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
드디어, 마침내, 결국 도끼샘 전집의 실물을 영접하다.
대단하다. 1년 동안 읽을 책이냐고 묻는다. 오 주여 _
그렇지 않아도 책탑이 되어 가는 책방에 이걸 어디에
둔단 말인가.
이것은 행복한 고민인가. 무인도에 갈 때 가져가면
되겠다.
비니루 포장을 뜯기가 살짝 두렵다.
왠지 이 책들을 읽을 적에는 의관
을 정제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에 읽어야할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
이 강하게 온다.
오늘 니콜라이 고골이의 신간도 받
았는데... 같은 로씨야 사람들이지만
도끼샘의 광휘에 고골이의 책이 그만.

모름지기 사진은 자연광이 최고인데, 실내등
에 대충 찍으려다 보니 베스트샷이 나오지 않
았다.
그래도 박스세트의 겉면에 도끼샘의 생몰연도
와 초상이 금장으로 박혀 있다. 멋지다.

작년에 문동에서 하는 도끼샘 읽기 프로젝트
로 수년간 완독하지 못해 나의 양심을 꼬집
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다 읽고 나
서 내친 김에 <죄와 벌>도 두 번째 읽었다.
일찍이 이탈로 칼비노가 이렇게 말했지.
고전과 짝을 이루는 말은 “다시 읽는다”라고
했던가.
나도 이제 적어도 도끼샘의 책 가운데 두 개
는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악령>과 <백치>는 아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악령>을 집어 들었다.

행간과 자간이 기존의 쬐그만 녀석들
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도끼샘의 전집은 나중에 나이가 들어
(뭐 지금도 충분히 먹었다!) 눈이 침침
해져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내 맘대로 상상해 본다.
책은 평생 읽을 거니까 말이다.
[뱀다리] 다시 한 번 고마워요 카카오페이 !!!
이 전집을 읽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겠
습니다.

기존의 열책 도끼샘 책과 비교 샷이다.
얼마나 큰지 감이 오시는지요...

박스가 벌써 울기 시작했다 오우 노우!!!
너무 빡빡하게 제작한 박스 세트의 부
작용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일어나 버리
면 정말 - 좀 너선하게 만들어 주셨어야.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천 마감을 안
으로 칠 게 아니라, 밖에서 마무리했어
야 했다. 아 쫌 속이 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