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한달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최소 2권씩 파먹기로 결심. 예전에 민음사 파주 창고에서 패밀리세일 할 때 신나게 2박스 지른 세계문학전집이 읽지 않은 책장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얇은 책만 야금야금 꺼내 읽는 꼼수를. 체호프 단편선도 역시 얇아서 원 픽^^


체호프는 몇 년 전에 연극 보기 전에 희곡 '벚꽃동산'과 '갈매기'만 읽어보았기에, 소설은 처음이다.


풍자적인 상황 가운데 갑작스러운 충격적인 결말로 맺는 이야기도 좋았지만, 사랑,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씁씁함과 여운을 많이 남긴다. 화자가 상대에게 호감이나 애정의 감정이 있었으나, 막상 그 상대가 사랑을 고백하거나 화자의 감정을 받아들인 후 화자에게 벌어지는 내면의 변화, 변심, 외면하는 심리가 자주 묘사되고 있다. 특히, '베로치카'의 남성 화자의 여성 화자에 대한 감정 변화, 세계에 대한 관점을 나란 사람과 많이 겹쳐보게 된다.


유명한 단편 중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 민음사 단편선에는 수록되지 않아 문학동네 일러스트 도서가 있길래 도서관에서 빌려왔다(로쟈님이 번역한 줄은 몰랐네). 가볍게 시작한 불륜관계에서 생겨난 사랑, 화자는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다고 하지만, 이런 감정이 정말 화자에게 처음일까, 이게 정말 사랑이라는 감정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건 왜인지. 그들의 시작은 "어떻게? 어떻게?"라는 고민과 함께,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다.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내일 일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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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04 1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읽었어요!!!!!! 하아, 요즘 읽은 책이 많이 눈에 보이는 걸 보면서 책 많이 읽었다고 착각하면 안 되는데,,,, 저라는 인간은,,ㅎㅎㅎㅎㅎ

햇살과함께 2022-04-04 22:01   좋아요 2 | URL
라로님 바쁘신데도 많이 읽고 계시죠~ 꾸준히~

새파랑 2022-04-04 2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체호프 단편선> 에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만 추가되어 있으면 딱 좋은데 아쉬워요 ㅋ 갠적으로는 민음사 체호프 단편집이 제 취향에는 가장 좋더라구요 ^^

민음사 전집 월 4권 읽기도 가능하실거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2-04-05 09:04   좋아요 1 | URL
체호프 단편 다 읽은 새파랑님 의견이니!
이제 두꺼운 책만 잔뜩 남아 ㅎㅎ 다른 책의 유혹을 잘 물리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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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기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며 우리는 1년 넘게 잠입 취재를 수행했다. 텔레그램은 전쟁터였고 우리의 휴대전화 사진첩에는 전쟁의 상처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건 해결은 더뎠고 모니터링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매일 매순간 찾아왔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텔레그램 가해자들은 계속 피해자를 공격하고 있었다. - P35

국회의원들이 N번방 사건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로 느껴질 발언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디지털 성범죄의 개념을 잘 모르는 게 분명했다. 국회의원들의 처참한 인식 수준이 드러나는 현장이었다. 법사위원이라면 적어도 자신들이 심사하고 토의할 사안은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시키겠다던 입법부에 신뢰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회의가 끝나고 ‘N번방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그러나 통과된 법은 ‘딥페이크‘를 이용한 불법행위 처벌강화와 관련된 내용으로, ‘딥페이크 처벌강화법‘으로 정정해야 옳을터였다. - P70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이상하고 신기하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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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인 경험, 실상 쓰라린 경험을 통해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고있었다. 모든 연애는 처음엔 삶을 다채롭게 변화시켜 사랑스럽고 가뿐한 모험으로 만들어주지만, 점잖은 사람들, 특히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모스크바사람들에게는 아주 복잡한 문제로 커져버려 결국에는 곤혹스럽게 되어버린다는 것을. 그렇지만 새로운 매력적인 여자와 만날 때마다 이런 경험은 어쩐 일인지 기억에서 전부 사라지고, 그냥 삶을 즐기고 싶었다. 그러면 또 모든 일이 순탄하고 유쾌하게 여겨졌다. - P11

오레안다에서 그들은 교회 근처의 벤치에 앉아 말없이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아침 안개 속에서 어렴풋이 얄타가 보였고 산꼭대기에는 흰 구름이 걸려 있었다. 나뭇잎 하나 흔들리지 않았고 매미들만 소리 내 울었다.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단조롭고 먹먹한 파도 소리만이 우리를 기다리는 평온과영면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 이곳에 알타도 오레안다도 존재하지 않던 때에도 그렇게 아래쪽에서는 파도 소리가 울렸을 것이다. 지금도 그 파도 소리가 울리고 있고, 우리가 모두 사라진 후에도 그렇게 무심하고 먹먹하게 - P26

계속 울릴 것이다. 이런 항구성에, 우리들 각자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 완전한 무관심 속에, 아마도 영원한 구원의 약속, 지상에서의 삶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완성을 향한 무한한 진보의 약속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여명을 받아 더 아름다워 보이는 젊은 여인과 나란히 앉은 구로프는 바다와 산, 구름, 넓은 하늘이 내다보이는 풍경에 흠뻑 빠져 있었다. 구로프는 우리가 존재의 고결한 목적과 인간적 존엄을 잊은 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제외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실상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 생각했다. - P28

기차는 빠르게 떠났고, 그 불빛도 곧 사라졌다. 잠시 후에는 기차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마치 이 달콤한 미망과 광기에서 빨리 벗어나라고 모든것이 일부러 꾸며진 듯했다. 플랫폼에 혼자 남겨진 채 멀리 어둠을 응시하던 구로프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것 같은 느낌으로 귀뚜라미 우는 소리와 전선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인생에 또 한번의 무모한 장난 혹은 모험이 있었으며, 이제 이것도 다 지나가고 추억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심란하고 슬펐으며 가벼운 회한을 느꼈다. - P31

그런데 이제야, 머리도 세기 시작하는 지금에 와서야 난생처음으로 진짜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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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북촌 나들이 & 서점 비화림

4월이 되니 하늘과 공기가 3월과 다르다. 날이 좋아 오랜만에 산책가기로.

3월 한달 다이어트 하느라 주말 외출 자제했고, 고기 과일 과자 빵 라면 밀가루 음식 안먹고 회사에서 점심을 거의 샐러드만 먹었다(그래도 맥주는 가끔 먹었지 ㅎㅎ).

다이어트 끝나면 가장 먹고 싶은 건 라면! 이었다. 라면 좋아하는 1인이라. 최관의 선생님 책에 나온 정독도서관 얘기하다 추억의 정독도서관과 라땡 생각나서~ 다이어트 종료 기념으로 맛있는 라면 먹으러 북촌 산책 갔다.

10시에 라면 먹고 정독도서관 마당 잠시 산책. 아직 벚꽃이 안피어서 썰렁하네. 목련만 살짝 피고. 삼청공원까지 걸어갔다 다시 계동으로 내려와서 자주가는 낮맥 까페 가기 전에 근처에 비화림이라는 서점이 있길래 찾아가는데. 낯익은 길이네. 가보니 요조님의 책방 무사 자리다. 제주도 가기 전에 있던. 입구에서 밥 먹는 고양이들. 책 사고 까페 갔는데 이런, 오늘 주인장 개인사정으로 휴일:;; 아쉽지만 그냥 집으로..

지하철에서 우리가 우리를~ 잠깐 읽는데 추천사만으로도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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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4-03 1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게 진정 라면인가요? 너무나 맛있어 보입니다..ㅜㅜ

햇살과함께 2022-04-03 19:45   좋아요 2 | URL
엄청 맛있습니다! ㅎ 짬뽕라면 유명한데 저는 매운 거 못먹어 떡만두라면^^

청아 2022-04-03 1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독도서관 저도 그립네요. 고등학교때 끝나고 자주 갔었어요~♡ 파송송 떡라면!!!

햇살과함께 2022-04-03 19:48   좋아요 1 | URL
미미님은 고등학교 때 가셨군요~ 근처 여고 다니셨나봐요. 저는 20대에 자주 갔어요^^ 떡만두라면은 진리죠!!

cyrus 2022-04-03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살짝 기울어진 오르막길에 있는 동네 책방이 정겨워 보여요. 저런 곳에 가면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

햇살과함께 2022-04-03 19:50   좋아요 1 | URL
북촌 상업화가 많이 되었지만,, 다정한 골목길 책방 까페 산책 좋습니다^^

다락방 2022-04-03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 너무 좋네요. 라면이요… 🙄

햇살과함께 2022-04-03 21:37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또 먹고 싶네요 ㅎㅎ

새파랑 2022-04-03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뚝빼기 라면 신기하네요 ^^ 면이 확 퍼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ㅎㅎ 저 서점들 가보고 싶네요. 정겹게 느껴집니다~!!

햇살과함께 2022-04-03 21:39   좋아요 1 | URL
면이 꼬들꼬들하게 나오기 때문에 퍼지기 전에 먹어야 더 맛있습니다^^ 세번째 사진은 라면집입니다 ㅎㅎ

scott 2022-04-03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북촌!
주말에 이토록 한 적하다니!ㅎㅎ
뚝배기 라면! 한 사발
면역력이 업!
될 것 같습니다
햇살님 서점 탐방기 애독자 🖐^^
라면 사진에 침이 꼴깍 ^^

햇살과함께 2022-04-04 08:58   좋아요 1 | URL
오전에 일찍 갔더니 한산해서 좋더라고요~!

페넬로페 2022-04-03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독하게 하셨네요.
물론 결과가 대성공일것 같습니다.
정독도서관과 삼청동~~
봄에 저도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햇살과함께 2022-04-04 09:02   좋아요 1 | URL
이번엔 좀 독하게 해서 목표 달성했습니다 ㅎㅎ
어지러워 많이 누워있고 식구들에게 짜증을 좀 많이 내긴 했지만^^
벚꽃 필 때 가보시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