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0. 국대 축구인 오만전을 보고 하도 빡쳐서, 기분도 달랠 겸 본 영화 <소울메이트>. <이태원 클라쓰>와 <그해 우리는>을 본 이후 김다미가 주연으로 나왔다길래 찾아봤는데 넷플에 올라오지 않아 못 보고 있었다. 유튜브 숏 영상으로 몇 개를 봤을 뿐, 넷플에 올라오길 기다려야 했다.
아, 근데 쿠팡에서 국대 축구 보려고(난 TV를 없애버렸다) 혹시나 검색해 봤는데, 있는 거였다! 얼마나 반갑던지. 작은 화면이지만 축구 중계 끝나고 바로 보게 되었다. 역시 영화는 짧은 숏 영상을 아무리 봐도 전체를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숏 영상 많이 보고 작품을 다 봤다는 착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 물론 이런 작품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영화 <소울메이트>;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출연, 민용근 감독 작품]
전부터 이 작품에 대한 말이 많았다. 플롯의 핍진성과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아 내 눈으로 꼭 한 번 봐야겠다고 별렀던 작품이다. 다 보고 나니 진짜 플롯의 핍진성과 구성이 떨어진 감이 없지 않았고, 원작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중국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라 박평식 평론가가 ‘충실한 복제품. 초반 리폼서비스에 만족’이라는 평가와 함께 별3 개를 주었다.
박평식 영화 평론가의 별 3개 평점이면 평타 이상이라는 얘기. 나도 박평식 평론가처럼 나쁘지 않았다. 나는 ‘초반 리폼서비스’에 만족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김다미(미소)와 전소니(하은) 두 배우의 연기에 만족했다. 플롯의 아쉬운 부분을 배우들의 연기로 매운 작품. <그해 우리는>의 김다미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볼 수 있었고, <기생수; 더 그레이>에 나온 전소니와 완전히 다른 면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상대적으로 변우석의 역할이 너무 미미했다.)
플롯 구조는 떨어졌지만, 감독의 연출력과 두 배우의 빼어난 연기, 그리고 아름다운 화면은 영화의 부족한 부분을 매워주기 충분했다. 마지막의 여운은 크게 와 닿았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뭔가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두 주인공의 우정이 마지막에 충분히 공감되었고, 두 배우를 보는 내내 몰입할 수 있었으니까. 이 영화는 이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다만, 영화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영화 초반에 미소가 '난 불꽃처럼 살다가 27살에 죽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이 부분은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복선 구실을 하는 장면이었다. 정작 27살에 죽는 것은 하은. 하은도 미소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어느 한 시점 이후 우리 둘이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될 거라고 말한다.
결국 하은은 어린 시절의 미소가 되어버리고, 미소는 어린 시절의 하은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된다. 이 영화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이다. 원작 영화는 찾아보고 싶지 않다. 두 배우로 충분했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