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의 방 푸른도서관 41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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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면 재미있어 후다닥 순식간에 읽게되는 책이 있는가하면 지루함에 매우 더디게만  느껴지는 책도 있다. 거기에 하나를 더 덧붙이자면 혹시나 끝이 보일까? 두려운 마음까지 들면서 야금야금 책장을 뜯어먹듯 천천히 한문장 한문장 한구절 한구절 되씹어보면서 오랜시간 잡고 싶어지는 책이있다.  ' 선생님 달밭마을을 떠난 소희는 어떻게 되었어요 ' 라는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어린 독자가 그책의 작가인 이금이 선생님에게 던진 질문에서 시작된후 완성되었다는 소희의 방은 그러한 책을 대하는 의미에 있어 마지막에 속했다. 주인공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듯한 심리묘사와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의 사회적 문제들의 적나라한 지적들은 아이들이 공감하며 위안을 삼아야 할 이야기였건만 내가 그 감정에 몰입되어 갔다.  딸과 엄마의 관계를 이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해 놓은 책이 있을까 싶었지면서 우선은 내 마음을 위로받고는 남은 여력으로 각자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보면서 서로를 마음으로  이해하게된다, 열다섯살이 되어 처음으로 친엄마를 만나,  열다섯해동안  소희의 굴레였던 가난을 벗어던지게 만든 상류층으로의 진화된 삶에서 우리는 이 시대의 모든 아픔들을 맛본다. 엄마와 딸의 관계, 한번 깨졌던 가정이 재조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건들 슬픔들은 한명의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보여주며 그 완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랑을 갈구하며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하늘말나리야의 마지막부분에서  13살, 달밭마을의 착하고 공부잘하던 모범생 소희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의 죽음으로인해 그곳을 떠난다. 그리곤 2년의 시간이 흘러  열다섯살이 된 소희를 우리는 지금 만나게 되었다. 할머니의  무한한 사랑과 믿음으로 일찍이 돌아가신 아빠와 자신을 떠난 엄마를 원망 없이 살아갈수 있었던 소희는 작은집에 얹혀살면서 혈연과 가족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데 공부를 잘해도, 공부를 못해도, 밥을 많이 먹어도 적게먹어도 모든 상황들이 불편하기만 한것이 더부살이였던것이다. 군식구가  늘었다는 핑계로 특별히 잘해주는것없이, 집안일에 미용실일까지 떠안기는 작은엄마의 눈초리는 따갑기만하다. 거기다 학교에서나마 그녀를 지탱해준 공부잘하는 모법생이라는 허울조차도 무상급식대상자임이 알려지면서 힘없이 무너져버렸다. 그렇게 힘들기만 했던 1년 반의 시간을 보낸 소희에게 뒤늦게 찾아준 엄마는 왜 버리고 갔냐 원망할 틈도 없이 무조건 반가운 구세주였다.

   

하지만 첫만남부터 그 둘의 관계가 순조롭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었으니 자신의 존재를 잊은듯 앞만보고 운전하는 엄마를 바라보면서 소희는  '인간에게 새끼를 뺏긴 어미 원순이를 죽인 다음 살펴보았더니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더라" 라는국어시간에 들었던 중국의 옛이야기를 떠올려야만했다. 보이는것과 달리 엄마의 마음도 그러하겠거니 속깊은 소희는 엄마를 그렇게 이해했다. 그후 윤소희에서 정소희로 이름이 바뀌고, 무상급식 대상자에서  명품으로 도배한 부잣집 공주님으로 단시간에 변신한것과 달리 허드렛일을 하며 연명하던 작은집의 더부살이 소녀는 친엄마곁에서도 여전한 더부살이로 연명하고 있었다.

 

이유없이 적대시하던 우혁, 정겹게 건네는 살가운 말 한마디 없이 냉랭하기만한 엄마, 부드럽고 인자한 말을 해줌에도 가까이 다가갈수 없던 아저씨, 그나마 그 숨막히는 틈바구니에서 순수한 어린마음으로 자신을 따르는 우진과 혼자만이 숨어들수 있는공간인 방이 존재하고 있어 위안이 된다.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사이사이 난 작가가 들려주는 명언과도 같은 문장들에 가슴이 먹먹해지곤 했다.  

 



 

그렇게 융화하지 못하는 가정에서 버거울때나 , 때때로 복잡해지고 가끔은 슬퍼지는 소희의 마음과 달리 부잣집의 행복한 공주님으로 알고있는 친구들이 보내는 부러운시선의 혜택을 누리다가도 어쩔수없이 가슴 한켠 차지하고있는 그 묵직함이 커져올때면 소희는 영화 카페의 디졸브를 찾는다. 누구인지 모르기에 만날일이 없다 생각하기에 자신이 처한 상황과 고민을 유일하게 전할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자신에게  내내 무관심한듯한 엄마를 원마하는 소희를 향해 디졸브는 목숨까지 바친 대다한 엄마의 사랑을 말하면서 반대로 자신을 항해 숨이 막힐만큼 조여오는 엄마의 기대와 사랑을 호소한다.   엄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쩌나 겁나요.

나 때문에 고생한 엄마한테는 뭐가 남을까 두려워요. 난 엄마가 자식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함께하지 못했던 15년이란 시간은 단시간에 메꾸기엔  버겁다는듯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모범생이었던 소희를 옭아매며 괴롭힌다.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던 첫번째 시험의 어이없는 실수, 만회하고자했던 두번째 시험의 실패와 엄마를 속이고 만나는 남자친구에 지하철역에서 갈아입던 옷까지, 자신의 시간속으로 걸어가려 할수록 좋은 면만을 보여주고싶었던 엄마와의 갈등은 늘어만간다. 하지만 그것이 약이었다. 그 속에서 소희는 좋은면만을 보이며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는것이 가족이 아님을 알아갔고 서로를 이해하며 터놓고 대화할수 있는 시간이 필요함을, 지금당장은 아플지언정 숨기기보단  드러내면 묘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것이다. 그리곤 자신이 엄마에게 어떤 의미이고 존재였는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한 남자의 죽음에 맞닥트려서는, 아들을잃어버린 어머니와 남편을 잃어버린  며느리사이의 미묘한 대립과 갈등에서 희생되어야만했던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본다.

 

" 너는 그동안 내 족쇄였어. " 이 대사앞에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낱말이었건만 왜그리 마음에 와닿던지 좋은의미로든 나쁜의미로든 사랑하고 싶고 사랑해야하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사실만으르도 아이들은 내 족쇄였던것이다. 




 



 

그렇게 삐그덕 삐그덕 거리던 소희와 엄마와의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섯살때까지 소희 방의 원주인이었던 아저씨의 딸 리나가 5년만에 찾아오며 물꼬를 트게된다. 절친임에도 불구하고 다 갖은듯한 여유로움속에서 평화스럽기만한 채경과 지훈에게선 절대 얻을수 없었던 것으로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끼리 공감하는 그 무엇이 존재한다는듯, 디졸브라는 가면으로 소희의 마음을 잡아주었던 재서가 그러했듯, 

자신과 많은것들이 닮아있던 리나의 모습은 절대 친해질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편견을 깨면서 가족속에 융화하지 못한채,겉돌기만했던 소희를 품어주는 계기였다.

 

그리고 소희는 고단한 더부살이를 하며 버렸던 친구 미르와 바우, 자신의 분신인 일기장까지 찾아들었다. ' 나는 앞으로 이 일기장에 담기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은 물론 힘들고 괴롭고 아픈 일까지도 모두 다 사랑할것이다. 그럴것이다. '

 

이책을 들고 있는 동안 난 , 나 자신의 모습임직한 엄마를 보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의 모습이 될 영상을 그렸다. 더부살이와 새아빠 새가정이라는 틀별한 모습을 떠나 부부간의 관계, 부모자신간의 관계 형제 자매간의 갈등, 친구문제까지

더 영리해져서는 현명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사랑으로 보둠고 감싸안으며 서로가 완벽해져가는 가족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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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생의 사랑 푸른도서관 42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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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하고싶은것도 없고 소질이 있다 두각을 나타내는것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들이 선택해야만 하는 미래는 특별한 재주를 가졌고 스스로 하고싶은 일에 대한 신념을 가진 아이들에 비해 많은 생각을 하게되고 고민이 많아진다.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후회하지않을까. 잠깐 주춤하면 도태하기 쉽상인 무한경쟁시대에서 무엇을 향해 뛰어가야하는가?   노력이 수반된 승부에 앞서 꿈을 찾고 길을 찾아가는길이 가장 큰 고비인듯 그 첫번째 관문에서 아이들의 인생은 많은 변화를 맞이한다  

그 꿈을 잃어버린 댓가로 얻어낸 동선대로 무작정 걸어가는 이가 어른들이라면, 평생을 살며 그 심오한 화두를 앞에둔채  고민을 하는 시간이 청소년기인듯하다. 맑고 투명하기 보단 불투명한 막막함으로 꽉 막혀버린 생각들, 찾아지지 않는 해답을 찾아 너른 벌판을 무작정 걷고있는듯한 답답함 , 그 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한평생을 결정짓는 인생에있어서 최고의 순간임에 분명하다

 

조선이라고하는 시대적 배경과 도를 쫓는 유생의 신분을 갖춘 조연이라는 한 사내가 찾아간 길위에서 만난 인생은 요동벌판을 가로지르고 500여년의 시간을지나 이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가치관과 삶의 의미, 꾸어야하는 꿈에 대해 통찰의 시간을 주어쥔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긴시간, 300여명의 많은사람들과 함께 명나라 연경(베이징) 을 찾아가는 이천오십리의 사행길은 멈춰버린 시간과 놓아버린 인연의 끈을 이어주며 자신의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했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인지하지 못했던것들, 나의 신념만이 최고라는 믿음으로 돌아보지 못했던것들 그렇게 놀쳐버렸던것들이 다 잊고, 놓고, 버렸노라, 그래서 새로이 시작할수  있겠노라 장담한 사내앞에 펼쳐졌다.

     

중종시대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립으로 발생한 기묘사화를 중심으로 기재,정암이라는 실제인물과 이경 파릉군이라는 왕친의 등장 으로 무게감을 실은 이야기는 기화와 애기라는 여인들이 등장하고 황업산이라는 충복이 포진하면서 신분을 초월하고 남녀차별의 사회제도를 비꼬는 동시에 끈근한 인간만상의 인연과 악연속에서 완성되어가는 인생사를 그려냈다.

다섯살 어린나이에 향반이라는 신분을 쥐어준채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살을 했고, 그런 불쌍한 연을 거두어준것은 노복 황업산이었다. 그들이 살아가는 율리에 조정의 정치 소용돌이를 피해 내려온 희락당은 주민들의 민심을 얻을요량으로 서당을 연다.

노복의 등에 업혀 서당을 다니던 연은 희락당의 딸 기화에게 맘을 빼앗긴채 흔들리면서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파란을 예고했다. 기화와 혼인하기위해 생원시에 합격하고 문과에 급제하기 위해 성균관에 들어온 연, 하지만 그건 자신의 의지가 아니였기 때문일까

번번히 문과에 낙방하며 자신의 길을 찾지못해 실의에 잠겨있을때 왕친과 향반이라는 큰 신분차이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한마리 사자와  붉은 잉어를 키우고있다는 공통사를 서로의 눈에서 확인한 이경 파릉군이 그의 곁으로 찾아든다.

 

그러한  그들앞에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격돌인 기묘사화가 펼쳐졌다.  그 소용돌이속에서 같은 신념을 펼쳤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던 연은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자책하고 그를 살렸다는 이유만으로 파릉군은 죄인 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4년이 시간이 지나 연은 모든것을 놓았다는 안도감에  사행단의 서장관이 되어 드넓은 요동벌판의 뿌연 황사길을  걷게된다, 하지만 그건 끝이 아니었다.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새로이 인지하는 통로일뿐이었다.

 

그렇게 바른길이든 잘못된길이든 이 책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자신의 길을 향해 힘차게 걸어간다, 여자로 태어났음에도 자신이 가진 재주로 권력과 학문을 쥐고싶었던 기화는 연대신 여문생을 선택하며 그 꿈을 이루고자 했고 기화의 그늘속에서 한평생을 살며 외롭고 힘겨웠던 애기는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그럼에도 한평생을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천리길을 배웅하다 죽어갔다.또한 연이 살수 있는 이유였고 살아야만 했던 이유요, 부모이자 충복이었던  노복 황업산은 돌아오진  않는 주인을

위해오늘도 빈말을 끌고 학궁으로 출근한다. 희락당 역시나  부와 권력을 쫓는 자신의 길을 평생 걸어갔다. 연은 이천오십리길의 황사속에서 그 길을 보았다. 그리고는 조선이 아닌 연경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있다. 누구인들 쉽게 찾아지지않는길, 찾을수 없는길, 그 길을  향해,  사랑이야기인듯하면 정치이야기였고, 한사람의 인생인가 싶으면 너무 다양한 삶으로, 사랑과 우정, 신념을 모두 끌어안고 있던 이야기속에서 아직 자신의 길을 찾지못한 아이들은 여러 등장인물들이 걸었던 그 길을 보면서 자신이 걸어야 하는 길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게될듯하다. 맨발로 요동벌판을 건너 천산을 헤매는 거렁뱅이의 길을 따라가는 연의 마지막 길이 어디일지  궁금하듯 이야기 밖으로 나간 아이들이 만들어갈 그 길 또한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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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남자 친구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0
김일옥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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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조각조각 떨어져 있는 이야기 부스러기와 여기저기 흩어져 재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모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작가의 말중

 

이러한 작가의 말 그대로 9편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실제 삶 한 부분이 툭 튀어나온듯 다가온다. 학교 숙제를 위해 줄넘기 연습에 한창인 어느날, 아빠 마중을 나갔다가는 아이스크림 얻어먹은 행복했던 날 애지중지했던 자전거를 잃어버린 숨막혔던 날, 사춘기 앓이를 하는 아이와 뜻하지 않은 충돌이 있었던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벌어질듯한 아주 사소한 생활들   그 삶들이 단편동화가 되어 우리 앞에 한권의 책으로 다가왔다.

 

그건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부문을 수상한 김일옥 작가의 첫 동화집이었다. 나와 우리아이들에게 단편동화의 재미를 알게해준 특별한 문학상, 나와 내 친구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되어 공감을 하며 마음의 위안을 받는 이야기들 , 책 속 주인공들도 나와 같다라는 동질감에서 기인한 그 마음은  아이들을 더욱 책의 소개로 몰입하게 만든다.

 

첫번째 이야기인  할머니의 남자친구는 조금은 독특하면서도 기이한 시선으로  가족관계를 들여다보게된다. 오토바이광인 신세대 스타일의 남자 친구가 생긴 할머니는 마냥 행복한 모습이건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아빠는 불화가 이어지고  그들을 바라보는 영민이는  내내 불안하기만하다.  그러던 어느날  별난 할아버지의  오토바이를 얻어탔던 영민이가 경찰서에 들어가게되면서 할머니는 애인과  헤어진다. 처음엔 본의가 아니었음에도 사랑하는 손자를 위기에 처하게 만든 애인을 용서할수 없었다 이해했었는데 나중에는 가족들을 최고로 사랑했기에 평범한 시선으로는  이해되지않는 불편한 시선을 더는 감당할수 없었던 할머니의 속내가 그런 결정을 내린게 아니었을까 싶어졌다.

 

“할머니, 이렇게 대책 없이 가출하려고 하면 어떡해. 죽을 때까지 엄마 아빠 얼굴 안 볼 거야? 그거 아니잖아.  그냥 미안하다고 해.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라고는 어딘가 이상한, 철부지 할머니와 너무 일찍 철이든 손자로, 역활이 바뀐듯한 모습 은 이야기 전체를 유쾌하게 만들며 반전되어가는 의미로 가족간의  관계와 사랑을 더욱 의미심장하게 만든다.  

  

도토리라는 애칭으로 애지중지했던 재현의 애마 자전거가 학교 보관대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것마저 잃어버리면 앞으로는 절대 사주지 않겠다던 엄마의 엄포도 떠오르고 무엇보다 자신의 분신이라 생각했던 도토리의 실종이어 더욱 마음이 아프다.  재현이 탐정친구 호범과 함께 자전거를 찾아가는 추리를 해가는 여정은 자못 진지하면서도 흥미 만점이다가는 배려의 마음을 보여주는 마지막 결론에서 더욱 멋져졌다.

 

9편의 이야기는 그렇듯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하고 , 보통의 생활을 보여주다가는 마지막 결론을 통해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는 엄마 아빠를 내내 미안하게 만들고 , 철부지 동생으로만 알았던 소라가

기특해지는가하면, 100번을 넘겨야만하는 줄넘기 시합을 아주 현명한 방법으로 가르쳐주던 엄마, 강아지 문제로 붉어진 이웃간의 단절이 그 강아지로 인해 더욱 돈독해져간다.

 

편견을 벗어나니 진실이 보이듯 , 우리의 삶속에서 감추어져있던 진실들이 대반전이라는 의미전환을 통해 더욱 더 크게 다가온다.  우리 아이들의 진짜 마음 들이 속속 드러나던 생활속 모습들을 진화된 이야기 9편에서 마주하며 조금 더 내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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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푸른도서관 40
안오일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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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일이 짜증나고, 재미가 없으며 유치하다는 큰 아이를 보면서 요즘 사춘기가 제대로 온거구나 싶어진다. 아무나 잡고는 소리를 지르고 싶단다. 화를 내고싶단다. 그것을 밖에서는 할 수 없으니 집안에만 들어오면 짜증을 달고산다.
한번 두번 참으며 받아주다가는 결국 나도 폭발하고 동생도 폭발하고 아빠도 폭발한다. 사춘기시절 그러한 마음의 상태가 온다는 사실도 특별히 해소할곳도 없단것을 너무도 잘알면서...... 
그러다 생각해본다. 어린시절 수시로 드나들었던 연극무대, 체험, 놀이문화까지 요즘 많이 뜸해졌다. 그 모든 매체들이 하나하나 짚어보면 소통을 통해 마음을 풀어야할  청소년기에 가장 필요한것들인데 완전 사각지대가 된듯 텅 비어버렸다. 어른의 세계에도 끼워주지않고 아이들의 세계는 너무도 유치하다.
하물며 시집을 가장 많이 들고 다닐 시기요, 무한 감성에 젖어 언어의 유희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야하는 시기이건만 그 아이들을 위한 시집 또한 드물었던듯하다. 그래서 청소년시집이라는 타이틀만으로 너무도 반가웠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노라니 그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짚어내고 있다.

1부 한 대 치고 싶다 / 2부 그럴 때도 있지 / 3부 이 정도는 웃어 주세요 / 4부 지금 우리는 이란 주제속에 총 64편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마음 그 자체였다.
 

 

 

매일 마주보는 가족들에게서, 항상 등교하던 학교에서 매일매일 마주하던 친구들에게서 가졌던 생각들이 보통의 일상들이 특별한 감각으로 다가왔던날의 감성들이 한편의 시로 만들어진듯했다.

 

학원 한개 더 다니라는 엄마와 싸웠던 날 아침에 마주한 삐그덕 거리는 의자는 자신과 참 많이도 닮아있었고 체육복 갈이입는 선영이와 눈이 마주쳤을뿐인데 내 얼굴이 빨개진다. 내가 참으로 이상하다. 장난치고 놀려도 가장 많이 웃어주던 단짝친구 상준이가 전학을 갔을뿐인데 내 가슴엔 쓰르라미 한마리가 살게되었다.

 

 

그거 시험에 나오나요, 그렇다면 보충은 언제하나요, 시험점수에 반영되나요, 안 가면 안되나요 ?. 요즘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건 어른들, 그런말을 한다고 혼이 나는건 아이들 참으로 어폐가 있는 평가이고 가치척도이다.

 

64편의 시는 그들이 처한  각박한 현실을 운율감 있는 언어로 표현해 놓았을뿐이었지만 아이들은 그 속에서 위안을 받을수 있을것같다. 

 

반 단체 등산을 했다.

정상을 위해 쉬지않고 올랐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늘 중간인 나는

산만큼은 맨 꼭대기에 서고 싶었다.      p92 등산중

 

아이들의 마음속을 들어갔다온듯한 심리묘사로 실제 생활속 현실들이 절묘한 언어로 승화되어 그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헤아려준다. 갈수록 그 각박한 세상속으로 끌려갈  아이를 바라보는 요즘 그 아이가 고뇌할 시간과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 두려워지는데 이러한 수단들이 슬기롭고 현명한 돌파구가 되어줄듯,문학의 힘은 위대하다라는 진리가 떠오르는 의미있는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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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폴 미래의 고전 22
이병승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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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국후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을 보면, 그시대 세상과 우리가 어디에 주목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게된다. 경제발전의 성공에 주안점을 두었던 시절이 있었는가하면 민주화 정착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렇게 산업혁명이후  세계가 모두 부국강병을 부르짖으며 발전을향해 앞만 보고 달려온지 20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우리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되어있다.    

 

빨라도 너무 빨리 와버린 문제, 잘먹고 잘살게되면 마냥 행복할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될줄은 몰랐던 너무도 급작스런 변화였다. 그건 이젠 나이 드신 어른들부터 초등학생 유치원생까지 모두다 인지하고 있는 바로 그 문제, 더이상 숨길수도 숨겨지지도않는 기후변화와  북극곰이 사라질 위기에 몰린 지구온난화등 환경문제다.

 

이 책은  환경파괴로 인해 대재앙이 닥쳐온 가까운 미래를 그리고 있었는데 그 시간속에서도 어른들은 돈과 힘 권력을 쫓고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아이들은 있었다.  꼬마 대통령이라는 설정속에서 현실의 정치판을 비꼽는 역설적인 이야기로 지금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잘못들을 폭로하고 있었기에 아이들을 보는것이 많이 미안해진다.  책을 읽기전 먼저 챙겨본 큰아이가 읽는내내 너무도 무서워할때 대체 무슨 내용일까? 환경문제라고는 상상도 못한채 학교폭력이나 왕따문제 인걸까 싶었었다.그리곤 뒤늦게 읽으면서는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가 가끔 어른들의 잘못으로 자신들에게 남겨진 지구는 너무도 피폐해질거라 늘어놓았던 원망의 소리가 생각났다.

 

공상 sf영화라고 치부했던 영화속 세상이 현실이되고 가상의 미래를 그린 책속 이야기가 실제로 되어가는 일을 우린 현재 심심치않게 보게된다.

그렇기에 기후 변화로 인해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여러 현상을 겪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 책 속 이야기는 가까운 시일내에 일어날수도 있는 일  아니, 분명히 일어날 일이란 생각을 하게된다. 그래서 우리집 큰 아이 역시 그렇게 무서워했을것이다.

 

2023년  환경재앙으로 위기에 몰린 지구는  차일드 폴 법안을 통과시키며 12살의 어른 아이들이 각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그건 권력과 부의 쟁취를 위해 장막속에 숨은채  검은 힘을 발휘하는 거대조직의 꼭두각시일뿐이었으니  잘못되어가는것을 알면서도 숨기고,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얻기위해 눈에 보이는 위기를 외면하는 우리네의 현재 모습이었다고 너무도 평범했기에 선택받았던 12살의 어린 소녀 현웅은 대통령이었다. 그렇게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순수한 모습으로 바라본 세상은   잘못된것이 너무도 많았고 잘못 살고있는 어른들 또한  참으로 많다.

 

꼭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으세요

당연하죠

그럼 방법이 있어요

 

지금을 국가 비상사태라 하고 계엄령을 선포한 다음 국회부터 근대로 장악하새요

법안에 반대하는 각 정당의 총재와 국회의원은 정보기관과 검출을 동원해 구속 수사하세요. 각 부처 장관과 대법원장 등은 대통령 권한으로 다 해임하고 말 잘 듣는 사람으로 바꾸세요 방송국 사장도 바꾸고 신문사 사장도 바꾸세요

그들이 무서워 벌벌 떨게 만들어야 해요

그러면 4조가 아니라 40조를 들여서도 나무를 심을수 있어요.  p129

 

읽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고 마음이 쪼그라든다. 어지러운 현실을 아이들에게 낱낱이 들킨듯해서...

환경을 외면하는 정치판과 돈을 쫓는 기업들 그 상황속에서 날로 파괴되어가는 지구를 표현하고 있던 차일드 폴은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 보아야하는 책이었다. 그리곤 정말 더 늦기전에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지구 빌려쓰는 법}을 통과시켜야만했다. 강한 목소리로 환경보호가 네문제만이 나라문제만이 다른 나라의 문제만이아닌 나부터 작은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고 지켜야만하는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던책, 그 책의 힘을 빌어 좀 더 강력한 환경실천가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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