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자축 페이퍼다.
40대에 들어서 처음 맞는 생일
올 생일은 사실 우울한 일이 많고 심적으로 안 좋은데다 마음과 몸이 따로 놀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아무에게도 안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생일이 다가온 줄 모르고 화만 내는 옆지기가 얄미워 내 생일이 다가온줄도 모르고 하며 선전 포고 를 하고만~
사실 늘 그렇다
잊어버릴까봐
그래서 잊어버린걸 알고 나서 아주 속상할까봐 미리 난 내 생일을 공표했었다.
늘
올 생일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 손으로 내 생일 상도 차리고 싶지 않고
그래서 미역국도 안 끓일 생각이었다.
오늘 점심정도 맛난 걸로 사먹기로 했고
저녁에 미역국도 끓여야 겠다 결국
잡채도 먹고 싶다는 옆지기.
내 생일인지 아닌지.
선물은
얼마전부터 가방이 갖고 싶다고 징징거렸는데
지난주 길가다 길표 가방을 하나 19900원에 구입,
맘에 드는 건 비싸서 선뜻 사고프단 말도 못하고 그냥 가방 타령만 했더니 돌아온 횡재.
그 가방이 선물이라면 선물,
사실 내게 선물은 그냥 평안한 하루가 선물이다.
아무 일도 없고 그냥 아주 편안한 하루가 되길 바랄 뿐이다.
태은이가 엄마에게 예쁜 꽃을 그려준다고 해서 미리 들 뜬 상태.
엄마 생일축하해라고 카드도 써달라고했다.
요즘 태은이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참 예쁘다.
그러고 보니 태은이가 감기 안걸리고 건강한 나날이 최고 선물이기도 하다.
어제 아침 친정엄마가 집에 와서 밥 먹을래?
아니 안돼
에이그
엄마는 내게 생일 한번 제대로 못 차려주었다고 내내 섭섭해 하신다.
잘해준거 없다고
사실 그래서 간다고 별다른게 나올리 없는 엄마다
원망하는게 아니라 엄마는 한다고 해도다른 엄마들에 비해 음식은 그저 그런 편.
손수 잡채 한번 해 준적이 없으시다.
잡채는 엄청난 음식인줄 아시는 엄마.
그러면서 내내 미안해만 하시는 엄마.
엄마가 더 이상 나에게 못해주어 섭섭하고 속상해 하지 마셨으면
엄마에게 아빠에게 잘 못하는 내가 더 마음 아픈 나날인데
내내 잘 못해주었다고 속상해 하시면 내가 더 가슴아프다.
엄마
이제 40이 된 생일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하루하루가 평안한게 최고야.
그냥 건강하게 하루를 살기를 바랄뿐.
엄마가 건강한게 아빠가 건강한게 내겐 큰 선물이지.
비가 많이 온다는 오늘
여러가지로 바쁜 오늘
오늘은 내 생일이다.
제발 하루가 아무 일 없이 잘 지나가길.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되면
(모든 것이 더딘나는 진정될 틈이 없을 정도로 심란하다.)
귀걸이도 하고(귀걸이하면 30%더 예뻐 보인다나)
하늘하늘 예쁜 스카프를 휘날리며
예쁜 가방 매고
예쁜 신발 신고
봄 나들이 가야지
꽃 핀 어느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