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봐, 슈퍼맨 날아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
안나 커즈 지음, 김옥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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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음과모음 청소년 문학>은 사춘기 딸을 둔 엄마이기에 딸과 함께 꾸준히 접하게 되는 시리즈이다. 05번째 이야기는 딸이 먼저 읽어보고 재미있다며 권한 <<날아봐, 슈퍼맨 날아봐!>>이다. 슈퍼맨하면 대부분 멋진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표지 속 슈퍼맨의 모습은 조금 특별하다. 곱슬머리에 콧물을 흘리고 있는 조금은 낯선 모습이다. 어떤 이야기일까? 표지삽화는 그렇게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었다.

 

"오줌 쌌니?"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지쳤지만 다정한 목소리였다. (본문 10p)

 

제레미는 몇 살이기에 자다가 오줌을 싸는 걸까? 침대 시트를 정리하는 엄마는 제레미에게 또 꿈을 꾸었냐고 물었다. 아마 처음 있는 일은 아닌가 보다. 엄마는 조금 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다. 제레미는 고개를 저었다가 엄마를 속일 수 없다는 생각에 말이 많은데다 자기 차례를 못 기다려 '못참아론'이라 불리는 아론의 이야기를 했지만, 맞은편에 앉은 여자애 카리마와 덩치가 제일 크고 얼굴 표정도 험한해서 시키는대로 안 하면 가만있지 않을 것 같은 투판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랬다. 제레미는 사고로 아빠를 잃은 후 엄마와 함께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고 전학하고는 이제 겨우 첫날을 보냈을 뿐이니까.

 

새 단원을 시작되면서 학생들 모두 과학자가 되어 딱정벌레 애벌레를 연구하고 관찰한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는 수업이 진행되었다. 아론은 선생님이 준 애벌레에게 '슈퍼맨' 이라는 이름을 붙혀주었고, 제레미는 애벌레 머리 바로 뒤에 주근깨처럼 생긴 조그만 갈색 점 하나를 발견하고 '점박이'라는 이름을 붙혀주었다. 헌데 아론이 선생님이 미처 막을 사이도 없이 애벌레를 던지며 "날아봐, 슈퍼맨! 날아봐." 라고 소리치는 것이 아닌가. 애벌레는 교실을 가로질러서 기다란 호를 그리며 날아왔고 제레미는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들어서 애벌레는 잡았다. 아론이 버린 애벌레는 제레미가 잡은 탓에 제레미가 보관하게 되었고. 짝꿍을 정해서 둘이 힘을 합쳐야 하는 연구 역시 아론과 같이 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아론은 했던 말을 또 하고 가수처럼 몸을 흔들어 눈에 거슬렀지만 아이디어가 좋아 함께 연구하기에 그리 나쁜 상대는 아니었다.

 

금요일 종례시간 제레미는 체육시간에 학교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 반바지 새 체육복을 입어야 한다는 구절에 얼굴을 찡그렸다. 반바지라니. 제레미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사연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반바지를 입기 싫어하는 제레미, 밤마다 악몽을 꾸며 오줌을 싸는 제레미의 사연이 드러난다. 제레미는 사고로 아빠를 잃게 되었고, 다리를 수술해서 쇳덩이  두 개를 박았다. 하지만 엄마도 모르는 제레미가 감추고 있는 비밀은 또 있었다. 제레미는 아론이 귀찮지만, 때로는 아론에게 동정심을 느끼게 되는데, 제레미는 자신의 보기흉한 다리에 대한 걱정을 안심시켜주고, 악몽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준 아론을 점차 이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 꽁꽁 숨겨놓았던 비밀의 실타래로 풀어나간다.

 

"보고 싶지 않으면 보지 마."

아론이 얼굴을 괴물처럼 찡그렸다. 그리고 전등 스위치를 끄는 것처럼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이며 말했다.

"그냥, 그냥 스위치를 꺼."
제레미는 악몽을 떨쳐내고 싶은 절박한 심정에 손가락을 들어서 스위치를 끄려고 했다. 하지만 영상은 멈추지 않았다. 오토바이가 계속 으르렁거렸다.

"스위치를..........꺼!" (본문 185p)

 

아빠를 잃고 슬픔과 악몽에 시다렸던 소년 제레미는 낯선 도시에서 아론이라는 특별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제레미는 아론과 애벌레는 키우면서 아론을 이해하게 되고, 악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으며 자신을 악몽에 빠뜨렸던 비밀을 꺼냄으로써 슬픔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낯선 환경 속에서 낯선 친구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 슬픔으로부터 빠져나오는게 되는 일련의 일들이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해가는 제레미와 아론의 특별한 우정을 담은 <<날아봐, 슈퍼맨 날아봐!>>는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아론과 나는 자주 어울리지는 않을 거예요. 오늘 밤까지는요. 함께 문화회관에 가서 호레이스랑 다른 친구 몇 명이랑 발하키를 하기로 했거든요. 그리고 다음 주에 학교에서 우주에 관한 단원을 시작하는데 이번에도 나랑 아론이 짝꿍이 될 거란 말을 내가 했던가요? 우리는 잘해낼 거란 생각이 들어요. 이제 서로 많이 익숙해졌으니까요." (본문 202,2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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