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71 | 272 | 27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있는데 공감이나 몰입이 아아주 어렵다. 여주인공 로테도 참 기구하네. 웬 어린남자가 징징 매달리지, 9남매 장녀에 엄마의 유언도 끝내준다. 아아, 어머니, 독일도 첫딸이 살림밑천인거에요??

 

1부의 베르테르는 조증에서 시작해 울증으로 변화중. 로테는 베르테르를 그저 아홉번째 동생으로 여기는듯. 아가야, 여기 누나 옆에 앉으렴. 알베르트와 자살에 대해서 격론을 벌이는 베르테르. 젊은 혈기, 방향 모르는 패기 혹은 똘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짧은 휴가로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피서는 아니구요, 제주가 서울보다 더 더웠어요. 엄청 뜨겁고 바다 냄새 나는 눅눅한 공기가 부담스러워서 해변 산책도 못했어요. 밤에도 덥다, 덥다, 하면서 다녔지만 그래도 여행사진 다시 보니 좋네요.

 

 

특히 이런 회 사진. 가격은 서울 뺨 양쪽으로 칠만큼  비싸고 인테리어나 주인분들 서비스는 한숨나오지만, 제주니까, 라면서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다시 찾아가고 싶진 않아도) 먹었지요. 제주엔 네 번째 가는데 갈 때마다 바가지 쓰는 기분이고 서울의 곱절로 비싼 돈을 내면서 맛도 영 그랬어요. 언제쯤 진짜 맛집을 찾을 수 있을까.... 오는 길에 제주 동문 시장에서 맛있는 갈치조림을 먹었지만 가격은 ... 뭐....

 

 

그래도 이 성게국수는 다시 15000원에 먹고 싶어요. 이번 여행중 거의 매끼 성게 들어간 국을 먹었네요. 성게 좋아합니다. 우니 좋아.

 

 

제주 박물관 입구 천장 장식이에요. 정말 예쁘지 않나요?

 

 

화살촉들 가지런히 모아 전시한 것도 예쁘고요.

 

 

제주 옛지도도 근사합니다.

 

 

제주목관아는 큰길에서 눈인사만 했습니다. 다음에 또 올거니까. 좀 덜 더울 때 말에요.

 

 

제주 곳곳에서 만나는 야자수는 여행이니까 즐겨, 라고 부추기는 것만 같고요....

공항서 내리자마자 막 환전하고 싶었습니다.

 

 

큰 트렁크에 넣어간 하루키 2권, 김포 공항 서점서 산 유홍준 '제주편'은 조금씩 읽었습니다. 하멜 상선관은 1층에 히딩크/네덜란드 기념 전시한다는 설명에 방문하고픈 마음이 식어서 안갔고요, 추사 김정희 유배지는 수리중이어서 임시 폐관이었습니다. 제주는 조선 시대 정말 세상 끝이었겠지요.

 

 

당연하게도 제주에선 일기예보가 제주 중심이고요.

 

 

지리/지학 시간에 배웠던 주상절리. 정말 신기하고 절묘하고요. 대자연 만세.

돌아보고 올라오면 더운 날씨에 더할 수 없이 반가운 '한라봉쥬스'를 만나게 됩니다.

 

 

섬 내부를 이리 저리 이동하다 만나는 봉우리, 혹은 오름이 다 한라산은 아니지만 존재감 빛납니다.

 

 

 

만장굴은 최고의 피서지입니다. 밖의 온도가 33도를 기록할 때 굴 안은 18도 였으니까요. 그 시원한 온도를 즐기며 (굴 냄새도 안났어요. 석회굴이 아니라 그런가 깔끔했습니다. 마치, 하루키의 지하세계 처럼) 1킬로미터 걷는데 힘들지도 않았어요. 어둡고 울퉁불퉁한 길을 걸으며 '얼굴 없는 남자' 생각을 조금 했습니다.

 

 

나오는 길에 만난 굴 입구의 나무들. 아, 이건 '비밀의 숲'을 연상시키는 겁니다.

아....다 끝났어요. 곧 황시목 검사는 특검 일로 다시 서울에 올겁니다.

 

 

성산일출봉은 입장권을 사고도 등산은 안합니다. 원래 그런겁니다. 전 여기 이 벼랑만 보면 됩니다. 그리고...

 

 

고개를 조금 돌려 아랫 마을도 보는겁니다. 아, 여기가 제일로 좋습니다. 끈적거리는 공기에 33도 기온에 땀은 계속 흘러도, 이 경치는 내 마음에 들어 옵니다. 하루키 주인공 처럼 그림은 못그리지만 계속 마음에, 뇌에 딱, 하고 새겨지는 기분이 듭니다.

 

서울로 올라오니, 아, 여기도 덥군요. 그리고 오래 질질 끌며 읽던 '기사단장 죽이기'도 끝냈습니다. 지치고 힘든 독서였어요. 친구들은 재미있다고도 하는데 전 정말 지루했고요, 할아버지 작가의 성애장면 묘사나 사춘기 소녀, 특히 가슴 사이즈 집착에 짜증이 났습니다. 커다란 그림으로 봐도 복선 대신 그때 그때 불쑥 들이미는 소재가 영 투박했고요, 정신, 이데아, 생령, 등등의 우기기가 영 안먹히네요, 제게는. 몇 년 전 1Q84는 몰입해서 열심히 읽었는데 이번 소설은 힘도 덜하고 앞뒤 맞추는 데 공도 덜 들어간 느낌이네요. 지루하고 시시한데 뭣하러 두 권씩이나 붙잡고 끝을 봤는지....의리...겠지요? 이런건?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syche 2017-08-02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는 덥지 않아보이는데 실제로는 엄청 더운가봐. 몇년전 친정아버지 팔순으로 가족들이 제주도 갔을때는 가을이었는데 너무 좋았거든. 다음번 한국가면 아이들이랑 제주도 가고싶다 했는데 서울보다 덥다니...ㅜㅜ

유부만두 2017-08-02 12:35   좋아요 0 | URL
엄청 더웠어요. 땀이 뚝뚝 흘렀거든요. 오래 걷는건 못했지만 아름다운 경치에 제주는 다시 가고 싶어요. 가을이 좋겠네요. ㅎㅎ

라로 2017-08-02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검사는 내년에 특검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올 12월이나~~~^^;;
우니는 저도 좋아해요!! 다른 게 안궁금한 건 아닌데 성게국수 파는 곳은 궁금해요. 동문시장??? 이러면서~~~
유부만두님 이런 글 대빵 좋아해요~~👍👍👍👍👍

유부만두 2017-08-02 22:17   좋아요 1 | URL
성게국수집은 중문 쪽에 있어요. ^^

이런 글을 쓰기 위해서 열심히 맛집을 찾아보겠습니다. ㅎㅎㅎㅎ
라로님께선 열심히 학교공부 하시는겁니다!

희망찬샘 2017-08-03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은 더워서 힘들고, 겨울은 추워서 힘들고, 봄 가을에 한 번 가고 싶은데, 그건 서로 시간 내기 힘들어서 그렇고... 사진으로는 더위가 느껴지지 않으니 유부만두님 덕에 눈 호강하고 지나갑니다.

유부만두 2017-08-04 08:06   좋아요 0 | URL
사진으론 33도의 위엄이 전해지질 않아 다행이네요. ^^ 제주의 풍광은 정말 멋져서 봄가을엔 더 오래 더 열심히 걷겠더군요. 사진으로나마 여행을 공유해서 저도 좋아요.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는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화자로 나옵니다. 그림 그리는 장면, 모델의 특징을 간파하는 장면, 그림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인물 묘사가 좋지요. 나도 연필로 누군가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만 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옛날, ... 그러니까 팔 년 전, 만 세 살을 한 달 앞둔 우리집 막둥이가 볼펜으로 슥슥 그려준 엄마의 얼굴을 꺼내 봅니다.

저 좋아서 귀까지 올라간 입을 보세요. 귀는 안 보이는군요.... 막둥이의 예술에 놀란 눈과 막 잠에서 깨 뻗친 머리 모양까지 놀랍습니다.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엄마인가요? 아...누가 못알아볼까봐 두 스케치에다 예술가의 사인 대신 엄마라고 꾹꾹 눌러쓴거 보세요. 이건 사랑이지요? 그렇지요? 이 꼬마는 자라나서 엄마보다 야구를 더 좋아하고 있는거 같습니다만. 전 이런 8년전 증거를 손에 꽉 쥐고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로 2017-07-2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증거 있어요!! 저는 녹음을 했지요~~~~~ㅋㅎㅎㅎㅎ

유부만두 2017-07-31 16:1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엄마들은 다 이런 애정 증거에 집착하는건가봐요. ^^
 

넷플릭스에서 옥자를 봤다. 따로 결재가 필요없는 컨텐츠였네?

 

 

옥자를 보고 고기 먹기가 불편해지기는 했지만 뭐, 축산 다큐보다는 약한 정도였고. 미자가 영화 내내 뿌루퉁하고 있고 마구 내달리기만 해서 공감하기 어려웠고 여사장님과 과학자는 과장되게 계산한 연기였겠지만 투박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동물해방연대의 스티븐연이 그나마 매끄럽게 영화를 끌어간다는 느낌?

 

감동....을 느끼기에도 부족하고 줄거리 연결도 툭툭 끊어지고 영상미도 강렬하지 않고, 뭣보다 옥자가 귀엽다며? 어디가요? 우리집 모기약 통이 더 귀엽습....

 

 

예전에 봤던 '델리카트슨'이나 다시 봐야겠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syche 2017-07-27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모기약통이 뭔지 궁금해서... ㅎㅎ 꽂아놓으면 모기 안오게 하는거? 너무 귀여운데 저 돼지!

유부만두 2017-07-27 11:14   좋아요 0 | URL
저 몸통 안에 모기 쫓는 액체있구요, 그걸 전기로 틀어 놓는 거에요 ^^

psyche 2017-07-27 11:17   좋아요 1 | URL
그렇구나. 너무 귀여워. 그건 그렇고 그러면 옥자는 안봐도 되는걸로.

라로 2017-07-28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댓글이 어디로 갔을까요?? 암튼 다시 반복하자면 저도 몇 개의 리뷰를 읽고 기대하고 봤는데 엄청 실망했어요~~~~. 그래서 중간에 짜증나서 건너뛰면서 봤어요~~ㅎㅎㅎ

유부만두 2017-07-31 16:18   좋아요 0 | URL
알라딘 댓글 에러가 종종 나더라구요. ㅜ ㅜ
라로님께서도 실망하셨군요. 저도 엉성한 스토리 라인에 거친 편집...뻔한 전개에 실망했어요.
 

친구들이 추천했고, 빨책 방송도 괜찮아서 읽기 시작했다. 완독이 힘겨웠다. 내용이 내용인지라 각오는 했지만 저자의 '엄마' 입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그 아들의 '가해자' 이면서 '피해자'인 상태가 힘들고 아프다. 

 

학교에 폭탄을 설치하고 자동발사 장총을 준비하고 여러 달 동안 자살을 꿈꾸고, 가학적인 일기와 작문을 했는데도 부모는 모를 수 있.다. 아이가, 심각한 우울증이나 정신 불안/불안정 상태라면 (저자는 mind 보다 brain 이라는 어휘를 택했다) 자학적인 자살이 밖으로 향한 타살로, 그것도 끔찍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개인의 노오력으로 막거나 치유할 성질이 아니다. 자살로 향하는 뇌이상(?)은. 주위에서 지켜보고 북돋고 교훈이나 설교대신 이야기를 듣고 도움이 필요하지만 숨죽여 감추고 죽어가는 청소년들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끝까지 불편하고 무서운 독서였다. 저자 Sue는 지금도 그 고등학교 동네에 산다. 자신이 괴물을 키운 게 아니며 청소년의 폭력적/자살 성향은 알기 힘들다고 말한다. 폭력적 웹사이트를 미리 알지 못한 건 불찰이며 자녀들을 계속 주의깊게 살폈어야 했다고. 자녀를 너무 믿고 희망적으로 생각한 것은 후회한다고. 여러 희생자들의 유족들에게 깊이 사죄하고 싶고 슬프다고. 그래도 자기는 딜런을 사랑하며 딜런 역시 희생자였다고. 이 강렬한, 어쩌면 뻔뻔한 주장이 계속 반복된다. 독자 입장에선 흉칙한 사고 영상/사진의 기억 속에서 차라리 어느 '책임자' 혹은 괴물을 맞닥뜨리는 게 편할지도 모른다. 지금도 저자는 자살방지를 위해 강연과 연구활동을 한다. 18년전 벌어진 그 일은 바뀌지 않는다. 책을 덮고 나선 컬럼바인 사건 보다 더 '강한' 엄마에 대해 생각했다. 책임은 지겠다만 내 아들은 '심신미약' 상태였다. 하아.... 도돌이표를 찍는 기분이다. 다만 이 끔찍한 상황이 나와 내 가족을 비켜가기만 바랄 뿐.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책이 출간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가해자, 피해자 측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고 하는데, 더 이상 이런 사건이 생기지 않길 바라기에 사건을 기억하자는 의도겠지.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syche 2017-07-27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책 출간된대?

유부만두 2017-07-27 11:17   좋아요 0 | URL
david cullen의 Columbine 번역본이 나온대요.

psyche 2017-07-27 11:22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구나. 저번에 나는 가해자의.. 읽고 그 책 읽었는데. 객관적인 시각으로 어떤일이 있었는지 썼기때문에 저 책 읽을때처럼 힘들지 않고 아 그랬구나 하면서 읽을수있었어. 근데 이게 과거로 갔다 현재로 갔다 이렇게 내용을 배치해서 정신이 좀 없더라구. 앉은자리에서 좍 읽는 그런게 아니다보니 이게 누구였지? 하면서 앞을 뒤적뒤적이게 되고.

유부만두 2017-07-27 11:2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전 당분간 콜럼바인 관련 책 못읽을거 같아요. 이번책 너무 힘들었어요. 겁나고요 슬프고 ...ㅠ ㅠ

psyche 2017-07-27 11:29   좋아요 0 | URL
나는 저 책읽고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에 편집증까지 걸릴 지경이더라구. 그래서 오히려 콜럼바인을 막 팠었다는.

라로 2017-07-28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은 대단하십니다. 저는 아직 저런 글을 읽지 못해요~~^^;;

유부만두 2017-07-31 16:18   좋아요 0 | URL
쎕니다. 이 책은 사춘기를 앞 둔 아들을 키우면서 읽자니 더더욱 공포였어요. ㅜ ㅜ

얄라알라 2017-07-29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참 많이 추천받았는데, 전 인터뷰 동영상만 보아도 너무 무거워서 차마...아직...

유부만두 2017-07-31 16:19   좋아요 0 | URL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으셔야 합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 자살 충동과 우울증을 대쳐하는 태도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71 | 272 | 27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