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보
김연주 원작, 박은아 지음, 서문다미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2월
품절


6명의 작가가 그려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다룬 단편집이다.
양장본에 적당한 무게감과 깔끔한 표지가 마음에 든다.

리뷰 제목은 띠지에 나오는 글귀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겉표지를 벗기면 드러나는 속살은 사랑스런 핑크빛..
만화책지만 제법 튼튼해보여 살짜기 안심이 되는 이 마음은......^^;
(제본이 엉망인 책이 너무 많다..ㅠ.ㅠ)

소원이 내리는 나날 - 윤지운

[HUSH]의 작가 윤지운의 단편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아닌줄 알면서도 그런척 떠맡겨진 여자아이와
어느순간 자식이 아닌줄 알았지만 그런 마음을 접어버린 아버지의 이야기..
서로에게 이미 너무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려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들이 사랑스럽다.

문(門) - 김연주

[플라티나], [나비], [소녀왕]의 작가 김연주의 단편이다.
자객이지만 그를 사랑해버린 휘연..
그녀의 총에 맞고 죽을뻔 했지만 여전히 그녀를 믿는 이사나..
마치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한 아련하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이다.
단편집 [나비]와 비슷한 분위기..

- 믿음이 환상이고 꿈이라면, 나는 그 꿈도 믿겠습니다..

호환(虎患) - 서문다미

[루어], [그들도 사랑을 한다], [END]의 작가인 서문다미의 단편이다.
호랑이에게 부모를 잃고, 정인마저 잃었다고 생각한 사냥꾼의 딸 여금이 호랑이와의 싸움에 나서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돌아온 그녀의 정인은 그녀를 찾아 헤매인다.
호랑이와의 일대일 상황이 클라이막스~

- 난 지금도 왜 호랑이가 날 살려두었는지 알지못한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내 생의 호환은 끝났다는 것이다.

밤은 천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 이현숙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Really?]의 작가인 이현숙의 단편이다. 이 작가 작품은 요번에 처음인데 꽤 느낌이 좋다.
백귀야행을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의 작품..
사고로 죽었다고 생각하던 사촌누나가 살아돌아오고, 누나의 애인인 남자 또한 어딘가가 이상하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아빠 미워 - 이시영

[지구에서 영업중], [필소굿]의 작가인 이시영의 단편이다.
천하의 바람둥이 선남에게 어느날 미래에서 온 딸이라는 존재가 애인과 함께 불쑥 나타나 여유롭던 선남의 생활에 끼어드는데...
이시영작가다운 귀여움이 넘치는 코믹하지만 가슴찡한 스토리~^^*

망자(亡者)가 지나는 길 - 박은아

[불면증], [다정다감]의 작가인 박은아의 단편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에 의해 수도원에 맡겨진 구이도는
수도원에서 만난 아름다운 수도사 미르치아에게 깊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품게된다.
불치의 병으로 미르치아가 죽고나자 밝혀지는 진실은 무엇일까..

- 사람은 분명 크나큰 희생이 따르리라는 걸 알면서도 불가항력에 끌리게 되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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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3-1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편 제목이 영화 제목 못지않게 의미심장하고 멋져요^^

mong 2006-03-1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장인물들은 어찌나 눈이 커다란지...^^

LAYLA 2006-03-11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몇개에요? 서문다미 좋아요..더 좋은 작품 많이 나올거 같은..^^

날개 2006-03-1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리뷰제목으로 차용한 저 글귀 말씀이시죠? 너무 멋지죠?^^
몽님.. 대리만족이잖아요..흐흐~ (저도 눈 좀 커봤으면~)
라일라님.. 별 다섯개요!^^ 단편집이 참 잘 나왔네요.. 작가진도 맘에 들고~

어릿광대 2006-05-0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겠어요! 나온다는 말은 들었건만...

날개 2006-05-02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드실 거예요..^^

모1 2006-06-2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상당히 고급스러워보이네요. 제일 처음 사진보고 로맨스책 사신줄 알았어요. 후후..
 
발해연가
원정미 지음 / 신영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요즘 로맨스 소설은 작가 이름만을 보고 사는 경우가 많다. 로맨스라는 이름으로 너무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소설들 때문에 실망하기를 여러차례.. 이젠 검증된 작가가 아니면 읽기가 싫다.

이 책의 작가인 원정미님은 로망띠끄라는 로맨스 소설 사이트에서 처음 알았다. 당시 원하는 사람들만 신청을 받아 출판을 하던 소장본 <주작의 제국>과 <연분>을 읽고 일찌기 맘에 들어하던 작가이다.
이 책은 사실은 이전에 발간된 <홍화녹엽>과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홍화녹엽>에 나오던 여주인공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발해연가>이다.

발해 천화상단의 단주인 여주인공 예진은 똑똑하고 자존심 강한 여인이다. 발해 최고 상단의 단주로서 부와 권력을 가질만큼 가진 그녀... 그렇기에 그녀는 더 외롭다.
신라의 귀족인 남주인공 서현은 권력을 바라는 무리들의 음해와 사랑하던 여인의 배신으로 기억을 잃고 버려진다.  그런 그를 도와준것은 예진..
두 남녀는 사랑에 빠지지만 자존심 강하고 굽힐줄 모르는 성격 때문에 앞길이 순탄치 않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발해와 신라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발해와 신라의 왕권을 둘러싼 암투들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왕 이름 하나 낯익은 것이 없으니.....ㅡ.ㅡ;;;; 
작가의 창작이 많이 들어갔겠지만 고증에 꽤 신경 썼음이 느껴졌다.

<홍화녹엽>보다 이번 <발해연가>가 더 재밌었다.
여주인공의 강인하고 아름답고 지혜로운 점도 맘에 들고,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는 얘기도 좋았다. 
하나 아쉬운 것은, 두 사람이 사랑하는 것은 분명한데, 그 뭐랄까 로맨스소설에 필수불가결한 가슴 저릿저릿함이 그리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ㅜ.ㅠ 내가 너무 많은걸 바란건가.....

이야기의 결말은 예진은 자존심을 꺽고, 서현은 신라를 버리는 것으로 행복하게 마무리... 
작가는 외전을 통해 이 시리즈가 계속 있을 것임을 살짝 예고한다. 예진의 아이들이 세 명 중에 딸의 이야기인 <홍화녹엽>은 이미 나왔으니, 나머지 두 사람의 이야기만 남았다..^^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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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9-11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혹시 하이틴 로맨스나 할리퀸 로맨스도 좋아하세요? 이상하게 날개님껜 궁금한 게 많아요. ^^; 그나저나 책 참 빨리 읽으셨네요.

인터라겐 2005-09-1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내용이군요... 홍화녹엽을 먼저 봐야 하는걸까요 아님 따로 읽어봐도 되는걸까요?

날개 2005-09-11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한때 할리퀸을 무지하게 읽어대던 시절이 있었습죠..ㅎㅎ 지금은 잘 안읽어요.. 울 집 베란다 구석에 보면 안 읽은 할리퀸이 한 상자 가득 있답니다.. 저걸 어쩔까나~^^;;;
인터라겐님, 뭘 먼저 읽어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전혀 다른 얘기라...ㅎㅎ

책속에 책 2005-09-1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로맨스 소설엔 가슴 저릿저릿함이 필수 불가결이죠!! ^^

로드무비 2005-09-13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그동3안 많이 쓰셨네요.^^
3은 마이 도러 짓!

날개 2005-09-13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드리머님, 제가 댓글을 빼먹었군요.. 죄송..^^;;;; 그나저나 님, 로맨스 소설을 제대로 아시는군요..흐흐~
로드무비님, 몰아서 페이퍼 읽으시느라 힘드시죠? ^^

파란여우 2005-09-2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스 소설에 짜릿함이 없다고 하면서도 별은 네 개를 주셨습니다.

날개 2005-09-3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에 작가가 글을 잘 썼어요.. 짜릿함이 부족하긴 했지만 소설로서 읽기에는 재밌었거든요..^^ 짜릿함까지 있었으면 별 다섯개였는데...ㅎㅎ

가시장미 2005-11-10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저도 로맨스 소설 한번 읽어볼까해요. 가장 재미있으셨던 소설을 추천해주시면 다음달에 꼭 주문해서 읽어볼께요. ^-^ 한달에 3권씩 알라디너의 추천으로 책을 사거든요. 한권은 날개님의 추천으로 예약!!! 예약접수 받아주시길. 으흐흐흐

반딧불,, 2005-12-0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맘에 드신다는 책이군요.
찾아봐야지..아시죠?? 빌려만 보는 나삔반디^^;;

날개 2005-12-02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찾으시면 나중에 빌려드릴께요..^^ 판다님 빌려드리기로 했는데, 다음차례로...
 
사랑하기 전엔 절대 알 수 없는 몇 가지 1
캐러맬로우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사랑의 행복감에 젖은 글을 읽으려고, 그래서 같이 그 행복을 느끼고 싶어서 오랜만에 로맨스 소설을 한 권 빼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다지 행복해지지 못했다. 이 책은 로맨스 소설로는 꽝이다. 하지만, 로맨스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본다면 그다지 나쁜 소설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한 남자가 눈에 들어오고,  몇 년간 그를 지켜보기만 하던 여자는 우연한 기회에 그를 도와줄 일이 생긴다. 그리고, 그 인연은 그들을 절친한 친구로 만든다. 
남자는 여자를 우정의 눈으로, 여자는 남자를 사랑의 눈으로.. 
처음부터 어긋나게 시작된 그들의 시선은 결코 마주쳐지지 않는다. 남자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여자가 있고, 그 사랑은 약하거나 깰수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대부분은.. 바라보는 사랑만을 하는 여자의 처절하게 아픈 이야기이다.
읽는 내내 갑갑하기도 하고, 무거운 기분에 시달렸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읽을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보같지만 지켜봐줘야 할것만 같은 이 여자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이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오기도 작용을 했고.....
작가는 결국 내가 원하는 결말을 이루어주지는 않았다. 나름의 행복이라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결국, 시간이다..
아픔을 치유하는 것도, 뒤돌아 볼 여유를 가지는 것도..  시간이 약일 뿐이다. 
사랑에 아파하는 모든 이들이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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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9-09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면서 서재주인장 누군가가 자꾸 겹쳐졌다. 그 분도 행복해지기를....

진주 2005-09-09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픔을 치유하는 것도, 뒤돌아 볼 여유를 가지는 것도.. 시간이 약일 뿐이다. "
햐! 대단하신 날개님~

진주 2005-09-09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 나?

날개 2005-09-0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진주님, 빨리도 오셨군요..^^ 추천 늘 감사드려요..
글구, 그 분요? 음.. 연애하시는 분중에....헤헤~

진주 2005-09-09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글탄말여요~

하루(春) 2005-09-0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젠가 읽은 책에 되게 공감하게 되는 글귀가 많았거든요. 이 리뷰를 보는데 그냥 그 책이 생각이 나네요.

날개 2005-09-0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님이 행복해지면 정말정말정말 좋겠어요..^.^
하루님, 그 책은 뭔데요?

2005-09-09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5-09-10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저는 아니라고 확신하시는거죠? =3=3

마립간 2005-09-1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가 문득 떠오릅니다.

날개 2005-09-10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그렇군요..^^ 왠지 낭만적인 이름입니다..ㅎㅎ
치카님, 흐.. 치카님은 아마 그런일이 있으면 그 남자 붙잡고 결말을 낼 타입인데요?^^
마립간님, 오오~ <생의 한가운데>.. 제가 무지 좋아하는 책입니다..^^ 결국 사랑과 이별에 관한 한 겪을만큼 겪어야 하나 봅니다..^^

싸이런스 2005-09-1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마주침이 없는 인연은 차라리 만나지 아니함만 못한거 같아요. 날개님 예쁜 마음 담고 아픈 마음 잊으렵니다.

날개 2005-09-10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픔이 자신을 성장시키기도 하지요..^^
후회나 절망보다는 그걸 딛고 앞을 바라보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5-09-13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좋은데요?
맞아요, 사랑은 직접 해보고 깨어져보기 전엔 모르는 것.^^

날개 2005-09-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연륜이 배인 한마디? ^^

비로그인 2005-09-18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언니! ^-^ -> 사랑에 아파하는 모든 이들이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이 대목. 너무 와 닿아요. 저도 행복했음 좋겠어요. 으흐흐흐흐.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음식 장만하느라 고생하셨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날개 2005-09-2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장미님!!!^^
추석 잘 보냈지? 결혼하기전에 명절도 마음껏 즐겨야지.... 하기야, 장미 결혼할때 쯤 되면 세상이 좀 더 바뀔지도....ㅎㅎ
이제 아파하지 말고 행복해 져야 해~~!! 내 기를 보낸다~^^

2005-10-11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린왕자_ 2006-08-0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소장하고 있는데 볼 때 마다 가슴이 찡합니다..
 
별의 목소리 - 단편
신카이 마코토.사하라 미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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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여름의 구름이나 차가운 비,
가을 바람의 냄새와 봄의 부드러운 흙의 감촉....
한밤중의 편의점이 주는 편안함과
방과후의 썰렁한 공기와 칠판 지우개의 냄새.
한밤중에 트럭이 달려가는 소리 같은 것.

그런것을 언제까지나
함께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다.

2046년 지구..
우주의 한 공간에서 홀로 휴대단말기로 메일을 보내고 있는 소녀에게선 짙은 외로움이 묻어난다.
지금 메일을 보낸다 해도 중계서버를 거쳐 지구에 도달하려면 여러날이 지나야 할 것이다. 
외계 생명체 탐사에 선발된 소녀 나가미네와.. 지구에 남아있는 그녀의 남자친구 노보루에게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존재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를 만화화 한 이 작품이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표지에 보이는 우수어린 표정의 소녀 때문이었다.  앞 다섯장 정도의 칼라그림에 표현된 우주셔틀에 탄 소녀와 지구에서 메일을 보고 있는 소년은..  그 떨어진 거리만큼 외로워 보인다.

애니메이션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책.. 마치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림으로 다 표현을 하지 않아도 망망대해같은 우주에 떠 있는 소녀가 눈 앞에 보이는 것 같다.
어쩌면 이 소녀의 외로움과 그리움이 내게로 옮겨왔기 때문일지도...

나가미네가 점점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메일이 도착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며칠에서 몇 달로, 또 몇 달에서 몇년으로...
나가미네가 끈질기게 노보루에 대한 끈을 붙잡고 있는 반면에, 노보루는 점점 지쳐간다. 아니, 자신이 잊혀졌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려 한다. 필사적인 나가미네의 메일을 받기 전까지....

그들에게 흐르는 시간은 이미 다르다.
어긋난 시간이 두렵지만 그들을 보면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든다.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같은 장소에 있는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근원적으로 그들을 지탱하는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두 사람이 만날것을 암시만 하는 결말..
하지만, 직접적인 만남보다도 훨씬 뿌듯한 이 감정은 무엇 때문일까..
시간과 거리는 변명일 뿐이다.. 만날 사람은 만나고, 사랑할 사람은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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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3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9-13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귓속말로....^^
이 책 무지 재밌었는데, 아무도 댓글을 안 달아줘서 속상했었던 참이어요..ㅎㅎ

모1 2005-10-20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책으로도 있군요. 이것 투니버스인가에서 해줬었는데...애니메이션은 몇년 된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이 애니메이션을 한 사람이 혼자서 모두 만들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적이 있었죠. 그래픽, 스토리, 음악까지 몽땅요. 만화책은 두 사람의 만남을 암시까지..하는군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여자애가 죽는 것 같은 느낌인데..확실하게 나오지는 않는데요. 여자애가 탄 메카닉이 부서진 상태에서 엄청난 적의 공격을 받아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서로...잘 지낼 수도 있었을텐데...너무나도 장거리 연애...아니 시간과 공간의 연애라고 해야겠네요. 메일 하나 받고 보내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리니까요. 너무 마음에 아팠다는..

날개 2005-10-2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 이거 애니 넘 보고싶어요! 책이 무진장 재밌었거든요.. (책도 잘 팔렸더군요.. 품절되고 금세 2쇄를 찍더라구요..^^)
적의 공격을 받는것 까지는 똑같은가 보네요.. 책에선 부서진 우주선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소녀가 구조대원의 이름속에서 그 소년을 발견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죠..^^
책으로도 보세요!

col1983 2006-02-06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은 전문 작곡가가 담당했습니다. 감독이 직접한 거 아닙니다.

날개 2006-02-06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해적오리 2006-02-2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에니메이션으로 봤는데 넘 좋드라구요.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독특하고, 작품이란 말이 어울리는 에니메이션이었어요.

날개 2006-02-2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니가 괜찮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넘 궁금해요..^^
만화책도 재밌답니다..
 
히로카네 켄시 초기 작품집 11 - 가쿠란 방랑기 6
히로카네 켄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시마과장>, <인간교차점>, <황혼유성군> 등으로 유명한 히로카네 켄시의 단편모음집을 읽었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히로카네 켄시의 초기작품집이다.
사실, 이 책을 일찌감치 손에 넣을수 있었음에도 초기작품이란 이유로 한참을 미루었다. 대개의 경우 초기 작품이라 하면 어설프고, 작가에게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다지 볼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그 생각은 기우였다.

한 형사가 있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학력이 모자라 더이상 직급은 오르지 못하고, 자식교육을 위해 돈은 필요한 상태이다. 그는 어느날, 거물급 정치인의 비리에 대한 증거를 손에 쥐게 된다. 그런 그에게 뻗어오는 유혹의 손길, 조직의 압력.. 하나, 그는 형사의 자존심으로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사건을 터뜨린다. 일의 결과는... 거물은 빠져나가고, 피래미들만 구속, 형사자신은 간수담당으로 좌천이다.ㅡ.ㅡ  표면상으로는 그의 패배지만, 형사로의 자부심은 남는다. 그의 조그마한 행복을 보여주는 걸로 이야기는 끝이다.

이 책에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장르 또한 다양하여 현대물, 사극, SF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장르가 어떠하든지, 그의 단편들은 인간을 생각하게 한다.  결코 해피엔딩만이 아니다. 오히려, 좌절하고 실패하는 인생의 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결코 놓지않는 희망의 끈... 그것이 히로카네 켄시의 이야기이다. 

5권까지는 짤막한 단편들이 주를 이루고, 6권부터 11권까지는 <가쿠란 방랑기>라는 하나의 작품이 실렸다. <가쿠란 방랑기>의 경우엔 불같이 끓어오르는, 방황하는 젊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물론, 주인공 고조를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못하겠지만(내가 여자라서 그런지도..ㅡ.ㅡ;;), 웬지 옆지기가 젊었을때 사고치고 다녔다는 얘기가 겹쳐졌다. 아마, 남자들이라면 그래, 그래..하면서 볼지도...

<시마과장>의 그림처럼 정돈되고 깔끔한 그림이 아니다. 초기의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투박한 그림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다듬어지지 않은 그림에 정감이 가기도 한다.  덜 다듬어진것이 매력이라면 매력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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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7-2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쿠란 방랑기 저도 재밌게 읽었어요.
히로카네 켄시는 그야말로 인생파 작가죠.
같은 책을 재밌게...반갑네요.^^

날개 2005-07-20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마이리스트에 있는거 봤어요.. 안볼려다가 보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로드무비님 아닙니까..흐흐~

sudan 2005-08-24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히로카네 켄시 만화는 너무 꿀꿀해요.
전 아직 제대로 못 즐기겠더라구요. 철이 덜 들었나.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