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딱히 좋아하지 않는데 나는 좋아하는 게 있다. 프랑스 문학과 프랑스 영화가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프랑스 문학과 영화는 난해함과 지루함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바로 그 난해함과 지루함(?)이 좋다. 그 지루함이 나에게는 지루함이 아니랄까. 프랑스어도 좋고(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랑을 말할 때), 불어로 연인들이 티키타카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순간도 즐겁다.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 중에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있는데(섹스신 빼고 -_-) 그 영화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아델하고 엠마가 책과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 그리고 엠마를 만나기 전 아델이 학교 친구들하고 문학에 관해 토론하는 장면이다. 난 이런 장면들을 볼 때 머릿속이 찌릿찌릿해진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다시 대학을 간다면 불문학을 전공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해보기도 했다(그런데 얼마 전 정희진쌤 글쓰기 강의에서 쌤이 당신의 편견 몇몇 개를 말씀하시다가 불문학 전공자에게 편견 있다고 해서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 그 자리에 불문학 전공자가 있을지 모르니까 더 이야기하지는 않겠다고 말끝을 흐리셨지만 아무튼 무슨 지점 때문에 그럴지 알 것 같기도).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프랑스 문학이나 영화에서는 예술에 관해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어떤 이들의 눈에는 그게 허영이나 허세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처럼 먹고살고 돈벌이에만 다들 급급해서 돈과 관련한 이야기가 아니면 모든 게-특히 예술이- 지적 허영&허세로만 보이는 사회보다는 그런 것들이 일상인 것, 삶의 디폴트가 되어 있는 게 인간으로서는 더 나아 보인다. 나는 그래서 프랑스 영화나 문학을 볼 때 오히려 남들이 말하는 그 지루함과 난해함에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낀다. 이렇게 말하면 또 누군가는 직접 가서 살아보면 그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그조차도 환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부자가 되는 것에 다들 눈먼 사회보다는 예술 판타지로 가득한 그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사랑도 이곳보다는 자유로워 보인다. 여기에서는 제도로 다들 묶인 채 한눈팔기가 디폴트가 되어 있다. 한눈팔기 안 하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기도 하고 도리어 장려하기도 한다. 그럴 바에야 굳이 왜 제도 안에 묶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떤 커플의 나이 차이에도 다들 그렇게 민감한지. 연하남-연상녀 커플인 데다가 그 나이 차이가 열 살 이상 난다면 눈이 휘둥그레. 남들의 사랑에 고정관념은 왜 그렇게도 많은지. 참 답답한 사회다. 그런데 사강이 그리는 세계 속 사랑은 그렇지 않다. 자유로운 사랑을 그리는 데 사강만큼 빼어난 작가가 또 있을까. 사강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번역되어 나온 사강 작품은 거의 다 읽은 것을 보면 나는 사강 빠인가 아니면 사강이 그리는 그 프랑스인들의 삶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일까. 사강 빠라기보다는 그녀가 그리는 사랑 안의 섬세한 묘사나 관계의 고독감에 관한 빼어난 통찰을 사랑한다고 하자. 사실 사강의 작품을 읽는다고 해서 막 사랑이 하고 싶어지지는 않는다. 사랑의 관계에 놓인 그들 대부분이 하나같이 고독에 잠겨 있기 때문에 사랑도, 사람도 종국에는 다 허무하게 느껴진다고 하는 게 더 옳으리라.

사강조차도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말 좋은 책을 쓰고 싶다’, <리틀 블랙 드레스>,  프랑수아즈 사강, 열화당)



사강의 작품 속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사랑을 하고 있기는 한데, 그 사랑이 서로 통하는 순간보다 어긋나는 순간이 많다. 통하다가도 금방 시들어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꽂히기도 하고 그 사랑도 그렇지만 곧 소멸하고…. 부부처럼 제도로 묶인 사람들은 더 고독하고 외롭다. 그리고 대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실을 자기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그렇지만 그 시들어버린 사랑 속의 그들에게도 초창기에는 서로 빠져들면서 눈부시게 꽃이 피던 순간들이 있다. 사강은 그런 순간들도 매우 잘 포착해서 그려나간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선명한 <패배의 신호>에서 루실과 앙투안이 서로가 같은 부류임을 알아보고 별것 아닌 이야기로도 즐거워서 밤을 지새우며 웃고 키득거리다가 결국 사랑에 빠져버리는 것- 그런 순간을 사강처럼 섬세하게 표현하는 작가도 드물다. 물론 이 둘의 사랑도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헤어지게 될 것임을 이 책을 읽는 이들은 다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 사강은-그리고 그녀가 빚어낸 인물들은 서로 한때 애정을 열렬히 나누던 사이임에도 이 사랑 역시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그 생각을 문득문득 떠올린다. 인생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원한 것은 없다고. 사랑조차..... 그런데 그렇지 않은가?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조제는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했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나도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한 달 후, 일 년 후>

갑자기 사강에 대해서 글을 끼적여보는 까닭은 최근 읽은 사강의 <황금의 고삐> 100자평에 은오가 “잠자냥 님 패배의 신호 말고 또 좋았던 사강 작품 있으신가요?! 브람스도 3별이던데......”라고 물었고, 생각해본다고 답을 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서 찾아보니 대개 나는 사강 작품에 별 셋을 준 적이 많더라. 오래전에 읽은 책들이 많고 100자평도, 리뷰도 남기지 않은 것들이 더 많아서 세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별점 위주로 찾아보니 지금까지는 이렇다.  



엎드리는 개 5별 -2024, 7월 19일 추가

패배의 신호 5별

어떤 미소 4별

마음의 심연(미완성작) 4별
마음의 파수꾼 4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3별
슬픔이여 안녕 3별
한 달 후, 일 년 후 3별

신기한 구름 3별
황금의 고삐 3별

리틀 블랙 드레스 4별 (에세이)




<패배의 신호>를 읽기 전까지는 <어떤 미소>를 가장 좋아했다. 4별 무리보다 조금 위로 올려놓은 까닭은 4.5별이랄까? 여대생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면서 겪는 심리 묘사가 탁월하게 그려지는데 두 사람이 어느 호텔에 일주일 가까이 붙어 지내면서 나누던 사랑의 시간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별 후의 그 고독감도. <마음의 파수꾼>과 <마음의 심연>도 좋았다. <마음의 파수꾼>은 두 남자와 한 여자,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와 약간 미스터리 같은 구조가 흥미로웠다. <마음의 심연>은 미완성작이라 과연 좋을까 싶었는데 좋아서 놀랐던 기억. 으음 아마도 이건 비교적 최근에 읽은 터라 더 기억이 생생한지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슬픔이여 안녕> <한 달 후, 일 년 후>가 모두 3별인데 내게 3별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고, 나는 좋았기는 한데 딱히 당신한테도 좋을지는 알 수 없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는 싶지 않은 그런 책이다. <슬픔이여 안녕>과 <브람스>는 사강의 대표작으로 꼽히기도 하고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준 책이기도 한데 그 명성에 비해 좀 싱거웠던 느낌이라서 별을 후하게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같은 3별이라도 조금 뒤로 처지는 3별이 <신기한 구름>과 <황금의 고삐>인데, <신기한 구름>은 집착 쩌는 남녀가 등장해서 좀 질려버렸달까. <황금의 고삐>는 서로 질린 두 부부(만 등장해서!) 시종 나를 질리게 만들었다. -_-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은 사강이 물음표 대신 일부러 말줄임표 세 개를 꼭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프랑스인들은 딱히 브람스를 좋아하지 않아서 브람스 공연에 초청하기 전에는 꼭 이 질문을 해야 한다고. 그 제목을 나도 따와서 한번 비틀어 본다. <사강을 좋아하세요...> 사강을 좋아하든 말든 아니, 프랑스 문학을 좋아하든 말든 한번 더 읽어보지 않겠느냐고. 최근에 사강의 에세이 <해독일기>, <엎드리는 개>가 새로 나와서 반가웠는데! 글보다 그림이 많아서 이 책은 사지 않을 것 같다. 글만 좀 읽어보고 싶기는 한데.......













끝으로 어제 사강의 에세이 몇 개를 뒤적이면서 다시 읽어보다가 사강은 이런 글을 참 잘 쓴다고 생각했다. 아래 에세이는 사강이 십대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기숙사를 몰래 빠져나온 오후 어느 노숙인과 나눈 짧은 우정을 다룬 글이다. 마지막 두 단락, 참 아름답지 않은가.



그날 이후로 이상한 일주일이 시작했다. 나는 별문제 없이 기숙사를 빠져나와 센강까지 달려 친구를 만나러 갔다. 나는 그의 이름을 몰랐고, 그도 내 이름을 알지 못했다. 센강이 우리 앞에서 회색에서 하얀색으로 빛깔을 바꾸는 동안, 우리는 난간에 앉아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를 나눴다. 태양이 사라지면 나는 내게 십 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음을 알아챘다. 나는 그를 향해 몸을 돌려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도 미소를 지으며 약간 가엽다는 듯이 마지막 남은 담배를 건넸다. 시간을 걱정하는 나에게 그가 보인 연민과 동정이 짜증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결국 그에게 기숙사에 늦게 돌아가면 쫓겨난다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는 전혀 놀란 기색이 아니었지만, 진지한 얼굴로 나를 불쌍히 여겼다.
순간적으로 나는 그에게 그와 같은 사람이 돼서 강변을 산책하며 사는 편이 더 낫겠다고 말했다. 그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요. 자질이 있어야 한다니까요!”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내게 “사는 법을 아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내게 산다는 것은 친구와 돈을 갖고 춤추고 웃고 읽는 것이었는데, 그는 그 모든 것 중에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나는 저녁 내내 생각하다가 다음 날 그에게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물어보리라 결심했다.
이튿날 비가 조금 내렸다. 그래도 반 친구들은 우비를 입고 외출했고, 나는 나대로 덧옷을 입고 빗속으로 나갔다. 그가 가고 없을까봐 걱정이 되어 계속 달렸다.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비에 젖은 채 도착했고, 그는 다리 밑에서 늘 그렇듯 담배를 물고 있었다. (..........)
어쩌면 나의 유일한 친구일지도 모르는 그가 떠나려 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에게 물었고, 그는 내게 영영 다시 볼 수 없겠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센 강변에서 보낸 그 여름의 일주일은 친구를 사귀고, 친구를 잃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는 내게 미소를 건네며 떠났다. 나는 햇빛 속으로 멀어지는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
나는 기숙사까지 달렸다. 이제 하얀 햇살이 쏟아지던 거리를 지나 강까지 달아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것 하나, 행복한 피로 같은 것 그리고 그날 이후 친숙한 짐승처럼 내게 매달려 있던 시간의 냄새만이 남았다. (<가만히 걷는다>, pp.62~64 발췌)

















(파리 리뷰, <작가란 무엇인가3>, 프랑수아즈 사강 편에서)




알라딘 프랑스문학 마니아의 현황... 술파랑이 러시아문학 마니아에 이어 2위군요.





그나저나 오늘 웃긴 거 발견... 은오, 너 왜 여기서도 나 쫓아다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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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2-04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사랑은 시들지 않을 텐데......

잠자냥 2023-12-04 12:57   좋아요 2 | URL
곰탱이 너무 웃곀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0 | URL
저는 프사 적응해서 이제 아무느낌 안드는데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1 | URL
......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1 | URL
ㄴ 이얼굴로 쩜쩜쩜쓰는게 너무웃기더라고요 얼굴이랑 잘어울림ㅋㅋㅋㅋ

은오 2023-12-04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뭘 물어보든지 페이퍼로 상세하게 답변 가능하신 잠자냥님....🥹 넘멋쪄...
제가 원래 다음에 읽어야지 찜해둔 게 <어떤 미소>인데 접수했읍니다...

은오 2023-12-04 13:04   좋아요 1 | URL
그리고 저는 음잘알 책잘알 영잘알이신 예술고양이 잠자냥님이 너무 좋습니다

잠자냥 2023-12-04 13:08   좋아요 0 | URL
할줄 아는 게 그거뿐이면 이렇게 됨;;;

은오 2023-12-05 00:13   좋아요 1 | URL
그 세개를 동시에 잘하시는게 너무고난이도입니다.. 하나만하는것도 어려운데.. 야심한밤에차오르는결혼욕구

잠자냥 2023-12-05 00:17   좋아요 1 | URL
낼 늦잠 잔다… 언능 코~~

은오 2023-12-05 00:31   좋아요 0 | URL
북플 15분만 더......

은오 2023-12-04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게 웃긴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제 이름만 봐도 행복하신게 아닌지 ㅋㅋㅋㅋㅋㅋㅋ

사랑?!

은오를 좋아하세요...

잠자냥 2023-12-04 13:04   좋아요 1 | URL
밥 먹어~

독서괭 2023-12-04 13:14   좋아요 2 | URL
뒤를 바짝 쫓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4 13:18   좋아요 3 | URL
역시 (특히 유머에) 영특한 괭ㅋㅋㅋㅋ

새파랑 2023-12-04 13:26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이쯤 되면 한번 ‘패배의 신호‘를 보내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3:31   좋아요 3 | URL
은바오 업혀있는 중

건수하 2023-12-04 13:59   좋아요 2 | URL
말줄임표를 쓰면 안되죠. 은오님은 물음표를 써도 됨!

잠자냥 2023-12-04 14:0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애가 소심해졌어. ㅋㅋㅋㅋ
좀만 덜 구박해야 하나...?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 저는 사강 <슬픔이여 안녕> 하나 읽고 그냥 그래서 그 이후로 안 읽었는데, 그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은 것 같군요. 마지막 인용해주신 에세이 보니 글이 참 좋네요. 새파랑님이 그렇게 읽으시는 이유도 알 것 같고요 ㅎㅎ
난해하고 지루한 거 좋아하는 극I 프랑스고냥이..

잠자냥 2023-12-04 13:19   좋아요 1 | URL
사강을 좋아하세요...
좀만 더 읽어봐...ㅋㅋㅋ

새파랑 2023-12-04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 프랑스 러시아 문학 좋아합니다~ 제가 2번째라니 좀 말이 안되긴 하네요...

저는 사강 <패배의 신호>랑 <한달 후 일년후>랑 <슬픔 안녕> 이랑 <어떤미소>요 ㅋ 전 사강의 초기 작품들이 좋더라구요. 사강 작품 거의 다 읽은거 같은데 요샌 좀 지쳐서 안읽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3-12-04 14:09   좋아요 1 | URL
지쳐서 ㅋㅋㅋㅋ 요즘 술 먹는 거 빼고는 다 지친 술파랑.

다락방 2023-12-04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사강은 슬픔 안녕, 한달 후 일년 후, 패배의 신호 읽었는데, 한달 후 일년 후 읽고 뭐 써놨나 찾아봤더니 그런 건 보이지 않고, 누군가에게 댓글로 ‘저는 사강하고 잘 안맞는 것 같아요‘ 해놨네요.

말씀하신 지점에서 제가 프랑스 예술을 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랑에 굉장히 자유로운 지점이요. 저 일전에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를 보는데요, 소피 마르소가 유부남하고 사랑에 빠졌거든요? 그런데 친구가 ‘도전해!‘ 라면서 그 남자와의 사랑을 적극 응원하더라고요. 저 그때 좀 충격을 받아서, 당시 남자친구하고 보고 나오면서 뭐야, 얘들은 일단 내 사랑이 최고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그 지점을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일단 내 사랑이 최고다!‘ 하는 그 지점이요. 너무 자유로워서 타인을 보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나 영화가 뭐가 있나 지금 퍼뜩 생각은 안나는데, 프랑스 소설 마니아 4위라서 좀 당황스럽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로맹 가리 좋아해서 그러나??

그런데 인용해주신 사강의 글 너무 좋아서 저 책은 좀 살까 싶습니다. 흠흠.

앗, 그런데 제가 안좋아하는 앤솔로지 네요.. <가만히, 걷는다> 요..

잠자냥 2023-12-04 14:12   좋아요 3 | URL
다락방 님은 윤리다락방이라 아마도 그 자유로운 분위기-이기적인 사랑-가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러고 보면 저는 환승기간에 현애인 4일 전 애인 3일 이렇게도 지낸적이 있어서 그런 게 더 용납이 가능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 -_-;;;;;; 생각해 보니 ㅈㄴ 이기적인 나였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마니아 시스템은 제 생각에는 그냥 페이퍼든 리뷰든 100자평이든 많이 쓰면 되는 거 같아요. 다락방님은 그간 쌓아온 세월도 있고 월욜마다 올리는 책탑도 한몫하는 거 같음

<가만히 걷는다>는 앤솔로지입니다! 프랑스 작가들 산문이 골고루 실려있어요. 사지 마.......... 빌려 읽어.

은하수 2023-12-04 14:49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님 저와 비슷~~
저 며칠 전 뒤라스 소설 읽으면서도 그 윤리적인 부분이 심히 이해가 안되더라구요..ㅉ 그냥 인정하겠지만서두... 그러네요^^

다락방 2023-12-04 14:59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엔 뒤라스가 없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3-12-04 15: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전 뒤라스 작품도 계속 읽고 있습니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읽어보세요. ㅎㅎㅎ

다락방 2023-12-04 15:28   좋아요 0 | URL
저는 뒤라스를 좋아하는 작가에 넣진 않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진 않습니다. 뭐랄까, 다소 힘든 작가라고 할까요..

청아 2023-12-04 14: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그 장면 너무 좋아해요!!ㅋㅋㅋㅋ
수업장면에서 언급한 책도 샀습니다. 번역서는 없어서 언제 읽을지 기약은 없어요ㅋ
그걸로 글을 써볼까 했었는데 (사진은 준비된ㅋㅋㅋ)미루다가 흐지부지되었지요...에효
미국문학보다는 프랑스문학이 저에게는 잘 맞더라고요. 방송대에서 프랑스 역사, 프랑스어 기초 수강했었는데
출석 수업 때 전공자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던 일 떠오르네요.

은바오가 자냥님 근처에 없으면 이제 서운할 사람 많을 듯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4 14:20   좋아요 3 | URL
전 그 장면들 보면서 와, 프랑스 애들은 수업 시간에 저렇게 토론한단 말이야 진짜 부럽... 그랬다능.
전 고딩 때 제2외국어가 불어였는데, 열심히 좀 할껄.껄껄껄...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때 불어 선생님도 좀 ㅋㅋㅋㅋ 사계절 거의 트랜치코트에 머플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바오 잘 안 보이면 저도 허전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14   좋아요 2 | URL
결혼해서 같이살면 허전할일 없으실텐데...

잠자냥 2023-12-05 00:18   좋아요 2 | URL
결혼하면 금방 질려서 안 됨!

은오 2023-12-05 00:32   좋아요 1 | URL
나원참그래서집사2님이질리셧나요!!!!!!!

잠자냥 2023-12-05 00:34   좋아요 3 | URL
아니~ 우린 결혼 안 했잖아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36   좋아요 2 | URL
-.-
똑같이 같이사는건데...

그리고 그 집사2님과 잠자냥님을 함께 지칭하는 우리는 정말 지양해주셨으면합니다..

잠자냥 2023-12-05 00:41   좋아요 2 | URL
우리 은바오 오늘 화 많이 내니까 더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



(미미 님 내일 이 댓글들 보고 달달해서 쓰러짐)

청아 2023-12-05 07:49   좋아요 2 | URL
휴~ 다행히 누워서 읽었기 때문에 쓰러지진 않았습니다ㅋㅋㅋㅋㅋ달달하게 웃고 시작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두 분‘ㅋㅋㅋㅋ

망고 2023-12-04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랑스 문학이랑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막연히 안맞는다고만 하고 뭐 별로 읽은게 없네요ㅋㅋㅋ뭘 읽어봤어야 안맞는다고 말하는게 성립될텐데...아마 전 프랑스 영화를 보고 아 저건 정말 싫다 하는 지점들이 있었어서 문학도 그럴거라 짐작했나 봅니다 한때 오종 감독도 유명해서 좀 봤는데...저는 좀 별루...ㅋㅋㅋㅋㅋ사실 불어 전공자에대한 편견 저도 좀 있는데ㅋㅋㅋㅋ그건 순전히 불어선생님 때문에 생긴거였어요 굉장히 감성적이셨던....ㅎㅎㅎ근데 잠자냥님 이 글 보고 사강은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다락방 2023-12-04 14:58   좋아요 1 | URL
저도 오종 도 별로.. ㅋㅋㅋㅋㅋ
저는 베티 블루도 별로, 몽상가들도 별로. 뭔가 본 건 다 별로였던 것 같아요. ㅎㅎ

잠자냥 2023-12-04 15:12   좋아요 0 | URL
크하하 전 오종도 좋아합니다. <영 앤 뷰티풀>도 재미있게 봤는데...
아 이것도 여러분이 힘들어할 거 같습니다....ㅋㅋㅋㅋ

망고 2023-12-04 15:19   좋아요 1 | URL
아우 영앤뷰티풀 저는 정말 싫어서 오종에 대한 그나마 약간 있던 이해의 감정도 사라져버렸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12-04 14: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강에 대한 이런 탐구!!!
넘 멋지십니다.
저도 사강을 별로 안좋아해 하면서 꽤 읽고 있는데 잠자냥 님과 비슷한 심리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멋짐 멋짐~~
이러니 은오님이 따라다니시나봐요
충분히 이해되잖아요?ㅎㅎㅎㅎㅎ

잠자냥 2023-12-04 15:15   좋아요 1 | URL
그냥 그 특유의 섬세함과 자유분방함이 계속 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은오가 저 따라다니는군요? 안 보이는데?! 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7:10   좋아요 3 | URL
업혀 있으니까…

자목련 2023-12-04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강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강의 소설을 지나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어떤 미소>가 궁금합니다. 제2 외국어로 불어 배울 때 열심히 배웠다면...

잠자냥 2023-12-04 17:34   좋아요 0 | URL
그냥 지나치긴 힘들다는 그 표현이 딱인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3-12-0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영화, 프랑스 소설 좋아하지만, 전 사강파는 아닌 것 같아요.
세 가지색은 블루가 가장 좋았고요.
프랑스 배우들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해요.

잠자냥 2023-12-04 17:36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 님도 프랑스문학영화 좋아하시는군요! 자연스러운 연기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샤를로뜨 갱스부르 언니 좋아하는데 요즘 급 늙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