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종로에는 손으로만든 공책을 파는 노점이 있다. 늘 지나만 다니던 그 곳에서 공책을 사야지 생각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 보자면

술김에 토지를 다시 읽기로 했다. 살까 말까 고민을 좀 하다가 함께 보기로 한 H님께 한권씩 빌리기로 했다. 지금 집에 토지까지 들어오면 목숨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판단. 그러다 보니 왠지 남는 아쉬움. 밑줄도 안긋고 (물론 그어도 된다고 하시며, 그을 것을 적극권장하셨지만, 그렇다해도 나는 기억하지 못하니) 책도 남지 않으니, 이 망각에 또 다 잊어버리겠다 싶어서, 한권한권을 꼭꼭 씹어먹는 기분으로 읽으면서 밑줄그을만한 문구가 있으면 노트에 적어둬야겠다고 결심했던 것. 그럼 좀 더 심혈을 기울여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고를 것이고 (쓸거 귀찮아서 스킵? ㅋㅋㅋ) 좀더 의미있는 형태로 남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암튼, 이 방법으로 우리 니나까지 꼬셔서 니나도 책을 빌려 읽고 나처럼 노트에 적기로 했다. ㅋㅋㅋ 아무래도 나 설득력도 좀 짱인듯.  

그리고 오늘, 토지를 불라에 맡겨놓으신다는 문자를 받고 퇴근길 잠깐 불라에 들렀다 (고하기엔 회사는 강남이고 거긴 종로이긴 하지만) 가는 길 횡단보도 앞에 있는 그 노점에서 마음에 드는 공책을 발견! 주인을 찾아 두리번거렸으나 주위에 없다. 일단 들어갔다가, 나오는 길에도 문을 열었으면 사야지, 하고 생각, 나오는 길에 보니, 우옷, 아직 열었구나. 아까 그 노트를 가리키며 이건 얼만가요, 하고 물었더니 아저씨 왈, 이건 우리집의 명품이라 비싸요, 라고 답한다. 왜요? 라며 되묻는 내게 아저씨는 이 노트를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표지를 만들기 위해 다섯번을 무슨 처리를 하고 징을 하나씩 일일이 박아야 하고, 수를 일일이 놓고 (맞나? 가물가물) 암튼 하루에 몇권 못만드는 노트라며 칭찬이 자자하시다. 종이는 고급 크라프트지라 어떤 펜으로 써도 번지지 않고 잘써진다는 말과 함께.

망설이지 않고, 그냥 달라고 했다. 왜냐면, 명품 글귀들이 적힐 노트니까. 평생 간직할 거니까, 뭐 그쯤은 아깝지 않다는 심정으로. 아, 내 눈이 보배인걸 어쩌겠어 -_- 막 이러며 ㅋㅋ 손님 과실로 노트에 이상이 생겨도, 평생 AS는 해드립니다, 라는 말을 듣고 노트를 들고 돌아왔다. 나는 과연 메모를 잘할 수 있을 것인가.


2

돌아오는 길 지하철. 막차는 아니었으나, 거의 막차 가까운 시각이어서 그런지 술취한 사람들이 많았다. 비교적 멀쩡해보이는 사람 옆에 가서 앉으려고 물색하다가 멀쩡해 보이는 사람 발견! 그 옆에 앉으려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그 멀쩡한 사람의 정체는 E였다. 졸업하고 처음 만나는 거였던가? 얼굴은 그대로였지만, 역시나 더해진 세월만큼의 성숙함이 배어있는 듯한 모습.

E는 내가 종종 들어가는,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기독교 언론인 뉴스앤조이의 편집기자로 얼마 전 입사했다고 한다. 안그래도 얼마전에 기자모집 팝업 뜨는 것 봤던 기억이 난다. 그 팝업이 찾은 당사자가 바로 E일 줄이야. 내가 뉴스앤조이와 같은 곳에서 출간되는 복음과상황을 구독하면서 겪었던 행정적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경영난으로 인한 행정적 어려움이 참 많다는 호소를 한다. 꼭 필요한 것들은 이렇게 어렵게 어렵게 유지가 되더라. 구독자 수도 터무니없이 적고 여러가지 처우들도 좋지 않다고 한다. 거기서 E가 얻는 플러스 알파의 가치가 혹은 기쁨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나도 알고 E도 알지만 말이다.

네가 갔으니, 더욱 기대해볼게! 라는 말을 남기고 우리는 헤어졌다. 조직이나 시스템에 대해 내가 좀 더 알고 있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었으려나. 하지만 나도 짤없이 모르는걸. 어려운 가운데 제목소리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사재 털어가며 힘들게 운영하는 매체인만큼, 잘돼야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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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아저씨의 믿음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8-07-08 18:51 
    (먼 댓글로 연결해놓은) 지난 번 수제 노트 파는 아저씨에게 다시 노트를 사야 할 일이 있어 종로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여러 번 그 앞을 지났지만, 아저씨를 만날 수가 없었다. 그 때마다 노점은 열려 있고, 노트들은 펼쳐져 있는데, 아저씨는 자리에 안계신거다. 몇번을 허탕을 치고, 그렇게 아저씨를 만났다. 노트를 집으며 나는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니, 그렇게 가게를 비우시면 어떻게 해요? 저 여러번 왔었는데" "아, 그러셨어요? 죄송
 
 
도넛공주 2008-05-2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곁엔 인재들이 많은 것 같아요.조직 하나 꾸리셔도...(선동하고 있다)

웽스북스 2008-05-21 19:43   좋아요 0 | URL
ㅎㅎㅎ 회장은 도넛공주님이 맡아주세요

Jade 2008-05-2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 노점 어디예요?? 저도 명품 노트 갖고 싶어요 ㅋㅋ 종로 나가면 사와야겠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전 명품노트에 적을게 없는데 ㅋㅋ 일기나 써야겠다 -_-

2008-05-21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8-05-2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명품 참 궁금하네요. 어찌 생긴것인지..
만약 제게 그런 명품이 생긴다면 전 거기에 뭘 적을까요?
가계부 적어야지 하면 슬플것 같아.. ㅡ.ㅜ

웽스북스 2008-05-21 19:44   좋아요 0 | URL
아 스믈스믈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니
어쩐지 사진올리기도 쫌 부담스럽고 그렇네요 ㅋㅋㅋ

다락방 2008-05-2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트 보여줘요, 웬디양님. 저도 어떤 노트인지 궁금해요.


그리고 저도 비록 가난하여 명품 가방은 없답니다. 흣.

웽스북스 2008-05-21 19:44   좋아요 0 | URL
으흐흐 민망해요
그 집에서의 '명품'이라는 건데 말이죠 -_-

춤추는인생. 2008-05-21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런 곳이 다있네요. 저도 처음들어봐요 웬디님. 그런노트사면 정말 정성스럽게 한자한자 쓸것 같아요 저는 그냥 가방속에 잡히는 노트 혹은 수첩을 꺼내서 아무거나 적고 그러는데. 습관이기도 하고 성격이기도 한것 같아요 제가 그리 꼼꼼하지 못해요.
그런데 저도 그런 노트를 사면 비싸기 때문에 아마 정성스럽게 써보지 않을까 싶어요.
기회가 되면 한번 보여주세요^^

웽스북스 2008-05-22 13:46   좋아요 0 | URL
네 춤인생님
그런데, 그렇게까지 비싼 노트는 아니랍니다.
제가 명품이라는 표현을 써서 좀 과장되게 표현됐을까봐 걱정 ^^

나중에 보여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깜소 2008-05-2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에 밑줄을 긋지도 따로 옮겨 적지도 않아요 그래도 그 집만의 명품 노트를 알고 싶어요^^ 아끼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 그 집 알려 주실꺼죠?ㅎㅎㅎㅎㅎ 인사는 첨~!! 방문은 셀수없이~!!

2008-05-22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코죠 2008-05-22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거기 어디인지 알 것 같아요. 근데 말 안할래요. 왜냐하면 나는 이제 거기를 지나갈 때마다 여기 나랑 웬디님이랑 아는 곳이지, 하고 생각하게 될 텐데. 아니라고 하면 그걸 할 수 없으니까요. 얼핏 수줍게 생긴 그 아저씨 있는 가게죠? 손으로 만든 간판이 달린? 예쁜 포장마차? 옷가게 앞에 있는? 맞죠?(이젠 우기고 있다)나도 그 가게의 명품은 아니고 준명품 노트를 사서 스물 아홉의 일기를 썼지요. 웬디님의 공책에 쓰여질 토지의 글귀들이 정말 궁금하네요. 그건 정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오마주가 될 거예요. 박경리 선생님은 정말, 정말 행복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에 또 마음이 찡-


웽스북스 2008-05-22 13:48   좋아요 0 | URL
오즈마님, 맞아요 거기. ㅎㅎㅎ 손으로 만든 간판이 달려있어요
거기를 지나칠 때 저를 떠올려주세요
그리고 진열된 노트를 보면서, 제가 산 노트가 뭘까 한번 맞혀보세요 ^^

블리 2008-05-22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머, 로그인 안해도 글쓰기 가능하게 바뀌었네~ 기념으로 덧글하나!
그집(?)의 노트 쓰다 말고 기능정지 중인데 [토지] 어록으로 나도 쓸까봐?
이로써 새로운 그룹 결성? ㅋㅋ

웽스북스 2008-05-22 23:00   좋아요 0 | URL
우후후후
언니를 위해서 정보 고쳤다는 거죠 ㅋㅋㅋ

순오기 2008-05-22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지를 읽으면 정성들여 쓸 님의 명품노트...진짜 명품이 될 것 같아요! ^^
참 잘했어요~ 도장 꽝!!

웽스북스 2008-05-22 23:00   좋아요 0 | URL
ㅋㅋ 우리 순오기님의 도장꽝! 은 추천버튼인거죠?
감사합니다~~~

누구엄마 2008-05-2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가 압권!
 


기록

금요일은 지하책방 모임이 종각에서 있는 날이었다. 함께 읽은 라디오라디오를 모두가 좀 시큰둥하게 읽는 바람에 크게 오간 이야기는 없었지만, 적은 인원이 모였던 관계로 그냥 오붓하게 수다나 떨지 뭐, 하면서 동동주를 홀짝이던 밤.

중간에 빠져나와(라고 해봐야 그때가 벌써 11시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불라로 갔다. 경도중독이긴 하지만, 암튼 일주일간 안가니 허전하더군. 살짝 업된 상태로 불라에 가서, 상주하고 계신 H님도 잠깐 보고, H님께 여러번 이야기를 들었던 M님도 잠시 만나고. H님과 M님이 얘기중이었던 관계로 경쟁자가 없는 틈을 타 나는 잠시 주방에 가서 설거지를 했는데 (불라의 손님들은 서로 설거지를 자기가 하겠다고 우기는 걸로 유명하다 ㅋㅋ) 몇개 닦기도 전에 그만, 쨍그랑, 컵받침을 깨먹은 사건 ㅜㅜ 불라에 대기록을 세우고 왔다. 최초로 그릇깬 손님 -_-v

깨달음

H(언젠가 쓴 적이 있는 똘똘한 친구,라고 표현하니 구차스럽군)의 집에 잠깐 갔었다. 패션잡지 에디터인 H는 얼마 전 동남아 모 섬에서 연예인 Y의 화보촬영을 진행했는데, 굉장히 호평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같이 간 꽤 긴 경력을 가진 포토 실장이 지금까지 찍은 화보 중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을 정도. 좀처럼 칭찬에 인색한 그녀의 편집장이 입에 침이마르도록 칭찬을 했다고 한다. 처음 화보를 찍는다면서, 너는 어쩜 패션 화보까지 잘 찍냐는 (그녀는 사실 뷰티 담당) 나의 물음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 내가 사진을 아냐 패션을 아냐. 알아봤자, 내가 스타일리스트보다 잘 알겠어? 경력 십수년의 포토그래퍼보다 잘 알겠어? 그러니까 나는 그냥 그냥 그 자리에서 그 사람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발휘할 수 있도록 거의 간섭 안했어. 그냥 모든 걸 믿고 맡겼지. 나는 그냥 그 사람들이 잘할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과 분위기만 만들었지.

아, 순간 마음속에 작은 울림이. H야, 정말 네 말이 맞구나.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미덕, 믿을 수 있는 지혜가 어쩌면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b

안심

지난 번 교회로 보냈던 글은 결국 주보에 싣지 않았다. 다만 목사님께서 그 글을 보셨고, 어제 내게 깨달음과 도전을 주어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내 글에 덧글을 다셨던 S집사님과 나에게, 오늘 청소년주일 예배 설교의 반반을 맡길까, 하는 고민도 잠깐 하셨다고 하는데, 어휴, 그랬으면 큰일날뻔했다. 휴우 ^-^

절레절레

귀찮다 귀찮다 하면서도 은근 신경은 쓰이는지라, 이번주에 있을 워크샵 준비로 어제 오늘은 쇼핑모드다. 어제는 동네 아울렛 매장으로 가서 이것저것 둘러봤는데, 으흠, 아무리 둘러봐도 인터넷 쇼핑이 좀 짱이다. 다이어트는 뭐 보아하니 이미 실패로 돌아간 것 같고, (으흑 ㅜ_ㅜ) 어떻게 하면 최대한 가리고 다닐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상황. 지마켓을 하도 들여다봤더니 아직도 눈이 부시다. -_- 온라인 쇼핑몰들, 반짝반짝 디스플레이좀 안했으면 좋겠네.

쇼핑 얘기한 김에 나의 완소 온라인 쇼핑몰을 공개해 본다면,

www.mas7.com
www.mysister.co.kr

음, 둘다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스타일이랄까. 마스는 상의나 원피스 종류가 예쁘고, 마이시스터는 청바지류가 대체로 괜찮은 편. 이번에 마이시스터에서 구매한 스키니진도 매우 반응이 좋았다. 흐흣.

그런데 나의 문제는 이렇게 좋아하는 쇼핑몰이 있으면 여기만 죽어라 이용하려하고, 도무지 새로운 것들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 언니(실은 동생)들이 나보다 사이즈도 작아서 내가 모든 옷을 입지도 못하는 상황이면서도 나는 굳이 새로운 쇼핑몰을 찾으려 들지 않고, 그냥 여기만 둘러본다. 예쁜옷 없으면 그냥 옷 자체를 안사고 -_- 

놀러갈 때 입을 옷도, 두 쇼핑몰로 한정된 상태에서 고르려니 참 고생스러웠는데, 다른 데 검색해보겠다며 들어가보니 오오, 완전 새세상이 열리는 거다. 지마켓,에서 옷사본 적 없는데, 우오오 정말 싸구나. 결국 이번에는 마스와 지마켓 모 판매자의 미니샵, 이렇게 두군데 이용. 얼마 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네이트몰의 모샵도 정말 너무 예뻐서 눈이 휘둥글해졌다. 우오옷. (여긴 다음에 애용하려고 눈도장 꼬옥 찍어둠)

뭐든 모험을 싫어하는 게 참 단점이기도 하다. 잘 골라온 옷들만 보는 게 이제 편한 나이. 그래도 가끔 이렇게 돌아다녀보긴 해야할텐데, 난 이런 쇼핑 작렬 모드는 또 다신 못하겠다며 절레절레하고있다. (-_-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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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5-18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쇼핑중... 눈에 잘 안 띄네요.

웽스북스 2008-05-19 00:39   좋아요 0 | URL
잘 사셨나이까? ㅋㅋㅋ 제가 산 쇼핑몰 알려드릴까요? ㅎㅎ

Jade 2008-05-18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맞아요 인터넷 쇼핑 좀 짱이예요 ㅋㅋ 저도 요즘 검은옷 말고 샤방샤방한 봄-여름 옷에 눈길이 가는거 있죠 ㅋㅋ 어차피 하늘하늘한 옷은 입을 기회도 거의 없는데 ㅋㅋ

웽스북스 2008-05-19 00:40   좋아요 0 | URL
제이드님도 애용하는군요 ㅋㅋ
샤방샤방한 봄여름옷 좋아요, 우리 제이드님은 날씬하고 길어서 잘어울릴거야~

마늘빵 2008-05-18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옷이나 신발 이런 것들은 인터넷으로 사기 꺼려져요. 사놓고 이상한거 올까봐. 가방을 산 적이 있는데, 본거랑 달라서 별루였어요.

웽스북스 2008-05-19 00:40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래서 단골을 만들어놔야 되는 거에요 믿을만한 곳에
그러면서 기대도 가격에 어느 정도는 맞춰줘야 하고요

도넛공주 2008-05-1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두 곳을 다 가봤는데 웬디양님 취향이 막 보여요.

웽스북스 2008-05-19 00:41   좋아요 0 | URL
헤헤, 도넛님 취향과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누구엄마 2008-05-18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핑몰쇼핑몰
언니의 쇼핑몰들 너무 착한것이어요 꺄릉

웽스북스 2008-05-19 00:42   좋아요 0 | URL
꺄릉, 즐찾 추가했어?
우리 똑같은 옷 입고 만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마이시스터는 99학번 우경이가 하는 데인데,
아나 모르겠다 ㅎㅎ

자 이제 당신의 즐찾도 공개하시오

순오기 2008-05-19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적은 없고, 아이들이 골라놓으면 결제만 해주죠.^^

웽스북스 2008-05-21 02:34   좋아요 0 | URL
흐흐 좋은엄마이십니다 ㅋㅋ

2008-05-19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21 0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는 정말 뛰어다녔던 것 같다. 1시반 회의, 2시반 회의, 3시반 회의, 5시회의
1시반 회의는 전체회의여서 무리는 없었으나, 2시반 회의와 3시반 회의는 내가 메인으로 진행하고 있는 굵직한 업무와 관련된 회의였기 때문에 끝나고 나서도 정리하고 진행해야 하는 부담 만빵 회의, 그리고 5시 회의는 그 와중에 마케팅서적까지 읽어가서 읽은 내용을 얘기해야 하는 회의. 나는 건성건성 읽어놓고는 포스트잇 몇장을 책에 붙여놓는 걸로 시각적 차별화를 시도(그것도 점심시간에 붙인거라매?), 그 자리를 겨우 모면했다. 하하하. 영악한것  -_- (하지만 오오 포스트잇까지 붙였네, 라는 말 앞에 나는 솔직히 불었다, 알고보면 쇼잉이에요, 라고)

그러고나니 업무를 하루종일 못했다. 결국 야근. 3주째 라깡 오라버니와는 별거중. 뭐부터해야할까 고민하느라 일하기 싫은 가운데 조금씩 업무를 정리하고 있는데 부장님께 팀 타겟 단체 쪽지가 날라온다. 그럼 우리 오늘의 스트레스를 시원한 소주 한잔으로 풀어볼까요? 죽어가던 팀원들에게서 실소가 터져나온다. 이 판국에 소주라니, 아! 부장님도 은근 좀 귀여우시다 ㅋㅋㅋㅋㅋ

나는 짱구를 굴리기 시작한다. 자, 어차피 일은 못끝내, 일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안남았어. 그런데 여기서 오버스럽게 저기도 안가? 면죄부도 없는거야 그럼, 몰라몰라 먹고죽자, 라는 결론을 내리고, 결국 일을 버려두고 소주 마시는 자리를 택했다. (뭐 다행히 오늘 죽지는 않았다)

이래저래 얘기를 하다보니 첫인상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 부장님은 내 첫인상이... 무서웠단다, 그런데 그게 아직도 깨지지 않으셨단다 -_- 오늘 5시 스터디 회의 시간에 앞에 나가서 열심히 이야기하는 부장님을 나는 그냥 수업듣듯, 열심히 쳐다봤을 뿐인데, 내 눈빛을 보며 부장님은 '내가 틀린 얘길 하면 쟤가 날 죽이겠군'이라는 생각을 하셨단다 -_- 오티엘.

나 무서운 사람아니에요, 부장님 하신 말씀 다 까먹는 헐렁헐렁한 사람이란 말이죠. 저는 그냥 친절하게 할 말을 하고 있는데 남들은 따박따박 말하고 있다고 들을 뿐이에요. 저는 그냥 열심히 듣고 있는데 남들은 도전적이라고 느낄 뿐이에요.


PS

그 와중에 요즘 반항포스 풍기는 걸 목표로 삼으며 끊임없이 대놓고 반항을 해 내가 '반포'라는 호를 붙여드린 D대리님은 어제 "야 너 반항하느라 진짜 노력하더라, 좀 귀엽더라" 라는 소리를 부장님께 들었다. ㅋㅋㅋㅋ 그렇게 금세 파악당하다니.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우리는 바로 별명을 수정했다. 귀여운 노력형 반포 D대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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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5-1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더라 귀엽더라 귀엽더라... ( '')

웽스북스 2008-05-16 00:08   좋아요 0 | URL
아니 귀엽더라가 어때서 먼산? 초굴욕적인 상황인데 ㅋㅋㅋㅋ
D대리님 반항은 흡사 하이킥 민호의 반항포쓰보다 살짝 한단계 위였다고 보시면 돼요 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5-16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부장님 머리 속 웬디양님의 패션은 파란 멜빵바지에 세로줄무늬 들어간 티셔츠를 입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웽스북스 2008-05-17 13:10   좋아요 0 | URL
어라 -_- 왜요 ;;;;;;;;

Mephistopheles 2008-05-17 18:28   좋아요 0 | URL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nhn?code=11119#ps

=3=3=3=3=3

웽스북스 2008-05-18 17:38   좋아요 0 | URL
으흠, 아직 멀리 도망 못갔죠?

다락방 2008-05-16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웬디양님이 사랑스러워요.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이런 웬디양님요.-->

「자, 어차피 일은 못끝내, 일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안남았어. 그런데 여기서 오버스럽게 저기도 안가? 면죄부도 없는거야 그럼, 몰라몰라 먹고죽자, 라는 결론을 내리고」


:)

웽스북스 2008-05-17 13:10   좋아요 0 | URL
헤헤 의식의 흐름기법을 자주 써야겠네요 ㅋㅋㅋㅋㅋ

무스탕 2008-05-1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웬디양님을 제대로 모르시는 분들!!
같이 소주잔 기울여 보심 단박에 깨지실겝니다. 하하하-!!

라고 말은 했지만 정작 저도 웬디양님을 뵌적이 없으니... --;;;

웽스북스 2008-05-17 13:11   좋아요 0 | URL
헤헤 저 정신력이 강해서 안깨져요
(내맘대로 그렇게 생각해버리기 ㅋㅋㅋㅋㅋ)

L.SHIN 2008-05-1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부장님 재밌으시네~
나는 왜 웬디님처럼 이렇게 귀엽고 맛있게 글이 안 써질까..라고 생각해보지만(긁적)
이런게 노력한다고 되야 말이죠. =_=

그나저나 오랜만입니다.^^

웽스북스 2008-05-17 13:11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에스님
급 반가움

에스님 근데 제가 에스님 귀여운 음주페이퍼 여러번 벤치마킹하려고 노력했다가
이 망할놈의 또렷한 정신 때문에
실패하고 욕먹고 했던거 기억 안나세요? ㅋㅋㅋ

L.SHIN 2008-05-18 00:4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사실은, 이제 슬슬 음주페이퍼 작렬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죠.
ㅡ_ㅡ (훗)
저는 반대로 "똑바로 쓰자" 라고 해도 안되더라구요.
술의 힘은 대단하죠.

웽스북스 2008-05-18 17:38   좋아요 0 | URL
기대기대!
 


출퇴근길에 파울루 프레이리의 페다고지를 읽고 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읽어야 하는데, 출퇴근길의 집중력 저하에 의한 압박이 만만치 않다

다 못읽는 한이 있더라도 꼭꼭 씹어 읽어야겠다고 생각중인데,
이런 구절들을 놓치기가 싫어서이다

   
 

덜 인간적인 상태는 완전한 인간성의 왜곡이므로 조만간 피억압자로 하여금 그런 상태를 만든 자에 대한 투쟁에 나서도록 만든다. 이 투쟁이 의미를 가지려면 피억압자는 자신의 인간성을 되찾으려는 (바꿔 말해 인간성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거꾸로 억압자를 억압하는 위치에 있어서는 안되며, 양측의 인간성을 모두 회복하려 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신과 억압자 둘 다를 해방시키는 것이야말로 피억압자의 역사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억압과 착취와 강간을 저지르는 억압자는 그 권력을 피억압자나 자신을 해방시키는 힘으로 만들지 못한다. 오히려 피억압자의 약함으로부터 비롯된 권력만이 양측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p55>

그러나 언제나 투쟁의 초기 단계에서는 피억압자가 해방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억압자나 '아류 억압자'가 되기 위해 애쓰게 마련이다. 그들의 사고구조는 그것을 낳은 구체적이고 실존적인 상황의 모순에 의해 제약되어 있다. 그들은 인간이 되는 것을 이념으로 삼지만 그들에게 인간이 된다는 건 곧 억압자가 된다는 뜻이다. <p56>

피억압자는 억압자의 이미지를 내면화하고 그 지침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자유를 두려워하게 마련이다. 자유는 피억압자에게 그 이미지를 거부하고 자율성과 책임성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중략) 비록 억압의 상황은 비인간적이고, 억압자와 피억압자 양측에게 영향을 주는 총체적인 비인간성을 띠고 있지만, 그 강압적인 인간성에서 벗어나 더 완전한 인간성을 향해 투쟁해야 하는 쪽은 억압자가 아니라 피억압자다. 스스로가 비인간화되어 있는 억압자는 다른 사람들도 비인간화하므로 이 투쟁을 이끌 수 없다 <p58>

자유를 위한 투쟁은 단지 억압자에게만 위협이 될 뿐 아니라 피억압자 자신의 동료들에게도 더 큰 위협이 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만든다. 자기 내부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열망을 발견했을 때 피억압자는 이 열망을 동료들과도 공유해야만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자유의 공포에 압도되어 있다면 다른 사람을 따르게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을 따를 수도 없다. 심지어 자기 자신의 양심에 따를 수조차 없다. 따라서 피억압자는 참된 동료애보다 집단성을 더 선호하게 되며, 자유가 만들어주는 창조적인 친교, 혹은 자유 자체를 추구하는 것보다 현재의 부자유한 상태에 적응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된다. <p59>

답은 하나뿐이다. 피억압자는 자신을 억압자의 숙주로 인식해야만 해방적인 교육학을 낳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지금의 나와 되고싶은 나의 이중성에 머무는 한, 그리고 그 되고 싶은 나가 실은 억압자로서의 나인 한, 그러한 기여는 불가능하다. 피억압자의 교육학은 피억압자와 억압자 모두가 비인간화의 발현이라는 점을 피억압자가 비판적으로 발견하기 위한 도구이다.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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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8-05-15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울로 프레이리, 교육학자가 이렇게 전복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 전율을 느껴요. 멋쪄.

-

루나의 티타임 볼 때마다 웬디양님 생각 나요. 루나=만화가=웬디양님. 자꾸 헷갈려요.

웽스북스 2008-05-16 00:04   좋아요 0 | URL
피억압자의 해방을 위한 교육이어서 그런가봐요 멋쪄2

ㅋㅋㅋ이제 제가 루나를 내면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스스로를 타인에게 막 루나화하고 있나봅니다. 하하하. 대문사진 바꿔야하나 ㅋㅋㅋ

turnleft 2008-05-16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잌후, 이 책 읽은지가 10년도 더 지났군요.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ㅠ_ㅠ (털썩)

웽스북스 2008-05-21 19:46   좋아요 0 | URL
다시 읽으세요 ㅋㅋㅋㅋ
 
취기후



취기후, 페이퍼에서
내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본 건
이번이 두번째라고 썼다

오늘 미니홈피 다이어리를 정리하다가 눌러본 투데이히스토리버튼

>> 접힌 부분 펼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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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8-05-13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웬디양님 2009년 5월 12일은 저와 함께 ㅋㅋㅋ

웽스북스 2008-05-13 00:05   좋아요 0 | URL
우후후 벌써 예약완료! ㅋㅋㅋㅋ

Jade 2008-05-13 00:08   좋아요 0 | URL
어머 이제 발견했는데 웬디양님 전략기획실 출신이예요? 역시...

웽스북스 2008-05-13 00:09   좋아요 0 | URL
이름만 멋있지 하는 일은 잡일 작렬이에요 ㅋㅋㅋ

시비돌이 2008-05-13 00:31   좋아요 0 | URL
3년후니까 2011년 5월 12일은 제가 예약할께요. 3년에 한번씩 음주의 날로 지정해서...

웽스북스 2008-05-13 09:27   좋아요 0 | URL
오, 3년텀이었구나
그걸 캐치하는 시비돌이님
역시 난 신해철보다 시비돌이!

시비돌이 2008-05-13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15b처럼 5월 12일에 관한 특별한 기억이 있으신건 아닌지?

웽스북스 2008-05-13 09:28   좋아요 0 | URL
으흠
이제 생긴 것 같아요 -_- ㅋㅋㅋㅋ

특별한,이라기보다는 특이한 기억

차좋아 2008-05-1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약합니다.
저는....매주 금요일 밤!!
불라~

Jade 2008-05-13 01:12   좋아요 0 | URL
ㅋㅋㅋ 매주 금요일 밤마다 웬디양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저도 따라갈래요! ㅋㅋㅋ

웬디양님. 이제 큰일났어요 ㅎㅎ

웽스북스 2008-05-13 09:30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제가 이번주 금요일에 종각에 갈일이 있긴 합니다만...-_-ㅋㅋㅋ 불라에 잠깐 들르기가 두려워지는군요

제이드님, 내가 엎어진 모습이 그렇게 새로웠던 거에요? 에헴 -_-

Jade 2008-05-13 09:44   좋아요 0 | URL
어어어 저도 금요일에 광화문 갈일 있는데 ㅋㅋ

차좋아 2008-05-13 13:24   좋아요 0 | URL
멋진 茶를 준비하겠습니다.

Jade 2008-05-13 14:04   좋아요 0 | URL
악 차좋아님 저 국화차 주신다면서요!

전 이번 금요일 말고 다음에 갈게요~ ㅎㅎ
이왕이면 웬디양님이 밤새시는날...ㅎㅎ

웽스북스 2008-05-13 15:12   좋아요 0 | URL
저 이제 밤 안샐거거든뇨 -_-
제이드님 이제 불라 못오겠다 ㅋㅋㅋ

Jade 2008-05-13 15:55   좋아요 0 | URL
모 웬디양님 밤 새지 마시고 불라에서 술 드시고 주무세요 ㅋㅋ

차좋아 2008-05-13 16:07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저번에도 밤 안샐거라고 했었고 저저번에도 그랬었었거든요~ㅎㅎ

제이드님
웬디양님 지난 두 번 밤샘 당시의 공통점은 와인을 드셨다는 겁니다.
웬디양님은 와인에 약해요. 반 병이나 드실 정도로 강하면서...ㅋㅋ



웽스북스 2008-05-13 16: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 와인에 홀랑 넘어가죠 ㅋㅋㅋㅋ
향편님 제 아이콘 보세요
양치고있잖아요 ㅋㅋㅋ

니나 2008-05-13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난 못가는데... 칫... 그런데 싸이에 투데이 히스토리 버튼이란게 있어?

웽스북스 2008-05-13 15:12   좋아요 0 | URL
응응!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보면 있어요 ㅎㅎ
날짜별로 그날 썼던 일기들이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