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90퍼센트 정도 읽었는데 (전자책이라 페이지 수가 없음) 오늘 내로 완독은 하겠지만 12시 전에 감상문 정리가 힘들 것 같아서 일단 서재에 들어왔다. 


<중요한 건 살인>에서 작가가 소설 안팎을 넘나들며 독자를 이끌었다면(혹은 희롱했다면) <맥파이 살인 사건> 역시 독자/편집자가 탐정 소설 주변을 탐색하며 소설 세계, 그 가상 혹은 퍼즐의 조합을 살펴본다. 두꺼운 분량은 그 안에 '거의' 한 권 분량의 탐정 소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첫 시작은 편집자가 유명 탐정 소설가의 원고를 읽기 직전의, 그리고 이 소설을 둘러싼 탐험 이후 자신의 곤혹스러운 처지를, 어쩌면 독자도 겪게될 상황을 경고하며 바로 그 소설로 넘어간다. 


설정이 많아 다소 지루한 도입부의 원고 '맥파이 살인사건'은 1955년에 영국 소도시에서 벌어진 두 건의 살인 사건과 여러 명의 용의자를 등장 시킨다. 그리고 그중 첫 살인 사건의 범인만 갑자기 밝히며 (방법이나 설명 없이) 툭, 끊어진다. 마지막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없어진 이 소설 원고를 읽던 편집자 수전은 너무나 황당스러운데 더해서 작가 앤디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하지만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것만 같다. 책 원고의 마지막 부분이 너무나 절실한 수전은 직접 원고와 작가의 죽음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마지막 10퍼센트의 결말만 남겨둔 지금 내 입장이 수전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어서 읽어버리고 싶은 마음, 용의자들 중 몇몇이 더 부각되는데 이러다 엉뚱한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움. 책읽기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여러 작가와 책들, 그 책 속의 세계들이 언급되어서 좋다. 그리고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차이에 대한 자조적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지난번엔 아동 문학에 대해서 그러더니... 


자, 나머지를 읽고 마저 생각해 보자. 지금으로선 범인이 아마도 ...  


(조금 긴 버전의 BBC 드라마 예고편. 책 다 읽고 오니까 더 궁금합니다 그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시리즈 5차전.

광클을 한다고 했지만 대기번호 만번대 넘어가서 결국 집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 떨려. 특히 3차전의 난리 부르스 9회초/말 역전 3점 홈런이 계획된 쇼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떨려. 1회부터 에러 하고 있어. 도루는 왜 하고요? 















티켓팅에 실패하고 나서 최훈의 야구 만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기대보다 재미가 없고 폭력(선후배 사이)이 난무해서 3권까지 보고 말았다. 야구 만화의 정석이라는 <다이아몬드 에이스>나 <H2>는 너무 옛날거라 볼 생각이 나질 않는다. 만화 원작인 일드 <드래프트 킹>을 재미있게 봤는데 짧아서 좀 아쉽기도 했다. 우리나라 드라마 <스토브 리그> 생각도 났는데 이거 시즌2 안 만드나요. 우연이겠지만 <드래프트 킹> 주인공 무요 츠요시의 연인 쿠로키 하루가 나오는 야구 드라마가 시작한다고 해서 그것도 궁금하고. 




<하극상 야구 소년>

영상 끝의 대사. "승부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몰라"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3-11-13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차전으로 끝날 것인가…..!!!

유부만두 2023-11-13 20:13   좋아요 0 | URL
끝내야죠. 아우 식구들 야구 보느라 법석이고 시끄러요 ㅋㅋㅋ 근데 또 에러 대잔치

건수하 2023-11-13 22:55   좋아요 1 | URL
축하드립니다 ^^

책읽는나무 2023-11-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리가 났군요.
만두 님 때문에 저도 괜히 응원하게 되네요.^^
난 노떼였는데...ㅋㅋ

유부만두 2023-11-13 21:13   좋아요 0 | URL
노떼랑 기아랑 엘롯기 트리오 ㅋㅋㅋ
 

김겨울 민음사tv 채널에서 같은 책관련 전시를 홍보하고 있더라. 소전서림의 <구보의 구보>






청담동에 있는 소전서림은 "도서관"이지만 유료이고 연회비 10만원에 매일3시간 이내 이용이며 그 이상은 회원도 시간당 6천원을 내야한다. 비회원의 하루 이용료는 5만원;;; 이런 이용규칙이 도서관이라는 개념과 어울리는가, 에 대해 개관시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이용객이 꽤 있는 것 같다. 


두 채널에서 소개하는 바로는 이번 전시는 박태원 작가의 <구보씨의 일일> 연재 9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되었다고. 연재 당시 '바로 그' 이상이 그린 삽화를 살린 특별판도 나왔다. 


민음사tv에서는 전시장 밖 소전서림의 책장에 있는 책들도 소개해준다. 









어쩜 아는 책이 하나도 없어;;;;


우리집에 있는 구보 씨를 꺼내서 읽었다. 정말 몇십 년 전에 시험 공부로나 읽었던 소설이라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서 거의 모든 내용이 새롭다. 아마 예전에 일부만 발췌해서 읽었던 것 같다. 


소설 초반부터 나오는 "늙은 어머니"와 26살 먹은 아들에 헙, 하고 놀라고 말았다. 구보씨가 이렇게 젊었어? 나는 이 늙은 어머니가 밤에 잠 못 이루고 아들의 귀가를 기다리는 마음을 너무나 잘 알겠는거다. 작년 10월말 이후에 큰애의 귀가가 늦어지면 많이 불안하고 겁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아직 제 밥벌이 못하는 아들에게 장가를 가라는 망언은 하지 않는다. 뉘집 딸 고생 시키는 사태는 아직은 상상할 수 없다. 작년에 사귀던 사람과 헤어진 다음에 계속 쓸쓸해 보이기는 하지만, 원래 인생은 그런거 아닐까. 


구보가 쓸쓸하다며 하지만 옛인연이나 옛친구를 만나기는 불편해하며 거리를 쏘다니고 여자들이 예쁘네, 현명하네, 천하네 속으로 평가질을 하고, 다른 커플들이 어울리네 아니네, 하며 예전의 인연을 아쉬워하며 또 친구들의 바람 핀 이야기를 떠올리며 "다방"에 간다. 심지어 어떤 여급을 찾아 다른 다방으로 귀찮게도 자리를 옮긴다. 구보는 낮에 집을 나섰는데 이미 한밤중이다. 그런데 이 다방이라는 장소가 찻집이라기보다 술집 그것도 전문 접대부를 고용해 새벽까지 영업을 하는 술집, 어쩌면 룸살롱 같아 보인다. 여자의 외모를 평하고 여자가 처녀인지 아닌지 따져보는 이런 주인공에 대해 읽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 소심한 이십대 문인의 하루는 생각보다 꽤 찌질하고 퇴폐적이고 재미도 없고 이미 지금의 눈으로 보자면 새로울 것도 없다. 식민지 모더니즘이라고 줄치고 외웠는데. 구보씨, 이럴거면 집에 가. 마지막에 효심 어쩌고 그러지 말고. 이런 류의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홍상수 영화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 소설의 북아트 전시회를 서울의 부자동네 청담동에서 한다니 재미있는 조합이라는 생각도 든다. 전시회 내용 중 송승언 작가가 다시 쓴 <구보씨의 일일> 텍스트는 조금 궁금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ersona 2023-11-12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이 책 북펀딩에 참여할까말까 엄청 고민했었어요. 이상 삽화 들어간 책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요즘 압구정 청담 힘들어서 거의 안 가보는데 소전서림 전시 가보고 싶어요. ㅎㅎ

유부만두 2023-11-12 22:56   좋아요 1 | URL
북펀딩 했던 책이군요. 이상의 삽화가 궁금해요.

2023-11-22 0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2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맥파이 살인 사건> 영화 나왔다는데요????? 잠깐 기다려! 책 읽고 올게요! 

(코퍼필드, 너도 기다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omen's Prize for Fiction A Year of #ReadingWomen - Women's Prize for Fiction (womensprizeforfiction.co.uk)


소설 제목보다 작가 이름이 더 크게 들어간 이 책은 작년 여성소설상Women's Prize for Fiction 수상작이다. (링크에는 <햄닛>을 비롯한 28년간의 수상작 목록이 있다.) 제목은 붉은 머리칼 때문에 Copperhead로 불린 주인공의 별명이지만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재해석이라고 한다. 유복자로 태어나 지지리 고생하다 성공하는 인생.


모셔둔 묵직한 디킨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술술 잘 읽힌다. 클레어 키건의 얇지만 밀도 높은 책에서 신경써서 읽어야 하는 의미나 묘사와 달라서 두꺼운 책의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에 속도가 붙는다. 디킨스의 시대 어린이는 아무리 뼈대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더라도 친 아버지와 돈이 없으면 고생할 수 밖에 없다. 사회 복지가 약한 현대에도 비슷하겠다. 초등 3학년 아이가 겪게 되는 학대에 가까운 취급(무능한 엄마는 어쩔)은 옛날이나 지금의 독자들 마음을 울린다. 데이비드 코퍼필드 주위에는 한줌의 은인들과 무리의 사기꾼들이 들끓는다. 어른이 된 화자는 어린 데이비드가 얼마나 쉬운 먹잇감이었는지 잘 알고 있다. 이 능청맞은 화자는 이미 당시의 유명 작가인 디킨스의 생애를 각색해서 시장성 있는 상품으로 내놓았다. 얼마전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주인공을 백인이 아닌 배우로 설정한 것이 특이해 보인다. 바로 이 소년의 성장담 + 권선징악 + 가문과 교육의 중요성이 현대 소설에서 그것도 "여성소설"에서 어떻게 구현됬을지 궁금하다. 너무 궁금하다. 그래서 지금 디킨스 700여쪽 남은 분량이 귀찮아 지려고 한다. 건너뛰고 코퍼헤드로 갈까 말까.



사실 이런 재해석 소설이나 영화는 출발점이 되는 옛소설들을 먼저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자꾸 미뤄놓게 된다. 스미스의 <온 뷰티>가 그렇다. 이 소설은 <하워즈 엔드>의 오마주 작품이라는데 포스터 소설 <모리스>를 읽고 별로였기에 선뜻 손에 잡지 못하고 있다. <온 뷰티>의 번역본 소개글에는 포스터의 작품과 연결이 언급되지 않는게 의외이고 그래서일까, 별점도 박하다. 그래도 난 제이디 스미스의 소설을 읽고 싶다. 



읽을 책은 내 앞에 쌓여있고 설거지랑 빨래도 쌓여있고 흰머리는 올라오고 애 학원 등록도 해야하고 벌써 열시 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