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왜곡된 역사를 배우고 있어요. 어서 빨리 교과서가 개정되어야 해요.”


어제 약국에 갔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새누리당 지지자의 발언이었다. 이 사람이 여당 의원인지 학자인지 논평자 인지는 모르겠지만(중간에 들어서), 확실한 건 이 사람의 주장은 현재 검정 교과서들이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는 거였다.


또 부아가 치밀었다. 똑같은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그제는 합정역 사거리에서 이상한(?) 현수막을 보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정말 기가 찬다. 저번 주 100분 토론에서 권희영을 비롯한 국사교과서 국정 지지자 패널들의 발언에 심한 빡침을 받은 이후 도처에서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새누리당이 물량 공세를 펴고 있는 듯.


정부는 한 술 더 떠서 국정화의 논거가 참으로 새누리당 다웠다. “우리아이들이 학교에서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어요!” 이게 새누리당과 정부의 국정화를 위한 모토다.


동국대 홍윤기 철학과 교수가 하도 어처구니 없어서, 100분 토론 와중에 7종 교과서(8종 중 교학사 제외)를 열어 확인까지 시켜줬다. 7종 교과서 중 3종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싣고 있었다.


김일성 전집에 나온 주체사상의 핵심 내용을 자료로 제시하면서 교과서들은 비판적 논조로 설명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유일한 우상화 작업이라고.


그런데 국정화 지지자들은 이걸 왜 싣느냐는 거다. 성인들은 상관없지만 자라나는 어린 학생에게는 주체사상을 싣고 있는 자체가 어떤 의도를 담고 있다는 거다. 교사에 따라서 가르치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이들의 주장은 그냥 아전인수요, 견강부회로밖에는 안 들린다. 그리고 똑같은 패턴으로 이를 반복하거나(자신들의 주장이 논파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주장의 중요치 않은 부분을 집중 공격하여 논지를 흐리게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다른 방송 토론을 보아도 비슷한 방식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방식이 일반 대중에게 먹히고 있다는 거다. 심히 분통터지는 일이지만 계속 반복해서 “우리 아이들이 왜곡된 역사를 배우고 있어요!” “현재 한국사 교과서들은 모두 좌편향이에요~!”라는 말도 안돼는 주장들로 인해 대중은 정말 교과서가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문 조사를 봐도 그렇고 막연히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기성세대들도 그렇다. 특히나 역사를 잘 모르는 50대~80대에게는 ‘전교조=빨갱이’라는 도식이 더 강화되고 있다.


아마도 새누리당 쪽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거다. 이 말도 안돼는 억지 주장이 먹히고 있으니. 내 부모님만 해도 교과서가 ‘좌편향’돼서 큰일이라고 걱정하시니 말이다.


새누리당 쪽이 말하는 ‘좌편형’이라는 잣대는 한마디로 침소봉대다. 이들의 논리는 보천보 전투(김일성의 대일 항쟁)를 과대포장 했다는 거고, 싣지 말아야 할 김일성 전집의 내용을 다루었다는 거다. 그리고 ‘건국’을 문제삼으면서 검정교과서들이 대한민국을 부정한다는 논리를 편다.


그리고 6.25 전쟁을 검정교과서들이 북침이라고 했다는데, 이는 어느 교과서에서 기술 된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7종 중 하나의 교과서에서 ‘북침’이라는 용어를 쓴 모양인데, 이걸 갖고 검정교과서들은 모조리 좌편향 되었다는 주장을 편다.


심지어는 현대사 단원 첫 사진을 문제 삼기도 한다. 허고 많은 사진 중에 민주화 투쟁의 사진을 싣는 것은 어떤 역사적 의도가 내재돼 있단다. 경제발전을 다룬 사진을 메인에 걸어야지 왜 굳이 데모하는 걸 현대사 메인 사진으로 쓰느냐는 거다.


이들의 논의를 살펴보면 그냥 쓰레기같은 것들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슈화시켜서 현 검정 교과서체제가 ‘좌편향 됐다’라는 걸 계속 반복하여 대중의 뇌리에 심으려는 의도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는 개정을 빌미로 교학사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국정화하겠다는 심보로 보인다. 국정을 비판하는 쪽에서 이 얘기를 꺼내면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교과서를 갖고 비판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국정교과서 시험판(예비판)에서 이미 그 기조를 들어내 보여주고 있다.


실험본 교과서(국정 교과서를 발행하기 이전에 시험적으로 가르쳐보는 교과서)에는 '독재'라는 표현이 완전히 빠져있다. 일제시대의 내용은 일본 우익을 대변해 주는 듯한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


일본 우익이 계속해서 우려먹어온 내용이다. 일본에 의해 건설된 철도 도로는 해방이후 국가 발전의 근간이 됐다는 거. 토지조사사업이나 산미증식계획으로 인한 쌀 ‘수탈’을 ‘수출’로 명명한 건 애교다.


우익 학자들은 일제의 토지조사사업과 산미증식계획을 근대적인 소유권 제도의 확립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이완용을 기술한 부분이나 을미사변을 기술한 부분은 매우 온건하거나 분량이 지극히 짧다. 을미사변으로 명성왕후가 살해된 사건은 단 한 줄에 불과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지금부터 우익 인사들의 역사의식이 투영된 미리보는 국정교과서인 기술을 봐 보자. 교학사 교과서가 학교 채택률 0를 보이자 대안 교과서라고 해서 근현대사 대안 교과서를 미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교과서포럼에서 낸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기파랑, 2010)는 10쇄 이상을 찍었다.


우익의 역사인식이 어떤지 위 책에서 몇 가지만 발췌해서 보고자 한다. (조금 분량이 되지만 국정화 지지자들이 어떤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지 극명히 드러나는 부분이기에 그대로 옮겨 본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맨 먼저 산미증식계획을 서술한 86~87페이지 부분이다.

 

 


 

 

문화정치로 전환한 총독부는 농업개발에 착수하여 산미증식계획을 추진하였다. 이 계획이 수립된 데에는 1918년 일본에서 쌀이 부족해져 주요 도시에서 ‘쌀소동’이라는 소요가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계획의 주요 내용은 저수지, 보, 양수장과 같은 수리시설을 확충하고자 각지에서 수리조합이 활발하게 결성되었다. 수리조합은 식산은행의 대출자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했고, 총독부의 토지개량과는 공사의 설계와 기술을 지원하였다.

산미증식계획의 결과 수리시설을 갖춘 논이 증가하였다. 종자 개량도 추진이 되어 일본계 우량 품종이 대부분 농촌에 보급되었다. 1929년 흥남에 질소비료공장이 완공된 후에는 화학비료의 투입량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쌀 생산량이 증가하였다. 증산된 쌀의 상당부분은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1910년대 후반에 비해 연평균 쌀 생산량은 700만 석가량 증가했는데, 그 가운데 570만 석이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쌀의 생산이 늘어난 데에는 쌀값이 다른 물가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시장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농민과 지주는 다른 농사보다 수익성이 좋은 쌀농사에 주력하였다. 농민들은 산미증식계획의 지원을 받지 않고서도 자발적으로 수리시설을 개량하였다. 그런 토지가 수리조합에 속한 토지보다 훨씬 많았다.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 pp86~87


여기에는 일본의 산미증신계획 의도가 잘 드러나 있지 않고, 그 결과로 우리민족의 근황이 어땠는지는 전혀 기술되어 있지 않다. 우량 품종이 농촌에 보급되었다는 이후 내용들은 모두 산미증식계획에 대한 우호적 기술들이다. 일본의 이 계획으로 일본에 많은 수출을 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좋아졌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부정적인 기술을 하나도 찾을 수 없다.


똑같은 산미증식계획을 <우리역사>에서는 어떻게 기술했는지 보자. 참고로 한영우 교수의 이 책은 우리 역사의 객관적 기술과 탁월한 평이성을 인정받아 외국에 우리 역사를 알리는 가장 대표적인 역사서다. 러시아판, 영어판이 모두 번역되었다. 그리고 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이자 문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이기도 하다. 주요 인터넷 서점 추천도서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역사>(경세원, 2007)에는 산미증신계획 내용이 534페이지에 나와 있는데, 그 바로 앞 페이지에 소제목이 ‘경제수탈의 강화’이다.

 

 

 


 

일본은 1910년대 이후 자본주의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농민들이 도시에 몰려 식량 조달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산미증식계획이 세워졌다. 이 계획은 토지개량과 농사개량에 의해 식량생산을 대폭 늘림으로써 일본으로 더 많은 쌀을 가져가고 우리나라 농민생활도 안정시킨다는 목표 하에 추진되었다. 그러나 제1차(1920~1925), 제2차(1926~1934)계획이 계속 추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936년 현재 쌀 생산량은 1920년보다 약 30%가 증가한 데 불과하였으나, 일본으로의 수출량은 약8배로 증가하였다. 1932~1936년의 평균 쌀 생산량은 1700만석인데, 일본으로 가져간 것은 그 절반이 넘는 876만석이었다. 그 결과 한국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20년의 약 7두에서 4두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일본인은 1년에 1인당 1석 2두를 소비하였다. 한국인들은 부족한 식량을 만주에서 들여오는 잡곡[조,수수,콩] 등으로 메꾸어 갔다.

우리나라 농민들은 식량사정만 나빠진 것이 아니라, 과도한 수리조합비로 자작농이 소작농으로 몰락하는 사례가 많았고, 농업구조와 유통구조까지 쌀 중심으로 개편되어 경제구조의 파행성이 심화되었다. 결국 일제의 산미증식계획은 1920년대 이후 소작쟁의가 격화되는 원인을 제공하였다. <우리역사> p534


위의 대안교과서 내용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비슷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역사>에는 이 계획의 원인과 진행 결과를 아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 수탈정책으로 우리 민족은 매우 고통 받았다는 정황을 그대로 알 수 있다. ‘수탈’이지 ‘수출’이 아닌 것이다.


이번엔 을미사변을 기술한 부분을 비교해 보자. 대안교과서에는 을미사변 내용이 정말 짧게 기술되어 있다. 55페이지에 [3국간섭과 을마사변]이라는 소제목하에 15줄로 기술되어 있는데, 을미사변은 단 1줄로 처리했다. 나머지는 모두 3국 간섭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일본은 3국간섭으로 한국을 보호국으로 만들려던 책동이 좌절되고, 나아가 친러파가 정권을 잡는 사태가 벌어지자 1895년 10월 민황후를 시해하였다(을미사변). 이후 김홍집과 유길준 등의 내각이 조직되어 급진적인 개혁 정책을 시행했는데, 특히 단발령은 극심한 반발을 일으켰다.


2007년 국정교과서 <국사>에 서술된 내용과 흡사하다. 거기서도 1줄로 처리했는데, 근현대사 책이 따로 발간됐기에 별로 문제거리가 되지 않았다. 근현대사 검정 교과서들은 보다 자세히 이를 소개했다. 일부 검정교과서는 자료 박스로 제시하기 까지 했으니까.


<우리역사>에 기술된 내용을 보자. 487~488페이지에 걸쳐 소개돼 있는데, 절의 명칭은 [일본의 명성황후 시해와 을미의병(1895~1896)]이다.


친일세력의 실각에 불안을 느낀 일본은 또다시 폭력으로 정국을 뒤집어 놓기 위하여 먼저 당시 친러외교를 주도하던 명성황후를 제거하려고 음모를 꾸몄다. 이를 위해 일본은 이노우에 가오루 대신 육군 중장 출신의 과격한 인물인 미우라 고로를 우리나라 주재 공사로 보내 일본인 수비대와 경찰 그리고 신문기자 등으로 하여금 1895년 음력 8월 20일 새벽 경복궁을 습격하여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홍계훈을 비롯한 훈련대군인들이 저항했으나 흉도들을 막지 못했다. 45세의 황후는 시해된 뒤 시체가 불살라졌다. 이 사건은 우리 국민의 분노는 물론 국제적 비난을 크게 불러 일으켰는데, 일본은 미우라 고로 일당을 소환하여 히로시마 형무소에 가두고 재판하는 체하다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을 을미사변이라고 부른다.


근현대사 검정교과서들의 내용은 <우리역사>의 내용과 비슷하다. 단지 분량 차이(약 절반 정도만 기술)만 있을 뿐이다. 교과서포럼이 쓴 근현대사만 한 줄로 기술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박정희 정권에 대한 기술 부분을 살펴보자. 여기서는 ‘독재’에 대한 기술 여부이다. 교과서포럼의 현대사 부분 중 박정희 정권을 기술한 60~70년대 내용을 샅샅이 살펴봤다. 놀랍게도 ‘독재’라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2007년 국정교과서 <국사>에서 박정희 정권을 평가한 부분을 살펴봤다. 126페이지에 유신체제 대한 평가가 기술되어 있다.


1967년 선거에서 재선된 박정희는 3선 개헌을 강행하였고, 1972년에 비상 계엄을 선포하여 국회를 해산하였으며, 10월 유신을 단행하였다. 10월 유신은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민주적 헌정체제를 부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면서 장기적인 독재체제를 구축것이었다. 2007년판 국정교과서 <국사> p126


교과서포럼의 <근현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할애한 부분이 180페이지부터216페이지까지 무려 37페이지나 된다. <우리역사>는 10페이지 분량이고, 대부분의 검정 근현대사 교과서들은 20여 페이지 정도 된다. 요즘 잘나가는 <살아있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휴머니스트, 2007)의 경우는 28페이지 정도 된다. 근데 여기에는 5장 5절의 제목이 [되살아난 군사독재]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사 교과서 개정 논란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의 역사의식을 교조화하고자 하는 은밀한 시도라 추정할 수 있다. 그 정황적 증거가 교학사 교과서와 교과서포럼이 펴낸 <근현대사>이다.


여기에는 친일에 대한 단죄가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기술되어 있고(이완용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나라를 팔아넘긴 매국노라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일제 36년의 만행들이 완화 및 미화되어있다. 이는 산미증식계획을 기술한 부분을 보면 대번 알 수 있다.


그리고 박정희 정권을 기술한 부분에서 현 정권의 역사의식의 방점을 찍는다. 그 많은 분량을 할애했지만 정작 중요한 ‘독재’라는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배우고 있는 국정교과서 실험본도 교과서포럼이 쓴 근현대사 책과 대동소이할 것이다. 이건 100분 토론에서 밝혀진 바 있다.


현 시점에서 국사교과서의 국정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제대로 된 나라에서 아이들을 단일화된 교과서로 자국의 역사를 가르친다는 건 일종의 코미디다. 만일 우익 인사들의 지적처럼 행여나 잘못된 곳이 있다면 현재 검정 교과서 내에서 타협점을 찾아 고치면 된다.

 

아주 편한 길을 놔두고 산을 옮기려는 행위는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납득하기 힘든 사안이다. 교조적 선전을 가려내는 국민들의  혜안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덧]

개인적으로 하도 언론에서 좌편향 교과서 운운해서 해당 부분을 찾아 한영우 교수의 <우리역사>와 대조해 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현재 검정교과서들은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내가 본 건 두산, 대한교과서, 지학사) 진짜 문제가 심각한 건 우익이 만든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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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0-30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민주주의는 신체 장기에 비유하자면 간 같습니다. 건강할 때 모르잖아요. 완전 망가졌을 때 제대로 증상이 나오는.... 이 교과서 문제만 해도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간암 5기라는 것을 증명한 예라 보여집니다. 도무지 이해를 못함.....

특히 쌀 수탈을 어떻게 쌀 수출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뇌에 들어가서 탐구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착한 제국주의라는 망상을 어떻게 하게 되었을ㄲ요 ?
아니 니미... 착한 짓 하려면 왜 침약을 하죠 ? 아예 멀리서 원조나 해주면 되지... 아, 또 아침부터 열받네... 에휴... 얼릉 눈곱 떼고 씻어야 겠다....

yamoo 2015-10-31 22:26   좋아요 0 | URL
민주주의를 간에 비유하시다뉘...탁견이십니다~

7종 검인정 교과서 중 2개 교과서가 수출이라고 명명했더라구요....그치만 전체 논조가 우리가 일본 때문에 어려웠다는 거였습니다~ 통계치를 언급하며 수출이라 명명했는데, 요걸 갖고 아주 오지게 공격하더이다~ㅎ

어제 또 토론회 하던데, 이번에는 자유경제연구원에서 나온 여자가 두껑 열리게하더이다..ㅋㅋ

stella.K 2015-10-30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일 났군요. 어떻게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있는 족족 시비만 걸고
문제만 일으키는지 모르겠네요.
안 그래도 산적한 민생현안들이 많은데 이런 것 가지고 발목을 잡고 있으니.ㅠ
그래도 이대생들 박 언니 오는 거 저지했다고 나오더군요.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잘한 일이라고 봐요.ㅋ

yamoo 2015-10-31 22:29   좋아요 0 | URL
민생 보다는 박근혜 집권기 동안 눈에 가시같은 이 역사 교과서 문제를 일닥락 지을 모양새입니다..

흠..오는 거 저지한 거 보다도 지속적으로 박근혜 정책을 비판적으로 지켜보고 계속 딴지를 거는 게 오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이대생들이 역사교과서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고맙겠네요~^^

나그네 2015-10-31 0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봤습니다. 그들의 주장도 함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p3wVHmcYeZU&feature=player_detailpage

yamoo 2015-10-31 22:30   좋아요 0 | URL
그네들 주장들은 계속 듣는데...들을수록 짜증 수치만 높아지더군요~ 계속 견강부회식 논리를 잘도 지껄입니다~

쉽싸리 2015-10-31 0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드라 종북 교과서는 기본이고 이제는 적화통일 운운...박근혜빨아주기 기도 안차요.

yamoo 2015-10-31 22:31   좋아요 0 | URL
아오~ 이게 누구십니까, 쉽싸리 님 아니십니까!! 잘 지내시죠~^^

그냥 하는 짓거리가 엔날 공작 정치하는 거 같더라구요~ 짜증납니다~~

2015-10-31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31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10-3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안교과서를 비정상적인 사회가 만들어낸 괴작으로 선정하고 싶군요.

yamoo 2015-10-31 22:33   좋아요 1 | URL
괴작의 탄생인가요? ㅋㅋ

사이러스 님도 요 문제좀 비판해 주시면 좋을 텐데....말이죠^^;;

cyrus 2015-11-01 19:2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야무님이 아주 정확하게 문제점을 짚으셔서 제가 따로 글을 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올 해를 돌이켜 보니 내가 헌 책의 순환 속에서 살고 있는 듯 보인다. 알라딘 중고서적 코너에 헌 책을 갖다 팔고, 오프라인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헌 책을 데려오는 순환...한 마디로 헌 책을 처분한 돈으로 또다른 헌 책을 사는...뭐, 그런 순환..

 

그나마 10월은 내 중고책 판매가 호조를 보여 가장 큰 실적(?)을 올렸다. 10월1일 부터 저번 주까지 판매된 책은 총 18권. 판매 금액은 알라딘 수수료를 제하고 총 191,340원을 찍었다.

 

이 금액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산 책은 6권 33900원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다시는 책을 사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지만 간만에 간 신림점에서 닥치고 살 수밖에 없는 책을 발견했다. 어떤 책이냐..아래의 책들이다.

 

 

 

 

 

 

 

<30분에 읽는 사르트르>는 예전에 지인을 빌려줬는데, 돌여받을 가능성이 희박하여 재구매하려던 책이었다. 운좋게 새 책을 만나서 닥치고 데려왔다. <지상최대의 철학쎠>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끝 부분을 못보고 반납해야 했다. 다시 빌리려하니 대기자가 3명이나 되어 그냥 포기했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이 책을 발견! 닥치고 구매~

 

<현대미술의 개념>은 예전부터 구매대상 도서였었다. <하룻밤에 읽는 불교>는 이 시리즈 중 유일하게 없는 책이라 닥치고 구매할 수밖에 없었고, <데 키리코>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화가인데, 이상하게도 관련 책이 없는 와중에 발견한 책이다. 나중에 사이러스 님 페이퍼를 보니 이 시리즈가 절판이라는 걸 알았다. 운이 좋았다!

 

나머지 금액 중 일부는 구제 옷 매장인 빈프라임에서 끝내 주는 코트를 4벌 구입했다. 4벌에 36000원 밖에 안 들었다(한 벌당 9천원). 모두 모직 롱코트~ 이건 나중에 사진으루다가 자랑할 예정이다..ㅋㅋ

 

금액이 아직도 상당히 남아 가족 외식에 쓰고 한 5만원 정도가 남았길래 종종 가던 헌책방에 들렀다. 근데, 여기서 대박을 마났다~ 바로 아래의 전집을 만났기 때문!

코플스톤의 철학사 원서 세트 9권이 들어와있던 거! 가격도 5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5만원으로 이 책을 데려왔다~

 

철학사의 제왕격이라 회자되는 코플스톤의 주저 <서양철학사> 전집이다. 번역본으로는 <중세철학사>와 <근대철학사>만 있는데, 이 전집 이야기는 이야기로만 들었고 실물을 본 건 중고서점에서 처음이었다. 올 해 건진 최고의 책이다!

 

 

그나저나 어제 카드 내역서를 받아들었다. 10월에 산 책값만 무려 60만원이 넘었다..ㅜㅜ

책 팔아 남은 돈은 0. 난 미친게 분명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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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2015-10-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값 때문에 미친놈 소리 듣는데.. ㅜ 술담배 안하니까 갠찬차나~ 라는 말도 안먹힐지경.. (그런데 코트 4벌에 3600원이라니.. ㄷㄷ..)

yamoo 2015-10-28 15:13   좋아요 0 | URL
초록은 동색~^^ 반갑습니다, 인디언밥 님!^^

오타입니다. 수정했어요! 한 벌에 9천원...3만6천원 입니다~ㅎ

stella.K 2015-10-25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거 원선가 봐요.
10월 한달 동안 60만원! 대단하셔요.
뭐 어떻습니까? 가장 건전하고 이상적인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한테 구박은 받겠지만.
책이 아니라면 다른 것에서 구박을 받을 걸요?ㅋㅋ
사람은 뭐든 한 가지에 미치기 마련이고 또 미처야 살 수 있는
존재잖아요.ㅋ

yamoo 2015-10-28 15:16   좋아요 0 | URL
네...원서 입니다~ 전집 번역된 게 없고, 번역본은 현재 중세철학사와 근대철학사만 구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0월달에 좀 무리를 했네요...지식갤러리 지식 시리즈 전집(원서 포함) 12권 구매가 좀 컸습니다~

저는 책보단 옷때문에 무지 구박받아요..ㅎ
미쳐야 살 수있는 존재...멋진 말입니다..^^

세실 2015-10-2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 책값이 6십만원이라니...허걱. ㅎㅎㅎ
모직코트 4벌! 인증샷 기대하겠습니다^^

yamoo 2015-10-30 00:21   좋아요 0 | URL
이번 달 확실히 무리한 것 같습니다..^^;;

모직코트 4벌 인증샷...기대하시길~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10-2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만 원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평균 책 구매 비용이 10만 원 안팎인데 대단하십니다...

yamoo 2015-10-30 00:21   좋아요 0 | URL
이번 달 완전 무리했어요. 전집류 땜시...ㅠㅠ

보슬비 2015-10-28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중고책도 구입하면서 60만원이라면 도대체 한달에 책이 몇권이 야무님 품으로 들어오는건가요... ^^ 그러면서도 멋진 구제코트도 저렴하게 구입하시고, 진짜 쇼핑의 제왕이세요.. ㅎㅎ

yamoo 2015-10-30 00:22   좋아요 0 | URL
이번 달에만 100권을 가볍게 넘긴거 같습니다..ㅎ

구제 코트 인증샷 기대하시길~^^

페크pek0501 2015-10-29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야말로 책광이십니다. 저도 책광이라 생각했는데 명함도 못 내밀겠는걸요.
애들 책 빼고 오로지 저만을 위해 구입하는 책만 계산하면 1년에 60만원이 안 될 것 같아요.
그런데 한 달에 60만원어치 사셨다니... 깜놀입니다.
님을 이 시대의 책광으로 임명하는 바입니다. ^^

yamoo 2015-10-30 00:22   좋아요 0 | URL
흠...이번 달에만 무리했습니다. 암요~ 이번 달에만 마가 씌인거 같습니다.
확실히 미쳤던 거 같아요..ㅜㅜ

요산요수 2016-02-2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치긴 미쳤네요, 헌데 어쩌죠? 참 부럽게 미쳤네요.
저 역시 비슷하게 지금껏 살아오다, 몇 해 전에 한 갑자를 넘기고보니 이제는
장서 팔아 생활비 보태고 있군요.

yamoo 2016-02-28 23:55   좋아요 0 | URL
부럽게 미쳤다고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저도 한 때는 책을 팔아 생활비를 조달한 적이 있었지요.
그럼에도 이 몹쓸 병은 계속 도집니다..^^;;

반갑습니다, 요산요수님!

헌책시장화이팅 2018-02-09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매년 서울시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한 평 시민 책시장이라는 행사가 있더군요.
제가 알기론 매년 4월 ~ 11월간 14회 정도 서울시 내 곳곳에서 열리던데 이런곳에서 득탬하시는것도 좋을 듯 합니다 ㅎㅎ
 
 전출처 : 곰곰생각하는발님의 "제왕과 신"

갑자기 9월이 가기 전 맥스부비 할인권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게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일욜 밤에 볼 영화를 접수했지요. 근데, 고민이 되더라구요. 뭘 볼지...

한국 영화 <사도>가 압도적인 차이로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걸 볼까 하다가 명절 개봉작 트라우마가 도져서 도저히 한국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이 트라우마 라는게, 명절날 개봉관에서 본 사극 소재의 한국 영화마다 지대한 실망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도>는 내년 설날을 기약하면서(티브에서 해주는 때를 기디리기로..) <인턴>을 보았지요~ 로버트 드니로 하나만으로도 그냥 본전은 뽑을 거 같았습니다. 뭐, 일부 네이버 작전세력들이 <인턴>평가를 박하게 줘서 내 눈으로 확인을 해 볼 의도도 있었지요.

 

 

 


그래서 화곡 메가박스에서 조조를 봤습니다. 근데, 오~ 꽤 재밌었습니다. 사실 전 앤 해서웨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냥 싫어 하는 배우 중 하나에요. 그렇지만 헤서웨이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배역을 아주 잘 따내는 배우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꽤 볼 만했습니다. 10점 만점에 7.5점 정도는 줄 수 있는 정도지요. 뭐, 그냥 무난했습니다. 해서웨이 대신 케이트 윈슬렛이나 레이첼 와이즈가 나왔다면 닥치고 8점 이상을 줬을 겁니다. 무엇보다 드니로가 있잖아요~ㅎ

그나저나 10월에는 정말 기대하는 작품이 또 하나 있어 맥스무비 할인권으로 또 조조 영화를 보아야 할 거 같습니다. <마션>이 왤케 기대가 되는지....어쨌건 <사도>는 안 볼 요량입니다. 곰발 님 페이퍼를 보고 마음을 굳혔네요~ㅎ

 

 

p.s.

곰발 님 서재 페이퍼의 댓글을 쓰려다가 내용이 늘어나 페이퍼로 쓰게 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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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0-0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앤 해서웨이 팬인데요~~~
`나랑 닮았지?` 하며 막 우기고 다닙니다. 앤 해서웨이 좋아해주심 안될까요?ㅎ
인턴 잔잔하면서 따뜻한 제 스타일 영화였어요~~~

yamoo 2015-10-03 23:34   좋아요 0 | URL
흠...글구 보니, 해서웨이가 세실 님하고 좀 비슷한 듯합니다.ㅎ

헤서웨이를 갑자기 좋아할 수는 없구요....그냥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보기로 했습니다..ㅎㅎ

그렇지요...따뜻하고 잔잔한 영화..평타 이상은 확실한 영화라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15-10-01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댓글 쓰다가 길어져서 페이퍼로 올린 경험이 있는 1인으로서
잘 읽고 간다는 글을 남기고 싶군요. ^^

yamoo 2015-10-03 23:3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페크님~알라디너에게는 공통적인 현상일 수 있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10-0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0새 인턴과 30세 시이오`라.. ㅎㅎㅎ 설정 좋군요.... ㅎㅎ.

yamoo 2015-10-03 23:37   좋아요 0 | URL
네...그냥 무난하고 훈훈한 스타일?ㅎ 딱히 임팩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영화관 가서 돈 아까운 생각은 들지 않는 영화랄까요..ㅋ

stella.K 2015-10-0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믿을만한 말씀을 하신 것 같군요.ㅋ
로버트 드니로가 아무 영화나 출연 안 하잖아요.
정말 재미있을 것 같군요.
전 요즘 배우 누구를 좋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던데 그래도 앤 헤서웨이는
연기는 곧잘 하는 것 같던데요. 케이트 윈슬렛은 로미오와 줄리엣 때만해도
좋던데 지금은 나이가 너무 든 것 같더라구요.ㅠ

곰곰발 2015-10-01 16:1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드니로 한땐 아무 영화나 출연했었습니다. 뭐냐. 아들 빚인가 하여튼 사업하다 꼬여서 돈이 필요해서 한때 아무 영화에나 나오곤 했죠.
그나저나 이번에 11월인가 이터널션사인 재개봉합니다.
고거 함 다시 봐야겠어요. 쇼생크 도 재개봉안해주나 모르겠습니다.

stella.K 2015-10-02 13:45   좋아요 0 | URL
앗, 드니로 할배가 그랬단 말입니까?
그 덕분에 드니로가 대배우가 될 수 있었겠군요.
다상량이라고 하지 않습니까?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10-02 14:03   좋아요 0 | URL
드니로 할배 그런 적이 있답니다.
빚이 많다고 들은 적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옛날 신동엽이 사업 실패로 거대 빚이 생기자 왜 닥치는 대로 프로 뛰었잖아요. 7,8개 되었나 ? 그게 다 빚 같으려고 ...
드니로도 그랬다 그러더라고요... 이젠 다 갚았겠죠 ?
미국은 왜 이혼 하면, 자칫 잘못하면 파산하지 않습니까....

yamoo 2015-10-03 23:38   좋아요 0 | URL
드디로 할배에 대한 곰발님의 정보...좋군요~
네...한 때 드디로 할배가 겹치기 출연할 때가 있었지요..ㅎ
 

들어가며

 

추석이다! 모두 풍요로운 시간을 누리시길 빈다. 한가위를 맞아 보내드릴 선물은 없고, 그냥 유용한 정보 나눔으로 이웃들의 고마움을 대신하고자 한다.

 

소수의 사람만 향유하기에는 너무도 대단한 정보(경험)라 함께 나누면 좋겠다시퍼 페이퍼를 쓰기로 했다. 변변치 않은 서재에 오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겸....겸사 겸사. 무엇보다 한가위지 않은가! 말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 녹아 있는 글이기에, 읽는 분들은 감안하시고 보시면 좋을 듯싶다. 그럼 시작한다~

 

 

1

 

영어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토익 공부는 2000년대 중반 접었고, 토플 공부는 cbt토플이 도입되던 그 무렵 그만 두었다. 그 이후 '다시는 영어 공부따위는 하지 않겠어!' 하고 공부를 때려쳤다. 그냥 짜증이 났고, 무엇보다 시간 투자 대비 효과가 안 나왔기 때문.

 

참으로 아쉬윘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효과가 없다는데에. 들인 시간이 아까워 계속 해보려 했다. 한데, 경제학을 공부해 보니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었다. 역시 그만해야겠지...하고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사석에서 <강점에 올인하라>라는 책의 저자를 만나 그의 얘기를 들을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난 모든 영어 수험 책들을 갖다 버렸다.

 

영어를 공부하지 않으니 시간이 남아 돌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책 읽기와 취미 생활에 쏟을 수 있어, 생활이 훨씬 재미있고 윤택했다. 영어를 잡고 있는 동안은 항상 내 자신이 무기력하고 열등감에 시달렸는데, 그런 마음이 완전히 샥 가셔버린 것이다.

 

 

 

2

 

혹자는 그럴 것이다. 영어는 꾸준함이다. 그런 꾸준함 없이 포기하다니...쯧쯧. 하지만 난 꾸준히 했다.하기 싫은 걸 억지로 그렇게도 오랜 세월을 걸쳐 해 온 내가 신기할 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했고, 안 쳐본 영어 시험이 없을 정도로 모조리 응시했다.

 

토익은 말할 것도 없고, 토플, 텝스, G-telp, GRE 등등. 사실 미국 유학을 가려고 하루 10시간 이상 씩 영어 공부를 한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공인 영어 점수는 형편 없었다. 공부는 가열차게 지속적으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영어 능력은 좀처럼 향상되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고 동생 녀석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라고 혀를 끌끌찼다. 이 녀석은 나보다 영어 공부를 훨씬 덜 하도고 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잘하여 외국어 고등학교에 진학한 녀석이다. 자기는 힘들지 않고 공부하는데, 형이란 작자는 엄청 힘들여 열심히 하지만 성적이 개판이니 자기딴에도 좀 안타까웠나 보다.

 

그런데 집에서 내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가 다른 사람들이 다보는 성문 시리즈를 안 보고, man to man 시리즈를 봐서 그렇다는 거다. 하도 듣다 보니 신경질 나서 성문 종합영어를 2번 정도 보았다. 독해와 문법 성적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어도 여전히 영어는 못하기 마찬가지였다.

 

 

 

 

 

 

 

 

 

 

 

 

고교 졸업 후 10년까지 내가 본 영어 교재만도 수십 권은 족히 되었다. 한 권을 반복해서 보라고 해서 7-8회독 한 책도 꽤 된다. 김영로의 <영어 순해>와 <보카 22000>은 하도 봐서 책장이 모두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김정기의 <리딩 워크숍>과, <이재옥 토플> 역시 마르고 닳도록 보았다.

 

 

 

 

 

 

 

(현재 판본들은 모두 표지와 내용이 약간씩 달라졌다.)

 

듣기가 안 돼, 처음 듣기 교재로 <abc월드 뉴스>(다락원, 1999) 잡지를 정기 구독한 적이 있었다. 흥미 있는 뉴스를 종류 별로 30개 골라 내어 스크립트를 복사했다. 듣기는 암기가 장땡이라는 말에 이 스크립트 30개를 미친듯이 다 외웠다.

 

지금도 이 중에서 저절로 암기하고 있는 부분이 꽤 된다. 얼마나 열심히 외웠는지 abc뉴스 스크립트는 복사한 부분이 희미해 지고 종이가 너덜너덜 해 졌다.  그래서 난 지금까지 이걸 갖고 있다. 정말 버릴 수가 없다. 항상 갖고 다녔던 거라. (지금도 피터 제닝스와 포레스트 소여의 환청이 들리는 듯하다..--;;)

 

단어 역시 단순 무식하게 외웠다. 보카 교재에서 정말 안 외어졌던 단어들만 따로 수첩에 적어 가지고 다니면서 암기했다. 그 수첩도 버릴 수가 없다. 회화에 좋다던 예날 동아일보 연재물도 매일 오려내어 제본해서 갖고 다니면서 보았다. 역시 이것도 버릴 수가 없어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

 

그래, 난 할만큼  한 거다. 그래서 깨끗히 포기했다. 단, 내가 공부를 아주 잘못하고 있긴 했다. 학원이나 선생에게 배워야 했는데, 난 정규 교육 과정을 제외하고 돈을 주고 뭘 배워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어도 그냥 혼자서 독학으로 했다. 이게 치명적이 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지만 어쩌랴 생각 자체가 고루했던 걸.

 

영어 공부는 정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했다. 흥미 있던 적은 중학교 1,2학년 때밖에 없었던 듯하다. 그 이후는 괴로움 속에서 '성적' 때문에, '대학 입시' 때문에, '고시 공부' 때문에, '유학' 때문에....여튼 뭣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지, 자발적 즐거움을 위해 공부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3

 

그런데 어느날 쯤이었을 거다. 영어를 포기하고 한 참 지난 무더운 여름 어느날. 영어를 포기하니 독서에 열중할 수 있었다고 위에 밝혔다. [고전읽기모임]이라는 걸 만들어 열심히 고전을 읽어 가는 와중이었는데, 헌책방에서 우연히 초등학생용 영어 읽기책들을 만났다. 서서 몇 페이지를 읽는데, 우와~ 술술 읽히면서 재미있는게 아닌가!!

 

난 그 길로 흥미 있어 보이는 영어책 몇 권을 사서 일 주일 동안 사온 책들을 모조리 읽어버렸다. 그 전에도 영어 원서는 몇 권 읽어 보았다. 그런데 가독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하루 1-2시간을 꾸준히 읽어도 한달은 족히 걸려야 완독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공부의 연장선이나 다름 없었다. 이때 읽었던 대표적인 책들이 에리히 프롬의 저작들이었다.

 

 

 

 

 

 

 

그런데 미국 초등학교 독해 훈련서로 나온 영어 원서들은 정말 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읽는 재미를 배가 시켜주었다. 난 즉시 헌책방들을 뒤져서 재미있을 만한 책들을 사 모았다. 그것이 바로 scholastic에서 나온 동물 시리즈와 옥스포드 출판사에서 나온 Bookworms library 시리즈다. 뭐, 영어 원서 읽는 카페에 가니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시리즈였다.

 

 

 

 

 

 

 

 

이 시리즈들을 알고나서 미국 초등학교용 독해 훈련서들을 사서 모았다. 너무 재미있고, 읽으면서 이해되니 우선 공부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읽는 와중에 자연히 영어식 표현에 익숙하게 되었다. 옥스포드 북웜 시리즈를 사 모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수준의 영어 기초 원서들이 시리즈로 굴지의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었다는 거였다.

 

펭귄 출판사의 <penguin readers>시리즈와 <Dominoes>시리즈, 콜린스의 <Collins english library>시리즈, 롱맨의 <The bridge series>, DK Readers 등이다. (현재 롱맨 <The bridge series>와 콜린스의 <Collins english library>시리즈만 절판된 듯하다.) 이들 시리즈들은 크게 3분류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를 발굴해서 펴낸 아동용 소설 문고 작품들, 아동용으로 다시 쉽게 쓴 고전류, 그리고 에세이류들이다. 각 시리즈는 모두 수준별로 이루어져있어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쉽게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알라딘에도 보면, 렉사일 지수를 제공하여 수준별 독해 시리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수준에 맞는 원서를 찾아 읽어 나가면 매우 쉽게 유창한 영어 표현을 배울 수 있다. 권당 한 3회독만 하면 웬만한 표현은 가능한 듯하다.

 

대체로 작품마다 권당 시디가 함께 들어 있어, 읽고 난 후 듣기를 통해 내용을 복기하고 듣는 훈련을 할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계문학 작품을 원서로 읽어 교양을 함양하고, 영어 표현도 저절로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요한 건 저절로 습득할 수 있다는 점!

 

요새 영어 때문에 사교육 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데, 내가 생각하기론 위 시리즈 중 아무거나 하나 잡아서 렉사일 지수별로 한 40-50권만 읽으면, 영어 공부는 끝나는 거 같다. 비싼 돈 들여 어학연수 갈 필요도 없겠다싶다. 대학 입시는 물론 영작과 회화도 뭐, 저절로 되니..

 

옥스퍼드 북웜 시리즈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레벨1 수준은 정말 쉽다. 토익 독해보다 3배는 쉬운 거 같다. 그런데 표현은 아주 풍부하다. 그냥 읽으면서 내용과 표현을 모두 익힐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때 이 시리즈를 마스터 해 주면 앞으로의 영어 공부는 그냥 마스터 할 듯..

 

 

 

 

나오며

 

나는 학생 시절 이 좋은 교재를 왜 몰랐는지 모르겠다. 뭐, 정보의 부재이겠고 또 영어 원서 시장에 무지한 부모님 때문이겠지...그래도 나이 들어 이 시리즈를 안 게 내겐 행운이다. 나처럼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영어 공부의 정석을 너무도 쉽게 가르쳐주니 말이다.

 

나중에 안 일인데, 호주나 미국에 어학 연수를 다녀온 녀석들도 알고보면 학원에서 이런 책들을 무지 읽고 왔다나....아마도 내 생각에 독해 교재 이외에 이런 책을 읽는 과정이 연수 과정의 핵심 중 하나일 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어쨌든 난, 북웜 시리즈를 통해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해도 안 되던 영작 실력이 되는 걸 보면. 것두 저절로!ㅎ 해도 실력이 늘지 않아 영어 공부를 포기한 내가 이정도니, 학습을 목적으로 집중해서 읽는 경우,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하기 힘들겠다. 아마도 엄청나겠지..

 

내가 효과를 보고, 신기하여 친척 아무개와 아이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지인 몇에게 알려 줘 봤다. 근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는 자신의 아이들이 3개월 만에 탁월한 독해력을 보였다니, 효과는 확실한 듯하다.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니..(표본의 작음은 어쩔 수 없지만)

 

단, 이 책으로 아이들 독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모가 같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 레벨별로 10권씩 정해서 부모가 가이드 해 주면 일취월장 할 수 있다. 뭐, 책의 말미에 문제를 해결하는 코너도 있지만, 부모와 함께 책 내용을 토론하는 와중에 표현력과 논리력 그리고 요약력을 기를 수 있어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내가 만약 자식을 낳아 기르면 반드시 아이에게 이 시리즈를 읽힐 것이다! 것두 유치원 때에 말이다..ㅋㅋ 그래서 나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겠다!!! 꾸준히 같이 읽고 이야기 하는 과정을 10년 정도 하면.....아이는 아마도 수재가 돼 있지 않을까 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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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9-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특화를 시킨 사립이었는데..제 발음은 한마디로 개ㅡ구릴 겁니다 .ㅎㅎㅎ
그치만 선생은 제가 영어하는 걸 좋아했죠.
수업 점수와 상관없이..특이하다..했어요.
넌 참 잘 듣는다..이 말이지..하면서.
스페링을 외는 것 보단 전체 대화의 맥락을 잡으려 하던 이상한 버릇..탓 이라고..여깁니다.
회화로는 자격증을 ㅡ학교서 따곤..더는 말았는데...지금은 뭐 하나 발음하려해도 사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ㅋㅋ

yamoo 2015-09-30 22:56   좋아요 1 | URL
헐~ 영어 특화 사립 학교를 나오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영어 원서와 어렸을 때부터 친하셨을 거 같아 부럽네요. 영어 특화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영어와 아주 친숙하고 영어는 기본으로 잘하더이다~

알고 보니 그장소 님께서는 숨은 고수셨네요^^

oren 2015-09-28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 잘 하고 싶은 게 언제나 `간절하고도 중요한 목표`에서 빠질 리 없었던 참으로 오랜 나날들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네요. 이재옥 TOEFL, 아카데미 TOEFL, voca 22000, 33000 말고도 숱한 영어테잎이며, 영어학원 다니며 쏟아부은 시간과 돈과 노력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영어가 참 얄밉기만 하단 생각도 듭니다. 저는 직장 초년병 시절에 몇 해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간신히 `해외 연수`를 떠날 기회를 얻은 적이 있었는데, 하필 연수를 떠나기 직전에 다른 요직 부서(?)로 이동 발령이 나는 바람에 그 기회를 놓친 게 저로서는 `영영 영어와는 이별`이 되고 말았던 듯하네요. 그런데 지금 문득 되돌아보니 20 년쯤 전에 `해외 연수`를 다녀온 (직장 근처에서 함께 영어 학원 다니고 함께 영어시험 치러 다녔던) 몇몇 친구들이 지금은 그때만큼은 부럽지 않다는 게 조금은 신기하단 생각도 듭니다. 한때 그토록 영어를 잘하고 싶어 안달했었는데 말이지요.

yamoo 님의 이 글을 읽으니 저도 한때 영어책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시절이 있었구나 싶어 괜시리 반갑네요 아마도 중학교에 다닐 때 읍내 서점에서 만났던 `펭귄 북스`에서 나온 `영문대역 문고판 세계명작 시리즈`를 읽을 때였지 싶어요. 겨우 100쪽 내외로 무척이나 얇았던 데다가 이해하기 힘든 관용어나 어려운 단어들은 `한글`로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여 놓은 책이어서 그냥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거든요. 그때 읽었던 영어책들이 <주홍글씨>, <노인과 바다>, <톰 소여의 모험>, <무기여 잘있거라>, <좁은 문>, <로빈슨 크루소>, <리어 왕> 등등이었으니 보잘 것 없는 영어실력으로도 얼마나 재미있게 술술(?) 읽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지요. 심지어 여름방학 땐 강가로 멱 감으러 갈 때조차 그 빨갛고 얇은 책을 두세 권씩 들고 가서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정신없이 재미있게 푹 빠져 읽었던 기억도 나네요. 영어 잘하는 방법이 결코 한둘이 아닐텐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자의적으로 무턱대고 접근하다가 숱한 낭패를 본 게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yamoo 2015-09-30 23:00   좋아요 1 | URL
그 영한 대역 문고 저도 갖고 있어요. 시사영어사에서 나온 얇은 거...아마도 별표 표시가 돼 있던 걸로 압니다. 영한 대역문고는 지금도 나오고 있지만 이 별표 있는 시리즈는 절판 된듯합니다. 이건 대역이 아니라 그냥 밑에 단어 숙어 정리돼 있는 정도 였지요.

전 이거 몇 권 사서 앞에만 끄적 거리다가 말았어요. 난이도 높은 것만 골라서 읽다가 포기하기를 몇 번 한 기억이 있어요..ㅎ 영한대역 문고본은 옆에 해석된 것만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ㅎ

저도 지금은 연수 다녀온 친구들, 유학 갔다온 친구들 별로 부럽지 않아요. 근데, 책 내는 친구는 무지 부럽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펭귄 북스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역시 야무 님은 시리즈의 제왕이십니다.
이재옥 토플... ㅎㅎㅎㅎㅎㅎ 아, 오랜 님 글 보다가 반가운 이름이.......

yamoo 2015-09-30 23:02   좋아요 1 | URL
시리즈의 제왕...ㅋㅋ 계속 시리즈 제왕 컨셉으로 밀고 나가야 할 듯합니다..ㅎㅎ
생각해 보니, 이거 괜찮을 듯삽니다..ㅎ

이재옥 토플, 아카데미 토플...이 두꺼운 토플 책을 학교에서 강의 들으면서 5-6회독 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 때를 풍미했던 책들이지요..김영로 보카 22000권 함께...근데, 지금은 다 절판되고...오로지 김정기의 리딩 워크숍만 살아 남은 듯합니다..영어 순해하고요..ㅎ

2015-09-29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원 2015-10-04 2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습니다. 원서를 읽어볼 요량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하려고 검색 중입니다. 토플이나 어학사전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야무 님의 추천은 노인 학습에도 효과적이려나요? 아무튼 반가운 글이네요.
 

2015년 9월 16일 오후 9시30분 경. 저는 신도림 역으로 가는 열차에서 존 파울즈의 <은밀한 본능>을 읽고 있었습니다. 여자와 남자의 대화로만 일관하는 내용이라 좀 지루해서 읽기를 중단하고, 스마트 폰으로 알라딘 중고서점 검색을 시작했지요.

 

당연히 찾는 책은 DK지식 시리즈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강남점부터 검색을 하는 중에 건대점에 떡하니 <경제의 책>이 있었지요! 아드레날린이 치솟으며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가면 폐점이라 내일을 기약했습니다.

 

17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출발하려고 했지만, 그날따라 아침에 일이 생겼습니다. 생각 끝에 아침 업무를 잠시 미뤄두고 건대점에 있는 책부터 사오기로 했어요.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아침부터 지식시리즈가 팔릴 혹률은 극히 희박하다고 확신했습니다. 경험상 건대점은 그랬지요. 책이 들어오고 나가는 게 타점보다 좀 늦은 편이라서요.

 

10분 발로 검색을 하면서 갔지요. 헉! 근데, 중간 쯤 갔을 때, <경제의 책>이 팔렸다고 나옵니다! 이런, 젠장!!! 중간에서 하차하여 빡오름을 진정시켜야 했습니다. '이럴수는 없는 기다! 이럴수는!!!!' 이런 내면이 소리가...

 

낙심하여 이 시간 우로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지만 그냥 엄벙덤벙 해냈습니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에 접속하여 글을 읽는 와중에 서재 이웃 분이 <경제의 책>을 구입했다고 하는 글을 봐 버렸습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철학의 책, 경제의 책 구입했습니다.
도서정가제 시행되기전에 반값에 팔았던걸로 알고 있는데(기억이 가물가물..) 매번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매장에 있길래 그냥 질렀네요.
철학사는 종류대로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경제의 책도 기대됩니다.

 

라는 자랑 페이퍼. 제 페이퍼 보구 구입했다는 군요! 이런~~ㅠㅠ

 

저는 자책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14일 페이퍼를 올리면서도 설마설마 했지요. 하도 빡쳐서 어떻게든 불만을 가라앉혀 보자는 심사에서 올린 페이퍼였지요. 책값도 꽤 비싸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노리는 알라디너가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근데 정말 우려가 현실이 되니, 심하게 자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책을 어느 정도 완비하고 페이퍼를 올릴 껄 그랬다고. 그냥 막 제게 욕을 퍼부었습니다. '이 천하에 븅~~신' '얼빠진 넘' '머저리, 등신, 개쉑' 등등..

 

그날 밤 도저히 화가 가라앉지 않아 새 책을 구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알라딘에 검색창을 열어 검색했지요. 아, 그랬더니 7권 전집이 50% 반값 세일을 하더군요! 도서정가제가 끝나서 반값 도서는 없는 줄 알았는데, 출판사에서 재고를 처리하려고 아직도 반값 이벤트를 하는 거 같았습니다.

 

뭐, 닥치고 주문을 넣었지요. 사는 김에 예전부터 벼르고 있던 <사회학의 핵심 개념들>과 <물질과 기억> 원서를 함께 넣었습니다. 반값에 구입해서인지 갑자기 기분이 업 되면서 위안이 되더라구요~

 

 

 

 

 

 

 

 

 

 

 

 

 

 

 

 

빡침과 아쉬움 그리고 자책이 눈녹듯이 사라졌습니다..ㅎㅎ 원하는 책 구입의 위력이랄까요.

 

그나저나 지식갤러리의 DK지식 시리즈 소개를 좀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제가 시리즈 완비 했으니 꺼리낄게 없지요..ㅋㅋ 많이 구입하시길 바랍니다. 이 책들은 정말 갑 중의 갑이지요.

 

 

 

 

 

 

 

 

 

 

 

 

아마존 들어가서 외국애들이 이 책에 대해서 리뷰 쓴 걸 쭉~ 훑어 봤는데요. 정말 평들이 하나같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환타스틱하다!' '이런 책은 두고두고 봐야 한다.' '정말 굉장한 책이다~' '전혀 비싸지 않고, 활용도 만점인 책' '이런 편집이 있을 수 있다니!'

 

뭐, 대충 이런 내용. 저도 물론 모두 동의하는 평들이구요. 권당 책 가격이 꽤 비싸지만 읽어보면, 가격이 오히려 싸게 느껴지는 희한한 시리즈 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전류의 책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글을 정확하고 밀도 있게 쓰기 위해서 그리고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쟁여 놓는 책들이지요. 

 

누가 글 잘쓰기 위해서는 사전류는 필수적이라 말해줘서 닥치고 사모으는 편입니다. 문학, 철학, 사회학, 경제학, 미학, 디자인 등에 대한 사전 형식의 책은 그냥 닥치고 필독서죠. 정확한 개념을 확인하고 이해하기 위해 이런 책만큼 좋은 건 없습니다. 활용을 잘하면 금상첨화지요.

 

헌데, 가지고 다니기 편하고 가독성 높은 사전류를 만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이 나오는 책도 아니구요. 그래서 인문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예술 분야의 사전류는 예의 주시하는 편입니다.

 

지식갤러리의 DK지식 시리즈는 매우 독특한 편집과 디자인이외에도 사전류가 갖고 있는 장점을 담고 있습니다. 각 권은 모두 통사적인 형식을 띠고 있지만, 각 학자들과 맥락읽기 코너를 따로 박스로 처리하여 중요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학자들만 소개된 박스만 읽어도 웬만한 경제학사나 철학사 개론서를 읽는 효과가 있습니다(<경제의 책>과 <철학의 책>의 경우). 물론 잘 알려지지 않는 학자들은 독자적인 박스가 없지만 중요한 학자들인 경우는 매우 상세합니다.

 

그리고 서로 연관된 이론과 학자들을 연결해 주는 밑의 '참조'코너는 누가 누구에게 영향받고 누구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어 유익합니다.

 

'맥락 읽기' 코너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맥락에 대한 소개인데요, 한 학자의 이론 소개에 앞서 해당 분야의 전후 관련 역사를 짚어 주어 비슷한 시대의 학문적 관심사를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에컨대 <과학의 책>에 보면, 윌리엄 스미스(1769~1839)라는 학자가 나옵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지질학자인데요, 이 사람은 영국의 지층도를 제작한 학자입니다. 영국 최초의 전국지도를 만든 사람으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산 김정호 정도의 위상을 갖는 학자입니다.

 

[맥락 읽기]를 보면 이렇게 돼 있지요. (p115)

 

 

 

 

분야

지질학

 

이전의 관련 역사

1669년 : 니콜라스 스테노가 지질학자들이 지층을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될 층서학의 기본 법칙을 발표한다.

1760년대 : 독일에서 지질학자 요한 레만과 게로르크 퓍셀이 최초의 실측 지틍 단면도 및 지도를 제작한다.

1813년 : 영국의 지질학자 로버트 베이크웰이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암석 종류를 보여주는 지질도를 최초로 제작한다.

 

이후의 관련 역사

1835년 : 영국 지질도를 체계적으로 제작하기 위해 영국 지질 연구소가 설립된다.

1878년 : 제1회 국제 지질학 회의가 파리에서 열린다. 그때부터 3~5년마다 꼬박꼬박 열렸다.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학자는 1페이지에, 아주 유명한 학자, 예컨대 칸트같은 학자는 무려 6페이지에 걸쳐 있습니다. 학자의 중요 핵심 주장을 따옴표로 표시해 배치하고, 어려운 내용은 그림을 통해 이해를 돕습니다.

 

예컨대 <철학의 책>에 보면 칸트가 한 유명한 말들이 눈에 그대로 들어오게끔 편집돼 있습니다. " 철학의 시작은 바로 그 한계를 아는 것이다"(p167), "인간의 관점에서만 우리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p169), "인간의 이성은 떨쳐버릴 수도 대답할 수도 없는 질문에 시달린다."(p170), "이성은 자기 방식대로 만들어 낸 대상을 통찰할 뿐이다."(p170)

 

무엇보다 이 책의 최고 강점이자 편집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논증도입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학자의 경우, 그 학자의 핵심 주장을 논증 형식으로 구성하여 보여주지요. 학자가 한 수많은 주장들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주장을 뽑아 논증도로 보여 줍니다.

 

존 롤스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철학의 책> p294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고자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일해야 한다.

                                                   ▼

그래서 원칙이 필요하다.

                                                   ▼

공정하고 정의로운 원칙은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

정의의 원칙은 무지의 베일에서 선택되어야 한다.

 

 

대충 도식으로 나타내 보았지만, 책을 열고 편집된 부분을 보면 머릿속에 그대로 박힙니다. (위와는 좀 다르게 편집돼 있습니다) 두꺼운 철학사 책을 읽으면, 번역 외에도 많은 내용 때문에 핵심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리즈의 책들은 그냥 아주 깔끔하게 머리속에 정리됩니다. 그래서 경탄을 내뱉게 됩니다~

 

사실 이 시리즈는 각 권이 'OO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이면을 보면 각 학문의 역사 개론서입니다. 관심은 있지만 해당 분야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그 분야의 개론적 지식을 체계적이고도 아주 알차게 알려주는 최고의 입문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쉽게도 예술 분야는 없지만, 비슷한 컨셉으로 예전에 예담에서 나온 '예술의 유혹'시리즈가 있습니다. 편집과 내용 면에서 DK시리즈에는 못 미치지만 나름의 장점이 있는 예술사 개론서들입니다. 이 시리즈도 참 좋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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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P 2015-09-21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제가 구입했던 경제의 책이군요ㅋㅋ
철학의 책은 노원점에 있었어요. 그나저나 반값이벤트 어디서 하나요? 저도 전집구매하고 싶어요.

yamoo 2015-09-21 22:57   좋아요 0 | URL
네네 바로 건대점에서 구입하신 경제의 책입니다..ㅎㅎ
흠, 노원점에도 있었군요! 노원점은 잘 가지 않는 편이라 잘 검색을 하지 않습니다. 근데, 철학의 책은 작년에 구매한 거에요..ㅎ 이거 보구 이 시리즈를 탐내게 됐지요..ㅋㅋ

BGP 2015-09-2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13~4만원 하는게 반값이었군요. 크레마 카르타 사려고 벼루고 있어서 패스해야겠어요. 그나저나 새책으로 전집 구비하셔서 더 부럽습니다ㅠ

yamoo 2015-09-21 22:59   좋아요 0 | URL
네, 각 권 따로 살려면 귀찮고 가격이 훨씬 쌔서 한꺼번에 반값할 때 사면 좋지요. 제겐 3권이 겹치지만 그래도 질렀어요~ㅎㅎ

크레마는 주의 평이 좀 안 좋아서 킨들을 구매할까 전 망설이고 있다지요..ㅎ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얼른 지르세요~ 반값 끝나기 전에요!ㅎ

BGP 2015-09-2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철학의 책 먼저 완독하고 결정하려구요...마음은 이미 질렀지만 총알의 압박때문에...세트는 계속 저 가격이면 나중에라도 꼭 질러야겠어요. 제가 졌습니다ㅠ

yamoo 2015-09-26 23:16   좋아요 0 | URL
저두 총알의 압박을 많이 받았지만 너무 탐나기 때문에 졌어요~ㅎ

ㅋㅋ 이건 지는게 좋은 겁니다...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