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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의 유일한 SF라는 <치료탑 행성>(에디토리얼)이 개역판으로 재출간되었다. 연작인 <치료탑>과 <치료탑 행성>을 묶은 것인데 고려원 전집판 제목은 <치료탑 혹성>이었다.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 중 SF가 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것도 각권 삼백 페이지가 넘는 SF 연작이다. 출간 연도가 1990년(<치료탑>)과 1991년(<치료탑 행성>)이니 잊히고도 남을 만큼의 세월이 흐르긴 했지만, 일본에서 초판이 출간되었던 당시에도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한 듯하다. 2008년에야 발간된 문고판 후미에 첨부된 ‘작가 후기‘에는 오에가 SF를 쓰기로 결심한 배경과 그 일을 전후한 저간의 사정이 간략히 드러나 있다.˝

그 사정이란 건 당시 잡지 편집위원이자 작곡가였던 이의 오페라 대본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라는 것. 평단과 독자들의 무관심에 묻힌 작품이라지만 순전히 오에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은 갖게 된다. 오에의 마지막 <만년양식집>이 번역돼 나오기 전까지 어차피 시간도 비니까 읽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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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문학 강의에서 마크 트웨인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레 국내 번역 현황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데, 알라딘에서 판매지수가 가장 높은 번역본은 민음사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제외하면 시공사판 네버랜드 클래식 시리즈의 세 권이다. <왕자와 거지>부터 시작해서 <톰 소여의 모험>, 그리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까지.

모두 어린이문학으로도 읽히는 작품들이다(<헉핀> 같은 경우는 어린이문학을 초과하지만). 성인판 번역본과는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차이인지 궁금해서 주문을 넣었다. <왕자와 거지>는 특별히 번역가의 솜씨가 궁금해서도.

‘가장 위대한 문학 사기꾼‘으로 불리는 트웨인의 재치와 신랄한 풍자가 어떻게 번역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이미 번역본 검토가 이루어져 있는지도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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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0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핀은 앞으로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이한줄로 각인 될듯해요.
이 한줄때문에 나중에 손주(아이들은 다컸으니)들이
클때까진 보여주지 않는걸로.
그렇다고 이한줄을 뺀 헉핀은 헉핀이 아니니.

로쟈 2018-06-07 07:42   좋아요 0 | URL
알아서들 읽을듯.^^
 

마크 트웨인의 대표작 몇편을 강의하는 김에 관련서들도 모으고 있는데 그중에는 <마크 트웨인 여행기>(범우사)도 포함된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1884)과 관련해서 한해 전에 나온 <미시시피 강의 삶>(1883)을 읽고 싶은데 번역본이 아직 없는 듯하다.

대신에 주문한 <마크 트웨인 여행기>는 알아보니 1869년, 34세에 발표한 해외여행기다(1867년의 유럽여행 경험을 기록한 책). 번역본들의 연보를 보니 <순진한 사람의 해외 여행기>, <해외에 나간 순둥이들> 같은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원제는 ‘Innocents Abroad‘. 다른 제목으론 <철부지 해외여행기> 같은 게 적당해 보인다. 아니면 그냥 <마크 트웨인 여행기>. 그런데 트웨인에게는 여행기가 몇권 더 있기 때문에 구별을 위해서는 수식어구가 필요할 것 같기도 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트웨인과 관련해서는 단행본 연구서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미국문학의 링컨‘에 대한 대우로는 좀 박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가운데서도 번역본이 있어서 다행스러운 책들은 <마크 트웨인 자서전>(고즈윈)과 카를로 드비토가 엮은 <마크 트웨인의 관찰과 위트>(맥스), 그리고 <주석 달린 허클베리 핀>(현대문학) 등이다. 자서전과 별도의 평전도 소개되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포와 호손, 멜빌 등도 모두 평전이 나와 있지 않은 듯싶다. 뭐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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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3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동문학작가라고 생각해서?
위의 작가들 모두 잘안다고 착각하는건 아닌지
모두 아동용으로 읽고 읽었다고 말하는것처럼.
제가 가지고 있는건 마크 트웨인의 19세기 세계일주 인데
이건 다른책인가요?

로쟈 2018-05-31 00:04   좋아요 0 | URL
제목을 봐야겠지만 같은 책일 듯한데요.

로제트50 2018-05-31 0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크 트웨인의 자서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재밌다는
평을 듣고서요. 여행기는 작가의 성격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여행기 스타일이 궁금해지네요.
전 숲이나 시골여행을 좋아하는데
도시인지 시골인지 힌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로쟈 2018-05-31 16:49   좋아요 1 | URL
도시일 거 같은데 시골이면 다시 알려드릴게요.~
 

다자이 오사무(1909-1948) 사후 70주년을 맞아 대표작 <인간실격>(시공사)이 기념판으로 나왔다. 표지만 바꾼 리커버판인지 번역에도 손을 댄 개정판인지는 모르겠으니 여하튼 다자이 독자들에게는 앞서 나온 <사양>(도서출판b)과 함께 눈독을 들여볼 만하다.

작가 기념과 관련해서 내게 올해는 러시아작가 투르게네프(1818-1883) 탄생 200주년과 솔제니친(1918-2008) 탄생 100주년으로서 의미가 있다. 모두 하반기인데 뭔가 관련한 책이 나오려는지 궁금하다. 역사적 사건으로는 68혁명 50주년이기도 하다. 5월에 뭔가 관련한 책이 나오는가 했지만 별무소식이었다. 그래도 기념학회 같은 건 개최되는 듯하므로 읽을 만한 책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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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차 지방에 내려가는데 기차가 출발한 지 30분이 넘어서야 역방향 좌석에 앉아 있다는 걸 알았다. 딴데 정신이 팔려서였거나 피곤해서였겠다. 봄학기가 지나가고 있는데 세 차례 휴강을 하며 겨우 버텼다(쓰러지지 않은 걸 버텼다고 표현한다면). 특이사항이라면 지난 한달 남짓 시를 쓰고 있다는 건데 내달중에 100편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또한 새로운 딴짓이면서 오랜만의 뻘짓인지도(그래도 몇분은 응원한다고).

책은 언제나처럼 많이 밀려 있다. 많을 때는 하루에도 십수권씩 주문하니 밀리지 않을 수가 없다. 눈의 피로와 심신의 피로 때문에 생각만큼 많은 책을 보지 못한다. 독서기계도 노후화에는 어쩔 수 없다. 억지로라도 읽기 위해서 서평 청탁을 받았다가 후회하는 일이 다반사다. 번역 일거리와 단행본도 잔뜩 밀려 있는데 모두 여름에 해야 할 일이 되었다.

역방향으로 가는 김에 잠시 지난 몇달을 회고해본다. 시를 쓴 것 외에 성과라면 미국문학 이해의 기본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워싱턴 어빙부터 포와 호손, 멜빌, 그리고 소로와 휘트먼을 읽었고 트웨인을 읽고 있으며 헨리 제임스를 읽을 예정이다. 가을학기는 20세기 미국문학으로 꾸릴 예정이어서 올해는 미국문학의 해가 될 전망. 독일문학과 러시아문학은 고정 레퍼토리가 되었다. 내년에는 다시 영문학으로 돌아갈지 새로운 주제로 넘어갈지 아직 미정이다.

강의를 하면서 격려차원에서 스스로에게 책선물을 하곤 하는데 이주에 나온 로렌스의 <D. H. 로렌스의 미국 고전문학 강의>(자음과모음)가 딱 그에 맞춤한 책이다. 러시아문학 강의와 관련해서는 제임스 빌링턴의 <러시아 정체성>(그린비)이 내게 선물에 해당하는 책이다. 슬라비카 시리즈 가운데 <러시아문화사 강의>와 읽어볼 만하다. 경험상 이렇듯 자주 입막음을 해야 구시렁거리지 않는다. 이번 휴일에는 잠도 보충하도록 해야겠다. 눈의 경우는 입막음으로 안 되고 따로 눈감아주어야 한다. 몸관리도 인사관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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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graphic 2018-05-25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를 쓰세요? 너무 멋있어요

로쟈 2018-05-25 18:01   좋아요 0 | URL
쓰는거야.^^;

two0sun 2018-05-25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뻘짓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버틸수 있지 않을까요?
샘의 뻘짓에 박수를ㅎㅎ
(남부럽지 않은 뻘짓 보유자인지라)
아래 책들,
문학강사를 위한 책이라고 제목에 딱! 있는데~~도
들락거리며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로쟈 2018-05-25 18:01   좋아요 0 | URL
네 하나만.~

:Dora 2018-05-25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셔요!

로쟈 2018-05-25 18:01   좋아요 1 | URL
땡스.~

과지자 2018-06-03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많으십니다. 알라딘의 메일을 보고 링크 연결되어 선생님의 이 글을 보고 글 남김니다. 섭섭하고 황망함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 글은 내리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전후 설명이 조금 부족하여 저가 실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이 글만으론 선생은 다른 사람보다 학이 높음을 자랑하는 것은 자신의 노력을 스스로 자위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으나 자신을 위한 사치함을 포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강의가 주인지 부인지 모르겠으나 몸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휴강을 3차례나 하면서 대단한 에너지가 필요한 작업을 하신다는 것은 선생을 기다리는 제자를 위하여 차라리 한 학기 쉼이 어떻겠는지요. 이른 새벽에 메일을 확인하다 알라딘에서 보낸 북플/서재 뉴스레터를 링크하여 선생님이 쓴 이 글을 읽고 처음으로 병이라는 이런 오지랖을 떱니다. 죄송합니다. 이외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혹 저에 대한 불쾌함을 가졌다면 다시한번 사례의 이야기로 대단히 죄송합니다. 조금마한 창에 기록을 남기다보니 글이 조잡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생의 제자가 이 글을 읽는다면 실망으로 섭섭할 수 도 있다 싶어 남깁니다. 저 같은 불특정 다수인도 이 글을 열람하여 오지랖을 떨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로쟈 2018-06-03 17:39   좋아요 0 | URL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대학강의가 아니라 독서모임 강의이고 휴강은 따로 보강을 합니다.~

백발 2018-06-06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께서는 대학 교수님인 것으로 보입니다. 독서모임 약속은 지키시면서 주 근무지인 대학 수강생과의 약속은 버리고 보강이란 명목을 다는게 합당한지요. 읫글의 과지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로쟈 2018-06-06 19:47   좋아요 0 | URL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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