인 역시 특별제작! <S.P.Q.R. 대리석 문진>이 너무나 탐나서 전전반측하며 뜬 눈으로 지새운 밤이 한밤두밤세밤네밤... 도대체 몇밤인지 셀 수도 없다.

    

구질한 변명을 또 구구절절 해보자면 이렇다. 희랍신들의 가계도는 소생이 예전부터 갖고자 하던 바였다.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신통기>,(이게 요즘은 <신들의 계보>로 제목이 바뀌었다. 신통기가 더 신통하고 멋진 제목같은데 아쉽다.) 와 열린책에서 나온 <그리스로마 신화사전>에도 뒤쪽에 보면 가계도가 나와 있지만 둘 다 각 파트별로 나뉘어져 있어 전체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계보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차이다. 또 글하고 글쓰는 선비들의 문방에는 비록 사우에는 낑기지 못하지만 문진이라는 것이 꼭 있었다. 소생도 선인들을 흉내내어 반지의 제왕 아크릴 문진을 두 개나 가지고 있으나, 이 대리석 문진을 보는 순간 그만 가슴이 벌렁벌렁 했던 것이다. 아아아아아~ 빨리 좀 왔으면 좋겠다. 고운님 어서어서 서둘러 오소서!!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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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2015-07-1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와우 북페스티벌에서 출판사 `숲`이 나와 천병희 역 시리즈를 반값에 팔았던 때가 있었는데 거기서 일정 금액 이상을 구입하니 전지 사이즈의 신화 계보도를 주더군요. 제법 오래된 일이라 그 때 그것이 지금 사은품으로 나오는 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만(모습을 보니 많이 비슷해 보이긴 해서 그것이 아닐까 싶은데...) 여하튼 꽤 쓸만했습니다.^^

붉은돼지 2015-07-13 20:25   좋아요 0 | URL
일리아스가 지금 배송중이라고 하니 아마 내일쯤 도착할 것 같습니다.
사실 <신화사전>이나 <신들의 계보>에 나오는 계보도가 더 상세하겠지만
이 사은품으로 오는 계보도는 어느정도까지 포함되어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쨋든 한장에 들어있어 한눈에 볼 수 있다는데 저는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ㅎㅎㅎ^^

에이바 2015-07-1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신화 계보도 때문에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는 중입니다.. 궁금한데 그림도 너무 작고 해서 잘 안보여요. 갖고 있는 책 또 살만한가, 최근 출혈이 커서 지름신 누르고 있는데 진퇴양난입니다

붉은돼지 2015-07-13 20:28   좋아요 1 | URL
사은품 내일 도착하면 사진 찍어 올려볼께요^^ 참고하시도록요 ㅎㅎㅎ
<그리스로마신화사전>에는 계보도가 40개가 첨부되어 있구요
<신들의 계보>에는 도표가 30개가 첨부되어 있네요

사은품 계보도에는 당연 이 모든 계보가 다 들어있지는 않겠지요? 뭐 다 넣을 수도 없을 테고,,,....

해피북 2015-07-14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리아스 어떤걸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붉은 돼지님 글 읽으니 고민이 어느정도 해소되었어요 ㅋㅂㅋ사은품 사진도 기대할게요. 이제 태풍도 지나갔다고 하니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붉은돼지 2015-07-14 11:50   좋아요 0 | URL
저도 천병희 역 <일리아스>에 리라이팅 일리아스까지 사기는 했지만 언제 읽을지는...음.......
하지만 언제 읽어도 읽기는 분명히 읽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