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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차별은 어떻게 생겨나고 왜 반복되는가’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차별이 반복되는 것과 관련하여.................... 


성소수자와 이주자에 대한 차별은 심각한 수준이지만 처리 절차에 대한 신뢰 부족, 관련 정보 부족, 보복 우려 등으로 문제 제기조차 힘든 상황이라 신고되지 않은 ‘숨은 차별’이 많다고 할 수 있으며, 국가 차원의 대응도 매우 부실하다.(54쪽)


사정이 이런데도 차별이 없기 때문에 차별에 대한 정책이나 법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무지한 것을 넘어 무책임한 것이다.(54쪽)


흥미로운 것은 주저하고 침묵하는 정치인들도 약속이나 한 듯 “성소수자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이주자 인권 보호도 중요하지만……”이라는 단서를 단다는 것이다. 원칙적 입장이라도 밝혔으니 다행일까? 아니다. 차별 문제가 제기된 지 이미 10여 년이 흘렀다. 구체적인 정책이나 입법으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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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러츠, 「더블스피크」 

‘대중을 유혹하는 은밀한 이중화법의 세계’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이중화법이 넘쳐나는 이유와 관련하여.................... 


워싱턴의 한 커뮤니티 칼리지는 연방 고등교육법(HEA) 제3부에 따라 연방 정부가 지급하는 지원금 신청서에서 “학생 평가, 교육 전략, 학습 지원, 그리고 학생들이 만족스럽고 생산적인 삶으로 이어지는 기술과 지식을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데 성공하도록 효과적으로 장려하는 개입 등의 종합적 과정을 조직하는” 것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언급했다. 물론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삶을 꾸려 나가는 법을 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가르치려고 한다”는 식으로 썼다면 지원금을 결코 받지 못했을 것이다.(88쪽)


왜 모호하게 말할까? 답은 간단하다. 교육계의 많은 사람들이 명료한 언어로는 충분히 인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또 그 일을 해내기 위해 얼마나 똑똑해야 하는지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듯하다. 어쨌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그건 별로 대단한 게 아니라는 뜻이 되니까. 그래서 이중화법이 넘쳐난다.(88쪽) 


암스트롱은 한 연구를 인용하면서 과학 저널에 실린 논문을 읽는 학자들은 글이 명료할 때보다 이해하기 어려울 때 저자의 능력을 더 높이 평가했다고 보고한다. 또한 다른 연구들에서는 할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일수록 글을 모호하게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결론짓는다. 다시 말해, 다른 많은 전문 분야와 마찬가지로 학계에서도 이중화법이 이득이 된다.(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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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 샤비시,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

‘우리를 분열시키는 이슈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인종 차별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에서도 흑인은 이유 없이 체포될 가능성이 백인보다 다섯 배 높고 구금당하는 비율도 백인의 다섯 배에 달한다. 실험에 따르면 경찰과 민간인 모두 무기를 소지한 백인보다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흑인에게 총을 쏠 확률이 높게 나타난다. 실제 데이터를 보더라도 경찰에게 총격당한 흑인이 무기를 소지하지 않고 있던 경우가 백인의 두 배다.(131~132쪽)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당한 지 두 달 후,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고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연대를 표현한 선수들에 대한 반발로 일부 축구 팬들이 돈을 모아 ‘백인의 생명도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라는 현수막을 맨체스터 경기장 상공에 띄웠다.(142쪽)


반흑인 인종차별을 다스리려는 노력이 지나친 나머지 증거가 없는데도 백인이 역차별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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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11-30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무지를 가장하여 무책임에 면죄부를 주고자 합니다.

페크pek0501 2025-12-02 17:0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죄를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할 때, 생각이 안 납니다, 잘 몰랐습니다. 하고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이 있죠.
위의 책들을 읽다 보면 가장 똑똑한 것 같아도 또 어리석은 것이 인간이란 존재 같습니다.^^

희선 2025-11-30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은 누군가를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차별하기도 하겠습니다 말하기보다 행동하기가 중요할 듯합니다 그래야 할 텐데... 저도 잘 못하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5-12-02 17:08   좋아요 1 | URL
차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차별하는 사람, 차별하면서도 차별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합니다. 저 역시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라 여기면서도 사실은 차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yamoo 2025-12-01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3권의 책인데, 모두 분열을 일으키는 화법(말)에 관한 책인듯합니다. 저는 ‘착각‘시리즈를 모으다 보니, 맨 위 책이 눈에 확 띠네요! 구매대상 책으로 확정~~~

페크pek0501 2025-12-02 17:11   좋아요 2 | URL
3권의 책 중 하나가 스터니 모임에서 다루는 책인데 일부러 비슷한 책으로 두 권 더 구매해 비교하며 읽고 있어요. 저자의 시각 차이를 살펴보는 것이 흥미로워요.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라는 책도 있지요.ㅋㅋ

모나리자 2025-12-04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별이라는 화두는 아직도 세상에 만연해 있는 주제인 것 같네요.
이중화법에 대한 인용 글도 공감할 만합니다. 지식인 중에는 어렵고 고상한 문장으로 쓰는 걸
좋아한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세 권의 책은 지금 우리 상황을 잘 대변해 주는 책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조금씩 세상은 좋아지고 미래도 나아가리라고 믿습니다.^^

페크pek0501 2025-12-04 12:28   좋아요 0 | URL
시대가 변해도 차별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있습니다. 백인이 역차별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니 황당합니다. 그들에게 다음에 태어날 땐 백인과 흑인 중 어느 쪽으로 태어나고 싶은지를 묻고 싶네요.
이해하기 어렵게 쓴 글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저처럼 쉽게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겐 힘 빠지는 일입니다.ㅋㅋ
그러나 이런 책들이 있다는 것에 희망을 겁니다.

북프리쿠키 2025-12-06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페크pek0501 2025-12-09 11:22   좋아요 0 | URL
북프리쿠키 님, 감사합니다. 저도 님에게 축하드려요.^^

감은빛 2025-12-06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중화법 내용이 흥미롭네요. 저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저도 가끔은 일부러 모호하게 말을 했던 적이 있네요. 뭔가 더 있어보이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차별은 있을수 밖에 없겠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제 한 지인이 김건희가 불쌍하다고 말하는 걸 듣고, 제가 화를 냈더니, 아니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며, 존중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이런 걸 보면 인간은 참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페크pek0501 2025-12-09 11:25   좋아요 0 | URL
하하~~ 참 솔직한 말씀을 하시네요. 더 있어보이기 위함이라... 참고하겠습니다.
맞습니다. 어찌 조금도 차별하지 않고 살 수 있나요.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 이것이 인간의 도리죠.
김건희 건 말씀은 좀 너무하군요. 그런 생각도 우리가 존중해야 하다니... 그러면 사람을 죽여 놓고 살인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존중해 달라고 해도 되겠네요. 정말 답이 없네요.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이 요즘 너무 많습니다.^^

희선 2025-12-07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서재 달인 되신 거 축하합니다 2025년엔 더 바쁘셨을 텐데도 책을 읽고 글도 쓰셨군요 2026년에도 즐겁게 하고 싶은 거 하시면 좋겠습니다 건강도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5-12-09 11:28   좋아요 0 | URL
오호!! 제가 페이퍼 중심으로 글을 올리다 보니 리뷰 수가 적어 결격사유가 될 수 있는데, 이번 해는 리뷰 몇 편을 올렸더니 괜찮았나 봅니다.
희선 님도 서재의 달인,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우리 열심히 읽고 꾸준히 글 씁시당!!

2025-12-07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09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12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14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