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상상 동시집 3
하청호 지음, 윤대라 그림 / 상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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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서평
하청호 시/윤대라 그림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나에게는
우체국 하나 있네

매일매일
소식을 받고
편지도 보내네

세상 곳곳의
얘기들이
우체국에 들어오네

때로는 바람과 새소리
낯선 풍경도 들어오네

'아-메일'
나에게는 나만의
우체국 하나 있네



요즘같은 정보화 시대에 메일이나 문자가 아닌 손편지를 써서 보낼 우체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잊혀졌던 아날로그 감성이 떠오릅니다. 20대에 펜팔로 편지도 보내고 국국들에게 위문편지도 보내던 시절이 있었어요.

어떻게 멋진 문구로 글을 적어야 할지 생각만 한시간, 두시간이 흐를때도 있고, 그러다가 밤을 꼴딱 새는 날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뭐가 그리 중요했는지 말입니다.

'때로는 바람과 새소리 낯선 풍경도 들어오네'

우체통이 편지만 전해 주는게 아니라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마저 전해준다니 그런 우체통이 저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밥꽃]
그릇에
소복이 담긴 쌀밥
꽃더미 같다
하얀 밥꽃

밥꽃의 향기
솔솔 피어난다

나는 꽃잎을 먹듯
밥을 먹는다

입안에 가득
퍼지는 꽃밥 향기

시인은 사기 그릇에 소복이 담긴 밥을 꽃에 비유해서 밥꽃이라 표현을 하였어요. 갓지은 쌀밥은 윤기가 자르르한 게 너무나 이뻐서 꽃밥이라는 착각이 들것 같아요. 가끔은 이쁜 쌀밥을 손으로 가만히 만져 볼때가 있어요.

'꽃잎을 먹듯 밥을 먹는다'

꽃잎을 먹듯이 밥을 먹는다니 시인은 꽃을 정말로 사랑하나 봅니다. 예전에 꽃밥을 먹은적이 있는데요. 꽃은 눈으로 본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손이 쉽게 가지를 않았어요.

아름다운 동시를 만나면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들어요. 마치 나태주 시인의 '풀꽃' 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밥 먹을때 이제 밥꽃'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먹어볼래요.



[소리폭포]에서 여름날 매앰 매앰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매미소리를 소리폭포를 맞는다는 표현으로 시인은 미화를 하셨어요. 어릴적 고향집은 앞산이 환히 보이는 산아래에 있어서 여름이면 매미소리에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소리가 시끄러웠습니다.

저는 " 어휴 저 놈의 매미소리 시끄러워 못살겠다"

라고 말하면 엄마는 몇일 살지도 못한다고. 조금만 참으라고 말해요.

특히 동네 큰 나무 아래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엔 어김없이 매미들이 떼로 몰려와서 매앰매앰 시끄럽게 울어대서 말소리가 매미소리에 묻힐 때가 많았습니다. 매미소리가 요란해지면 그날은 해가 쨍쨍한 날이라는 말도 있었어요

'무더운 날 느티나무 아래에서 소리폭포를 맞는다'

몇번을 읽어도 시원해지는 장면입니다. 순간 시끄러운 매미소리는 사라지고 뽀얗고 힘찬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소리가 들리는 듯 해요.

'너도 나도 윗옷을 벗고 앉아 소리폭포를 맞는다'

소리폭포를 맞는 순간 더위는 쏘옥 잊어 버리고 청량감이 온 몸에 느껴집니다. 여기에 시원한 수박 한조각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겠어요.



이 장면은 여름철 시골집 동네 어귀의 평상에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요. 아마도 시인의 기억속이나 생활속의 잔상이 동시에 투영된것 같아요. 요즘같이 여름의 끝자락에 저녁마다 마을 평상에 옹기종기 모여서 어르신들은 부채질을 하고, 찐 옥수수며, 찐 고구마를 나눠 먹었던 그 시절이 그리웁네요.

고향 생각이 절로나는 동시입니다. 매미생각은 잊어 버리고 정겨운 고향 내음이 나네요. 하청호 시인의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고향이 생각나고, 할머니가 생각나고 어릴적 고향친구들이 생각나는 동시입니다.

구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아픈 배를 만져주는 엄마의 약손처럼 느껴집니다. 도심에서는 느낄수 없는 자연 친화적인 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감정들이 오롯이 녹아 있습니다. 이 동시를 읽으면 누구나 고향생각이 저절로 나고, 고향의 푸근한 장면들이 떠오를 겁니다. 오랜만에 편안한 동시를 감상했습니다.

꾸미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멋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자연이야말로 가장 친숙하고 멋진 동시의 소재라는 걸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청호 시인의 동시는 엄마의 품처럼 편안하고 따스한 정겨움이 있습니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sangsangbookclub

#나에게우체국하나있네 #하청호시인 #윤대라화가 #시스타그램 #동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상상동시집 #동시추천 #상상 #출판그룹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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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항은 없다 - 인천에서 평양으로 떠난 네덜란드인 부자의 북한 여행
바트 반 그늑튼 지음, 김휘아 옮김 / 크루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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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직항은 없다] 서평
바트 반 그늑튼 지음/ 김휘아 번역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받은 날 마침 kbs의 (이웃집 찰스))에 바트 부부가 나왔다. 책을 읽기 전이라 바트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현재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주제로 다큐멘터리 브이로그를 올리고 있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인을 제외한 외국인에 한해서 북한 여행을 허락하고 있다. 아버지는 네델란드에서 부터, 아들은 한국에서 부터 시작하여 중국에서 만나, 기차를 타고 단동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다.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고려투어에서 가이드는 북한에서의 금지사항들을 알려준다

금지물품들을 소지해서도 안되며, 사진을 찍어서도 안되며, 가이드가 금지하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주의사항을 듣는다. 베이징에서 국경지대인 단동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북한으로 넘어가게 된다. 기차의 차창밖으로 압록강을 바라보는데 묘한 충격으로 내려 앉았다고 한다. 오른쪽의 중국의 풍경은 빌딩과 아파트가 우후죽순 솟아 있는 반면 왼쪽인 북한의 풍경은 쓸쓸한 겨울풍경과 함께 삭막한 분위기를 풍겼다


압록강을 건넌 순간 인터넷이 없고, 세관원이 전자제품, 성경책, 음란물이 있는지 물어보는데, 북한에서는 기독교 신앙을 악마처럼 치부한다고 한다. 기차안에서 북한 주민들과 얘기도 나누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매번 저지당했다. 북한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진을 찍을수는 없는 것이다.


단동역에서 평양에 도착했는데 평양역에 도착하니 놀라울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다웠다고 한다. 가이드는 엄격했고,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움직일수 밖에 없다. 이곳은 북한이니까. 오토 웜비어의 사건으로 더욱 조심해야 했다.

5일간의 북한 여행이 평양에서 시작되었고, 보호관찰없이는 어디던 혼자서 나갈수가 없다.


"북한에서의 첫 날은 비현실적임의 연속이었다. 몇십 년 전 과거로의 여행, 우린 밀폐 왕국 속에 있었다"

첫 관광지는 금수산 태양 궁전이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방부 처리된 묘지인데 이곳은 북한인들에게 가장 신성시 되는 곳이다. 규칙도 엄격했고, 손수건 하나만 소지가 가능하다.

"북한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알지 못하고, 그들에게 있어 지도자는 일종의 신, 신앙이다."

볼링장에서 북한의 엄마들과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저자는 가이드와 일행들 사이의 뭔가 모를 긴장감, 불신같은게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새해 전야 김일성 광장에 모인 10만 명의 사람들과 공연을 보고, 북한 주민들은 수백개의 스마트폰으로 행사를 촬영하고 있었다. 거대한 군중들 얼굴에서 나타나는 행복감, 자부심, 광채가 무서울 정도로 비현실적이라고 한다. 드론쇼와 불꽃속에서 학생들이 말을 걸어왔지만 이내 제지당했다.

개선문 근처에서 아이들의 순진난만한 호기심으로 저자는 둘러 싸여서 순수함과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묘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남한에서 방문했던 DMZ는 긴장감으로 분위기를 조성했다면 북한의 DMZ는 훨씬 여유롭게 느껴졌단다.


개성에서 성균관, '고려 박물관' 가장 맛있었던 궁중요리, 한옥으로 빽빽한 개성 시가지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 골목길을 걸을수는 없었다. 북한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북한에서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불편해졌다고 말한다. 출국 공항에서 입국 심사에 통과할 때 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저자는 북한 여행이후 북한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북한 전문가들과 친구가 되었다. 저자는 유튜브로서 현재 서울의 400개 이상의 동을 탐험하면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인도 아닌 외국인이 북한을 여행하고, 탈북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친구가 되는 것은 내게는 참 독득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

네델란드 부자의 북한 여행기는 엄격한 공산주의 체제에서의 금지사항과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순수한 인간애와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은 그 경계를 조금씩 무너뜨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비현실적임과 소름이 돋았다는 것,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다. 새들은 국경도 없이 마음껏 이곳 저곳을 날아다닌다. 어떠한 저지도 금기사항도 없다. 언젠가는 한국도 북한을 새들처럼 자유롭게 직통으로 날아갈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마음껏 상상을 해본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idam_books

#직항은없다 #북한여행 #북한여행기 #북한 #크루 #바트반그늑튼 #책추천
#오늘또카페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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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 줄줄 티라뇽 씨 - 2023 볼로냐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쉘프 선정 도서
퉁옌 지음, 류페이페이.창보원 그림, 류희정 옮김 / 현암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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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콧물 줄줄 티라뇽 씨] 서평

퉁옌 글/ 류페이페이. 창보원 그림/ 류희정 옮김

티라뇽 씨의 특기는 불을 뿜는 거에요. 콧구멍에서 뜨겁고 시뻘건 불대포가 활활 뿜어져 나와요. 그래서 엄청난 인기 스타가 되고, 광고판에도 여기 저기 온통 티라뇽 씨 이야기뿐이에요.



어느날 집을 나서려는데 요란한 재치기와 함께 콧물이 흐르기 시작했어요. 방송국에서 분장을 하고 큐 싸인과 함께 감독이 액션 사인을 보내었어요. 그런데 불대포를 뿜어야 하는데 물대포가 쏴아하고 폭포수처럼 쏟아진 거에요.

건물들이 몽땅 젖어 버리고 티라뇽은 집에서 쉬어야 했어요. 보름이 지나갔지만 여전히 콧물이 줄줄 흘렀어요. 티라뇽 씨는 좋아하는 불 뿜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매운 고추를 한 양동이를 삼키고, 불같이 화도 내고, 뜨거운 햇볕을 쬐었지만 티라뇽 씨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어요.



"이제 난 뭘 할 수 있을까?"

괴로워서 견딜수가 없어서 거리를 걷고 있는데,

"불이야! 불이야!"



시내의 가장 높은 건물이 불에 타고 있었어요. 소방관들이 도착해도 불길이 너무 거세었는데, 이때 티라뇽 씨의 코가 간질간질하더니

"에취!"

어마어마한 물대포가 힘차게 뿜어져 나와 불타는 건물의 불이 꺼졌어요. 사람들은 기뻐하며 티라뇽씨 주변으로 몰려 들었어요. 티라뇽 씨에게 불을 끄는 소방관이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어요

불을 뿜어서 인기를 얻었던 티라뇽씨가 불을 뿜지 못해, 뭘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콧물이 흘러서 예전의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단점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주었어요.



현재 잘하고 있는 일들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렇지만 잘하는 일을 못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새로운 일들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2023년 볼로냐 라가차상을 수상한 작가의 [콧물 줄줄 티라뇽 씨] 는 독특한 일러스트와 함께 티라뇽 씨의 마음에 공감하고, 티라뇽 씨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뜻대로 되지 않는 날들이 있어요. 아무리 애를 써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거든요. 하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살아가다보면 알게 됩니다.

이 그림책은 어린이들이 보면서 자신의 꿈에 대해서 부모님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hyeonam_junior

#콧물줄줄티라뇽씨 #그림책스타그램 #2023볼로냐#2023볼로냐라가치상 #볼로냐 #볼로냐수상작 #대만신의아동문학상 #공룡그림책 #콧물 #감기 #그림책 #어린이그림책 #유아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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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
최백규 엮음 / &(앤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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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 서평
최백규 엮음

최백규 시인은 2014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창작동인 '뿔' 로 활동중입니다. 파란 수국이 그려져 있는 표지를 펼치면 수국의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름날에 피는 수국은 수줍은 소녀의 모습같기도 하고, 첫사랑에 설레는 연인의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시가 나왔을 때 모든 여인들은 풀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풀꽃이 된 자신을 오래 바라봐주기를 사랑스럽게 말해주기를 은근히 바래었습니다. 풀꽃도 사람도 오래 바라봐주고 표현해주어야 관계가 오래도록 이어집니다.

최태규 시인은 함께 별을 보러 간 기억과 파도소리 들리던 바닷가에서 보았던 별을 떠올립니다.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을 가리키며 이름을 불러보았다고 해요. 옆에서 별빛처럼 환하게 웃던 그대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풀꽃처럼 사랑스러웠다고 합니다

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에 나오는 시들은 익숙한 시도 있었고, 처음으로 읽는 시도 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때 국어시간에 공부했던 그때는 시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오늘 다시 읽어보니 시인이 얘기하고자 하는게 무엇인지 알것 같습니다


이정하 시인의 [낮은 곳으로]에서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 구절은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 밀려오는 물에 잠겨 죽어도 좋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무엇이든지 다 핑크색으로 보입니다. 최백규 시인은 물처럼 밀려오라고, 내가 그대를 데리러 가겠다는 다정한 마음으로 이야기합니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의 이 시를 참 좋아합니다. 나는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매순간 그것이 사랑이든, 무엇이든 열정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보자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최근에 열병을 앓았다는 최백규 시인은 평소 챙기지 못한 것들이 하나씩 밟히기 시작했고, 열병을 앓고 나서야 그 방향을 조금 알 것 같다고 해요.


[호수1]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정지용 시인은 현대시의 선구자이자 절제된 언어로 표현을 하는데요. 가곡인 '향수'를 짓기도 했습니다. 보고싶은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 너른 호수같다고 할까요? 그 마음이 너무 커서 두눈으로 보기에는 감당이 안되니 눈을 감을수 밖에 없다고 표현합니다.

최백규 시인은 다른 시인의 시에 사랑하는 이를 대하듯 그 느낌과 감상을 적었습니다. 그대의 여름에 말간 얼굴을 하고 호수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아무 곳에도 갈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알아!] 원태연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이 시는 너무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마치 속을 들켜버린 심정이라고 할까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속내가 훤히 얼굴에 드러나잖아요. 거짓말로 둘러대도 이미 다 알아채는 상대방이 가끔 미울때도 있습니다. 최백규 시인은 그대가 좋아하던 수국을 내놓은 꽃집에서 머뭇거리고, 버스타고 자주 가던 곳에 정차할때, 함께 한 순간 순간들을 생각하며 그리운 이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은 바람과 같아서 살랑살랑 움직임이 이는 곳으로 움직이거든요. 아름다운 시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시처럼 움직였다가, 빗소리에 잠시 마음의 창문을 닫았습니다. '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는 처음으로 대하는 시집의 형태라서 새롭기도 하고, 다른 시인들의 시에 공감하면서 그 시를 저만의 시각으로 다시 재해석하게 됩니다.

처음 읽어보는 시도 있어서 비어있는 시간에는 시를 읽어야 겠습니다. 딱딱하게 굳어있는 저의 심장을 말랑말랑하게 녹여주고, 가을비처럼 촉촉하게 적셔 줍니다. 가을에는 시집 한권 읽어 보세요.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brillano_le_stelle
@singpoet
@nexus_and

#이여름이우리의첫사랑이니까 #최백규 #앤드 #넥서스앤드 #앤드함께읽기 #앤드러블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시집추천 #여름시 #사랑시 #창작동인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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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엉덩이 이야기나무 8
이하정 지음, 강미애 그림 / 반달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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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엉덩이] 서평
이하정 글 / 강미애 그림

이 동화책은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태어난 아기를 돌보는 삼신 할머니가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들려줘요. 재미만 있는게 아니라 지혜란 어떤 것인지 알게 해줘요. 삼신 할머니는 아주 오래전에 이집 저집 다니면서 할 일이 너무 많다보니 다섯 집에 실수를 했어요. 그래서 조금 특별한 아이들이 태어났어요. 그 다섯명 아이들의 이야기인데요.

[호랑이 바위의 전설]은 아무 쓸모없는 코딱지를 그것도 매일 코딱지만 판다고 엄마에게 잔소리를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었던 파도의 코딱지가 무서운 호랑이를 봉우리속에 가둬버립니다.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코딱지의 쓰임이 이렇게 큰 줄을 누가 알았을까요? 아무리 못난 사람에게도 지혜가 있고, 쓸모없는 일도 쓰임새가 있다는 걸 느꼈답니다. 자신의 단점을 지혜롭게 장점으로 변화시킨 파도에게 응원을 보내주고 싶어요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엉덩이]는 세상 모든 일을 누워 있는 걸 좋아하는 귀손이의 이야기에요. 엄마는 귀손이에게 심부름을 보내었는데 나무아래 누워 있으니 도깨비가 나타났어요. 도깨비에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봤냐고 하면서, 쌀 천가마니와 무엇이 무겁냐고 은근히 도깨비를 부추깁니다. 귀손이는 혼자서 이 모습을 본 게 아깝다며 도깨비를 칭찬합니다.

도깨비는 쌀가마니를 두고 갈테니 소문좀 내어 달라고 하죠. 귀손이의 반짝이는 지혜로 도깨비가 만들었던 쌀 가마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누워만 지낸다고 늘 부모님으로 부터 눈총을 받았던 귀손이의 지혜로 쌀가마니를 얻었느니까요

[떡 심부름 간 아이]는 무슨 일이든 잘 까먹는 깜박이라는 여자아이의 이야기에요. 동생의 백일이 다가와서 엄마는 백일떡을 마을 사람들에게 심부름을 시켜요. 용환이네를 찾아야 하는데, 바닷가까지 가버리게 되었죠. 심부름 갈 곳의 이름을 까먹어서 용자만 생각이 나는데, 어부는 용왕님을 찾느냐며 자라에게 물어보라고 하죠.


자라를 따라서 용왕님에게 백일떡을 줍니다. 용왕님은 귀한 음식을 받았다고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하죠. 동생이 아프지않게 해달라고 해요. 용왕님은 그 소원을 들어주어 동생은 백살까지 살았다고 해요. 깜빡깜빡하는 깜박이도 동생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은 잊지않아서 다행이에요

[배고픈 사또]는 밥을 안 먹는 모이라는 아이의 이야기에요. 밥을 안먹다 보니 또래들보다 체구도 작고, 친구들이 놀이에 껴주질 않는거에요. 먹고싶지 않은 밥을 안 먹은 것 뿐인데 모이의 마음이 얼마나 속상할까요? 그러던 어느날 마을에 신임 사또가 부임했는데, 욕심이 놀부욕심보다 더 한거에요.

흉년이 든 마을 사람들에게 곡식을 두배로 올리고 사또는 진수성찬에 배불리 먹어요. 배고파서 살수없다고 마을 사람들이 사또에게 얘기하자 간장종지에 밥을 먹으라고 합니다. 이때 모이가 사또에게 내기를 하자고 합니다. 간장 종지에 밥을 먹고도 배가 부른게 진짜인지 해보자고 하죠. 결국 사또는 배고픔을 못견뎌서 지고 말았고, 마을에서 쫒겨 났어요. 밥을 먹지않는 모이의 재치있는 지혜가 돋보였던 동화였어요. 모이야 이제는 조금씩 먹어보자


[욕심 많은 나무꾼]은 뭐든지 다 퍼 주는 웅이라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못 지나쳐서 어느날 벌거숭이로 집에 온 적도 있어요. 엄마는 웅이의 버릇을 고칠려고 앞으로 스스로 쓸 돈을 벌라고 말해요. 웅이는 힘이 세어서 나무를 해서 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욕심많은 나무꾼이 아픈 척을 하며 옹이에게 눈물을 흘리니 웅이는 자신의 나무를 주고 말아요. 한번 두번 이런 일이 이어지고, 이번에도 나뭇꾼이 아버지 핑계를 대며 앓는 소리를 해요. 그런데 웅이가 나무를 주지 않겠다는 걸 나뭇꾼은 고집부려서 장에 팔았어요. 근데 이번은 젖은 나무를 팔아서 사람들에게 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듣고 마을을 떠나게 되었어요. 물론 옹이는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나뭇꾼으로 이름을 알렸죠.


삼신 할머니는 실수했다고 겁먹지 말라고 해요. 그건 특별해지는 과정이라고 해요. 저도 살아오면서 실수를 참 많이 했는데요. 이 말을 들으니 위로와 함께 울컥했어요. 우리는 누구나 실수하면서 알게되고 배우게 됩니다. 이하정 작가님도 잘하는 게 없는 아이로 자라서 특별해진 모습을 상상하곤 했대요. 그런 상상력이 쌓여서 이렇게 특별한 아이들의 글을 쓰고 있다고 해요.

강미애 작가님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지혜를 선물해 줄 것 같다고 해요. 우리에게 있는 단점은 어느순간에 지혜가 더해져서 반짝이는 특별함으로 바뀔수 있어요. 그러니 단점이 있다고 기죽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가요. 창작동화가 건네주는 이야기에 위로와 재미를 얻기는 처음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특별함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 특별함은 어디에서 반짝일지 아무도 몰라요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bandalseojae_publi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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