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에 역사를 흥미있게 생각하고 비교적 다른 분야에 비해서 책도
제법 보았다고 생각했다.
하다못해 고등학교 시절에 세계사는 반에서 나 혼자만 백점을 맞은 경우도
몇 번 있었다. (근데 국사는 왜 그렇게 100점을 맞지 못했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하지만 나의 역사에 대한 인식 수준은 그다지 고차원적이질 못하다는 생각이다.
단지 텔레비젼에서 방영하는 퀴즈 프로그램의 단답형 문제만 잘 맞히는 "팩트"에만
강한 측면이 있으며,"史觀"이랄까 하는 역사 전반을 바라보는 일관된 논리를 갖지는 못했다.
역사적 유물론에서 말하는 역사 발전의 5단계설은 실제 역사의 진행과정에 대입해 보면
별로 잘 들어맞는 것 같지도 않고, 실증주의 사학은 식민 사관이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인지 친근감이 가지 않고,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평화정신을 강조하는
민족주의 사관은 "세상에 우리만 잘 났냐?" 내지는 "솔직히 세계 역사에서 우리가 내세울게
뭐 얼마나 있나?" 라는 생각에서 별로 호감이 가지 않는다.
<철학,역사를 만나다>의 저자는 씨줄과 날줄이라는 표현으로 철학 + 역사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파편화된 역사적 사실(팩트)들을 철학으로 엮고, 추상적인 철학을 역사라는 렌즈로 구체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간 정도 읽고 있는 현재까지 그럭저럭 공감하면서 읽고는 있으나, 역사나 철학
모두 표피적인 부분만 다루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쉽고 재미있게에만 중점을 두다보니 깊이 빠져버린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