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지난 23일날 책을 두 권

주문했다.

 

그리고 정갈한 마음으로 램프의 요정이 나에게 성탄절 선

물을 건네 주리라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램프의 요정은 나의 그런 마음을 저버렸다네...

 

문자가 하나 띡 왔다.

배송이 어쩌구 저쩌구 하야 기한 내에 오지 못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원하면 램프의 요정이 배송비를 내고 반품을

받아 주겠다나. 아니 그런 게 아니잖니!

 

암튼 그래서 자그마치 8년 만에 배송 지연으로 반품을 심각

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나의 손꾸락은 아침 나절에 사무실

추위에 곱았지만 자꾸만 반품 클릭을...

 

그러다가 관두자. 택배 기사님이 뭔 죄냐 이 강추위에...

하는 마음으로 택배를 다시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업무 시간 중에 택배는 오지 않았고, 그냥 내일 받

지 뭐 하는 마음으로 퇴근하고 나가는데 택배기사님을

두둥 만났다.

 

램프의 요정에서 보내준 택배는 주문한 책 비닐 한 개

만이 아니었다. 어라 내가 두 개 주문하진 않았는데...

부피는 왜 또 이리 큰 겐지. 바로 예상했다. 아 램프의

요정이 보내준 패딩이 도착했구나 ㅋㅋㅋ

라고 착각하고 싶어졌다.

 

의기양양하게 그렇게 두툼한 박스를 안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부피가 커서 버스에서 자리에 앉지 못했

다면 고생할 뻔.

 

이번에는 조촐하게 패딩 대신에 스누피 일력과 다이어

리가 도착했다. 그냥 만오천원 정도에서 원하는 책 한

권 날려 주시면 안될까라는 망상은 잠시 접어 두고...

이거라도 어딥니까라는 마음으로 고맙게 받자옵니다.

 

여튼 램프의 요정 고...어떻게든 잘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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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2-27 21: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라색 스누피 디자인 받았어요.

레삭매냐 2021-12-28 09:06   좋아요 1 | URL
오 다 같은 게 아닌가 보네요 :>
램프의 요정은 센스도 있으셔라 -

페넬로페 2021-12-27 22: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만 오천원으로 원하는 책을 주시면 더 좋겠어요~~사실 다이어리 잘 안 써서 작년 노란색 스누피 그대로 있거든요~~
그나마 이번엔 무민으로 받아 다행인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1-12-28 09:06   좋아요 4 | URL
베터 댄 낫씽~이라고
암 것도 안 주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책이라면 더더욱 좋을텐데요.
신간으로다가.

mini74 2021-12-27 22: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램프의 요정님이 내년엔 꼭 매냐님 의견을 반영해 주길 바라며 ㅎㅎ 편한 밤 보내세요 매냐님 *^^*

레삭매냐 2021-12-28 09:07   좋아요 1 | URL
네이~ 젭알 내년에는
그러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12-27 22: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와서 까보니 저 보라색 스누피가 두개 왔네요 ㅋ 그래도 받으니까 기분은 좋네요 ^^

레삭매냐 2021-12-28 09:08   좋아요 1 | URL
일력은 또 처음이라 마음에 드네요 :>
잡아 뜯는 맛이 ㅋㅋ

라로 2021-12-28 0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피가 그렇게 큰가요??ㅎㅎㅎㅎ
저는 방금 DHL에서 이메일이 왔는데 12월 30일 배송예정이라고 나오네요.
램프의 요정이 늘 DHL을 이용하니까 아마도 그분이 보내신 것 같아요.ㅋㅋ
저는 램프의 요정이 보내는 찰리 브라운이든 무민이든 스페인어 공부 용으로 사용할까 합니다요.^^;
근데 일력은 피너츠인 거 보니까 이왕이면 무민 다이어리보다 찰리 브라운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은근 해봅니다. ^^;;;

레삭매냐 2021-12-28 09:15   좋아요 2 | URL
오 그렇군요. 부피가 제법
크더라구요. 집에 오면서
각이 나오지 않아서리 -

램프의 요정은 미쿡에는
DHL을 애용하는가 봅니다.
사실 페덱스는 배송 깡패
지요...

내년엔 좀 더 요긴한 멋진
책갈피를 보내 주시길 ^^
 



우리 책쟁이들은 다른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지만, 그 못지 않게 그들이 어떤 책을 사는가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도 물론 마찬가지다.

 

다만 귀차니즘에 매몰되어 잘 정리하지 않을 뿐.

 

나는 이달 들어 모두 3권의 책들을 샀다. 그나마 있는 사진은 달랑 보르헤스 선생님의 <죽음의 모범> 뿐이다. 121빠로 사들인 <체벤구르>는 어디에 두었나 그래.

 

책을 하도 읽다가 실명을 할 정도였다는 대가 앞에서 감히 책쟁이라는 말조차 꺼낼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런 상태에서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도 하셨다지 아마. 그야말로 책쟁이 업계의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책들을 읽게 될 진 모르겠지만, 설마 내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시력 보호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간유구라도 먹어야 하나. 사실 아직까지도 난 간유구가 무언지 모른다. 아주 오래 전부터 눈이 좋아지려면 간유구를 먹으라는 말을 들었다. 뭐 그렇다고 한다.

 

<죽음의 모범>은 보르헤스 선생님이 가명으로 발표한 소설들이라고 하는 것 같던데, 동네 중고서점에 떠서 당장 달려 가서 사들였다. 아직 책 표지도 펴보지는 못했다. 그냥 일단 나중에 언제고 읽을 거라는 신념에 사들인다. 산 책은 십년이 지나고 몇 년도 지나도 언젠가는 읽을 거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책을 사댄다.

 

어제 그놈의 적립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지른 윌리엄 트레버 샘의 <밀회>가 곧 도착한다는 문자와 알림이 수시로 나의 핸드폰 액정에 뜬다. 오늘 마침 읽을 책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요건 오는 대로 읽어볼 생각이다.

 

2021년의 마지막 달도 이제 보름 정도 남은 모양이다. 남은 보름 동안 나는 또 어떤 책들을 사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뱀다리] 지난 주말에 인천에 갔다가 오래전에 공연이나 야구장에 가던 시절의 티켓들을 모아 놓은 것을 발견했다.



 

그중에서 찾은 게 2003810일 포트 애덤스에서 열린 JVC 재즈 페스티벌 티켓이었다. 당시 내가 일하던 샐러드 바 옆 사진관(그랬다, 그 때는 무려 필름 카메라 시절이었다)에서 일하던 브래들리라는 친구와 함께 멀리 로드 아일랜드의 포트 애덤스 요새까지 차를 타고 달려갔다. 110KM 차로 한 시간 반 정도되는 거리구나 그래.

 

그전날 술을 잔뜩 먹고 취해서 헤롱거리면서 그 뜨거운 여름날에 포트 애덤스로 갔다. 아 그전에 바닷가에 가서 낚시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포트 애덤스에는 도미랑 광어 낚시를 하러 자주 갔었는데... 그날은 바람도 많이 불고해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것 같다.

 

나중에 재즈 페스티벌에서는 숙취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내내 누워 있었다. 사실 자그마치 54달러나 하는 표도 브래들리가 사주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좀 미안하다. 브래들리는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지 싶다. 진짜 대포 사이즈만한 카메라로 무대에 오른 재즈 아티스트들의 사진을 이들이 참 많았다. 브래들리가 찍은 사진도 나한테 주었던 것 같은데,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다. 어딘가에 있겠지 싶다.


그렇게 술과 잠에 취해 비몽사몽 중이어는데 갑자기 익숙한 재즈 넘버 하나가 들리는 게 아닌가. 바로 1959년 데이브 브루벡 쿼텟이 발표한 <Take Five>였다. 세상에나...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가능한 무대 곁으로 가서 이 위대한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 들을 수가 있었다. 내가 아무리 재즈에 대해 문외한이라지만 이 정도는 알고 있지.

 

데이브 브루벡 아저씨는 지난 2012년에 91살의 나이로 작고하셨다고 한다. 그러니까 9년 전에 돌아가셨구나. 작년에는 탄생 100주년이었다고 하는 것 같던데. <Take Five>는 내가 라이브로 들었을 때, 이미 태어난 지 44년이나 된 그런 노래였구나.

 

그날 얼굴이 온통 화상 수준으로 타서 근 일주일 동안 탄 얼굴이 쩍쩍 갈라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후로 썬크림을 바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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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6 1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매냐님 작년에 비해 소박한 구매력 ㅎㅎㅎ 12월 쟁여 둔책 독파!!

레삭매냐 2021-12-16 11:39   좋아요 2 | URL
네, 해가 갈수록 책 구매
가 줄어 들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은 어디선가
꾸역꾸역 나와서 집에
쌓여 가고 있더라는 ㅋㅋ

잠자냥 2021-12-16 11: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예요, 책탑 사진도 없구.. 쳇.

레삭매냐 2021-12-16 11:40   좋아요 4 | URL
삘 받아서 급하게 올리느라
그랬습니다 -

반성하고 있습니다.

집에 가서 책탑을 쌓아 보겠
습니다.

새파랑 2021-12-16 1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2003년 티켓이라니 멋집니다. 뉴포트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부럽네요 ^^ 레삭매냐님은 그동안 읽은 책이 많으셔서 신작만 사시는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12-16 11:50   좋아요 3 | URL
뉴포트는 미국 로드아일
랜드에 있는 항구도시
랍니다.

무슨 말씀을요...
구간들도 안 읽은 책들이
엄청나답니다.

신간은 매의 눈으로 주시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1-12-16 11: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매냐님은 사고 읽고 쓰고 이게 딱 되시는 것 같아요! 전 사는 게 10이면 읽는 게 3..? 쓰는 건 1…? 인 것 같은데요 ㅜㅜ

레삭매냐 2021-12-16 13:21   좋아요 2 | URL
그러기 보다는...
그전에 사두고 읽지 않은
책들이 너무 많아 양심에
걸려서 -

가능한 사고 읽고 쓰고
에 집중하려고 노력 중
입니다.

얄라알라 2021-12-16 11: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멋진 페이퍼예요!

아무리 친해도 외국 친구들은 쫌 더치페이 정신이 쎄다 싶었는데, 레삭매냐님의 브래들리님의 통큰 우정. 그런데 아쉽네요^^ 두 분의 우정은 아름답고요^^

레삭매냐 2021-12-16 13:22   좋아요 3 | URL
외쿡인들 사이에서 더치
페이가 일상이긴 해도
다 그런 것 같지 않더라구요.

다시 기억해 봐도 미안하네요.
공짜 티켓에 라이드에...

여담으로 사진도 막 공짜로
뽑아 주고 그랬답니다 ^^

쎄인트saint 2021-12-16 15: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레삭매냐 2021-12-24 19: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쎄인트님.

mini74 2021-12-16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필름 카메라에 ㅎㅎ 추억 돋네요. 브레들리라는 분 소개 좀 ㅎㅎㅎ 매냐님 축하드립니다 *^^*

레삭매냐 2021-12-24 19:05   좋아요 1 | URL
게을러서 답글이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필카는 레알 사랑
이었습니다.

브래들리에 대한 추억들은
낭중에 한 번 찐하게 -

얄라알라 2021-12-16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 레삭매냐님 서재에 여러번 들어오네요^^
축하드립니다!!!!!^^

레삭매냐 2021-12-24 19:05   좋아요 1 | URL
넵,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1-12-16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과 좋은 하루 되세요.^^

레삭매냐 2021-12-24 19:05   좋아요 1 | URL
어느새 올 한 해도 딱
일주일 남았네요.

감사합니다.

강나루 2021-12-16 18: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2021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레삭매냐 2021-12-24 19:06   좋아요 2 | URL
열심히 쓰다 보니 서달이가
되었네요 ^^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12-16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달인달성 축하드립니다~!!

레삭매냐 2021-12-24 19: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

그레이스 2021-12-16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아!
간유구!
제가 학교 가는 길에다 슬쩍 버렸던 그 간유구 ^^

레삭매냐 2021-12-24 19:07   좋아요 2 | URL
전 아작도 간유구가
무엔지 모른답니다 헷 -

그레이스 2021-12-24 19:40   좋아요 1 | URL
어렸을때 눈에 좋다고 먹었던 영양제예요^^

라로 2021-12-24 15: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죽음의 모범> 책표지가 쥑입미다!!
그런데 오! 저도 저 오랄 비 치실을 사용했었는데 이젠 안 사용해요.^^;;
너무 얇아서 가끔 아프더라구요.^^;;
지금은 좀 두꺼운 것으로 바꿨어요.

레삭매냐 2021-12-24 19:07   좋아요 2 | URL
오오 저랑 비슷하시네요.
근데 한국에는 두터븐 치실
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
 
L.A. 컨피덴셜 판타스틱 픽션 골드 Gold 1
제임스 엘로이 지음, 나중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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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매불쇼 영화평론가 분이 추천한 주말 영화로 24년 전에 나온 <LA Confidential>을 봤다. 우선 보기 전에 너튜브로 리뷰를 살짜쿵 봤는데, 분명 그전에 본 영화가 맞는데 당최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느와르 소설의 대가라고 알려진 제임스 엘로이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었다. <블랙 달리아>도 이 양반의 작품이라고. 헌책방에 있나 싶어서 검색해 보니 헌책방에는 없고, 대신 새 책은 있더라. 굳이 사서 볼 정도는 아닌 듯 하고.

 

소설/영화의 배경은 1953년의 할리우드다. 당시 천사들의 도시(City of Angels = Los Angels)를 주름잡던 악명 높은 갱단 두목 미키 코헨이 조세 포탈 혐의로 10년형을 받으면서 거대 도시 LA의 범죄 세력간의 힘의 진공 상태가 발생하게 됐다. 당연히 LAPD에서는 그런 상태를 원하지 않았을까.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LAPD 소속의 경찰들이다. 우선 다혈질의 주먹부터 먼저 나가는 버드 화이트(러셀 크로우 분). 어려서 어머니를 폭력을 구사하는 아버지의 손에 잃은 버드는 특히 여자들에게 손찌검을 하는 남자들을 참지 못한다. 영화 초반, 가석방되어 출소한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는 것을 보고 바로 응징에 나선다. 법과 사적 보복의 경계를 오가는 그런 경찰이라고나 할까.

 

다음 선수는 <배지 오브 아너>라는 유명한 경찰 시리즈에 어드바이저로 참여한 잭 빈센스 경관(케빈 스페이시 분)이다. 영화 오프닝에서 소개를 맡은 허쉬-허쉬의 기자 시드 허친스(대니 드비토 분)와 동업자 관계로, 시드가 정보를 물어다 주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범죄현장을 적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LAPD에서 전설적 형사였던 아버지 프레스턴의 뒤를 이어 잘 나가는 경찰 에드 엑슬리 경사(가이 피어스). 고지식한 경찰의 전형을 보여주는 에드 엑슬리는 동료 경찰들을 폭행한 혐의로 잡혀온 여섯 명의 멕시코인들을 두들겨 팬 이른바 <블러드 크리스마스> 사건에서 무능한 동료 경찰 딕 스텐스랜드와 그의 파트너 버드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경찰청창과 딜을 통해 30세의 이른 나이에 경위로 승진하는데 성공한다.

 

당연히 의리를 중시하는 경찰 조직 내에서 에드는 경원시당한다. 버드는 크리스마스에 <블러디 크리스마스>의 단초가 되는 술을 사러 주류 상점에 갔다가 아름다운 여인 린 브래큰(킴 베이싱어 분)과 조우하게 된다. 그리고 주류 상점 밖의 차에서 대기 중이던 수전 레퍼트와 부유한 사업가로 알려진 피어스 패칫도 만난다. 린은 그들과 함께 차를 타고 떠난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LA에서 이번에는 나이트 아웃 커피샵에서 강력 사건이 발생한다. 마침 경찰서에 남아 있던 에드가 무선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모두 6명이 살해되었는데, 그 중에는 버드의 동료였던 딕 스텐스랜드도 있었다. 그전에 미키 코헨이 체포 기소되어 구속된 뒤, 체포에 공을 세운 형사들이 살해당하고 10KG에 달하는 헤로인이 사라지는 사건도 발생한다.

 

경감 더들리 스미스는 3명의 흑인 청년들이 <나이트 아울> 사건과 관련이 되어 있다며, 휘하 경찰들에게 전력을 다해서 그들을 추적해서 잡으라는 명령을 내린다. 새로 경위로 발령 받은 에드 엑슬리의 심문과 경찰서에서 도주한 일당을 눈부신 활약으로 <나이트 아울> 사건은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더들리 경감에게 협조하는 조건으로 정직 명령 처분이 풀린 버드는 사건에서 무언가 미진한 부분을 발견하고 조사를 이어간다. 그리고 전형적 팜므 파탈인 린과 사랑에 빠져 버린다. 에드 엑슬리 역시 사건 해결의 공로를 인정받아 자유메달을 받으며 승승장구하지만, 사건에 의구심을 품고 좀 더 깊숙이 파고 들기 시작한다.

 

1990년 제임스 르로이가 발표한 <LA Confidential>은 느와르 영화의 전형을 따른다. 도시의 질서와 시민의 안전을 유지해야 하는 경찰이 갱단을 능가하는 악당이라는 설정부터가 파격적이다. 이런 설정은 세계 경찰국가였던 미국의 위상이 베를린 장벽 붕괴 이래,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는 인식의 전환으로부터 발현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원작 소설이 나온 해가 바로 베를린 장벽 붕괴 다음해인 1990년이 아닌가 말이다.

 

버드와 잭 그리고 에드는 제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경찰이 되었다. 하지만 십수년간 경찰이라는 조직에 몸담다 보니, 자신이 경찰이 된 이유는 사라지고 조직에 순응하는 직업인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고지식한 남자 에드는 자신이 롤로 토마시라고 명명한 악당을 잡고 나름의 정의 구현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잭은 아예 그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조직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버드는 더들리의 똘마니가 되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용의자들을 납치 구타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 그가 고급 콜걸이지만, 나름의 순수한 마음을 지닌 린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하도 수상하니, 그 속에서 맨 정신을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한 자기 나름의 변명과 이유가 필요했다고나 할까.

 

성공을 위해 할리우드로 날아드는 불나방 같은 이들에 대한 경고도 작가는 빼놓지 않는다. 검사보를 유혹하고 협박하기 위해 이용된 맷은 허름한 모텔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딕의 여자친구로 플래스틱 서저리까지 감행한 수전 레퍼츠 역시 마찬가지다. 전직 경찰 출신으로 수상한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피어스 패칫 휘하에서 운전을 하는 릴런드 믹스는 지하실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모든 사건의 배후가 밝혀지면서 영화는 종반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사건에 너무 깊숙하게 발을 디딘 잭이 악당 두목에게 총에 맞아 죽고, 악당이 설계한 함정에 빠진 버드와 에드 두 형사는 느와르 영화의 엔딩다운 걸쭉한 총격전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LA Confidential>은 처음부터 결말에 가서야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복선과 실마리들을 도처에 깔아둔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씨퀀스들은 제 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있는 법이다. 과연 연출을 맡은 커티스 핸슨이 그런 재료들을 어떻게 요리하는가가 바로 이 영화가 가진 성공의 비결이 아니었을까 싶다. 개봉 당시 <타이태닉>의 열풍에 휩싸여 제 평가를 못 받았다고 한다. 유일한 여성 역을 맡은 킴 베이싱어는 세 차례나 고사한 끝에 린 브래큰 역을 맡았고 그해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처음으로 그 소문난 <유주얼 서스펙트>를 봤는데, <LA Confidential>은 그전에 분명히 봤는데 새로 보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좋은 영화는 시간이 흘러 다시 봐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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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7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27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1-27 11:26   좋아요 3 | URL
레삭님, 저 이거 비댓으로 쓸 건 아니었는데
북플로 달다보니 그렇게도 되네요.
이해하시길...^^

coolcat329 2021-11-27 10: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다시 보고 싶네요.어쩜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지요 ㅠ
장강명 작가가 <블랙 다알리아>를 하도 극찬해서 그것도 읽어야지 했는데 계속 미루게 되네요. 읽은거 같기도 하고 참 기억이...😬

레삭매냐 2021-11-27 11:17   좋아요 3 | URL
저도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새롭더라구요.

그만큼 시간이 오래되었다
는 말일까나요.

mini74 2021-11-27 12: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게 봤던 영환데 이렇게 보니 넘 반갑네요 *^^*

레삭매냐 2021-11-28 15:59   좋아요 1 | URL
저도 분명 예전에 본 영화였
는데, 다시 보니 새롭더라구요 :>

bookholic 2021-11-27 20: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책으로도 있었군요...^^
그런데, 저도 내용은 기억이 안 나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1-11-28 15:59   좋아요 1 | URL
저도 이번에 책이 있는 줄
처음 알았네요 ~
기회가 된다면 책도 한 번
만나 보고 싶더라구요.

라로 2021-11-28 16: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 나지만 킴 베이싱어 때문에 본 것은 기억납니다요.^^;; 그러니 그 당시 감독이 그녀를 캐스팅하려고 그렇게 노력했다는 것이 믿어져요. 탁월한 선택!!^^;;
그런데 다른 남자 배우들, 특히 러셀 크로우와 가이 피어스는 왜 기억이 안 날까요?? 그 두 사람이 저 영화에 나왔다니!! 이러면서 글을 읽었어요.^^;;; 케빈 스페이시는 별로 안 좋아하는 (그 당시도) 배우여서 기억 나고요,,(니가 왜 킴 베이싱어 상대야? 뭐 이러면서;;;),
그런데 유주얼 서스펙트를 처음 보셨다고라??? 실화입미꽈???^^;;
정말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재밌게 봤었는데,, 다시 보고 싶네요. 어디서 하나요???

레삭매냐 2021-11-30 21:10   좋아요 1 | URL
킴 베이싱어가 이 때 나이가
44살이었다고 하네요 세상에나 -

유주얼 서스펙트는 하도 많이
들어서 부러 패스했던... 쿨럭 -

영화는 예전에 구해 두었더라구요.

고양이라디오 2021-12-07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몰랐던 영화인데 소개 감사합니다. 재밌을 거 같아요ㅎ

레삭매냐 2021-12-13 15:39   좋아요 0 | URL
고전은 언제 봐도 재밌는가 봅니다.
영화는 아주 재밌었습니다.
 


2020년 갤 가돗은 3,15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이 버는 여배우 3위에 올랐다.


 

넷플릭스에서 자그마치 2억 달러를 들여 제작한 <레드 노티스>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우선 주연을 맡은 드웨인 존슨과 갤 가돗에게만 각각 2천만 달러의 출연료를 지급했다고 한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모르겠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스케일이 정말 대단하다.

 

로마의 산탄젤로 성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발리의 바닷가, 러시아의 고립된 요새 같은 감옥, 스페인 발렌시아의 고급 빌라, 아르헨티나의 정글 그리고 사르디니아까지 그야말로 종횡무진 전 세계를 누빈다. 그러니까 이 정도의 잘 차린 상인데 늬들이 거부할 수 있어? 이렇게 묻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1세기 영화 기술의 놀라운 발전 중의 하나는 아마도 드론의 사용이 아닐까 싶다. 예전 같으면 비용과 기술적 측면에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원거리 샷부터 시작해서, 주밍아웃에 이르기까지 이제 영화 기술에 불가능은 없어 보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서사에도 많은 신경을 쓴 듯, 배우들이 지나가면서 던진 떡밥 같은 이야기 하나 허투루 들으면 안된다. 모든 것이 나중에 다 써먹게 되니 말이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코디미 액션 스릴러 장르로 구분을 했는데, 일견 이해가 가는 분류가 아닐까 싶다.

 

로마 산탄젤로 성에 삼엄한 경비 속에 귀중하게 모셔진 클레오파트라의 세 개의 알 중 하나를 노리는 첩보다 있다는 전언과 함께 FBI 프로파일러 존 하틀리(드웨인 존슨 분)와 이태리 인터폴 요원 어바시 다스(리투 아리아 분) 요원이 다짜고짜 들이닥친다. 하틀리는 이미 클레오파트라의 알이 바꿔치지기 당했을 거라는 말을 하면서, 꼬마 관람객이 들고 있던 콜라를 냅다 클레오파트라의 알에게 붓는다. 그리고 바로 녹아내리는 클레오파트라의 알. 이것은 콜라 선전인가?

 

바로 그 때, 누군가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하틀리 요원은 그를 쫓기 시작한다. 그는 바로 미술품 절도 업계의 1인자로 불리는 놀란 부스(라이언 레이놀즈 분). 산탈젤로 성 내부에서 한바탕 소동을 벌인 끝에 부스는 클레오파트라의 알을 들고 유유히 사라진다.

 

그리고 이번의 무대는 발리. 자신의 은신처로 돌아온 부스를 기다리고 있는 이가 있으니, 바로 하틀리 요원이다. 어떻게 추적했는지 무장한 다스 요원 일행이 부스를 체포해서 탈옥이 불가능한 모처로 이송시킨다. 이미 인터폴 적색 수배 목록에 오른 부스는 18개국에서 추격당하고 있는 중이라, 주어리딕션이 가능한 지역을 고르기만 하면 될 정도다.

 

안전하게 되찾은 클레오파트라의 알은 또다시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다. 그의 이름은 바로 비숍(갤 가돗 분), 일명 새러 블랙으로 알려져 있다. 진품 클레오파트라의 알로 바꿔치기하고, 하틀리 요원에게 누명을 씌워 혹한의 로씨야 감옥으로 하틀리 요원을 이송시킨다. 그리고 그의 범털 동지는 바로 부스다. 오 놀랍군! 이런 걸 운명의 연속이라고 해야 할까?

 

드디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비숍은 그들에게 제안을 하나 한다. 자신이 첫 번째 클레오파트라의 알을 가지고 있고, 곧 교살과 무기상으로 악명 높은 소토 보체가 소장하고 있다고 알려진 두 번째 알도 수중에 넣을 거라는 계획을 두 명의 죄수들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클레오파트라의 알의 소재를 알고 있다는 부스에게 소재지를 불라는 거다. 그러면 자신이 클레오파트라의 전설적인 알 세 개를 구해서 의뢰인에게 가져다 주는 댓가로 받게 될 3억 달러의 10%를 주겠다고 했던가.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갤 가돗의 이미지는 전형적인 팜므 파탈의 그것이다.

 

하지만 부스가 누구였던가? 바로 탈옥 전문가가 아니었던가. 하틀리 요원과 옥신각신하며 치밀하게 세운 탈옥 계획을 실행하면서, 바윗돌 젱가로 가볍게 도저히 탈옥이 불가능해 보이는 로씨야 가막소를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총격전은 기본이고, 부스와 하틀리가 탄 헬리콥터에 버주카포를 날리는 장면은... 아무래도 좀 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 재밌긴 했지만 말이다.


 


적으로 만났지만 티격태격하는 사이에 서로 정이 든 파트너들은 의기투합해서 소토 보체가 가지고 있다는 두 번째 클레오파트라의 알을 탈취하기로 합의한다. 하틀리는 자신에게 덫을 놓은 비숍을 잡아 복수하겠다는 일념을 불태운다. 다음 무대는 가면무도회가 열리는 소토 보체의 스페인 발렌시아 빌라다. 소토는 자신의 집을 누추한 집(humble home)이라고 명명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탱고 음악이 플로어에 퍼지는 순간 등장한 하틀리와 숙적 비숍은 멋들어지게 댄스를 한 판 땡긴다. , 그리고 보니 부스와 하틀리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발렌시아로 향할 때, 하틀리가 입고 있던 아이 갓 어 댄스였던가 어쨌던가. 더록의 댄스 실력을 보여줄 거라는 예고였던가. 이렇게 <레드 노티스>는 정말 하나도 놓치면 팔로우업이 힘든 영화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두 번째 클레오파트라의 알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천신만고 끝에 알을 손에 넣는가 했지만, 비숍과 소토가 동맹 사이였다는 것을 확인하며 부스와 하틀리는 그들의 포로가 되고 만다. 그리고 엄청난 함성이 울려 퍼지는 투우장 지하에서 깨어난 부스와 하틀리. 스페인하면 연상되는 투우 시퀀스를 집어넣는 클레셰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만 또 이런 게 영화의 맛이 아닌가. 그동안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에게 가보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들에 대한 진기한 장면들을 가능하면 많이 선사해 주겠다는 데 팬으로서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다. 우리 너무 까칠하게 굴지 말자고 그래.

 

이제 정식 파트너가 된 하틀리에게 엄청난 전기 고문을 해대면서 결국 부스의 자백을 받아내는데 성공한 비숍. 그녀는 소토에게 뒷통수를 치고, 부스가 알려준 이집트로 마지막 알을 구하기 위해 떠난다. 간신히 빈사 상태에서 일어난 소토가 비틀거리며 여전히 고문대에 묶여 있던 하틀리와 부스에게 총질을 해댄다. 흥분한 소뿔에 하틀리가 받치는 수난을 겪으며 탈출하는데 성공한 두 파트너들. 그들의 다음 목적지는 부스의 아버지가 남긴 시계 단서를 이용해 찾게 된 총통 히틀러의 예술품 수집가였던 작자가 기계 부품이라는 명목 아래 2차세계대전이 끝난 다음, 아르헨티나로 밀반출한 진귀한 예술품들을 찾는 것이었다.

 

아르헨티나 정글에서 헤매던 하틀리와 부스는 우연히 나치의 보물창고를 발견하게 된다. 부스는 비밀 계단을 내려 가면서 <인디애너 존스>의 노래를 아마 휘파람으로 불었지. 지하 저장고는 <인디애너 존스> 1편의 엔딩 시퀀스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여기서도 한판 액션이 펼쳐지는 건 기본이다. , 과연 쫓고 쫓기는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남긴 세 개의 알들은 과연 무사히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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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제작한 <레드 노티스>의 전개는 무척이나 빠르고 팔로우업이 쉽지 않다. 간간히 보이는 서사의 구멍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몰아닥치는 액션 씬으로 대체된다. 그리고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촘촘하게 구성된 해외유람식 볼거리로 관객들의 이건 뭐지?’라는 사고를 봉쇄한다.

 

인디애너 존스가 사라진 언약궤를 찾아 이집트의 사막을 누빈다는 설정에 착안해서 이번에는 클레오파트라의 알이라니... 사라진 언약궤의 전설은 들어 보았지만, 클레오파트라의 알들은 참 낯설다. 로마와 발렌시아까지는 몰라도, 아르헨티나는 아무래도 너무 멀리 가버린 그런 느낌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오뎃사 프로젝트로 수많은 나치 고위 관계자들이 라틴 아메리카로 숨어들어 이름과 정체를 숨긴 채 생존했다는 썰도 <레드 노티스>의 각본을 맡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게 아닐까 싶다.

 

비꼬기가 난무하고, 아무도 믿어서는 안된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끝까지 유지된다. 결국 이놈도 저놈도 다 믿어서는 안된다. 나쁜 놈, 이상한 놈 그리고 더 나쁜 놈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부스와 하틀리의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는 그 정도면 애교지 싶다. 물론 부스의 경우, 아버지가 그렇게 애타게 찾던 시계가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이 나름 신선했다고나 할까.

 

이런 영화가 속편이 나오지 않는다면 너무 아쉽지 않을까? 기껏 결성한 더록, 갤 가돗 그리고 데프풀 트리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뱀다리] 엔딩 시퀀스에 나오는 왕년의 밴드 듀런 듀런이 부른 노아~ 노아~ 노토리어스는 내게는 듀런 듀런의 마지막 힛트곡으로 기억된다. 요즘 사람들이 이 노래를 알랑가 모르겠다. 한창 잘 나가던 듀런 듀런이 내분으로 박살내고 3인조로 거듭나서 발표한 곡이다. 지금 다시 들어도 너무 좋다. 팀의 리드 보컬 사이먼 르본이 뮤비에서 신나게 탬버린 흔드는 장면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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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4 2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이제는 넷플리스 마니아시군요~!! 사진속 배우들의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네요~!!

레삭매냐 2021-11-14 23:52   좋아요 4 | URL
네 고대해 마지 않던 영화라
아주 즐겁게 봤습니다.

볼거리가 차고 넘치지요.
킬링 타임용으로 그만입니다.

mini74 2021-11-15 00: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도 광고를 하길래 넘 궁금했는데 매냐님 글 읽으니 궁금증 해소 감사감사ㅎㅎ볼거리가 많다니 제 맘에도 쏙 드네요 *^^*

레삭매냐 2021-11-15 08:58   좋아요 4 | URL
원래 제작비가 1억 6천만 달러
였었는데, 개봉이 늦어지면서
4천만 달러가 추가로...

영화도 결국 돈의 잔치인가
합니다.

돈 많이 든 만큼 재미집니다.

라로 2021-11-19 11: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사람 아니라서 압니다요. 🙋🏻‍♀️
이 영화도 봐야겠어요!! 넷플릭스란 말이죵!!!

레삭매냐 2021-11-23 11:41   좋아요 0 | URL
아, 노아~ 노아~ 노터리어스!
요걸 안단 말쌈이시죠 ㅋㅋㅋ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
드디어, 마침내, 결국 도끼샘 전집의 실물을 영접하다.

대단하다. 1년 동안 읽을 책이냐고 묻는다. 오 주여 _
그렇지 않아도 책탑이 되어 가는 책방에 이걸 어디에
둔단 말인가.

이것은 행복한 고민인가. 무인도에 갈 때 가져가면
되겠다.

비니루 포장을 뜯기가 살짝 두렵다.


왠지 이 책들을 읽을 적에는 의관

을 정제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에 읽어야할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

이 강하게 온다.


오늘 니콜라이 고골이의 신간도 받

았는데... 같은 로씨야 사람들이지만

도끼샘의 광휘에 고골이의 책이 그만.



모름지기 사진은 자연광이 최고인데, 실내등

에 대충 찍으려다 보니 베스트샷이 나오지 않

았다.

 

그래도 박스세트의 겉면에 도끼샘의 생몰연도

와 초상이 금장으로 박혀 있다. 멋지다.



작년에 문동에서 하는 도끼샘 읽기 프로젝트

로 수년간 완독하지 못해 나의 양심을 꼬집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다 읽고 나

서 내친 김에 <죄와 벌>도 두 번째 읽었다.

 

일찍이 이탈로 칼비노가 이렇게 말했지.

고전과 짝을 이루는 말은 다시 읽는다라고

했던가.

 

나도 이제 적어도 도끼샘의 책 가운데 두 개

는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악령><백치>는 아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악령>을 집어 들었다.



행간과 자간이 기존의 쬐그만 녀석들

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도끼샘의 전집은 나중에 나이가 들어

(뭐 지금도 충분히 먹었다!) 눈이 침침

해져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내 맘대로 상상해 본다.

 

책은 평생 읽을 거니까 말이다.


[뱀다리] 다시 한 번 고마워요 카카오페이 !!!

이 전집을 읽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겠

습니다.



기존의 열책 도끼샘 책과 비교 샷이다.


얼마나 큰지 감이 오시는지요...



박스가 벌써 울기 시작했다 오우 노우!!!


너무 빡빡하게 제작한 박스 세트의 부

작용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일어나 버리

면 정말 - 좀 너선하게 만들어 주셨어야.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천 마감을 안

으로 칠 게 아니라, 밖에서 마무리했어

야 했다. 아 쫌 속이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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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1-12 20: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으리으리하네요??!!!!!

레삭매냐 2021-11-12 21:02   좋아요 5 | URL
비싼 책이라 그런지 황홀할
따름입니다.

예전의 열책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 듯 하네요.

망고 2021-11-12 20: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와! 실물 정말 고급스러워요👍

레삭매냐 2021-11-12 21:02   좋아요 5 | URL
네 매우 고급집니다.

마구 쓰담하고 있습니다.

청아 2021-11-12 20:3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레삭매냐님 너무 재밌습니다ㅋㅋ 비니루에 쌓여 있지만 럭셔리함이 못견디고 뿜어져나오네요👍

레삭매냐 2021-11-13 06:47   좋아요 5 | URL
무게와 부피가 상당하네요.

대단합니다. 둘 데가 없어서
머리에 이고 있을라고요.

mini74 2021-11-12 20:3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 한 이틀 감상 후에 비니루 뜯으시면 어떨지 ㅎㅎㅎ *^^*

레삭매냐 2021-11-12 21:03   좋아요 4 | URL
바로 째서 검수 완료했답니다 :>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stella.K 2021-11-12 20:3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오, 도착했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뽀대 안 나게 책탑 만들 수는 없잖습니까?
저는 어디 둘 때가 없어서 포기했어요.ㅠㅠ
전 일케 보는 것으로 만족할랍니다.
페이퍼백이여 어여 나와라! 오~주여.ㅋㅋ

레삭매냐 2021-11-12 21:06   좋아요 5 | URL
이렇게 엄청난 사이즈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적어도 책방의 책칸에서 두 칸
은 비워야 책들이 넉넉하게
들어가지 싶습니다.

책보다 책장이 비싼 건 무엇.

페넬로페 2021-11-12 20: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영롱한 자태가 빛이 납니다~~
행복한 고민, 부러워요^^

레삭매냐 2021-11-12 21:07   좋아요 5 | URL
그간 열책의 단점 중의 하나로
지적되어온 자간이 아지 널찍
합니다.

다만 책이 묵직하야 손에 들고
다니면서 읽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2021-11-12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2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11-12 21:0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도 특별판 구매하셨군요~!! 완전 영롱해 보이네요 ㅋ 택배가 와있다고 문자는 받았는데 집에를 아직 못가서 확인을 못했어요 😅 아까워서 비닐도 칼로 정교하게 뜯어야 할거 같아요 ㅋ

레삭매냐 2021-11-12 21:09   좋아요 6 | URL
내년에는 도끼샘의 책만 읽어도
될 것 같더라는 느낌적 느낌이
팍팍 듭니다.

네 저도 혹여 책에 상처라도 날까
하여 조심스레 캇타칼로 비니루를
제거했습니다.

그냥 멋집니다 책덜이.

독서괭 2021-11-12 21:0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우왓 뜯은 것도 보여주세요~~😫😫😫

레삭매냐 2021-11-13 06:48   좋아요 6 | URL
네 일단 들고 있던 갤탭으로
찍은 사진만 한 장 달랑 올렸
습니다. 너무 급해서요 ㅋㅋ

비디오로그 뭐 그런 것 할 줄
알았다면 언박싱 프로젝트를
할 걸 그랬나 봅니다 :>

초감동의 순간을 함께 하고자~

독서괭 2021-11-13 01:08   좋아요 2 | URL
사진 잘 봤습니다~~!! 아 너무 멋지네요.. ㅠㅠ

초란공 2021-11-12 21: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말씀하셨던 기념판이 무사히 도착했네요~ 눈이 시립니닷^^ 일단 글자 보기 편하게 편집된듯한데 어떠신가요?

레삭매냐 2021-11-12 21:30   좋아요 6 | URL
넵 말씀해 주신 대로 편집에
공을 들여서 기존의 열책과
많이 다른 편안한 독서가 가능
하답니다.

기존에는 왤케 빡빡하게 글자
를 배치해서 진을 빠지게 했
는지 모르겠습니다.

초란공 2021-11-12 21:31   좋아요 6 | URL
레식매냐님도 그러셨군요 ㅋ 저만 까다롭게 구는건가 싶었습니다^^;;

붕붕툐툐 2021-11-12 22:53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도끼샘을 소유하려는 자, 전집의 무게를 견뎌라! 이건가요? 사진으로 영접한 저는 그저 아름답기만 합니다. 부럽습니다.. 흑흑..ㅋㅋ

레삭매냐 2021-11-13 06:34   좋아요 3 | URL
전집 드랍게 무겁습니다...

사이즈 보고 놀랐습니다.

단발머리 2021-11-12 23: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진심으로 아름답습니다. 아까워서 꺼내 읽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11-13 06:35   좋아요 4 | URL
과연 읽기는 할 거냐는
핀잔을 벌써부터 먹고
있습니다 ^^

얄라알라 2021-11-12 2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정.흐뭇흐뭇 행복해하시는 레삭매냐님 의관정제.진짜하셨을것같은~~또끼쌤.전집에.행복해하시는.그 마음을 플친님들음 또 다 이심전심 느끼시고^^그래서 저도 서재.자주드나드나봅니다. 책.이렇게.사랑하시는.분들과.함께라면 덩달아.행복

레삭매냐 2021-11-13 06:36   좋아요 3 | URL
얄라님의 말씀하신 대로 그러합니다.

마치 플친님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덧글로 동참해 주시니 더욱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리고 포인트는 이 책을 날로 먹...

얄라알라 2021-11-12 23: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페넬로페님.어록^^영롱 ~~~^^ 그러고보니.영롱영롱입니다^^

레삭매냐 2021-11-13 06:37   좋아요 4 | URL
비니루가 쌓인 채로 사진을
찍어서 더더욱 영롱해 보이
지 않나 추정해 봅니다 ^^

라로 2021-11-12 23: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와!!! 글 제목 읽자마자 바로 들어왔어요!! 첫번째 사진은 후광이 느껴지네요, 그래!!! 저도 열책은 편집 때문에 손이 잘 안 가는데 이 책 편집은 편안해 보여요. 다시 읽는다!!! 가 고전의 다른 말이라시니 저는 늑대줌마 다 읽고 매냐님의 뒤를 따르겠습니다. 카카오페이!!! ㅎㅎㅎ

레삭매냐 2021-11-13 06:40   좋아요 3 | URL
다시 생각해 보니 이탈로 칼비노
<고전>을 읽으면서 정말 고전했
던 기억이 - 고수의 품격은 이런
것인가 하고요.

그 다음에 아리오스토의 <광란의
오를란도>를 그 책을 알게 되어
미친 듯이 가지고 싶어했었죠.

결국 아카넷에서 출간되었는데
금방 절판되는 통에 그만...

늑대줌마 고고씽!

잠자냥 2021-11-12 23:3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우아…. 절대 누워서 들고 읽을 수 없는 무게군요! 졸다가 떨어뜨리면….!

초란공 2021-11-13 00:16   좋아요 6 | URL
헐, 그럼...‘책이 도끼‘가 되는 체험을 하게 될듯합니다.

레삭매냐 2021-11-13 06:38   좋아요 4 | URL
네 맞습니다, 누버서
보다가 책을 떨어 뜨리는
순간 골로 갈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이 초란공님, 센스쟁이~!
도끼샘을 영접하는 것이지효.

그레이스 2021-11-15 14: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디에 둘지는 나중 일
부러워요

레삭매냐 2021-12-01 14:15   좋아요 2 | URL
어찌어찌 책방에 공간을 맹글
어서 욱여 넣었습니다 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12-07 1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살까 말까 고민되는데 레삭님 사진일아 리뷰보니깐 사고 싶네요ㅠㅠ

초란공 2021-12-07 1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끼샘이 고골의 친정부적인 정치적 행보를 비판하는 글을 읽고는 사형선고를 받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도끼샘은 탄생 200년이 지난 시점에서 뒤끝있고 ‘우아한‘ 복수를 해준 셈이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