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실망하게 될 때가 있지만, 생각해 보면 실망할 때 보다는 고마울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아니, 정정하면, 내가 늘 문제였지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나이가 어리든 많든 아니면 같든 다 떠나서 나보다 성숙한 사람들인 것 같다. 나는 자격지심에 나 혼자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못해왔다. 앞으로는 나도 좀 성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1. 내일이 시어머니 생신인데 시어머니가 오늘 아침 일찍 하와이에 있는 큰형님 댁을 2주 동안 방문하시기로 해서 가셨기 때문에 어제 생신을 축하해 드렸다. 시어머니는 여행 가신다고 페디큐어도 받으러 가시고, 머리도 하시고, 또 친구분들이랑 생일 점심도 하고 하셔서 다행히 우리는 저녁을 간단하게 축하해 드리면 되었다. 운 좋았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남편이 스테이크를 만들고 내가 사이드 디시를 만들었다. 그리고 케이크는 JJ Bakery라는 대만 제과점에서 사 왔다. 요즘 미국에 계란값이 너무 비싸서 그런가 케이크 값이 $10이 올랐다!!@@ 앞으로는 집에서 스펀지케이크를 만드는 것으로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계란 18개 들어 있는 것이 거의 100% 가격이 올랐다고 ($5.00~$6.00-오르가닉 계란 말고 일반계란이- 정도인 계란이 $9.00~$10.00) 케이크 값이 $10이 오른다는 것이 말이 되나? 암튼 인플레도 이렇게 심한 인플레이션이 없다, 요즘. 월급은 고대론데 물가만 오르고 있으니 돈 아껴 써야 한다.
지금까지 생일 축하 노래 부를 때 불을 켜고 했는데 엔군이 신박하게 불을 껐다. 사진도 그렇고 분위기가 훨씬 좋다.
내년엔 84세가 되실 텐데 요즘 둘째 아들 때문에 넘 고생을 하셔서 고우신 시어머니 얼굴이 많이 상하셨다. 그래도 큰아들 집에 가신다고 분홍색 운동복도 사시고 손톱과 발톱도 예쁘게 가꾸시니까 다시 어머니로 돌아오신 것 같긴 했다. 어쨌든 어제 둘째 형은 큰시누이네 갔고 오늘은 시어머니가 하와이를 가셔서 그런지 집이 썰렁하다. 그래도 작년 말부터 넘 힘들었기 때문에 우리 가족만 단출하게 있으니 좋다. (넘 좋아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2. 반유행열반인 님이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각본을 읽고 리뷰를 올리셨는데 그걸 읽고 나니까 영화 봤던 게 생각이 나면서 영화를 보기도 전에, 그러니까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그냥 샀었다. 이유 없이. 그리고 영화를 봤고, 너무 좋았고, 이 책을 사길 넘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전자책이라 많이 안타까웠다. 어쨌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봤던 영화가 막 생각난다. 해준이 산을 올려다보면서 "올라가봐얄 텐데..." 수완이가 (좀 어색하게) "언제 헬리콥터가 오나요?"라고 했던 약간 코믹한 장면도 막 떠오르고 재밌다. 각본집은 처음이라 그런지 읽으면서 장면이 떠오르는 것이 신기했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고 읽어서 그런가? 다음엔 영화를 안 보고 각본집을 먼저 읽는 실험(?)을 해봐야겠다.
이 책의 스토리북의 커버는 정말 강렬하다. 안개를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알라딘에서 스토리북의 커버만 보고 넘 궁금했었다. 왜 저런 표지를 선택했을까?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서래의 아파트 벽지가 저 표지와 같은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짧은 감탄사가 새어 나왔다.
3. 어제 오후 12시가 지나도 학교에서 이메일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혼자 "내가 그렇지 뭐.."라며 씁쓸했다. 안 올 거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마지막 날까지 이메일이 안 온다고 생각하니까 좀 우울했다. 더구나 그 전날은 온 콜이라 새벽에 일이 끝났고, 친구와 오랫동안 통화를 하고 자고 일어나서 그랬는지 머리까지 아팠다. 남편이 코스트코에 가서 어제 먹을 시어머니 생신 저녁이랑 계란이랑 다른 것을 사러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다. 계란 2판 한정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 먹을지 아닐지 모르지만 두 판을 샀다. 그리고 Panera Bread라는 곳에 가서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먹었다. 남편이 주문을 하러 갔다 와서 앉았을 때, "학교에서 아직도 연락이 안 와. 떨어졌나 봐."라고 하고서 다시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어머낫! 내가 열어보기 5분 전에 도착했다!
내가 신청한 곳이 별로 인기 없는 분야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가장 신청을 많이 하고 경쟁력이 센 곳이었다.ㅠㅠ 그래서 가장 늦게 받은 것이다. 받기 전에는 떨어졌나 보다며 우울했는데 막상 받고 보니까 또 우울하다. 저 Kira Talent 인터뷰랑 writing 테스트에서 합격할 확률이 낮으니까.. 차라리 처음부터 떨어지는 것이 낫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가볼 때까지 가봐야지. 일주일의 기간을 줬는데 어제 시어머니 생신 때문에 이리저리 선물이니 케이크니 사러 다니느라 하루를 보냈고, 오늘은 남편이랑 UCLA 병원에 다녀오느라 하루를 또 다 보냈다. 그래서 이제 5일 남았는데 내일은 일하고 모레는 또 온 콜이다. 준비할 시간이 없;;;; ㅠㅠ 행운을 빌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친구분들!!^^
4. 전자책 캐시로 주문하면 "매월 1~3일은 추가 마일리지가 기본 마일리지의 2배!"라고 해서 언제 읽을지 막막한 책들도 주문했;;; 그런데 주문하고 나니까 또 이런 책들이 눈에!! 결국 전자책 알림 신청;;;;
Chopin: Piano Concerto No. 1 | Martha Argerich, Sinfonia Varsovia Orchestra & Jacek Kaspszy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