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도살장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0
커트 보니것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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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뉴스위크 선정 ‘역대 최고의 명저100’에 뽑힌 반전(反戰)소설이다. 1945년 연합군이 독일의 드레스덴 시에 대규모 폭격을 퍼부은 사건을 소재로 삼아 보니것 특유의 블랙 유머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다루고 있는 듯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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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5-11-09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레스덴 가보고 싶어요

페크pek0501 2025-11-11 11:06   좋아요 0 | URL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드레스덴이 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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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 「제5도살장」


어느 서재에서 커트 보니것의 책을 보고 그의 에세이를 재밌게 읽었는데 소설은 어떨지 궁금하다고 댓글을 쓴 적이 있다. 뒤늦게 알았다. 내가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는 것을. 그것도 정독하여 완독했다는 것을. 그 소설의 제목은 「제5도살장」이다. 이 책은 반전(反戰)소설이다. 책에 대한 내 기억이 흐려진 것은 리뷰나 100자평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나중에 꼭 쓰기로...)


나는 아들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대학살에는 참여하지 말라고, 적의 대학살 소식을 듣고 만족하거나 기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곤 했다.(34쪽)


나는 또 아들들에게 학살 기계를 만드는 회사에서는 일하지 말고, 우리에게 그런 기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경멸하라고 말해왔다.(34쪽)


로즈워터는 빌리보다 두 배는 똑똑했지만, 그와 빌리는 비슷한 방식으로 비슷한 위기에 대처하고 있었다. 그들 둘 다 인생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전쟁에서 본 것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로즈워터는 독일군 병사라고 오인하여 열네 살짜리 소방수를 쏘았다. 뭐 그런 거지. 빌리는 유럽사 최대의 학살을 보았는데, 그것은 드레스덴 폭격이었다. 뭐 그런 거지.(131쪽)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커트 보니것이 왜 블랙유머의 대가인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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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김성민 저자가 쓴, 소설 「스토너」의 서평에서 뽑았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소네트의 의미를 묻는 아처 슬론 교수의 질문에 스토너의 몸이 굳어 버린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기분을 느낀다. ‘모르겠나, 스토너군? 아직도 자신을 모르겠어? 자네는 교육자가 될 사람일세. 이건 사랑일세, 스토너군. 자네는 사랑에 빠졌어.’ 스토너 자신도 정의할 수 없었던 문학에 대한 이끌림을 슬론 교수는 사랑이라고 정의한다.(145쪽)


스토너는 소설의 첫 장면에서 실패한 인물처럼 묘사되지만, 마지막 장면이 그 시선을 뒤집는다. 놀라운 반전 아닌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삶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스토너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으로 살았다.(148쪽)


스토너가 물었던 ‘넌 무엇을 기대했니?’,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는가?는 어쩌면 부차적인 질문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에게 희미하게 기억되고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더라도 스토너는 문학을 향한 사랑을 끝까지 지키며 헌신했다. 자신과 동일시한 문학을. 그는 어떻게 기억되는가를 위해 자신을 버리거나 문학을 희생하지 않았다. 패배로 보이는 삶을 한 꺼풀 벗겨 보면 그 안에는 단지 패배라고만 부를 수 없는 한 사람의 고투가 있다. 스토너는 조용한 성취를 이루었다. 그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됨으로써 스스로에게 영웅이 되었다.(149~150쪽)


스토너는 남이 추구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서 추구하지 않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살았기에 영웅이 되었다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떠오른다. “나는 오직 내 마음속에서 절로 우러나오는 삶을 살려 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리 어려웠을까?”





***  

어느 날 저녁 무렵, 방에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닭장 속에서 많은 닭들이 모이를 먹고 있다. 얼마나 답답할 것인가. 비좁은 공간에 있는 닭들을 보니 가엾게 여겨졌다. 닭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인간의 이기심을 새삼 느꼈다. 


거실에서 딸이 나를 불렀다. 


“엄마 치킨 왔어.”


그 소리를 듣자마자 거실로 나갔다. 배달된 프라이드치킨의 바삭한 맛은 일품이었다. 냉장고에서 맥주 캔을 꺼내 마시며 우리 가족은 즐거운 환성을 질렀다. 


“역시 치맥이 최고야.” 


나는 인간의 이기심 따위는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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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0-30 0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5도살장은 예전에 SF소설이라고 들어서 (절판상태라)헌책방에 뒤져 읽은 기억이 나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SF소설이라기 보다는 블랙유머에 가까운 책이더군요.근데 제가 가진 예전 책들에는 커트 보네거트라고 적혀있는데 요즘은 커트 보니것이라고 하나 봅니다.이름만 들어서는 같은 작가인 줄 전혀 알지 못할 뻔 했네요^^;;;

페크pek0501 2025-10-30 10:40   좋아요 0 | URL
SF소설은 아니죠. 제2차세계대전 중 독일의 드레스덴이 폭격당한 것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독일군 포로였던 보니것이 경험한 것을 소설화한 거죠, 단상집처럼 생각의 파편들을 늘어놓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도 하고 외계인이 나오기도 하죠. 외계인이 나오는 건 아마도 꿈이든지 정신분열 증세든지 할 것 같군요.
어느 책엔 발자크를 발자끄, 라고 표기하더군요. 출판계에서 하나의 표기법으로 통일했으면 해요.^^

yamoo 2025-10-30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니것 에세이와 소설 전부 합쳐서 5권 정도 읽었습니다. 근데 저 <제5도살장>을 읽다가 말았어요. 얼른 읽어야 하는데...언제 읽을지..

그나저나 아래 시진 죽입니다. 저기 어딘가요? 지난 번 부산 여행 때 찍으신건가?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페크pek0501 2025-10-30 10:49   좋아요 0 | URL
보니것 광이시군요. 저는 그의 에세이를 재밌게 읽어서 여기 서재에도 많이 발췌해 올린 적 있죠.
지금 그 에세이 제목이 생각 안 나서 태그로, 찾아봤네요, <나라 없는 사람>이란 에세이였어요. 제 두뇌의 배터리가 이제 다 된 듯...ㅋㅋ
부산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꼭 가 보십시오. 저런 풍경 보면 부산에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2025-10-31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1-02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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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 샤비시,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


‘남자는 쓰레기다’라는 말에 대하여


사실 남자들의 쓰레기 같은 행각은 어느 나라나 다르지 않은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다.(92쪽) 


대중도 이미 알고 있는 부끄러운 통계가 차고 넘치지만 그중 하나만 들자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네 시간에 한 명꼴로 여성이 살해당하고 그중 절반은 남편이나 애인 같은 친밀한 파트너가 저지르는 범죄다.(93쪽)


영국에서 살해당한 전체 여성의 절반은 파트너 혹은 전 파트너의 손에 죽었고(남성의 경우 이 비율은 3퍼센트에 불과하다) 매주 두 명의 여성이 이런 식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쓰고 편집하는 데 2년이 걸렸는데 그동안 영국에서는 3백 명 넘는 여성이 살해당했고 그중 92퍼센트는 남성의 범죄였으며, 특히 절반가량은 파트너나 전 파트너가 범인이었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살해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통계적으로 봤을 때 여성은 자신이 연인으로 사귀었던 남성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여성은 연인을 잠재적인 살인자로 생각해야 하는 인지부조화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폭력적인 파트너와 헤어지려고 하면 인생의 그 어느 때보다 살해당할 위험에 취약해진다. 도망치는 것도 종종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간단하지가 않다.(95쪽)


물론 모든 남자가 쓰레기라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리가 알을 낳는다는 말이 수오리도 알을 낳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소수 남성들 때문에 전체 남성이 욕을 먹곤 한다.



사회화에 대하여


남자들은 잘 울지 않고 행여 눈물을 보였다가는 더 혹독하게 비판받는다.(97쪽)


요즘 남성들이 그들의 아버지 세대보다 두 배 더 눈물이 많다는 사실만 봐도 여기에는 생물학적 제한보다 사회적 제한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남성성은 서서히 남성의 감정 표현을 허용하고 있다.(98쪽)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유문화사)에 나오는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라는 그 유명한 명제를 떠올리게 된다. 이는 여성성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라 남성 중심 사회에서 사회 문화적인 영향을 받으며 생겨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여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여성이 되는 게 아니라 사회가 원하는 대로 길들여져 여성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자만 그럴까? 


남자는 어릴 적부터 눈물을 거부하는 것을 배운다. 눈물을 흘리면 남자답지 못하다는 말을 듣거나 눈물이 헤프면 큰일을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요즘 예전에 비해 남자의 눈물에 너그러워진 세상이 되었다. 그리하여 “요즘 남성들이 그들의 아버지 세대보다 두 배 더 눈물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이 달라지면서 사회화 내용도 달라졌다. 




**

잘 쓴 리뷰를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 중 두 권을 소개한다. 리뷰집이나 서평집이나 또는 에세이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김연수, 신형철, 김애란, 심보선, 최은영,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 


824쪽의 두꺼운 책인데 가격이 저렴하고 내용은 알차다. 글 잘 쓰는 작가와 좋은 글이 다 모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증보판은 <안나 카레니나>부터 <은둔자>(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110)까지 총 아흔일곱 작품에 대한 서평을 담았던 기존 판본에 <불타버린 지도>(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111)부터 <제5도살장>(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150)까지 서른네 작품에 대한 서평을 더한 것이다.

이 책에 함께한 작가들은 모두 134명.- 알라딘 ‘책소개’에서. 

 















김성민,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내가 좋아하는 소설 「스토너」와 「페스트」의 리뷰를 읽고 이 책에 반해 버렸다. 장편 소설의 내용을 요약하는 김성민 저자의 글솜씨가 탁월해서다. 보통 솜씨가 아니다.



....................

여담 : 

우리 알라딘의 자랑거리인 서평가 로쟈(본명은 이현우) 님의 글이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의 본문 첫 장에 실렸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서평을 쓰셨다잘 쓰셨다.


또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의 뒤표지에 로쟈 님의 글이 실렸다. 추천사인 듯하다.


유명한 분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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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10-18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작가가 읽은 세계문학...두껍고 가격이 착하다니 얼른 구해서 봐야겠습니다. 목차를 일단 보러 가야겠네요. ㅎㅎ 좋은 책 추천 감솨~~^^

페크pek0501 2025-10-19 16:21   좋아요 0 | URL
하하~~ 가격이 착한 책은 왜 그렇게 제 눈에 잘 띄는지... 안 살 수 없게 만드네요. 그래서 가격 대비 좋은 책을 구매했지만요... 리뷰집 중 가장 나은 책일 수 있겠어요. 글 잘 쓰는 필자들만 모아 놨으니까요. 한 편씩 읽는 재미가 있답니다.^^

모나리자 2025-10-22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의 책 인용문을 보니, 늘 그래 왔듯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여성 수난시대는 여전하다고 생각되네요.ㅜㅜ
조금씩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서평집 책은 두께가 어마어마하군요. 그래도 잘 쓴 글을 읽는 기쁨이 있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5-10-25 10:06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여성 수난시대, 는 여전합니다.
서평을 읽는 즐거움은, 제가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은 나와 다르게 어떻게 읽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고, 제가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서평은 어떤 책인가 궁금해서 읽는 거죠. 모나리자 님, 반가웠습니다.^^

2025-10-27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0-28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5-11-09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성민 작가의 책 제목을 보니 김민정 시인의 시집 제목과 비슷하네요.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이라고 2016년에 나온 시집이 있거든요.

페크pek0501 2025-11-11 11:12   좋아요 0 | URL
아, 시집 제목과 비슷하군요.
오늘 아침에도 김성민 님의 책을 읽었는데(리뷰집으로 반 이상 읽었어요) 정말 잘 써요. 작가 프로필에 ‘부엌에서 책을 읽는다‘라고 나와 있고 글 어디에선가 본 걸로 보아 ㅡ 평범한 주부였다, 라고 본 것 같아요. 남다른 역량이 느껴져 전문 서평가, 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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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 공모


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은 21세기적 소설문학의 경향성과 지향성을 반영하여 장르소설과 순수소설을 구분하지 않고 공모하여 좋은 작품은 다 선발하는 다수당선제를 원칙으로 합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신인소설상 다수당선제 공모를 통해 그동안 당선된 많은 작가가 당선의 영예를 안고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며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인소설상 당선작품은 곧바로 웹북으로 가공하여 기성작가와 동일한 조건으로 판매하고 판매 정가의 50%를 인세로 받게 됩니다. 새로운 세기, 새로운 개성을 지니고 21세기 한국 소설문학을 견인할 많은 작가 지망생들의 응모를 바랍니다.


 

공모 부문

-단편소설 : 1편 (A4 용지 10매 내외)


공모 대상

-일반 (대학생 및 대학원생 포함 일반성인)


공모 일정

-10월 1일~ 11월 30일 자정 마감

-12월말 당선작 발표


제출 방법

-이메일 제출 : gongmo@storycosmos.com

-제출 형식 : 한글/워드/PDF (글자 크기 10포인트, 행간 160%)

-작품 표지에 기입할 사항 : 작가 이름 (필명일 경우 반드시 본명 표기), 전화번호, 이메일


당선작 결정

-스토리코스모스의 신인발굴공모전은 다수당선제 원칙입니다.

-응모된 모든 작품의 심사는 스토리코스모스에서 위촉한 심사위원이 담당합니다.

-신인발굴 당선작으로 결정되면 개별 연락드리고 공지사항에 게시합니다.

-당선작은 기성문인과 동등한 대우로 스토리코스모스에서 판매되며, 등단작가와 동일하게 50%의 인세를 받습니다.​

-당선 후 창작 및 작가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합니다.


유의사항

- 투고 소설은 순수창작물이며, 미발표작품이어야 합니다.

- 응모작 접수 여부, 심사 진행 과정에 관한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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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웹북’에 대한 소개글이다.    


스토리코스모스의 웹북은 소설의 경우 원고지 100매를 기준으로 천 원의 정가를 책정합니다. 열편시집은 10편의 시를 한 권으로 묶어 천 원의 정가를 책정합니다. 에세이는 5편을 한 권으로 묶어 천 원의 정가를 책정합니다. 구매한 책은 <내 계정>에 보관되어 휴대폰, 태블릿, PC로 언제 어디서나 항상 편의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

내가 은미준 작 ‘멀리서’를 구매하여 읽고 다음과 같이 리뷰를 올렸다.  


이 소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돈이 되는 일을 하며 살 것인가 하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지를 따져 보게 만든다. 이는 꿈을 좇느냐 현실을 좇느냐 하는 문제가 된다. 돈이 권력이 되는 시대에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따른다면 가장 이상적인 삶이겠지만 이런 삶을 사는 이들은 많지 않고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만 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소설 속에서 윤재는 에어컨 설치 보조 기사나 음식 배달 퀵서비스 맨으로 일하고, 승수는 공사 현장에서 잡부 노릇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일을 하면서도 연극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고 오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연극 준비를 하려고 한다. 영어 강사로 일했던 현지는 뒤늦게야, 무대에 서고 싶다는 욕망에 들떠서 자신도 그들처럼 연극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 삶의 목표가 돈벌이로 귀착되어 버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하지만 돈벌이도 하면서 연극을 한다는 것은 몸이 약한 현지에게는 버거운 일일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두 가지 일을 병행하면서 시행착오 끝에 적절한 요령을 터득하게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지금 이 세상에는 수많은 현지, 윤재, 승수 들이 있다. 그들은 생계를 위한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자기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설렘에 가슴이 뛰는 인생을 살기를 응원한다. 편안하게 산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므로. 시련을 거쳐 더 성숙해지면 인생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믿으므로.


인상적인 사건이나 극전 반전이 없어서인지 전반적으로 밋밋한 느낌이 드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소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계도 중요하고 꿈도 중요해서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이들이 처한 현실을 잘 재현해 준 점은 이 소설의 강점이다. 작가님에게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리뷰 끝)  


멀리서: 2025-3 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 당선작



은미준 작 ‘멀리서’는 ‘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 당선작이다. ‘스토리코스모스’는 시 소설 에세이 등 문학 작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대표자가 박상우 님으로 나와 있는데 소설가 박상우 님이라고 추측한다. 왜냐하면 박상우 님의 ‘내 마음의 옥탑방’ 이란 단편 소설이 2000코인(2000원)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미준 작 ‘멀리서’를 1000코인(1000원)에 구매해서 읽었다. 종이책으로 가질 수 없고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 번 구매해 놓으면 로그인을 해서 언제든 읽을 수 있다. 



....................

소설에 관심 있는 분들은 스토리코스모스, 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들어가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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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0-16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많이 읽고 글 쓰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쯤 도전해 보시면 좋을 듯 싶네요^^

페크pek0501 2025-10-17 17:14   좋아요 0 | URL
예. 특히 소설을 응모하실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 같습니다.
단편 소설 1편이 당선이 되어 등단하면 보통은 10편 이상을 써서 모아야 책으로 묶어 독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단편 1편만 당선되어도 독자에게 선보일 수 있으니까요. 또 책 가격이 저렴해서 독자 입장에서도 좋더군요.^^

희선 2025-10-17 0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것도 있군요 전자책으로만 나오는 건가 봅니다 전자책으로 나오다 나중에 더 알려지면 종이책으로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페크 님 오늘이 지나면 주말이네요 어느새 그렇게 됐군요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5-10-17 17:16   좋아요 0 | URL
전자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웹북, 이라고 하더군요.
그렇죠. 전자책으로 공개하다가 나중에 묶어 종이책으로 낼 수도 있지요.
아, 정말 오늘 금욜이니 내일은 주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모나리자 2025-10-22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모전에 도전해 보는 것도 글쓰기 훈련에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좋은 정보입니다.^^

페크pek0501 2025-10-25 10:09   좋아요 1 | URL
소설을 습작하고 있는 이들에겐 좋은 경험이 될 듯합니다.^^
 

*














윌리엄 러츠, 「더블스피크」 


‘아, 이 책을 사 놨네.’ 이 책을 사 놓고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사 놨다는 것을 잊었던 것. 내가 요즘 정신이 없다. 예전에 책을 많이 구매하는 블로거가 책이 든 박스를 미처 풀지 못한 게 있다고 글로 써서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젠 이해할 수 있다. 또 다른 블로거는 찾으려는 책을 한참 동안 책장에서 찾다가 눈에 띄지 않아 차라리 그 책을 구매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이것도 이젠 이해할 수 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

‘대중을 유혹하는 은밀한 이중화법의 세계’라는 부제가 달린 「더블스피크」에서 내가 밑줄 친 부분을 발췌해 옮긴다. 


나치당의 이중화법은 그 자체로 이중화법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최종 해법Final Solution’을 다룰 때 정점에 달했다. 문에 나붙은 “X.Y. 이곳에 살았음”이라는 안내문은 이 집에 살던 사람이 ‘추방’, 즉 살해되었다는 뜻이었다. “수신자가 이사 감”이라는 소인이 찍힌 채 우편물이 반송되면 그 사람이 ‘추방’되었음을 의미했다.(24쪽)


헷갈린다. 역사에서 찾은 좋은 사례다.



식품 업계에서 ‘천연’이라는 단어는 아무 의미도 없다. ‘천연’ 또는 ‘완전 천연all–natural’이라는 라벨이 붙은 식품에는 향미 증진제, 증점제, 유화제, 그리고 부틸히드록시아니솔이나 부틸히드록시톨루엔 같은 보존제 등 수많은 화학물이 들어 있을 수 있다.(53쪽) 


‘무설탕’이나 ‘무가당’은 식품에 수크로스가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뜻일 뿐이고, 이는 일반 백설탕이 들어 있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해당 식품에는 칼로리가 높은 여러 감미료가 들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음식 제품에 ‘무가당’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면 달지 않은 먹거리인 줄 알고 선호했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 


 

1967년, 의원 2명이 유권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최근에 북베트남의 하노이와 하이퐁 주변에 있는 전략적 보급 창고를 겨냥한 폭격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에 찬성하십니까?” 65퍼센트가 찬성했다. “미국이 하노이와 하이퐁에 폭격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을 때는 14퍼센트만이 찬성했다.(79쪽)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진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했을 것 같다. 알면서도 방심해서 속는 경우가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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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관련한 좋은 정보를 알고 계시는 서재 님이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를 읽어 보라고 내게 권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전자책을 가지고 있었다. ‘윌라 오디오북’의 회원이라 혹시 하고 스마트폰에서 찾아 봤더니 있  었  다. 


처음 ‘윌라 오디오북’에 가입할 때는 오디오북을 애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요즘은 전자책도 애용한다. 전자책은 글자를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 주는 기능까지 있어 오디오북처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걸 작년에 알게 되었다. 며칠 전엔 오디오북도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기능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은 일부 책에만 그런 기능이 있는데 아마도 점점 확대되어 대부분의 책이 그런 기능을 갖게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오디오북을 켜 놓고 들으면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둘의 다른 점은 오디오북은 성우들이 읽어 줘서 책마다 목소리가 다른데, 전자책은 AI가 읽어 주는지 어느 전자책이든 남성의 한 목소리로 통일되어 있다. 이 목소리를 나는 선호한다. 


우리 애들은 ‘밀리의 서재’를 애용한다. 큰애는 ‘밀리의 서재’ 덕분에 지하철 안에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올해 여덟 권의 책을 완독했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면 한 달에 한 권을 읽을 수 있는 셈이다. 


누구나 종이책을 사고 나서 책 내용이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을 이용 시 쉽게 완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지만, 책 내용을 미리 알고 종이책을 구매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나의 경우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으로 접해서 맘에 드는 책을 만나면 꼭 종이책을 사는 습관이 있다. 결과적으로 좋은 종이책을 구매할 가능성이 예전보다 높아졌다.   


책 하나만 봐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윌라’에 있는 책들이다.(휴대전화 화면을 캡쳐함.)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는 권하는 분이 있으니 일단 전자책으로 읽어 볼 예정이다.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통해 저자에게 남다른 역량이 있음을 알았기에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를 종이책으로 사 놓았다. 먼저 오디오북으로 들을 예정이다. 유시민 작가는 정치인보다 작가가 훨씬 어울린다. 글을 참 잘 쓴다.  


다나카 히로노부의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는 오디오북으로 앞부분을 들었는데 종이책으로 사 봐도 될 만큼 유익한 책인 듯싶다.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는 것, 기억해 두어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



시동생이 보내 온 사과.



..........사과처럼 풍성하고 달콤한 추석 연휴를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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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10-05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은 책을 여러 가지로 만나시는군요 저는 늘 종이책을 만납니다 다른 건 제대로 하기 어려워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저한테는종이책이 가장 편한 거군요 자신이 편한대로 하면 되는 거죠

페크 님 남은 명절 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5-10-09 11:16   좋아요 1 | URL
저도 종이책이 최고죠. 그런데 너무 많은 종이책을 다 사 볼 수 없으니 오디오북이나 전자책으로 맛보기를 할 수 있어 좋아요. 맛보기 용이에요. 이용해 보다가 맘에 드는 책을 만나면 그때 종이책으로 사서 읽습니다. 좋은 책은 반드시 종이책으로 사 봐야 해요.
희선 님도 남은 명절 연휴 편안하게 보내십시오.^^

감은빛 2025-10-06 0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상하게 오디오북도 전자책도 이용하지 못하겠더라구요.
귀로 책을 듣는다는 것은 아무리해도 집중이 잘 되지 않더라구요.
책의 내용들이, 글자들이 그냥 공중으로 흩어져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전자책도 딱 한 번 시도했다가 바로 그만두고 다시는 손도 안 대고 있어요.
저는 그냥 평생 종이책만 읽어야 할 것 같아요.

하긴 어차피 사놓은 책들만 다 읽으려 해도 평생이 걸릴텐데,
그럼에도 여전히 주기적으로 책을 사고 있으니까요.

페크pek0501 2025-10-09 11:33   좋아요 0 | URL
오디오북은 2018년부터 구매하기 시작했어요. 구글 플레이, 로 결제했던 것 같아요.
작년인가 재작년부터 윌라 오디오북, 의 회원으로 가입했어요. 그러면 수십 만 권의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죠. 윌라, 가 1년에 십만 원쯤 할 거예요.
제가 오디오북에 매력을 느낀 건 아마도 김영하의 팟캐스트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저 역시 고르라면 단연 종이책입니다. 저도 많이 자제하고 있는데 꾸준히 책을 사고 있어요. 서재에 소개하지 않은 책이 엄청 많아요. 완독하고 나서 소개하겠다고 야무진 생각을 하고 있죠. 저 역시 사 놓은 책들만 읽어도 될 듯해요.ㅋㅋ^^

stella.K 2025-10-06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것도 무려 신간인데도 사 놓으신 걸 잊고 계셨다니 슬픕니다. 흐흑~
전자책을 이용하면 좋을텐데 이게 잘 안 되네요.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10-09 11:35   좋아요 1 | URL
요즘 제 머리가 나빠져서 사 놓고 들춰 보지 않은 책도 있더라고요. 아니, 이 책도 샀단 말이야? 하고 놀랍니다. 신간은 구매 후 바로 읽어야 하는 건데 말이죠.
젊은애들이 전자책을 선호하더라고요.
스텔라 님도 추석 연휴(일욜까지인가요?) 잘 보내십시오.

2025-10-10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0-13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5-10-14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전자책 많이 이용하시는군요. 신간은 종이책으로 먼저 나와서 종이책을 많이 사는 편이지만, 전자책도 편리해서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둘 다 사는 만큼 읽진 않고 더 많아지는 것도 비슷합니다. 오디오북도 사긴 하는데, 다른 일들을 하면서 들으면 좋을 것 같아서 샀지만, 거의 듣지 않고 있어요. 샤인 머스캣 포도 맛있어 보여서 냉장고 안에 과일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이번주 비가 자주 와서 기온이 내려가는 날이 있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10-16 14:50   좋아요 1 | URL
나이가 드니 눈이 피로해서 전자책, 오디오북도 이용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하나만 고르라면 단연 종이책입니다. 종이책으로 읽어야 진짜 읽은 것 같거든요. 전자책, 오디오북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할 때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소장하고 싶은 책은 반드시 종이책을 구매하게 됩니다.
선풍기를 집어 넣었는데 오늘은 덥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5-10-15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이나 전자책 기능이 점점 발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네요. 저도 전자책 읽기 시도는 해
봤는데 잘 적응이 안 되네요. 종이책의 매력에 너무 빠졌나 봅니다.ㅋㅋ
풍성한 추석 잘 보내신 듯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5-10-16 14:54   좋아요 2 | URL
찜질방에 가서 바닥에 누워 오디오북을 이어폰으로 (읽는 속도를 느리게 설정해서) 들으면 단편 1~2편은 완독할 수 있어요. 제 기억에 2018년쯤 오디오북을 처음 접한 것 같아요. 이것도 익숙해져야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아요. 요즘 젊은 애들은 전자책을 보는 데 익숙하더라고요. 익숙해지려면 투자한 시간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 듯...

전자책이 처음 등장할 때 종이책의 종말, 을 예견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여전히 종이책이 1위를 하고 있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봅니다.
모나리자 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