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학사전
빈 성과학연구소 / 강천 / 1996년 9월
평점 :
품절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성(, sex)에 대한 화두는 언제나 뜨겁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흔히 성을 쑥스럽고 혐오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한자의 성(, 성 성)은 마음(, 마음 심)과 몸(, 날 생)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성을 뜻하는 한자는 정신과 육체의 합일을 의미한다. 성이란 단순한 성행동이나 육체적인 성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정신과 함께 결합하여야 하는 생명 그 자체다. 왜곡된 성 의식을 조장하는 음란물의 영향 때문에 성은 외설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되었다.

 

 

 

 

 

빈 성과학 연구소가 1928년부터 1931년까지 4년간 편찬한 성학 사전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문명과 함께해 온 성의 모습을 담아낸 이색적인 출판물이다. 성학 사전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문화사편을 시작으로 일 년마다 후속편이 나왔다. 2문학 · 미술, 3성 과학, 4보충편 순으로 완성되었다. 성학 사전집필진 중에 유명한 사람이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 1897~1957). 라이히는 처음으로 오르가슴(orgasm) 개념을 제시한 정신분석학자다. 1부를 구성하는 항목 수는 총 943. 국내 번역본은 1부를 번역한 것이다. 번역본은 236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역자가 무작위로 선정했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서 수위 높은 내용의 항목과 도판 일부가 제외되었다. 항목 배열은 가나다순으로 되어 있다.

 

 

 

 

 

 

 

화보와 도판은 각국의 성 문화를 보여주는 그림, 사진, 조각품 등으로 꾸며졌다. 90년대식 책이 늘 그래왔듯이 성학 사전도 처음에 천연색 화보로 시작해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제일 중요한 본문부터는 흑백 화보가 나온다. 표현 수위 때문인지 사진 속에 있는 남근을 블러(blur) 형태로 처리했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가 만든 걸작 다비드의 남근도 블러 처리를 피하지 못했다. 블러 처리의 기준이 모호하다. 도판 중에는 남근 모양으로 된 부적이 있는데, 그것은 블러 처리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보와 도판이 다소 낯 뜨겁게 보일 수도 있지만, 외설적인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성이 인류의 생활에 직결된 자연스러운 행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들이다. 이를 꼭꼭 숨기고 금기로 여기다 보니 외설스럽게 여겨질 뿐이다.

 

하나의 문명, 문화로서 성을 집대성했다는 점에서 성학 사전편찬은 위대한 작업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20세기 초 유럽인들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내용이 있으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도 있다.

 

교황 요한 23세의 비서가 스위스 온천장에서 이탈리아로 보낸 편지에 재미있는 것이 씌어져 있다. 그중에 온천장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방탕아를 그린 문구가 실려 있다.

 

"석녀에게는 온천이 제일 좋아요. 온천만으로는 안 돼도 낯선 손님이 아이를 생기게 해주니까요."

 

이 글은 상당히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불임여성은 온천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

 

(<목욕> 항목, 108)

    

 

목욕항목을 누가 썼는지 모르지만, 항목 작성자는 성적 유머를 진담으로 받아들였다. <문신> 항목에서는 바디페인팅을 어리석은 유행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어떤 항목에는 작성자의 주관적인 생각 및 판단이 개입된 내용이 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민족의 성 풍속 및 문화를 조악하고 낙후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또, 그들을 가리킬 때 미개 민족이란 단어를 자주 썼다.

    

 

둔부 입맞춤은 많은 아시아 종족 사이에서는 복종의 표시로 행해진다.

 

(<둔부 입맞춤> 항목, 75)

    

 

둔부 입맞춤을 하는 아시아 종족이 누구일까. 이 문장에 문제가 있다. ‘많은 아시아 종족이라는 표현이 눈에 걸린다. 이 표현 때문에 둔부 입맞춤이 아시아 전체에 통용되는 풍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성학 사전》은 서구 제국주의 시선으로 비서구인들의 성을 미개한 수준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 백과사전에 호텐토트(Hottentot)으로 알려진 코이(Khoi) 족 관련 내용도 있다. 사전에 따르면 호텐토트족 여성의 거대한 엉덩이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호텐토트족 여성들이 엉덩이에 유아를 태운 채 가사 일을 보느라 엉덩이가 압박과 자극을 받아 점점 커지게 됐다고 한다. 신빙성이 부족한 설명이다. 유럽인들은 호텐토트족을 인간이 아닌 하등동물로 취급했고, 그들을 사로잡아 동물처럼 구경하고 성적으로 착취했다. 성 백과사전 집필진들은 호텐토트족 여성을 관찰하는 대로 묘사했다.

 

과연 성학 사전을 뛰어넘는 성 백과사전이 나올 수 있을까. 종이로 인쇄된 브리태니커(Britannica)’를 볼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지식에 목마른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위키피디아(Wikipedia)로 향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자유롭게 항목 작성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걱정이다. 출처가 불명확하고 미심쩍은 성 관련 정보가 얼마든지 공개될 수 있고, 검색에 익숙한 아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성 백과사전을 만들려고 해도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집필 활동 착수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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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7-06-19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막의 <섹스사전>도 재밌더라구요ㅎ
제가 갖고 있는 <성문화 보고서 1,2>도 아주 괜찮더이다~

저도 성학사전이 매우 탐나는군요!ㅎ

cyrus 2017-06-20 08:13   좋아요 0 | URL
야무님이 가지고 계신 책들이 더 좋아보입니다. ^^

페크pek0501 2017-06-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전쯤, 야한 소설이라며 <채털리부인의 사랑>을 구입했는데 아직도 읽지 않았습니다.
읽어야겠어요...

cyrus 2017-06-20 08:13   좋아요 0 | URL
저도 로렌스의 소설을 안 읽어봤어요. ^^;;

alummii 2017-06-2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런 백과사전이 다 있다니 ..한번 보고싶네요..ㅎㅎㅎ

cyrus 2017-06-24 12:56   좋아요 0 | URL
엽기적이고 특이한 내용이 있습니다만, 생각보다 재미있지 않습니다. ^^;;
 

 

 

 

 

 

 

 

 

 

 

 

 

 

 

 

 

 

 

 

 

 

 

 

 

 

1. 실버 블레이즈 (Silver Blaze)

 

 

* 원문 :

“Have you noticed anything amiss with them of late?”

“Well, sir, not of much account; but three of them have gone lame, sir.”

I could see that Holmes was extremely pleased, for he chuckled and rubbed his hands together.

“A long shot, Watson; a very long shot,” said he, pinching my arm.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8~39) :

최근 양에게 이상한 일은 없었나?”

, 대단치는 않지만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홈즈는 크게 만족한 듯 킬킬 웃으면서 두 손을 비볐다.

광맥을 찾아냈어, 왓슨, 광맥을 찾아냈네.” 홈즈는 내 팔을 움켜잡으면서 말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요즘 양에게 무언가 이상한 일 없었나?”

,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 양 세 마리가 절름발이가 되었습죠.”

홈즈는 크게 만족한 눈치로 킬킬 웃으면서 두 손을 비벼댔다.

광맥을 찾아냈어, 왓슨. 광맥을 찾아냈네.” 나의 팔을 움켜잡으면서 홈즈가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최근 양들에게 무슨 변화가 있지 않았나?”

. 이상하게도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요.”

홈즈가 예상했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맞잡았다.

좋았어, 왓슨! 거의 다 됐어!” 홈즈가 내 귀에 속삭였다.

    

 

* 문예춘추사 :

요즘에 양에게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소?”

, 있었습니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세 마리가 다리를 접니다.”

홈즈가 키득 웃고는 두 손을 비벼 댔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친구가 매우 기뻐하고 있음을 알았다.

왓슨, 확률은 낮아……. 맞아 떨어질 확률은 낮지만…….” 이렇게 말하며 홈즈는 내 팔을 잡았다.

    

 

* 현대문학 (주석판, 42) :

최근 그 양들한테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글쎄요, 별일은 아니지만, 세 마리가 발을 좀 절더군요.”

나직이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비비는 것을 보니 홈즈는 매우 흡족한 듯했다.

천행이야, 왓슨. 정말 천행이야.” 그가 내 팔을 꼬집으며 말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최근에 양들에게 무슨 변화가 있지 않았나?”

, 이상하게도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요.”

홈즈가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맞잡았다.

좋았어, 왓슨! 거의 다 됐어!” 홈즈가 내 팔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 황금가지 (2, 42) :

요즘 양한테 별 문제는 없나?”

뭐 큰일은 아니지만 양 세 마리가 다리를 절게 됐습니다. 선생님.”

홈즈는 만면에 희색이 가득해서 쿡쿡거리며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비볐다.

왓슨, 내 예상이 적중했군. 적중했어.” 그는 내 팔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요즘 이상한 점은 없었나?”

글쎄요, 별일은 아닙니다만 세 마리가 다리를 약간 절게 되었어요.”

홈즈가 빙그레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대고 비비는 걸 보니 매우 만족스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판이 났네, 왓슨. 이제 다 됐어.” 홈즈가 내 팔을 움켜잡으며 말했다.

    

 

* 엘릭시르 (44~45) :

혹시 최근 양들에게 무슨 문제가 없었나?”

글쎄요. 별일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양 세 마리가 갑자기 다리를 절긴 했습니다.”

일꾼의 대답에 홈스가 껄껄 웃으며 양손을 마주 비볐다. 아주 흡족해하는 것이 분명했다.

대담한 계획이군, 왓슨. 그 사람, 머리를 정말 잘 썼어!” 홈스가 내 팔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Comment :

‘a long shot’승산이 없는 시도’, ‘가능성이 없는 것’, ‘희박한’, ‘모험을 건 도박등을 의미하는 숙어다. 대부분 번역가들은 ‘a long shot’을 의역했다. 홈즈는 다리를 저는 양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어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다. 그러므로 홈즈가 거듭 말한 ‘a long shot’은 뜻밖의 횡재를 얻어 감탄했을 때 나오는 표현처럼 해석해야 한다. ‘a long shot’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번역본은 <문예춘추사>, <현대문학>이다.

 

he chuckled and rubbed his hands together.”는 홈즈의 습관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현이다. 홈즈는 기분이 좋으면 손바닥을 연신 비벼대는 습관이 있다. ‘rub’문지르다’, ‘비비다를 뜻하는 단어인데,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에는 손을 맞잡았다라고 되어 있다.

 

‘pinch’‘(손가락으로) 꼬집다’, (엄지와 다른 손가락으로) 집다를 의미하는 동사다.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의 문장은 명백한 오역이다.

 

 

 

 

* 원문 :

Wessex Plate

[it ran] 50 sovs. each h ft with 1000 sovs.

added, for four and five year olds.

Second, £300. Third £200.

New course (one mile and five furlong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40) :

웨섹스 플레이트

말 출주 등록금 50소브린. 4, 5세 말 출주.

1착 상금 1,000소브린,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새 코스(1마일 5퍼롱)

 

 

* 동서문화사 (중판) :

웨섹스 컵 레이스

각 말 50소브린, 1착에는 부상으로 1천 소브린, 4, 5살 된 말 출전. 23백 파운드. 32백 파운드. 새 코스(2.6킬로미터)

 

 

* 더클래식 (구판) :

웨섹스 플레이트

- 4~5세 말 출전

- 출주금 50파운드

- 1: 10,000파운드, 2: 5,000파운드, 3: 3,000파운드

- 새 경주로 : 2킬로미터

 

 

* 문예춘추사 :

<웨식스 컵 경주>

참가 신청금은 한 마리당 50파운드, 취소할 경우 반액 몰수.

1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4, 5세 마 출전.

새로운 코스(1.6킬로미터 5펄롱).

 

 

* 현대문학 (주석판, 44) :

웨식스 배, 4세와 5세 경주, h ft 50파운드, 1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새 주로(1마일 5펄롱)

웨인 스위프트는 “h ft”‘half forfeit(반액 몰수)’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그 의미는 마주가 참가비를 낸 후, 경주마가 출주하지 않으면 참가비 반액을 몰수당한다는 뜻이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웨섹스 플레이트

- 4~5세 말 출전

- 출주금 50파운드

- 1: 1,000파운드, 2: 3,00파운드, 3: 2,00파운드

- 새 경주로 : 2킬로미터

 

 

* 황금가지 (2, 45) :

웨식스 배

1등 상 금화 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신 경주로(1.6킬로미터 5펄롱)

 

 

* 코너스톤 (개정판) :

웨식스 컵 경마 대회

출전비 경주마당 50파운드

상금 11000파운드(4, 5세 경주마에게는 가산),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신 경주로(2.6킬로미터)

 

 

* 엘릭시르 (47) :

웨섹스컵

경주당 출주 등록금 오십 파운드, 등록 취소 시 반액 반환.

상금 1등 일천 파운드, 2등 삼백 파운드, 3등 이백 파운드.

4세와 5세 말만 출장 가능. 2.6킬로미터 거리의 신규 주로에서 경기.

 

 

Comment :

소브린(sovereign)은 영국의 구 화폐이며 1소브린은 1파운드짜리 금화에 해당한다. 그래서 50소브린은 ‘50파운드와 같다고 보면 된다. ‘h ft’half forfeit(반액 몰수)’의 약어다. 참가비(출주금)를 낸 경주마가 대회에 출주하지 앍거나 출주 등록을 하지 않으면 참가비의 반액이 몰수당한다. ‘h ft’를 번역한 책은 <문예춘추사>, <현대문학>(주석으로 용어 설명), <엘릭시르> 뿐이다. <더클래식 구판>1~3등 상금 액수를 잘못 표기했다. <코너스톤 개정판>‘4, 5세 경주마에게는 가산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원문의 add’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원문의 ‘add’어떤 사항을 추가하다의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2. 노란 얼굴 (Yellow Face)

   

 

* 원문 :

“I am usually an extremely sound sleeper. It has been a standing jest in the family that nothing could ever wake me during the nigh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62) :

나는 잠만 들면 곯아떨어지는 편이라서 밤중에 아무리 소동이 벌어져도 잠을 깨지 않는다고 집사람한테 놀림거리가 되고 있어요.

 

 

* 동서문화사 (중판) :

저는 평소 잠만 들면 곯아떨어지는 편이라서 밤중에 아무리 소동이 벌여져도 잠을 깨지 않는다고 집사람한테 놀림거리가 되고 있었지요.

 

 

* 더클래식 (구판) :

저는 잠들면 아침까지 깊이 자는 편입니다. 아내는 한밤중에 불이 나도 모를 거라며 저를 놀려 대곤 했지요.

 

 

* 문예춘추사 :

저는 평소에 아주 깊이 잠자는 편입니다. 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깨지 않는다며 집안사람들이 놀리곤 했죠.

 

 

* 현대문학 (주석판, 103) :

나는 평소에 잠이 아주 깊은 사람이랍니다. 밤에 잠이 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른다고 집안사람들이 늘 놀릴 정도였어요.

 

 

* 더클래식 (개정판) :

구판과 동일한 문장.

 

 

* 황금가지 (2, 67~68) :

저는 굉장히 깊이 잠드는 사람입니다. 가족들은 제가 한번 잠이 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를 거라며 놀려대곤 했지요.

 

 

* 코너스톤 (개정판) :

평소에 저는 아주 깊이 잠드는 편입니다. 밤에 자고 있으면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고 가족들이 놀려댔었죠.

 

 

* 엘릭시르 (74) :

저는 평소에 깊이 잠드는 편입니다. 제가 잠에 곯아떨어지면 무슨 짓을 해도 못 깨운다고 식구들이 농담을 할 정도죠.

 

 

 

 

 

 

 

 

3. 주식 중개인 / 증권 거래소 직원

(The Stockbroker's Clerk)

 

* 원문 :

“Human nature is a strange mixture, Watson.”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11) :

왓슨, 인간의 본성은 아주 이상한 혼합물이지.”

 

* 동서문화사 (중판) :

인간의 본성이라는 건 이상한 혼합물이라네.”

 

* 더클래식 (구판) :

왓슨,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란 용광로에 든 쇳물과 같아.”

 

* 문예춘추사 :

왓슨, 여러 가지 면이 뒤섞여 있는 인간성이란 참 신비한 것일세.”

 

* 현대문학 (주석판, 151) :

왓슨, 인간의 본성은 참 묘한 혼합물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왓슨, 인간의 본성이란 용광로에 든 쇳물과 같아.”

 

* 황금가지 (2, 122) :

왓슨, 인간이란 참으로 복잡다단한 존재 아닌가.”

 

* 코너스톤 (개정판) :

왓슨, 인간의 본성은 기묘한 혼합체.”

 

* 엘릭시르 (132) :

인간의 본성이란 참으로 기묘해.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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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버 블레이즈 (Silver Blaze)

 

 

 

* 원문 :

“We are going well,” said he, looking out the window and glancing at his watch. “Our rate at present is fifty-three and a half miles an hour.”

“I have not observed the quarter-mile posts,” said I.

Nor have I. But the telegraph posts upon this line are sixty yards apart, and the calculation is a simple one.”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0) :

순조롭게 달리고 있군. 시속 53마일 반이야.” 그는 창밖을 보고는, 시계를 언뜻 보면서 말했다.

“4분의 1마일 표식이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말했다.

나 역시 못 봤어. 하지만 이 선로의 전주는 60야드마다 서 있기 때문에 계산은 아주 간단해.”

    

 

* 동서문화사 (중판) :

순조롭게 달리고 있는 모양이군.” 창밖을 내다보다가 시계를 보면서 홈즈는 말했다. “지금 시속 86킬로미터야.”

40미터 표지를 보지 못했는데.”

나 역시 보지 못했지. 하지만 이 선로의 전봇대는 55미터마다 서 있기 때문에 계산은 지극히 간단하네.”

    

 

* 더클래식 (구판) :

꽤 순조롭군. 시속 90킬로미터야.” 홈즈가 창밖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나?”

선로의 전주가 55미터마다 서 있지. 그러니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네.”

    

 

* 문예춘추사 :

그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열차 속도가 꽤나 빠른 것 같네, 왓슨. 지금 시속 9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고 있어.”

“400미터 지점을 나타내는 표식은 보지 못했는데.”

나도 못 보았네. 하지만 이 철도의 전봇대는 55미터마다 세워져 있으니 계산은 간단하지.”

    

 

* 현대문학 (주석판, 14) :

잘 달리고 있군.” 그가 창밖을 내다보기가 자기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현재 속도는 시속 53.5마일이야.”

“400미터 푯말을 못 봤는데?” 내가 말했다.

나도 못 봤어. 하지만 전봇대가 60야드 간격으로 세워져 있으니 계산은 간단해.”

 

* 더클래식 (개정판) :

꽤 순조롭군. 시속 90킬로미터야.” 홈즈가 창밖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나는 400미터마다 서 있는 푯말을 못 봤는데?”

나도 세어 보진 않았어. 하지만 선로의 전신주가 55미터마다 서 있지. 그러니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네.”

    

 

* 황금가지 (2, 10~11) :

잘 달리고 있군.” 홈즈는 창밖을 내다보고 시계를 흘끗거리더니 말했다. “지금 시속 88킬로미터로 가고 있네.”

“4백 미터 푯말들이 있었나? 나는 못 봤는데.”

그건 나도 못 봤네. 하지만 이 노선에는 전신주가 55미터 간격으로 서 있어서 계산하기가 간편하지.”

    

 

* 코너스톤 (개정판) :

별 탈 없이 잘 가고 있군.” 홈즈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시계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시속 약 85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다네.”

“4분의 1 지점 이정표를 못 봤네만.” 내가 말했다.

나도 못 봤어. 하지만 선로에 전신주가 약 55미터마다 서 있으니까 간단히 계산했어.”

    

 

* 엘릭시르 (11) :

잘 달리는군. 지금 기차의 속도는 시속 팔십육 킬로미터일세.” 그는 창밖을 계속 보다가 시계를 힐끔 보며 말했다.

나는 사백 미터 표지판을 하나도 못 봤는데.”

나도 그래. 하지만 이 노선에는 전신주가 오십오 미터마다 서 있거든. 그러니 간단한 계산으로 알아낼 수 있지.”

 

    

 

Comment :

quarter-mile’‘4분의 1’을 의미하는 명사다. 나는 영국 단위(마일, 피트)를 미터나 킬로미터로 환산하는 방법을 모른다. 보면 볼수록 헷갈린다. <더클래식 구판>은 원문에 있는 왓슨의 말(“I have not observed the quarter-mile posts”)를 무시하고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나?”라는 문장을 썼다. 이렇다 보니 왓슨의 말에 동조하는 홈즈의 말(“Nor have I.”)도 생략되었다.

 

 

 

 

 

* 원문 :

I lay back against the cushions, puffing at my cigar, while Holmes, leaning forward, with his long, thin forefinger checking off the points upon the palm of his left hand, gave me a sketch of the events which had led to our journey.

“Silver Blaze,” said he, “is from the Somomy stock, and holds as brilliant a record as his famous ancestor.”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2) :

나는 좌석 쿠션에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피우며 홈즈의 이야기를 들었다. 홈즈는 몸을 내밀고 중요한 사항을 말할 때면 가늘고 긴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두드리며, 우리들을 여행하게 만든 사건의 개략을 이야기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아이소노미의 혈통을 이은 말로, 유명한 조상 못지않게 빛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동서문화사 (중판) :

나는 좌석의 쿠선에 등을 기댄 채 시가를 피웠고, 홈즈는 몸을 내밀고 길쭉한 집게손가락으로 요점을 말할 때마다 왼쪽 손바닥을 쿡쿡 찔러 가며 우리들의 여행의 원인이 된 사건을 대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은성호는 아이소노미 계의 말로, 유명한 조상 못지않은 빛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더클래식 (구판) :

나는 좌석에 몸을 편하게 기대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홈즈는 무언가 중요한 사항을 말할 때 항상 하던 버릇대로 가늘고 긴 오른쪽 검지로 왼쪽 손바닥에 사건의 개요를 써 가며 설명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서 깊은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이은 말로, 그 명마 못지않게 눈부신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문예춘추사 :

나는 좌석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담배를 피웠으며 홈즈는 길고 가느다란 검지로 왼쪽 손바닥을 두드리며 우리를 여행으로 인도한 사건의 요점을 하나하나 이야기해 주었다.

은점박이는 그 유명한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물려받았고, 자신의 조상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기록을 남겨 왔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16) :

나는 쿠션에 기대앉아 담배를 피웠고, 홈즈는 몸을 앞으로 숙인 채 길고 여윈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왼손바닥 위에 요점들을 체크해가며, 우리를 여행길로 이끈 사건을 내게 스케치해주었다.

“‘은점박이는 유명한 경주마인 권리평등의 후예인데, 선조인 그 말만큼이나 찬란한 우승 기록을 갖고 있지.”

 

 

* 더클래식 (개정판) :

구판과 동일한 문장.

 

 

* 황금가지 (2, 12) :

나는 시가를 피우며 좌석에 몸을 묻고 있었고 홈즈는 상체를 내밀고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에 요점을 정리해 가며 사건의 개요를 설명해 주었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한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물려받았는데 그 조상 못지않게 눈부신 기록을 내고 있다네.”

 

 

* 코너스톤 (개정판) :

홈즈는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길고 가는 오른쪽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짚어가며 우리를 여행길로 이끈 사건의 개요를 들려주었다. 나는 홈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쿠션에 기대어 시가를 피웠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한 경주마인 소모미의 후손인데, 그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5년차 경주마야.”

 

 

* 엘릭시르 (13) :

나는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며 좌석의 쿠션에 편하게 몸을 기댔다. 한편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인 홈스는 중요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가늘고 긴 검지로 왼손 손바닥을 눌러가며 우리를 아침부터 다트무어로 이끈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아이소노미라는 유명한 경주마의 혈통을 이어받은 말이라네. 대단한 조상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기록을 자랑하는 경주마지.”

 

 

 

Comment :

 

대부분의 미국 판본에는 이 경주마 이름이 ‘Somomy(소모미)’라고 되어 있는데, 그 까닭은 알 수 없다. (‘Somomy’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서, 경주마 작명 전통으로 볼 때 오식일 가능성이 매우 놓다. 아니면 권리평등(isonomy)이라는 말을 편집자나 발행인이 두려워했거나-옮긴이)

 

(<현대문학 주석판> 16)

 

 

 

 

“while Holmes, leaning forward, with his long, thin forefinger checking off the points upon the palm of his left hand.”는 두 가지 형태의 문장으로 번역되어 있다.

 

첫 번째 번역문. 홈즈는 검지손가락으로 활짝 핀 왼쪽 손바닥 위를 툭툭 두드리면서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 문예춘추사)

 

두 번째 번역문. 홈즈는 검지손가락으로 활짝 핀 왼쪽 손바닥 위에 글을 써가며 체크하듯이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더클래식 구판, 더클래식 개정판, 현대문학 주석판, 황금가지 2)

 

 

 

 

 

* 원문 :

“At a few minutes after nine the maid, Edith Baxter, carried down to the stables his supper, which consisted of a dish of curried mutton. She took no liquid, as there was a water-tap in the stables, and it was the rule that the lad on duty should drink nothing else. The maid carried a lantern with her, as it was very dark and the path ran across the open moor.

    

 

* 시간과 공간사 (13) :

아홉 시 조금 지나서 메이드 이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 양고기 카레 요리를 만들어 마구간에 가져왔네. 마실 것은 곁들어 있지 않았지. 왜냐하면 마구간에 수도가 있었고, 일할 때 물 외에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지. 아주 어두운 밤이었고 황야를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메이드는 랜턴을 손에 들고 있었네.

    

 

* 동서문화사 (중판) :

“9시 조금 지나서 하녀인 에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서 양고기로 카레이 요리를 만들어 마구간에 가져왔네. 마실 것은 없었어. 왜냐하면 마구간에 수도가 있었기 때문인데, 당번인 마부는 물 외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되는 규칙이 있었어. 굉장히 컴컴한 밤이었고 넓은 황야를 가로질러 가야 했으므로 하녀는 등불을 손에 들고 있었네.

    

 

* 더클래식 (구판) :

아홉시가 조금 넘어서 하녀 이디스 백스터는 헌터에게 줄 양고기 카레를 싸서 마구간으로 향했지.”

    

 

* 문예춘추사 :

“2, 3분쯤 지났을 무렵, 하녀인 이디스 백스터가 남아 있는 젊은이를 위해서 마구간으로 저녁을 가지고 갔어. 그날 저녁은 양고기 카레였고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네. 마구간에는 수도가 들어오는데 불침번은 밖에서 반입되는 음료는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거든. 아주 어두운 밤이었고 길은 널따란 황야를 지나야 했기에 하녀는 램프를 들고 있었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16~17) :

“9시 몇 분 후 에디스 백스터라는 하녀가 그의 저녁 식사를 마구간으로 갖다 주었어. 그건 양고기 카레였지. 마실 것은 갖다 주지 않았어. 마구간에 수도꼭지가 있었고, 마구간을 지킬 때는 그 물 말고 다른 것은 마시지 못하게 돼 있었거든. 하녀는 랜턴을 가져갔는데, 날이 너무 어두운 데다가 툭 터진 황야에 길이 나 있었기 때문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아홉 시가 조금 넘어서 하녀 이디스 백스터는 헌터에게 줄 양고기 카레를 싸서 마구간으로 향했지. 마구간에 마실 물이 있었기 때문에, 따로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네. 게다가 보초를 서고 있는 동안은 물 말고 마시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는군. 시간이 늦어 매우 어둡고, 길이 넓은 황무지를 가로질러 나 있었기 때문에 그 하녀는 등을 가지고 갔지.

    

 

* 황금가지 (2, 14) :

아홉시가 좀 지나서 하녀 에디스 백스터는 마구간으로 헌터의 식사를 가지고 갔네. 그건 양고기 카레였어.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지. 근무자는 밖에서 반입된 음료수를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으니까 말이야. 대신 마구간에는 수도가 있네. 밤이라 어두운 데다가 길이 그대로 황야로 통해 있기 때문에 하녀는 등불을 들고 갔지.

    

 

* 코너스톤 (개정판) :

“9시가 조금 지나자, 하녀인 에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 양고기 카레 요리를 마구간에 가져다주러 갔지. 마구간에 수도 시설도 있었고, 근무 중인 마부는 물 말고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는 게 규칙이라 술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더군. 아주 어두웠던 데다 탁 트인 황무지에 난 길을 따라 걸어야 했기 때문에 하녀는 랜턴을 들고 갔다고 했어.

    

 

* 엘릭시르 (15) :

“9시 직후에 조교사 집의 하녀 이디스 백스터가 마구간으로 헌터의 저녁을 가지고 갔어, 그날 저녁은 양고기 카레였지. 음료수는 따로 가져가지 않았어. 마구간에 수도가 설치되어 있거든. 게다가 일꾼들은 근무중에 물 이외의 음료는 마시지 않는 게 규칙이라네. 밖이 너무 어두워서 하녀는 등불을 가지고 갔어. 조교사의 집에서 마구간까지 황무지에 난 좁은 길을 따라갔지.

 

      

 

Comment :

<더클래식 구판>에 굵게 표시한 문장이 통째로 생략되었다. 다행히 <더클래식 개정판>이 나와 구판에 빠진 문장이 번역되었다. <동서문화사>의 직원들은 교정 업무를 소홀히 하는가 보다. 카레의 옛 표기법 카레이를 고치지 않은 채 전자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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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6-18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제목 : 셜록 번역에 대한 역저의 비교연구...논문 만들어도 될듯.^^..집념 최고네요 ~

cyrus 2017-06-19 09:52   좋아요 1 | URL
제 글이 논문으로 나올 수준은 아니에요. ^^;;

피오나 2017-06-1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꼼꼼한 비교 분석..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름 셜록 홈즈 완전 팬이라고 자부했는데..명함도 못내밀겠네요..하핫..

cyrus 2017-06-19 09:54   좋아요 0 | URL
현대문학에서 나온 <주석 달린 셜록 홈즈>를 많이 참고했어요. 그 책을 읽었을 때 어디 가서 함부로 홈즈 팬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셜록 홈즈의 회상 동서 미스터리 북스 4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조용만.조영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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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 출판사의 책은 의혹투성이다. 고인이 된 지 오래된 번역가의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도 모자라 실체가 불분명한 이름만 번역가를 내세우기도 한다. 그리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번역문을 고집하며 사소한 오역을 고칠 생각을 안 한다.

 

동서미스터리북스 43번째 책 셜록 홈즈의 회상은 내용면에서는 완전히 수준 이하다.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올드(old)한 중역은 동서문화사의 전매특허(?).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동서문화사의 셜록 홈즈의 회상정태원 씨가 번역한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문장 일부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정 씨의 번역본 초판 발행일은 20027월이고, 동서문화사 판본은 20031월에 중판된 것이다. 동서문화사는 70년대에 홈즈 시리즈를 펴낸 적이 있고, 1984년에 홈즈 시리즈와 아르센 뤼팽 시리즈로 구성된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를 펴냈다.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 번역에 참여한 사람이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 이 두 사람의 이름은 중판으로 나온 동서미스터리북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 전집 일부를 가지고 있다. 전집 중에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가 번역한 것이 있다. 이 책의 번역문과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가 번역한 것으로 알려진) 중판본의 번역문이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까 출판사는 동서미스터리북스를 펴내기 위해 번역문을 전면 개정하고, 예전 번역가의 이름을 그대로 썼다. 조용만 씨가 번역을 새롭게 다듬었는지 의문이다. 조용만 씨는 1995년에 별세했다. 공동 번역자로 알려진 조민형 씨가 실존 인물인지 확인이 어렵다. 추측이지만 조민형 씨는 유령 번역가일 가능성이 있다.

 

정 씨의 번역을 도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장이 상당히 많다. 한 두개가 아니다. 여기에 일일이 옮겨 적어 소개하기가 힘들 정도다. 무엇보다도 어이없는 것은 문제투성이, 오류투성이의 책을 전자책으로 유통한 동서문화사의 뻔뻔한 상술이다. 동서미스터리북스 전자책 가격이 종이책 가격보다 싸다. 여기에 혹해서 전자책, 특히 셜록 홈즈의 회상은 종이책으로든, 전자책으로든 절대로 사지 마시라. 필자는 이 책을 전자책으로 산 게 후회된다. 나를 화나게 하고, 전자책 구입을 후회하게 만든 문제의 번역문을 확인해보시라.

    

 

 

* 시간과 공간사 (구판, 79) :

  홈즈는 이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밤 늦게, 내가 촛대를 들고 침실로 가려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왓슨, 내가 내 힘을 과신하거나 사건에 대해서 정당한 노력을 아끼는 것이 눈에 띄거든, 내 귓가에 대고 노벨리라고 속삭여 주게. 그렇게 해주면 대단히 고맙겠어.

    

 

* 동서문화사 :

  홈즈는 이 사건에 관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날 밤 늦게 촛불을 가지고 침실로 갈 때 말했다.

  “왓슨, 내가 내 힘을 너무 믿거나 사건에 대해서 정당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눈에 띄거든, 내 귓가에 대고 노베리라고 속삭여 주게나. 그렇게 해준다면 대단히 고맙겠어.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41~142) :

그 밖의 일에 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으리라. 우리들은 돈을 벌었고, 세계 각지를 여행하다가 부유한 개척자로 영국으로 돌아왔지. 우리들은 20년 남짓 평화롭고 유익한 생활을 보냈다. 그리하여 과거가 영원히 매장되기를 바랐지. 그러니 그 선원이 나를 찾아왔을 때 조난 당시 살려 준 남자인 것을 알고 나의 마음이 어떠했었는지 상상해 주기 바란다. 그는 우리들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우리들의 두려움을 밥줄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내가 그하고 다투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너는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해할 수 있을 테지. 그가 내 집을 떠나면서 언제라도 무서운 일을 폭로하겠다는 듯이 또 한 사람의 먹이를 찾아간 지금, 너는 이 아버지의 가슴을 채우고 있는 공포에 조금쯤 동정을 해줄지…….

 

아래에 판독할 수 없을 만큼 떨린 필적으로 다음과 같이 씌어져 있네. 베도즈는 암호로 허드슨이 모든 걸 폭로했다고 써 보냈다. 신이여, 우리들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 동서문화사 :

그 밖의 일에 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거다. 우리들은 성공했고, 여기저기로 이동하여 한밑천 잡은 식민지 개척자로서 영국으로 돌아가 시골에 땅을 샀지. 우리들은 20년 남짓 평화롭고 유익한 생활을 보내 왔다. 그리하여 과거가 영원히 매장되기를 바랐지. 그러므로 찾아왔던 수부를 보고 즉각 그 조난시 살려 준 사나이임을 알았을 때 나의 가슴속이 어떠했었는지 상상해 주기 바란다. 그는 우리들의 행방을 끝까지 수소문해 찾아냈고 우리들의 두려움을 밥으로 삼고자 작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하고 다투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너는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해할 수 있을 테지. 그가 나의 집을 떠나면서 언제라도 무서운 일을 폭로하겠다는 듯이 또 한 사람의 먹이를 찾아간 지금, 너는 이 아버지의 가슴을 채우는 공포에 조금쯤은 동정해 줄 수 있을는지…….

 

아래에는 읽을 수 없을 만큼 떨린 필적으로 다음과 같이 씌어 있었네. 베도즈는 암호로 허드슨이 모든 걸 폭로시켰다고 써 보냈다. 신이여, 우리들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42~143) :

뱃사람과 베도즈에 관한 소식은 그 경계의 편지가 날아온 다음부터 전혀 들을 수가 없었지. 두 사람 모두 아주 자취를 감추고 말았던 거야. 경찰에 보호 의뢰가 제출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베도즈는 협박을 진짜로 받아들였는지도 몰라. 허드슨이 그 근방에 잠복하고 있는 것을 언뜻 본 사람이 있다고도 해서 경찰에서는 그가 베도즈를 해치운 뒤 도망쳤다고 믿고 있다네. 내 생각으로는 진상은 전혀 반대일 것 같네. 베도즈는 과거의 죄상이 폭로된 줄로만 알고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허드슨에게 복수를 하고,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을 몽땅 챙겨서 해외로 달아났다고 하는 편이 아무래도 진상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네. 이상이 이 사건의 자초지종이네. 왓슨, 자네의 사건 수집에 도움이 된다면 좋을 대로 이용하게나.”

    

 

* 동서문화사 (중판) :

수부와 베도즈해서는 그 경계의 편지가 다음부터 전혀 소식이 없었네. 두 사람 모두 아주 모습을 감추고 말았던 거야. 경찰에 보호 의뢰가 제출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베도즈는 협박을 진짜로 받아들였는지도 몰라. 허드슨이 그 근방에 잠복하고 있는 것을 흘긋 본 자가 있다고 하므로, 경찰에서는 그가 베도즈를 해치우고, 그리고 나서 도망친 것이라고 믿고 있다네. 내 생각으로는 진상은 전혀 반대라고 여겨지네. 베도즈는 자포자기가 될 만큼 궁지에 몰려 과거의 죄상이 폭로된 줄로만 알고서 허드슨에게 복수를 하고,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을 몽땅 가지고서 나라 밖으로 달아났다고 하는 편이 아무래도 진상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네. 이상이 이 사건의 자초지종이라네. 왓슨, 자네의 콜렉션에 도움되는 거라면 좋을 대로 이용해도 좋아.”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1) :

 그건 누구의 것인가?

 떠나가신 사람의 것입니다.

 누구의 것이 될 것인가?

 올 사람의 것입니다.

 몇 월이냐?

 처음부터 여섯 번째입니다.

 태양은 어디에 있느냐?

 떡갈나무 위에.

 그림자는 어디에 있느냐?

 느릅나무 아래에.

 몇 걸음이냐?

 북으로 열 걸음, 또 열 걸음, 동으로 다섯 걸음, 또 다섯 걸음. 남으로 두 걸음, 또 두 걸음, 서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리하여 아래로.

 우린 무엇을 바쳐야 하나?

 우리들의 모든 것을.

 무엇 때문에 바치느냐?

 신의를 위해서.

    

 

* 동서문화사 :

 그건 누구의 것인가?

 떠나가신 사람의 것입니다.

 그걸 얻는 건 누구인가?

 이윽고 찾아올 사람입니다.

 몇 월이냐?

 처음부터 여섯 번째입니다.

 태양은 어디에 있느냐?

 떡갈나무 위에.

 그림자는 어디에 있느냐?

 느릅나무 아래에.

 어떻게 재느냐?

 북으로 열 걸음, 또 열 걸음. 동으로 다섯 걸음, 또 다섯 걸음. 남으로 두 걸음, 또 두 걸음. 서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리하여 아래로.

 그러기 위해 우린 무엇을 바쳐야 하나?

 우리들의 것인 모든 것을.

 무엇 때문에 바치느냐?

 신의를 위해서.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3~164) :

이 나무는 자네 가문에서 처음 의식을 지낼 때부터 여기에 있었겠군.’ 마차가 그 옆을 지나칠 때 내가 물었네.

노르만 정복(1066, 노르망디공 윌리엄이 영국을 정복하여 노르만 왕조를 세움-역주) 때부터 있었던 모양이야. 나무 둘레가 23피트나 되니까.’ 그가 대답했지. 이것으로 나의 기준 측량의 하나가 확인되었네.

이 집에는 느릅나무 노목이 있나?’

저쪽에 아주 오래 된 것이 있었는데, 10년 전에 벼락을 맞아 베어 버렸지.’

    

 

* 동서문화사 :

저 나무는 의식서가 씌어졌을 무렵부터 저기에 있었겠군요.’ 마차가 그 앞을 지나칠 때 나는 물었네.

노르만 정복(1066년 노르만디 공 윌리엄이 영국을 정복하여 노르만 왕조를 세움)때부터 있었던 모양이에요라고 그는 대답했네. ‘나무 둘레가 7미터나 된답니다.’ 이것으로 나의 정점(定點)하나가 확보된 셈이었지.

느릅나무는 어디에 있습니까?’하고 나는 또 물었네.

저 편에 아주 오래된 고목이 있었는데, 20년쯤 전에 벼락을 맞아 버렸어요.’

    

 

역주의 문장이 비슷한 점에 표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머스그레이브 가의 의식(The Musgrave Ritual)의 사건 의뢰인 레지널드 머스그레이브(Reginald Musgrave)는 홈즈의 대학 동창생이다. 그런데 동서문화사 판본은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높임말로 썼다. 그리고 동서문화사 판본의 20년쯤 전에 벼락을 맞아 버렸어요라는 문장은 오역이다. 원문은 “It was struck by lightning ten years ago, and we cut down the stump.”이다.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79) :

왓슨, 나는 겸손을 미덕의 하나로 치는 사람들에게는 동의할 수 없네. 논리가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보아야 되지. 자기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자기의 능력을 과장하는 것만큼 진실에서 벗어난 일일세. 그러므로 내가 마이크로프트 형이 나보다 뛰어난 관찰력을 갖고 있다고 내가 말했다면, 정확히 문자 그대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고 해석해 주면 좋은 걸세.”

    

 

* 동서문화사 :

왓슨.” 그는 말했다. “나는 겸손을 미덕의 하나로 치는 사람들에게는 동의할 수 없네. 논리가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보지 않으면 안 되지. 자기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자기의 능력을 과장하는 것과 같을 만큼 진실에서 벗어난 일일세. 그러므로 내가 마이크로프트가 나보다 뛰어난 관찰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면, 정확히 문자 그대로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고 해석해 주면 좋은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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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18 14: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리뷰 쓰시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것 같네요.^^: 추리소설은 조금 가볍게 읽으셔도 ㅋ

cyrus 2017-06-18 20:46   좋아요 2 | URL
추리소설을 가볍게 읽으려면 번역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번역을 바라지 않습니다. 의역이든 직역이든 가독성이 좋아야 합니다. 동서문화사의 작품 초이스는 좋은데, 번역이 작품을 살리지 못해요. 그리고 번역에 성의가 느껴지지 않아요. 표절이 의심되는 동서문화사 번역본이 이번에 두 번째입니다. 동서미스터리북스가 추리소설 마니아들이 알아주는 책이라서 그런지 과대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syo 2017-06-18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노력글이 등장할 때 마다 제 알라딘 마일리지라도 기부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cyrus 2017-06-18 20:50   좋아요 1 | URL
땡스투 적립금을 많이 받는 편이 아니라서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저처럼 책을 잘못 사는 독자들이 나오지 않으려면 잘못된 건 널리 알려야합니다. ^^

보슬비 2017-06-18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목만 보고 웃음이 났어요.
cyrus님의 빡침이 확 다가왔거든요. ㅋㅋㅋ

cyrus 2017-06-18 20:51   좋아요 2 | URL
정말 화가 났어요. 원래는 도서관에 가서 빌려 읽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제가 주말 첫날이고, 날씨가 더워서 외출하기가 귀찮았어요. 그래서 전자책을 사고 말았습니다.. ㅠㅠ

2017-06-18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8 20:52   좋아요 2 | URL
류 감독 사진이 ‘돈 내놔라, 먹튀야!‘ 드립 때 같이 쓰는 웃긴 짤방입니다. ^^

dys1211 2017-06-18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진정성을 많이 느끼고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요즘 필요한 Grit인거 같습니다.

cyrus 2017-06-18 20:55   좋아요 1 | URL
제가 집념은 강한 편입니다. ^^;;

stella.K 2017-06-1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가 현재 작업중이란 게 이건가 보구나?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은 괜찮은 것 같던데...
미스터리는 표지도 올드해서 별로 읽을 생각이 안나다군
범우사도 그렇고.

cyrus 2017-06-18 20:58   좋아요 0 | URL
동서문화사 월드북 시리즈도 제대로 파헤쳐 읽으면 문제점이 있을 거예요. 예전에 동서문화사의 막심 고리키 번역본 보고 크게 실망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님(약칭 곰발’)의 글 선동과 증언 사이에 비회원 계정으로 남긴 댓글 3개가 달렸습니다. 몇 분 후에 댓글 작성자는 자신이 쓴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다행히 삭제되기 전에 3개의 댓글 모두 확인했습니다. 자신이 쓴 (악성) 댓글을 직접 삭제해놓고선 모른 척하는 사람들을 종종 봤어요. 그런 사람들이 후안무치한 자세로 나올까 봐 문제 있는 댓글은 무조건 사진으로 찍어 저장해놓습니다. 제가 인용한 문장은 곰발님의 글에 달린 댓글 내용입니다. 토씨 하나 안 빼놓고 그대로 썼습니다.

    

 

정리하죠. 이 세상이 이 꼬라진 건 남성의 잘못을 아무리, ~무리 높게 봐도 52% 이하라고 봅니다. , 여성들 잘못이 최소 48% 이상이라는 거지요. 물론, 수천만을 평균낸 거니 최대 4% 차이가 나는 거라면 적은 차이는 아니지요.” (첫 번째 댓글, 2017년 6월 15일 1331분 작성)

 

 

댓글 작성자는 남성의 잘못은 52% 이하’, ‘여성의 잘못은 48% 이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저분이 들고 나온 수치의 출처는 무엇일까요? 해당 수치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주장은 사실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수치 결과가 편향적입니다. 수치 결과를 그대로 해석하면 여성이 잘못한 일의 비중이 남성이 잘못한 일의 비중보다 높다는 의미가 됩니다. ‘52% 이하라고 하면, 최대 수가 ‘52%’입니다. 반면 ‘48% 이상48을 포함한 최대 수를 의미합니다. 이러면 수치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여성의 잘못한 일의 비중을 ‘48%’로 볼 수 있고, 52보다 더 높게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치 결과가 부정확한 정보라고 생각했습니다.

    

 

“p.s. 어쩌면, 님은 한국 남성을 비판하는척 한국 여성의 안타까운 현실을 위로하는 듯 제스쳐를 취하지만 그 기저에는 남성 우월주의가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닌가란 의심이 든다는 얘길 수도 있겠네요. (첫 번째 댓글, 여기서 말하는 '님'은 곰발님을 지칭한 명칭)

 

 

제가 어느 분의 글에 페미니즘에 대한 견해를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분이 저 보고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제 내면에는 남성 우월주의의 앙금이 아직도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제 의견에 남성 중심적 가치관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으면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유의하겠습니다.

 

 

메갈들이 잠재적 가해자란 개념을 만들어 낸 머리로, 왜 잠재적 이타자란 개념은 못 만들어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남성들의 가정폭력은 분명 급속이 줄어들어 왔습니다. 한국 남성이 선한존재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겁니까?? 여성의 경제력 향상이 핵심이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성들의 인식전환이지요.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성은 쓰레기로 보는 문화를 정착시킨 게 이게 가장 중요하지요.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지 않더라도 타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른 남자라면 우선 배제해버리는 문화가 전반적으로 자리 잡혔기 때문에 웬만큼 인생 막사는 남성 아니라면 여성에게 손을 대는 건 상상하기 힘든 문화가 됐지요.” (두 번째 댓글, 2017년 6월 15일 1338분 작성)

    

 

남성들의 가정폭력이 급속히 줄어들었다고요? 정말 그럴까요?

 

 

 

 

기사 전문 : http://www.kukinews.com/news/article.html?no=455546

    

 

 

남편이 아내를 학대하는 가정폭력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내가 남편을 학대하는 가정폭력 건수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전체 가정폭력 피해자 중 아내가 절반을 넘습니다. ‘문화는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배우고 전달받은 생각과 행동 방식 등을 말합니다. 페미니스트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성을 쓰레기로 보는 문화를 정착하는 일에 주도하지 않았습니다.

 

 

 

 

 

 

 

 

 

 

 

 

 

 

 

 

 

 

* 토니 포터 맨박스(한빛비즈, 2016)

 

 

 

저는 남성들의 인식 전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남성성에 대한 틀에 박힌 편견을 지워야 합니다. 그리고 여성 혐오, 여성 폭력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대부분 남자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자를 배제하는 동시에 여성을 잘 대해주는 착한 남자로서의 위치를 선점합니다.여성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것은 범죄야. 죗값을 무겁게 받아야 해.” 당연히 남자들은 다 이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만약 자신의 친구가 애인이나 아내를 학대한 사실을 알게 되면 모르는 척할까요,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까요? 전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남자들끼리의 동맹은 여성 폭력을 묵인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원인입니다. 그러므로 남성 자신이 폭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다른 남성을 배제하는 사고방식이 용인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남성이 폭력을 행사한 남성을 '쓰레기'라고 손가락질하고, 거리를 둔다고 해서 여성 폭력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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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6-15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간 베스트‘이후 페미니즘 물결이 더 활발했는데, 반면 지난 5년간 여성에 대한 폭력은 더 증가했다. ; 는 것이 사실이라면 페미니즘 (운동, 노력)이 어떤 결과를 맺었는지, 오히려 역상관관계라면 페미니즘은 남녀차별의 현상으로 존재한다는 결론이 되는군요.

나와같다면 2017-06-15 23:01   좋아요 2 | URL
제 생각은 가정내 폭력이 5년간 5배 증가
했다는 거는, 가정사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내 마누라에게 폭력을 행한게 무슨 문제냐?
라는 인식에서

이제는 가정내 폭력이 범죄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기 때문에

그 범죄가 더 드러나는거는 아닐까요..?

마립간 2017-06-15 23:20   좋아요 1 | URL
질병에 대한 진단률이 높아지면서 유병율이 높아지는 착시 현상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래 고양이라디오 님도 같은 의견을 주셨네요.)

만약 두 분의 의견이 옳다면, ‘가정폭력 5년간 5배 늘었다‘는 선동적인 왜곡된 기사 제목이고, 그 기사에 근거에 주장한 cyrus 님의 주장도 잘못된 것이죠.

cyrus 2017-06-16 09:55   좋아요 1 | URL
여성 폭력이 늘어났다고 해서 페미니즘의 노력이 물거품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성 폭력 증가의 원인을 페미니즘에 대한 역반응(ex. 페미니스트는 여성이 남성을 차별한다)으로 찾는 마립간님의 해석에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여성 폭력은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문제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폭력의 심각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피해자만 두둔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통계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 착시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은 동의합니다. 통계 착시가 부른 결론은 왜곡된 게 맞습니다. 어제 제가 인용한 기사와 이 기사를 통해 내린 결론도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7-06-19 04:44   좋아요 0 | URL
제 댓글에 오해가 있는 듯하여 답변드립니다.

상관관계는 원인을 수도 있지만,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성 폭력의 증가를 페미니즘의 역반응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언급한 것은 페미니즘이 남녀차별의 반응일 수 있다는 것이죠.

아래 댓글을 보니, 남성이 여성 배우자에 대한 폭행이 신고 건수가 늘은 것이지, 실제로는 늘지 않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 같은데, cyrus 님은 페미니스트의 노력을 남성 배우자 폭력이 감소했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대로라고 보시나요?

cyrus 2017-06-19 08:42   좋아요 0 | URL
제가 마립간님이 표현한 ‘남녀차별의 현상(반응)‘을 잘못 이해했군요. 그렇다 보니 남편의 아내 폭행 신고 건수와 페미니스트들의 노력의 상관성을 단순하게 해석했습니다.

2017-06-15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6 09:54   좋아요 1 | URL
작년에 어떤 사람이 저한테 댓글로 시비를 걸었어요. 그 사람이 나중에 자기가 쓴 댓글을 삭제하고, 모른척할까 봐 사진으로 캡처했어요. 만약에 캡처하지 않았으면 그 사람의 정체를 몰랐을 거예요. 그 사람, 닉네임을 바꾸고 다른 사람한테는 친한 척 행동하더군요.

고양이라디오 2017-06-15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가정폭력이 늘었다는 기사는 충격이군요. 하지만 자료가 가정폭력 검거 현항이니 과거에는 신고나 검거가 되지 않았던 가정 폭력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과거에는 가정 폭력을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갈수록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그로인해 가해자들이 처벌받게 되는 건 아닐까요?

나와같다면 2017-06-15 22:41   좋아요 1 | URL
저 오늘 스켑틱 SKEPTC 잔뜩 전시된거 보고 고양이라디오님 생각났어요
근데 그 말을 할 수가 없어서 ㅋ

고양이라디오 2017-06-15 22:54   좋아요 0 | URL
저를 떠올려 주셨다니 감사하네요^^ 나와같다면님도 <스켑틱> 좋아하시나요ㅎ?

나와같다면 2017-06-15 22:57   좋아요 1 | URL
ㅋ 아뇨 스켑틱 잘 알지도 못해요. 댓글에 사진이 안 올라가죠.. 저 오늘 올린 글 사진 봐주실래요?^^

cyrus 2017-06-16 09:59   좋아요 1 | URL
마립간님과 고양이라디오님의 의견을 듣고 보니 통계 수치만으로 어떤 현상이 증가했다고 명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7-06-15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6 10:00   좋아요 0 | URL
자식이 보는 앞에서 남편 또는 아내를 폭행하는 것은 정말 가족의 행복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그건 자식에게도 정신적 상처를 안겨 줍니다.

나와같다면 2017-06-15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팩트체크를 저는 좋아해요.
사회현상에 대한 견해, 세밀한 번역에 대한 의견이라던지..
집요하고 예리하고 섬세한 시선이 매력 있으십니다

cyrus 2017-06-16 10:01   좋아요 1 | URL
제가 예리한 분석을 할 정도의 능력은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집요한 것은 맞습니다. ^^;;

:Dora 2017-06-1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팩트체크성 글을 올리시고 혹여 공격받지나 않으실까 걱정이 드는 건 ... 페미니즘이 사라지는 완전 평등의 그날이 아직도 머나먼 일임을 역설적으로 알게됩니다. 가정폭력은 여성과 남성의 문제로 국한하기보다 폭력이라는 관점에서도 용인되어서는 절대 안 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cyrus 2017-06-16 10:03   좋아요 2 | URL
제가 잘못 해석했거나 제대로 알지 못한 점이 있으면 떳떳이 인정하고, 수정하면 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면 비판 받는 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

:Dora 2017-06-16 10:26   좋아요 0 | URL
멋진 글 감사요^^ 계속 좋은 리뷰 부탁드립니다

다락방 2017-06-16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양이라디오님의 의견과 같은데요.

‘네 잘못이 아니다‘, ‘나쁜 놈은 가해자다‘ 같은 인식이 점차 퍼지면서 신고와 검거가 기존보다 활발해진 게 아닐까 싶어요.

그나저나 인용하신 댓글은 댓글의 의미 자체가 없네요. 저도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이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하나만 알려드리면 여성의 의무군복무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면 됩니다
그런데 페미니스트 분 가운데 여성의 군복무, 최소한 공익근무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분은 한 분도 없는게 페미니즘 발전의 가장 큰 장벽이예요] 이런 댓글 받고 어이상실 했는데요. 누가 누구한테 페미니즘 인정 방법을 말하고 있는건지, 페미니스트가 왜 인정을 받아야 하는지... 하아-


갈 길이 진짜 아주 먼 것 같아요.

cyrus 2017-06-16 10:09   좋아요 0 | URL
어제 다락방님이 곰발님의 서재에 달린 댓글을 보셨다면 또 한 번 어이상실 했을 겁니다. 어제 댓글 작성자도 ‘페미니즘이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 비슷한 대안을 제시했거든요. 납득이 되지 않았고, 논리 비약이 심했습니다. 그 분의 논조가 ‘페미니즘이 잘못했으니, 페미니즘이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이렇게 해라’ 식이었습니다.

나는달걀 2017-06-16 10:51   좋아요 0 | URL
여성군복무가 도입된다해도 그분은 달라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뭔가 다른 공격 이유를 찾겠죠. 역시 갈길은 멉니다 ㅎㅎ

다락방 2017-06-16 11:14   좋아요 0 | URL
네, 별로 달라질 거란 생각은 안들어요. 한숨만 나요. 갈 길이 너무 멀어요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7-06-16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11 ㅎㅎㅎㅎㅎㅎㅎ
이야, 사이러스 님의 수집력에 감탄을 보냅니다.
사실은 댓글이 5개 정도 되었습니다. 혼자 흥분해서 막 횡설수설하다가
나중에는 자삭하는 걸로.. ( 나중에 한줄짜리 댓글 하나 남겼길래 불쌍해서 제가 고것은 삭제했습니다. )

cyrus 2017-06-16 10:58   좋아요 1 | URL
원래 계획은 댓글 작성자의 의견을 반박하려고 사진을 찍어둔 것이었습니다. 댓글 2개도 봤습니다. 하나는 곰발님의 댓글이었고, 또 하나는 문제의 댓글 작성자가 ‘조한일보’라는 닉네임으로 단 것이었죠. 댓글을 처음부터 끝가지 읽어봤는데, 급하게 쓴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블랙겟타 2017-06-16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성들의 인식 전환, 저도 공감하는 바 입니다.
저도 이쪽에 관심이 많지만 ‘착한 남자‘로 선점하기 위함인지 진짜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건지 제 자신에게 의문이 있을때도 있습니다.
아직 제 안에 내재되어있는 편견이 있거나 알게모르게 ˝동맹˝을 용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저 조차도 조금 더 노력해야겠어요.

cyrus 2017-06-16 10:54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요. 마음이 혼란스럽지만, 내 생각 속에 남아있는 편견을 끄집어내려면 성차별, 여성 혐오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내 의견이 비판 받으면 수용하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전에 저지른 착오를 또 다시 반복할까 봐 걱정됩니다.

이하라 2017-06-17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내학대의 고발율이 높아진건 아마도 페미니즘이 확장하면서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려는 노력들이 있어왔기에 그런 것 같네요, 오히려 남편학대, 아동학대, 노인학대 등은 숨겨진 채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cyrus 2017-06-18 12:1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가정폭력, 특히 아내 학대의 고발율과 검거율이 높아진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페미니즘 운동의 노력을 꼽고 싶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남편의 아내 학대만 가지고 문제 삼지 않습니다.

마립간 2017-06-19 04:21   좋아요 0 | URL
≪이웃집 살인마≫를 포함한 몇 권에 책에 의하면 여성 배우자에 의한 배우자 폭행 및 학대는 남성 배우자에 의한 폭행 학대보다 신고 건수가 훨씬 낮다고 합니다.

또한 남성의 강간 피해 사례 역시 여성의 강간 피해 사례보다 신고 건수가 훨씬 낮다고 합니다. (이 경우에도 대부분의 가해자는 남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