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건축 기행 - 익숙한 도시의 낯선 표정을 발견하는 시간
천경환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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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건축기행] 서평
천경환 지음


🏡'북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한옥'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북촌의 한옥은 먼 옛날의 전통 한옥이 아닌, 시대의 변화에 맞춰 태어난 '도시형 보급형 한옥'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식 주택의 범람을 막고 우리 한옥마을의 풍경과 조선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낸 '정세권'이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조선물산장려회와 조선어학회 등을 아낌없이 지원하며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나, 정작 본인 소유의 집은 한 채도 없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습니다. '근대 최초의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독립유공자'라는 그의 타이틀이 새삼 깊게 다가옵니다.


🏡좁은 골목길을 사이로 박물관, 미술관, 카페 등 다채로운 문화공간이 가득한 북촌. 책을 읽다 보니 아직 제가 가보지 못한 숨은 명소들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가이드 삼아 북촌을 새롭게 탐방해보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보고 싶은 곳은 현재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운영 중인 옛 '공간사옥'입니다.


🏡 한국 건축의 거장 김수근 건축가가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죠. 극단적으로 작은 스케일 감각과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연속 공간의 미학은 사진으로만 봐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두 차례에 걸쳐 지어진 두 건물을 하나로 연결한 독특한 구조인데, 2014년 아라리오에 매각될 당시 "예전 공간사옥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 않고 최대한 존중하겠다" 라던 약속이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공간은 공예와 건축이 아름답게 만난 '설화수의 집'과 '오설록 티하우스'입니다. 예전에는 그저 스치듯 지나쳤던 곳인데, 아모레퍼시픽의 심미안과 최욱 건축가의 역량이 결합하여 기존의 작은 한옥들을 리모델링한 멋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건축에 현대적인 해석을 더하면서도 주변 풍경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도록 만드는 일. 그것이야말로 북촌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가장 아름답게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 북촌의 좁은 골목길을 그저 스치듯 지나쳤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 책을 읽고 나니 북촌의 건물 하나, 골목 하나가 완전히 새롭게 다가오네요. 조만간 책 한 권 들고 발길 닿는 대로 북촌 건축 탐방을 떠나봐야겠습니다. 🧱✨
@bluecabinet.bookstore
#북촌건축기행 #건축기행 #건축에세이 #책추천 #블루캐비넷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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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하기 - 서툰 마음을 다독이는 다정한 어른의 언어
이민호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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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하기 ] 서평
이민호 지음


똑똑하고, 따뜻하고, 떳떳하게, 어른이 되는 말하기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60억 매출을 기록한 스피치 전문가를 글로 만난다는 생각에 시작부터 참 설레였습니다. 문득 방송인 이경규 씨의 이야기가 떠옵니다. 그분도 처음부터 말을 잘하지는 않았고, 발음 교정을 위해 매일 볼펜을 입에 물고 대본을 읽고 또 읽으셨다고 해요. 이 책의 작가 역시 배움의 세 기둥으로 '많이 보고, 많이 공부하고, 많이 고통받는 것'을 말하는데, 남모를 노력과 고통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참 공감이 갔습니다.

우리가 말하기를 당황스럽고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결국 '생각 정리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 생각을 정리해 줄 '생각 칸막이'로 '숫자로 말하기'를 제안합니다. 실제로 거장들의 스피치를 보면 서두에 숫자로 자신이 할 이야기를 명쾌하게 예고하곤 하죠.


💡 나의 이야기: 연습과 경청의 힘
오래전 몇백 명이 있는 강의실에서 자기소개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집에서 글로 적어두고 읽으며 연습했는데도, 수많은 사람 앞에 서자 눈앞이 하얗게 되더군요.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고 서둘러 자리를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그 기억 이후로 저는 저만의 자기소개를 글로 적고 다듬으며,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해 오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똑똑한 말하기가 화려한 입담이 아닌, 상대의 마음을 여는 '귀'에서 완성된다고 말합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인도의 해변에서 길을 묻다 알게 된 대만인 여성과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일주일 동안 식사를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언어가 다르다 보니 저는 그녀의 말과 얼굴 표정에 온전히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귀 기울여 듣는 진정한 마음이 통했는지, 우리는 지금까지도 좋은 언니 동생으로 지내고 있답니다.


🌱 책을 통해 시도한 작은 변화들
이 책은 똑똑하게, 매력적으로, 따뜻하게, 안전하게, 그리고 나와 세상을 바꾸는 말하기로 나뉘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를 제 삶에 실험해 보았습니다. 가까운 지인에게 평소 감사했던 마음을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해 보았더니, 정말 반응이 좋더라고요.
말을 잘한다는 것은 내 머릿속의 생각과 정보를 꺼내어 상대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평소에 흡수하는 정보의 질에서 비롯되기에, 매일 접하는 수많은 정보 속의 글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말하기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 열쇠가 됩니다. 특히 책에서 소개된 '정반합의 기술'은 일상적인 읽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참 실용적이고 강력한 개념이었습니다.



✨ 말하기의 진짜 목적, '나를 바꾸는 힘'
우리가 말하기를 배우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바뀌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머릿속의 엉킨 생각들이 명쾌하게 정리되고, 타인에게 진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나의 단단하고 성숙해진 태도를 보면 주변 사람들도 조용히 동화되어 바뀌기 시작합니다.

물론 여전히 무례한 사람 앞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입을 닫아버리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내 인생의 들러리 같은 존재라면, 그냥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니까요. 내 삶의 진짜 주인공인 나와, 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앞으로도 똑똑하고, 따뜻하고, 떳떳하게 말하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motivebooks.official
@minhohoho
#어른의말하기 #스피치코치이민호 #스피치선생님 #말하기코치 #말하기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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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멋진 거인 ㅣ 웅진 세계그림책 68
악셀 셰플러 그림, 줄리아 도널드슨 글, 고정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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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서
《우리 마을 멋진 거인》 서평
줄리아 도널드슨 글/액설 셰플러 그림


"새 옷을 다 잃어버리고도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진짜 멋쟁이를 만나는 시간."
우리는 흔히 '멋지다'는 말을 외모가 수려하거나, 잘 차려입은 모습을 보았을 때 쓰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조지'를 만나고 나면 '멋지다'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그루팔로》로 전 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받은 콤비, 줄리아 도널드슨과 액셀 셰플러가 전하는 이 이야기는 진정한 친절과 나눔의 가치를 유쾌하고 뭉클하게 그려냅니다.
겉모습은 '가장 똑똑한 거인', 속마음은 '가장 따뜻한 거인'


마을에서 가장 지저분한 거인이었던 조지는 어느 날 새로 문을 연 옷가게에서 멋진 양복과 구두, 넥타이를 사 입고 '마을에서 가장 멋진 거인'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새 옷을 입고 기분 좋게 걷던 조지는 길 위에서 곤경에 처한 동물 친구들을 차례로 마주하게 됩니다.

* 추워서 목이 길어 슬픈 기라프에게는 넥타이를 목도리로 내어주고,
* 집이 불타버린 생쥐 가족에게는 구두를 든든한 보금자리로 선물합니다.
* 배를 타고 가다 돛이 부러진 염소에게는 셔츠를 돛으로 달아주지요.

새 옷을 하나씩 내어줄 때마다 조지의 차림새는 다시 볼품없어지고 바지는 흘러내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조지는 실망하기는커녕, 친구들을 도왔다는 기쁨에 겨워 노래를 부르며 씩씩하게 걸어갑니다.


🍎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아오는 친절의 미학
결과적으로 조지는 다시 낡은 가운을 입은 '부랑자 같은' 거인으로 돌아옵니다. 외형만 보면 처음과 다를 바 없거나 오히려 더 초라해진 셈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백미는 마지막 장면에 있습니다. 조지에게 도움을 받았던 동물들이 모두 모여 그에게 황금 종이 왕관과 편지를 선물합니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의 셔츠는 염소 배의 돛이 되었고, 당신의 구두는 생쥐들의 집이 되었어요. 당신은 이 마을에서 마음이 가장 멋진 거인이에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 당장 내 손에는 남는 것이 없어 보이지만, 결국 그것이 더 큰 사랑과 존중으로 되돌아온다"는 나눔의 선순환을 억지스러운 교훈이 아닌, 자연스러운 감동으로 마음속에 심어줍니다.


🍎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관전 포인트
1. 액셀 셰플러 특유의 위트 있는 그림:줄리아 도널드슨의 리드미컬한 글과 더불어, 그림 구석구석 숨어있는 작은 동물들의 표정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거인의 커다란 신발 속에서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생쥐 가족의 모습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2. 진정한 '멋'에 대한 질문: 잘 차려입은 겉모습이 주는 만족감도 크지만, 타인을 향한 공감과 연대가 만드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더 오래가는지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woongjin_junior
#우리마을멋진거인 #웅진세계그림책 #그림책추천 #그림책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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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나의 딸 연주 - 편지
김해나 지음 / 해나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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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나의 딸 연주] 서평
김해나 지음


🍎가장 가까운 가족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설 속 주인공 연주는 결혼식이 다가오자, 오래전 집을 나간 아버지의 행적을 쫓는다. 결혼 상대자는 연주가 다니는 대기업 사장의 아들. 시어머니가 될 분은 어느 날 연주에게 "끝까지 들키지 말라"는 뼈아픈 말을 건넨다. 남자친구가 프로포즈를 건넬 때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연주의 깊은 어둠은 서글펐던 기억들을 상기시킨다. 가난과 무능력한 부모님, 이를 악물며 악바리같이 살아야 했던 과거는 그림자처럼 그녀를 따라다닌다.


🍎그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해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결혼이라는 틀 앞에서 그녀는 결국 아버지라는 존재를 포장하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
아빠의 무능력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부서지게 만들었고, 그 책임감에 아버지는 가족 곁을 떠났다. 흥신소를 통해 아버지의 행적을 쫓은 연주는 마침내 집 가까이에 살고 있는 아버지를 마주하게 된다. 어린 시절 손을 잡고 걸었던 듬직한 아빠는, 어느덧 왜소하고 몸을 움츠린 초라한 남자가 되어 있었다.

"버리고 가셨으면 잘 사셔야지... 꼴이 이게 뭐예요?"
"미안하구나"


🍎고단했던 아버지의 10년과, 그 아버지를 마음에서 버리기 위해 애쓰며 살았던 딸. 하지만 결국 아버지라는 존재 앞에서 그동안 쌓아 올린 벽들은 무너지고 만다. 딸의 결혼식 날, 잘려진 손가락으로 기타를 치며 아버지는 '애비'라는 노래를 부른다. 가삿말 하나하나에 10년간의 공백 동안 말하지 못한 아버지의 심정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 부분에서 깊이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을 쏟고 말았다. 나의 아버지도 이런 심정이었으리라.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빠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때 나는 내 안의 감정들이 메말랐는지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몇 개월 동안 사업을 하신다며 돌아다니신 아버지의 부재가, 내게는 원망과 분노로 자라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아버지도, 자녀들도 모두가 처음이다. 처음이기에 부모 노릇도, 자식 노릇도 서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아빠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너무나 원망했다. 가족들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만 사는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때의 아빠도 아빠가 되는 것이 처음이어서 모든 것이 서툴고 부족했던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이제야 조금씩 부모님의 마음자리를 알아가고 있다.
평소 부모님에게 속마음을 단 한 번도 털어놓은 적이 없다. 그냥 참고 사는 게 익숙해서인지, 혹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기분 때문이었는지 그랬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때로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이 가족이지만, 가족이기에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은 더 신중해야 한다.


🍎이 소설은 내게 아버지라는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고, 아빠와의 지난 추억을 꺼내보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아빠가 오지 않아 씩씩거리며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서니, 아빠는 마당 한가운데에 그네를 완성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 딸 졸업선물이야"하시면서. 아빠는 무뚝뚝하지만 참 로맨틱한 사람이었다. 여름이면 엄마가 그 그네 위로 등나무를 심어 울타리를 만들어 주셨고, 덕분에 온 동네 아이들이 부러워하는 우리 집만의 명소가 되었다.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세상 모든 우리들의 아버지들에게, 사랑과 박수를 진심으로 보낸다.
@hannahbooks1004
#TO나의딸연주 #소설추천 #소설 #해나북스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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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의 일 - 몇 년째 초심인 어느 무명 번역가의 소소한 번역 일기
양지윤 지음 / 책과이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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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의 일] 서평
양지윤 지음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치열한 기록


✍️저자는 번역을 두고 '냉정과 열정 사이를 정처 없이 헤매는 일'이라 말한다. 처음의 열정은 초벌이 끝나갈 때쯤이면 어느새 힘을 잃고, 마음은 한없이 쪼그라든다. 도서관 사서로 오래 일하며 1년 넘게 번역 수업을 들었지만 데뷔조차 못 했던 시간들. 그렇게 외면해왔던 꿈은 내 안에서 울리는 쥬만지의 북소리처럼 다시 그녀를 찾아왔다.


✍️재도전 끝에 마주한 실전반 수료식 날, 선생님이 건넨 "반드시 번역가로 대성하실 테니 자신을 믿으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응원 이상의 큰 의미였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일본어 번역은 타 언어에 비해 번역료가 낮아 '다른 언어를 선택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화려함 뒤에 숨겨진 번역가의 현실
카페 창가에서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며 노트북을 두드리는 우아한 모습만을 상상했으나, 이 책을 통해 번역가의 실질적인 고통을 알게 되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일본어의 쉼표를 적절히 끊어내야 하는 기술적 고민부터,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독서 모임을 이끌고 일본어를 가르치며 지역문화 활동가로 뛰는 치열한 일상까지.
"첫 소설만 맡으면 확실히 자리 잡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소설 번역 경험이 없던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p.79)
작가의 이 고백은 번역가라는 직업이 가진 무게를 실감 나게 전해준다.


✍️"뭐든 써야 뭐든 된다"는 다짐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서평을 쓰는 내 모습과도 닮아 있다. 처음엔 아무 사심 없이 즐거웠던 글쓰기가, 어느덧 '있어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다가와 마음을 짓누른다. 나 역시 3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며 거친 문장들을 다듬고 부담을 내려놓으려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글쓰기는 어렵다. 그러나 저자가 다짐하듯 "뭐든 써야 뭐든 된다"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문장일 것이다.


✍️경험이라는 이름의 보물
일본 유학 시절 우동집에서 배운 생활 언어와 도서관 사서로서의 경험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저자만의 보물이다. 나 또한 작가처럼 빨강머리 앤을 좋아한다. 때로는 수다스럽지만 초긍정적인 앤을 보면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저자가 간절히 바라는 '역자 후기'를 쓸 날이 머지않았음을 믿는다. 세상에 그냥 흘러보낸 시간은 없기에, 그녀의 소중한 자산들이 진주처럼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다.


✍️우연이 모여 필연이 되는 삶
어떤 일이든 고충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만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책 첫 장에 적힌 "물결이 모여 파도를 만들듯 여러 우연이 모이면 필연이 된다"라는 말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마침 일본어학과에 다니는 조카가 있어 이 책이 더욱 각별하고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언젠가는 베스트셀러 소설에 번역가로 작가님의 이름이 올려질거라 반드시 믿으며 작가님 응원합니다.
@book_connector
#번역가의일 #번역가 #책과이음 #책추천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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