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딱히 좋아하지 않는데 나는 좋아하는 게 있다. 프랑스 문학과 프랑스 영화가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프랑스 문학과 영화는 난해함과 지루함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바로 그 난해함과 지루함(?)이 좋다. 그 지루함이 나에게는 지루함이 아니랄까. 프랑스어도 좋고(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랑을 말할 때), 불어로 연인들이 티키타카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순간도 즐겁다.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 중에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있는데(섹스신 빼고 -_-) 그 영화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아델하고 엠마가 책과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 그리고 엠마를 만나기 전 아델이 학교 친구들하고 문학에 관해 토론하는 장면이다. 난 이런 장면들을 볼 때 머릿속이 찌릿찌릿해진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다시 대학을 간다면 불문학을 전공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해보기도 했다(그런데 얼마 전 정희진쌤 글쓰기 강의에서 쌤이 당신의 편견 몇몇 개를 말씀하시다가 불문학 전공자에게 편견 있다고 해서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 그 자리에 불문학 전공자가 있을지 모르니까 더 이야기하지는 않겠다고 말끝을 흐리셨지만 아무튼 무슨 지점 때문에 그럴지 알 것 같기도).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프랑스 문학이나 영화에서는 예술에 관해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어떤 이들의 눈에는 그게 허영이나 허세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처럼 먹고살고 돈벌이에만 다들 급급해서 돈과 관련한 이야기가 아니면 모든 게-특히 예술이- 지적 허영&허세로만 보이는 사회보다는 그런 것들이 일상인 것, 삶의 디폴트가 되어 있는 게 인간으로서는 더 나아 보인다. 나는 그래서 프랑스 영화나 문학을 볼 때 오히려 남들이 말하는 그 지루함과 난해함에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낀다. 이렇게 말하면 또 누군가는 직접 가서 살아보면 그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그조차도 환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부자가 되는 것에 다들 눈먼 사회보다는 예술 판타지로 가득한 그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사랑도 이곳보다는 자유로워 보인다. 여기에서는 제도로 다들 묶인 채 한눈팔기가 디폴트가 되어 있다. 한눈팔기 안 하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기도 하고 도리어 장려하기도 한다. 그럴 바에야 굳이 왜 제도 안에 묶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떤 커플의 나이 차이에도 다들 그렇게 민감한지. 연하남-연상녀 커플인 데다가 그 나이 차이가 열 살 이상 난다면 눈이 휘둥그레. 남들의 사랑에 고정관념은 왜 그렇게도 많은지. 참 답답한 사회다. 그런데 사강이 그리는 세계 속 사랑은 그렇지 않다. 자유로운 사랑을 그리는 데 사강만큼 빼어난 작가가 또 있을까. 사강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번역되어 나온 사강 작품은 거의 다 읽은 것을 보면 나는 사강 빠인가 아니면 사강이 그리는 그 프랑스인들의 삶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일까. 사강 빠라기보다는 그녀가 그리는 사랑 안의 섬세한 묘사나 관계의 고독감에 관한 빼어난 통찰을 사랑한다고 하자. 사실 사강의 작품을 읽는다고 해서 막 사랑이 하고 싶어지지는 않는다. 사랑의 관계에 놓인 그들 대부분이 하나같이 고독에 잠겨 있기 때문에 사랑도, 사람도 종국에는 다 허무하게 느껴진다고 하는 게 더 옳으리라.

사강조차도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말 좋은 책을 쓰고 싶다’, <리틀 블랙 드레스>,  프랑수아즈 사강, 열화당)



사강의 작품 속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사랑을 하고 있기는 한데, 그 사랑이 서로 통하는 순간보다 어긋나는 순간이 많다. 통하다가도 금방 시들어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꽂히기도 하고 그 사랑도 그렇지만 곧 소멸하고…. 부부처럼 제도로 묶인 사람들은 더 고독하고 외롭다. 그리고 대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실을 자기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그렇지만 그 시들어버린 사랑 속의 그들에게도 초창기에는 서로 빠져들면서 눈부시게 꽃이 피던 순간들이 있다. 사강은 그런 순간들도 매우 잘 포착해서 그려나간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선명한 <패배의 신호>에서 루실과 앙투안이 서로가 같은 부류임을 알아보고 별것 아닌 이야기로도 즐거워서 밤을 지새우며 웃고 키득거리다가 결국 사랑에 빠져버리는 것- 그런 순간을 사강처럼 섬세하게 표현하는 작가도 드물다. 물론 이 둘의 사랑도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헤어지게 될 것임을 이 책을 읽는 이들은 다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 사강은-그리고 그녀가 빚어낸 인물들은 서로 한때 애정을 열렬히 나누던 사이임에도 이 사랑 역시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그 생각을 문득문득 떠올린다. 인생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원한 것은 없다고. 사랑조차..... 그런데 그렇지 않은가?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조제는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했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나도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한 달 후, 일 년 후>

갑자기 사강에 대해서 글을 끼적여보는 까닭은 최근 읽은 사강의 <황금의 고삐> 100자평에 은오가 “잠자냥 님 패배의 신호 말고 또 좋았던 사강 작품 있으신가요?! 브람스도 3별이던데......”라고 물었고, 생각해본다고 답을 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서 찾아보니 대개 나는 사강 작품에 별 셋을 준 적이 많더라. 오래전에 읽은 책들이 많고 100자평도, 리뷰도 남기지 않은 것들이 더 많아서 세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별점 위주로 찾아보니 지금까지는 이렇다.  



패배의 신호 5별

어떤 미소 4별

마음의 심연(미완성작) 4별
마음의 파수꾼 4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3별
슬픔이여 안녕 3별
한 달 후, 일 년 후 3별

신기한 구름 3별
황금의 고삐 3별

리틀 블랙 드레스 4별 (에세이)




<패배의 신호>를 읽기 전까지는 <어떤 미소>를 가장 좋아했다. 4별 무리보다 조금 위로 올려놓은 까닭은 4.5별이랄까? 여대생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면서 겪는 심리 묘사가 탁월하게 그려지는데 두 사람이 어느 호텔에 일주일 가까이 붙어 지내면서 나누던 사랑의 시간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별 후의 그 고독감도. <마음의 파수꾼>과 <마음의 심연>도 좋았다. <마음의 파수꾼>은 두 남자와 한 여자,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와 약간 미스터리 같은 구조가 흥미로웠다. <마음의 심연>은 미완성작이라 과연 좋을까 싶었는데 좋아서 놀랐던 기억. 으음 아마도 이건 비교적 최근에 읽은 터라 더 기억이 생생한지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슬픔이여 안녕> <한 달 후, 일 년 후>가 모두 3별인데 내게 3별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고, 나는 좋았기는 한데 딱히 당신한테도 좋을지는 알 수 없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는 싶지 않은 그런 책이다. <슬픔이여 안녕>과 <브람스>는 사강의 대표작으로 꼽히기도 하고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준 책이기도 한데 그 명성에 비해 좀 싱거웠던 느낌이라서 별을 후하게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같은 3별이라도 조금 뒤로 처지는 3별이 <신기한 구름>과 <황금의 고삐>인데, <신기한 구름>은 집착 쩌는 남녀가 등장해서 좀 질려버렸달까. <황금의 고삐>는 서로 질린 두 부부(만 등장해서!) 시종 나를 질리게 만들었다. -_-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은 사강이 물음표 대신 일부러 말줄임표 세 개를 꼭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프랑스인들은 딱히 브람스를 좋아하지 않아서 브람스 공연에 초청하기 전에는 꼭 이 질문을 해야 한다고. 그 제목을 나도 따와서 한번 비틀어 본다. <사강을 좋아하세요...> 사강을 좋아하든 말든 아니, 프랑스 문학을 좋아하든 말든 한번 더 읽어보지 않겠느냐고. 최근에 사강의 에세이 <해독일기>, <엎드리는 개>가 새로 나와서 반가웠는데! 글보다 그림이 많아서 이 책은 사지 않을 것 같다. 글만 좀 읽어보고 싶기는 한데.......













끝으로 어제 사강의 에세이 몇 개를 뒤적이면서 다시 읽어보다가 사강은 이런 글을 참 잘 쓴다고 생각했다. 아래 에세이는 사강이 십대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기숙사를 몰래 빠져나온 오후 어느 노숙인과 나눈 짧은 우정을 다룬 글이다. 마지막 두 단락, 참 아름답지 않은가.



그날 이후로 이상한 일주일이 시작했다. 나는 별문제 없이 기숙사를 빠져나와 센강까지 달려 친구를 만나러 갔다. 나는 그의 이름을 몰랐고, 그도 내 이름을 알지 못했다. 센강이 우리 앞에서 회색에서 하얀색으로 빛깔을 바꾸는 동안, 우리는 난간에 앉아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를 나눴다. 태양이 사라지면 나는 내게 십 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음을 알아챘다. 나는 그를 향해 몸을 돌려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도 미소를 지으며 약간 가엽다는 듯이 마지막 남은 담배를 건넸다. 시간을 걱정하는 나에게 그가 보인 연민과 동정이 짜증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결국 그에게 기숙사에 늦게 돌아가면 쫓겨난다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는 전혀 놀란 기색이 아니었지만, 진지한 얼굴로 나를 불쌍히 여겼다.
순간적으로 나는 그에게 그와 같은 사람이 돼서 강변을 산책하며 사는 편이 더 낫겠다고 말했다. 그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요. 자질이 있어야 한다니까요!”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내게 “사는 법을 아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내게 산다는 것은 친구와 돈을 갖고 춤추고 웃고 읽는 것이었는데, 그는 그 모든 것 중에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나는 저녁 내내 생각하다가 다음 날 그에게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물어보리라 결심했다.
이튿날 비가 조금 내렸다. 그래도 반 친구들은 우비를 입고 외출했고, 나는 나대로 덧옷을 입고 빗속으로 나갔다. 그가 가고 없을까봐 걱정이 되어 계속 달렸다.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비에 젖은 채 도착했고, 그는 다리 밑에서 늘 그렇듯 담배를 물고 있었다. (..........)
어쩌면 나의 유일한 친구일지도 모르는 그가 떠나려 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에게 물었고, 그는 내게 영영 다시 볼 수 없겠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센 강변에서 보낸 그 여름의 일주일은 친구를 사귀고, 친구를 잃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는 내게 미소를 건네며 떠났다. 나는 햇빛 속으로 멀어지는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
나는 기숙사까지 달렸다. 이제 하얀 햇살이 쏟아지던 거리를 지나 강까지 달아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것 하나, 행복한 피로 같은 것 그리고 그날 이후 친숙한 짐승처럼 내게 매달려 있던 시간의 냄새만이 남았다. (<가만히 걷는다>, pp.62~64 발췌)

















(파리 리뷰, <작가란 무엇인가3>, 프랑수아즈 사강 편에서)




알라딘 프랑스문학 마니아의 현황... 술파랑이 러시아문학 마니아에 이어 2위군요.





그나저나 오늘 웃긴 거 발견... 은오, 너 왜 여기서도 나 쫓아다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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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2-04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사랑은 시들지 않을 텐데......

잠자냥 2023-12-04 12:57   좋아요 2 | URL
곰탱이 너무 웃곀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0 | URL
저는 프사 적응해서 이제 아무느낌 안드는데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1 | URL
......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1 | URL
ㄴ 이얼굴로 쩜쩜쩜쓰는게 너무웃기더라고요 얼굴이랑 잘어울림ㅋㅋㅋㅋ

은오 2023-12-04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뭘 물어보든지 페이퍼로 상세하게 답변 가능하신 잠자냥님....🥹 넘멋쪄...
제가 원래 다음에 읽어야지 찜해둔 게 <어떤 미소>인데 접수했읍니다...

은오 2023-12-04 13:04   좋아요 1 | URL
그리고 저는 음잘알 책잘알 영잘알이신 예술고양이 잠자냥님이 너무 좋습니다

잠자냥 2023-12-04 13:08   좋아요 0 | URL
할줄 아는 게 그거뿐이면 이렇게 됨;;;

은오 2023-12-05 00:13   좋아요 1 | URL
그 세개를 동시에 잘하시는게 너무고난이도입니다.. 하나만하는것도 어려운데.. 야심한밤에차오르는결혼욕구

잠자냥 2023-12-05 00:17   좋아요 1 | URL
낼 늦잠 잔다… 언능 코~~

은오 2023-12-05 00:31   좋아요 0 | URL
북플 15분만 더......

은오 2023-12-04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게 웃긴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제 이름만 봐도 행복하신게 아닌지 ㅋㅋㅋㅋㅋㅋㅋ

사랑?!

은오를 좋아하세요...

잠자냥 2023-12-04 13:04   좋아요 1 | URL
밥 먹어~

독서괭 2023-12-04 13:14   좋아요 2 | URL
뒤를 바짝 쫓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4 13:18   좋아요 3 | URL
역시 (특히 유머에) 영특한 괭ㅋㅋㅋㅋ

새파랑 2023-12-04 13:26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이쯤 되면 한번 ‘패배의 신호‘를 보내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3:31   좋아요 3 | URL
은바오 업혀있는 중

건수하 2023-12-04 13:59   좋아요 2 | URL
말줄임표를 쓰면 안되죠. 은오님은 물음표를 써도 됨!

잠자냥 2023-12-04 14:0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애가 소심해졌어. ㅋㅋㅋㅋ
좀만 덜 구박해야 하나...?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 저는 사강 <슬픔이여 안녕> 하나 읽고 그냥 그래서 그 이후로 안 읽었는데, 그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은 것 같군요. 마지막 인용해주신 에세이 보니 글이 참 좋네요. 새파랑님이 그렇게 읽으시는 이유도 알 것 같고요 ㅎㅎ
난해하고 지루한 거 좋아하는 극I 프랑스고냥이..

잠자냥 2023-12-04 13:19   좋아요 1 | URL
사강을 좋아하세요...
좀만 더 읽어봐...ㅋㅋㅋ

새파랑 2023-12-04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 프랑스 러시아 문학 좋아합니다~ 제가 2번째라니 좀 말이 안되긴 하네요...

저는 사강 <패배의 신호>랑 <한달 후 일년후>랑 <슬픔 안녕> 이랑 <어떤미소>요 ㅋ 전 사강의 초기 작품들이 좋더라구요. 사강 작품 거의 다 읽은거 같은데 요샌 좀 지쳐서 안읽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3-12-04 14:09   좋아요 1 | URL
지쳐서 ㅋㅋㅋㅋ 요즘 술 먹는 거 빼고는 다 지친 술파랑.

다락방 2023-12-04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사강은 슬픔 안녕, 한달 후 일년 후, 패배의 신호 읽었는데, 한달 후 일년 후 읽고 뭐 써놨나 찾아봤더니 그런 건 보이지 않고, 누군가에게 댓글로 ‘저는 사강하고 잘 안맞는 것 같아요‘ 해놨네요.

말씀하신 지점에서 제가 프랑스 예술을 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랑에 굉장히 자유로운 지점이요. 저 일전에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를 보는데요, 소피 마르소가 유부남하고 사랑에 빠졌거든요? 그런데 친구가 ‘도전해!‘ 라면서 그 남자와의 사랑을 적극 응원하더라고요. 저 그때 좀 충격을 받아서, 당시 남자친구하고 보고 나오면서 뭐야, 얘들은 일단 내 사랑이 최고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그 지점을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일단 내 사랑이 최고다!‘ 하는 그 지점이요. 너무 자유로워서 타인을 보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나 영화가 뭐가 있나 지금 퍼뜩 생각은 안나는데, 프랑스 소설 마니아 4위라서 좀 당황스럽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로맹 가리 좋아해서 그러나??

그런데 인용해주신 사강의 글 너무 좋아서 저 책은 좀 살까 싶습니다. 흠흠.

앗, 그런데 제가 안좋아하는 앤솔로지 네요.. <가만히, 걷는다> 요..

잠자냥 2023-12-04 14:12   좋아요 3 | URL
다락방 님은 윤리다락방이라 아마도 그 자유로운 분위기-이기적인 사랑-가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러고 보면 저는 환승기간에 현애인 4일 전 애인 3일 이렇게도 지낸적이 있어서 그런 게 더 용납이 가능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 -_-;;;;;; 생각해 보니 ㅈㄴ 이기적인 나였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마니아 시스템은 제 생각에는 그냥 페이퍼든 리뷰든 100자평이든 많이 쓰면 되는 거 같아요. 다락방님은 그간 쌓아온 세월도 있고 월욜마다 올리는 책탑도 한몫하는 거 같음

<가만히 걷는다>는 앤솔로지입니다! 프랑스 작가들 산문이 골고루 실려있어요. 사지 마.......... 빌려 읽어.

은하수 2023-12-04 14:49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님 저와 비슷~~
저 며칠 전 뒤라스 소설 읽으면서도 그 윤리적인 부분이 심히 이해가 안되더라구요..ㅉ 그냥 인정하겠지만서두... 그러네요^^

다락방 2023-12-04 14:59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엔 뒤라스가 없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3-12-04 15: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전 뒤라스 작품도 계속 읽고 있습니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읽어보세요. ㅎㅎㅎ

다락방 2023-12-04 15:28   좋아요 0 | URL
저는 뒤라스를 좋아하는 작가에 넣진 않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진 않습니다. 뭐랄까, 다소 힘든 작가라고 할까요..

미미 2023-12-04 14: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그 장면 너무 좋아해요!!ㅋㅋㅋㅋ
수업장면에서 언급한 책도 샀습니다. 번역서는 없어서 언제 읽을지 기약은 없어요ㅋ
그걸로 글을 써볼까 했었는데 (사진은 준비된ㅋㅋㅋ)미루다가 흐지부지되었지요...에효
미국문학보다는 프랑스문학이 저에게는 잘 맞더라고요. 방송대에서 프랑스 역사, 프랑스어 기초 수강했었는데
출석 수업 때 전공자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던 일 떠오르네요.

은바오가 자냥님 근처에 없으면 이제 서운할 사람 많을 듯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4 14:20   좋아요 3 | URL
전 그 장면들 보면서 와, 프랑스 애들은 수업 시간에 저렇게 토론한단 말이야 진짜 부럽... 그랬다능.
전 고딩 때 제2외국어가 불어였는데, 열심히 좀 할껄.껄껄껄...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때 불어 선생님도 좀 ㅋㅋㅋㅋ 사계절 거의 트랜치코트에 머플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바오 잘 안 보이면 저도 허전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14   좋아요 1 | URL
결혼해서 같이살면 허전할일 없으실텐데...

잠자냥 2023-12-05 00:18   좋아요 2 | URL
결혼하면 금방 질려서 안 됨!

은오 2023-12-05 00:32   좋아요 1 | URL
나원참그래서집사2님이질리셧나요!!!!!!!

잠자냥 2023-12-05 00:34   좋아요 3 | URL
아니~ 우린 결혼 안 했잖아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36   좋아요 2 | URL
-.-
똑같이 같이사는건데...

그리고 그 집사2님과 잠자냥님을 함께 지칭하는 우리는 정말 지양해주셨으면합니다..

잠자냥 2023-12-05 00:41   좋아요 2 | URL
우리 은바오 오늘 화 많이 내니까 더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



(미미 님 내일 이 댓글들 보고 달달해서 쓰러짐)

미미 2023-12-05 07:49   좋아요 2 | URL
휴~ 다행히 누워서 읽었기 때문에 쓰러지진 않았습니다ㅋㅋㅋㅋㅋ달달하게 웃고 시작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두 분‘ㅋㅋㅋㅋ

망고 2023-12-04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랑스 문학이랑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막연히 안맞는다고만 하고 뭐 별로 읽은게 없네요ㅋㅋㅋ뭘 읽어봤어야 안맞는다고 말하는게 성립될텐데...아마 전 프랑스 영화를 보고 아 저건 정말 싫다 하는 지점들이 있었어서 문학도 그럴거라 짐작했나 봅니다 한때 오종 감독도 유명해서 좀 봤는데...저는 좀 별루...ㅋㅋㅋㅋㅋ사실 불어 전공자에대한 편견 저도 좀 있는데ㅋㅋㅋㅋ그건 순전히 불어선생님 때문에 생긴거였어요 굉장히 감성적이셨던....ㅎㅎㅎ근데 잠자냥님 이 글 보고 사강은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다락방 2023-12-04 14:58   좋아요 1 | URL
저도 오종 도 별로.. ㅋㅋㅋㅋㅋ
저는 베티 블루도 별로, 몽상가들도 별로. 뭔가 본 건 다 별로였던 것 같아요. ㅎㅎ

잠자냥 2023-12-04 15:12   좋아요 0 | URL
크하하 전 오종도 좋아합니다. <영 앤 뷰티풀>도 재미있게 봤는데...
아 이것도 여러분이 힘들어할 거 같습니다....ㅋㅋㅋㅋ

망고 2023-12-04 15:19   좋아요 1 | URL
아우 영앤뷰티풀 저는 정말 싫어서 오종에 대한 그나마 약간 있던 이해의 감정도 사라져버렸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12-04 14: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강에 대한 이런 탐구!!!
넘 멋지십니다.
저도 사강을 별로 안좋아해 하면서 꽤 읽고 있는데 잠자냥 님과 비슷한 심리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멋짐 멋짐~~
이러니 은오님이 따라다니시나봐요
충분히 이해되잖아요?ㅎㅎㅎㅎㅎ

잠자냥 2023-12-04 15:15   좋아요 1 | URL
그냥 그 특유의 섬세함과 자유분방함이 계속 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은오가 저 따라다니는군요? 안 보이는데?! 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7:10   좋아요 3 | URL
업혀 있으니까…

자목련 2023-12-04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강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강의 소설을 지나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어떤 미소>가 궁금합니다. 제2 외국어로 불어 배울 때 열심히 배웠다면...

잠자냥 2023-12-04 17:34   좋아요 0 | URL
그냥 지나치긴 힘들다는 그 표현이 딱인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3-12-0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영화, 프랑스 소설 좋아하지만, 전 사강파는 아닌 것 같아요.
세 가지색은 블루가 가장 좋았고요.
프랑스 배우들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해요.

잠자냥 2023-12-04 17:36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 님도 프랑스문학영화 좋아하시는군요! 자연스러운 연기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샤를로뜨 갱스부르 언니 좋아하는데 요즘 급 늙음… ㅠㅠ
 
[100자평] 불안
이게 다 잠자냥 님 때문이다

어제 은바오가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고 남긴 100자 평에 언니들이 나타나서 저마다 오래전 ‘드 보통’의 책을 읽었던 자신들의 감상을 소소하게 남겼다(책은 이래서 좋다. 책을 읽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고 나이가 다르고 세대가 달라도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 책 이야기로 통한다는 것). 나도 한때는 알랭 드 보통을 꽤나 열심히 읽었고 <불안>은 아직까지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버리지 않고 이사 올 때도 갖고 왔는데 어디에 처박혔는지(책장 뒤 칸으로 밀린 듯) 찾을 수는 없고 혹시 <불안>에 관해 뭔가 끼적인 게 있던가 싶어서 내 블로그에 ‘알랭 드 보통’이라고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글들이 나타났다.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각각 2007년과 2015년에 쓴 글인데 그동안 글쓰기 실력은 좀 늘어난 것인가? 길이만 늘어난 것인가.....?


제목: 알랭 드 보통의 책들  (작성 날짜: 2007/11/26)

처음 알랭 드 보통의 작품을 접하고, 솔직히 '뭐 이런 게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소설(?)은 스토리만 보자면 뻔하디 뻔한 '연애 소설'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난다.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하다가, 삐걱거리고, 그러다 헤어지고. 헤어짐 뒤 고통을 앓다가, 다시 누군가를 만난다. 그런데 '뭐 이런 게 다 있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쉽게 읽히는 연애 소설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당히 현학적이다. 삐딱한 시선으로 보자면 '지적 허영'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열광할만한 요소가 다분하다.

단순히 '사랑'과 '연애' 이야기에 플라톤, 헤겔, 프루스트, 프로이드, 오스카 와일드 등등이 거론된다면 골 아프지 않겠는가? 아니, 사랑하면 사랑하는 거지, 무슨 철학자가 운운한 말들이 이렇게 많아?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 그래 너 잘 났다. 잘난척하려고 이런 글 쓴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알랭 드 보통의 소설에 매혹당하는 (혹은 그와 반대로 역겨워하는) 이유가 된다.

보통 우리는 '사랑'을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사랑'처럼 쉽고 익숙한 단어도 없다. 너무 익숙하고 무척 빈번하게 들리는 단어이므로 '사랑'에 철학과 같은 고리타분한(?) 생각은 개입될 요소가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누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행위'만큼 한 사람의 기호와 가치관과 습성 등 그 사람의 '철학'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행동을 찾기 쉬울까? 어떤 사람을 사랑하기로 선택하고, 받아들이고, 그와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일련의 행동만큼 한 사람의 가치관을 쉽게 엿볼 수 있는 것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을 다룬 소설을 그저 '연애'소설 쯤으로 치부해왔는데, 알랭 드 보통은 그 연애 소설에 '철학'이라는 담론을 끌어들임으로써 '연애' 소설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처럼 지적 허영에 가득 찬 사람들에게 소비되고 있는 것이고.

내가 읽은 알랭 드 보통의 책은 그의 연애소설 3부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1993), <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1994),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Kiss & Tell>(1995)과 <불안 Status Anxiety>(2004), <동물원에 가기 On Seeing and Noticing>(2005)가 있다. <불안>과 <동물원에 가기>를 제외한 앞의 세 작품들은 모두 '사랑'에 관한 철학적 접근을 다룬 책으로 세 작품의 구조는 거의 비슷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사랑하고, 삐걱거리고, 헤어지고 등.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의 경우 사랑하는 여자에 대해 ‘전기’를 쓰는 심정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이런 시도는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의 전기를 써보라고 하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불안>과 <동물원에 가기>는 사랑에 관한 에세이는 아니지만, ‘삶’의 갖가지 모습에 대해 철학적 접근을 하고 있는데, 알랭 드 보통의 연애 이야기에 약간 질릴 때쯤 읽으면 좋을 듯 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알랭 드 보통의 책은 (예를 들자면 하루키처럼) 그만의 일관된 분위기와 스타일이 확고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든 작품을 쭉 읽으면 금세 질린다. 몇 달에 한 권 정도 읽으면 딱 좋을 듯. (난 지금 좀 질려서 역겨워지려는 상태; -_-)




마음에 들었는지 인용 구절을 몇 개 적어놨더라.


평소에는 멀쩡한 사람도 사랑을 하면 편집증에 걸리고, 별별 최악의 생각을 다 한다. - 그 남자/그녀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아, 싫증내고 있어, 적당한 때가 되면 이 사람은 모든 걸 없던 일로 돌릴 거야……. 편집증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따르는, 극히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상대를 높이 평가하니 내가 버려질 가능성이 점점 커질밖에.  <우리는 사랑일까> p165

상대의 특징들을 의식하면서 우리에게는 서로의 이름을 다시 지어주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사랑은 사랑이 만들어내지 않은 이름을 들고 우리를 찾아온다. 그것은 태어날 때 부모가 준 이름이고, 여권과 등록증에 공식적으로 적힌 이름이다. 연인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독특함을 찾아낸다는 것을 고려할 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이름으로 그 독특함을 표현하고 (비록 간접적이라고 해도)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p151

두 사람이 서로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함께 이야기하는 언어는 일반적인 언어, 사전에서 정의된 담론의 언어로부터 멀어진다. 익숙함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한다. 두 연인이 함께 짜 내려가는 이야기와 관련을 맺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잘 이해할 수가 없는, 친밀성에 기초한 집안 언어이다. 그것은 공유된 경험의 축적을 암시하는 언어이다. 거기에는 관계의 역사가 담겨 있다. 그 언어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과 달라진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p158

어쩌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가지 우리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우리는 사랑을 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p161




“우리”라고 쓴 게 웃기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알랭 드 보통의 소설에 매혹당하는 (혹은 그와 반대로 역겨워하는) 이유가 된다."라니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자냥아, 여기서 니가 말하는 “우리”가 누구니? ㅋㅋㅋㅋㅋㅋ 스스로 자신을 지적 허영 가득 찬 사람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는 것도 웃기다. 알긴 아네........



제목: 생각  (작성 날짜: 2015/1/22)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읽었더라, 아마도 알랭 드 보통의 책이었을 것이다. A라는 인물이 현재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섹스 포함)은 지금까지 A가 사랑해온 과거 연인들 관계의 총합이다. A가 만나온 연인들의 지난 역사의 결과물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다.

이걸 달리 생각해보면, A라는 인물이 지금 만나는 연인은 과거 연인의 총합이다, 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A의 현재 연인 B는 과거 연인 C D E F에서 장점은 더하고 단점은 뺀 그런 총합. 물론 또 B에게는 C D E F에게서 볼 수 없었던 단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C D E F보다는 B가 좀 더 나은 사람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왜냐하면 A라는 인물은 C D E F를 거치면서 사람을 보는 눈도 조금은 성숙해졌을 터이며, 그 관계들을 통해 좀 더 좋은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A가 지금 B를 사랑하고 있다면 바로 B가 A에게는 가장 좋은 사람, 가장 좋은 연인인 셈이다.  A 또한 B에게 그런 존재이고. 그러니 우리 모두 지금 곁에 있는 연인이 최고라 여기고 사랑하라는... (읭? ㅋㅋ)  



아 진짜 웃기다. 아무튼, 여기 서재에 올린 글들도 한 10년 뒤 20년 뒤 보면 이런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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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게 다 잠자냥 님 때문이다
    from 마지막 키스 2023-12-01 11:40 
    은오 님이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을 읽고 구매자평을 쓰셨고, 그걸 보고 잠자냥 님은 본인이 오래전에 쓴 글을 옮겨오셨다. 2007년에 작성한 글이라 했는데, 그 글에는 지금의 잠자냠 님 글처럼 지적임이 가득했다. 오, 2007년이면 꽤 오래전인데 그 때도 여전히 지적이셨구나, 생각하다가, 그렇다면 나의 2007년 글은 어떨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알라딘을 뒤적거렸다. 2007년의 나의 글을 찾아보자, 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는 아니라
  2. 15년전
    from 건수하의 서재 2023-12-01 13:42 
    2008년 11월에 쓴 글에 잠깐 언급된 <우리는 사랑일까>.연애에 있어서 사람들이 '사람이 누군가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을언제 만나는 지도 중요하다'라는 얘길 종종 하는데 '우리는사랑일까'는 책을 만나는 것에 있어서도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특히 '우리는 사랑일까' 는 예전에 읽었을 때는 별로라서, 왜 그렇게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이 많이 출판되는지 의문이었는데 최근 처분하려다가 한 번 더 보았더니 보내기가아까워질 정도였
 
 
햇살과함께 2023-12-01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잠자냥님 페이퍼에 나온 책을 제가 다 읽다니요.
찾아보니 저도 2010년에 보통 6권 연달아 읽고, 2011년에 1권 읽고 질려서 다시 읽지 않는 중....
은오님 덕분에 추억 소환 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1 11:34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 보통 사람에게 인기 많았던 보통! ㅋㅋㅋ

다락방 2023-12-01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07년이면 상당히 오래전인데, 그때도 엄청 지적인 글을 썼네요, 잠자냥 님.. 이러니 은오 님이 홀랑 반하지..

잠자냥 2023-12-01 11:3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라고 쓴 거 아놔 너무 웃김. 지금은 결코 쓰지 않을 문장.ㅋㅋㅋㅋㅋ
2007년.... 몇 살 때인가 계산해 보니 다락방 님과 제가 그래도 참 풋풋하던 시절이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1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있어봐요. 나도 2007년 글 가져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1 11:49   좋아요 0 | URL
앜ㅋㅋ 너무 웃겨 정말 죽을 거 같아요.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은 쉽게 안 변하네요.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2-01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처럼 지적 허영에 가득 찬 사람들‘

누구 말하는 거죠? ㅋㅋㅋ

잠자냥 2023-12-01 14:17   좋아요 0 | URL
나 그리고…. 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12-01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한바탕 ‘보통‘ 바람이 부는 건가요? ㅋㅋ

잠자냥 2023-12-01 16:37   좋아요 0 | URL
보통 이렇게 바람이 다시 불기도 어려운데 말이죠! ㅋ

독서괭 2023-12-0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오, 잠자냥님, 우리가~가 왜요, 그럼 어때요? ㅋㅋㅋ
이제 다락방님 글 보러 가야지 ㅋ

잠자냥 2023-12-01 17:30   좋아요 1 | URL
아 어디 글쓰기 관련 책에서 우리라는 주어는 딱히 좋은 표현은 아니라고 읽은 기억이… ‘필자는’과 같은 비슷한 이유로 지양하라고…. 암튼 지금의 내 느낌으론 그냥 시건방져 보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1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_- 이 이모티콘은 15년 전에도 애용하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년 전 글도 너무 좋네요.... 잠자냥님 너무 좋아....😭

잠자냥 2023-12-01 20:46   좋아요 1 | URL
어 근데 지금 보니 은바오 프사하고 -_- 닮음 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1 23:2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저 짤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푸바오 사진입니다. 대포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더 귀여운 순간캡쳐.... 너무 바부같고 귀여움...ㅠㅠ

은오 2023-12-01 19: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인용 구절들 보니까 저희 얘긴데요?
은오는 잠자냥님이 날 안사랑하시는게 아닐까 의심함.
잠자냥님은 은오에게 이름을 지어줌. 옥동자, 은바오 등등 그리고 자꾸 우리 은오라고 함

사랑인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3-12-01 20:45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은오 2023-12-01 23:26   좋아요 2 | URL
그 찝찝한 반응은 뭐죠?!
아무튼 보통이 저희 사이 보통 아니래요ㅋ

잠자냥 2023-12-02 03:41   좋아요 2 | URL
찝찝 ㅋㅋㅋㅋㅋㅋㅋ 아 왜케 잘 알고 그랰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ㅋㅋㅋㅋ

은오 2023-12-02 19:09   좋아요 1 | URL
사랑하니까...

새파랑 2023-12-02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짜장면 아닌가요?

ㅋ 저도 알랭 드 보통은 예전에 인ㅋ 많아서 몇편 읽었었는데 그 이후에는 손이 잘 안가더라구요. 잠자냥님은 2007년에도 글을 잘 쓰셨군요. 역시 천부적인 재능 잠자냥 님~!!

잠자냥 2023-12-03 05:47   좋아요 1 | URL
보통 짜짱면 ㅋㅋㅋㅋ 이제 이해함 ㅋㅋㅋㅋㅋㅋ 다락방은 곱배기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4 08:41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짜장면 먹고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곱배기는 아니고 보통에 공기밥이요!! (밥 무척 좋아하는 사람)
 

한번 생각해봤다. 책탑 사진을 찍으려고 책을 사는 것은 아닌가? 사진을 찍어보지 말자. 그렇다면 덜 사지 않을까? 그러나........그렇지 않았다. 야금야금 역시나 열심히도 사고 있었다. 그 사이에 사서 읽고 벌써 되판 책도 있고(알라딘 중고에 판매하러 갔더니 바코드가 인식 못해서 점원이 일일이 입력해야만 했던 신간도 있었다), 읽고 나서도 팔리지 않고 살아남아 책꽂이에 꽂힐 영광(?)을 차지한 책도 있다. 그렇게 산 책들-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맡겨진 소녀>로 반한 작가. 아일랜드에 그러고 보면 참 좋은 작가가 많은 것 같다. 신간이 나와서 바로 구매... 클레어 키건의 대표작이라고.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고, 같은 해 오웰상, 케리그룹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특히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아름답고 명료하며 실리적인 소설”이라는 평을 보냈다고. 근데 참 얇구나.



신시아 오직, <숄>
이것도 어제 출간된 것 보고 급박하게 구매. “프리모 레비와 엘리 위젤 등의 작품들과 더불어 홀로코스트 문학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필독서로 손꼽히는 신시아 오직의 대표작” 요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하는 짓 보면 가관이라 홀로코스트 문학도 꼴 보기 싫은.... 부작용이 있는데, 그래도 이 책은 궁금해서 샀다. 신시아 오직은 1997년 에세이 <명성과 어리석음Fame & Folly>이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00년에는 에세이 <언쟁과 곤경Quarrel & Quandary>으로 전미도서 비평가협회상을 받았으며. 2005년에는 소설 <베어 보이The Bear Boy>가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이력이 있다. 이 작품 <숄>은 현대의 고전으로 손꼽힌다고. 에세이를 좀 읽어보고 싶은데....?




알랭 로브그리예, <진>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약간 고민했다. 살까 말까? 로브그리예의 <엿보는 자>를 생각하면 사는 게 맞고, 로브그리예의 <질투>를 생각하면 쳐다보지도 않는 게 맞다. 그런데도 계속 궁금해서 결국 구매했고, 나는 압도당했고, 최소 5번은 더 읽겠다고 허언을 남발했으나 한 번은 더 읽을 듯. 한 번은 더 읽고 리뷰 쓸 예정. 이거 물건입니다.... 로브그리예도 약간 천재인가...? 흠




에마뉘엘 보브, <나의 친구들>
한 번도 읽은 적 없는 프랑스 문학이라 관심이 갔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남자가 징징대는 이야기인가 싶어서 약간 꺼려졌던 이 책(<스토너>의 존 윌리엄스 데뷔작 <오직 밤뿐인> 읽고 젊은 남자 화자의 징징거림 질림)- 은오의 5별에 “맛도리”라는 소문 듣고 사 읽었는데 좋았다. 그리고 중고 서점으로 팔려가지 않고 살아남았다(비슷한 판형에 은오로부터 미모의 표지라는 극찬을 받은 <도시의 마지막 여름>은 팔려나감....).




이디스 워튼, <버너 자매>
이 책에 실린 다른 단편 <징구>와 <로마열>은 이미 다른 책에서 읽은 터라, <버너 자매> 때문에 사야할 가치가 있는가 고민 좀 했다. 그런데 <버너 자매>가 좋다는 소문이 많이 들려서 결국 구매. <버너 자매>는 중편으로 가장 기니까 괜찮아....




최승자, <연인들>
부코스키 시집을 읽었더니 시집이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승자 언니의 시집 중 유일하게 사지 않았던 이 책을 구매했다. 어느 늦은 밤 펼쳤다가 일단 덮었다. 난 이상하게 시집 읽기가 가장 어렵더라. 분량은 짧은데도 꽤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읽기가 시집 아닙니까?! 안 그런가요?
 



줌파 라히리,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최근에 마음산책에서 줌파 라히리 소설과 에세이가 각각 1권씩 출간되었다. 소설 <로마 이야기>는 당장 살 것처럼, 다락방에게 땡투도 해놓고 장바구니에 담았었는데, 다락방이 4별 주면서 뭔가 아쉬움을 끼적거려서 일단 식음......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고 그러던 차에 나온 이 에세이부터 구매. “타인을 번역”한다는 말에 꽂혔던 것 같다. 어차피 우리는 다 타인을 “번역”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실라 미요시 야거, <애국의 계보학-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만든 서사들>
제목만 보면 평소 내 관심사는 아니라서 패스했을 것 같은 책인데 희진쌤이 기획, 감수자로 이름을 올리고 저자가 내국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한국의 역사, 젠더, 민족주의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으로 신채호, 이광수, 박정희, 김대중이 등장한다. 목차만 봐도 흥미로워 보이는데.




아비탈 로넬, <어리석음>
해체론의 창조적 계승자라고 불리는 아비탈 로넬의 국내 첫 번역서(이 책 출간 후 <루저 아들>(2018) 나옴). 어리석음을 논한 서양의 다양한 저작을 새롭게 읽는 형식으로 핀천, 도스토옙스키, 워즈워스의 작품들을 비판적으로 읽는다. 그런데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 이후 아비탈 로넬은 성추문에 휩싸였는데 그게 참 기묘하다. 로넬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제자에게 신체적 언어적으로 상습 성폭력을 가했다는 추문에 휩싸였는데(버틀러 언니와 스피박 언니, 지젝 등이 로넬 지지하는 편지를 뉴욕대에 보내서 논란이 더 커짐). 그게 참 이상한 게 로넬은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고 로넬로부터 성폭력당했다고 주장하는 제자 또한 동성 파트너가 있는 동성애자인데 게이잖아?! 로넬 언니 양성애자입니까??? 아무튼 에이스는 아닌가 봅니다....




마사 누스바움, <역량의 창조- 인간다운 삶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누스바움이 제안하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제안. “누스바움의 '역량'은 한 사람이 타고난 능력과 재능인 동시에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에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의 집합을 의미한다.”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찾는 과정은 결국 사회 정의를 모색하는 일환이기도 하다는 누스바움의 주장에 동의.




아를레트 파르주, <아카이브 취향>
재미있어 보여서 샀다. 아틀레트 파르주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를 연구한 역사학자로 로버트 단턴이 “프랑스 최고의 역사가 중 한 명”으로 꼽기도. <서양 여성사> 등 굵직한 유럽 통사 기획에도 참여한 인물로서 대중, 빈민, 여성 등 소외계층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파르주는 이 책에 아카이브를 연구하며 얻은 단상들을 기록하면서 거기에 따르는 고민과 성찰들을 담아보았다.




[eBook] 앤절라 첸, <에이스-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읽고 리뷰 남김. 즐거운 독서였다. 이 책 샀던 날 에이스 은바오가 에이스는 에이스로부터 받아야하지 않겠느냐며 기프티북을 보냈던데 이미 다운로드 받았던 나는 선물 거부. 눈물을 흘리며 다시 책을 주워 담은 은바오는........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중.




지난 11월 24일 금요일 오후..... 갑자기 회사에서 바쁜 일이 생겨서 그 좋아하는 시장조사도 내팽개치고 일에 몰두하던 잠자냥은 정희진의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출간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교양인에서 곧 희진쌤 신간이 나올 것 같은 낌새는 알아차리고 있었지만 이 책일 줄이야. 바쁜 일을 마치고 다시 시장조사에 들어간 잠자냥이 북플에 뜬 이 책 발간 소식을 알고 장바구니에 담기 전, 주말 전에 메일이나 확인하자- 싶어서 메일함을 열었더니 아니 이 은바오가 또 뭘 보냈네?! 뽀뽀 세례와 함께 희진쌤을 보낸 은오..... 잠깐 고민했다. 주머니 가벼운 학생에게 이것을 받아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그런데 이 책은 선물받는 의미가 남다른 책인 거 같아서 받기로 했다. 그리고 정확히 오늘 새벽 3시 59분에 도착한 이 책.






고마워! 나한테 희진쌤 책 선물한 여자는 은오 니가 처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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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1-30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절대 안 팔 책이라 저렇게 메모해 두시는군요? 역시 한번 거절에도 좌절하지 않고 거절 못할 선물을 들이미는 은바오.. 훌륭하닷. 근데 택배가 새벽 3:59 에 와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얇다고요?(솔깃) 사진 보니 정말 얇네요. 이번에 얇은 책이 많군요. <진>도 얇고.. (당분간 얇은 책만 살 예정인 사람) ㅋㅋ
오늘도 책탑 즐겁게 구경하고 갑니다~

잠자냥 2023-11-30 13:23   좋아요 3 | URL
희진쌤 책이라고 무조건 다 안 파는 건 아닌데....(판 책도 있음-이상하게 글쓰기 시리즈는 다 팔았음;;) <페미니즘의 도전>은 초판 아직도 갖고 있기도 하고, 이 책도 그럴 거 같습니다.

택배는 ˝내일 아침 7시 전 배송˝ 이거 신청하면 거의 그 시간에 오더라고요. 어제 그렇게 산 책이 있었는데, 은오가 보낸 저 책도 그 시간에 같이 왔더라고요.
클레어 키건 책은 <맡겨진 소녀>도 얇습니다. ㅎㅎㅎㅎ

은오 2023-12-01 00:06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중고로 파실 책 엄청 빡세게 솎아내시네요?! 희진쌤 책은 팬심으로 다 갖고 계실 줄....

잠자냥 2023-12-01 04:33   좋아요 3 | URL
넘치는 책을 조절하려면…..

은오 2023-12-01 12:44   좋아요 1 | URL
매달 잠자냥님의 책탑을 보면.... 끄덕끄덕....

건수하 2023-11-30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자는..? 있는 건가요? ㅎㅎ

은오님 신나겠는데요 선물 성공! 게다가 팔지도 않을 것 ^^
두 분의 책장이 합쳐지는 날까지 함께할...


잠자냥 2023-11-30 14:45   좋아요 2 | URL
아니요, 없어요. ㅎㅎ 희진쌤 책 선물받은 건 처음입니다.
왜냐면, 선물받기 전에 제가 다 사봤으므로.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30 1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바빠서 잠깐 보고만 가려고 했는데 절로 댓글 남기게 하는 잠자냥.
시장조사 좋아하시는 잠자냥 님.ㅋㅋㅋ
분명 은오 님께 받은 책 선물 같은데 뭔가 책 저자에게 싸인받아 선물받은 책 같네요.
잠자냥 님 글씨죠?ㅋㅋㅋ
귀여운 선물이니 한 번은 받아도 되지 않겠어요.^^

잠자냥 2023-11-30 16:22   좋아요 1 | URL
나무 님 요즘 어디 아프신가 했습니다.
그건 아니고 바쁘신 거라니 다행이네요.
ㅋㅋㅋㅋ 네 제 글씨입니다. 오늘 아침에 씀. ㅋㅋㅋㅋ
또 오세요~

자목련 2023-11-30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은오 님이랑 결혼하는 건가요? ㅋㅋㅋ
저도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랑 에마뉘엘 보브이 <나의 친구들>은 12월에 주문할 것 같아요.
알랭 로브그리예의 <진>과 줌파 라히리의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는 잠자냥 님의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곧 잠자냥 님의 12월의 산책 목록이 올라올 것 같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3-11-30 16:23   좋아요 0 | URL
결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993년에 할 예정입니다. ㅋㅋㅋㅋ
<이처럼 사소한 것들> 자목련 님이 리뷰 쓰시면 벌써부터 감성 후두둑-일 거 같습니다.

독서괭 2023-11-30 17:24   좋아요 1 | URL
900년이 늘어났어요..?

잠자냥 2023-11-30 17:26   좋아요 3 | URL
곰탱이가 되는 바람에… ㅋㅋㅋㅋ

은오 2023-11-30 19:16   좋아요 3 | URL
[진지한 요청]
2093으로 돌려주시면 안되나요 2993은 너무절망적입니다
......
제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기엔
잠자냥님이 은바오를 더 맘에 들어하시는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1-30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녀(그 판다) 의 책 선물이라니~ 드디어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나요? ㅋㅋㅋ
책탑 사진이 각이 잡혀 있군요~!!

잠자냥 2023-11-30 17:2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책만 날름 받아먹는 건지도 모르죠. ㅋㅋㅋㅋㅋ

은오 2023-11-30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원래 선물받은 책 앞엔 항상 저렇게 메모해두십니까?!
아님 저라서??????????

잠자냥 2023-11-30 21:16   좋아요 1 | URL
첨인데?! (직접 써준 사람들이야 자기들이 쓴 거고. ㅋㅋㅋㅋ 근데 이것도 골치. 내다 팔기도 뭐하게…. ㅋㅋㅋ)

은오 2023-12-01 01:26   좋아요 2 | URL
😳
그럼 왜...... 쓰신거죠?
사랑해서....?

잠자냥 2023-12-01 03:53   좋아요 2 | URL
네…..





희진쌤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1 12:44   좋아요 0 | URL
저는요??

잠자냥 2023-12-01 12:52   좋아요 1 | URL
당신이 느끼는 대로.....

은오 2023-12-01 18:22   좋아요 1 | URL
😳

곰탱이 갖고노는 잠자냔님....

잠자냥 2023-12-01 20:57   좋아요 0 | URL
자냔…..이라 년을 쓰고 싶었던 게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30 19: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희진쌤 책 선물한 첫 여자
결혼신청한 첫 여자
뽀뽀한 첫 여자
곧 결혼한 첫 여자가 될 예정

급박하게 보낸 보람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이 사실까봐 제꺼 주문보다도 먼저 했어요!!
사셨다고 하시면 취소하시라고 징징댈예정이긴했지만ㅋ

잠자냥 2023-11-30 21:18   좋아요 2 | URL
우리가 언제 뽀뽀했다고?! ㅋㅋㅋ
암튼 선물 다시 한번 고맙!

은오 2023-11-30 23:43   좋아요 2 | URL
어제 뽀뽀하실때 제가 고개를 돌렸어요ㅋ 모르셨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1 04:02   좋아요 2 | URL
반대쪽으로…

은오 2023-12-01 12:45   좋아요 0 | URL
흠... 입술이 닿았던 것 같지만...

다락방 2023-12-01 1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뽀뽀한 첫여자, 라니까 우리가 언제 뽀뽀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관람꿀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페이퍼 보고 책 몇 권 담아갑니다. 클레어 키건은 저는 딱히 혹하진 않고요, 백자평 올리신 <숄> 살거고요, 그런데.. 누스바움 신간 나왔어요? 하아- 좋은데 싫다... <나의 친구들> 과 <애국의 계보학>,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은 이미 갖추었습니다. ㅋㅋ 다음주 책탑 난리남요.

계속 삽시다!!

잠자냥 2023-12-01 10: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시청률 수직 상승 중... 은오랑 제가 둘이 GL 웹소설을 창작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은바오야 우리 돈 못 벌면 이거라도 하자 ㅋㅋㅋㅋㅋㅋㅋ 제목 ˝2093년의 결혼식˝ 또는 ˝언니, 얼려도 될까요?˝

<숄>은 저 작가 책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안심해요. 누스바움 저거 신간 아닙니다! ㅋㅋㅋㅋ 예전 거 샀어요. 다음주 책탑 기대!

은오 2023-12-01 12:46   좋아요 3 | URL
일단 잠자냥님 출판사 차리시면 자하르 같은 직원으로 절 고용을...

독서괭 2023-12-01 17:24   좋아요 1 | URL
엇 다시 2093년 됐어요?

잠자냥 2023-12-01 17:26   좋아요 0 | URL
아니 그건 웹소설 제목 ㅋㅋㅋ 독자들에게 2993년은 너무 멀어서… SF인 줄 알면 안 됨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1 17:32   좋아요 1 | URL
얼려도 될까요?가 더 sf적입니다만 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1 17:36   좋아요 0 | URL
그건 sf버전 맞습니다. 2093년의 결혼은 순정버전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1 18:24   좋아요 1 | URL
언니, 얼려도 될까요? 이거 왤케 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gl 제목 같음 ㅠㅠ
 



어제 <도시의 마지막 여름> 읽다가 엥? 이건 각주를 좀 더 자세히 썼어야 하는데... 싶은 부분이 있었다. 57쪽의 “헨리 제임스 조이스(Henry James Joyce, <율리시스>를 쓴 아일랜드의 작가)나 밥 딜런 토마스(Bob Dylan Tonmas, 미국의 싱어송라이터),”라고 쓴 부분이 문제의(?) 문장이다. 괄호 안의 설명-각주는 부분적으로만 맞다.

이 책의 화자인 ‘레오’는 책을 많이 읽는 인간이라 책으로 언어 유희하는 걸 즐기는데, 곧 사랑에 빠지게 될 여자 ‘아리아나’를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책에 관한 그녀의 질문에 언어 유희하듯이 대답한다. 바로 사진 속의 문장처럼.

이어지는 '해박한 지식을 동원한 내 말장난'이라는 문장처럼 레오는 “헨리 제임스/제임스 조이스, 밥 딜런/딜런 토마스” 두 사람을 동시에 연이어서 말하려고 했던 것이다. 때문에 저 각주는 엄밀히 따지자면 “헨리 제임스 조이스(Henry James, <나사의 회전>을 쓴 미국의 소설가 및 James Joyce, <율리시스>를 쓴 아일랜드의 작가를 잇달아 말함)나 밥 딜런 토마스(Bob Dylan,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및 Dylan Tonmas, 영국 웨일스의 시인을 잇달아 말함) 정도로 고쳐야 할 것 같다. 헨리 제임스도 사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후에 영국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미국의 소설가란 표현도 딱 맞지는 않지만......

오늘 이 책 리뷰 쓰면서 이 사실을 덧붙이려고 했는데 리뷰 왠지 안 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단 이것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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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1-20 14: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우 설명 잘해주셨네요. 저는 저 사진속 문장 읽으면서 제임스 조이스가 앞에 원래 헨리 붙는 거였어? 했거든요. 어우. 이건 굳이 각주 정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현암사 이벤트 3등 해서 기운 빠진 다락방 씀.)

잠자냥 2023-11-20 14:56   좋아요 0 | URL
헉 3등밖에 안 되었다고요?!!! 이런이런... 현암사가 잘못했다.......

잠자냥 2023-11-20 14:57   좋아요 0 | URL
그래서 확인해 본 제임스 조이스 이름은.... James Augustine Aloysius Joyce ㅋㅋㅋㅋㅋㅋㅋㅋ 앞에 아무것도 안 붙음.

잠자냥 2023-11-20 14:5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출간도서 1종 고르는 재미가 있잖아요?! ㅋㅋㅋ

다락방 2023-11-20 15:03   좋아요 1 | URL
오웰 전집 생각하고 있다가 한 권 고르라니까 고를 의지가 없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20 15:18   좋아요 4 | URL
그래도 고르고 있는 거 다 보인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20 15:1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1-20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이건 꼭 정정되어야겠네요. 말장난을 역자도 이해하지 못한 것인가…

잠자냥 2023-11-20 17:30   좋아요 0 | URL
아마 각주는 편집자…..

독서괭 2023-11-20 17:32   좋아요 1 | URL
여러분 편집은 잠자냥에게 맡깁시다. 그래서 다니시는 출판사가 어디라고요?

잠자냥 2023-11-20 17:37   좋아요 1 | URL
오잉 이건 지금 제가 책 갖고 있어서 확인해보니 괄호 안 각주는 모두 옮긴이 주라고 되어 있네요?! 그래도 편집자가 한 번 봐주지….

유부만두 2023-11-20 17:45   좋아요 0 | URL
역자샘 역주를 감히 못 건들인거 아닐까요?

잠자냥 2023-11-20 17:53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것보다는 걍 믿고 넘어갔을 가능성…. 틀린 건 아니니까요?!

유부만두 2023-11-20 18:17   좋아요 0 | URL
‘가만 있으면 절반이라도 간다’ 일까요? 그런데 헨리 제임스 죠이스가 없잖아요;;; 그러면 오십 점도 아까운 주석인데요.

유부만두 2023-11-20 18:17   좋아요 5 | URL
이명박근혜에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란 주석 단 셈이니까요. ^^

단발머리 2023-11-20 21:07   좋아요 1 | URL
ㅋㅎㅎㅎㅎㅎ 유부만두님의 찰진 비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옮긴이가 편집자를 이겨먹은 겁니까? 편집자가 그냥 믿고 지나간 거랍니까?

은오 2023-11-20 1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라도 결혼욕구를 잠재워주시면안되나요 제발
잠자냥님이 너무멋있어서 또 차올랐습니다

잠자냥 2023-11-20 20:28   좋아요 1 | URL
내일 페이퍼 쉬겠습니다.

은오 2023-11-20 20:33   좋아요 1 | URL
100자평도 쉬십시오.

Falstaff 2023-11-20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함을 할 만한 농담들이군요.
스콧 핏제럴드도 영어로 Scotch Fitzegerald로 되어 있습니다. Scott를 Scotch로 바꾸어 쓰는 우스개를 한 건데, 암만해도 역자가...
솔직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욕을 좀 먹어도 할 말이 없을 듯합니다.

잠자냥 2023-11-20 20:22   좋아요 0 | URL
아 그러고 보니 스콧도 영어 철자가 원래 스콧하고 다르네요! (스콧은 뭐지?? 하고 영문 주의 깊게 안 보고 넘어갔음 ㅋㅋㅋㅋㅋ)
 

현암사 78주년 기념으로 갖고 있는 현암사 책 78쪽을 찍어 올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더라. 하이드 님 서재에서 보고 오호 재밌겠다, 생각했는데.... 책 사진 찍어 올리는 거 또 은근 귀찮아서 에이 말자, 하다가.... 며칠 전에 서재에서 무슨 책 찾다가 문득 생각나서 해보았다. 생각보다 현암사 책 없어서 놀람...(근데 책 앞칸만 훑어본 거라, 뒤쪽에 숨겨진 책이 분명히 더 있을 거 같은데....?)





#현암사78주년이벤트 (~11/19)
갖고 계신 현암사 책 78P의 사진과 함께 마음에 드는 문장을 인용으로 올려주세요! (도서명 기입 필수)


 이벤트 상품
 *나쓰메 소세키 전집|전 14권| (1명)
 *조지 오웰 소설 전집|전 6권|(한정판, 5명)
 *2023년 출간 도서 1권 선택 (법전류 제외, 10명)







나쓰메 소세키 전집- 이벤트로 1명에게 이 전집을 준다고 하는데 저는 이미 다 갖고 있으므로 괜찮습니다. 그냥 재미로 해보는 거랍니다...... 이 전집의 78쪽을 다 찍어 올리기는 너무 귀찮아서 ㅋㅋㅋㅋㅋㅋㅋ 나쓰메 소세키 작품 중에서 (아직까지는) 가장 좋아하는 <행인>의 78쪽을 찍어보기로 했다.




“화를 내면 안 되네.” 그가 말했다. "숨기는 게 아니네. 자네하고는 관계없는 일을 일부러 떠드는 것으로 보이는 게 싫어서 말하지 않으려고 생각했을 뿐이니까." (<행인>, 78쪽)



<행인> 78쪽엔 별 문장이 없다. 그래도 위의 문장에 눈길이 머문 것은 저 대화들이 나쓰메 소세키 작중 인물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해서.









그 안에서 베네딕트는 자신을 정신적 장애가 있는 소녀로 그렸다.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삶과 고통스럽게 타협하고 화해하는 영혼으로 말이다.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 79쪽)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 참 좋은 책이다, 수년 전 읽고 리뷰까지 남겼는데 책 안 팔고 갖고 있는 거 보소. 오잉? 지금 보니 절판이네. 그리고 중고 가격이 더 높다...? 오호라 책테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뻥. 갖고 있을 거야. 지적 자극을 주는 사제관계이자 연인이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 근데 78쪽은 하이드 님이 언급하셨듯이 없다..... 장과 장을 나누는 속지였고요.... 그래서 79쪽에서 찍은 문장. 루스 베네딕트의 어린 시절을 잘 묘사한 문장으로.

그런데 이 책에서 진짜 내가 좋아하는 문장은 바로 이 구절.


‘우리의 사랑은, 우리 모두가 자신 있게 들어갈 수 있는, 자유로운 집’이라고 베네딕트가 쓰자 미드는 다음과 같이 화답했다. “내 삶의 중심은 벽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이에요. 내 존재의 핵심은 당신의 완벽함을 중심으로 마감돼요.” (441쪽)






오잉? 이런 책이 있었어?! 하고 보니 아, 이건 내가 산 책이 아니고 집사2가 산 책. 예전에 집사2가 이 책 사왔을 때 아니 그냥 <젠더트러블>을 읽지 뭔 해제한 책을 샀느냐고 구시렁댄 기억이 났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안 읽은 책인데 이번에 78쪽을 딱 펼쳐보니 이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흥미로운...데?




버틀러에게 젠더는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특수한 일련의 관계를 둘러싼 상호 수렴점인 반면, 이리가레에게는 여성적인 성이 언어의 부재 지점이며, 문법적으로 규정된 실체의 실현 불가능성이자 남성적 담론의 지속적이고 근원적인 환영이다. (<젠더는 패러디다>, 78쪽)









올리비아 랭 <강으로> 이것도 사두고 아직 안 읽었어...;;;; 그러고 보니 현암사에서 처음 올리비아 랭 에세이 발굴해서 소개하고 지금은 다 절판... 다른 회사에서 올리비아 랭 판권 가져간 듯.


그래도 과거는 결과적으로 위안을 안겨주기도 한다. (<강으로>, 78쪽)
그리고 이렇게 토막토막 끌어온 문화 유물은 악조건을 무릅쓰고 초지일관으로 밀고 나간 인간의 끈기를 증명해준다.(<강으로>, 78쪽)






이것도 올리비아 랭 책. 이거 읽으면 술 엄청 마시고 싶어질까 봐 자제 중인데(웃기시네 ㅋㅋㅋㅋ), 78쪽 딱 펼치니 존 치버 이야기라 좋았다. 표지 찍은 위 사진에서 뒤쪽에 살짜쿵 존 치버 보이는 것은 우연의 일치치고는 재미난 우연. 78쪽은 치버가 자신처럼 똑같은 주정뱅이 카버를 만나기 전 일화가 소개되고 있다. “진의 위안도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7년 전”이라는 구절이 특히 마음에 드는데... 존 치버, 진 좋아했어요? 난 진 별로던데....






1968년이라면 그가 레이먼드 카버와 아이오와 시티 인근을 활개치고 다니기 5년 전이자, 스미더스 알코올 치료 및 훈련 센터에 들어가 파산한 델리카트슨 점주와 한 방을 쓰며 슬픔도 진의 위안도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7년 전이다. (<작가와 술>, 78쪽>)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 망다랭>- 1권이 아닌 2권 78쪽을 찍어봤는데 오잉?! 하이드 님도 그러셨더라...? 그리고 거의 비슷한 문장을 골라서 재미났습니다.






죽음은 모든 것을 삭혀버리지. 희생된 세대가 최후의 만찬에 참가하겠다며 무덤에서 나오는 일은 없어. 희생된 세대를 위로하는 것은 선택된 사람들도 얼마 후면 지하에 있는 그들을 만나러 가게 된다는 사실뿐이겠지. 행복과 불행 사이에 사람들이 믿고 있는 만큼의 차이는 없을지 몰라. (<레 망다랭>, 2권 78쪽)




이거 근데 트위터에 올려야 하는 것인가...? 귀찮다..... 상품을 받는다면 조지 오웰 전집 받고 싶지만 트위터에 안 올릴 거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보니까 처음엔 조지 오웰, 전집으로만 팔아서 패스했는데 이젠 낱권으로도 파는구나? <신부의 딸> 살까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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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19 19:0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제법 많은 축에 속하는군요!

독서괭 2023-11-18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어떤 이벤트든 준비되어 있는 잠자냥!! 소세키 전집은 볼 때마다 간지난다 싶은데 막상 소세키는 그닥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요 ㅋㅋ
전 현암사 한권도 없는 줄 알았는데 두권 있다라고요.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현암사 책인지 몰랐어요. 안 읽어서….

잠자냥 2023-11-19 19:08   좋아요 1 | URL
어떤 이벤트든?! ㅋㅋㅋㅋㅋㅋㅋ 이벤트 싫어하는데 이벤트 준비는 항상 되어 있는 잠자냥?!
아 마르타 그 책도 현암사군요. 읽고 팔아서 없어…;;; (현암사 참 다채롭게 내고 있구나)

책읽는나무 2023-11-19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암사는 예전에 그림책 쪽으로 많이 들고 있었는데 다 처분!!ㅜㅜ
그림책들 읽으면서 현암사 출판사 참 괜찮다.라고 생각한 적 많았어요.
내 책들 중 현암사 찾으려니 그닥 없군요.
이중으로 꽂아 둬 뒤지려니 먼지 나올까봐 손 대기도 싫고...ㅋㅋㅋ
근데 소세키 전집이 1등 상품!
당첨되시는 거 아녜요?ㅋㅋㅋ

잠자냥 2023-11-19 19:09   좋아요 1 | URL
그림책도 많이 냈군요. 하긴 역사가 78년이면 그럴 만도 합니다.
저는 1등은 다락방에게 양보. ㅋㅋㅋㅋ(트위터에 올리기 귀찮으므로 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11-19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잠자냥님, 아싸 신나라
저도 저 [마가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 5-6년 전? 쯤 읽었는데요 아싸.
오늘따라 잠자냥님이랑 어떻게해든 공통분모 만들려 필사적이 된 느낌!

벌써 2권이네요 ㅎ

잠자냥 2023-11-19 21:0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공통분모 생겨서 즐겁다니 기쁘네요. ㅋㅋㅋㅋ

자목련 2023-11-2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의 책장에 없는 출판사가 있을까요? 아마도 없을 듯~

잠자냥 2023-11-20 12:18   좋아요 0 | URL
에이, 그래도 있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분도출판사 같은? 아아... 그러고 검색해 보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 <꽃들에게 희망을> 이런 책이 여기서 나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관심 있는 책 나와도 제 돈 주고 사보지 않으려고 마음 먹고 있는 출판사는 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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