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바닥, 얼음에 갇힌 영혼들과 연옥에서 만나는 ‘아라크네’가 인상적이다. (다시 한 번 도레 책은 삼 킬로가 넘어요!)
프루스트는 이리저리 순번이 밀려서 아직 4권 초반, 호텔방에 방금 들어선 고딩 화자는 말이 많다. 기차 여행에 삶은 계란을 먹는 건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고, 스치듯 만나는 여자마다 온갖 휘성 노래 가사의 망상을 펼치는 이 녀석은 여전히 말이 많다. 그런데 얘 말에 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니까. 할머니의 잘못으로 역방향으로 기차를 탄 나이든 하녀 프랑수아즈에게 감정이입하고 우울한 토요일, 빨래가 마르지 않아 더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