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부류의 탐정 소설인줄 알았는데, 추리소설 작가를 준비하는 서점 MD와 형사 친구의 '단순' 사건 추적기 (+연애담)이다. 책 내용이나 작가, 그 배경 이야기와 사건(해결)이 연결되지 않는다. 코지 미스터리라지만 생활에서 나온 미스터리가 아니라 경찰에 비/공식적으로 접수된 사건 이야기가 중심이다. 


인물 묘사나 서사가 많이 허술하고 (범죄 도구를 그냥 떨구거나 자백을 해버림), 유치하고 (대사가 ;;;),  뻔하고 (마사지샵이 종류별로 계속 나오고, 나이트클럽에 카페에서 만나서 쉽게 반해버림) ... 뭐 그냥 .. 짜증 유발하고 (오십대 민폐녀, 이삼십대 민폐녀들의 활약, 일로 바쁜 엄마에 대한 원망) 재미도 없다. 요즘 나온 이야기라 코로나, 거리두기 등이 계속 나오지만 인물들의 행동 반경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제목과는 달리 서점 md가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에게 여자 경찰 (범죄심리 유학까지 한 사람)이 매달리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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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5-01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의 저 사람이 유동인씨일까요? 소설은 별로라 하셔서 전 패쑤할까 하는데, 저 분... 다리 엄청 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5-01 10:44   좋아요 0 | URL
만화 주인공 같지요? ㅎㅎㅎ
 

질베르트와 말을 트고, 함께 놀고, 그녀의 집에 초대 받고, 그 집 계단, 말뚝에도 절을 할 심정이고, 그 부모와도 가까워지고, 그 집 분위기를 따라가고, 커피나 차를 너무 마셔서 병도 나고, 숭배하던 작가를 만나 (맘 속의 환상을) 깨고, 새로운 경험과 경험을 쌓아가고, ...


질베르트와 멀어지고, 그래도 그 집을 계속 찾아가고, 멀어지는 거리와 시간을 좁히거나 늘이는 상상과 회한으로 거듭 괴롭고, 망상에 분석으로 페이지를 채우며, 이별의 아픔은 서서히 딱지가 되어 굳는데, 아, 눈물도 흘렸지.


화자의 연모의 대상은 질베르트가 아닌 그녀의 어머니 (오데트) 스완이고, 그녀와 결혼하고 예전과는 다른 사교 생활을 하지만 그 변화에도 여전히 상류층의 여유와 매력을 잃지 않는 스완씨이며, 그들이 속한 떠오르는, 돈을 아주 많이 가진, 하지만 더 강력해질 계급이며, 매력을 전시하는 사람들이며, 아직은 세계전쟁 이전의 파리, 벨에포크, 그 시절이며, 그 시절의 자신이다.  


질베르트,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라고 화자는 계속 되뇌이고

그 이별의 아픔은 잊었어도 화사한 스완 부인과 함께한 자신을 다시 발견하며 기쁘다. 



심적 고통의 추억보다는 시적 감동의 추억이 누리는 평균 수명이 상대적인 수명이 훨씬 긴지라, 내가 그 시절 질베르뜨로 인하여 겪던 슬픔이 그토록 오래전부터 사라졌건만, 오월이 되어, 일종의 해시계에서, 정오 십오 분과 오후 한 시 사이에 있는 순간들을 읽고 싶을 때마다, 마치등나무 넝쿨 그늘의 부드러운 햇빛 아래서인 양 그녀의 양산 밑에서, 스완 부인과 그 시절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나를 다시 발견하며 느끼는 기쁨은 여전히 살아 있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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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4-30 1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고 싶어 민음사판으로 사고 있는데(단지 사고만 있어요 ㅎㅎ) 유부만두님께서는 펭귄클래식 출판사판으로 읽고 계시네요^^
이 책의 번역은 어떤가요?
‘잃어버린 시간을 찿아서‘는 한 번 읽고 말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민음사도 별로 나쁘지는 않네요^^

유부만두 2021-04-30 12:39   좋아요 3 | URL
전 두 번역 함께 읽고 있어요. 민음사 판이 더 이해하기가 쉬운듯 한데요, 인물이나 줄거리가 따로 정리되어 있거든요. 펭귄은 주석도 많고 단어나 표현이 매우 옛스러워요. 둘 다 개성이 있어요. 다들 조금씩 번역문 차이가 있지만 심각한 것 같진 않고요.

붕붕툐툐 2021-04-30 2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이팅, 파이팅!(저의 1권은 언제쯤 끝날지.. 쩝.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ㅎㅎ)

유부만두 2021-05-01 10:46   좋아요 2 | URL
1권의 높은 문턱을 잘 건너시면 2권과 3권은 점점 재미있습니다. 인물들 욕하면서, 그 섬세한 (거의 집착에 가까운) 묘사에 공감하면서 읽게 됩니다. 그런데 또 한 번 숨고른다고 쉬면 ... 다시 잡아서 읽기가 힘드네요. (변명입니다, 네)
붕붕툐툐님, 1권 으쌰 으쌰 넘으세요! (스테판 외에의 만화의 응원을 받아보셔요)

단발머리 2021-05-01 08: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 너무 이뻐요. 하트뿅뿅!!!! 저의 잃어버린 시절은 아마도 한참뒤에나 찾아질듯 합니다.
그 때까지 유부만두님 감상 읽는 것으로 갈음할까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21-05-01 10:48   좋아요 2 | URL
사진 이쁘죠잉? 행주치마인지 저 하얀 두건이랑 파란 드레스랑 딱 저란 말이죠. 하하하

잃어버린 시절에 대한 제 감상일랑은 그냥 스치듯 대하시고요, 단발머리님의 독서와 감상을 들려주세요. (한참 뒤엔 눈이 더 침침해 지십니다. ... 무섭죠?)

단발머리 2021-05-01 11:01   좋아요 3 | URL
지금까지 제가 들었던 그 어떤 책 ‘권유’보다 더 확실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더 침침해지기 전에 시작해야지요! 권수도 많고 하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차 (실은 보리수차)에 마들렌느 주셨던 그 레오니 숙모님을 생각하면 이럴 순 없지, 마르셀.

레오니 숙모님께서는 몹시 거추장스러운 물건들 및 가구들과 함께 당신의 대부분 환금성 재산의 상속권자로 나를 지명하셨다. 그렇게, 작고하신 후에야, 당신 생전에는 내가 짐작조차 하지 못하던, 나에게로 향한 애정을 드러내셨다. - P42

특히 내가 그 집에 드나들기를 멈춘 것은, 그곳 포주에게 더 많은 가구들이 필요함을 알아차리고, 그녀에게 호의를 표하기 위하여, 내가 레오니 숙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가구들 중 특히 커다란 까나뻬 하나를 몇몇을 그녀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집에 자리가 없어 부모님께서그것들을 집 안에 들여놓으시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 두셨던지라, 내가 전에는 그 가구들을 아예 보지도 못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여인들이 사용하고 있던 그것들을 다시 보는 순간, 꽁브레에 있던 나의 숙모님 침실에서 우리가 호흡하던 모든 미덕들이, 나로 인해 그 잔인한 접촉들에게무방비 상태로 넘겨진 채 고문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내 목전에 드러냈다! 내가 사람들을 시켜 죽은 여인 하나를 겁간토록 하였다 해도 그토록괴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그 포주의 집에 발을 들여놓지않았다. - P214

나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돈을 확보하여 스완 부인에게 더 많은 꽃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가구들의 다른 일부 전체와, 특히 레오니 숙모님이 사용하시던 고풍스럽고 화려한 은제품들을 팔아치웠고, 스완 부인은 내가 보낸 거대한 난초 바구니들을 받으면서 이런 말을 하곤 하였다. "제가 당신의 부친이라면, 당신의 법적 후견인을 지명할 거에요." - P215

나는 오직 연인의 자격으로서만 그녀를 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날마다 그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들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리라 작정하였다. [...]그 시절, 부모님께서 나에게 충분한 용돈을 주시지 않아, 내가 비싼 물건을 구입할 형편은 못되었다. 나는 레오니 숙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고대 중국의 커다란 도자기 꽃병을 뇌리에 떠올렸다.[...] 그 길모퉁이에 아버지께서 잘 아시는 중국산골동품 상점이 있었다. 상점 주인이 놀랍게도 꽃병 값으로 일천 프랑이 아니라 일만 프랑을 제안하였다. 나는 황홀감에 휩싸여 그 지폐들을 받아 들었다. - P277

나는 일만 프랑을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그 돈이 나에게는 더 이상소용이 없었다. 그리하여 매일 질베르뜨에게 꽃을 보냈을 경우보다도더 신속히 그 돈을 탕진하였다. 저녁이 되면 나의 불행이 더욱 견딜 수 없을 만큼 혹독해져 집에 머물 수 없었고, 그리하여 내가 사랑하지도 않는 여인들을 찾아가 그 품에 안겨 눈물을 쏟곤 하였기 때문이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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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이지만, 길은 어디까지고 이어져 있어 언제나 끊어지는법 없이 어딘가의 장소로 나온다. 지도에는 공백도 끝도 있지만 현실 세계는 빈틈없이 이어져 있다. 그 당연한 사실을 매년 이 보행제를 경험할 때마다 실감한다. 철이 들었을 때부터 언제나 간략화된지도와 노선도, 도로지도로밖에 세상을 파악하지 않아서, 이런 식으로 어디에나 빠짐없이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그런 한편, 세계는 연속되어 있는 듯하면서 연속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 장의 큰 지도가 아니라 많은 지도를 조금씩 여기저기에 겹치게 붙여놓았다, 하는 것이 도오루가 걸으며 느끼는 이 세계다. 그래서 곳곳에 ‘이음매가 울퉁불퉁하다고 느끼는 장소가 있으며, 연하게 느껴지는 장소와 짙고 중요한느낌이 드는 장소가 있음을 깨닫는다. - P20

그래도 바다로 눈을 돌리면 아직도 낮의 영역이다. 파도에는 아직 오렌지빛 테두리가 흔들리고 있고, 하늘도 밝다.
낮은 바다의 세계이고, 밤은 육지의 세계다.
도오루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들은 그야말로 그 경계선에 앉아 있다. 낮과 밤뿐만이 아니라, 지금은 여러 가지 것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른과 아이, 일상과 비(非)일상, 현실과 허구.
보행제는 그런 경계선 위를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걸어가는 행사다. 여기에서 떨어지면 냉혹한 현실의 세계로 돌아갈 뿐. 고교생이라는 허구의, 최후의 판타지를 무사히 연기해 낼지 어떨지는 오늘밤에 정해진다. - P98

시간의 감각이라는 것은 정말로 이상하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순간인데, 당시에는 이렇게도 길다. 1미터 걷는 것만으로도 울고 싶어지는데, 그렇게 긴 거리의 이동이 전부 이어져 있어, 같은 일 분 일 초의 연속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어느 하루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농밀하며 눈 깜짝할 사이였던 이번 한 해며, 불과 얼마 전 입학한것 같은 고교생활이며, 어쩌면 앞으로의 일생 역시 그런 ‘믿을 수없는 것의 반복일지도 모른다. 아마 몇 년쯤 흐른 뒤에도 역시 같은 말을 중얼거릴 것이다. 어째서 뒤돌아 보았을 때는 순간인 걸까. 그 세월이 정말로 같은 일분 일 초마다 전부 연속해 있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하고, - P224

도다 시노부에게 고백할 마음은 없다고 한 치아키. 그렇게 생각하는 상대가 있는 것만으로 좋다고 한 치아키.
대체 어디까지가 사랑을 사랑하고, 어디서부터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일까. 그 차이는 무엇일까. - P269

"그러나 이제 평생 두 번 다시 이 자리에 앉아서, 이 각도에서 이경치를 바라보는 일은 없겠지."
시노부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게. 발목 삐어서 여기 앉아 있을 일도 없을 거고."
그렇게 생각하니 이상한 기분이 든다. 어제부터 걸어온 길의 대부분도 앞으로 두 번 다시 걸을 일 없는 길, 걸을 일 없는 곳이다.
그런 식으로 해서 앞으로 얼마만큼 ‘평생에 한 번‘을 되풀이해 갈까. 대체 얼마만큼 두 번 다시 만날 일 없는 사람을 만나는 걸까. 어쩐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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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8 0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8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잃어버린 시절/시간을 찾아서>의 청소년 화자는 드디어 질베르트의 집을 방문하고 스완 부부에게 환대를 받는다. 그들로 부터 들은 동물원 이야기에 그도 가보고 싶다고 (관심이 없었지만) 말한다. 


Jardin d'Acclimatation 

1860년 나폴레옹 3세가 만든 파리 동물원은 1871년 전쟁 이후 1877-1912 동안은 인류학 순화(?) 전시장 (이지만 이민족들의, 사람 동물원)으로 개조되었다. 누비아인, 부시멘, 줄루스 등이 전시되었고 큰 성공을 거두어서 이전 공원의 두 배에 이르는 10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1931년 이 전시장은 문을 닫았고 현재는 숲공원과 놀이 동산 등으로 바뀌었다. (위키피디아)



2019년 프랑스 애니메이션 <파리의 딜릴리>의 주인공 흑인 소녀 딜릴리 역시 이 '인간 동물원'에서 살고 있었다. 


벨 에포크의 초반부의 파리, 화자는 질베르트 보다는 그 아버지 '스완씨'에게서 자신의 롤모델을, 욕망의 대상을 발견하고 집착한다. 



"근자에 나의 아내가 불론뉴 숲 동물원에 갔었는데, 그곳에 흑인들이 있었고, 민족지학(民族誌學)에 있어서는 나보다 훨씬 해박한 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들이 싱할라족 사람들이었다고 해요."
"제발, 샤를르, 놀리지 말아요."
"천만에, 놀리는 것 아니오. 여하튼 블라땡 부인이 그 흑인들 중 한 사람에게 이런 인사를 건넸다는군요. ‘안녕하세요,검둥이!"
"그 말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여하튼 ‘검둥이‘ 라는 말이그 흑인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그가 화를 내면서 블라땡 부인의 인사에 이렇게 대꾸하였다 하오. ‘나는 검둥이이지만 너는 낙타야!"
"저는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그 이야기를 무척 좋아해요. ‘멋지지 않아요? ‘나는 검둥이, 그러나 너는 낙타!‘ 그 말을 들은 블라땡 할멈의 얼굴을 생각해 보세요."
나는 블라땡 부인을 가리켜 낙타라고하였다는 할라족 사람들을 꼭 보고 싶다는 뜻을 표하였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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