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셜 D 30
시게노 수이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적하고 어두운 도로, 급커브가 수없이 존재하는 산길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자동차가 있다.   속도를 줄이지도 않은 채, 미끄러지며 도는 관성 드리프트로 연속된 코너를 깨끗하게 통과하는 그 자동차에는  이제 열여덟의 주인공 탁미가 타고 있다.

큰 의미없이 가볍게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숨막힐만큼 아찔한 스피드의 세계였다. 정해진 도로에서 일정한 규칙으로 달리는 레이서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공공도로에서 달리는 자동차와 드라이버들의 이야기다.

스피드광이었던 아버지에게 모르는 새에 길들여져온 탁미는 타고난 천재적인 드라이버다.  탁미의 아버지 후미타는 탁미에게 두부 배달을 시키면서 그를 훈련시켜 아키나 최고의 다운힐(언덕을 내려가는) 드라이버로 성장시킨다.  성능면에서 뒤쳐진 듯 보이는 팔육(AE86, 레빈트레노, 자동차 기종의 하나)이라는 자동차를 수족처럼 부리며 탁미는 수많은 도전자들과 싸워 이긴다. 그들과의 레이스를 통해 탁미 또한 비약할 만한 성장을 함은 물론이다.

내가 자동차를 잘 알아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용어를 다 이해했으면 좋으련만,  사실 그렇지가 못하다. 자동차와 관련되어 나오는 수많은 용어들이 생소하여, 읽다보면 그 느낌만 전달받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긴박하게 펼쳐지는 레이스의 아슬아슬함과 짜릿함을 즐기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그림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적당한 설명이 어우러져,  어느샌가 초조하게 승부를 바라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주인공은 탁미이건만, 솔직히 이 책에서 젤 마음에 드는 사람은 료우스케이다. 탁미를 팀으로 끌어들여 그에게 가르침을 주고 전략을 짜는 실질적인 두뇌이자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인물이다. 료우스케가 만들어낸 <프로젝트 D> 팀에는 또 다른 실력자  케이스케를 비롯한 팀원들이 나름대로의 몫을 하며 자리를 잡고 있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30권이 완결이 아니다. 아직도 연재되고 있는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달리고 또 달리며 성장하는 그들을 보노라면 끝이야 아무려면 어때~ 라는 생각이 든다. 
운전하는데 그렇게 많은 기술이 필요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레이서들이 달리 보인다. 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이 이 책을 봤더라면 아마도 나보다 더 열광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케이스케가 백전노장의 노련한 드라이버와 승부를 하고있다.  아아.. 31권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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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6-10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다 댓글달면 또 폭주족으로 몰리겠지?..

날개 2005-06-10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헹 =3 발뺌하지 마세욧! 글구, 추천은요? ㅡ.ㅡ

비로그인 2005-06-10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마자..깜딱했네여..

하루(春) 2005-06-11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하날리님 좀 제 서재로 초빙해야 겠네요.

날개 2005-06-1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날리님, 담부턴 잊지 마시라구요..흐흐흐~
하루님, 님 글 보시면 한달음에 달려가실 겁니다..^^

2005-06-14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1 2005-07-0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권이군요. 개인적으로 만화책보다는 애니가 훨씬 낫더군요. 역시...레이싱이다보니 움직여야 맛이 있더라구요. 확실히 공부하면서 읽어야 할 만화책이죠. 이니셜 d...너무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서..정신없다는.

날개 2005-07-06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권이 끝이 아니라는게 문제죠....^^;;; 애니는 못봤는데, 보고싶네요..
 
용랑전 1
야마하라 요시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전에 이 책을 20여권 보다가 그만뒀었다. 길기도 길거니와, 역시 빌려 읽는 책은 끈질기게 봐지지를 않는다.  뒤가 좀 궁금했지만, 다른 볼거리도 많았기에 기회를 못잡았다가 요번에 31권까지 한꺼번에 장만했다.  아아~ 서른 한권.. 징하게 길다. 그런데, 검색해보니 두권 더 나와있네....ㅡ.ㅡ

뜬금없이 삼국지의 세계로 떨어져 버린 두 소년, 소녀의 이야기다. 그들이 뭣때문에 이쪽 세계로 오게 되었는지에 관한 건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단지 차원이동이 시로라는 소년이 가진 목걸이의 힘에 의한 것이고,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다는 것만 얼핏 보여질 뿐이다.

용과 함께 떨어져 용의 아이로 불리게 된 시로와 수미는 그들에게 추앙받으며 각각 숨어있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유비의 군사가 된 시로는 유비를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조조에게 납치되어 용의 무녀로 살게된 수미는 그들의 정신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로와 수미가 나타남으로 인해 삼국지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있던것에서 조금씩 엇나가게 된다.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이라지만,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은 시로와 수미에게는 고통이다. 그들의 고민은 처음부터 31권에 이르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계속된다.

이야기는 오나라 손권과 위나라 조조의 싸움인 적벽대전을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진다. 앞 쪽이 삼국지의 내용을 따르는 역사물쪽에 가까웠다면, 그 뒤부터는 거의 환타지물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시로는 용의 아이로서 갖은 무술을 익혀 거의 신기에 가까운 싸움을 계속하고, 수미는 용랑랑으로서 한번씩 특수능력(비를 내린다거나....ㅡ.ㅡ)을 발휘하기도 한다.

31권까지 읽은 지금으로서는 끝이 어떻게 날지 짐작할 수가 없다. 삼국지란 것이 딱히 어느 부분까지를 마무리로 보기에는 좀 그렇고...  난세가 정리되는 것이 마무리로 가장 좋은데, 그러려면 아직 멀었고...
흠, 작가는 도대체 이 사태를 어이할 것인지....

작가가 이 책을 연재하는 동안 조조에 대한 역사인식이 조금씩 바뀌었음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그다지 비중 없는 역할이더만, 뒤로 갈수록 위대한 인물로 봐준다. 요즘은 이게 대세지...
삼국지를 굳이 몰라도 읽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알고 있다면 조금 더 흥미로울것 같다. 

몇 권이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기왕이면 시로의 초인적인 능력만 자꾸 개발하는 '드래곤볼식' 말고,  삼국지 이야기를 좀 떠 써먹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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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5-06-0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읽다가 말았는데.. 다시 읽어볼까요... 흠..
그런데 삼국지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군요. ㅎㅎ

클리오 2005-06-08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작가 걱정하시는 부분이 압권입니다..

하루(春) 2005-06-09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33권까지 나오고도 완결이 아닌가요? @@

날개 2005-06-09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림님, 님도 읽다가 말으셨군요..ㅎㅎ 삼국지 안읽어보셨으면,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이게 한번 시작하면 무지무지 재밌거든요..^^
클리오님, 이거 읽다보면 저절로 걱정이..^^;;;;;
하루님, 네.. 완결아니예요...ㅠ.ㅠ 무지 길죠?

로드무비 2005-06-09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날개님 존경하는 걸로 그칠래요.^^

날개 2005-06-0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만화 읽다보면 30권 넘는건 예사로 알아야지요..^^ 지금 30권까지 나와있는 <이니셜D> 막 시작했어요..^^;;;;

oldhand 2005-06-0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0권 근처까지 읽다가 손뗀지 한 3-4년 된것 같네요. 각 장수들의 전투력이 거의 무협지 수준으로 뻥튀기 되어 있는... 그래도 재미는 있었는데 말이죠. 언제쯤 기회가 되면 다시 볼수 있으려나요.

날개 2005-06-09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갈수록 전투력이 올라가는게 장난 아니죠..^^ 다시 보시려면, 좀 더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보세요~

사마천 2005-06-12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삼국지 소재 만화가 또 한 종류 있군요.
제가 써놓은 삼국지 페이퍼도 한번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날개 2005-06-13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 님 서재에 있는 삼국지 글들.. 요즘 읽고 있답니다.. 아직 조금밖에 못읽어봤지만요..^^ 삼국지에 대해 그리 잘 분석을 해놓으셔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답니다..

모1 2005-07-0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보다 말았어요. 전 한 10권?? 너무 길어지니까..좀 김빠져서 못 보겠더군요. 후후..

날개 2005-07-06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역시 한꺼번에 봐야되더군요..^^
 
시계관의 살인사건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YUKITO AYATSUJI / 학산문화사(단행본) / 199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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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시리즈중에 이 작품이 백미라 하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우선 책 두께가 다른 시리즈보다 훨씬 두툼하여 읽을 맛이 난다.  내용면에서도 훨씬 알차고, 사용된 트릭 또한 기발하다.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있는 <시계관>에 잡지사의 기획으로 초자연 현상 연구회 회원들이 교령회를 열기로 한다.  3일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시계관>에서 지내게 된 9명의 남녀에게 일어난 것은 무차별적 살인...! 
차례 차례 죽어가는 그들은 무기력하기만 하고, 그들이 살해되는걸 바라보는 나는 어느때보다 공포스럽다. 마치 미치광이의 소행인 듯 보이는 이 살인이 계속되는 동안, 그들과 함께 나도 떨었다.

겉으로 보이는 사실을 한꺼풀 벗기면 경악할 진상이 드러난다. 상상하지 못했던 트릭들에 나는 짜릿한 기분마저 느꼈다.
시마다가 이 모든 트릭을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까지 그가 탐탁치 않다.  어쩐지 그는 항상 살인의 현장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이 작품 <시계관>에서도 피비린내나는 살인이 일어나는 동안, 그 현장에 있지 않는걸 보라... ㅡ.ㅡ  
아니, 가만 생각해보면 전혀 현장 상황을 겪지 않고도 모든걸 추리해 낼수 있어 똑똑하다고 해야 할라나?

읽는 동안 무서웠고, 또 즐거웠다.  이로써 관시리즈를 다 읽어버려 조금은 섭섭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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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5-06-02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서운 만화는 싫어요.
너무 무써~워서 ... ㅋㅋ

날개 2005-06-02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만화 아니예욧~! 추리소설이예요..
제가 올리는건 왜 무조건 만화라고 생각하실까? ㅋㅋ

balmas 2005-06-02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추리소설이었구나 ...
그래도 무서운 건 싫다구욧!!

날개 2005-06-02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발마스님 겁쟁이~~~ ㅋㅋ

부리 2005-06-02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아무도 안남았다는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과 비슷한 구도네요?

날개 2005-06-02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안남은건 아니구요, 살아남은 사람도 있어요.. 그것도 의도된 거지만..^^

로드무비 2005-06-02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마치셨군요.
조금 섭섭하다지만 한편으론 후련하시죠?^^

날개 2005-06-0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로드무비님.^^ 잘 아시는군요..ㅎㅎ

야클 2005-08-22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새로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기대 만빵입니다.^^

날개 2005-08-22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드디어 나왔군요..!!^^
 
십각관의 살인사건
YUKITO AYATSUJI / 학산문화사(만화) / 199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떻게 하다보니, 가장 먼저 읽었어야 할 <십각관의 살인사건>을 다른 관시리즈 몇개를 읽고나서야 손대게 되었다. 나중에 읽었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시리즈물의 처음이니만큼 가장 먼저 읽어주는 것이 더 나은것 같다.

관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인물인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독특한 건축물을 만들어 온 나카무라 세이지는 한 섬에 자신이 기거할 <십각관 - 각이 10개인 건축물>을 지었다.  그러나, 그 섬에서는 기묘한 살인사건이 일어나 나카무라 세이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

이야기는 그 1년후, 미스테리 연구회 회원들이 그 섬으로 떠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닉네임을 유명한 추리 작가의 이름으로 부른다. 포, 엘러리, 반, 아가사.. 이런식으로..   그리고, 그들은 하나씩 죽어가기 시작한다.

섬과 육지를 오고가는 이원적 구성을 사용했다.
섬에서는 계속해서 살인이 일어나고, 육지에서는 시마다가 추리를 계속한다.  트릭 자체는 그다지 심오한 것 같지는 않다. 미스테리 연구회 회원들이라면서 어째서 좀 더 신중하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말이지.. 결국 이 이야기는 완전범죄였다고 결론을 내려야 하는걸까?  

명탐정 역할을 하는 시마다는 솔직히 그리 미덥지 못하다. 관시리즈 몇 개를 읽었는데도 시마다에게 아직 정이 안가는 이유가 뭔지....ㅡ.ㅡ; 
마지막 남은 관시리즈 중 최고라는 시계관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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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5-30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필로그에 나오는 '몇번이나 접은 종이 파편이 든 엷은 녹색의 작은병'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는분 알려주셔요..ㅠ.ㅠ

물만두 2005-05-30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마다가 좀 유약해보이죠. 병은 단서가 아니었을까요... 범인임을 알려주는...

panda78 2005-05-30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앞에 (프롤로그였나? ^^;; 벌써 다 잊어버림..) 병 속에 뭔가 적어넣어서 바다에 던지는 게 나오지 않나요?

2005-05-30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5-30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시마다는 명탐정의 자질이 좀 없죠? ^^ 자고로 명탐정이면 좀 잘난체도 하고, 성격도 좀 괴팍해야..흐흐~
판다님, 그..그렇군요. 다시 읽었더니, 프롤로그에 있었습니다...ㅠ.ㅠ
속삭이신 님, 왜 그 사람을 편애하셨는지..ㅎㅎ 저는 다 동등하게 봐서 누가 죽어도 안 이상하더군요..^^;;

로드무비 2005-05-30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아직 시계관이 남았다니!
날개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긴 한데 권수가 너무 많고
스토리가 복잡한 것 같아서 전 아예 안 덤빌랍니다.^^;;

날개 2005-05-31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좀 많긴 많죠? ^^;;

nemuko 2005-05-3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내용 눈치챌까봐 리뷰 대충 한눈으로만 훓었답니다^^

날개 2005-05-31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래도 저 리뷰 내용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답니다.. 주의해서 썼어요..^^
 
불면증 1
박은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어쩌면 보통 사람들은 용납 못할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소재에 불편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금지된 사랑이란 소재를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이 책에서 인간을 본다. 이루지 못할 사랑에 흔들리는 인간을 보고, 마음의 벽을 쌓아 가로막은 인간을 보고, 절망에 고통받으면서도 감추어버리는 인간을 본다.
무표정한 그녀.. 잘 웃지도 울지도 않던 그녀에게서 아픔을 본다.

여름날이 갔다. 한밤에도 잠 못 들던 여름이..
하지만 나는, 오늘도 잠들지 못해.
무얼까.. 불면의 밤에 나와 함꼐 있는 것은-

주인공 희진은 아빠의 재혼으로 피도 섞이지 않은 영호와 남매가 된다. 부모의 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족 안에서 조용히 숨어 지내던 희진에게.. 자꾸만 영호의 그림자는 다가온다. 부인하고 또 부인하고.. 내치고 또 내쳤건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런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난 항상 어떤 '틀'안에 있었다.
외부의 힘에 의해 그 속에 들어간건지, 아니면 내 스스로 들어간 건지는 잘 알수가 없다.
'틀'속은 안전했다.
'틀'은 외부의 자극으로보터 날 지켜줬다. 날 아프게 하는 모든 자극들로부터-
'틀'에게 나도 모르게 치루고 있던 대가는 얼어붙어가는 심장과, 유리보다 약한 인간관계들-
그 중에 유난히 파고들어왔던 넌 누구보다도 날 잘 이해하고 스스럼없이 대해줬지.
그리고 알아버렸어. '틀'속에 있는 건 행복하지 않다는 걸-
차라리 이젠 고통을 느끼는 편이 낫겠다.

희진과 영호가 연인사이로 발전하고, 새엄마가 그 사실을 알아버린건 언젠간 닥칠 일이었다.  강제로 영호와 떨어져 있게 되고, 불의의 사고로 영호가 죽게되는건 이 나라에서 허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말이리라...
희진은 다시 두터운 벽을 쌓고, '틀'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옛날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울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금 그녀의 마음은 얼어버렸다.

아픔을 저 밑바닥에 감추어 놓고, 스스로는 이겨냈다고 혹은 상처가 아물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생각일 뿐이다.  어느날 바닷가에서 영호가 얘기하던 마모되어 보석처럼 변한 사이다병을 발견하고 그녀는 목놓아 운다. 내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기억의 조각들은.. 아주 사소한 것을 계기로 불시에 찾아와- 무더기로 쏟아져 버린다.
그리고는 무방비상태에 있던 인간을 순식간에 무너뜨려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렇듯 괴로운 시간이 지나가면 곧 괜찮아질것이다. 나는 아마도 또 벽을 만들어갈테니까.
저번것보다 훨씬 두껍고 튼튼한 벽을-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실컷 슬퍼해도 괜찮다.
이런 순간들이 반복되다 보면 깨진 유리조각처럼 예민했던 그 시절들의 나는,
언젠가 말끔하게 다듬어진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것이다.
오랜시간 거친 파도에 마모된 바닷가의 유리돌처럼-

그래.. 어른이 되어 간다는건 그런 것이다.
아픔들이 쌓이고 쌓여  나중엔 그 고통이 무디어져버리고, 감정 표현마저 자유롭지 못한 것..
어떤 자극에도  동요하지 않은 척, 내 마음을 가둬버리는 것.. 그런 것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스위티 젬>이나 <다정다감>은 나와 코드가 맞는 작품이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연령대를 십대에 맞춘 좀 유치한 사랑이야기라 느꼈었다.  그래서,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느낌이 확연히 틀리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이 책 한 권 읽는다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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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5-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2권짜리네요. 아구 짧아서 반가워라.. 일단 보관함에 담아놓죠. ^^

날개 2005-05-2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볼려면 역시 짧은게 부담없죠? ^^

로드무비 2005-05-24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지금 박은영과 헷갈리신 거 아닙니까?
저도 다정다감 너무 재미없었어요.
읽다가 집어치웠죠.
박은아는 좋아요. 불면증도.^^

로드무비 2005-05-24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나으 착각.
박은영이란 작가의 만화가 재미없었는데...뭐였더라?ㅎㅎ
<야야>였던가?
다정다감은 그럭저럭 괜찮지 않았수?^^

날개 2005-05-2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야>는 강은영이예요..^^ 강은영 작가 작품은 좀..... 그렇죠? ㅎㅎ
<다정다감>은 굉장히 오래전에 3~4권 정도만 봤었어요.. 당시에 그냥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이 <불면증>을 보고 났더니, 내가 뭘 놓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로드무비님도 괜찮았다 하니... 아무래도 다시 봐야 할것 같아요..^^

진주 2005-05-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이런 책을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보라니..고문입네다.
너무 가슴 절절해서 읽었다간 그날은 꼬박 뜬 눈으로 밤 새우겠어요^^;;;

인터라겐 2005-05-2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덕... 진주님 가슴 절절하다굽쇼... 저 요즘 가슴 절절한 얘기가 필요해요..
지도 보관함으로...

날개 2005-05-2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가끔 뜬 눈으로 밤새우는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흐흐~
인터라겐님, 뭔일 있습니까? 절절한 이야기가 필요하시다니...^^

2005-05-25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5-2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접수했습니다..^^* 글구, 아까 말씀드린 책은 로맨스 소설입니다.

미미달 2005-06-01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어른이 되어 간다는건 그런 것이다.
아픔들이 쌓이고 쌓여 나중엔 그 고통이 무디어져버리고, 감정 표현마저 자유롭지 못한 것..
어떤 자극에도 동요하지 않은 척, 내 마음을 가둬버리는 것.. 그런 것이다.

이 말 너무 멋집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좀 일찍 어른이 되기 시작한 것 같군요.


날개 2005-06-02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어른이란 참 서글픈 겁니다. 그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