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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카네 켄시 초기 작품집 11 - 가쿠란 방랑기 6
히로카네 켄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시마과장>, <인간교차점>, <황혼유성군> 등으로 유명한 히로카네 켄시의 단편모음집을 읽었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히로카네 켄시의 초기작품집이다.
사실, 이 책을 일찌감치 손에 넣을수 있었음에도 초기작품이란 이유로 한참을 미루었다. 대개의 경우 초기 작품이라 하면 어설프고, 작가에게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다지 볼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그 생각은 기우였다.
한 형사가 있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학력이 모자라 더이상 직급은 오르지 못하고, 자식교육을 위해 돈은 필요한 상태이다. 그는 어느날, 거물급 정치인의 비리에 대한 증거를 손에 쥐게 된다. 그런 그에게 뻗어오는 유혹의 손길, 조직의 압력.. 하나, 그는 형사의 자존심으로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사건을 터뜨린다. 일의 결과는... 거물은 빠져나가고, 피래미들만 구속, 형사자신은 간수담당으로 좌천이다.ㅡ.ㅡ 표면상으로는 그의 패배지만, 형사로의 자부심은 남는다. 그의 조그마한 행복을 보여주는 걸로 이야기는 끝이다.
이 책에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장르 또한 다양하여 현대물, 사극, SF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장르가 어떠하든지, 그의 단편들은 인간을 생각하게 한다. 결코 해피엔딩만이 아니다. 오히려, 좌절하고 실패하는 인생의 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결코 놓지않는 희망의 끈... 그것이 히로카네 켄시의 이야기이다.
5권까지는 짤막한 단편들이 주를 이루고, 6권부터 11권까지는 <가쿠란 방랑기>라는 하나의 작품이 실렸다. <가쿠란 방랑기>의 경우엔 불같이 끓어오르는, 방황하는 젊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물론, 주인공 고조를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못하겠지만(내가 여자라서 그런지도..ㅡ.ㅡ;;), 웬지 옆지기가 젊었을때 사고치고 다녔다는 얘기가 겹쳐졌다. 아마, 남자들이라면 그래, 그래..하면서 볼지도...
<시마과장>의 그림처럼 정돈되고 깔끔한 그림이 아니다. 초기의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투박한 그림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다듬어지지 않은 그림에 정감이 가기도 한다. 덜 다듬어진것이 매력이라면 매력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