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쟁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로이스 페터슨 지음, 고수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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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등장은 컴퓨터를 손바닥으로 옮기는 혁명을 가져왔고, 이는 생활의 편리함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가지고 왔다. 현택수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가족이 헤어져 있을때 스마트폰을 이용해 소식을 전하지만 오히려 같이 있을 때는 게임이나 메신저를 이용하는 모순적인 현상이 벌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가족간 대화의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 함께 있다해도 저마다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이 요즘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여성가족부가 2013년 5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35.2%가 휴대폰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출판사 서평 中)고 한다. 시험 기간에 조차도 휴대폰을 가까이 두고 있는 중3 딸아이 역시 휴대폰 중독을 의심해봐야 할 듯 싶다. 중독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휴대폰 중독은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에 이 위험성에 대한 경고, 조언이 필요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달리 교육현실은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이에 푸른숲주니어의 <마음이 자라는 나무> 시리즈에서는 휴대폰 중독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번째 청소년 소설로 <<휴대폰 전쟁>>을 출간하였다.

 

열다섯 살의 다리아는 뜻하지 않게 절친이었던 셀레나와 조시와 헤어져 델타로 이사오게 되었는데 서로 떨어져 있는 이들의 소통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였다. 다리아는 엄마의 말씀 중에도 끊임없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곤 했는데, 학교 수업시간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다리아는 선생님 눈에 잘 띄지 않는 쪽에 자리를 잡고 책과 공책을 꺼내서 책상에 올려놓고 그 위에 휴대폰을 얹어 두었는데, 다리아 옆에 새로 전학온 클리오가 앉게 된다. 함께 거리 구경하자는 클리오의 제안을 뿌리치고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던 다이라는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한 할머니와 부딪치게 된다. 할머니는 "우리 손자들도 그렇더라구나. 어쩌다 우리 집에 와도 휴대폰에나 정신이 팔려 있고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아." (본문 20p)라는 말로 응수한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한 탓에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는 다리아는 신시아 아줌마네 집 아이들인 케이든과 에미를 돌보기로 하는데, 두 아이를 돌보는 동안에도 다리아의 문자 메시지는 끊이지 않는다. 그런 다리아를 보며 클리오는 중독에 대한 충고를 하지만, 다리아는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조시와 셀레나와의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되는데, 두 아이를 돌보던 중 다리아의 마음을 달래주려는 조시의 전화를 받게 되고, 다리아를 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에도 다리아는 전화 통화만 매달리게 된다. 결국 케이든은 큰 사고를 당하게 되고, 다리아는 아르바이트에서 짤릴 뿐만 아니라, 아빠에게 휴대폰을 압수당한다.

 

"넌 휴대폰 세상에서 혼자 사는 것 같아. 그놈의 휴대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잖니?" (본문 87p)

"그냥 낯선 곳을 떠도는 느낌이야. 이 세상에서 튕겨져 나와 있는 것같이. 내 주위의 모든 것과 동떨어져 있는 듯해." (본문 97p)

 

이로 인해 다리아는 클리오와 친구가 되고, 사회 숙제로 휴대폰 중독의 영향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된다. 다리아는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기를 찾지만, 여기로 이사 온 뒤로는 누군가를 자세히 살펴본 적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틈틈이 학교생활이나 영화, 책에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저는 휴대폰 중독의 영향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은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을 겁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여러분은 오늘도 문자 메시지를 습관처럼 확인하겠지요? 우리가 휴대폰에 얼마나 얽매여 있었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우리의 발표를 계기로 여러분 스스로 휴대폰 중독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보기를 바랄 뿐입니다." (본문 134,135p)

 

휴대폰을 보며 걷는 친구들이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가 차가 오는 소리를 못 드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휴대폰을 보며 걷다가 교통사고가 나는 경우도 뉴스를 통해 접한 바 있다. 그 뿐인가. 휴대폰의 중독은 정서 불안, 소통 장애, 대인 기피, 사고력 부재 등 심각한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하니, 지금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휴대폰 사용이 절실하다. 

<<휴대폰 전쟁>>에서는 다리아가 휴대폰 중독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점을 깨달아가면서 스스로 휴대폰 사용을 통제하게 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렸다. 이 책에서 다리아 뿐만 아니라 다리아의 아빠 역시 휴대폰 사용을 절제하면서 겪는 심리를 담아두었는데, 이를 통해 휴대폰 중독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임을 시사한다.

내 시간의 많은 부분을 빼앗는 휴대폰, 이제 그 휴대폰과의 전쟁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휴대폰 중독에 대해 생각해 보고, 휴대폰 중독의 심각성에 대해 깨닫는 계기가 되어줄 듯 싶다. 이 서평을 쓰는 동안 휴대폰을 몇 번 만지작한 나 역시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성 싶다.

 

 

(사진출처: '휴대폰 전쟁'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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