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도서관 교실이 끝나길 기다리면서 어린이 도서실의 그림책 신간을 신나게 읽고 왔다.
337/400. 까불지마 (강무홍 글, 조원희 그림)
하하. 이 대장부 엄마, 나랑 닮았네. 맞고 오면 '까불지마!' 라고 호통을 치라고 가르친다. 그러면 안되는데. 아이가 주눅 들었다가 슬슬 목소리가 커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엄마에게 까불었다가는 국물도 없다.
338/400. 치치가 온 바다 (이와사키 치히로)
맑은 수채화 그림이 여름 바다를 만나자 시원한 바람마저 풍기는 것만 같다. 강아지를 기다리는 꼬마의 마음이 보인다.
339/400. 작은 발견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은 실패에 감긴 실은 여러 곳에서 여러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실패종이의 그림 탓인지, 실의 용도가 사람의 쓰임, 인생의 굴곡으로도 읽혔다. 낯선 사진, 콜라주 느낌의 그림은 멋지기도, 또 서늘하기도 하다.
340/400. 모두 나를 쳐다봐요 (마리아 닐손 토레 그림, 요한 우넹에 글)
바른 행동으로 의젓하게 굴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몸이 작아지는 꼬마가, 재채기 한 번으로 주위 사람들이 웃자, 사람들의 시선이 그리 무서운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츰 자신감을 갖게되고 (재채기, 방귀... 등등...은 남자 아이들의 기본 코드인가...) 자동차를 타고 가며 꽃들을 바라보는 여유까지 부린다. 이 장면의 꼬마 얼굴이 압권이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조태오..랄까. 이쯤에서 이야기가 끝나나 싶더니 역시 "까불지마"의 주인공 처럼 한계를 모르고 자신감과 몸집을 불려버리는 아이. 얘야, 그렇게 되면 부모의 둥기둥기 잠자리 포옹을 받을 수가 없단다. 그제서야 본래 크기, 어린이의 자리로 돌아오는 아이. 끝이 살짝 작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