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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드무비 > 우리들의 한글나라 - 2007 동아일보 단편소설

2007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 우리들의 한글나라’
[동아일보   2007-01-01 03:00:00] 
[동아일보]

유아용 한글 카드다. 콘크리트 칸막이 기둥마다 붙어 있는 네모난 카드는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이다. 엽서 크기만 한 카드 왼쪽에는 굵은 명조체로 ‘가’가 써 있고, 그 옆에는 가위가 그려져 있다. 글자의 첫머리에 해당하는 단어와 연상되는 그림이 짝지어 있는, 유아용 한글 학습 카드가 분명하다. 싱글과 커플만 사는 원룸에 아이가 있을 리 없고 아이가 있다 해도 어둑한 주차장에서 놀게 할 부모는 없다. 까막눈의 노인이 살 만큼 관리비며 주위 상가의 물가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투명테이프로 반듯하게 붙여놓은 걸로 보아 누군가 한글 공부를 하나보다. 어둑한 주차장에서 한글을 공부하는 사람은 누굴까? 글자만 보면 솔깃해지는 내게 한글 카드는 묘한 호기심을 일으킨다. ‘가’를 지나고 ‘나’ ‘다’를 지나 ‘라’ ‘마’ 앞에서 후진을 하여 자동차를 주차시킨다. 차 문을 열려고 하는 사이 ‘가’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일정한 간격과 박자, 웅얼거리는 음성,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내밀어 바라본다. 어렴풋한 형체가 색으로 먼저 눈에 띈다. 푸른색 상의와 갈색 하의, 청소원 복장의 여자다. 나는 고개를 뒤로 빼고 운전석에 등을 밀착시킨다. 여자와 나의 거리에는 자동차 일곱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여자는 기둥에 붙여놓은 한글 카드를 느릿느릿 떼어내며 카드에 적혀 있는 글자를 소리 내어 읽는다. 여자의 한국어는 어설프다. 하지만 여자의 억양에는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가 들어 있다. 살짝 등을 떼고 여자를 염탐한다. 여자는 큰 소리로 글자를 반복하여 말한 후 카드를 툭 떼어내 한 손에 모아 쥐고 한 번 더 말한다. 여자는 여러 번 크게 소리 내어 ‘마’ 카드에 써 있는 ‘마술’을 읽는다. 마수, 머슬, 마슬을 발음하다 가까스로 ‘마술’이라 말하고는 ‘바람’으로, ‘사과’로, ‘아가’로 이동한다. 여자가 카드를 다 떼어낸 뒤 콘크리트 기둥 뒤로 사라진다. 웅얼거리는 소리도 멀어진다. 운전석에 얼굴을 파묻는다. 얕은 한숨이 새나온다.

“아, 마샤? 그 여자 이름이야. 나이는 한 스물 넷? 미니슈퍼 아줌마한테 들었어. 꽤 친절하고 유능하대. 남의 나라에 와 있어서 그렇지, 자기네 나라에선 선생님이었다나 봐. 왜 그런 경우 많잖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깔보고 함부로 해도 자기네 나라에선 한 자리 했던 치들이 돈 벌러 오는 거잖아. 그런데 넌 주차장에서 그걸 다 지켜본 거야?”

샤워를 끝내고 나온 정연이는 조금 전 주차장에서의 일을 듣자마자 여자를 알은척 한다. 뉴스에서 고용주에게 억울하게 임금 체불을 당하고 핍박받는 이주노동자들을 보면 안됐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가까운 곳에 있는 그 여자를 봤을 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외려 나는 여자가 불편하다. 까만 피부에 덩그마니 쌍꺼풀 진 큰 눈은 경계심으로 가득했을 뿐만 아니라 눈을 맞추지 못하고 시선을 피할 때면 의뭉스러워 보였다. 마샤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외모였다. 이름 따위 아무려면 어떤가. 주차장에서 홀로 한글 공부를 하는 걸 보면 의지의 한국인 못지않은 것 같다.

언젠가 광화문에서 까만 피부의 남자가 나를 쫓아온 적이 있다. 버스에서 내리려는 찰나였다. 남자는 함께 서 있던 사람들에게 서툰 한국어로 “여기가 광화문 맞습니까?” 하고 물었다. 남자와 가까이 서 있던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버스에서 내려 우산을 폈다. 가을비였다.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남자는 빗물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내게 간절히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나는 우산을 남자 쪽으로 기울였다. 남자가 내 우산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남자는 고맙다는 말 대신 대뜸 시간이 있느냐 물었다. 어쩐지 기분이 나빴다. 빗물에 젖은 남자의 까만 피부에선 꿉꿉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자 남자는 기다리겠다고 했다. 나는 마음대로 하라는 투로 남자를 빤히 쳐다보고는 거래처 사무실로 향했다. 두어 시간 쯤 지났을까. 일을 보고 나오는데 불쑥 남자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비가 멈춰 있어 남자는 말끔한 차림새였다. 정확히 두 시간 삼십분이 지나 있었다. 나는 앞장서서 남자와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자세히 보니 까만 피부도 매력적으로 보였다. 더듬더듬 한국말로 내 이름을 묻고 직업을 물었다. 나는 고분하게 말해주었다. 남자는 커피를 벌컥 마신 후 내게 영어를 잘 하느냐고 물었다. 간단한 회화 말고는 영어를 못 한다고 했다. 남자는 자신이 한글을 공부하기 위해 각종 한국 방송과 책들을 섭렵했다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나는 빙긋 웃었다. 남자가 갑자기 테이블을 탁 내리쳤다. 왜 영어 공부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황스러웠다. 한 개 국어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며 남자는 애정 어린 충고를 했다. 한국에 와서 라면으로 때우며 살았던 나날을 회상하던 남자는 눈물을 글썽였다. 나는 머뭇거리다 사무실 호출이 와서 일어나야겠다고 말했다. 갑자기 남자는 일어서려던 나를 제지하며 대뜸 자신이 나의 영어 선생님이 되어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남자가 명함을 내밀었다. 명함에는 프리토킹, 완벽한 원어민 발음, 전화로 영어 통화 수시 가능이 적혀 있었다. 두 시간 동안 고객을 기다린 남자는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싸게, 싸게 해드려요!”

나는 선풍기 앞으로 가 앉아 땀을 식힌다. 주차장에서 송 선배가 거절한 내 폰트에 대해 절망하고 있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정연이의 컴퓨터를 올려다본다. 정연이는 머리의 물기를 떨어내며 다가와 웹 폰트 작업 중인 컴퓨터를 천천히 꺼버린다.

“전기세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미안.”

전기세 때문이 아니라 내가 모방할까 두려워서라는 걸 나는 안다. 말을 삼키듯 선풍기 풍향을 한 단계 높인다. 미니홈피에서 정연이가 단독 개발한 한글은 잘 팔린다. 벌써 두 번째 한글 폰트를 개발 중이다. 내 폰트는 언제쯤 네티즌들에게 공급될까. 아니, 내 폰트는 언제쯤 한반도를 강타하는 폰트가 될까. 정연이가 슬그머니 다가와 선풍기 풍향을 낮춘다. 매몰차게 모니터를 꺼버린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는 정연이의 지루한 자기변호다.

“마샤가 재활용 창고 운영하는 거 알아? 누구한테 무엇이 필요한 지 알아뒀다가 가져다준대. 덕분에 오피스텔 사장이 구의원 나올 때 도움도 되고 해서 계속 놔둔다나봐. 그래서 매트리스 하나 부탁했어. 번갈아 가며 침대에서 자는 거 좀 불편하지 않니? 미니슈퍼 아줌마한테 슬쩍 운을 떼어 놨는데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선풍기를 정연이에게 내어주고 땀에 전 티셔츠를 벗는다. 장미꽃 피는 계절인데 날씨는 초여름이다. 앙가슴 사이로 땀이 또르르 흘러내린다. 화장대에서 머리 끈을 집어 긴 머리를 틀어 올려 묶는다. 정연이는 부러 고개를 돌리고 머리의 물기를 떠는 데 집중한다. 내가 옷을 입을 때까지 정연이는 그러고 있을게 분명하다. 2년째 같이 살면서 정연이는 자신의 속살을, 속마음을 쉽게 내비치지 않는다. 우리 우정은 미니슈퍼 아줌마와의 친분보다 못하다. 제 것을 드러내면 내가 움켜쥐기라도 할까봐 정연이는 조심, 또 조심한다. 내가 벌거벗고 돌아다니기라도 하면 정연이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말리다 박제가 될지도 모른다. 동거인을 박제로 만들 수는 없지.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는다.

“매트리스가 필요해? 여긴 너무 좁아.”

정연이는 내가 옷을 입었다는 걸 알고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얘기한다. 정연이가 폰트 개발에 성공하는 이유는 사방에 눈을 심어두기 때문일지 모른다. 정연이는 안 보는 듯 하면서 다 보고 있다. 그게 정연이의 필살기일까.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저 테이블을 현관 쪽으로 옮기면 돼. 테이블에 잡동사니뿐이잖아.”

정연이는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남은 물기를 떨어낸다.

“그거 얼마나 한다고. 필요하면 우리 생활비에서 하나 사지 그래?”

청바지를 벗어 침대에 던질 뻔 한 팔을 재빨리 거둬내고 바닥에 던져놓는다. 정연이와 내가 함께 산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물과 기름이 합쳐지기도 하느냐고 물었다. 정연이와 나는 함께 출발한 신입사원이었다.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인 학원을 수료한데다 집 떠나 살고 있는 동향인이라는 것까지, 닮은 데가 많아 쉽게 친해졌다. 신입사원 시절 윗사람의 횡포를 묵묵히 받아내며 서로를 위로하다 보니 함께 살자는 말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튀어나왔다. 물과 기름이 교묘하게 일치하는 정점, 생활비를 절약하자는 모토가 우릴 한 곳에 몰아넣었다. 동료로서 뿐만 아니라 동거인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살면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 살던 사람들이 내놓는 거면 웬만큼 쓸 만 할 거야. 좀 기다려보자고. 이사 가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조만간 매트리스 하나 나올 거야.”

호기로운 정연이의 말 꼬리를 덮치듯 현관 벨이 울린다. 인터폰에 얼굴 하나가 떠오른다. 한글 공부를 하던 여자, 마샤다. 마샤의 동공은 사물을 움켜쥐고 있는 듯 팽팽하다. 앙 다문 두터운 입술, 자두알처럼 동그란 얼굴형과 옴폭 파인 턱, 질끈 묶어 올린 머리 아래로 야생초처럼 듬성듬성 흘러내린 잔머리. 마샤는 두 눈을 껌벅거리며 응답을 기다린다. 정연이가 일어나 인터폰 수화기를 든다.

“무슨 일이세요?”

“매트리스, 왔어요.”

“네? 아, 매트리스? 고마워요. 금방 갈게요.”

정연이는 마샤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팽팽했던 마샤의 풍선이 푹 꺼져버린 느낌이다.

“거봐. 내가 뭐랬니? 금세 하나 생겼잖아.”

정연이는 싱긋 웃어 보이며 컴퓨터 앞에 풀썩 앉는다. 다리를 꼬고 턱을 받친 채로 모니터를 켠다.

“참, 송 선배 만났지? 뭐래? 니 폰트 사겠대?”

정연이는 생각보다 인내심이 많다. 내가 원룸에 들어서던 순간 궁금했을 텐데 지금까지 참은 걸 보면 정연이의 인내심은 칭찬할 만하다. 나는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 천천히 뚜껑을 연다. 건조대에 있는 컵을 바라보다가 주스 병째 벌컥 마셔버린다. 내 등에 생채기를 낼 것처럼 정연이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동거인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정연이는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쯤은 금세 대답하지 않는 내 침묵으로 미뤄 알고 있다. 때로는, 최소한의 예의를 잊어버릴 때도 있다.

“잘 안 됐구나? 나도 처음엔 그랬어. 송 선배가 오죽 까다로워야 말이지. 그래도 송 선배가 틀린 말 하는 사람은 아니더라고.”

정연이의 폰트 ‘천사체’는 미니홈피에서 베스트 상품이다.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가 활성화되면서 자신의 글에 어울리는 향기처럼 독특한 글씨를 선택하는 사용자가 늘어났다. 몇 년 전 함께 일하던 송 선배가 한글폰트디자인 사무실을 차리면서 좋은 폰트를 사들이고 있었다. 정연이는 회사에서 팀장 역할도 똑 부러지게 해내면서 개인적으로는 송 선배에게 자신의 폰트를 팔고 있다. 먼 훗날 제 이름을 내 건 회사를 차리기 위해 정연이는 여러모로 준비를 하는 중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를 수석 디자이너로 써먹겠다고 하지만 며칠 전 K기업 로고디자인 프로젝트팀에서 정연이는 내 이름을 빼버렸다.

“조금만 더 고쳤으면 좋겠대.”

마지못해, 자기 위안처럼 정연이에게 말한다.

“어떻게?”

호기심 많은 정연이, 쓸데없는 관심은 싫은 나. 침대에 걸터앉아 내 포트폴리오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연이는 내 시선을 쫓아 집요하게 묻는다.

“내가 도와줄 수도 있잖아.”

“괜찮아. 내일부터 생각할래.”

“넌 그게 문제야.”

“뭐가?”

“금방 좌절하는 거. 쉽게 좌절하고 쉽게 절망하는 거 말이야. 그리고, 폰트를 무조건 팔겠다고 생각하면 안 돼. 거기엔 디자이너의 혼과 집념을 쏟아야 돼. 무조건 팔려고 하면 그게 상품이지, 예술작품이니? 그래, 상품인데 예술작품 다운 면모를 갖춰야 팔린다 이 얘기야. 내가 회의 시간마다 누누이 강조하잖아. 디자인이 경쟁력이고, 디자이너가 상품이다. 언더스탠?”

정연이는 입 꼬리를 올리며 회전의자를 돌려 앉는다. 회사에서 내 직속상관인 팀장 정연이는 이젠 집에서도 팀장 행세를 하려든다. 팀장과 동거인의 위치를 망각해버리는 정연이를 인간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런 걸 구분할 줄 알면 사람이 아니지. 정연이는 팔을 뻗어 물 한 모금을 마시고 가지런하게 제자리에 올려놓는다. 책상 밑에 놓아둔 가방에서 안경집을 꺼내 안경을 꺼내 쓴다. 사감선생 같다고 놀려도 정연이는 뿔테 안경을 바꾸지 않는다. 자신의 모습이 더 위악적으로 보이길 바란다. 그것이 자신의 경쟁력이고 상품이라는 듯이. 팀장 정연이는 오늘 바닥에 요를 깔고 자야 한다. 그래서 밤새도록 스탠드를 켜놓고 작업을 할 작정인 것 같다. 번갈아가며 싱글 침대에서 자는 방법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정연이는 자신이 바닥에서 자야 하는 날에는 밤새 불빛을 어른거리게 하여 내 잠을 망친다.

얼핏 잠이 들었을까. 뜨거운 샤워가 온몸을 녹지근하게 만들었다. 현관벨 소리에 눈을 뜬다. 정연이가 뿔테 안경을 위로 치켜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정연이는 팔짱을 끼고 선 채로 모니터 속의 얼굴을 바라본다. 마샤다. 다시 현관 벨이 울린다. 모니터 속의 마샤는 주위를 둘러보며 원룸의 동정을 살피듯 현관 문 쪽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정연이가 낚아채듯 인터폰 수화기를 든다.

“무슨 일이죠?”

정연이는 한참 골몰하고 있던 중이었나 보다. 날 선 목소리가 날아가는 새 깃털이라도 잘라버릴 것만 같다. 모니터 속의 얼굴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줍은 웃음을 짓는다. 머리를 긁적인다. 어색한 상황일 때 머리를 긁적이는 버릇은 온 지구인의 공통점인가.

“매트리스요. 안 가지세요?”

한 겹 철문 밖이라 마샤의 음성이 생생하게 들린다. 정연이가 한숨을 내쉬며 인터폰이 붙어 있는 벽에 등을 기댄다.

“알았어요. 나중에 갈 테니까 보관 잘 해놓으세요.”

“아, 안돼요. 그냥 두면, 나 없으면, 누가, 가져버려요. 지금, 가져야 돼요.”

마샤의 어설픈 한국어가 툭, 툭 분주하게 튀어나온다. 가위를, 마술을, 사과를 발음하던 음색과는 딴 판이다.

“그럼 그렇게 해요. 하나 사면 되니까 그대로 두세요.”

정연이는 인터폰 수화기를 거칠게 내려놓는다. 모니터 속의 마샤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듯 사라진다.

“뭘 그렇게까지 화를 내?”

“안 잤어? 지금 막 중요한 타이밍이었단 말이야. 그깟 매트리스 사면 되지 뭘 그래.”

내가 이불을 조심스레 거둬내고 일어나는 사이 정연이는 오만 상을 찡그리며 책상 앞에 앉는다. 다시 잠들기 어려울 것 같다. 침대 옆에 있는 가방을 끌어당긴다. 담배를 꺼낸다. 창가로 다가가 문을 연다. 찬 바람이 훅 얼굴을 덮친다. 담배에 불을 붙인다.

“윤서영. 나 작업하는 거 안 보이니?”

“어, 미안.”

나는 담배를 창밖으로 내던진다.

“야! 불나면 어쩌려고 그래? 담뱃불 끄고 버린 거야?”

“아, 아니….”

“얼른 나가봐. 얼른!”

정연이가 큰일이나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바지와 카디건을 집어준다. 뭔가 내키지 않지만 방화범이 돼버리는 극단적인 상상에 떠밀려 옷을 걸치고 신발을 꿰어 신고 나온다. 엘리베이터가 맨 꼭대기 층에 있어 할 수 없이 계단으로 뛰어 내려간다. 5층에서 1층까지 단숨에 뛰어내려와 담배를 던진 화단으로 향한다. 가느다란 흰 연기를 뿜고 있는 담배를 찾아 발로 비벼 끈다. 위를 올려다본다. 정연이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나는 담배를 들어 보인다. 정연이가 말없이 고개를 뒤로 빼고 창문을 닫는다.

발로 비벼 끈 불이 내 가슴으로 옮겨온 것처럼 식은땀이 난다. 허기가 진다. 뭔가 먹고 싶다. 그러고 보니 저녁도 걸렀다. 카디건 주머니를 뒤진다. 만 원 짜리 한 장이 잡힌다. 어쩐지 당한 느낌이다. 이 카디건은 장 볼 때 입는 ‘마트 전용 카디건’ 이다. 여분의 돈을 넣어둔 것도 정연이의 아이디어였다. 담배를 꺼낸 건 자발적이었지만 당황스러운 깜짝 각본은 떨떠름하다.

테이크아웃 식품을 들고 가는 손들, 아무 곳에도 시선을 주지 않는 마네킹들이 사는 오피스텔 근처, 샐러드 바로 들어간다. 샐러드 바에는 서너 명의 여자아이들이 생과일주스를 홀짝이며 자기들만의 이야기에 빠져 있다. 뉴에이지 피아노 연주곡 속으로 여자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캐스터네츠처럼 부딪쳤다 흩어진다. 단골이라고 결코 알은척을 하지 않는 샐러드 바 주인이 목례를 하고 진열대를 응시하며 조용히 주문을 기다린다. 늦은 저녁이라 메뉴는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먼저 토마토 주스를 주문한다. 주인은 발 빠르게 밀폐용기에서 토마토를 꺼내 믹서에 넣고 작동 버튼을 누른다. 믹서 소음이 샐러드 바를 휘젓는다. 주인이 토마토 주스를 내 쪽으로 건네고 진열대 앞으로 와 선다. 아스파라거스와 데친 새우, 양상추를 가리키자 주인은 집게로 적당량을 집는다. 계산을 하고 나서 샐러드 접시와 토마토 주스를 들고 빈 테이블에 앉는다. 열 평 남짓한 샐러드 바, 조금만 집중하면 옆 테이블의 사소한 정보쯤은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여자아이들은 진로 문제와 남자친구 이야기를 테이블 위로 뚝뚝 떨어뜨린다. 흘린 이야기들을 다시 또 주워 담느라 여자아이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양상추에 새우를 포개 파인애플 소스에 찍어 한 입에 넣는다. 새콤한 소스가 혀에 착착 감겨든다.

샐러드 접시를 거의 다 비웠을 때쯤 샐러드 바 문이 열리는 동시에 후끈한 바람이 먼저 들어온다. 푸른색 상의에 갈색 바지를 입은, 마샤다. 그녀의 옷은 색상뿐만 아니라 신분에 대한 상징이기도 해서 얼굴색과는 상관없이 고단해 보인다. 마샤가 신호탄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자아이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여자아이들은 마샤와 닿지 않고 좁은 테이블 사이를 빠져나간다. 마샤가 내 옆을 지난다. 샐러드 바 주인이 유난한 목소리로 여자아이들을 배웅한다. 뒤돌아 마샤를 본다. 마샤는 샐러드 바 앞에서 메뉴를 고르고 있다. 주인은 냉담한 표정으로 마샤를 훑는다.

“이거, 이거, 주세요. 칼로리 없어요?”

마샤가 손가락으로 메뉴를 고른다. 주인은 싸늘한 시선으로 답하며 천천히 접시와 집기를 집어 든다. 외려 마샤는 주인의 표정에도 담담하다. 그런 일쯤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여유가 느껴진다.

“우리 샐러드바 메뉴에는 명찰마다 칼로리가 적혀 있습니다.”

주인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낚시라도 하는 듯 마지못해 메뉴들을 집어 접시에 올려놓는다.

“아, 맞다, 여기, 써 있어요. 고마워요.”

“양상추와 새우 드릴까요? 더 필요한 거 없으세요?”

“없습니다.”

마샤는 반듯하게 선 채로 또박또박 말한다.

나는 샐러드 접시를 들고 카운터로 가 반납한다. 주인은 와중에도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깍듯하게 내게 인사한다. 주인이 마샤가 고른 샐러드를 저울에 올려놓고 눈금을 가늠한다.

“삼천 팔백 원입니다.”

주인은 마샤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한다. 내가 앉아있던 테이블에 빈 주스 잔이 눈에 띈다. 주스 잔을 들고 다시 카운터로 간다. 마샤가 주머니를 뒤적인다. 천 원짜리 석 장을 꺼내 보인다.

“팔백 원, 없어요, 빼주세요.”

마샤는 얼버무리며 말한다. 주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코웃음을 친다.

“미안합니다. 빼주세요.”

마샤가 다소곳하게 한 번 더 말한다. 주인은 신경질적으로 집게를 집는다. 나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지폐를 만지작거린다. 주인의 행동을 참을 수가 없다. 대놓고 사람을 멸시하는 것은 지켜볼 만한 구경거리는 아니다. 주인이 마샤가 고른 샐러드 접시에서 새우 조금, 양상추 조금을 덜어내려 할 때, 나는 주인에게 손을 들고 말한다.

“여기, 천 원 있어요. 거스름돈은 됐어요.”

천 원짜리 한 장을 들어 보인 후 카운터 위에 올려놓고 그대로 뒤돌아 나온다. 오월의 밤에 여름의 전조가 풍긴다. 카디건을 벗어 허리에 두르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다. 아그작, 이 밤을 깨물어 삼키기라도 할 것처럼 심호흡을 한다.

담배 냄새가 자욱한 피시방에는 축 늘어진 채로 손가락만 움직이는 군상들이 모여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포털 사이트에서 내가 처음으로 커버 디자인한 책 ‘비즈니스 브리지’를 검색한다. 경영학과 수업 듣는데 비즈니스 브리지 요약 좀 해주세요, 비즈니스 브리지 읽고 리포트 써야 하는데 도와주세요…. 책 내용과 관련된 질문 맨 밑에 그해의 베스트 북커버 디자인으로 뽑혔다는 기사가 짤막하게 실려 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이라 시상식 사진이라든지 내 신상명세서 등의 정보는 없다. 이 책은 나 혼자 디자인했다. 저자의 얼굴 윤곽과 부리부리한 눈이 돋보이도록 세피아의 농담을 조절해 모노톤 기법으로 그렸다. 활자는 세로로 배치했다. 고딕체와 명조체를 결합하여 특이한 폰트를 그려낸 것도 비즈니스 브리지만의 특징이다. 기존의 폰트가 아니어서 따로 조판과 필름 작업을 거쳐 찍어야 했다. 인쇄공들에게 간식을 사다 나르며 비위를 맞췄고 밤샘 작업을 거듭했다. 구매욕을 북돋우며 지적인 이미지를 갖췄다는 평을 받아 경영학 서적 커버 디자인의 전형이 될 정도였다. 비즈니스 브리지는 한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다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스테디셀러 같은 삶, 내가 추구하는 삶의 형태였는지도 모른다. 꾸준히 사랑받는 한 권의 책처럼,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안온함.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정상 체온을 유지하는 일이었다.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렸고 불규칙한 계절의 본성을 버거워했다.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의 잘 지낸다는 안부가 새삼 귀하게 다가왔다.

나는 그 한 번의 성공을 기억한다. 독특한 폰트라며 한글 서체로 개발하라는 의뢰를 받았을 때 나는 실패를 생각하지 못했다. 국제표준 폰트인 유니 폰트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동원하여 사용빈도가 높은 한글 2350자의 웹 폰트를 만든다. 홀로 작업해야 글꼴의 분위기와 개성이 고르게 나타난다. 근육통과 관절염은 액세서리처럼 따라붙는다. 외로움과 인내의 싸움이다. 송 선배는 보기 좋게 늘 나를 넘어뜨렸다. 그건 겨우 단 한 번의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며 꿈을 깨라고 했다. 명품 넥타이를 바투 조이며 송 선배는 내 폰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영 씨 폰트는 너무 안이해. 폰트야말로 디자이너의 감각적인 마인드를 표현하는 거라고. 자음은 명조의 느낌이 많이 나고 특히 ‘ㅡ’ ‘ㅜ’ 는 가로획이 너무 짧아. 모음을 힘겹게 떠받치고 있는 느낌이 나. 다른 자음들과 어울려 있을 때 균형미도 떨어지고. 확 튀어버리니까 다른 글씨체와 섞여 있는 것 같아서 독창성이 없어. 다시 한 번 해봐. 영혼을 넣어보라고, 영혼을.”

송 선배는 매번 똑같은 소리만 반복한다. 그걸 누가 모르나. 영혼을 넣고 디자이너의 마인드를 살린 감각적인 폰트를, 세상에 단 하나뿐인 폰트를 만들고 싶다. 균형미를 갖추되 개성을 담고 있으며 독창적인 이 세상 단 하나의 폰트를, 내가 만들고 싶다. 내 영혼은 어디에서 헤매고 있는 걸까. 헤매고 있을 만한 영혼이 내게 있었던가. 아. 이 지독한 패배 의식. 그래도 만약 영혼이 있다면 부디 내 손으로 스며들기를. 스며든 후엔 결코 사라지지 말기를.

피시방에서 나와 한달음에 원룸에 도착한다. 현관 벨을 누른다. 기척이 없다. 열쇠를 갖고 나오지 않아 난감하다. 정연이는 벌써 잠이 든 걸까. 현관 문 틈으로 원룸의 동정을 살핀다. 딸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인터폰 스피커로 정연이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어디 갔다 와?”

“… 피시방.”

“나간 김에 매트리스 좀 갖고 와. 오늘부터 매트리스에서 자도록 하자. 내가 치워놓을 테니까 얼른 다녀와. 응? 부탁한다, 친구야.”

정연이는 일 년에 한두 번쯤 내게 친구라고 부른다. 자기 생일과 내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할 때. 올해는 그 소리를 다 들었으니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오피스텔 후문을 통과해 재활용 창고로 향한다.

재활용 창고에 드리워진 비닐 발로 불빛이 새나온다. 고요하고 스산하다.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말한다.

“저기, 계세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불빛 옆에 웅크리고 있던 그림자가 커진다. 비닐 발을 들추고 마샤가 나온다.

“무얼 찾으세요?”

“저기, 매트리스 가지러 왔어요.”

“503호? 잠깐만요. 아, 샐러드바!”

뒤돌아서던 마샤가 나를 알아보고 환호성을 지른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거스름돈, 여기, 있어요.”

마샤가 주머니에서 동전 두 개를 꺼내 내게 내민다. 나는 겸연쩍어 손을 내저으며 괜찮다고 말한다.

“감사합니다.”

마샤는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동전을 주머니 속에 넣는다. 엉거주춤 선 채로 나도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두 사람이 맞절이라도 하는 품새다. 고개를 들자 어색한 웃음이 동시에 새나온다.

나는 마샤를 따라 재활용 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스탠드, 테이블, 전기밥통까지 재활용 창고는 잡동사니 천국이다. 벽에는 마른 꽃다발까지 걸려 있어 이국의 카페 같기도 하다. 백열전등 아래 자그마한 탁자 위에 노트와 연필, 한글카드가 널려있다. 주차장에서 보았던 그 한글카드다. 마샤는 창고 구석에 쌓아놓은 폐휴지 더미들을 한 덩어리씩 옮겨놓는다. 마샤의 키만큼 폐휴지들이 쌓인다. 그 뒤에 매트리스가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게 보인다.

“이렇게 안 하면, 누가, 가져요.”

마샤가 씨익 웃으며 말한다. 마샤가 매트리스를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나는 마샤를 도와 매트리스 한 귀퉁이를 나눠 잡고 발을 맞춰 옮긴다. 한쪽에 세워놓은 매트리스에 마샤가 마른걸레질을 한다. 나는 뒤돌아서다 쌓아놓은 폐휴지 더미들에 걸려 넘어진다. 동시에 폐휴지 더미들도 쓰러진다.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폐휴지 종이들은 직소퍼즐 조각처럼 흩어져버린 후다. 마샤는 개의치 않고 매트리스를 정리한 후에 폐휴지 더미들을 정리한다.

“미안해요.”

마샤는 너그러운 미소로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폐휴지 더미를 모은다.

“같이해요.”

나는 마샤처럼 쭈그리고 앉아 흩어진 폐휴지들을 모은다. 폐휴지들은 연극 포스터, 의류 대 방출 바겐세일, 신장개업 북경반점 등 크기가 다른 광고지 일색이다. 무조건 눈에 띄도록 디자인은 무시하고 커다란 글씨로 써 있어 공해처럼 여겼었다. 누군가가 정성스레 모아놓고 있었다는 느낌 때문일까. 구겨지거나 발밑에 깔려 누추하게 삶을 마감해버리는 폐휴지들과 달리 서로의 등을 껴안고 있었을 폐휴지들은 마니아의 소장품처럼 귀중해 보인다.

“이걸 모은 거예요?”

“…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한글, 공부해요. 재밌어요.”

“한국에 온 지는 얼마나 됐어요?”

“2년, 됐어요.”

마샤가 검지와 중지를 세우고 말한다. 승리를 기원하는 표시 같아 괜스레 웃음이 난다.

“이사 가고, 오면 재활용 많이 버려요. 좋은 거 없어져요. 금방 없어요. 아까 909호, 이사 갔어요. 안 쓴대요, 버렸어요.”

“고마워요. 덕분에 잘 쓸게요. … 꽤 늦었는데, 집에 안 가요?”

“여기, 지하에, 내 방, 있어요. 잠깐, 방 구할 때까지만, 살아요.”

마샤는 얼추 폐휴지 더미들을 정리하여 네 개의 덩어리로 분류한다. 덩어리들을 들고 한쪽으로 갖다 놓는다. 바닥에 초등학생 노트와 철제 필통이 눈에 띈다. 노트 겉장에는 마샤의 이름이 비뚜름히 써 있다. 마샤가 다가와 머리를 긁적인다. 어색하고 쑥스러울 때 머리를 긁적이는 버릇은 마샤의 성격인 듯하다. 나는 마샤의 손에 노트를 건네준다.

“아, 미안해요. 글자만 보면 습관적으로 쳐다보게 돼요.”

마샤가 두 손으로 노트를 들고 내게 내민다.

“한글, 가르쳐주세요. 배우고, 싶어요.”

뜻밖의 부탁이라 나는 조금 당황스럽다. 지하주차장에서 마샤는 홀로 한글을 깨쳤다. 한글 카드를 보고 배울 정도라면 내가 가르쳐 줄 단계는 지난 게 아닐까. 어설프지만 제 의견을 말하는 것만 봐도 마샤의 한국어 능력은 상당하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게 끝이 없는 일이긴 하지만, 더 배우겠다고 결심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해요?”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한 듯 마샤는 입술을 오므리고 지그시 웃는다. 한국에 돈 벌러 왔으니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왜 배우느냐는 내 질문은 어리석었을지도 모른다. 마샤의 한글 노트를 펼쳐 유심히 살펴본다. 모음과 자음이 가지런하지 않고 제각각 놓여있는 글씨부터 모음 자음을 바짝 붙여 쓴 글씨까지, 삐침이 있는 명조도 둔탁한 고딕도 아닌 마샤만의 글씨다. 길쭉한 자음과 작은 알갱이처럼 붙어있는 모음은 그 하나만으로도 독특한 분위기가 난다. 한글로 메워진 노트를 멀리 놓고 보니 한 폭의 그림 같다. 머릿속으로 마샤의 글씨를 그린다. 각 진 모음의 글꼴에 명조의 삐침을 넣어 자음을 만든 내 폰트의 이름은 ‘서영체’다. 오랫동안 군림해온 두 개의 폰트를 합친 이유는 익숙한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명조의 삐침을 여리게 하고 고딕의 딱딱함을 부드럽게 공 굴려도 여전히 두 개의 서체는 너무나 달라 조합될 수 없었다. 조금 모양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오랜 세월의 무게를 바꿀 수 없었던 것이다!

“내 이름을 그려주세요, 써주세요. 예쁜 글씨, 쓰고 싶어요. 한글, 이뻐요. 그림, 같아요. 한국말 잘하면 다른 사람, 될 것 같아요. 나는 내 나라 사랑하지만 한국도, 사랑해요.”

마샤가 노트를 내민다. 노트를 받으며 마샤의 푸른 상의를 들여다본다. 늦은 밤까지 제복을 입고 있는 마샤. 물음표를 남발하는 것 같지만 궁금증을 참을 수 없다.

“제복 입고 있으면, 제복이 유니폼이에요, 알죠? 제복 입고 있으면 답답하지 않아요?”

“편해요. 이거 입어야 사람들, 내가, 누군지 알아요. 괜찮아요. 난 좋아요. 지금은 오피스텔 청소하지만, 난 달라질 거예요. 다른 사람, 될 거에요.”

“왜, 이름이 마샤예요? 좀 특이해서요. 마샤의 나라에서 보통 쓰는 이름이 아니잖아요?”

“우리 아버지, 선생님이에요, 러시아, 이야기 좋아해요, 많이 읽었어요, 마샤는, 모스크바에 가면, 다를 거라고 믿는, 여자 이름이에요, 아버지 나한테, 그랬어요. 나처럼, 살지 마, 안 돼, 더, 좋은 세상, 가, 그랬어요.”

마샤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다. 더 좋은 세상에 와 있을지도 모를 마샤는 울면 더 약해진다는 금기사항이라도 새긴 것처럼 금세 눈물을 닦고 방긋 웃는다. 노트를 빤히 보며 자신의 이름이 쓰이기를 기다린다. 나는 푸른색 상의에 흘림체로 수놓은 마샤의 이름을 노트에 쓴다. 아니, 마샤의 말대로 마샤의 이름을 그린다. 쓰는 게 아니라 그린다, 이다. 마샤의 미음(ㅁ)은 아득한 평원에 자신의 자리를 만드는 울타리 같다. 시옷(ㅅ)은 한자의 ‘사람 인’ 자 같기도 하고 자음의 ‘ㅑ’ 와 만나 보드라운 느낌도 든다. 마샤는 내게서 노트를 받아 주의 깊게 본 후 내 글씨와 비슷하게 자신의 이름을 그린다.

마샤가 한글을 쓴다. 마샤의 글씨는 명조체도, 고딕체도 아닌 이 세상, 단 하나의 글씨처럼 보인다. 연필을 쥔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가 있고 마샤는 자신의 이름에 들어 있는 모음과 자음을 천천히 써내려간다. 마샤의 미음(ㅁ)은 어디에나 내걸어도 좋을 창이다. 시옷(ㅅ)은 평원을 향해 뛰어가는 사람의 걸음 같고 자음의 ‘ㅑ’와 만나 씩씩한 느낌이 난다. 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처음 한글을 배웠던 시절, 나는 다섯 살이었다. 또래아이들보다 일찍 한글을 떼었고 내가 쓴 글씨는 모든 아이들이 흉내내고 싶어 할 만큼 예뻤다. 새로운 글씨체들을 마구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내 글씨를 모방했다. 그러나 간혹은 아이들의 외면을 받은 글씨들이 있었다. 나는 아이들의 찬사를 받지 못한 글씨를 원망하며 망설임 없이 휴지통에 버렸다.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누군가 그랬다.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고. 그러므로 나는 이길 수 없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며 마샤에게 주문한다.

“잘했어요. 다시 써 봐요.”

마샤는 연필을 다시 모아 쥔다. 엄지와 검지에 힘을 주고 중지로 연필을 받친다. 두 글자를 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마샤의 눈빛은 진지하고 섬세하다. 마샤에게 한글은 더 좋은 세상의 창이 되고 있는 걸까.

제 이름을 써놓고 마샤는 무릎걸음으로 폐휴지 더미로 다가간다. 종이 한 장을 꺼내와 내 앞에 내민다.

“여기, 이 글씨처럼 써주세요.”

마샤가 내민 두툼한 아트지는 어떤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다. 독특한 서체로 디자인한 숫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나는 그것이 마감일이 멀지 않은 폰트디자인 공모 포스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글씨, 너무 예뻐요, 그림, 같아요. 똑같이 안 돼요, 될 것 같아요. 아, 될 거예요.”

콘테스트 제호를 아라베스크 문양과 결합시키고 보라색으로 농담을 조절한 ‘폰트디자인콘테스트’는 글자 하나하나 독립돼 있고 어울려 있는 것도 어색하지 않다. 다른 글자들과의 어울림을 우선으로 생각했던 나는 머리에 둔기를 맞은 것처럼 새로운 창을 발견한 느낌이다. 언젠가 내 글씨와 똑같이 쓸 거라는 확신에 찬 마샤의 말이 주문처럼 들린다. 마샤가 정성들여 글씨를 쓴다. 한글을 그림이라 생각한 마샤, 울타리를 치지 않고 창을 만든 마샤의 눈썰미는 아름답다. <끝>

이은조

"세상을 보는 맑은 창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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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2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7-01-02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네네~ 그래서 제가 입 꾹 다물고 있는거 아닙니까..
사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외치고 싶다구요...ㅎㅎㅎ
근데, 2부 약속하시는 겝니까?^^ 진짜 넘 짧아요.. 더 읽고 싶다구요~!

2007-01-02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7-01-02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속삭이셨습니다..^^ 바로 그렇답니다...

미설 2007-01-02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계속 그런 예감을 갖고 있었는데...
만셉니다!!!!

날개 2007-01-02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만세!^^*

야클 2007-01-02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춘문예가 아니라 노벨문학상감 아닌가요? ^^

날개 2007-01-0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입니다! 흐흐흐~

2007-01-03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04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7-01-04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ㅋ님..기쁜일이죠? ^^

2007-01-04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7-01-04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먹어도 배부르실겁니다....ㅎㅎㅎ
 

아키타이프님..
님이 갑자기 민해연의 <오디션>이야기를 하시는 바람에, 그 책을 읽을때의 가슴두근거림이 기억나버렸네요..  원래 <오디션>은 <커튼콜>과 <리허설>과 더불어 연극무대를 소재로 한 시리즈물이예요.. 주인공들이 다 연결이 되는 사람들이라 다른 책에 잠깐잠깐씩 얼굴 내미는걸 보면 재밌답니다..^^
이 책을은 다 읽으시겠다 하셨으니 되었고..
이 작가의 그리 오래되지 않은 책 중에 <가스라기>라는 세 권짜리 책도 있긴 한데, 환타지 로맨스라 별로 안맞으실겝니다.. <오디션>과는 영 다른 분위기여요. 감안하시길~

<오디션>의 동준과 비슷한 느낌의 남자주인공을 기억해보려 했는데.. 솔직히 딱 맞게 떠오르는 게 없네요..
그래서 그냥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을 고르려고 노력은 했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이도우>

"잔잔하고 따뜻한"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이도우 작가의 두번째 글입니다.
처음 나왔던 책은 <사랑스런 별장지기>란 거였는데, 그것도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더 좋더군요.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공진솔과 PD이자 시인이기도 한 이건의 정감있는 사랑이야기인데, 책이 잘 읽히기도 하거니와 읽고난뒤까지 여운이 남는 책이랍니다.

 

 <흔적 / 오미자>

어차피 품절이라 사서 보기는 힘들거고, 대여점에서 빌려보시어요~^^ 사실, 사게되면 그 책의 작고 얇음에 배신감을 느낄지도...ㅎㅎ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가끔씩 생각이 나는 책입니다.
한번씩 사라지는 여자주인공 때문에 가슴을 쥐어짜는 남자주인공을 보면서 두근거림을 느끼실 수 있답니다..

 

 <연상연하 / 서진우>

근데 사실 이 책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초기의 국내로맨스라 읽은지가 대략 4년전?
단지, 연상연하 커플 이야기라 흥미가 있으실지도 몰라 집어넣습니다..^^ 그럭저럭 재밌었다는 생각은 드는데....
뭐.. 혹시 보게되면 슬며시 읽으셔도.....

 

 

 <금지애 / 정이원>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뭔가 금단의 사랑 냄새가 나죠?^^
사실 이런 문제에 민감하다면 싫으실수도 있겠어요..
결혼 1주일만에 세상을 뜬 남편덕에 그 아들과 가족이 된 여자의 이야기인데,  짐작하다시피.. 바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단연코 허용이 안되죠..
근데, 책을 읽으면 결코 두 사람이 나빠보인다거나 허용이 안될 관계라는 느낌은 안들어요.  애틋한 느낌의 책입니다..

 

 <석빙화 / 이선미>

이 책을 저는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으시더라구요..
역사로맨스물입니다.
황녀와 호위무사의 사랑이야기라고 하면 그 분위기를 짐작하시려나?
호위무사는 그저 바라보고, 지켜주기만 할 뿐... 오로지 황녀의 행복과 안위만을 바랄뿐 다른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남자주인공의 대사가 가장 적은 로설이라고 해야겠군요..^^

 

 

아래 책들은 지금까지 말한 책들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지만.. 아마 아키타이프님 맘에도 들지 않을까 싶어 올립니다.

 <이혼의 조건 / 이지환>

뭐.. 그래도 로맨스계에선 꽤 유명한 작가의 글을 하나쯤은 읽으셔야죠..
술술 써내려간 듯한 글이라 읽히기도 술술술~
아직까지도 많이 회자되고 있는 책이랍니다..
<그대가 손을 내밀때>와 함께 이 작가 책 중에 추천작이죠.

 

 <각의 유희 / 가선>

가선의 로설들도 재밌는게 많습니다..
그 중에서 이건 뭔가 콕 박히는게 있었어요.. (사실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난다는..ㅠ.ㅠ)
결말부분에 가서 '어머어머 그랬구나~' 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책입니다..

 

 <인연 / 정지원>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이어지는 사랑이야기입니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처음엔 좀 헷갈리지만, 조금 읽다보면 푹 빠져서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만화중에서 <나의 지구를 지켜줘>를 연상하게 한다는....^^

 

 

사실 소개해드린 로설들은 좀 오래된 것이 많습니다.
글쎄.. 뭐랄까.. 최근의 로설들은 너무 가볍거나, 글이 정리가 안되었거나, 혹은 기억에 잘 남지 않는 탓이라고 해야 할것 같네요..
여하튼 저 책들을 읽으시고 로설세계에 발을 살짝 담그신 다음에,
저 책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로 한번 넘어가 보자구요..^^
웃음짓게 만드는 로설이나 역사를 다룬 로맨스 같은 것들도 볼만한게 꽤 많답니다..

몇 개 읽어보시고 다시 의견주시면, 그 분위기에 맞춰서 재조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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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유스또 2006-09-2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8601

간만에 잡아 봅니다...

님 저도 읽어도 되지요? ㅎㅎㅎ


날개 2006-09-22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이지요, 또또님..^^* 숫자도 감사~

아키타이프 2006-09-22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사랑스런 날개님... 이렇게 멋진 페이퍼는 실로 처음인지라 감동의 눈물이 방울방울로...추천해주신건 하나하나 잘 읽어볼께요. 그리고 저는 금단/금기에 환장한 인간입니다. 제가 좀 청개구리 기질이 다분해서 하지말라는거에 혹한답니다. 실제로 하기에는 제가 좀 겁쟁이라 실행력은 떨어지고 대신 창작물에 집착을 보인답니다.지금도 동준만 생각하면 심장이 팔딱거리네요. 물론 다비 역시 맘에 들구요. 전 여왕님 포스에 엎어지거든요.

무스탕 2006-09-22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키타이프님 덕 좀 보겠습니다 ^^
날개님 캄사~☆

반딧불,, 2006-09-2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선 좋지요. 인연도 잼나게 읽었어요.
위의 세 권은 안읽은 책인데 나중에 기회되면 봐야겠습니다^^

날개 2006-09-2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님.. 좋아해주시니 페이퍼 작성한 보람이 있구만요..^^ 책을 읽고도 흐뭇해하셔야 할텐데 말이죠..ㅎㅎ

무스탕님.. 열씨미 읽어주세요~^^

반디님.. 님도 로맨스 경력이 만만많죠?^^

2006-09-23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6-09-2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부끄부끄

날개 2006-09-2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ㅁ님.. 제가 그 책을 다른분께 드렸는데요, 빌려드리라고 말씀드려놓을께요..^^

반디님.. 아앗~ 갑자기 제가 로맨스계의 대모가 된 듯한......^^;;;;

2006-09-24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하이드 > 여름바캉스를 위한 재미보장 추리소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얼마 안되는 독서리스트에서 끄집어낸 리스트. 
* 작가의 책 다 넣은 것 아니고, 읽었던 책들 중 재미있었던 책만 넣어 보았다. 지난 2년간 재미있었던 책들!


 

 

 

단편집

 엘러리 퀸 '신의 등불'

 제작년 이맘때 엘러리 퀸을 읽으면서 '추리소설' 에 대한 편견을 지웠고,
 무궁무진한 추리소설의 바다에 퐁당 빠져버렸더랬다. 
 한동안 잊고 있다가 비교적 최근에야 잡은 '신의 등불' 중단편 소설이다.

 * 잘 써진 단편은 결말을 알아도, 자꾸자꾸 읽어도 재미있다. ( 물론, 머리가 나빠서, 혹은 '예의상'  결말을 까먹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56518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03827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22889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66704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05725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90285

 

스텐리 엘린의 '특별요리' 는워낙에 잘 알려진 단편들이라, 이렇게 뻔한! 혹은 이거 다 아는 얘기!
라고 설레설레 고개 저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난 자꾸 자꾸 읽어도 재미있는걸!
아시모프의 '흑거미 클럽' 과 동화작가로 알려진 로알드 달의 미스테리 단편집 '당신을 닮은 사람'은
워낙에 작가의 글발이 출중하기 때문에 다 아는 얘기라도 읽을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된다.

G.K.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비교적 호오가 뚜렷한 편인데,
내 경우에는 '열광'이다. 그래. 인정한다. 어쩌면 바캉스에 가져가기는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땅딸막한 브라운 신부의 그 드라마틱한 대사들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보편적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경찰소설 - 별로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르!

 JJ 메릭 ' 기데온과 방화마' (기데온 시리즈)

기데온 경감을 위주로 일어나는 일이니 '경감소설'에 넣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이 책의 느낌은 '경찰소설' 이다. 한편밖에 안 나와 겁나게 아쉽지만!
 이번에 원서로 3권 더 구했다! 기데온과 수사관들의 이야기는 아마, 이 책을
 경찰소설로 넣어도 되리라. 기데온은 '경감'으로 나오지만, 그보다 높은 직책. 
 수사관의 눈이 아니라, 수사관들을 총괄하는 이의 눈으로 보는 사건. 수사관들. 그리고, 
 완벽주의자에 일중독자인 그의 개인사까지 균형잡힌 잘 써진 소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51479

 에드 맥베인 ' 경찰 혐오자' ( 87분서 시리즈)

 87분서 시리즈의 매력을 발견하기엔 나온 시리즈가 너무 적지만!
 '경찰 혐오자'의 첫페이지를 읽고 나는 '할렐루야'를 외쳤다!고나 할까.
 '아이솔라'라는 가상의 도시와 형사들과 범인, 피해자, 
 '도시'가 배경인 소설들은 널렸어도 '도시'가 주인공인 소설은 드물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31145

 

 펠 바르 .마이 슈발 - 웃는 경관 (마르틴 베크 시리즈)

스웨덴의 87분서 시리즈. 부부작가는 에드 맥베인을 스웨덴에 소개하기도 했을 정도로
 에드 맥베인의 팬.이기도 하다.
 87분서보다는 더 역동적이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강하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91869

경감시리즈

덱스터의 모스 경감 시리즈. 휴가철에 들고 가서 읽기 딱!이다. 유머있고, 술, 여자, 고전음악을 좋아하며
머리 좋고, 때로는 엉뚱한 모스 경감. 사건 해결에 '원맨쇼'인 감이 없지 않다.
그 이면에는 외로운 인간.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02160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01870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02359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27026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96694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79036



 

 조르즈 심농의 메그레 경감 시리즈 
 중,단편.이다. 심농의 소설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범인에 대한 이해와 자비. 는 '선'과 '악'을 넘어선 '인간에 대한 이해' 를 보여준다. 
 G.K.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와 같다. 무조건적인 자비와 용서, 선(善) 이 아닌
 ( 그런건 개인적으로 두드러기 돋아 몹시 싫어한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을 읽으며 가장 재미있어하는건 '인간에 대한 관찰' 과 장면묘사이다. 그런면에서 심농은 나의 베스트.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63964

  조이스 포터(작가의 사진과 소설이 참으로 언발란스다. ) 의 도버 경감. 명탐정들의 결점만 모두 가진 도버 경감. 혹시 그래도 설마, 주인
 공인데, 조금은 멋진 면이 있겠지. 한다면 큰 코 다친다. 그렇다고 안티 히어로도 아닌 것이, 
  추리소설과 그냥 소설을 통틀어 참으로 특이한 캐릭터다 하겠다. 
  중편들은 블랙코미디스럽고, 슬랩스틱 코미디스럽고, 엽기스럽기까지 하다.
  읽다보면, 이 싸가지 없는 것 빼고는 장점이라곤 없는 이 탐정에 어찌나 감정이입 되는지
  시리즈가 좀 더 나와주면 좋으련만!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88956

 

 피터 러브지의 '가짜 경감 듀'
 일견 지루해서 재미있다. 라고 한다면, 너무 혹평인게고, 
 소설의 플롯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나가, 마지막 장면을 덮고나서의 즐거움이
 중간중간의 지루함 ( 중간중간 재미있기도 하다!) 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10955

 

하드보일드 탐정

1. 레이몬드 챈들러 - 필립 말로우 시리즈
별로 부언이 필요없는 챈들러. 챈들러의 입김만 닿았던 책이라도
닥치는대로 모았다. 다만, 그의 여섯장편을 먼저 읽는게 필수. 개인적으로 '호수의 여인'까지의
네편과 뒤의 '리틀 시스터', 마지막 '기나긴 이별' 이렇게 세부분으로 나누고 싶다.
조금씩 다른 챈들러( 말로우)를 만날 수 있다.
'빅슬립'을 읽고, '하이윈도'를 읽고, '안녕 내 사랑'까지 읽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이미 말로우의 마수에
빠져든 것임. ( 여기서 마수에 빠져들었다. 함은 단순히 끝까지 읽는 것에 끝나지 않고, 재독,삼독,사독,,,
하면서, 그 공허한 문장에, 그 우수에 찬(?) 말로우에 반해버린다는거.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69647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30268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20958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93423

 

2. 로스 맥도널드 - 루 아처 시리즈

루 아처 시리즈 네편을 다 넣긴 했지만, 이 넷중 어느 한편이라도 맘에 안 든다면,
비슷비슷한 다른 작품을(실종, 희생자 여자, 가족붕귀따위의 테마) 시도할 필요는 없을듯 하다. 개인적으로 첫시리즈인 '움직이는 표적'이 가장 덜 다듬어졌지만, 가장 적나라하고 재미있었다. 뭐랄까, 말로의 좀 더 불쌍하고, 문학적 버젼. 이라고 하면 맥도널드 팬에게 돌 맞으려나?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89514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80409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80411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82494

3. 로렌스 블록 - 매튜 스커더 시리즈

정말, 어째 이거밖에 안 나온게야!  말로의 알콜중독자 버전. 이라고 하면 너무 성의없겠지?
역시 이치도 불쌍하다. 위의 루 아처가 맞고 돌아다녀서 불쌍하면, 매튜는 알콜중독자.로 왠지 행간에
술방울이라도 떨어져 있는듯한 진한 싸구려 술냄새와 자괴감, 동정심, 등의 복합적인 감정.
그러고보면, 말로처럼 얻어맞고 돌아다녀도, 술,커피,중독이어도 안 불쌍하기는 정말 힘든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튜 스커더 시리즈야말로, 시리즈의 묘미.라고 생각하는데, 당췌 어디서 더 나와주긴 하려나?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78660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71955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71959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

13계단을 시작으로 읽기 시작한 소위 '사회파 추리소설' 본격파 미스테리에 대항하여
현실.사회비판의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추리소설의 탈을 뒤집어써주심.
개인적으로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은 너무나 훌륭하다. 다소 무거운 '사형'이란 주제를
너무나 균형잡힌 시각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미야베 미유키. 역시 부언이 필요없는 초대형 작가.
다만, 나는 초능력, 환타지.보다는.그녀의 사회파추리소설들이 좋다. 사회파 추리소설의 수명.은 글쎄 어떨까. 어중간한 과거는 현실에서 그 흥미를 잃고, 오늘 신문에 나는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1년 보관하는 신문철 안에는 들어갈만한, 지금도 이야기 되고 있는,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다루는 한.에서 재미있다. (어쩌면, 그런면에서 '사형'이라는 주제를 내세운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의 수명은 무한.할지도) 어중간한 과거.의 문제를 다뤄서, 거기에서 흥미를 잃게 만든다면, 뭔가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하는데, 미야베 미유키.는 그게 있다. '인생을 훔친 여자' 에서 다뤄지는건, '신용카드' '사채' 등의 문제이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피해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은 단순히 '사회문제'가 소재인 소설. 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따뜻한 시선과 인간에 대한 관찰. 플러스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는 기본이다.
'이유'는 비교적 최신작.으로 '부동산 문제' 와 현대 사회에서의 가족 붕괴를 다뤘다. 일본 사회파 소설들을 읽다보면, 섬찟하게도 그 곪은 모습들이 우리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우타노 쇼고의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 는 좋아하지 않는 소설.이다.
왠지, 다 읽고 나서 배신감이 드는건, 그 반전.이 왠지 언페어하게 느껴지기 때문이고,
'아, 이런 반전! ' 하면서 감탄하는게 아니라, 기분 드럽게 속는 기분. ( 무튼, 나는 그랬다!)
게다가 일본과 우리나라의 문화차이로 인해 더 억울한! 반전!이다.
지지부진 수다스럽고, 양은 엄청 두껍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고, 술술 넘어가니,
이 페이퍼에서 유일하게 내 맘에 안드는 소설이긴 하지만, 넣어보았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16384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13831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08956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22318

 히가시노 게이고. 의 작품은 몇작품 안 접해보았지만, 왠지 추리소설.이라는 기분이 안 든다.
위에 이야기한 '사회파' 소설들의 수명. 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작품 '백야행' 덕분이다.
물론 '플러스 알파' 가 있는 작가이고 소설이긴 하다. 다만, 당시에는 새로웠을 신종범죄등은 '어중간한 과거'로 지금 보면 후지고, 피식 웃음 나온다.는것이 마이너스다.
실컷 재미있게 읽고, 왠지 정이 안 가는 히가시노 게이고. 이지만, 이 책만은 불멸의 로맨틱 미스터리.로 ( 어쩌면 나의 이런 관점은 드라마를 먼저 봐서 박혀버린 선입관.일 수도 있다) 맘에 든다.

독서 추리소설

 

 

 

 

 

 

 

 

 

찾아 읽기 시작하면, 은근히 많은 것이 '책' 혹은 '독서' 에 관한 책들이다.
그 중에서도 진짜진짜 재미있는 '독서 미스터리' (-> 내맘대로 급조한 장르니 어디가서 우기지 마시길) 온다 리쿠라는 작가는 '밤의 피크닉'이라는 소설로 슬그머니 나타나더니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이란 작품으로 확실히 마니아층을 형성한듯하다. 2%의 아쉬움이
 오히려 이야기의 여운을 주는( 작가에게 세뇌되었다! ) 미스터리 팬 뿐만 아니라, 책 좋아하는 이들,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만화가인 발터 뫼르스의 삽화와 (독특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소설. 귀여운 아기공룡 둘...이 아니라, 젊은(?) 공룡 미텐메츠가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 벌이는 엽기발랄괴상허무 미스테리. 표지 그림이 안 땡기는 사람은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단숨에 읽어낼 수 있는 얄팍한 두께의
'위험한 책'은 '미스터리' '중남미' ' 책에 관한 책' 이라는 세 카테고리가 절묘하게 맞물리는 독특한 책. 저 세 카테고리 중 어느 하나라도 좋아한다면, 즐겁게 읽어낼 수 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 현재 읽고 있는 중!이긴 하다) 은 다들( 특히 책 좋아하는 사람들) 좋다! 고 하는 책이다. 다들 ( 특히 책 좋아하는 사람들) 이 좋다! 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좋다! 다만, 1/3정도 읽은 지금의 반쪽짜리 감상으로는 두줄건너 나오는 은유,비유에 튠을 맞추려면, 한동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딱딱한 책 읽다가 읽기 시작한 것도 아닌데, 어리둥절.할 정도로 넘쳐나는 비유.  마지막으로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레베..레베르테!의 '뒤마 클럽' 처음 접한 그의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에는 비교적 호오가 갈리는 편인데, 나는 '호' .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아마도 느므느므 재밌고, 거창하게 나가다가 휙(황당하게, 소심하게, 시시하게) 끝나버리는 결말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독특한 소재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는 두껍고 재미있는 그의 작품을 시도해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기를. 이 책은 그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뒤마의 소설들이 안팎(?!)으로 나오는, 작가의 작품 중 하나를 추천한다면 단연 이 작품을 들, 재미있는 소설이다. 이 책을 읽고 어른판으로 나온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를 사보는 후독서의 재미도 쏠쏠했다.

역사추리소설

1. 린지 데이비스 - 로마 명탐정 팔코 시리즈

 

 

 

 

사실 '역사추리소설'에 커다란 흥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는가 보다.
사기는 사지만, 그닥 손이 안 간다. 쓰다보니, 과연 팔코 시리즈를 역사추리소설 카테고리에 넣어도
되는가. 싶긴 하지만, ( 다행이다. 돈 받고 쓰는게 아니라서;;) 무튼!
팔코 시리즈는 최고최고최고로 재밌다.
능글능글한 남주인공 나오지!( 유머감각과 귀여우면서 섹시한 외모는 필수! )
시리즈가 진행됨에 따라 팔코와 헬렌의 로맨스 발전사도 재미있지!
가히 라루스 시리즈 로마시대 일상사( 가 있던가? -_-a) 부럽지 않은 로마시대의 일상에 대한
작가의 조사가 돋보이지!
이렇게 입이 닳도록 매번 기회가 있을때마다 추켜세우는데, 다음 시리즈... 좀 나와주시지.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59524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78355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62456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61743

SF 추리 소설

1. 로저 젤라즈니

흠, SF 추리소설. 이라고 하기에는 못내 찔리지만,
로저 젤라즈니.를 빼놓을 수는 없다.
신화적인 스케일( 신화를 모티브로 한 남자 주인공. 아,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 좋다.) 의
'내 이름은 콘래드'
시적인 문장(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 단편집중 하나의 단편인데, 제목부터 죽이지 않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집중 하나다. 여운이 무지하게 긴 단편들이다), 혹은 SF계의 말로라고도 할 수 있는( 이라고 하면, 젤라즈니 팬에게 돌 맞으려나;;
챈들러냐, 젤라즈니냐. 라고 한다면, 적어도 '앰버 연대기' 에서만큼은 젤라즈니요!라고 하렵니다)
5권이라니, 분권 싫다! 라고 해도 소용없다.
각각의 책이 연작.까지는 아니라도, 나름 완결된( 그러면서도 동시에 다음권 궁금해서 못참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39436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00164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78619

호러소설

 아, 빈약하여라;;
 일본 추리소설들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탓이다.
 다만, 지난 여름, 이 책을 읽을때 등줄기에 식은땀 조로로 흐르던 기분.을 잊지 못해
 일단 리스트에 넣어둔다. 손에 땀이 나 책장에 배어 쪼글해지던 그 느낌도 아직까지 선하다.  다만, 처음 몇십장은 겁나 지루했다. 는것도 잊혀지지 않음.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68213

 

코넬 울리치(윌리엄 아이리쉬)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83518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42398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65141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42389


마이페이퍼 링크 주소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85655

 

코넬 울리치.의 단편집 '밤 그리고 두려움' 한 두작품 빼고, 이렇게까지 다 훌륭하기.도 쉽지 않다.
서스펜스의 거장. 그를 알고 '서스펜스'를 알았다.
역시나 내가 환장하는 시적 문장에 불멸의 로맨스.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코지 미스테리

  쟈넷 에바노비치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쟈넷 에바노비치의 이 책. 스태파니 플럼 시리즈 1탄.
 지금 10탄까지 나왔는데, 그 뒷편은 나올 가망이 거의 없지만,
 이 책만은 의.외.로. 품절 안 되고 꾸준히 팔리고 있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46854

 

알랙산더 매콜 스미스의 음마 라모츠웨 시리즈는 지루하고, 착하다. 
표지에서처럼 아프리카 배경의 단순한 스토리의 힘!이 있는
무지하게 인기 있는( 적어도 영미권에서는..이라고 해봤자, 영국과 미국에서) 작가이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95988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25363

etc.

  두터운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페터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나 역시도 아주 어린시절 이 책을 읽고
 이 작가의 팬이 되었었더랬다. 이번에 나온 '여자와 원숭이' ( 에라스무스 사랑에 빠지다) 는 스밀라에 비해 뭐랄까 좀 더 부담스럽지만, ( 이번에 나온 책 역시, 번역에 관한 이야기가 꽤.나. 많았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가능하다면! 부담 없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1.5세 재미교포 수키김( 젊다. 미녀다. ) 의 인상적인 데뷔작, 통역사.

그녀의 다음작품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첫장부터 나를 사로잡은 소설이다.
훌륭하다! 최고다! 라고 마구 추켜세우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끌린다. 무지하게.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57269

  이 책이 '동서 미스테리' 에 들어가야 하는가는 항상 의문이지만,
 전쟁소설.이다. 재밌고 찡하면 장땡이다.
 나 역시, 어떤 리스트를 만들건, 왠만하면 집어 넣는 책.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88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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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이프 2006-07-2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여름은 아이리쉬에게 올인.

날개 2006-07-2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리쉬 책은 <밤 그리고 두려움>과 <환상의 여자>를 읽었었어요..
재밌더군요..^^
 
 전출처 : 물만두 > 2006년 상반기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다른 많은 작품들이 읽혔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기리노 나츠오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맨 처음 올립니다. 사실 이런 소재를 적나라하게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곡을 팍 찔러서 아프더라도 곪아 터져 또 다른 상처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작품에 담아봅니다.

패스리셔 하이스미스 여사의 작품을 빼놓는다는 것도 용납이 안되는 지라^^;;; 좀처럼 읽기 어려운 단편집이라는 것에 후한 점수를 줍니다. 장편과는 색다른 매력을 선보여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구요. 어울리지 않은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이해하고 포용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배척의 공포를 승화시키고 싶은 마음입니다.

다아시경... 캐릭터의 매력이 대단한 작품이지요. SF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멋진 작품입니다. 하반기에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빨리 좀 출판해주시길...

픽션보다 더한 논픽션... 누가 누구를? 인간이란 이런 존재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마치 악어와 악어새를 연상시키며 그 악어에게 잡아먹힌 생물의 존재감은 어디에도 없어 더 슬프게 만드는, 그래서 꼭 한번 누구나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돌을 던져야 할 이들이 없음에 안타까운... 암튼 다 나빠~ 외치고 싶은 작품입니다.

독특한 구성이 좋았고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유발해서 끈질기게 달라붙는 근성이 좋았고 책을 덮은 뒤 또 다른 시리즈가 있어 기다리게 하는 점이 좋았던 작품입니다. 후속작 나와라!!!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작품 읽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축구만이 아니라 이 책을 보고 때~한민국 짝짝짝짝짝 외치고 싶었습니다. 너무 늦게 봤지만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책... 이 정도만이라면 우리나라 추리 소설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참 좋았는데 다른 분은 별론가봅니다. 뭐, 십인십색이니까요. 삼부작으로 볼 수 있으니 계속 나오는 작품을 읽다보면 다 갖고 싶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고, 나이가 아니고 그 자리, 그 위치에서 얼마나 삶을 잘 살아내는냐가 아닐까요?

이 오묘한 책을 내가 다 이해했을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죽기전에 꼭 한번 다시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올려봅니다. 죽기전에야 이해할 수 있겠지요. 그 여자... 점 점 작아져 부디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끔 책을 읽고 자신이 대견해질때가 있습니다. 이 작품이 내게 그런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재미있고 철학적이고 기가 막힌 반전에 안 읽으면 후회하기 딱 좋은 작품입니다.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드니 끈이라도 준비해서 허리춤에 매고 뛰어드시길...

이 책도 좋고 클라이머즈 하이도 좋은데 이 작품은 선택한 것은 분권때문이랍니다. 내 인생에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던 그런 날들을 기억하게 될때 주저앉아버리고 싶어지는데 하지만 그런 기억들이 우리 인생을 이어주고 만들어주는 등불이었음을 서서히 느껴갑니다. 늦게 깨닫는다는 것도 인간의 미스터리한 점이 아닌가 싶네요.

어떤 작품이든 나만의 베스트기 때문에 내가 좋은 작품들만을 골랐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 만난 작품, 만날 수 있어 좋았던 작품입니다. 보츠와나로의 짧은 여행은 때를 벗기듯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듯합니다. 그래서 자꾸만 보츠와나의 음마를 찾게 되나 봅니다. (그새 주인공 이름 까먹음 ㅠ.ㅠ)

================================================================================

11권을 골랐군요.

사실 읽은 모든 책들이 제겐 좋은 책들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행복을 주니 그 어떤 책이라도 제겐 소중합니다. 다른 작품들 중에서 계속 나오는 시리즈와 더 읽고 판단할 작가의 책은 일부러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뽑아 놓고 내일이면 또 다르게 뽑을 인간이 저라 후다닥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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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2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6-07-12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폐라니요.. 별말씀을..^^ 나중에 서재에 글 남길께요~
 
 전출처 : 물만두 > 무섭지 않고 문학 작품같은 추리소설...

미설님은 무섭지 않은 추리소설을 원하시고 로즈마리님은 문학작품같은 추리소설을 원하신다.

로맨스 소설같은 추리소설

잔인하거나 무섭지 않은 추리소설

문학 작품같은 추리소설

조르주  심농 작품

 

콜린 덱스터 작품

캐드펠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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