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 선생 죽이기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0
로이스 던칸 지음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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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리핀 선생 죽이기 / 푸른책들

처음 제목만으로도 대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걸까 조바심을 내게 만들었던 책은 갈수록 강해지는 강도에  아~~ 탄식을 하며 내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요즈음 청소년 소설을 접할때면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왕따의 문제를 넘어 이젠 성폭력이나 자살등 어두운 내면을 그린 이야기가 참 많아, 그러한 이야기를 접할때에도 마음은 내내 불편하기만 했는데 이 책은 한 술 더 뜨고 있었던것이다. 자신들의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선생님을 납치 하고 종국엔 죽음에까지 이르니 말이다. 게다가 사건을 은폐하기위한 치밀한 계획까지 세우는 아이들을 보면서 정말 현실속 일이라도 되는 듯,  이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걸까, 어떠한 처벌을 받고 지금은 어떤 생활을 하고있는걸가 나중의 모습까지 그려지면서 마음은 한없이 무거워진다. 

그리핀 선생님은 영미문학 및 작문교사로  어느 학교에나 한명쯤은 있을것같은 냉정하고 깐깐하게 아이들을 평가하고 교육하는 완고한 선생님이시다. 점수엔 야박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좀 더 발전되어가는 노력만을 강요하는 선생님, 그러한 선생님의 진심을 이해하기에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

야박한 점수가 야속하고 깐깐한 지도력이 고달플뿐이다. 결국 5명의 아이들이 뭉쳐 사건을 저지르고 있다. 방과후 수업이 바빠 과제를 내지못한 제프, 과제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던 벳시, 낙제 점수를 받아 한 학년을 다시 다니고 있는 마크, 바람에 날아간 과제물로 좋은성적에 비상이 걸려버린 데이비드, 그리고 데이비드를 좋아하는 수줍은 많은 소녀 수잔까지 ..... 총 5명의 아이들은 그 전에도 한번 경험이 있었던 선생님 납치를 모의한다.

늘 큰소리만 하고 학생들을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보이는 선생님이 자신들에게 싹싹 빌며 잘못했다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싶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엄청난 일이었던지라. 지나고 보니 재미있었던 추억이라 말하는 유경험자 선생님의 일화를 들먹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건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고 결정이었으니, 밧줄에 꽁꽁 묶인채 자루속에 갇혀 산속에 방치했던 선생님은 싸늘한  죽음을 맞이했다. 거기까진 정말 일어날거라 미쳐 예상치 못했던 사고라 생각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사건을 은폐하기위한 아이들의 다음 행동이 더욱 무서워진다.

시신을 처리하고 선생님의 차를 은폐하고 서로의 알리바이를 만들어 가는 아이들, 그 사건의 중심엔  납치를 계획할때부터 알리바이를 만들어 가는 일련의 과정까지 모든것을 주도해가는 마크가 있었다. 너무도 똑똑하고 매력적이어 감히 불만을 제기할수도 다른 의견을 표출할수도 없게 만드는 카리스마로 아이들을 리더하는 .....

그렇게 책은 정말 이런일만큼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엄청난 사건을 중심으로 다섯명의 아이들의 행동과 심리가,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에서, 가족과 개인의 모습에서, 아주 깊이있게 다뤄지고 있다. 남자친구가 없는 자신을 놀래대던 동생들과 집으로부터 뛰처나가고 싶었던 수잔,  자신이 꼭 돌봐야만하는 할머니가 계시고 가난한 가정환경이 떳떳지못했던 데이비드, 겉으로 보기엔 너무도 냉소적이었지만 내면속으로 너무도 따뜻하고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찼던 선생님까지.

또한  유급을 했던 사건을 비롯하여, 납치에 이르기까지 일련이 사건을 만들어간 마크가  사이코패스 환자였다는 반전까지 책은 복잡한 사회의 현실속에서 한사람 한사람의 내면심리묘사가 참으로 탁월했다.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극한의 행동과 후회 반성에 이르는 사건들은 감추고 싶었던 진실을 들추어내주는 확실한 간접경험으로 아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외면하기보단 직접적으로 부딪히며 알아가야하는 진실이었다. 그랬기에 읽을때는 힘들었지만 읽고나기 참 잘만났다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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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철부지 아빠 - 제9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26
하은유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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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철부지 아빠 * 제9회 푸른문학상 새로운작가상 수상 단편동화
 
나의 철부지 아빠는 해마다 참신한 이야기를 만날수 있는 통로인 푸른책들의 푸른문학상 수상작품집으로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단평동화 9편을 만날수 있는 책입니다.  인간의 심리를 역동적으로 풀어낸 작품 , 관점과 시각에 대한 남다른 통찰을 보여 준 작품, 현실 사회의 문제성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맞춘 이야기라는 심사평에서 알수있듯 우리 아이들이 직면한 현실을 동화라고 하는 문학작품의 심리로써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실제 생활속에서도 깨닫지 못했던 현실직시의 눈을 찾아가는 간접경험을  하게 되네요.

이건 비밀인데, 너만 알고있어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과연 비밀이 될까요 ?.
너와 나 단 둘만의 비밀이라 생각했던 이야기가 어떻게 반 전체로 퍼져나가는지, 얼마나 와전되어 가는지를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김윤희작가의  너 , 그 애기 들어봤니 ? 입니다.

그 밖의 이야기로는 이젠 우리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수 있는 다문화가정이야기로 코시안이기에 왕따를 당할수밖에 없던 슬픈 소년과 외톨이 개의 우정이야기, 공개입양을 아주 밝은 모습으로 그려내고있던 오늘은 , 철없는 미혼부 아빠의 속깊은 이야기로 부모심리를 대변하고 있던 나의 철부지 아빠등 9편의 이야기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녹아있었습니다.

거기엔 항상 얼굴을 마주하기에, 일상적으로 부대끼는 일이었기에 미쳐 깨닫지 못했던 진실들이 보입니다. 자신의 모습이 들여다보이는 거울을 보고있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소 어두운 이면들이었지만 어둡게 표현하기보단 역설적인 모습으로 좀 더 밝게, 가볍게 풀어가고 있어 더욱 마음에 와닿았던듯도  합니다.  그러한 신인작가의 참심함으로 무장한 9편의 단편을 통해 아이들은 가정의 소중함과 소통의 중요성을 제대로 회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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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나는 루카스를 만났다
케빈 브룩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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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고 해서 네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을 거야. 어쩌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슬픔이 네 안에 갇혀 죽어 가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슬픔을 살려 내야 해…….”

술과 담배, 마약, 섹스,폭력, 집단행동, 따돌림, 왕따, 이성에 대한 관심등 건드리고 싶지 않은 무거운 주제들이 엄슴해온다. 여다섯의 현실에서 마주하기엔 너무도 버겁고 잔인하고 비정하다. 이길수도 없고 대항할수도 없는 문제를 마주한 그해 여름 한 소녀는 한 소년을 만났다.

그 이야기는 끈적끈적한 더위만큼이나 무섭게 엄습해온 현실을 마주한 한 소녀의 성장기로 우리가 결코 들추어내고 싶지 않은 적나라한 현실을 샅샅이 까발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과연 이 책을 아이가 읽어도 괜찮을걸까 자문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건 엄마의 입장에서 몰랐으면 싶고 감추고만 싶었던 또 한번의 현실 도피가 되겠구나 싶어 당당히 아이에게 권하기로 했다.
 
영국과 대한민국이라는 거리적 차이를 감안해보았고,  먼 거리만큼이나 문화도 다르고 살아가는 사람도 다르다고  생각을 해 보기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모습은 어찌 그리 비숫한건지 나 혼자만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세상사가 참 슬프고 무거워진다.

영국의 작은 외딴섬에서 아빠와 단 둘이 살고있는 케이티는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다가는  잠시 집에 지내러 온 오빠마중을 나갔던 날,  아름다운 모습으로  경이로운 느낌까지 안겨준 푸른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 소년을 본 순간 어른도 아이도 아닌 열다섯의 여름이 아주 특별해질것 같은 예감을 하게된다.

그 예상이 적중이라도 하듯, 아빠와 단둘이  지내던 일상에 오빠,도미니크가 끼여들면서 평화로웠던 일상은 깨저버리는데, 숨막힐듯 조용하고 변함없는 섬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오빠가 일탈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유일한 친구라 생각했던 빌마저 이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케이티를 둘러싼 주변인들은  야한 옷차림과 행동, 상스러운 말과 거친행동등이 빨리 어른이되는 지름길이라도 되는 듯 행동을 하게되고 그들을 바라보는 케이티의 마음은 복잡하기만하다.

그 속에 끼고싶은 마음도, 말릴엄두도 나지않는 케이티는 그들과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당혹감에 휩싸인다. 그때 우연치않게 재회를 하게 된 사람이 첫인상이 갈렬했던 푸른소녀 루카스였다.
몇살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하는사람인지, 어디로 갈것인지 누구와 사는지 등 현실적인 문제는 모두 배제한채 온전히 한 사람의 순수한 모습에만 관심을 보이는 둘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너무도 크고 아픈 현실적인 문제가 다가오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가만히 놔두질 않는 군준심리와 이성에 대한 관심이 바로 그것이었다.
열다섯의 여름날, 며칠간에 벌어졌던 일들이라 하기엔 너무도 복잡하고 아픈일들이었다.

열다섯의 여자아이에게 최대의 적은 무엇일까?
이 책속에서는 단연 성폭행이란 메시지를 보낸다. 아무도 찾지않은 조용한 해변이나 길가에서 마주한 이성의 남자에겐 그 어떤 예의를 갖출필요가 없다라고.
알량한 예의를 갖추다간 자신이 당할수 밖에 없을뿐만 아니라 그것은 변명거리도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어느날 갑자기 찾아든 이방인에게 섬사람들은 무엇일까 ? 
자기것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며 모르는 사람에 대한 경계의 날을 세우고있는 군중심리의 잔인한 속성을 보여준다.

그것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모든것을 가진 마을유지의 아들 명문대생 제레미와, 그녀의 약혼녀이자 경찰서장의 딸 새라이다. 그 둘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케이티의 노력은 한낱 물거품에 불과하다. 왕자의 사랑을 받지도 못한채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린 인어공주와 같이, 노력을 하면 할수록 일은 겉잡을수 없이 치닫는 상황은 결국 파국에 이르고 있었으니......

모든 죄악을 벌였던 제레미와 새라의 위상과 죄갚음을 대신하는 건, 마을 보트대회에서 아무도 선뜻 구해주지 못했던 한 소녀의 생명을 구하고도 누명을 써야만 했고, 죽어가는 소녀를 응급조치를 통해 구해준 루카스였으니, 아이들에게 알리기엔 너무도 부끄러운 현 사회의 자화상을 이 책에서 그렇게 낱낱이 파헤치고 있었던것이다.
 
그렇게 외딴섬에 조용히 찾아와선, 조용히 지내다, 조용히 사라질 예정이었던 한 소녀는 온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모든 사건을 뒤집어쓴 채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한 개인을 철저하게 소외시키고 파괴해버리는 무서운 군중심리였다.  나만 아니면 되라는 이기심으로 작든 크든, 그것이 우리 주변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임에도 애써 외면해 왔던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함께 어우렸던 친구로부터 한 순간에 배반을 당하고서야 정신을 차린 도미니크처럼 그해 여름 나는 루카스를 만났다라는 책을 통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는 지금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좀 더 성숙한 인간이 되어가는 길을 만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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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컬링 (양장) - 2011 제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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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컬링』 2011년 제5회 블루픽션상 수상  * 최상희 저 * 비룡소

비쩍 마른 몸을 파닥이는 게 딱 ‘멸치’처럼 생긴 서인용과 산적이란 별명답게 엄청난 덩치와 포스를 지닌 강산, 진짜  살기 싷은 표정을 지니고 있던 차을하는 고등학교 1학년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들이기도하다.

3일 연속 지각한 벌로 복도 청소를 한던 날,  차을하는 이름도 생소한 컬링팀 멤버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된다. 명목도 없고 팀원이라고는 달랑 2명,  인지도는 물론이요 알아보는 이 조차 없는 컬링팀이라니, 게다가 제의를 해온 친구들은 야구부에서 쫓겨난 문제아들 서인용과 강산이다.

제2의 김연아를 꿈꾸며 피겨스케이팅에 몰두하는 여동생 연화와 , 그러한 동생을 위해 온 몸을 바치는 엄마. 주말부부로 대전에서 홀로살고 있는 아빠. 그 사이에서 세상에 대한 관심도 흥미도 잃어버린 은하다. 그렇기에 컬링에 관심을 가질리가 없다. 연화의 뒷바라지를 위해 날로 살림은 쫄아들고 집도 작아진 마당에 비싼 컬링화에  브러시라 불리우는 운동기구, 게다가 빙상장 대여료까지 내야만하는 귀족운동을 감내할수도 없는 것이다.

헌데 절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음에도  한번 두번 참여하다보니 어느새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떠벌이 며루치와 바라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산적의 말과 행동에 매료되어간다. 그렇게 결국 1주일에 한번, 2시간의 운동을 통해 아이들은 진정한 친구관계를 형성해가는데....

그 이야기를 모티브로하여 소설은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슬픈 현실들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피겨스케이팅을 꿈꾸는 딸을 위해 모든것을 희생하는 엄마가 있었는가하면, 노력하는 만큼 따라주지 않는 실력에 실망하고 좌절하면서도 새로운 희망을 찾아  오똑이처럼 일어나는 연화가있다. 거기에 가족의 부양을위해 멀리서 홀로 외로운 주말부부를 감내하면서 응원을 보내는 아빠도 있다.

그런가하면 아빠의 병원비를 감내하지 못하고는 결국 온가족이 가난이란 극한상황으로 내몰린 가족이 있는가하면, 부를 기반으로 자기보다 강하고 잘난 사람을 인정하기 싫은 오만함의 극한치인 재단 이사장의 아들도 있었다. 

많은것을 잃어버린 자들 ,애초에 가진것이 없었던 이들은 불안불안한 일상속에서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린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과는 달리 소위 가진자들이 만들어가는데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않은 일도 그들이 했다면 한일이 되는것이고, 아무리 정의로운 일일지라도, 그들이 잘못되었다 하면 잘못한 일이되는것이다. 그렇게 아무리 발버둥쳐도 바뀌지 않는게 현실이요, 가진게 없다라는 사실만으로 무시당하고 감내해야만 하는게 사회였으니 그것을 적나라히 묘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 이 책을 읽게 될 청소년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말 궁금해진다.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보는것은 언제일까 ?. 수시로 바뀌어 가던 꿈이 정말로 내가 무엇이 되고싶은가를 생각하게되는 중.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사회에 대한 불신을 깨닫는 아이들은 이 사회를 포기냐, 아님 좀 더 멋진 이상을위해 투쟁이냐의 갈림길을 선택해야만하는 걸 아닐까?.

사회가 만들어놓은 이상적인 길, 직선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에겐 거칠것이 없었다. 자신의 생각 따위 중요치않고 성적과 틀속에 가둔채 무조건 달리기만 하면 되니가,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컬링의 스핀과 같이 우회해 뛰어가는 아이들에겐 공권력앞에 한없이 나약한게 국민이듯, 학주의 폭력과 교칙의 원칙에서 자유롭지 못한 영혼들이었다.

그것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글 앞에서 난 아무것도 할 수없는 부모이자 기성세대로서 할 말을 잃은 채,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을 어떻게 해소할수도 없었다. 요즘 장애아동의 성폭력문제가 뒤늦게 영화로 이슈가 되며 오랜시간 묶혀졌던 사건이 수면에 떠올랐듯 이 소설이 힘을 얻어 학교가 아이들을 지켜주는 진정한 교육의 장이 되기를 바래보는 아주 소심한 소망을 품었을뿐이다.

세끼 먹듯 꼬박꼬박 빚이 늘어, 아니 안 먹어도 꼬박꼬박 늘어나지.
생각해보니 내가 진 빚도 아니야. 내가 갚아야 할 빚도 아니고, 그런데도 우리 가족은 이렇게 됬어.
빚만 다 갚으면 엄마랑 모여 살 수 있겠지. 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말이야. 이런 식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는 말이야. 내가 아무리 기를 쓰고 달려도 나쁜 건, 앞선 놈들은 내가 추격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거야.
그래서 나 이제 뒤쫓는 건 그만두려고, 이제 다른 방법으로 빚을 갚아 보려고 해 -
본문중   강산이가 친구들에게 컬링대회를 나가자고 다짐하는 부문... 

절대 깨지지않을 권력에 맞서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고 당당히 자리를 찾아가던 아이들이다
그들을 통해 아이들은 용기와 견단력을 배우고, 난 그저 무기력하게 그 아이들을 기성세대가 지켜줄 수 있는 시대가 하루 빨리 도래하기만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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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18살
하나가타 미쓰루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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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떻게 자라야 하는걸까, 어떻게 키워야 하는걸까,영원히 풀리지 않을 숙제입니다.
혼자힘으로 할 시간만 오면 다 될 줄 알았는데  , 그 기간이 지나고 나니 사춘기라는 복병이 찾아오고, 또 그 시간을 이기고 나면 진로라는 더 큰 화두가 찾아올테고, 더 나아가선 자신이 만들어 간 스스로의 모습에 제동을 걸때가 오겠지요.  이 책의 주인공 신타로 처럼 말입니다.

모두 열심히 살아가지만, 그것이 맞는 길인걸까 정확한 판단이 힘들고, 뒤도아보는것은 더더욱 힘이 든것이 삶이요 인생인 데, 조금 늦은 18살은 그 아이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군요.

이제 막,  만 18살이 된  신타로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말썽을  한 번도 안 부리고 자란 우등생입니다.
착한 아이, 반항을 모르는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 말 대답 하지 않는 아이, 그렇기에 무한한 신뢰를 주는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는 동생이 태어날때까지만해도 사랑을 독차지 했지만, 동생이 태어난 후엔 모든 상황이 달라졌지요. 신타로와는 전혀 반대 성향의 동생이 엄마의 모든 관심을 가져가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신타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동생의 그늘에 가리워진 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외롭고 힘든것은 외면한 채 남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까만 신경쓰는 여전한 모범생이었지요. 헌데 그것이 가족은 물론이요 친구 , 이성과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타인과 마음을 주고받는것에 너무도 서툴렀던 것이지요.

결국 여자친구와 헤어진후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대학 진학 후 떨어지게 된 가족과도 연락을 안 하는 삶입니다. 책은 그러한 신타로가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남동생이 축구 선수로 추천을 받아 사립 축구명문학교에 입학이 결정되면서 학비 조달이 끊겨버린 신타로는 학교생활을 이어가기위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꼭 필요해졌고 그 때 산과 바다와 들에서 실컷 놀아보자는 표어에 이끌려 유유관의 놀이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선생님, 절대 통제가 안되는 놀이학교 아이들, 18년을 모범생으로 살아온 신타로에겐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신타로는 자신을 찾아가게 됩니다.  자신을 좋아하게 된 놀이학교 언니선생님의 유이코의 사랑고백을 외면하는 바보짓을 넘어서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곤, 고등부를 유유관에서  보내고 있는 도라에몽의 신 '센나리군'을 이해하게 되면서,  규칙도 절제도 없이 무조건 떼쓰고 억지부리며 자기고집대로 놀고 싸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솔직한 본연의 모습이란 걸 서서히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어 교통사고를 당한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함께 보낸 1년의 시간동안 신따로는 그동안 절제하했던 마음을 열어 서운함으로 표현하고 함께 부딪히며 싸웠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진솔한 모습을 실천했던 것이지요.

어떻게 보일까 싶어 스스로 억압하고 살아가는 모습은, 바로 이 시대를 살고있는 아이들 모습이 아닐까 싶어지는데 신따로의 모습엔 어떻게 사는 것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인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말을 안듣는다고, 삐딱하게만 군다고 불만을 표출하며 좀 더 착한 아이만 되길 원했던 나를 돌아봅니다.
아이들 또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처음 밋밋할거란 생각과는 달리 함께 걸어가는 것이 바로 가족이고 인생임을 알려주는 아주 멋진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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