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지난 23일날 책을 두 권
주문했다.
그리고 정갈한 마음으로 램프의 요정이 나에게 성탄절 선
물을 건네 주리라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램프의 요정은 나의 그런 마음을 저버렸다네...
문자가 하나 띡 왔다.
배송이 어쩌구 저쩌구 하야 기한 내에 오지 못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원하면 램프의 요정이 배송비를 내고 반품을
받아 주겠다나. 아니 그런 게 아니잖니!
암튼 그래서 자그마치 8년 만에 배송 지연으로 반품을 심각
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나의 손꾸락은 아침 나절에 사무실
추위에 곱았지만 자꾸만 반품 클릭을...
그러다가 관두자. 택배 기사님이 뭔 죄냐 이 강추위에...
하는 마음으로 택배를 다시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업무 시간 중에 택배는 오지 않았고, 그냥 내일 받
지 뭐 하는 마음으로 퇴근하고 나가는데 택배기사님을
두둥 만났다.
램프의 요정에서 보내준 택배는 주문한 책 비닐 한 개
만이 아니었다. 어라 내가 두 개 주문하진 않았는데...
부피는 왜 또 이리 큰 겐지. 바로 예상했다. 아 램프의
요정이 보내준 패딩이 도착했구나 ㅋㅋㅋ
라고 착각하고 싶어졌다.
의기양양하게 그렇게 두툼한 박스를 안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부피가 커서 버스에서 자리에 앉지 못했
다면 고생할 뻔.
이번에는 조촐하게 패딩 대신에 스누피 일력과 다이어
리가 도착했다. 그냥 만오천원 정도에서 원하는 책 한
권 날려 주시면 안될까라는 망상은 잠시 접어 두고...
이거라도 어딥니까라는 마음으로 고맙게 받자옵니다.
여튼 램프의 요정 고.마.워.요. 어떻게든 잘 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