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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살인 사건 ㅣ 동화 보물창고 30
베티 렌 라이트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느껴졌던 소름끼치는 으스스함은 책 중반을 넘어설때까지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렇기에 읽는 내내 대체 아이들은 이 무서운 내용을 어떻게 읽었을까 ? , 무서움을 많이 타는 아이들인데 왜, 그닥 무섭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 내내 의문이었답니다. 그러한 궁금증은 멋진 반전이 일어나며 따뜻한 감동으로 이어지던 마지막 부분에서야 해결이 되었지요.
이 책의 작가는 미국의 대표 미스터리 동화작가라고 합니다. 아동 문학에 주어지는 대표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미국에서 어린이 독자들이 직접 선정하는 도서상을 무려 아홉 개 주에서 수상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니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작가인 듯 합니다. 그 작가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주제는 알고보면 가족과 사랑, 우애라는 그동안 작품속에서 접해왔던 보편적인 주제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진행되어가는 과정이나 아이들이 느껴지는 강도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내내 긴장하다 펑 ~ 하고 터트리는 한 방에 아 !. 이것이 가족이구, 사랑이구나 찐하게 느끼게 되네요
이제 막 10대에 입문한 에이미에겐 직장에 다니는 엄마를 대신하여 자신이 책임지고 돌봐야만 하는 지적장애 동생 루앤이 있답니다. 어디를 가든 주목을 받는 동생, 자신을 졸졸 따라 다니는 동생,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어야만 하는 동생을 둔 덕분에 혼자만의 시간이 없는 것은 물론이요,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도 기대할 수 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에 우선하여 그러한 에이미의 심정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단 사실이 더 속상합니다.
항상 동생만을 사랑하고 동생만을 위하는 엄마와 그에 동조하는 아빠의 틈 사이에서 에이미는 모든 것을 가진 아이, 투정해서도 불만이 있어서도 안되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새로 이사온 친구 엘렌과 몹시도 친구가 되고 싶었던 에이미는 함께 쇼핑을 하게 됩니다. 그 나들이길 역시 루앤과 동행해야만 했던 에이미는 꽃을 꺽으려 했던 루앤을 꾸짖는 꽃장수로부터 동생을 구해내지만 그 일로 인해 엘렌과의 자전거 하이킹은 취소되고 동생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엄마의 꾸지람을 들어야만 했답니다.
그로인해 순간의 화를 누르지 못했던 에이미는 엄마와 루앤을 향해 해서는 안 될 소리를 지르고는 집을 나가버립니다. 그러한 에이미가 향한 곳은 한적한 시골에 위치하고 있던 어릴적 아빠가 살았던 곳이요 지금은 고모가 머무르고 있는 고택이었습니다.
이어 고모의 도움으로 에이미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을 얻게됩니다. 귀찮게만 느껴졌던 동생으로부터의 해방,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와의 분리는 에이미에게 당장의 기쁨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모와 단둘이 고택에서 지내는 생활은 생각만큼 좋기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고택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 인형의 집을 둘러싼 의문의 모습들을 목격하면서 에이미는 불안에 휩싸입니다.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것일까. 왜 ..... 의문의 현장들, 저절로 불이 켜지는 인형의 집, 스스로 움직이는 인형들, 애이미는 친구 엘렌과 함께 그 의문들을 찾아갑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여러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행복한 생일파티, 뜻하지 않은 루앤의 등장, 고모의 히스테리와 친절, 인형의집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사건들,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씨등 참으로 복잡한 느낌마저 느끼게 되는데요, 그 와중에 과연 수십년전의 이 사건들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 정말 유령은 있는것일까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그러다가는 고모의 아픔과 맞닥트렸습니다.
고모로 부터 듣게되는 그 옛날의 사건 이야기는 자신의 입장에서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면서 생겨났던 오해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려가는 계기가 되면서 미스테리한 사건들도 해결이 되어 간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인간관계에서 가정사에서도 꼭 필요한 것은 대화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했던 에이미의 이야기와 더불어 고모의 가족사도 아주 큰 의미를 전해주고 있었답니다. 수십년간 고모를 옥죄었던 죄의식을 풀어주기위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이후에도 유령이 되어 살인사건을 해결해 주고 있었으니 말 입니다.
왜, 그러한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내내 긴장하게 만들었던 의문들은 너무도 오랜동안 죄책감에 휩싸였던 고모를 풀어주기위한 할머니의 사랑이었습니다. 그것이 부모의 사랑이라는 것을 콕 집어 이야기 해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아이들은 모두 알게됩니다. 이어 에이미는 가족과 재회하고 자신이 단정지어버렸던 오해를 풀어가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것이 완벽하게 에이미의 입장에서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엄마는 여전히 루앤을 더 걱정하고 루앤 또한 여전히 에이미가 돌봐주어야만 하는 동생이었습니다.
다만 엄마도 에이미도 루앤도 고모까지도 스스로의 생각속에서만 갇혀있던 사고들을 풀어 내고는 조금더 이해하고 배려하고 인정해주는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지요. 한꺼번에 변할수 없다는것을 아는듯 조금씩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는듯...... 말입니다.
집은 따뜻했습니다. 힘들때 더 보고싶고 기쁠때면 같이 있고 싶은 가족, 그러한 가족의 소중함을 잠시 잊고는 친구만의 관계가 최고이다 생각하는 사춘기가 도래한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가족과 집이라는것이 어떤 존재인가를 우회적인 충격요법을 동원하여 확실하게 전달해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