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
















사람의 눈은 카메라의 렌즈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렌즈처럼 앵글에 비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투과시키지 않는다. 가령 석양에 물든 산자락을 넋을 잃고 바라볼 때도 자연의 풍광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는 마음을 비우고 본다 생각할지라도, 실상은 바라보는 대상 위에 영혼의 얇은 막을 무의식적으로 덮어씌운다. 그 얇은 막이란 어느 사이엔가 성격이 되어버린 습관적인 감각, 찰나의 기분, 다양한 기억의 편린들이다. 풍경 위에 이러한 막을 얹고, 막 너머를 희미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즉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 

- <초역 니체의 말 2>, 21쪽.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집을 팔고 작은 전셋집에서 살게 되고 게다가 남편은 중국에 가서 일하게 되어 부부가 따로 떨어져 살게 된’ 여성이 있다고 지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다. 이 부부는 가난하지만 사이가 좋아서 아내는 남편을 그리워한단다. 이 얘기를 듣고 어떤 이는 사이좋은 부부가 경제 사정으로 떨어져 살게 되었으니 불행한 부부라고 하고, 어떤 이는 그런 상황에서도 사이좋으니 행복한 부부라고 한다. 니체가 말한 대로 그가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의 일부이기에 해석이 다르리라.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본다.


A라는 사람이 친구 B에게 전화를 걸어 C라는 친구의 안부를 묻는다.


A : “C는 요즘 어떻게 지내니?”

B : “걔, 경제 사정이 나빠져서 작은 전셋집으로 이사했고 남편마저 중국에 가서 일하게 되어 따로 떨어져 살고 있어. 부부 사이가 좋으면 뭐 해. 걔가 그렇게 불행해질 줄 몰랐어.”


같은 질문에 이렇게 대답할 수도 있다.


A : “C는 요즘 어떻게 지내니?”

B : “걔, 경제 사정이 나빠져서 작은 전셋집으로 이사했고 남편마저 중국에 가서 일하게 되어 따로 떨어져 살고 있어. 남편이 보고 싶대. 그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부부 사이가 좋으니 참 행복한 애야.


이처럼 같은 정보를 가지고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여 전할 수 있다. 전해 주는 사람이 사실만 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해석도 함께 전한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되겠다. 



....................

위의 글은 2014년 1월 27일에 내가 쓴 글을 조금 고쳐 쓴 것이다. 다시 말해 10년 전의 오늘 날짜에 올린 글을 고쳐서 올린 것이다. 


오늘 알라딘 ‘북플’에 들어갔더니 다음과 같은 글이 눈에 띄었다. 


”10년 전 오늘, 페크pek0501님이 재미있게 읽은 <초역 니체의 말 2>에 남겨주신 글입니다.“


알라딘 ‘북플’ 덕분에 내가 위의 글을 쓴 적이 있다는 걸 알았다. 글감이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한 가지 글감을 얻은 기분이다.  


알라딘에 감사드린다. 







새해에 구매한 책이 다섯 권이다. 사진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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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1-27 18: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알라딘 북플이 10년전에 쓴 글도 알려주나요? 저는 제일 오래된 게 3년전 걸 보여줘서 이건 언제 거까지 보여 줄건가 했는데 꽤 오래된 것도 보여주네요. 하긴 제가 북플을 설치한게 3년쯤에 스맛폰으로 바꾸고 나서니까 그때 것부터 보여주나 보네요. ㅋ
전 책은 작년 말에 사고 아직 안 사고 있는데 좀 근질근질 합니다. 사 봐야 고리짝 옛날 소설인데 전 왜 요즘 나오는 쌈빡하고 멋진 소설은 안 읽나 모르겠어요. ㅋ

페크pek0501 2024-01-28 12:37   좋아요 2 | URL
10년 전뿐 아니라 그 전의 것도 알려 주지요. 서재에 글을 올린 시작일로부터 글을 올린 날짜가 겹치면 알려 주는 것 같아요. 제가 2009년에 서재를 개설했으니 15년 동안 쓴 글 중, 오늘 날짜에 올렸던 글이 뜨는 거니까 뜰 가능성이 많지요. 스텔라 님은 3년전쯤 오류가 발생해서 그럴 거예요.
오! 책을 안 사시다니 놀랍네요. 요즘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한강의 소설이 인기인 듯합니다. 저 역시 요즘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레 미제라블 3, 몽테뉴와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고 있으니 요즘 나온 책을 볼 여유가 없네요. 고칠현삼 독서법이라고 있잖아요. 고전과 현대가 7 대 3이니 괜찮다고 봅니다.^^

stella.K 2024-01-28 13:24   좋아요 1 | URL
아, 그러고니 예전에 서재 날릴뻔 하다 복구한적 있는데 그때부터 되는 건가봐요. 이전 건 날리고. ㅋ

2024-01-28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4-01-27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트렌드코리아를 사셨군요. 저도 얼마전에 읽었는데, 매년 이 책이 출간되어서 참 좋아요. 그 해의 가장 빠른 트렌드 정리가 되는 것도 좋고, 올해는 작년보다 읽기가 더 좋게 구성된 것 같더라구요.
전에는 10여년이면 긴 시간 같았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페크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1-28 12:39   좋아요 2 | URL
트렌드 코리아가 이번에 재밌는 내용이 많아졌어요. 점점 나아지는 듯합니다. 특히 분초사회, 를 인상적으로 읽었어요. 그것 정리해 올리고 싶은데 정리하느라 시간 보내면 제가 독서할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생략하게 되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cyrus 2024-01-27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말은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쓰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소크라테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아요, 물론 글도 글쓴이의 참모습을 완전히 보여주지 못하지만요. ^^

페크pek0501 2024-01-28 12:4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래서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 것보다 오히려 독서 모임이 더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요. 전문가의 생각을 주입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게 유익하다는 점에서요. cyrus 님처럼 독서 모임을 꾸준히 하시면 좋은 공부가 될 겁니다. 고맙습니다.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4-01-28 0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같은 걸 봐도 다르게 생각하겠습니다 다르게 살고 생각이 달라서 그렇겠네요 아무리 좋은 것도 보는 사람 그때 형편에 따라 다르게 보이겠습니다 어떤 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보는군요 안 좋은 일에서도 좋은 걸 찾아내는 것도 좋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1-28 12:43   좋아요 1 | URL
같은 걸 보면서도 시각 차이가 생기는 게 신기하지요? 굳이 나누자면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레미제라블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2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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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나르디에’에게 팡틴의 서명이 들어간 편지를 보여 주고(213쪽) 코제트를 데리고 나온 장발장은 포슐르방 영감의 도움을 받아 수녀원에서 살게 된다. 경찰 ‘자베르’에게 쫓기는 몸이어서 수녀원은 그의 은신처가 된다. 수녀원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흥미진진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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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뭇잎 하나가 – 나희덕


그간 괴로움을 덮어보려고

너무 많은 나뭇잎을 가져다 썼습니다

나무의 헐벗음은 그래서입니다

새소리가 드물어진 것도 그래서입니다

허나 시멘트 바닥의 이 비천함을 

어찌 마른 나뭇잎으로 다 가릴 수 있겠습니까

새소리 몇 줌으로

저 소음의 거리를 잠재울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내 입술은 자꾸만 달싹여

나뭇잎들을, 새소리들을 데려오려 합니다


또 나뭇잎 하나가 내 발등에 떨어집니다

목소리 잃은 새가 저만치 날아갑니다(94쪽)






북향집 - 나희덕


겨울 햇살 비껴가는

북향집에 그가 앉아 있었다

전등도 켜지 않고

저녁을 맞고 있는 그의 침묵 속으로

우리는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어둠이 혼자 그의 맨발을 씻기고 있었다

발등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우리가 둘러앉은 후에도

물기 어린 어둠에 자주 눈을 주었다

올 겨울은 매화盆도 꽃을 맺지 않았다고,

개가 새끼를 세 마리 낳았다고, 

드문드문 이어지는 말소리 사이로

늙은 고양이가 어슬렁거리다 잠이 들고

우리는 외로움을 배우러 온 그의 제자들이 되어

온기 없는 거실에 오래 앉아 있었다


북향집 식어가는 아궁이,

그의 마음에서 천천히 걸어나왔을 때

마당에는 눈이 서걱거렸다

대문 앞에 그가 오래 서 있었다(59쪽)







상수리나무 아래 – 나희덕


누군가 맵찬 손으로

귀싸대기를 후려쳐주었으면 싶은


잘 마른 싸릿대를 꺾어

어깨를 내리쳐주었으면 싶은


가을날 오후


언덕의 상수리나무 아래

하염없이 서 있었다


저물녘 바람이 한바탕 지나며

잘 여문 상수리들을 

머리에, 얼굴에, 어깨에, 발등에 퍼부어주었다


무슨 회초리처럼, 무슨 위로처럼(78쪽)



....................

오늘 서울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눈이 오고 있었다. 

추운 마음에 이불을 덮어 주듯 무슨 위로처럼 내리는 눈.

















나희덕, <사라진 손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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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01-17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눈이 왔군요.
제가 사는 곳은 부슬부슬 비만 뿌렸습니다.
눈이불이 pek님께 따뜻한 위로가 되었을겁니다.

페크pek0501 2024-01-18 19:06   좋아요 1 | URL
눈이 포근하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비와는 다른 느낌이죠.
밖에 나갔다가 눈길에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 걸었답니다.
어제 낮에는 눈이 오더니 밤엔 비가 계속 내리는 것 같았어요. 빗소리가 좋더군요.^^

서니데이 2024-01-17 1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눈이 많이 왔네요. 여긴 그 정도는 아닐거예요.
지금은 해가 져서 잘 보이지 않을 것 같고요.
눈이 와서 하얗게 된 겨울 사진은 참 예쁘네요.
그래서 눈오는 날을 좋아하는 분도 많겠지요.
사진 잘 봤습니다. 페크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1-18 19:09   좋아요 2 | URL
눈은 실내에서 볼 때만 좋은 듯합니다. 막상 나가니까 길이 미끄럽고 춥고 그랬어요.
친정에 다녀왔지요. 가까운 거리가 눈길이라 멀게 느껴지더군요.
눈 오는 날이 좋은 것은 드문 날이라서 더 그런 듯합니다. 어제는 겨울다운 날이었어요.
서니데이 님도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2024-01-17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8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4-01-17 1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정말 펑펑 오더군요.
그래도 춥지 않아 거의 녹았습니다.
올겨울은 참 묘한 것 같습니다.
보통 겨울은 우리나라는 건기에 속하는데 이렇게 눈이오고 있으니.
봄되면 산불 나는데 이번 봄은 좀 덜 나려나 싶기도하고.
암튼 겨울도 얼마나 남았을까 싶네요.

페크pek0501 2024-01-18 19:15   좋아요 2 | URL
녹은 곳도 있고 눈 쌓인 곳도 있더군요. 겨울은 겨울대로 불편한 점이 있네요. 더운 여름보단 낫다고 생각했는데
요 며칠 동안은 추워서 겨울도 불편하구나, 하는 간사한 생각을 했어요.
비나 눈이 오면 산불이 예방되는 것 같아 안심이 되긴 해요.
벌써 겨울이 가면 아니되옵니다. 겨울이 가고 나면 금방 여름이 올 것 같아서요.ㅋㅋ

희선 2024-01-19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틀 전에 눈 많이 왔군요 라디오 방송에서도 눈이 많이 내린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것도 저녁에 들었어요 낮에 못 듣고 밤에 재방송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비가 왔는데... 어제 새벽에도 비가 오고... 겨울에 눈이든 비든 와야죠 눈이 오는 게 더 나을 테지만... 페크 님 시도 만나시고 쏟아지는 눈을 보셨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1-20 08:11   좋아요 0 | URL
눈이 오니 반갑더군요. 올해는 시를 많이 읽어야겠단 계획을 세웠죠. 시적인 문장을 저도 쓰고 싶어서요.ㅋㅋ
눈이 오니 갑자기 시와 함께 글을 올려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시와 눈이 왠지 어울릴 것 같아서요.
어제는 친정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약 타러 갔고, 오늘은 대구에 1박2일로 갑니다. 시어머니 생신을 맞아 다 모이기로 했거든요. 외동딸에 맏며느리이다 보니 할 일이 생기네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하나의책장 2024-01-20 0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 쏟아진 눈 덕분에 열심히 집앞과 마당을 치웠지요^^
매년 마당이랑 옥상에 쌓인 눈을 모아 미니 눈사람이라도 만들었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녹아 올해는 그냥 넘어갔어요ㅎㅎ
날이 또 추워진다고 하던데 감기 조심하세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1-20 08:14   좋아요 1 | URL
하나의책장 님, 반갑습니다. 저도 예전엔 마당에 쌓인 눈을 치웠던 적이 있었지요. 결혼한 후로는 아파트에 살다 보니 마당을 치울 일이 없네요. 눈사람은 어린 시절에 만들어 봤을 뿐 어른이 되고 나니 눈 구경만 합니다.
다음 주부터 또 추워진다는군요. 겨울도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은 모양입니다.
하나의책장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024-01-24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27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4-01-26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내려다 본 눈 사진은 좋네요.
그런데 정말 페크님께서 서니데이님께 답글로 쓰신 것처럼,
눈은 볼 때만 좋은 것 확실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동네 뒷동산 같은 급격한 경사를 한참 올라가야 하는 달동네 같은 곳이예요.
여기는 눈이 오면 골목길이 온통 다 얼어붙어 버리고,
골목 안에는 햇빛이 잘 들지 않아서 겨울 내내 얼음이 잘 녹지도 않아요.
그래서 저는 매년 겨울마다 등산화만 신고 다닙니다.
일반 운동화나 구두 같은 신발을 신으면 미끄러져 넘어지기 때문에 못 신어요.

페크님 덕분에 오랜만에 나희덕 시인의 시를 읽어보네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4-01-27 10:28   좋아요 0 | URL
눈은 보기에만 좋은 게 맞아요. 저도 미끄러질까 봐 눈이 오는 날엔 꼭 운동화를 신어요.
새해에는 시를 많이 읽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반가웠습니다.^^
 



1. 예술은 미안함과 연민의 기록















왕은철, <따뜻함을 찾아서>


그는 “뱀을 볼 때마다 / 소스라치게 놀랐을 / 뱀, 바위, 나무, 하늘”을 대비하며 자신에게서 타자로 중심을 이동시킨다. 

그는 「반성」이라는 시에서도 미안한 마음에 중심을 이동시킨다. “늘 / 강아지 만지고 / 손을 씻었다 / 내일부터는 손을 씻고 / 강아지를 만져야지.” 강아지를 만지고 손을 씻는 것은 내가 먼저라는 말이고,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지는 것은 강아지가 먼저라는 말이다. 시인은 늘 자기가 먼저였던 것이 미안했다. 그 마음이 시가 되었다.(106~107쪽)


⇨ 뱀을 보면 우리 대부분은 자신이 놀란 것만을 생각하고 뱀이 사람을 보고 놀란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성찰하면 자신을 앎으로 해서 남을 이해하게 된다. 자신을 성찰하는 데 소홀하면 타자에 대해 둔감하여 타자의 슬픔과 고통에도 둔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시인은 함민복 님이다. 함민복 시인은 자신의 경험을 단지 경험으로 끝내지 않고, 자기를 먼저 챙긴 것에 대해 미안해 하고 동물에 대한 연민으로 승화시킨다. 


이렇듯 예술은 때때로 이 세상의 낮고 힘없는 존재, 즉 타자를 향한 미안함과 연민의 기록이다.(107쪽) 





2. 자신을 지켜야 하는 이유













전호근, <사람의 씨앗>


싹을 틔우고서도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가 있듯이 뜻을 품고 있어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법이다. 뜻은 내가 품는 것이지만 쓰임과 쓰이지 않음은 세상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양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선비가 수양하는 까닭은 세상에 쓰이기 위해서나 사람들과 사귀기 위해서 혹은 이름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42쪽)


⇨ 혼자 공부만 하다가 죽는 인생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의문을 품었었다. 자기 수양만 하다가 죽는다면 의미 없는 삶이라고 여겨 왔다. 세상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지 않아서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생각이 달라진다. 자신을 위해서도, 세상을 위해서도 우리가 공부를 하고 마음을 반듯하게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회나 국가에 해악을 끼치지 않고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하므로 나쁜 일을 하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것, 이 점을 내가 놓쳤다는 것을 알았다.


이 글을 쓰고 나니 사회와 국가에 커다란 해악을 끼친 정치인들이 떠오른다.




3. 큰 소득과 가치는 보여 줄 수 없는 것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가장 커다란 소득과 가치는 제대로 평가되는 일이 가장 드물다. 우리는 그러한 것들이 정말 존재하는지 곧잘 의심한다. 우리는 그것들을 쉽사리 잊어버린다. 그러나 그것들이야말로 최고의 실체인 것이다. 가장 놀랍고도 가장 진실한 여러 가지 사실들은 사람들로부터 사람에게는 결코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매일매일의 생활에서 거두어들이는 참다운 수확은 아침이나 저녁의 빛깔처럼 만질 수도 없고 표현할 수도 없다. 그것은 내 손에 잡힌 작은 별 가루이며 무지개의 한 조각인 것이다.(325쪽)


⇨ 가장 큰 수확은 남에게 보여 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예를 들어 부단한 노력 끝에 바라던 바를 이루었을 때의 기쁨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4. 중요한 것은 판단력













미셸 드 몽테뉴, <에세 1>


크세노폰을 보면, 최근에 배운 수업이 무엇이냐고 묻는 아스티아게스에게 키루스가 이렇게 말한다. “우리 학교의 키 큰 학생 하나가 자기 외투가 작다며 몸집이 더 작은 학생에게 자기 것을 주고 대신 그가 입고 있던 헐렁한 외투를 벗겨 갔는데, 선생님은 내게 두 사람이 이 때문에 다툰 것을 두고 판단을 해 보라고 했습니다. 나는 옷을 바꾸고 난 상태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사람 다 그렇게 해서 더 잘 맞는 옷을 걸치게 되었으니까요. 그러자 선생님은 내 판단이 틀렸다며 나는 옷이 맞는가 하는 문제만 생각했는데, 제일 먼저 고려할 것은 정의라고, 그리고 정의는 누구도 자기 소유물을 두고 남으로부터 강요당하는 일이 없기를 요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267~268쪽)


⇨ 두 사람이 제 몸에 맞게 옷을 서로 바꾸어 입은 것이 얼핏 보기엔 합리적인 것 같지만, 자기 맘대로 옷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상대편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으니 공정하지 못한 행위다. 


또 이런 경우를 상상해 보자. A가 B에게 옷을 서로 바꾸어 입자고 말했을 때 B는 싫다고 할 수도 있다. B가 입고 있는 옷은 어머니가 생일 선물로 사 준 것이라 소중해서 남에게 주기 싫어서다. 이런 경우도 상상해 보자. 옷을 바꾸고 난 뒤 나중에 B가 키가 커지자 옷을 바꿔 입은 것을 후회하며 B가 A를 원망할 수도 있다.  


그 누구도 타인의 옷을 빼앗을 권리가 없다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벌은 이 꽃 저 꽃에서 꿀을 따 오지만, 그것으로 순전히 제 것인 꿀을 만듭니다. 그 꿀은 이제 백리향도 꽃박하도 아니죠. 그와 마찬가지로 학생은 다른 이에게서 빌려온 조각들을 변형시키고 섞어서 완전히 자기 것인 작품, 즉 자신의 판단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가르침, 숙제, 공부의 목표는 오직 자신의 판단력을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282쪽)


⇨ 중학교 때였다. 세계사 시간이었던 것 같다. ‘공부를 왜 하는가?’ 하고 선생님이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 뒤 답을 말해 주었는데 ‘판단력을 키우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거였다. 그때 그 답이 얼마나 신선하게 들렸던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중학교 때 들었던 답을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몽테뉴에게서 들으니 신기하다. 


우리는 책의 내용을 흡수하고 나서 그 내용을 변형시키고 섞어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듦으로써 판단력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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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1-10 2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학생 시절에는 교과목이 많아서 다 좋아하긴 어려웠겠지만, 살면서 최소한으로 알아야 할 것들은 학생 시절의 교과과정 안에 많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걸 그 때는 몰랐고요. 많이 배우는 것도 좋지만, 왜 배우는 것인지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잘 되진 않지만.^^; 페크님, 잘 읽었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1-11 13:44   좋아요 2 | URL
그렇지요. 배우고도 잊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여름은 시원하게~, 겨울은 따뜻하게~ 보내야 좋겠지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페넬로페 2024-01-10 2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돌아보고 혼자서라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군요^^

페크pek0501 2024-01-11 13:47   좋아요 2 | URL
그렇다는 걸 책을 읽고 알았네요. 자기 성찰을 할 줄 모르는 이가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고 국가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일이 많잖아요. 자신을 뒤돌아보며 살아야겠습니다.^^

stella.K 2024-01-11 1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왕은철 교수의 말이 가슴에 와 닿네요.
예술은 그저 아름다움의 기록이라고 생각했는데
미안함의 기록이라니.
나이 들수록 왜 자꾸 연민이 생기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나중에 함 읽어봐야겠어요.

페크pek0501 2024-01-13 12:05   좋아요 2 | URL
미안함의 기록이니 그 기록하는 마음이 아름답잖아요. 그러니 미안함의 기록인 동시에 아름다운 기록이라고 봐도 될 듯해요.
스텔라 님도 연민이 생기는 걸 보니 나이 들어 가고 있나 봐요.ㅋㅋ
왕은철 님의 책은 필사하기 좋은 책이에요. 글이 짧고 구성이 탄탄하거든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4-01-12 0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부는 학교 다닐 때만 하는 게 아니겠지요 사람은 평생 공부하면서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해도 해는 끼치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여러 가지를 알려고 하면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1-13 12:09   좋아요 2 | URL
평생 공부해야 하는 것 맞아요. 자신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자신을 이해해야 타인도 이해할 줄 알겠지요. 이런 이해가 없다면 인간관계가 원할할 수 없죠. 인생에서 인간관계만큼 중요한 게 없으니 공부 특히 마음 공부는 꾸준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옛날 이야기 중, 집에 쌀이 떨어져도 글만 읽고 있다는 선비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런 인생이 무슨 소용이 있나 생각했는데 남에게 또는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으려면 공부해야 한다, 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자기 수양을 해야 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은빛 2024-01-26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어쩌다 바퀴벌레를 마주치면 나도 깜짝 놀라지만, 그 녀석도 놀라 가만히 움직임을 멈추고 더듬이만 움직이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다 내가 뭔가 내리쳐 잡을 물건을 찾아오면, 잽싸게 발을 놀려 사라져버리더라구요. 그렇지만 바퀴벌레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저 서로 재수가 없었다 여겨야 하지 않을까요? ㅎㅎ

2. 요즘 저는 어떤 새로운 일을 맡아야 할 때, 내 자신이 그 만큼 준비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공부라기 보다는 내가 어떤 일을 맡았을 때, 그것을 잘하기 위한 준비된 사람이 되기 위해 늘 평소에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 저도 오래 전에 [월든] 읽었을 때, 이 부분 공감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제가 가장 뿌듯하게 느끼는 어떤 성과를 지인들에게 공유하면, 크게 공감을 얻지 못하더라구요. 반면 남들 눈에 잘 띄는 어떤 결과가 생기면 저는 그저 운이 좋아 그랬지 하고 마는데, 남들은 막 칭찬을 하기도 하구요.

4.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어떤 제도나 규범에 의해 강제당하는 일이 많지요.
정의라는 것이 있다면 누구도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강제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단력을 키우는 일이 정말 꼭 필요한 일인데, 문제는 학교 공부로 그렇게 올바른 판단력을 키우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누구나 중학교 때 페크님처럼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는 못 하니까요. 저도 그랬구요.

페크pek0501 2024-01-27 16:27   좋아요 0 | URL
1. 저는 파리를 죽이면서 미안함이 느껴질 땐 고통을 느낄 수 없게 한 번에 죽여야겠단 생각을 해요.
2. 평소에 역량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게 맞아요. 어떤 일에 대한 준비를 할 때 그것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3.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겉만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지요. 정말 중요한 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4. 아무리 베푸는 일이라 해도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사람은 베풂을 받아들이는 사람인 거죠.
뇌물과 권력 등으로 인해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너무 많이 보아 왔죠.
가끔 판단이 안 될 때가 있긴 해요. 명석한 판단력을 지니려면 많이 공부해야 할 듯합니다.

번호를 매겨 쓰신 긴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따뜻한 겨울 보내십시오.^^
 
월든 - 완결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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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월든》을 다시 읽게 된 것은 이 책의 진가를 알고는 있었으나 완독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래서 책을 찬찬히 읽으면서 꼭 완독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내게 있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로서는 도저히 가 닿을 수 없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내딛는 일이다. 마치 외딴섬에 유폐되어 있다가 자유롭게 떠나는 여행과 같은 것이다. 내게 있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사고의 깊이를 가늠해 보는 일이다. 돌을 던져 보면 우물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듯이 글을 보면 글쓴이의 사고력과 통찰력을 헤아릴 수 있다. 사고력과 통찰력을 담고 있는 《월든》 같은 책을 만나 자유롭게 여행을 한다는 것은 독자로서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소로우는 숲 속에 들어가 홀로 생활해 보는 것을 꿈꾸어오던 것을 실현하기 위해 1845년(그의 나이 28세)에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지어 입주했다. “2년 이상을 이 호숫가의 숲 속에 사는 동안 인간과 자연, 인간과 사회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할 기회를 가졌으며, 불후의 명작이 될 《월든》의 핵심 부분을 썼던 것이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소로우는 급우들과는 달리 소위 세속적인 성공이란 것에 깊은 회의를 품었다.”(옮긴이의 말, 9쪽)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월든》은 《로빈슨 크루소》 같은 모험기로 읽을 수 있고, 자연 묘사에 있어 서양 문학을 통틀어서 《월든》을 따른 만한 작품은 없을 것이며, 《걸리버 여행기》처럼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서다. 


소로우는 숲 속에 들어가 살았던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써 놓았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으며,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138~139쪽)



이제부터 《월든》을 읽으며 내가 밑줄을 그은 글들과 그것들과 관련된 나의 단상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끝없이 노력하고, 때로는 더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인가?(61쪽)


왜 우리들의 가구는 아랍인이나 인디언의 가구처럼 소박해서는 안 된단 말인가?(62쪽)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소박한 삶’이 아닐까 한다. 예를 들어 본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른 아침에 손수 내린 커피를 마시며 느끼는 행복, 

자신이 좋아하는 시집에서 시를 골라 노트에 옮겨 적으며 느끼는 행복,

자전거 동호회원들과 함께 자전거 나들이를 하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느끼는 행복. 



젊은이들이 당장에 인생을 실험해보는 것보다 사는 법을 더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또 있겠는가? 그렇게 하면 수학 공부만큼이나 그들의 정신을 단련시키게 될 것이다.(82~83쪽) 


인생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밖에 나가 돈을 벌어 보며 세상과 부딪혀 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일부 어머니들은 대학생 자녀의 등록금을 보태기 위해 자신이 알바를 하더라도 자녀에게는 알바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공부만 하라고 한다. 나는 대학생 자녀도 방학을 이용하여 알바를 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돈을 버는 일을 함으로써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되어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고, 지난날에 컴퓨터 게임에 빠져 시간을 보낸 것을 후회하며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내가 친애하는 여러분께 당부하고 싶은 것은, 되도록 오래오래 자유롭고 얽매이지 않는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농장에 얽매이든 군郡 형무소에 얽매이든, 얽매이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129쪽)


소로우는 우리에게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글을 읽으니 자본주의 사회가 인간을 돈의 노예로 만들기도 하고, 물질적인 이욕의 노예로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때때로 사람들은 고전 연구가 더 현대적이고 더 실용적인 학문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탐구적인 학생은 그것이 어떤 언어로 쓰였고 얼마나 오래되었고 간에 항상 고전을 연구할 것이다. 고전이란 인류의 가장 고귀한 생각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154쪽)


고전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런데 소로우의 책 《월든》도 위대한 고전이 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자신의 책이 위대한 고전이 될 거라고 소로우는 예측했을까?



그러나 봄에는 메기를 낚으러 밤낚시를 오는 마을 사람들이 이따금씩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어둠을 미끼로 자신의 마음의 호수에서 더 많은 고기를 낚았던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개 빈 바구니를 들고 곧 물러났으며, ‘세계를 어둠과 나에게’ 남겨놓았기 때문이다.(198쪽)


지금이나 그때나 고기 낚시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에 잠기기 위해 낚시터를 찾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시대에나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신기하다. 

 


밭농사가 잘되어 농부의 광을 가득 채우느냐 아니냐는 비교적 중요한 일이 아니다. 금년에 숲에 밤이 열릴 것인지 아닌지 다람쥐가 걱정을 않듯 참다운 농부는 걱정에서 벗어나 자기 밭의 생산물에 대한 독점권을 포기하고, 자신의 최초의 소출뿐만 아니라 최종의 소출도 제물로 바칠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251쪽)


세속적인 논리와 세속적인 가치만 중시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는 글이다. 밭은 농작물을 수확하는 땅이기 이전에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내가 자연과 친하게 된 것은 어렸을 때의 낚시와 사냥 덕택이었던 것이다. 낚시와 사냥은 일찌감치 우리를 자연의 경관에게 소개해주고 그 안에 머물도록 해준다. 그러지 않으면 그 나이엔 자연과 별다른 친교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이다. 어부와 사냥꾼과 나무꾼 같은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들이나 숲 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어떤 의미로는 자연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들은 생업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에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하는 철학자나 시인보다도 자연을 관찰하는 데 더 나은 위치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은 이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316쪽)


내가 궁금해 하던 것이 풀렸다. 취미로 낚시나 사냥을 하는 사람들은 왜 하필 생명을 죽이는 걸 취미로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물고기 또는 토끼가 잡혀 고통당하는 것을 즐기는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글을 읽으니 알 것 같다. 낚시나 사냥은 자연을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게 해 주고,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이 중요한 사실을 소로우가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나는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았던 낚시와 사냥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젊은이가 숲과 친해지고 또 자신의 가장 독창적인 부분과 친숙해져가는 경로는 대략 그러한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사냥꾼이나 낚시꾼으로서 숲에 간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몸 안에 보다 훌륭한 삶의 씨앗을 지닌 사람이라면, 시인으로서든 박물학자로서든 자신의 진정한 목표를 찾게 되어 총과 낚싯대를 버리게 된다.(319쪽)


어린 시절에 낚시나 사냥을 해 본 경험이 있으면 자연을 사랑하게 될 듯하다. 무엇을 사랑하려면 그것 가까이에 가서 잘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해서다. 



내 나이 또래의 많은 사람들처럼 나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육류 및 차와 커피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그것들이 건강에 무슨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아내서가 아니라 어쩐지 마음에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육식에 대한 거부감은 경험의 결과가 아니고 일종의 본능인 것이다. 검소한 생활을 하고 검소한 식사를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점에서 더 아름답게 생각되었다. 완벽하게 해낸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나의 상상력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나름대로 할 만큼은 했다. 자기의 고매한 능력, 시적인 능력을 진정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은 육식을 특히 삼가고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는 것을 피하는 경향이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322쪽)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은 육식을 특히 삼가고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는 것을 피하는 경향이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라는 글은 마치 미래학자가 하는 말 같지 않은가? 요즘 건강하기 위해서는 육류보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게 좋고, 과식하는 것보다 소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므로.    


나 역시 육류를 많이 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육식을 즐기는 이들은 육식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 비해 비만이 되기 쉬워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 



우리의 인생은 놀라울 만큼 도덕적이다. 덕과 악덕 사이에는 한순간의 휴전도 없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선이야말로 절대적으로 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투자이다. 온 세상에 울려 퍼지는 하프의 소리 속에서 우리에게 특별히 감명을 주는 것은 이 선에 대한 강조인 것이다. 이 하프는 우주의 법칙을 선전하고 돌아다니는 ‘우주보험 주식회사’의 출장 세일즈맨이다. 그리고 우리의 조그만 선행은 우리가 지불하는 유일한 보험료이다. 젊은이는 나이가 들면 무감각해지지만 우주의 법칙은 결코 무감각해지는 일이 없으며 영원히 민감한 사람의 편에 선다.(327~328쪽)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이 알 수 없는 ‘우주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생각이 소로우의 글로 인해 더욱 확고해졌다.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

여태껏 발견 못 하던 천 개의 지역을 찾아내리라. 

그곳을 답사하라.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의 전문가가 되라.”(472쪽)


출처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소로우가 쓴 시인 듯하다. 


이 글을 읽으니 이런 명언이 떠오른다. “사람은 우주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자기 자신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은 그 어느 별보다도 먼 것이다.”(체스터턴) 


이 명언은 차라리 우주에 대해 알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소로우 역시 우리 마음속에서 여태껏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는 데 힘쓰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인간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전문가가 되기 어렵다고 여긴다는 걸 알 수 있다.   


진실로 바라건대 당시 내부에 있는 신대륙과 신세계를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되라. (473쪽)


자기 자신을 완전히 아는 자는 없으리라. 어떤 일을 계기로 자신에 대해 알게 될 때가 우리에겐 얼마나 많던가. 예를 들면 이러하다. A씨는 유치원 교사가 되고 나서야 아이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 유치원 교사라는 직업이 자기 적성에 맞지 않다는 걸 알았다. B 씨는 본인이 화를 잘 참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억울한 일을 당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화를 내고 나서야 본인에 대해 잘못 알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C 씨는 나이 60세에 친구를 따라 가서 도자기를 만드는 일을 직접 해 보고 나서 그 일을 본인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일을 취미로 삼게 되었다. 만약 직접 해 보지 않았다면 본인에게 그런 취미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터이다.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다. 인간은 자기의 재능을 다 발견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어쩌면 자신에 대해 가장 모르는 사람이 본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아는 자는 명철한 사람이다.

 


나는 실험에 의하여 적어도 다음과 같은 것을 배웠다. 즉 사람이 자기 꿈의 방향으로 자신 있게 나아가며, 자기가 그리던 바의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는 보통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성공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477쪽)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자기 꿈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고,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자가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높다. 



각자는 자기 자신의 일에 열중하며, 타고난 천성에 따라 고유한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481쪽)


남 하는 대로 따라가는 삶을 살지 말고 각자의 개성에 맞게 삶을 살라는 것.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482쪽)


행복하지 않다면 성공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라고 본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482쪽)


남과 비교하지 말고 각자가 적합한 방식으로 살라는 것. 



샐비어 같은 약초를 가꾸듯 가난을 가꾸어라. 옷이든 친구이든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485쪽)


욕심을 부리지 말고 간소하게 살라는 것.



‘대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불멸의 고전’이란 부제가 붙은 《월든》은 밑줄을 긋지 않은 페이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모든 페이지에 밑줄을 치게 만들었다. 소로우는 문장 구사력이 좋은 데다 음미할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글을 써서, 읽는 동안 내내 기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월든》이 나의 애독서의 하나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느끼게 되고, 자본주의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위대한 예술가는 예언자적인 통찰력을 갖는다고 볼 때 소로우 역시 위대한 예술가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자기 계발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메시지를 1817년에 태어난 소로우가 쓴 《월든》에서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욕심을 부리지 말고 독자적인 삶을 살라는 등의 메시지를 말함이다이런 메시지들은 삶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이들이 나처럼 이 책을 좋아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묘사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이들이나 소로우가 세상을 향해 던진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싶은 이들이라면 일독의 가치가 충분히 있는 역작이다. 특히 필사하면서 문장력을 키울 목적을 가진 이가 있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한다. 소로우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라 할 만하기 때문이다. 


문장가의 글을 보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호수는 안개의 잠옷을 벗고 여기저기 부드러운 잔물결이나 잔잔한 수면이 점차 모습을 드러냈으며, 안개는 무슨 밤의 비밀회의를 막 끝낸 유령들처럼 살금살금 숲의 모든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이슬마저도, 산허리에서 그러듯이 여느 곳보다 더 늦게까지 나뭇잎에 맺혀 있는 것 같았다.(133쪽)


아침은 언제나 나의 생활을 자연 그 자체처럼 소박하고 순결하게 지키라는 초대장과도 같았다.(136쪽)


나는 이런 글에 매료되곤 했다.


소로우의 관찰력이 돋보이는 대목도 있다.


나는 먼저 1피트 깊이의 눈을 치운 다음 다시 1피트 두께의 얼음을 깨서 발아래 호수의 창문을 연다. 그러고는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시며 물고기들의 조용한 거실을 내려다본다. 호수 속은 마치 불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것 같은 부드러운 광선이 사방에 퍼져 있으며, 바닥에는 여름이나 마찬가지로 밝은 모래가 깔려 있다. 호박색의 저녁노을이 질 때와 같은 영원한 물결 없는 고요가 이곳을 다스리고 있다. 그 고요는 이곳에 사는 거주자들의 침착하고 평온한 기질에도 상응하는 것이리라. 천국은 머리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발밑에도 있다.(421~422)


소로우의 외침으로 이 리뷰를 마무리한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여러분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141쪽)




....................

<후기>

1.

18개의 장으로 구성된 《월든》에서 가장 좋았던 것으로 세 개의 장만 뽑는다면 다음과 같다. 

   

1장) 숲 생활의 경제학(15~124쪽)

11장) 보다 높은 법칙들(315~333쪽)

18장) 맺는말(471~493쪽)


2.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소로우가 가족을 부양할 처지에 있었어도 《월든》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그에게 아내와 자녀가 있다면 홀로 월든 호숫가에서 2년 2개월 동안 사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고, 훌륭한 《월든》이 탄생할 수 없었으리라.


3.

《월든》을 읽다 보면 소로우가 체포되어 투옥을 당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에 대한 설명을 각주에서 읽을 수 있다.


“흑인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했던 소로우는 항의의 표시로 세금 납부를 거부했으며, 그 결과 감옥에 가게 된다.(친척 한 사람이 몰래 세금을 대납했기 때문에 그는 다음날로 풀려 나왔다.) 그는 자신의 입장을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글로 발표했는데, 이 글은 후일 톨스토이와 간디에게 깊은 감명을 주게 된다.”(각주, 258쪽)


이와 관련해 유머 감각이 넘치는 소로우의 글을 볼 수 있다.

 

물론 나는 효과가 있든 없든 무력으로 저항을 할 수도 있었고, 사회에 대해 미친 듯이 날뛸수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나는 차라리 사회가 나에 대해 미친 듯이 날뛰는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자포자기적인 것은 그쪽 편이니까. 그러나 나는 그다음 날로 석방이 되었다.(259)

 

그러고 보니 소로우는 자연 예찬론자이면서 사회 개혁가이기도 하고 유머인이었다.


참고로 소로우의 저서 중 하나로 《시민 불복종》이란 책이 있다. 

 






....................

이 글이 올해 마지막으로 올리는 글이 되었습니다. 


Goodbye 2023!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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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12-31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읽다 만 하워드 진의<서사를 바꿔라>에 소로가 언급되는데요
노예제에 반대하고 반전주의자였다고요. 그것 때문에 감옥에 갇히기도 했었다니
삶으로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며 살았던 것 같아 멋졌습니다.

페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좋은 책들로 이야기 나누어요! ^^

페크pek0501 2023-12-31 18:52   좋아요 2 | URL
미미 님, 감사합니다. 미미 님 덕분에 위의 글, 후기 3번을 추가했어요.
그걸 넣어야지 하고 표시해 놨는데 잊었어요. 호호호~~~
감사한 마음에 앞으로 제가 책을 살 때 미미 님께 땡스투 하겠습니다.
미미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책 이야기 나누며 우리 사이 좋게 지내요.^^

잉크냄새 2023-12-31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자의 설명처럼 월든은 여러가지 의미로 읽히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자연 묘사에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네요. 월든 호수의 사계절 묘사는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그 당시의 호숫가를 그와 함께 거닐다 온 느낌입니다.
물론 어떠한 인습이나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고 의도한 대로 살고자 한 구도자의 삶이 풍기는 향기는 당연한 몫이고요.

페크pek0501 2023-12-31 18:55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자연 예찬론자로서 자연 묘사가 으뜸이지요. 자연 묘사의 글을 뽑아 이미 페이퍼로 올린 바 있습니다.
표현이 멋지십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호숫가를 그와 함께 거닐다 온 느낌... 크하~~~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말라고 주장하며 그런 삶을 직접 실천해 본 점이 훌륭하지요. 이 책을 재독할 책으로 뽑습니다. 저만큼이나 잉크냄새 님도 월든에 매료된 듯합니다. 반가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필하십시오.^^

stella.K 2023-12-31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사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리뷰 잘 안 쓰시는데 오늘은 리뷰도 쓰셨네요.
월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소리 많이 들어 제껴놨는데
저도 언젠가 용기내어 읽어보겠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4-01-01 17:58   좋아요 2 | URL
스텔라 님도 사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월든, 을 필사하면서 읽어서 리뷰 쓰기가 수월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리뷰를 쓰고 나면 진이 빠져요. 그래서 제가 리뷰를 잘 안 쓰게 되나 봐요. 더 길게 썼는데 너무 길어 잘랐어요.
월든, 책을 가지고 계시다면 위에 제가 쓴 것처럼 세 개의 장만 봐도 될 듯해요. 만약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월든을 추천하지 않겠어요. 재미 없는 것, 맞습니다. 단,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며 읽을 수 있어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필사한다면 좋은 문장을 만날 수 있어 강추하고 싶어요.
스텔라 님도 건강과 건필, 기원합니다.^^

젤소민아 2024-01-01 0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월든‘의 청명함으로 2024년을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한 해도 월든처럼 뚝심있게 살아내렵니다~

페크pek0501 2024-01-01 18:00   좋아요 0 | URL
젤소민아 님,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월든처럼 뚝심있게~~ 좋네요. 님의 건강과 건필, 기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루피닷 2024-01-01 0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24-01-01 18:01   좋아요 2 | URL
루피닷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첫날이라 가족 모임이 있어서 이제야 쉴 수 있네요.
새해 좋은 날들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4-01-01 18: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해보기 전에는 잘 맞는지 알 수 없어요.
그러니 실패하더라도 시도하는 게 더 좋다는 말이 있는 것 같아요.
페크님, 오늘부터 2024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24-01-01 18:56   좋아요 3 | URL
그래서 이것저것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노력이 없으면 행복도 없는 듯합니다.
오늘부터 2024년이네요. 새해에는 덕을 많이 쌓으려고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겠습니다.(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마음만은...)
서니데이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 가득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서곡 2024-01-01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첫날 저녁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4-01-02 22:28   좋아요 1 | URL
서곡 님 반갑습니다. 새해에도 부지런히 글을 올리시는 분으로 변함없이 활동하시길 바랍니다.
새해에도 하루하루 시간이 가겠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희선 2024-01-02 0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을 잘 보고 알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자기 자신을 알려고 애써야겠군요 소로가 그런 말을 했군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예전에 읽었다 해도 거의 다 잊어버렸네요 월든 호수에서 지낸 게 스물여덟살 때였다니... 소로는 아버지가 하는 연필회사를 도와 연필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 연필 좋아하는 사람 많았다는데, 소로는 그걸 오래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페크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4년에 만나고 싶은 책 즐겁게 만나시고 마음 몸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1-02 22:26   좋아요 2 | URL
소로우는 아버지의 연필 공장에서 일하며 뛰어난 품질의 연필을 개발했다는군요. 45세에 사망한 것이 아쉬워요. 오래 살았더라면 더 일하고 더 글을 쓸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희선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책 이야기의 글을 쓰며 즐겁게 사시길 바랍니다.^^

감은빛 2024-01-03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글을 읽으면서 제가 월든을 언제 읽었는지 떠올려 봤어요.
대학 시절에 읽다가 중간에 그만뒀고,
한창 환경단체에서 일하던 중, 새만금 싸움을 겪은 과정에서
크게 마음의 상처를 입고 나서 다시 읽었어요.
이때도 완독은 아니었고, 마음이 가는 곳들 중심으로 건너 뛰어가며 읽었네요.

후기로 쓴 2번 내용 동의합니다.
가족을 돌보면서 글을 쓰는 사람은 그래서 더 위대한 사람이겠지요.

저도 이 책을 읽을 때 거의 매 쪽마다 줄을 긋게 되더라구요.
마음에 안 드는 문장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페크pek0501 2024-01-05 17:37   좋아요 0 | URL
아, 감은빛 님과는 새해 인사를 하지 않았나 보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아직 늦지 않은 듯..ㅋㅋ)
월든은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 한 번쯤 들춰 본 사람이 많을 것 같고 완독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5백 쪽 가까이 되니까 말이죠. 저 역시 이번에야 완독을 했어요. 완독하고 나니 이 책에 좋은 글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후기 2번, 가족을 부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작가로선 행운일 듯합니다.
몇 년 보내고 나서 다시 이 책을 읽을 생각입니다. 애독서로 정했어요. 문장가의 글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
반가웠습니다. 건강과 건필, 기원합니다.^^

yamoo 2024-01-04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은 독서가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군요. 한 사람의 사고의 깊이를 가늠해 보는 행위를 독서라고 생각하시니 좀 부럽기는 합니다. 제 독서 행위는 책 읽기를 가열차게 할 때 주로 쇼펜하우어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 베르그손 등이었기에 사고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고 이해하기 바빴습니다. 어느 정도 이해한 다음에는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고 이게 제 독서 패턴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래서 독서의 목적과 완성을 비판에 뒀기에 한 저자의 사고의 깊이를 가늠해 보는 차원에서 독서는 하질 못했네요. 저도 시도해 보고 싶은 독서 스타일이지만 패턴이 굳어서 좀 어려울 듯합니다..^^;;

저도 월든을 다시 읽어야 하는데....언제일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페크님의 리뷰로 갈음할까합니다. 올 해가 가기 전에 읽어야 할 터인데....

페크님 24년에는 늘 건강하고 해피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amor pati~~

페크pek0501 2024-01-05 17:45   좋아요 0 | URL
독서를 하면 몸은 내 책상 앞에 있으나 정신은 책 내용에 따라 여러 곳을 다니죠. 월든을 읽으면 월든 호수에 가 있게 되지요. 월든 호수에 한 번 가 보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언제부턴인지 사유 깊은 글이 있는 책을 좋아하게 됐어요. 깊이를 가늠해 보고 제 수준도 그곳에 닿아 보려고 노력하죠. 이게 독서의 재미죠. 몽테뉴, 에밀 시오랑, 쇼펜하우어, 장자를 좋아합니다. 한국 작가로는 이승우, 김훈의 글을 좋아합니다. 이승우 작가의 <생의 이면>은 꽤 반복해 읽었어요.

야무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과 건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24-01-05 22: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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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6 2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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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6 2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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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12: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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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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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2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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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2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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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2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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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4-01-09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페크님의 리뷰를 보니 새록새록 합니다. 100년 더 전에 쓴 글인데도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보아도
지당한 말씀들이 너무 공감하게 되네요. 간소하게 살기, 너무 욕심을 부려 일 벌이지 않기 등등 이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겠지요. 자신의 내면을 잘 돌아보아야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앍고 나아갈 수 있겠지요. 두고두고 펼쳐 볼 명 작품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좋은 책과 함께 행복한 시간 가지시길 바랄게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4-01-10 17:15   좋아요 0 | URL
저도 놀라며 월든을 읽었어요. 이번에 정독했고 필사도 많이 했답니다.
요즘 정리 잘 하기 등의 메시지를 담은 책이 나왔잖아요. 버릴 건 버리고 간소하게 살자는 거죠. 이미 소로우가 주장했더라고요. 또 자기 내면을 잘 살피기, 같은 글도 옛 시대의 소로우가 이미 썼다는 게 놀라웠어요.
모나리자 님도 하시는 일 잘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2024-01-10 0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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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0 17: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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