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39.1을 찍었는데 병원에선 받아주질 않았다.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음성 확인을 해야한다고 했다.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을 하고 나니 열이 37도로 떨어졌고, 그 병원에 갈 필요가 없었다. 열이 나서 고생하면서는 수박과 이온 음료만 먹었다. 수분이 중요해요.


나흘을 앓느라 책을 못 읽었더니 꿈에도 책장 넘기며 책을 읽었다. 중국 스릴러 소설이었다. 아마도 얼마전 찬호께이 소설 때문인지도 모른다. 꿈이라 편안하게 큰글씨 종이책으로 읽었는데 줄거리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조금씩 기운을 차리며 눈에 들어온 집안 꼬라지는 .... 시어머니는 통화에 "아범이 너 수발하느라 고생이구나" 안 그러시면 시어머니 아니고 친정 엄마게. 이젠 화도 안나....지만 어쩜 이렇게 숨기질, 아니 숨겨야 한다는 생각도 안 하실까 싶다. (그나저나 내 죽은 '본죽'이 끓였는데요)


지옥을 살아낸 기분이 들어서 지옥 책을 읽었는데 <살아생전 떠나는 - 지옥관광>은 위험하게 열을 올릴 뻔했다. 내용도 부실하고 저자 아재가 자꾸 농담이라며 신소리를 끼워 넣는데다 문장이나 책 내용 구성이 엉성해서 (228쪽 책인데, 160쪽에 지옥의 위치가 나오고 192쪽부턴 앞의 내용 되풀이다) 회복기의 환자의 눈과 심장에 짜증을 더해주었다. 자신의 현세를 즉 헬조선을 사는 심정과 역사/신화/이야기 속의 헬을 연결 하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내용이 너무 제한적이라 읽으면서 화가 났다. 작가의 전작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도 매우 실망스러웠는데, 예전의 '십자군' 시리즈에 대한 호감(기억)을 이제는 놓아야겠다. 이런 정도의 성실성, 문장이라면. 지옥은 다양하지 않고 관광은 무슨.... 지옥도 무슨.... 단테에 묻어가는 주제에 ... 


네, 그래서 박상진 교수의 <단테>를 읽으면서 정화 과정을 거쳤고 살아났습니다? 나 이제 기운내서 도레의 '신곡' 판화 볼 수 있을 거 같아! 하지만 책을 들고 읽진 않겠음 (서지 정보에는 책 무게가 1킬로그램 정도로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3 킬로그램이 넘고요, 크기가 30X37 cm. 절대 누워서 볼 수 없습니다. 값은 정가 이십오만원... 하지만 정말 소장가치 짱입니다. 그렇다고 말해줘요.) 나 살아났다! 이거봐봐요. 책 구매에 생기 똘기가 흐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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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23 15: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살아나셨네요! 다행입니다 ㅎㅎㅎㅎ
그 아픈 와중에도 꿈에서 책장을 넘기시다니... 역시 알라딘 개미지옥의 개미답습니다!

그나저나 시어머니... 트위터에서 봤을 때도 그랬지만 참.... -_-;;; (말잇못..)


유부만두 2021-06-23 15:20   좋아요 3 | URL
살아나서 지옥책을 읽고있지요.
아… 시월드는… 묻어둬야해요. 그래야 개미가 살아요.

페넬로페 2021-06-23 17: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쾌차하셔서 다행이예요^^

유부만두 2021-06-23 18:0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

붕붕툐툐 2021-06-23 17: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유부만두님의 생환을 축하드립니다!! 그나저나 끔에서도 책장을 넘기시는 유부만두님 넘 대단하셔용~ 생기 똘기 충만한 유부만두님의 책읽기를 응원합니다!! (글이 너무 재미졌어요~ㅎㅎ)

유부만두 2021-06-23 18:03   좋아요 2 | URL
열이 너무 오르니 책을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
자,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수이 2021-06-23 1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냥 아프셨던 거예요? 아 열 조금만 있어도 가슴이 막 두근거리더라구요. 돌아오셔서 어깨 춤을 덩실덩실 추고 있습니다. 책 구매 똘기....... 저도 실은 오늘 좀 질렀어요 (소곤소곤)

유부만두 2021-06-23 18:59   좋아요 2 | URL
반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열이 오르니 그렇게 고생스럽더라구요. 징징징.
책 더 질러요. 도레는 한 권에 이십만원이 넘는데 멀요.

미미 2021-06-23 1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우 <지옥관광> 저도 기대가 컸는데요...쩝ㅋㅋㅋㅋ박상진 교수의 <단테>끌리네요. 요즘은 열나면 불안 두근두근해서 타이레* 필수인듯 합니다. 책 읽는 꿈은 안꿔봤는데 많이 멋지네요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6-23 18:57   좋아요 2 | URL
정말 <지옥관광> 내용 허접하고, 문장 엉망이고, 총체적 난국, 아니 지옥이더군요. 그런데 저자의 그 아재적 자신감은 어쩔....

열이 많이 오르니 병원도 못가는 상황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책 읽는 꿈은 뭐.. 미미님께선 현실서 많이 읽으시니 꿈에선 쉬셔야해요. ^^

유부만두 2021-06-23 19:26   좋아요 2 | URL
전 단테의 신곡 중 ‘지옥‘만 읽었거든요. 당시 피렌체/로마의 인물들 중 잘 모르고 넘겼던 부분들을 이번 박상진 교수의 책에서 많이 배웠어요. 추천해요.

미미 2021-06-23 19:40   좋아요 1 | URL
오~!! 이 시리즈 다 괜찮았는데 유부만두님이 그리 말씀하시니 장바구니로 보냅니다!!👍

유부만두 2021-06-23 19:51   좋아요 2 | URL
이 시리즈 저도 좋아하는데요, 좀 편차가 있더라고요. <모차르트>는 정말 강강추에요!

붕붕툐툐 2021-06-23 21:23   좋아요 2 | URL
우헤헷~ 미미님 서재 가서 담겨있는 거 저도 담음~ 검색의 수고를 덜고...ㅋㅋ 꼼수가 늘고 있음~

미미 2021-06-23 21:2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귀욤툐툐님! 얼마든지 이용해주세요~엣헴ㅋㅋㅋ

scott 2021-06-23 2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천만 다행입니다.
유부만두님
이렇게 아프신 와중에도 책을 읽는 꿈을!

유부만두 2021-06-24 07:58   좋아요 1 | URL
위로 감사합니다.
여기 서재분들 현실/꿈에서 독서‘꿈‘나무들 아닐까요? ^^

2021-06-23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24 0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1-06-24 0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며칠 동안 아프셨군요 나으셔서 다행입니다 잘 드시고 잘 쉬세요 아주 비싼 책 사셨군요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유부만두 2021-06-24 08:02   좋아요 2 | URL
인사 감사합니다, 희선님.
네 쉬면서 잘 챙겨먹고 회복 중입니다. 도레 책 정말 멋져요.
굉장히 큰 판형이라 그간 작게만 봐왔던 그림의 세부까지 다 볼 수 있어요.

2021-06-25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25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26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26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21-07-03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고생많으셨습니다ㅜㅜ 저는 백신 맞고 38도 이상 열이 올랐을 때 스틱스강 건너나 싶었는데-_-; 39도가 넘으셨으니 얼마나 힘드셨겠어요ㅜㅜ; 이제 좀 괜찮아지셨다니 가슴을 쓸어내립니다ㅠㅠ 단테 책 두 권 보관함에 넣습니다. 항상 건강유지하셔서 계속 책바람 넣어주셔용^^

유부만두 2021-07-04 18:42   좋아요 0 | URL
백신 접종 하셨군요. 전 오십대라 (쿨럭) 다음달? 9월 즈음일 것 같아요. 그전에 다른 변종이 퍼지지 않길 바라고 있고요. 백신접종에도 고열과 몸살이 따른다더니 고생하셨네요. ....자, 저 도레 판화집은 무리더라도, 박상진 교수의 단테 책은 강력 추천합니다. 보관함 말고 장바구니에 넣으십쇼. 책 바람요? 아우, 걱정 마세요, 저요, 책뽐뿌 빼면 시체에요. (스틱스리버 저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