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역시 만두였다.


 내 닉넴을 보면 다들 웃으면서 상상하는 그 이유로 나는 만두의 첫 백요리사 제갈을 좋아한다. 그의 적수 주유를 측은해 하다 관우를 애정하다 그의 성마름에 실망하기도 하고 조조의 재해석 혹은 재평가에 대한 책을 읽었다. 그러다 장국영의 패왕별희를 시작으로 초한지를 여러 판본으로 읽다 사기는 글책과 만화책 전집으로 누워서 읽었고 조선 왕들의 교과서였다는 자치통감도 단행본으로 읽었고 옛이야기 읽듯 춘추전국시대 책과 영상을 탐했다. 이중톈을 비롯한 여러 작가들의 중국통사 책들을 읽으며 현대사까지 넘어온 다음엔 문화대혁명 시대에 매료되었다. 


아편전쟁사를 다시 쓴 쿠앙의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다녀온 시안 여행 이후엔 시안의 진시황과 당현종 역사를 다시 읽었다. 무한반복 이야기의 화수분이 바로 중국사다. 그러면서 이제 중드에 들어서도 되겠다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서? 무엇으로? 50부가 넘는 중국 사극 삼국지와 초한지는 여러 영화판도 함께 봤고 적인걸 시리즈도 좋아한다. 포청천은 3회 문턱을 넘진 못했으나 책들로 읽은 중국사를 시청각자료로 접하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졌다. 병마용을 보고 왔는데! 진시황 드라마의 새버전을 내놓으라! 여기저기 중드를 검색했으나 대부분이 역사를 배경 삼은 로맨스물들이라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시대별 구성 7장에 맞는 7편의 중드를 중심으로 저자의 감상과 역사 이야기, 그리고 소테마별 (선협, 명장, 영웅, 소설원작, 김용, 수사물, 황제의 어머니) 중드도 여럿 (아니 본문에서 언급한 드라마들은 세다가 포기했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저자는 생업으로 교사이시고 (여기 알라딘의 이웃이신데다) 두 아이를 키우시는데 언제 이 많은 중드를 보셨대?!?) 소개된다. 수십년간 쌓인 저자의 알찬 취미생활 덕에 태어난 이 책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길고 복잡하고 정신 없는 중국사를 저자는 중드 소재와 배우 이야기를 오가며 신화의 시대 상나라부터 청나라 몰락까지 차근차근 짚어본다. 그 시선이 여성, 백성, 문화인이라는 점이 소박한 감상과 섬세한 평가로 곳곳에 드러난다. 특히 당나라 미인의 7단계 화장법과 청나라 하이힐과 전족 이야기에 붙이는 법기와 검 이야기!는 감탄이 나온다.


이 책으로 찜해 놓은 중드와 영화가 여럿인데 그 중 최고는 넷플릭스에서 두 시즌으로 올라온 재연 다큐 <풍운전국>이다. 이 영상과 함께 그간 미뤄둔 공원국 작가의 <춘추전국 이야기> 전집을 읽으면 된다. 자 준비 완료. 간식이 필요해. 당연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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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6-01-2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도 썼지만 풍운전국이 다큐드라마라고 해도 배우들 면면이 대단합니다. 중국사로 보자면 책이랑 조금씩 다른 면도 있으니 그땐 찾아보면서 공부하시면 좋아요. 저 춘추전국이야기 다시 읽어도 좋은데 같이 시작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