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언덕의 집
타카도노 호코 지음, 치바 치카코 그림, 서혜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어린이 판타지 동화 / 시계 언덕의 집 / 아이세움

정말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마음에 꼭 드는 판타지 동화를 만났습니다.  읽는내내 긴장감과 궁금증이 이어지며 사고력을 요하던 스토리들은 현살과 이상의 세계 사이에 존재할 것 같은 간극들을 멋지게 그려내는 동시에  지극히 평범하다 생각했던  나와 특별하다 느꼈던 친구의 모습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나보다는 네가 더 멋져보이고, 지금보단 미래가 더 좋아야하고,  보이는것보단 보이지 않는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되며, 현실보단 이상을 그리는 것이 사람들인가 싶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것들에 대한 동경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지요.

여기 아주 평범한 소녀 후코와 너무도 화려한 마리카가 있습니다. 후코가 항상 수줍고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요, 나의 행동들이 타인에 눈에 어떻게 비칠까 걱정이 많은 아이라면 마리카는 무얼하든 자신감이 팽배해 있으며 하고싶은것과 하기싫은것이 명확하며 생각대로 실천하고 남의 눈치따위는 보지 않습니다.
그러한 마리카를 후코는 동경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렇기에 시계언덕의 집에서 자신앞에 다가온 특별한 경험조차  마리카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계 언덕의 집은 그렇게  빠져들수 밖에 없었던 판타지의 세계에서 노닐다가는 누가 세상의 주인공이냐에 대한 또 다른 물음을 찾게됩니다.

몇년만에 사촌 마리카로 부터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게 된 후코는 12살의 여름방학을  외할아버지댁에서 보내기로 합니다. 지금껏 단 한번만 다녀왔던 곳이며 살갑지 못한 할아버지의  성격탓에 엄마조차도 거의 찾지않는 엄마의 옛 집입니다.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할아버지 댁을 찾아간 첫날 후코는 언덕위에 서 있던 시계탑에서 천사를 만나게 되는데 그 순간 후코가 느꼈던 신비로움과 오묘한 느낌은 할아버지와 리사 아줌마가 살고있는 시계 언덕의 집에서도 이어지면서 작은 시골마을에서의 모험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마리카와 짧은 조우로 시작된 할아버지의 집에서 후코의 마음을 끄는 공간이 있었으니 30여년전 할머니가 빨래를 널다가 떨어져 돌아간신 후에 폐쇄되어버린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중간에  있던 창문이었습니다. 알수 없는 분위기에 이끌려 창문앞에 선 후코의 눈에 들어온 회중시계 , 그것을 바라보는 순간 회중시계는 마츠리카 꽃으로 변하면서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 놓습니다.

강항 자극에 이끌려 신비의 정원을 다녀온 후코는 할머니는 죽은 것이 아니라 행방불명된 상태로 비밀의 정원 어딘가에 살아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30여년의 시간을 파헤쳐가기에 이릅니다. 거기에 마리카의 사촌 에이스케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네요.

역사자료관에서 만난 할머니의 사진과 시계제작자였다는 체프누이쉐프와의 인연, 그리고 회중시계,  마술사라는 직업까지 조각난 정보와 사실등을 바탕으로 시계 제작자였으나 실제로는 신비의 공간을 창조해낸 마술사 이방인의 가상공간속 비밀들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아주 탄탄한 구성과 시공간속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최대한의 사고력을 이끌어 냅니다.

또한 거기엔 후코와 마리카의 상대적인 모습들이 대비되고 있었는데 그 둘의 관계를 이어주는 동시에 후코와는 다른 현실에서 사건을 풀어가고 있던 에이스케가 있어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 집니다. 후코가 마지막으로 비밀을 정원을 찾았던 날 , 긴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가려던 찰라 후코를 구해준 사람도 에이스케였습니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발을 디디었던 가상공간에서 어렵게 빠져나온 후코는  찰라의 순간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에이스케를 통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이고,  마리카가 주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 주인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곤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모습을 찾아가며 자신감을 완성해갑니다.

그건 판타지 소설이라는 특별한 세상에서  찾아가는  특별한 자존감 이었습니다. 보이지않는 가상세계인  판타지 소설이라는 본연의 모습에서도 충실한 동시에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더욱 중요하고 내 자신이 더욱 사랑스러우며 중요하다는 사실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찾아줍니다. 그렇기에  학업성적으로 인해 서서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초등 중학년에서 고학년 시기에 만나면  참으로 좋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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