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이제 마지막 한 주만 남았구나?! 마지막까지 알차게도 책을 사고 있다. 왜냐하면 크리스마스니까! (핑계는 ㅋㅋㅋ) 남은 연차를 다 소진해야 하므로 다음 주는 이틀만 출근한다. 그래서 이래저래 휴일이 많아서 집에서 뒹굴뒹굴 책을 읽을 생각으로 책을 샀다.....(집에 읽는 책부터 읽지 그럴까)-




마리아 푸르셰, <불>
“서로 다른 결핍과 뒤얽힌 욕망으로 파국을 맞이하는 연인의 이야기”라는 소개만으로도 솔깃한데, <위험한 관계>, <마담 보바리>, <단순한 열정> 등 프랑스 문학의 정신을 충실히 계승했다고?! 재미있을 것 같다.




아멜리 노통브, <비행선>
아니 아멜리 노통브 얼마 만에 사보는 것이냐. 노통브의 스물아홉번째 소설. 갑자기 읽고 싶어서 홀린 듯이 샀다. 아마도 이런 책 소개 때문인 듯.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열아홉의 문헌학도 앙주와 책은커녕 단어 하나 제대로 읽지 못하는 열여섯의 고등학생 피, 두 주인공은 과외 교사와 제자로 만나 함께 고전 문학을 읽어 나간다.”라는.....




외젠 이오네스코, <코뿔소>
<대머리 여가수> 만큼이나 난해할 것 같지만 그래도 이오네스코인데 궁금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리뷰대회 때문에 샀다. 2차 퀴즈대회 상금 벌어야지.... 읽다가 초장부터 어쩜 이렇게 하루키는 자기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 1도 성장을 안 하냐(여전히 십 대;;) 중얼중얼... 클리셰 범벅.. 자기 작품 복제&우려 먹기네 투덜투덜....했지만 그래도 1등해야 하니까 마음을 다잡고 읽었다. 리뷰 씀. 두껍긴 왜케 또 두꺼운지 <일탈>읽고 연이어 이 책 읽으니까 진짜 내 손목 아프다!
   



마리아 투마킨,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암실문고에서 나왔기에 소설인가 했는데, 소설이 아니라서 어머 이건 그럼 사야 해! 요즘 우리 은바오 이 책 읽고 있답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약혼자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흰검 조화가 아주 은바오 얼굴스럽지 않습니까?




아니 에르노, 로즈마리 라그라브, <아니 에르노의 말>
말 시리즈 나오면 거의 사보는 편인데도 이건 그냥 넘기려고 했다. 아니 에르노는 소설이나 에세이나 에세이같은 그 소설에서 이미 너무 많이 계급 문제를 이야기했고, 또 나는 그걸 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로즈마리 라그라브와 대담형식인 이 글은 또 다른 사유의 지평을 열어주는 듯해서 다락방 페이퍼 보고 급구매 결심.




미셸 푸코, <헤테로토피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채석장시리즈에서 최근 푸코의 책 2권이 재발행되었다. <권력과 공간>, <헤테로토피아>가 그 주인공. 둘 다 관심가지만 일단 먼저 읽고 싶은 <헤테로토피아>부터 구매.




피터 싱어,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몇 년에 한번쯤 가끔 피터 싱어 글도 읽어줘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삶은 어떤 삶일까?” 이 궁극적 질문에 관한 피터 싱어의 대답.




아즈마 히로키, <관광객의 철학>
리시올에서 나오는 책들이 좀 흥미로워서 목록을 살피던 중 발견. 책 제목도 흥미로운데 내용을 살펴보자면 칸트와 헤겔, 슈미트와 코제브, 아렌트, 네그리와 하트 등 기존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이론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또 비판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다듬어진 ‘관광객의 철학’에 도스토옙스키부터 현대 SF에 이르는 문학이 보여 준 전망을 접목시킨다고?! 엥?! 하면서도 오잉?! 재밌겠다 싶음.




데즈먼드 모리스, <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
데즈먼드 모리스 책도 참 재미있는데, 이 책은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 마그리트, 앙드레 브르통, 호안 미로, 마르셀 뒤샹 등 초현실주의자들- 그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써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미술작품보다 그런 작품을 창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오경철, <편집 후기>
편집자들의 책은 종종 읽어야 한다. 그래야 자극도 받고 반성도 하고..... 책 소개 문구를 읽던 중 바로 장바구니로. 그 소개 구절은 바로 이랬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행복한 독자로 사는 길과 책을 업으로 삼는 길이다. 책에 푹 빠진 채 주변을 둘러볼 겨를도 없이 걷다보면 어느새 책이 업이 돼 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라고 선물을 받았다.

어느 날 외출 후 집에 왔더니 도착한 택배. 오설록?! 나도 집사2도 주문한 적 없는데... 의아해하다가 발신자 이름을 보고 알게 됨. 아아- 내게 책 선물 몇 번 거절당하고는(이미 다 갖고 있어서) 고심(?) 끝에 오설록의 온갖 쿠키와 커피를 보내신 이분... 이 인간... 내가 초콜릿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가지고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카드와 함께 날아온 이 초록빛 다정함에 무한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웨하스는 좀 별로인데....’ 했는데 먹어보니 생각보다 이게 제일 맛나더군요? 이건 집사2랑 3-4일에 걸쳐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르주 페렉, <인생사용법>
이 책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다. 희진쌤이 <공부> 매거진 12월호에서 “받을 수 없는 선물”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 친구에게는 받을 수 없다기보다는 받기 뭐한 그런 게 좀 있는데, 아니 나 원 참 선물 센스는 진짜 기막히다. 조르주 페렉 선집 다 마련하고 싶어서 <인생사용법>도 문동 버전이 아른아른거린다는 말을 기억하고는 이걸 선물했네. 난 내가 어떤 페이퍼에서 이런 말했는지도 기억 안 나는데....;; 그 관심이 더 감동. 아무튼 선물은 관심과 사랑인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데 이 녀석이 카드도 같이 보냈는데 카드 문구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입력하던 알라딘 직원도 뿜었을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뜯어보고 나도 뿜었다. 다행이었다. 집사2가 이날 좀 일찍 자서 이 카드를 보지 못한 게. 내가 웃는 거 보고 옆에 와서 뭐냐고 카드를 본 순간............ 우리는 이제 싸움이 시작되고.... 후.... 약혼자가 누구냐 난리나고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녀석 혹시 이걸 노린 걸까? 크리스마스카드가 아니라 집사2에게 도전장을 보낸 건가?




저 카드 내용 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문구 입력했던 알라딘 관계자 분에게 심심한 위로를....



그래서 드디어 마침내 완성된 조르주 페렉 선집



내가 먼저 죽거든 이 칸은 네가 가지렴....




구판보다 훨씬 예쁘지 않습니까?!




내지 편집도 문동버전이 훨씬 좋습니다.....만 펼치자마자 다락방 나오는 건 무엇?!



아무튼 메리크리스마스!





한 해 동안 별거 없는 제 서재 찾아와서 긴 글 읽어주시고 공감하고 웃고 즐거워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내년에도 그럼 잘 부탁합니다!









특히 이분들은 더... 잠자냥의 웃음과 사랑의 원천! 우리 막내의 눈키스로 보답 인사!!







락방아 근데 나 연차라도 집에서 북플도 하고 컴터도 하니까 나 없다고 너무 울적&불안해 말아! ㅋㅋㅋㅋㅋㅋㅋ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12-22 09: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줄 읽고) 앗, 크리스마스니까 나도 책 사야겠어요! (다시 읽으러 올라갑니다.)

잠자냥 2023-12-22 09:51   좋아요 0 | URL
고럼고럼, 클스마스선물 줘야지! 1년 동안 고생한 자기 자신에게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22 0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 읽었다!! 나도 <관광객의 철학> 있지롱요~ (없는 게 없는 다락방)
카드 문구 공개해주심 안되나염? 너무 사적인가염? 궁금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연차지만 회사 나와서 쉬면 안되나염? 나 울적해.. ㅠㅠ 훌쩍 ㅠㅠ

아무튼 크리스마스니까 책 사야겠다. 어제는 크리스마스라서 산 거 아니니까 오늘은 크리스마스라서 사야지. 총총.

잠자냥 2023-12-22 10:02   좋아요 2 | URL
<관광객의 철학> 사고 나서 보니까 진짜 다락방 페이퍼에 이 책 산 게 나오더라고요? 오잉...
카드 문구, 오설록 보낸 분 거 공개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사용법> 보낸 분은 카드에 ˝약혼자˝라고 보냈습니다........... 진짜 집사2가 봤으면 아찔한?! ㅋㅋㅋㅋㅋ

아니 연차에 회사 나와서 쉬는 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사야 토욜 아침에 배송받을 수 있어!!!

독서괭 2023-12-22 11:32   좋아요 2 | URL
˝약혼자˝라고만 쓴 건 아니죠? 엄청 궁금!! 예상은 되지만요 ㅋㅋ

잠자냥 2023-12-22 11:36   좋아요 1 | URL
아주 귀여운 내용이 있습니다. 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12-23 10:20   좋아요 0 | URL
카드 문구 넘나 궁금하네요 ㅋㅋ 일찍 사서 다들 오늘 받으셨을라나요… 저는 어제 산 책 당일배송 실패해서 수요일에 준다는 알라딘 연락을 받았죠….왜….나만….ㅠㅠ

거리의화가 2023-12-22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메리크리스마스! 선물 보내주신 분들의 센스가 역시 남다르네요^^ 카드는 안 봐도 내용이 그려집니다만 어쨌든 집사2님의 질투가 장난아니었을듯ㅋㅋ 냥이들 머리에 단 장식까지 귀여워 함박웃음짓고 갑니다^^ 산책과 함께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잠자냥 2023-12-22 10:04   좋아요 0 | URL
화가 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월요일이 빨간 날이라 더 즐겁지 않습니까!?
ㅋㅋㅋ 카드는 안 봐도 그려지죠? 네 맞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집사2가 봤으면 질투가 아니라 서재 활동 못 하게 될지도...는 아니구나....ㅋㅋㅋㅋㅋ
화가 님도 연휴 따뜻&행복하게 보내세요.

건수하 2023-12-22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드문구는 자동으로 알아서 인쇄될거라 생각합니다. 넣는 건 사람이 했겠지만? ㅋㅋㅋㅋㅋ 혹시 봤다면 큰 기쁨 되셨을듯..

쿠키 선물 누군지 짐작이 갑니다 우후후훗
(퀴즈를 좋아한다)

잠자냥 2023-12-22 10:13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입력한 그 ˝사람˝이.... 일하다 웃기는 했겠습니다. ㅋㅋㅋㅋㅋ
퀴즈대회 연습 중인 건수하.

건수하 2023-12-22 10:15   좋아요 2 | URL
아 제가 넣는다는 건 봉투에 카드…

독서괭 2023-12-22 11:41   좋아요 1 | URL
퀴즈 좋아하는 건수하님 귀엽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12-22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1주일 이나 남았습니다! 연휴 잘 보내세요! 한해동안 잠자냥님과 은오님의 사랑스런 티키타카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쭉~~~

잠자냥 2023-12-22 10:17   좋아요 2 | URL
일주일이나 남았지만!!!! 안 살 자신 있어요! 쿠폰 외면할 것입니다....외면....(그러면서 오늘도 폰으로 알라딘 접속.... 헐 두 개나 주네요.... 이런 젠장ㅋㅋㅋㅋㅋㅋㅋ)
내년에도 은잠 드라마 많은 시청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2-22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오님의 편지가 궁금합니다~!!
안티 하루키 잠자냥님 ㅋ 이젠 하루키도 사랑해주세요 ^^

과연 마지막일까요? ㅡㅡ

잠자냥 2023-12-22 11:35   좋아요 3 | URL
안티 하루키는 아니에요. ㅋㅋㅋㅋ 전에는 거의 다 읽었지만 이젠 그 반복이 좀 식상해서 잘 안 읽는 작가라고 해둡시다. ㅎㅎㅎ (스파게티남주들의 변함없는 그 성적 욕망이 참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하루키 작품 중 저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가장 좋아해요. 나머지는 왠지 다 그 변주로 읽힘. ㅎㅎ

건수하 2023-12-22 11:37   좋아요 1 | URL
오- 저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가장 간결한 버전이라 생각해요. 가장 재미있었던 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였지만. 비슷비슷한 얘기 참 계속 잘 쓰는 작가…

독서괭 2023-12-22 11: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3위 안에 못들다니 잠사모 회장 체면이 말이 아니군요.. 눈키스도 못 받고..
이번 산책 페이퍼에서는 세권이나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제가 지금 1권을 살 수 있는 상태라 더 담은 거 같은데 ㅋㅋ
아멜리 노통브는 한때 좀 열심히 읽다가 한참 놓았었는데, 소개글 보니 관심이 가네요.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도 담았는데 책탑사진 보니 두꺼워서 패스. 피터 싱어 한권은 읽어줘야 한다 하시니 급 담아보고요.
역시 잠자냥님께는 선물도 어렵구만요. 웬만한 건 다 있어 ㅋㅋㅋ 근데, 녹색광선에서도 조르주 페렉 나왔더라고요. 예뻐서 그것도 담아뒀습니다.
˝내가 먼저 죽거든 이 칸은 네가 가지렴˝의 ˝너˝는 누구입니까? 집사2인가 은바오인가?
아휴 냥이들 모자 샷 너무 예쁘네요. 2호랑 3호인가요? 근데 저거 씌워도 가만 있어요?
잠자냥님 메리 크리스마스와 메리 휴가입니다 ㅋ 내년엔 3위 안에 들도록 더 정진하겠습니다.

잠자냥 2023-12-22 11:50   좋아요 3 | URL
1. 원래 회장은 좀 물러나서 뒷짐지고 있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괭 님은 잠사모뿐만이 아니라 다사모도 해야 하고, 1호랑 2호도 챙겨야 하니까...ㅋㅋㅋ
2. 구간을 열심히 읽더니 세 권 장바구니! 괭님도 자신에게 클스마스 선물! 좋아요.
3. 제가 구매리스트를 공개하거나 ˝읽고 싶어요˝, 뭐 이런 걸 표시하지 않아서 더 그럴 거예요. 녹색광선에서 언제고 페렉 책 나올 줄 알고 있었삼... 일전에 그분이 댓글로....
4. 페렉 칸은 은바오에게 남기기로. 집사2는 책 좋아한다더니.... 좋아만 하는 것인가, 책 읽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인가. 본인은 잘 안 읽.......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내가 먼저 죽으면 책이랑 음반 너가 다 가져라 했는데(제가 모은 피규어는 조카1이 예전에 찜함) 책은 칸마다 나눠줘야겠어요...ㅋㅋㅋㅋ
5. 네 2호랑 3호입니다. 사실 예전 사진 재활용입니다(4-6호 입양 전에 찍은 사진. 지금이라면 6호도 시도해보고 싶은데.. 빨강모자가 사라짐). 머리에 살짝 얹고 애들이 눈치채기 전에 재빨리 찍었어요. 1호는 시도했더니 바로 털어버림 ㅋㅋㅋ
6. 괭님도 꼬맹이들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꼬맹이들 산타 선물은 뭘까 궁금하네요. ㅋㅋ 내년에 3위 안에 들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언제나 애정과 관심 감사합니다.

DYDADDY 2023-12-22 1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아요‘의 세계 : 판다, 고양이, 햄스터... 동물랜드..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22 11:48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그거 보고 또 혼자 실실 웃었어요. 역시 잠자냥은 동물에게 어필하는 스타일!!! 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12-22 12:20   좋아요 3 | URL
그리고 ‘다락방‘도 빼놓을 수 없죠. 심지어 <헤테로피아>에서도 나오니까요.
‘이 반공간, 위치를 가지는 유토피아들utopies localisees. 아이들은 그것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 그것은 당연히 정원의 깊숙한 곳이다. 그것은 당연히 다락방이고, 더 그럴듯하게는 다락방 한가운데 세워진 인디언 텐트이며, 아니면―목요일 오후―부모의 커다란 침대이다. 바로 이 커다란 침대에서 아이들은 대양을 발견한다. 거기서는 침대보 사이로 헤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커다란 침대는 하늘이기도 하다. 스프링 위에서 튀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숲이다. 거기 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밤이다. 거기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유령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침내 쾌락이다. 부모가 돌아오면 혼날 것이기 때문이다.‘ - 다락방과 침대 ㅋㅋㅋㅋㅋㅋ
고냥님들과 책에 둘러싸인 즐거운 크리스마스 주간이 되시기 바라요. ^^

잠자냥 2023-12-22 12:23   좋아요 1 | URL
네, 햄스터 님도 쳇바퀴를 조금 벗어나는 연휴 보내시길!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22 14: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악 장문의댓글 썼는데 날아갔어요!!!!!!!그치만 사랑의힘으로 다시씁니다

1. 잠자냥님??!?!?! 다음주는 1일 1지금뭐해? 업로드 부탁드립니다. 구독자의 정당한 요구입니다!!
2. 이제 흰검 조합만 봐도 제가 떠오르시는 결혼도 안해주시고 동거도 안해주시고 데이트도 안해주시고 번호도 주소도 안알려주시는 잠자냥님
3.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저도 담아놨읍니다. 잠자냥님의 100자평을 기다립니다. 난 이렇게 사랑에 빠져서 살아가도 괜찮은가....
4. <편집 후기>는 100자평 금지입니다.
5. 아 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약혼자가 쓴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나요? 웃긴가...? 진짜로 피치못할 사정때문에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 못하게 된 약혼자의 슬픈 카드....
6. 저보다 늦게 죽으십시오.
7. 잠자냥님한테도 아직 못받은 키스를 막냉이가...?! 😳

잠자냥 2023-12-22 14:31   좋아요 5 | URL
헐..... 너 진짜 나 사랑하는구나? 난 장문의 댓글 날아가면 다시 쓰기 싫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매일 누워서 책 읽음
2. ㅇㅇ 바둑알만 봐도 너 생각 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우리 바둑알!
3과 4의 100자평 바꿔서 써야지! ㅋㅋㅋ
5. 아 어쩐지... 크리스마스 같이 못 보낸다는 그 구절에 눈물 떨어져서 잉크가 번졌더라니...!
6. 은바오보다 늦게 죽으려면...... 얼른 얼려.... 아 요즘 날씨 얼 것 같기도.
7. 막내는 눈키스 아무에게나 하지 않습니다. 완전 믿고 사랑하는 대상에게만 함!

자목련 2023-12-2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냥이 사진,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네요^^

잠자냥 2023-12-22 18:11   좋아요 0 | URL
막내의 눈맞춤과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달자 2023-12-22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저두 <불> 전자책으로 샀어여 잠시 후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구요~~ 시차적응하려면 비행기 안에서 자 둬야 하니까 불나방 같은 사랑이야기 읽으면서 긴긴 비행 시간을 이겨보렵니다,,잠자냥님도 나중에 후기 알려주세여

잠자냥 2023-12-22 23:40   좋아요 1 | URL
한국에 오시는데 하필이면 종이책 급박 주문이 불가능하군요?! 이런이런…. 김치비지찌개 맛있게 드세요! ㅋ

꼬마요정 2023-12-2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빨간 모자 냥이들 너무 귀여운 거 아닙니까!!!! 저도 사고 싶어요 빨간 모자!!!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저도 냥님들 사진 올려봐야겠어요 ㅋㅋㅋ 저희집 냥이는 ‘키’를 씁니다… 남집사 이불에 볼일 봐서 ㅋㅋㅋㅋ

잠자냥 2023-12-23 11:0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아 키 씌우고 싶네요. ㅠㅠ ㅋㅋㅋㅋㅋ 저 빨간 모자가…. 크리스마스 케이크 장식용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2023년 올해도 서재의 달인 엠블럼을 받았다. 스킨 디자인은 최대한 깔끔한 걸 좋아해서 나는 이 엠블럼을 받자마자 보이지 않게 표시하고는 한다, 올해도 서재의 달인 발표가 난 날 이걸 없애려고 서재 관리자 모드에 들어가니 그간 내가 받은 엠블럼들이 주르륵 나온다. 서재를 처음 알고 시작한 지 어느덧 8년째.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시간이여. 허허 그 세월 참...?! 참 열심히도 산다(buy). 올해의 마지막 책 지름이라고는 차마 말 못해. 기대별점 적립금에 놀아나고 있는 나여.....





로베르트 발저, <연필로 쓴 작은 글씨- 희미해져가는 사람, 발저의 마지막 나날>
12월의 가장 가슴 뛰는 신간 소식은 단연코 발저. 발저를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있지.... 있다. 발저의 발저성(性)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뭐 저 따위로 사느냐고..... 혀를 끌끌 찰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래서 그를 사랑한다. “고립된 작가들 중에서도 가장 고립된 작가. 그저 변변찮은 양복 한 벌 입고, 조끼 주머니에 몽당연필 한 개와 잘라낸 메모지들을 가지고 다니며 이런저런 것들을 적어넣을 뿐”인 작가. 그 마지막 기록이다. 아아, 책도 너무나 아름다워, 현기증 날 것 같은 아름다움.







아름답지 않습니까? 소장각.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이, <꿈의 연극>
어머, 이것도 사야 해! 현대 연극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스트린드베리이의 걸작 희곡집. <미스 줄리>와 <꿈의 연극> 두 편이 실렸다. 유진 오닐이 스트린드베리이를 일컬어 “모든 현대 극작가 가운데 가장 위대한 천재”라고 했다던데, 오닐아, 진짜야? 나는 당신이 천재라고 생각하는데.... 천재가 추앙하는 천재라고!?




엘리자베스 하드윅, <잠 못 드는 밤>
미국 문단에 전설로 남은 <뉴욕리브오브북스> 공동 창간자, 평론가, 에세이스트, 소설가 "형용사의 여왕"이라는 엘리자베스 하드윅- 하드윅은 소설 장르에 대한 기존 관념을 뒤엎는 독보적인 형식 그리고 시를 연상시키는 함축적인 문장으로 평론계와 독자들을 매혹했다고. 절친 한나 아렌트, 메리 매카시, 에이드리언 리치 등과 더불어 미국의 지성을 대표하는 여성으로 손꼽혔다고 하는데 이제야 그의 첫 작품을 읽는다. 작품을 읽고 나니 왜 “형용사의 여왕”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문장성애자들에게는 매혹적일, 그러나 스토리성애자들에게는 흠....좀... 일 것 같은 그런 책.




이치카와 사오, <헌치백>
사볼까 말까, 도서관에 들어오면 빌려볼까 하던 참인데.... 트위터를 통해 작가가 아쿠타가와상 시상식 현장에서 전자책 발매를 촉구하면서 했던 말들이 인상 깊어서 사보기로 결정. 사실 아쿠타가와상은 언제부터인가 지나치게 파격적인 면에만 치중해서 내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인상을 종종 주고는 했는데 역시나 이 작품도. 흠흠. 일단 <에이스>를 읽은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니 그 과잉 성애 사회가 받아들이기 흠좀무....















그리고 코맥 매카시, <패신저>, <스텔라 마리스>
책 탑에는 없지만 곧 내 손에 들어올 책. 동생이 갑자기 메신저로 물었다. 책 살 거 없어? 왜? 12월 굿즈로 주는 보온 주전자가 너무 갖고 싶은데(아니 진짜?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벤트 대상 도서에서 아무리 봐도 살 책이 없단다. 그냥 주전자를 살까 고민하던 참에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하나 담았는데 도저히 5만원 채울 수가 없다나- 키건 나 이미 샀어! 했더니, 그거 빼니까 더 살게 없다고!? 진짜 없어? 이벤트 대상 도서 목록을 살펴보니 진짜 없다(사고 싶은 건 이미 삼;)....... 그러다가 코맥 매카시 <패신저>와 <스텔라 마리스> 둘 중 하나 사. 그랬더니 아니 이 동생이 두 권 다 사버림. <패신저>와 <스텔라 마리스>는 2022년 매카시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작으로 그의 작가 인생 60년에 걸쳐 쌓아온 작품세계가 집대성된 결정체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동생아, 곧 책 받으러 가마... 언제?




두 권 사 ㅋㅋㅋㅋㅋㅋㅋ

키건 책 띠지에 있던 카피 문구인데 은바오의 “두 병 사” 일화가 생각나서 빵 터짐.......

    

    
알랭 드 보통, <철학의 위안-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
은바오가 몰고 온 보통 열풍(?) 보통 재소환! 알랭 드 보통 요즘 뭐하나 검색하다 보니 이 책이 올해 새로 나왔더라! 우리의(?) 기억에서 잊혔을 뿐 여전히 보통은 책을 쓰고 내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통 책 읽어보고 싶어져서 이 책을 구매.




하워드 진. 레이 수아레스, <서사를 바꿔라-하워드 진의 마지막 인터뷰>
신간이 더는 나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신간 알림을 신청해놓은 작가가 있다. 하워드 진이 그런 사람 중 하나인데.... 이 책 알림이 왔을 때 반가우면서도 약간 으흠? 하고 자세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기존의 이런저런 인터뷰집에서 이미 읽은 글들 재편집 발매한 책은 아닐까 싶어서. 그럼에도 ‘마지막 인터뷰’라는 데 의의를 두고 구매.




에밀 시오랑, <역사와 유토피아>
에밀 시오랑이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책을 찾아봤으나,<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이 책은 어느 책장 뒤쪽으로 밀려났는지 보이지 않고, 그렇다면 다른 책을!? 하다가 구매. 시오랑에게 기대하는 염세와 우울로 점철된 글은 아닐 것 같은데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아름다운 약속이다. 한 국가에는 천국이자 동시에 무덤이다. 삶에는 민주주의가 의미가 있지만, 민주주의에는 삶이 없다.”(57쪽)와 같은 문장을 보라. ㅋㅋㅋㅋㅋㅋ




자크 라캉, <욕망 이론>
대학 3학년인가 4학년 때였다. 현대문학비평 시간에 교수가 이 책 읽기를 과제로 냈다. 읽긴 읽었고 재밌었다고 느꼈지만 그게 벌써 몇 년 전인가. 리포트도 써서 냈지만 과연 제대로 읽었을지 의아하기도 하고, 다시 읽고 싶어서 구매.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시간의 각인>
요즘 타르콥스키 영화가 문득 보고싶어졌는데, 그의 영화는 진짜 각잡고 봐야하는 영화라 쉽사리 화면 앞에 앉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참에 책이라도 읽을까 하는 심정으로 구매. 타르콥스키의 주요 저작이자 세계 영화사의 대표 저술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책. 더불어 타르콥스키의 영화 미학뿐 아니라 러시아 문화의 지적 전통까지 파악할 수 있다.
  


 
존 버거,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전자책 쿠폰이 좀 생겨서 뭘 사보나 둘러보다가 이걸 사기로 했다. 열화당 종이책 좀 비싸거든. ‘글로 쓴 사진(포토카피)’이라 이름 붙인 존 버거의 아름다운 산문집- 다운로드 받아서 맨 앞의 글 하나만 읽었는데도 아아아, 아름답다.




동생을 언제 만나지...?


저도 엠블렘 이렇게 모았습니다..... 알라딘아, 엠블렘 좀 예쁘게 만들어주면 안 되겠니...?? ㅠㅠ



마무리 짤-




우리 막내 프사 찍었어요. 내 폰 바탕!




막내딸 이뻐하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분- 질투쟁이 3호 오빠- 3호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오구오구.



댓글(36)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lstaff 2023-12-12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트렌드베리이.... 을유에서 두 달만 빨리 출간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전 지만지에서 찍은 <꿈연극>을 읽어 <줄리 아씨>는 따로 신청해야 한답니다. ㅜㅜ 다행스럽게 이번 리스트엔 제가 혹, 하는 책이 별로 없습니다.

잠자냥 2023-12-12 10:00   좋아요 1 | URL
네, 지만지에서도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역시나 을유가 더 싸다는 ㅋㅋㅋㅋㅋㅋ
다행입니다.

단발머리 2023-12-12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욕망 이론> 표지가 참 읽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어제 적립금 마감이라 이 책 저 책 넣고 빼다가 결국 사은품 포기하고 완료하였습니다.
알라딘 와서 제일 신날때가 책탑 구경할 때인거 같아요. 잠자냥님 오늘 책탑도 넘 근사해요~~ 하려는데, 우아!!!!
막내 미모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롱한 눈빛에 윤기가 촤르르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2 10:01   좋아요 1 | URL
우리 막내 진짜 이쁘죠? 아웅...ㅠㅠ 아무 때나 핸드폰 보면서 실실 웃는 사람 바로 저...입니다.
<욕망이론>은 재미있었던 기억입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12 1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앙 역시 세상 제일 재미나는 다른 사람이 책 산 페이퍼 ㅋㅋㅋㅋ
저도 폴스타프 님 처럼 이번 리스트에는 딱히 ‘바로 이거닷!‘ 하는게 없습니다만, 그렇지만 잠자냥 님의 리스트가 참 지적이고 아름답긴 합니다. 역시나 지성미 갖추신 분 ♡

그나저나, 코맥 매카시라면 너무나 좋아하던 때가 있었는데... 시간이여.....

잠자냥 2023-12-12 10:1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락방아 2024년에도 계속 책탑을.....
이번 리스트에 최신간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 최신간에서는 저도 딱히 사고 싶은 게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묵혔던 책을 샀습니다. (그냥 왜 계속 묵히지 못하는지....)
참, 락방님 뭐더라 하루키 책 <도시와 불확실한 벽>? 리뷰 이벤트 한던데 1등 20만원 다섯 명이나 주더라고요? 해봐- 적립금 주는 인원이 일단 많음.

다락방 2023-12-12 10:12   좋아요 1 | URL
하아- 잠자냥 님 할거에요?

잠자냥 2023-12-12 10: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하루키를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읽고 나서 욕만 쓰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많은 인원을 주니까 다락방 님은 해봐-

잠자냥 2023-12-12 10:16   좋아요 1 | URL
락방이 20만원 가자!

단발머리 2023-12-12 10:21   좋아요 2 | URL
본인이 하는 것보다 잠자냥님 하는지가 더 궁금한 사람…. 찐사랑인가 💕💕💕

잠자냥 2023-12-12 10:23   좋아요 3 | URL
락방이를 응원하는 자냥, 자냥이가 하는지 궁금한 락방. 찐사랑- ㅋㅋㅋ

다락방 2023-12-12 10:26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찐사랑은 어떻게든 티가 나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12 10:31   좋아요 1 | URL
😍😍😍 숨겨지지 않는 하트뿅뿅!
숨겨라 ㅋㅋㅋㅋㅋㅋㅋ 😎😎😎

잠자냥 2023-12-13 10:02   좋아요 3 | URL
락방아 나 이거 하기로 했어. 2차 퀴즈대회 상금 벌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2-13 10:04   좋아요 3 | URL
2차 퀴즈대회!! (초롱초롱)

잠자냥 2023-12-13 10:07   좋아요 4 | URL
뼈를 갈아 읽고 쓰고 20만원 받아서 여러분에게 즐거움과 상품을..... ㅋㅋㅋㅋㅋㅋ

초란공 2023-12-12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엠블럼을 보면 그래도 뭔가 계속 쓰고 있구나 싶어서 잘 보이게 해뒀어요. ㅋㅋㅋ 저도 잠자냥님처럼 엠블럼이 많아지면 좀 줄이게 될까 싶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리스트에서 궁금해지는 책이 많네요~ Thanks to는 몽땅 잠자냥님 앞으로!! ㅋㅋ

잠자냥 2023-12-12 10:15   좋아요 2 | URL
다른 분들 서재 가면 엠블럼 주의 깊게 보기는 해요. 아 이분은 이때부터 열심히 했구나! 이 해에는 좀 활동을 안 하셨구나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요. 다락방 님 엠블럼 보면 리스펙트 ㅋㅋㅋㅋㅋ 초란공 님도 그렇게 많이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오잉 그리고 오늘 리스트에서 궁금한 거 많다는 분 처음 등장.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2-12 10: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잠자냥님한테 또 낚임....전 스마트폰으로만 북플을 해서 엠블럼을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ㅋㅋ

12월 2차로 산 책탑이 또 있을거 같군요...

잠자냥 2023-12-12 10:33   좋아요 3 | URL
그러고 보니 북플로만 서재 접속하는 분들은 엠블럼 본 적 없겠군요.
(저는 보통 컴터로 많이 보기 때문에 ㅋ)
새파랑 님은 지금 21, 22, 23년도까지 세 개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12월에 2차로 산 책탑...있겠지요. 있을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도 있고...(응?ㅋㅋㅋ)

다락방 2023-12-12 11:11   좋아요 2 | URL
나도 주로 컴터로 많이 봐요. 잠자냥 님, 나랑 비슷해..

독서괭 2023-12-12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 주전자 갖게 해주려고 억지로 책을 두 권이나 고르신 잠자냥님.. ㅋㅋㅋ
막내 사진 첫 번째 거 보고 순간 알라딘 굿즈로 고양이 뱃지가 나왔나? 했어요 ㅋㅋㅋ 너무 예쁘군요(하트뿅뿅). 3호랑 닮았는데 미묘하게 다르네요.
알라딘서재 첨 오신 분들은 잠자냥님 활동 이력 짧은 분인 줄 알 듯.. 저도 첨에 잠자냥님 메달 1개라서 깜짝 놀랐었죠 ㅋㅋ 그럴 리가 없는데 ㅋㅋㅋ

잠자냥 2023-12-12 15:28   좋아요 1 | URL
주전자를 그냥 사라고도 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막내랑 3호랑 나란히 있으면 둘이 한 핏줄 같지만 한 핏줄은 아니고.... 비슷한 동네에서 구조해 온 녀석들이라 먼 친척은 아닐까 싶기도. ㅎㅎㅎㅎ
ㅋㅋㅋㅋㅋ 늘 알라딘 신입생인 척 하려던 잠자냥 큰그림 ㅋㅋㅋ

자목련 2023-12-12 17: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무리 짤에서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합니다. 자동 저장, 너무 예쁘네요^^
책 이야기를 하자면 <잠 못 드는 밤>에서 서성이지만 결국엔 로베르트 발저의 <연필로 쓴 작은 글씨>로 기웁니다.
책을 사면 안 되는데.... 책을 사도 되는데...

잠자냥 2023-12-13 10:02   좋아요 1 | URL
ㅎ 우리 막내 핸폰 배경 화면 하셔도 됩니다! ㅋㅋㅋㅋ
크리스마스 선물로 셀프 책 선물 어떠세요? ㅋㅋㅋ

자목련 2023-12-14 14:33   좋아요 2 | URL
실은, 지금 핸폰 잠금화면이 3호입니다.
크리스마스 셀프 선물, 어찌 제 마음을 아시고.
여기저기 적립금 끌어모아 구매버튼!
하루키도 한 번 도전해볼까 싶고 ㅋㅋ

잠자냥 2023-12-14 15:03   좋아요 1 | URL
막내도 아니고 3호를! ㅎㅎ 제가 어제 집에 많이 늦게 갔더니 저 출근하면 저만 기다리는 3호가 우울&쭈굴해져서 있었는데 이 소식 들으면 무지 좋아하겠습니다. ˝3호야 너 이뻐하는 사람 또 생겼다!˝ 꼭 알려줄게요! 셀프선물도 하루키도 꼭 하세요!

2023-12-13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3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3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12-17 0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에 가장 가슴 뛰게 하는 사람은 단연코 잠자냥님. 잠자냥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없지.... 없다.

잠자냥 2023-12-17 07:59   좋아요 0 | URL
12월에 은오 님 가슴 가장 뛰게 하는 것은 종강 님이겠죠. 사랑스러운 종강 님과 백년해로 하길!

은오 2023-12-17 08:39   좋아요 0 | URL
2개월 계약연애입니다.

은오 2023-12-17 0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필로 쓴 작은 글씨>랑 <잠 못 드는 밤>은 일단 주섬주섬 담아가고....
<철학의 위안> 저도 며칠 전에 불안 읽고 뒤적이다 담아놨는데 잠자냥님의 평을 기다리겠읍니다 ㅋ

근데 은바오는 언제 만나지...?

잠자냥 2023-12-17 08:00   좋아요 1 | URL
은오 님 은바오 만나려면 거울을 보세요!

은오 2023-12-17 08:17   좋아요 0 | URL
ㅠㅠ
 

많은 이들이 딱히 좋아하지 않는데 나는 좋아하는 게 있다. 프랑스 문학과 프랑스 영화가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프랑스 문학과 영화는 난해함과 지루함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바로 그 난해함과 지루함(?)이 좋다. 그 지루함이 나에게는 지루함이 아니랄까. 프랑스어도 좋고(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랑을 말할 때), 불어로 연인들이 티키타카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순간도 즐겁다.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 중에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있는데(섹스신 빼고 -_-) 그 영화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아델하고 엠마가 책과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 그리고 엠마를 만나기 전 아델이 학교 친구들하고 문학에 관해 토론하는 장면이다. 난 이런 장면들을 볼 때 머릿속이 찌릿찌릿해진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다시 대학을 간다면 불문학을 전공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해보기도 했다(그런데 얼마 전 정희진쌤 글쓰기 강의에서 쌤이 당신의 편견 몇몇 개를 말씀하시다가 불문학 전공자에게 편견 있다고 해서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 그 자리에 불문학 전공자가 있을지 모르니까 더 이야기하지는 않겠다고 말끝을 흐리셨지만 아무튼 무슨 지점 때문에 그럴지 알 것 같기도).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프랑스 문학이나 영화에서는 예술에 관해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어떤 이들의 눈에는 그게 허영이나 허세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처럼 먹고살고 돈벌이에만 다들 급급해서 돈과 관련한 이야기가 아니면 모든 게-특히 예술이- 지적 허영&허세로만 보이는 사회보다는 그런 것들이 일상인 것, 삶의 디폴트가 되어 있는 게 인간으로서는 더 나아 보인다. 나는 그래서 프랑스 영화나 문학을 볼 때 오히려 남들이 말하는 그 지루함과 난해함에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낀다. 이렇게 말하면 또 누군가는 직접 가서 살아보면 그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그조차도 환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부자가 되는 것에 다들 눈먼 사회보다는 예술 판타지로 가득한 그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사랑도 이곳보다는 자유로워 보인다. 여기에서는 제도로 다들 묶인 채 한눈팔기가 디폴트가 되어 있다. 한눈팔기 안 하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기도 하고 도리어 장려하기도 한다. 그럴 바에야 굳이 왜 제도 안에 묶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떤 커플의 나이 차이에도 다들 그렇게 민감한지. 연하남-연상녀 커플인 데다가 그 나이 차이가 열 살 이상 난다면 눈이 휘둥그레. 남들의 사랑에 고정관념은 왜 그렇게도 많은지. 참 답답한 사회다. 그런데 사강이 그리는 세계 속 사랑은 그렇지 않다. 자유로운 사랑을 그리는 데 사강만큼 빼어난 작가가 또 있을까. 사강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번역되어 나온 사강 작품은 거의 다 읽은 것을 보면 나는 사강 빠인가 아니면 사강이 그리는 그 프랑스인들의 삶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일까. 사강 빠라기보다는 그녀가 그리는 사랑 안의 섬세한 묘사나 관계의 고독감에 관한 빼어난 통찰을 사랑한다고 하자. 사실 사강의 작품을 읽는다고 해서 막 사랑이 하고 싶어지지는 않는다. 사랑의 관계에 놓인 그들 대부분이 하나같이 고독에 잠겨 있기 때문에 사랑도, 사람도 종국에는 다 허무하게 느껴진다고 하는 게 더 옳으리라.

사강조차도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말 좋은 책을 쓰고 싶다’, <리틀 블랙 드레스>,  프랑수아즈 사강, 열화당)



사강의 작품 속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사랑을 하고 있기는 한데, 그 사랑이 서로 통하는 순간보다 어긋나는 순간이 많다. 통하다가도 금방 시들어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꽂히기도 하고 그 사랑도 그렇지만 곧 소멸하고…. 부부처럼 제도로 묶인 사람들은 더 고독하고 외롭다. 그리고 대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실을 자기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그렇지만 그 시들어버린 사랑 속의 그들에게도 초창기에는 서로 빠져들면서 눈부시게 꽃이 피던 순간들이 있다. 사강은 그런 순간들도 매우 잘 포착해서 그려나간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선명한 <패배의 신호>에서 루실과 앙투안이 서로가 같은 부류임을 알아보고 별것 아닌 이야기로도 즐거워서 밤을 지새우며 웃고 키득거리다가 결국 사랑에 빠져버리는 것- 그런 순간을 사강처럼 섬세하게 표현하는 작가도 드물다. 물론 이 둘의 사랑도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헤어지게 될 것임을 이 책을 읽는 이들은 다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 사강은-그리고 그녀가 빚어낸 인물들은 서로 한때 애정을 열렬히 나누던 사이임에도 이 사랑 역시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그 생각을 문득문득 떠올린다. 인생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원한 것은 없다고. 사랑조차..... 그런데 그렇지 않은가?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조제는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했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나도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한 달 후, 일 년 후>

갑자기 사강에 대해서 글을 끼적여보는 까닭은 최근 읽은 사강의 <황금의 고삐> 100자평에 은오가 “잠자냥 님 패배의 신호 말고 또 좋았던 사강 작품 있으신가요?! 브람스도 3별이던데......”라고 물었고, 생각해본다고 답을 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서 찾아보니 대개 나는 사강 작품에 별 셋을 준 적이 많더라. 오래전에 읽은 책들이 많고 100자평도, 리뷰도 남기지 않은 것들이 더 많아서 세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별점 위주로 찾아보니 지금까지는 이렇다.  



패배의 신호 5별

어떤 미소 4별

마음의 심연(미완성작) 4별
마음의 파수꾼 4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3별
슬픔이여 안녕 3별
한 달 후, 일 년 후 3별

신기한 구름 3별
황금의 고삐 3별

리틀 블랙 드레스 4별 (에세이)




<패배의 신호>를 읽기 전까지는 <어떤 미소>를 가장 좋아했다. 4별 무리보다 조금 위로 올려놓은 까닭은 4.5별이랄까? 여대생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면서 겪는 심리 묘사가 탁월하게 그려지는데 두 사람이 어느 호텔에 일주일 가까이 붙어 지내면서 나누던 사랑의 시간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별 후의 그 고독감도. <마음의 파수꾼>과 <마음의 심연>도 좋았다. <마음의 파수꾼>은 두 남자와 한 여자,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와 약간 미스터리 같은 구조가 흥미로웠다. <마음의 심연>은 미완성작이라 과연 좋을까 싶었는데 좋아서 놀랐던 기억. 으음 아마도 이건 비교적 최근에 읽은 터라 더 기억이 생생한지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슬픔이여 안녕> <한 달 후, 일 년 후>가 모두 3별인데 내게 3별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고, 나는 좋았기는 한데 딱히 당신한테도 좋을지는 알 수 없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는 싶지 않은 그런 책이다. <슬픔이여 안녕>과 <브람스>는 사강의 대표작으로 꼽히기도 하고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준 책이기도 한데 그 명성에 비해 좀 싱거웠던 느낌이라서 별을 후하게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같은 3별이라도 조금 뒤로 처지는 3별이 <신기한 구름>과 <황금의 고삐>인데, <신기한 구름>은 집착 쩌는 남녀가 등장해서 좀 질려버렸달까. <황금의 고삐>는 서로 질린 두 부부(만 등장해서!) 시종 나를 질리게 만들었다. -_-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은 사강이 물음표 대신 일부러 말줄임표 세 개를 꼭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프랑스인들은 딱히 브람스를 좋아하지 않아서 브람스 공연에 초청하기 전에는 꼭 이 질문을 해야 한다고. 그 제목을 나도 따와서 한번 비틀어 본다. <사강을 좋아하세요...> 사강을 좋아하든 말든 아니, 프랑스 문학을 좋아하든 말든 한번 더 읽어보지 않겠느냐고. 최근에 사강의 에세이 <해독일기>, <엎드리는 개>가 새로 나와서 반가웠는데! 글보다 그림이 많아서 이 책은 사지 않을 것 같다. 글만 좀 읽어보고 싶기는 한데.......













끝으로 어제 사강의 에세이 몇 개를 뒤적이면서 다시 읽어보다가 사강은 이런 글을 참 잘 쓴다고 생각했다. 아래 에세이는 사강이 십대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기숙사를 몰래 빠져나온 오후 어느 노숙인과 나눈 짧은 우정을 다룬 글이다. 마지막 두 단락, 참 아름답지 않은가.



그날 이후로 이상한 일주일이 시작했다. 나는 별문제 없이 기숙사를 빠져나와 센강까지 달려 친구를 만나러 갔다. 나는 그의 이름을 몰랐고, 그도 내 이름을 알지 못했다. 센강이 우리 앞에서 회색에서 하얀색으로 빛깔을 바꾸는 동안, 우리는 난간에 앉아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를 나눴다. 태양이 사라지면 나는 내게 십 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음을 알아챘다. 나는 그를 향해 몸을 돌려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도 미소를 지으며 약간 가엽다는 듯이 마지막 남은 담배를 건넸다. 시간을 걱정하는 나에게 그가 보인 연민과 동정이 짜증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결국 그에게 기숙사에 늦게 돌아가면 쫓겨난다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는 전혀 놀란 기색이 아니었지만, 진지한 얼굴로 나를 불쌍히 여겼다.
순간적으로 나는 그에게 그와 같은 사람이 돼서 강변을 산책하며 사는 편이 더 낫겠다고 말했다. 그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요. 자질이 있어야 한다니까요!”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내게 “사는 법을 아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내게 산다는 것은 친구와 돈을 갖고 춤추고 웃고 읽는 것이었는데, 그는 그 모든 것 중에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나는 저녁 내내 생각하다가 다음 날 그에게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물어보리라 결심했다.
이튿날 비가 조금 내렸다. 그래도 반 친구들은 우비를 입고 외출했고, 나는 나대로 덧옷을 입고 빗속으로 나갔다. 그가 가고 없을까봐 걱정이 되어 계속 달렸다.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비에 젖은 채 도착했고, 그는 다리 밑에서 늘 그렇듯 담배를 물고 있었다. (..........)
어쩌면 나의 유일한 친구일지도 모르는 그가 떠나려 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에게 물었고, 그는 내게 영영 다시 볼 수 없겠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센 강변에서 보낸 그 여름의 일주일은 친구를 사귀고, 친구를 잃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는 내게 미소를 건네며 떠났다. 나는 햇빛 속으로 멀어지는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
나는 기숙사까지 달렸다. 이제 하얀 햇살이 쏟아지던 거리를 지나 강까지 달아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것 하나, 행복한 피로 같은 것 그리고 그날 이후 친숙한 짐승처럼 내게 매달려 있던 시간의 냄새만이 남았다. (<가만히 걷는다>, pp.62~64 발췌)

















(파리 리뷰, <작가란 무엇인가3>, 프랑수아즈 사강 편에서)




알라딘 프랑스문학 마니아의 현황... 술파랑이 러시아문학 마니아에 이어 2위군요.





그나저나 오늘 웃긴 거 발견... 은오, 너 왜 여기서도 나 쫓아다니니.....



댓글(49)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오 2023-12-04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사랑은 시들지 않을 텐데......

잠자냥 2023-12-04 12:57   좋아요 2 | URL
곰탱이 너무 웃곀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0 | URL
저는 프사 적응해서 이제 아무느낌 안드는데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1 | URL
......

은오 2023-12-05 00:12   좋아요 1 | URL
ㄴ 이얼굴로 쩜쩜쩜쓰는게 너무웃기더라고요 얼굴이랑 잘어울림ㅋㅋㅋㅋ

은오 2023-12-04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뭘 물어보든지 페이퍼로 상세하게 답변 가능하신 잠자냥님....🥹 넘멋쪄...
제가 원래 다음에 읽어야지 찜해둔 게 <어떤 미소>인데 접수했읍니다...

은오 2023-12-04 13:04   좋아요 1 | URL
그리고 저는 음잘알 책잘알 영잘알이신 예술고양이 잠자냥님이 너무 좋습니다

잠자냥 2023-12-04 13:08   좋아요 0 | URL
할줄 아는 게 그거뿐이면 이렇게 됨;;;

은오 2023-12-05 00:13   좋아요 1 | URL
그 세개를 동시에 잘하시는게 너무고난이도입니다.. 하나만하는것도 어려운데.. 야심한밤에차오르는결혼욕구

잠자냥 2023-12-05 00:17   좋아요 1 | URL
낼 늦잠 잔다… 언능 코~~

은오 2023-12-05 00:31   좋아요 0 | URL
북플 15분만 더......

은오 2023-12-04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게 웃긴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제 이름만 봐도 행복하신게 아닌지 ㅋㅋㅋㅋㅋㅋㅋ

사랑?!

은오를 좋아하세요...

잠자냥 2023-12-04 13:04   좋아요 1 | URL
밥 먹어~

독서괭 2023-12-04 13:14   좋아요 2 | URL
뒤를 바짝 쫓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4 13:18   좋아요 3 | URL
역시 (특히 유머에) 영특한 괭ㅋㅋㅋㅋ

새파랑 2023-12-04 13:26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이쯤 되면 한번 ‘패배의 신호‘를 보내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3:31   좋아요 3 | URL
은바오 업혀있는 중

건수하 2023-12-04 13:59   좋아요 2 | URL
말줄임표를 쓰면 안되죠. 은오님은 물음표를 써도 됨!

잠자냥 2023-12-04 14:0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애가 소심해졌어. ㅋㅋㅋㅋ
좀만 덜 구박해야 하나...?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 저는 사강 <슬픔이여 안녕> 하나 읽고 그냥 그래서 그 이후로 안 읽었는데, 그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은 것 같군요. 마지막 인용해주신 에세이 보니 글이 참 좋네요. 새파랑님이 그렇게 읽으시는 이유도 알 것 같고요 ㅎㅎ
난해하고 지루한 거 좋아하는 극I 프랑스고냥이..

잠자냥 2023-12-04 13:19   좋아요 1 | URL
사강을 좋아하세요...
좀만 더 읽어봐...ㅋㅋㅋ

새파랑 2023-12-04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 프랑스 러시아 문학 좋아합니다~ 제가 2번째라니 좀 말이 안되긴 하네요...

저는 사강 <패배의 신호>랑 <한달 후 일년후>랑 <슬픔 안녕> 이랑 <어떤미소>요 ㅋ 전 사강의 초기 작품들이 좋더라구요. 사강 작품 거의 다 읽은거 같은데 요샌 좀 지쳐서 안읽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3-12-04 14:09   좋아요 1 | URL
지쳐서 ㅋㅋㅋㅋ 요즘 술 먹는 거 빼고는 다 지친 술파랑.

다락방 2023-12-04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사강은 슬픔 안녕, 한달 후 일년 후, 패배의 신호 읽었는데, 한달 후 일년 후 읽고 뭐 써놨나 찾아봤더니 그런 건 보이지 않고, 누군가에게 댓글로 ‘저는 사강하고 잘 안맞는 것 같아요‘ 해놨네요.

말씀하신 지점에서 제가 프랑스 예술을 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랑에 굉장히 자유로운 지점이요. 저 일전에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를 보는데요, 소피 마르소가 유부남하고 사랑에 빠졌거든요? 그런데 친구가 ‘도전해!‘ 라면서 그 남자와의 사랑을 적극 응원하더라고요. 저 그때 좀 충격을 받아서, 당시 남자친구하고 보고 나오면서 뭐야, 얘들은 일단 내 사랑이 최고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그 지점을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일단 내 사랑이 최고다!‘ 하는 그 지점이요. 너무 자유로워서 타인을 보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나 영화가 뭐가 있나 지금 퍼뜩 생각은 안나는데, 프랑스 소설 마니아 4위라서 좀 당황스럽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로맹 가리 좋아해서 그러나??

그런데 인용해주신 사강의 글 너무 좋아서 저 책은 좀 살까 싶습니다. 흠흠.

앗, 그런데 제가 안좋아하는 앤솔로지 네요.. <가만히, 걷는다> 요..

잠자냥 2023-12-04 14:12   좋아요 3 | URL
다락방 님은 윤리다락방이라 아마도 그 자유로운 분위기-이기적인 사랑-가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러고 보면 저는 환승기간에 현애인 4일 전 애인 3일 이렇게도 지낸적이 있어서 그런 게 더 용납이 가능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 -_-;;;;;; 생각해 보니 ㅈㄴ 이기적인 나였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마니아 시스템은 제 생각에는 그냥 페이퍼든 리뷰든 100자평이든 많이 쓰면 되는 거 같아요. 다락방님은 그간 쌓아온 세월도 있고 월욜마다 올리는 책탑도 한몫하는 거 같음

<가만히 걷는다>는 앤솔로지입니다! 프랑스 작가들 산문이 골고루 실려있어요. 사지 마.......... 빌려 읽어.

은하수 2023-12-04 14:49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님 저와 비슷~~
저 며칠 전 뒤라스 소설 읽으면서도 그 윤리적인 부분이 심히 이해가 안되더라구요..ㅉ 그냥 인정하겠지만서두... 그러네요^^

다락방 2023-12-04 14:59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엔 뒤라스가 없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3-12-04 15: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전 뒤라스 작품도 계속 읽고 있습니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읽어보세요. ㅎㅎㅎ

다락방 2023-12-04 15:28   좋아요 0 | URL
저는 뒤라스를 좋아하는 작가에 넣진 않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진 않습니다. 뭐랄까, 다소 힘든 작가라고 할까요..

미미 2023-12-04 14: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그 장면 너무 좋아해요!!ㅋㅋㅋㅋ
수업장면에서 언급한 책도 샀습니다. 번역서는 없어서 언제 읽을지 기약은 없어요ㅋ
그걸로 글을 써볼까 했었는데 (사진은 준비된ㅋㅋㅋ)미루다가 흐지부지되었지요...에효
미국문학보다는 프랑스문학이 저에게는 잘 맞더라고요. 방송대에서 프랑스 역사, 프랑스어 기초 수강했었는데
출석 수업 때 전공자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던 일 떠오르네요.

은바오가 자냥님 근처에 없으면 이제 서운할 사람 많을 듯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4 14:20   좋아요 3 | URL
전 그 장면들 보면서 와, 프랑스 애들은 수업 시간에 저렇게 토론한단 말이야 진짜 부럽... 그랬다능.
전 고딩 때 제2외국어가 불어였는데, 열심히 좀 할껄.껄껄껄...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때 불어 선생님도 좀 ㅋㅋㅋㅋ 사계절 거의 트랜치코트에 머플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바오 잘 안 보이면 저도 허전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14   좋아요 2 | URL
결혼해서 같이살면 허전할일 없으실텐데...

잠자냥 2023-12-05 00:18   좋아요 2 | URL
결혼하면 금방 질려서 안 됨!

은오 2023-12-05 00:32   좋아요 1 | URL
나원참그래서집사2님이질리셧나요!!!!!!!

잠자냥 2023-12-05 00:34   좋아요 3 | URL
아니~ 우린 결혼 안 했잖아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5 00:36   좋아요 2 | URL
-.-
똑같이 같이사는건데...

그리고 그 집사2님과 잠자냥님을 함께 지칭하는 우리는 정말 지양해주셨으면합니다..

잠자냥 2023-12-05 00:41   좋아요 2 | URL
우리 은바오 오늘 화 많이 내니까 더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



(미미 님 내일 이 댓글들 보고 달달해서 쓰러짐)

미미 2023-12-05 07:49   좋아요 2 | URL
휴~ 다행히 누워서 읽었기 때문에 쓰러지진 않았습니다ㅋㅋㅋㅋㅋ달달하게 웃고 시작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두 분‘ㅋㅋㅋㅋ

망고 2023-12-04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랑스 문학이랑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막연히 안맞는다고만 하고 뭐 별로 읽은게 없네요ㅋㅋㅋ뭘 읽어봤어야 안맞는다고 말하는게 성립될텐데...아마 전 프랑스 영화를 보고 아 저건 정말 싫다 하는 지점들이 있었어서 문학도 그럴거라 짐작했나 봅니다 한때 오종 감독도 유명해서 좀 봤는데...저는 좀 별루...ㅋㅋㅋㅋㅋ사실 불어 전공자에대한 편견 저도 좀 있는데ㅋㅋㅋㅋ그건 순전히 불어선생님 때문에 생긴거였어요 굉장히 감성적이셨던....ㅎㅎㅎ근데 잠자냥님 이 글 보고 사강은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다락방 2023-12-04 14:58   좋아요 1 | URL
저도 오종 도 별로.. ㅋㅋㅋㅋㅋ
저는 베티 블루도 별로, 몽상가들도 별로. 뭔가 본 건 다 별로였던 것 같아요. ㅎㅎ

잠자냥 2023-12-04 15:12   좋아요 0 | URL
크하하 전 오종도 좋아합니다. <영 앤 뷰티풀>도 재미있게 봤는데...
아 이것도 여러분이 힘들어할 거 같습니다....ㅋㅋㅋㅋ

망고 2023-12-04 15:19   좋아요 1 | URL
아우 영앤뷰티풀 저는 정말 싫어서 오종에 대한 그나마 약간 있던 이해의 감정도 사라져버렸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12-04 14: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강에 대한 이런 탐구!!!
넘 멋지십니다.
저도 사강을 별로 안좋아해 하면서 꽤 읽고 있는데 잠자냥 님과 비슷한 심리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멋짐 멋짐~~
이러니 은오님이 따라다니시나봐요
충분히 이해되잖아요?ㅎㅎㅎㅎㅎ

잠자냥 2023-12-04 15:15   좋아요 1 | URL
그냥 그 특유의 섬세함과 자유분방함이 계속 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은오가 저 따라다니는군요? 안 보이는데?! 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4 17:10   좋아요 3 | URL
업혀 있으니까…

자목련 2023-12-04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강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강의 소설을 지나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어떤 미소>가 궁금합니다. 제2 외국어로 불어 배울 때 열심히 배웠다면...

잠자냥 2023-12-04 17:34   좋아요 0 | URL
그냥 지나치긴 힘들다는 그 표현이 딱인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3-12-0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영화, 프랑스 소설 좋아하지만, 전 사강파는 아닌 것 같아요.
세 가지색은 블루가 가장 좋았고요.
프랑스 배우들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해요.

잠자냥 2023-12-04 17:36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 님도 프랑스문학영화 좋아하시는군요! 자연스러운 연기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샤를로뜨 갱스부르 언니 좋아하는데 요즘 급 늙음… ㅠㅠ
 
[100자평] 불안
이게 다 잠자냥 님 때문이다

어제 은바오가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고 남긴 100자 평에 언니들이 나타나서 저마다 오래전 ‘드 보통’의 책을 읽었던 자신들의 감상을 소소하게 남겼다(책은 이래서 좋다. 책을 읽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고 나이가 다르고 세대가 달라도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 책 이야기로 통한다는 것). 나도 한때는 알랭 드 보통을 꽤나 열심히 읽었고 <불안>은 아직까지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버리지 않고 이사 올 때도 갖고 왔는데 어디에 처박혔는지(책장 뒤 칸으로 밀린 듯) 찾을 수는 없고 혹시 <불안>에 관해 뭔가 끼적인 게 있던가 싶어서 내 블로그에 ‘알랭 드 보통’이라고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글들이 나타났다.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각각 2007년과 2015년에 쓴 글인데 그동안 글쓰기 실력은 좀 늘어난 것인가? 길이만 늘어난 것인가.....?


제목: 알랭 드 보통의 책들  (작성 날짜: 2007/11/26)

처음 알랭 드 보통의 작품을 접하고, 솔직히 '뭐 이런 게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소설(?)은 스토리만 보자면 뻔하디 뻔한 '연애 소설'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난다.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하다가, 삐걱거리고, 그러다 헤어지고. 헤어짐 뒤 고통을 앓다가, 다시 누군가를 만난다. 그런데 '뭐 이런 게 다 있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쉽게 읽히는 연애 소설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당히 현학적이다. 삐딱한 시선으로 보자면 '지적 허영'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열광할만한 요소가 다분하다.

단순히 '사랑'과 '연애' 이야기에 플라톤, 헤겔, 프루스트, 프로이드, 오스카 와일드 등등이 거론된다면 골 아프지 않겠는가? 아니, 사랑하면 사랑하는 거지, 무슨 철학자가 운운한 말들이 이렇게 많아?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 그래 너 잘 났다. 잘난척하려고 이런 글 쓴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알랭 드 보통의 소설에 매혹당하는 (혹은 그와 반대로 역겨워하는) 이유가 된다.

보통 우리는 '사랑'을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사랑'처럼 쉽고 익숙한 단어도 없다. 너무 익숙하고 무척 빈번하게 들리는 단어이므로 '사랑'에 철학과 같은 고리타분한(?) 생각은 개입될 요소가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누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행위'만큼 한 사람의 기호와 가치관과 습성 등 그 사람의 '철학'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행동을 찾기 쉬울까? 어떤 사람을 사랑하기로 선택하고, 받아들이고, 그와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일련의 행동만큼 한 사람의 가치관을 쉽게 엿볼 수 있는 것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을 다룬 소설을 그저 '연애'소설 쯤으로 치부해왔는데, 알랭 드 보통은 그 연애 소설에 '철학'이라는 담론을 끌어들임으로써 '연애' 소설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처럼 지적 허영에 가득 찬 사람들에게 소비되고 있는 것이고.

내가 읽은 알랭 드 보통의 책은 그의 연애소설 3부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1993), <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1994),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Kiss & Tell>(1995)과 <불안 Status Anxiety>(2004), <동물원에 가기 On Seeing and Noticing>(2005)가 있다. <불안>과 <동물원에 가기>를 제외한 앞의 세 작품들은 모두 '사랑'에 관한 철학적 접근을 다룬 책으로 세 작품의 구조는 거의 비슷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사랑하고, 삐걱거리고, 헤어지고 등.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의 경우 사랑하는 여자에 대해 ‘전기’를 쓰는 심정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이런 시도는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의 전기를 써보라고 하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불안>과 <동물원에 가기>는 사랑에 관한 에세이는 아니지만, ‘삶’의 갖가지 모습에 대해 철학적 접근을 하고 있는데, 알랭 드 보통의 연애 이야기에 약간 질릴 때쯤 읽으면 좋을 듯 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알랭 드 보통의 책은 (예를 들자면 하루키처럼) 그만의 일관된 분위기와 스타일이 확고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든 작품을 쭉 읽으면 금세 질린다. 몇 달에 한 권 정도 읽으면 딱 좋을 듯. (난 지금 좀 질려서 역겨워지려는 상태; -_-)




마음에 들었는지 인용 구절을 몇 개 적어놨더라.


평소에는 멀쩡한 사람도 사랑을 하면 편집증에 걸리고, 별별 최악의 생각을 다 한다. - 그 남자/그녀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아, 싫증내고 있어, 적당한 때가 되면 이 사람은 모든 걸 없던 일로 돌릴 거야……. 편집증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따르는, 극히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상대를 높이 평가하니 내가 버려질 가능성이 점점 커질밖에.  <우리는 사랑일까> p165

상대의 특징들을 의식하면서 우리에게는 서로의 이름을 다시 지어주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사랑은 사랑이 만들어내지 않은 이름을 들고 우리를 찾아온다. 그것은 태어날 때 부모가 준 이름이고, 여권과 등록증에 공식적으로 적힌 이름이다. 연인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독특함을 찾아낸다는 것을 고려할 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이름으로 그 독특함을 표현하고 (비록 간접적이라고 해도)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p151

두 사람이 서로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함께 이야기하는 언어는 일반적인 언어, 사전에서 정의된 담론의 언어로부터 멀어진다. 익숙함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한다. 두 연인이 함께 짜 내려가는 이야기와 관련을 맺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잘 이해할 수가 없는, 친밀성에 기초한 집안 언어이다. 그것은 공유된 경험의 축적을 암시하는 언어이다. 거기에는 관계의 역사가 담겨 있다. 그 언어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과 달라진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p158

어쩌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가지 우리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우리는 사랑을 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p161




“우리”라고 쓴 게 웃기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알랭 드 보통의 소설에 매혹당하는 (혹은 그와 반대로 역겨워하는) 이유가 된다."라니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자냥아, 여기서 니가 말하는 “우리”가 누구니? ㅋㅋㅋㅋㅋㅋ 스스로 자신을 지적 허영 가득 찬 사람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는 것도 웃기다. 알긴 아네........



제목: 생각  (작성 날짜: 2015/1/22)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읽었더라, 아마도 알랭 드 보통의 책이었을 것이다. A라는 인물이 현재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섹스 포함)은 지금까지 A가 사랑해온 과거 연인들 관계의 총합이다. A가 만나온 연인들의 지난 역사의 결과물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다.

이걸 달리 생각해보면, A라는 인물이 지금 만나는 연인은 과거 연인의 총합이다, 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A의 현재 연인 B는 과거 연인 C D E F에서 장점은 더하고 단점은 뺀 그런 총합. 물론 또 B에게는 C D E F에게서 볼 수 없었던 단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C D E F보다는 B가 좀 더 나은 사람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왜냐하면 A라는 인물은 C D E F를 거치면서 사람을 보는 눈도 조금은 성숙해졌을 터이며, 그 관계들을 통해 좀 더 좋은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A가 지금 B를 사랑하고 있다면 바로 B가 A에게는 가장 좋은 사람, 가장 좋은 연인인 셈이다.  A 또한 B에게 그런 존재이고. 그러니 우리 모두 지금 곁에 있는 연인이 최고라 여기고 사랑하라는... (읭? ㅋㅋ)  



아 진짜 웃기다. 아무튼, 여기 서재에 올린 글들도 한 10년 뒤 20년 뒤 보면 이런 기분일까....







댓글(23) 먼댓글(2)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이게 다 잠자냥 님 때문이다
    from 마지막 키스 2023-12-01 11:40 
    은오 님이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을 읽고 구매자평을 쓰셨고, 그걸 보고 잠자냥 님은 본인이 오래전에 쓴 글을 옮겨오셨다. 2007년에 작성한 글이라 했는데, 그 글에는 지금의 잠자냠 님 글처럼 지적임이 가득했다. 오, 2007년이면 꽤 오래전인데 그 때도 여전히 지적이셨구나, 생각하다가, 그렇다면 나의 2007년 글은 어떨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알라딘을 뒤적거렸다. 2007년의 나의 글을 찾아보자, 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는 아니라
  2. 15년전
    from 건수하의 서재 2023-12-01 13:42 
    2008년 11월에 쓴 글에 잠깐 언급된 <우리는 사랑일까>.연애에 있어서 사람들이 '사람이 누군가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을언제 만나는 지도 중요하다'라는 얘길 종종 하는데 '우리는사랑일까'는 책을 만나는 것에 있어서도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특히 '우리는 사랑일까' 는 예전에 읽었을 때는 별로라서, 왜 그렇게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이 많이 출판되는지 의문이었는데 최근 처분하려다가 한 번 더 보았더니 보내기가아까워질 정도였
 
 
햇살과함께 2023-12-01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잠자냥님 페이퍼에 나온 책을 제가 다 읽다니요.
찾아보니 저도 2010년에 보통 6권 연달아 읽고, 2011년에 1권 읽고 질려서 다시 읽지 않는 중....
은오님 덕분에 추억 소환 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1 11:34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 보통 사람에게 인기 많았던 보통! ㅋㅋㅋ

다락방 2023-12-01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07년이면 상당히 오래전인데, 그때도 엄청 지적인 글을 썼네요, 잠자냥 님.. 이러니 은오 님이 홀랑 반하지..

잠자냥 2023-12-01 11:3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라고 쓴 거 아놔 너무 웃김. 지금은 결코 쓰지 않을 문장.ㅋㅋㅋㅋㅋ
2007년.... 몇 살 때인가 계산해 보니 다락방 님과 제가 그래도 참 풋풋하던 시절이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1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있어봐요. 나도 2007년 글 가져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1 11:49   좋아요 0 | URL
앜ㅋㅋ 너무 웃겨 정말 죽을 거 같아요.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은 쉽게 안 변하네요.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2-01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처럼 지적 허영에 가득 찬 사람들‘

누구 말하는 거죠? ㅋㅋㅋ

잠자냥 2023-12-01 14:17   좋아요 0 | URL
나 그리고…. 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12-01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한바탕 ‘보통‘ 바람이 부는 건가요? ㅋㅋ

잠자냥 2023-12-01 16:37   좋아요 0 | URL
보통 이렇게 바람이 다시 불기도 어려운데 말이죠! ㅋ

독서괭 2023-12-0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오, 잠자냥님, 우리가~가 왜요, 그럼 어때요? ㅋㅋㅋ
이제 다락방님 글 보러 가야지 ㅋ

잠자냥 2023-12-01 17:30   좋아요 1 | URL
아 어디 글쓰기 관련 책에서 우리라는 주어는 딱히 좋은 표현은 아니라고 읽은 기억이… ‘필자는’과 같은 비슷한 이유로 지양하라고…. 암튼 지금의 내 느낌으론 그냥 시건방져 보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1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_- 이 이모티콘은 15년 전에도 애용하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년 전 글도 너무 좋네요.... 잠자냥님 너무 좋아....😭

잠자냥 2023-12-01 20:46   좋아요 1 | URL
어 근데 지금 보니 은바오 프사하고 -_- 닮음 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1 23:2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저 짤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푸바오 사진입니다. 대포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더 귀여운 순간캡쳐.... 너무 바부같고 귀여움...ㅠㅠ

은오 2023-12-01 19: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인용 구절들 보니까 저희 얘긴데요?
은오는 잠자냥님이 날 안사랑하시는게 아닐까 의심함.
잠자냥님은 은오에게 이름을 지어줌. 옥동자, 은바오 등등 그리고 자꾸 우리 은오라고 함

사랑인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3-12-01 20:45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은오 2023-12-01 23:26   좋아요 2 | URL
그 찝찝한 반응은 뭐죠?!
아무튼 보통이 저희 사이 보통 아니래요ㅋ

잠자냥 2023-12-02 03:41   좋아요 2 | URL
찝찝 ㅋㅋㅋㅋㅋㅋㅋ 아 왜케 잘 알고 그랰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ㅋㅋㅋㅋ

은오 2023-12-02 19:09   좋아요 1 | URL
사랑하니까...

새파랑 2023-12-02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짜장면 아닌가요?

ㅋ 저도 알랭 드 보통은 예전에 인ㅋ 많아서 몇편 읽었었는데 그 이후에는 손이 잘 안가더라구요. 잠자냥님은 2007년에도 글을 잘 쓰셨군요. 역시 천부적인 재능 잠자냥 님~!!

잠자냥 2023-12-03 05:47   좋아요 1 | URL
보통 짜짱면 ㅋㅋㅋㅋ 이제 이해함 ㅋㅋㅋㅋㅋㅋ 다락방은 곱배기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4 08:41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짜장면 먹고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곱배기는 아니고 보통에 공기밥이요!! (밥 무척 좋아하는 사람)
 

한번 생각해봤다. 책탑 사진을 찍으려고 책을 사는 것은 아닌가? 사진을 찍어보지 말자. 그렇다면 덜 사지 않을까? 그러나........그렇지 않았다. 야금야금 역시나 열심히도 사고 있었다. 그 사이에 사서 읽고 벌써 되판 책도 있고(알라딘 중고에 판매하러 갔더니 바코드가 인식 못해서 점원이 일일이 입력해야만 했던 신간도 있었다), 읽고 나서도 팔리지 않고 살아남아 책꽂이에 꽂힐 영광(?)을 차지한 책도 있다. 그렇게 산 책들-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맡겨진 소녀>로 반한 작가. 아일랜드에 그러고 보면 참 좋은 작가가 많은 것 같다. 신간이 나와서 바로 구매... 클레어 키건의 대표작이라고.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고, 같은 해 오웰상, 케리그룹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특히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아름답고 명료하며 실리적인 소설”이라는 평을 보냈다고. 근데 참 얇구나.



신시아 오직, <숄>
이것도 어제 출간된 것 보고 급박하게 구매. “프리모 레비와 엘리 위젤 등의 작품들과 더불어 홀로코스트 문학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필독서로 손꼽히는 신시아 오직의 대표작” 요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하는 짓 보면 가관이라 홀로코스트 문학도 꼴 보기 싫은.... 부작용이 있는데, 그래도 이 책은 궁금해서 샀다. 신시아 오직은 1997년 에세이 <명성과 어리석음Fame & Folly>이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00년에는 에세이 <언쟁과 곤경Quarrel & Quandary>으로 전미도서 비평가협회상을 받았으며. 2005년에는 소설 <베어 보이The Bear Boy>가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이력이 있다. 이 작품 <숄>은 현대의 고전으로 손꼽힌다고. 에세이를 좀 읽어보고 싶은데....?




알랭 로브그리예, <진>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약간 고민했다. 살까 말까? 로브그리예의 <엿보는 자>를 생각하면 사는 게 맞고, 로브그리예의 <질투>를 생각하면 쳐다보지도 않는 게 맞다. 그런데도 계속 궁금해서 결국 구매했고, 나는 압도당했고, 최소 5번은 더 읽겠다고 허언을 남발했으나 한 번은 더 읽을 듯. 한 번은 더 읽고 리뷰 쓸 예정. 이거 물건입니다.... 로브그리예도 약간 천재인가...? 흠




에마뉘엘 보브, <나의 친구들>
한 번도 읽은 적 없는 프랑스 문학이라 관심이 갔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남자가 징징대는 이야기인가 싶어서 약간 꺼려졌던 이 책(<스토너>의 존 윌리엄스 데뷔작 <오직 밤뿐인> 읽고 젊은 남자 화자의 징징거림 질림)- 은오의 5별에 “맛도리”라는 소문 듣고 사 읽었는데 좋았다. 그리고 중고 서점으로 팔려가지 않고 살아남았다(비슷한 판형에 은오로부터 미모의 표지라는 극찬을 받은 <도시의 마지막 여름>은 팔려나감....).




이디스 워튼, <버너 자매>
이 책에 실린 다른 단편 <징구>와 <로마열>은 이미 다른 책에서 읽은 터라, <버너 자매> 때문에 사야할 가치가 있는가 고민 좀 했다. 그런데 <버너 자매>가 좋다는 소문이 많이 들려서 결국 구매. <버너 자매>는 중편으로 가장 기니까 괜찮아....




최승자, <연인들>
부코스키 시집을 읽었더니 시집이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승자 언니의 시집 중 유일하게 사지 않았던 이 책을 구매했다. 어느 늦은 밤 펼쳤다가 일단 덮었다. 난 이상하게 시집 읽기가 가장 어렵더라. 분량은 짧은데도 꽤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읽기가 시집 아닙니까?! 안 그런가요?
 



줌파 라히리,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최근에 마음산책에서 줌파 라히리 소설과 에세이가 각각 1권씩 출간되었다. 소설 <로마 이야기>는 당장 살 것처럼, 다락방에게 땡투도 해놓고 장바구니에 담았었는데, 다락방이 4별 주면서 뭔가 아쉬움을 끼적거려서 일단 식음......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고 그러던 차에 나온 이 에세이부터 구매. “타인을 번역”한다는 말에 꽂혔던 것 같다. 어차피 우리는 다 타인을 “번역”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실라 미요시 야거, <애국의 계보학-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만든 서사들>
제목만 보면 평소 내 관심사는 아니라서 패스했을 것 같은 책인데 희진쌤이 기획, 감수자로 이름을 올리고 저자가 내국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한국의 역사, 젠더, 민족주의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으로 신채호, 이광수, 박정희, 김대중이 등장한다. 목차만 봐도 흥미로워 보이는데.




아비탈 로넬, <어리석음>
해체론의 창조적 계승자라고 불리는 아비탈 로넬의 국내 첫 번역서(이 책 출간 후 <루저 아들>(2018) 나옴). 어리석음을 논한 서양의 다양한 저작을 새롭게 읽는 형식으로 핀천, 도스토옙스키, 워즈워스의 작품들을 비판적으로 읽는다. 그런데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 이후 아비탈 로넬은 성추문에 휩싸였는데 그게 참 기묘하다. 로넬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제자에게 신체적 언어적으로 상습 성폭력을 가했다는 추문에 휩싸였는데(버틀러 언니와 스피박 언니, 지젝 등이 로넬 지지하는 편지를 뉴욕대에 보내서 논란이 더 커짐). 그게 참 이상한 게 로넬은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고 로넬로부터 성폭력당했다고 주장하는 제자 또한 동성 파트너가 있는 동성애자인데 게이잖아?! 로넬 언니 양성애자입니까??? 아무튼 에이스는 아닌가 봅니다....




마사 누스바움, <역량의 창조- 인간다운 삶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누스바움이 제안하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제안. “누스바움의 '역량'은 한 사람이 타고난 능력과 재능인 동시에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에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의 집합을 의미한다.”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찾는 과정은 결국 사회 정의를 모색하는 일환이기도 하다는 누스바움의 주장에 동의.




아를레트 파르주, <아카이브 취향>
재미있어 보여서 샀다. 아틀레트 파르주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를 연구한 역사학자로 로버트 단턴이 “프랑스 최고의 역사가 중 한 명”으로 꼽기도. <서양 여성사> 등 굵직한 유럽 통사 기획에도 참여한 인물로서 대중, 빈민, 여성 등 소외계층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파르주는 이 책에 아카이브를 연구하며 얻은 단상들을 기록하면서 거기에 따르는 고민과 성찰들을 담아보았다.




[eBook] 앤절라 첸, <에이스-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읽고 리뷰 남김. 즐거운 독서였다. 이 책 샀던 날 에이스 은바오가 에이스는 에이스로부터 받아야하지 않겠느냐며 기프티북을 보냈던데 이미 다운로드 받았던 나는 선물 거부. 눈물을 흘리며 다시 책을 주워 담은 은바오는........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중.




지난 11월 24일 금요일 오후..... 갑자기 회사에서 바쁜 일이 생겨서 그 좋아하는 시장조사도 내팽개치고 일에 몰두하던 잠자냥은 정희진의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출간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교양인에서 곧 희진쌤 신간이 나올 것 같은 낌새는 알아차리고 있었지만 이 책일 줄이야. 바쁜 일을 마치고 다시 시장조사에 들어간 잠자냥이 북플에 뜬 이 책 발간 소식을 알고 장바구니에 담기 전, 주말 전에 메일이나 확인하자- 싶어서 메일함을 열었더니 아니 이 은바오가 또 뭘 보냈네?! 뽀뽀 세례와 함께 희진쌤을 보낸 은오..... 잠깐 고민했다. 주머니 가벼운 학생에게 이것을 받아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그런데 이 책은 선물받는 의미가 남다른 책인 거 같아서 받기로 했다. 그리고 정확히 오늘 새벽 3시 59분에 도착한 이 책.






고마워! 나한테 희진쌤 책 선물한 여자는 은오 니가 처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37)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3-11-30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절대 안 팔 책이라 저렇게 메모해 두시는군요? 역시 한번 거절에도 좌절하지 않고 거절 못할 선물을 들이미는 은바오.. 훌륭하닷. 근데 택배가 새벽 3:59 에 와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얇다고요?(솔깃) 사진 보니 정말 얇네요. 이번에 얇은 책이 많군요. <진>도 얇고.. (당분간 얇은 책만 살 예정인 사람) ㅋㅋ
오늘도 책탑 즐겁게 구경하고 갑니다~

잠자냥 2023-11-30 13:23   좋아요 3 | URL
희진쌤 책이라고 무조건 다 안 파는 건 아닌데....(판 책도 있음-이상하게 글쓰기 시리즈는 다 팔았음;;) <페미니즘의 도전>은 초판 아직도 갖고 있기도 하고, 이 책도 그럴 거 같습니다.

택배는 ˝내일 아침 7시 전 배송˝ 이거 신청하면 거의 그 시간에 오더라고요. 어제 그렇게 산 책이 있었는데, 은오가 보낸 저 책도 그 시간에 같이 왔더라고요.
클레어 키건 책은 <맡겨진 소녀>도 얇습니다. ㅎㅎㅎㅎ

은오 2023-12-01 00:06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중고로 파실 책 엄청 빡세게 솎아내시네요?! 희진쌤 책은 팬심으로 다 갖고 계실 줄....

잠자냥 2023-12-01 04:33   좋아요 3 | URL
넘치는 책을 조절하려면…..

은오 2023-12-01 12:44   좋아요 1 | URL
매달 잠자냥님의 책탑을 보면.... 끄덕끄덕....

건수하 2023-11-30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자는..? 있는 건가요? ㅎㅎ

은오님 신나겠는데요 선물 성공! 게다가 팔지도 않을 것 ^^
두 분의 책장이 합쳐지는 날까지 함께할...


잠자냥 2023-11-30 14:45   좋아요 2 | URL
아니요, 없어요. ㅎㅎ 희진쌤 책 선물받은 건 처음입니다.
왜냐면, 선물받기 전에 제가 다 사봤으므로.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30 1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바빠서 잠깐 보고만 가려고 했는데 절로 댓글 남기게 하는 잠자냥.
시장조사 좋아하시는 잠자냥 님.ㅋㅋㅋ
분명 은오 님께 받은 책 선물 같은데 뭔가 책 저자에게 싸인받아 선물받은 책 같네요.
잠자냥 님 글씨죠?ㅋㅋㅋ
귀여운 선물이니 한 번은 받아도 되지 않겠어요.^^

잠자냥 2023-11-30 16:22   좋아요 1 | URL
나무 님 요즘 어디 아프신가 했습니다.
그건 아니고 바쁘신 거라니 다행이네요.
ㅋㅋㅋㅋ 네 제 글씨입니다. 오늘 아침에 씀. ㅋㅋㅋㅋ
또 오세요~

자목련 2023-11-30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은오 님이랑 결혼하는 건가요? ㅋㅋㅋ
저도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랑 에마뉘엘 보브이 <나의 친구들>은 12월에 주문할 것 같아요.
알랭 로브그리예의 <진>과 줌파 라히리의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는 잠자냥 님의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곧 잠자냥 님의 12월의 산책 목록이 올라올 것 같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3-11-30 16:23   좋아요 0 | URL
결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993년에 할 예정입니다. ㅋㅋㅋㅋ
<이처럼 사소한 것들> 자목련 님이 리뷰 쓰시면 벌써부터 감성 후두둑-일 거 같습니다.

독서괭 2023-11-30 17:24   좋아요 1 | URL
900년이 늘어났어요..?

잠자냥 2023-11-30 17:26   좋아요 3 | URL
곰탱이가 되는 바람에… ㅋㅋㅋㅋ

은오 2023-11-30 19:16   좋아요 3 | URL
[진지한 요청]
2093으로 돌려주시면 안되나요 2993은 너무절망적입니다
......
제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기엔
잠자냥님이 은바오를 더 맘에 들어하시는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1-30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녀(그 판다) 의 책 선물이라니~ 드디어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나요? ㅋㅋㅋ
책탑 사진이 각이 잡혀 있군요~!!

잠자냥 2023-11-30 17:2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책만 날름 받아먹는 건지도 모르죠. ㅋㅋㅋㅋㅋ

은오 2023-11-30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원래 선물받은 책 앞엔 항상 저렇게 메모해두십니까?!
아님 저라서??????????

잠자냥 2023-11-30 21:16   좋아요 1 | URL
첨인데?! (직접 써준 사람들이야 자기들이 쓴 거고. ㅋㅋㅋㅋ 근데 이것도 골치. 내다 팔기도 뭐하게…. ㅋㅋㅋ)

은오 2023-12-01 01:26   좋아요 2 | URL
😳
그럼 왜...... 쓰신거죠?
사랑해서....?

잠자냥 2023-12-01 03:53   좋아요 2 | URL
네…..





희진쌤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1 12:44   좋아요 0 | URL
저는요??

잠자냥 2023-12-01 12:52   좋아요 1 | URL
당신이 느끼는 대로.....

은오 2023-12-01 18:22   좋아요 1 | URL
😳

곰탱이 갖고노는 잠자냔님....

잠자냥 2023-12-01 20:57   좋아요 0 | URL
자냔…..이라 년을 쓰고 싶었던 게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30 19: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희진쌤 책 선물한 첫 여자
결혼신청한 첫 여자
뽀뽀한 첫 여자
곧 결혼한 첫 여자가 될 예정

급박하게 보낸 보람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이 사실까봐 제꺼 주문보다도 먼저 했어요!!
사셨다고 하시면 취소하시라고 징징댈예정이긴했지만ㅋ

잠자냥 2023-11-30 21:18   좋아요 2 | URL
우리가 언제 뽀뽀했다고?! ㅋㅋㅋ
암튼 선물 다시 한번 고맙!

은오 2023-11-30 23:43   좋아요 2 | URL
어제 뽀뽀하실때 제가 고개를 돌렸어요ㅋ 모르셨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1 04:02   좋아요 2 | URL
반대쪽으로…

은오 2023-12-01 12:45   좋아요 0 | URL
흠... 입술이 닿았던 것 같지만...

다락방 2023-12-01 1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뽀뽀한 첫여자, 라니까 우리가 언제 뽀뽀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관람꿀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페이퍼 보고 책 몇 권 담아갑니다. 클레어 키건은 저는 딱히 혹하진 않고요, 백자평 올리신 <숄> 살거고요, 그런데.. 누스바움 신간 나왔어요? 하아- 좋은데 싫다... <나의 친구들> 과 <애국의 계보학>,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은 이미 갖추었습니다. ㅋㅋ 다음주 책탑 난리남요.

계속 삽시다!!

잠자냥 2023-12-01 10: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시청률 수직 상승 중... 은오랑 제가 둘이 GL 웹소설을 창작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은바오야 우리 돈 못 벌면 이거라도 하자 ㅋㅋㅋㅋㅋㅋㅋ 제목 ˝2093년의 결혼식˝ 또는 ˝언니, 얼려도 될까요?˝

<숄>은 저 작가 책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안심해요. 누스바움 저거 신간 아닙니다! ㅋㅋㅋㅋ 예전 거 샀어요. 다음주 책탑 기대!

은오 2023-12-01 12:46   좋아요 3 | URL
일단 잠자냥님 출판사 차리시면 자하르 같은 직원으로 절 고용을...

독서괭 2023-12-01 17:24   좋아요 1 | URL
엇 다시 2093년 됐어요?

잠자냥 2023-12-01 17:26   좋아요 0 | URL
아니 그건 웹소설 제목 ㅋㅋㅋ 독자들에게 2993년은 너무 멀어서… SF인 줄 알면 안 됨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1 17:32   좋아요 1 | URL
얼려도 될까요?가 더 sf적입니다만 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1 17:36   좋아요 0 | URL
그건 sf버전 맞습니다. 2093년의 결혼은 순정버전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1 18:24   좋아요 1 | URL
언니, 얼려도 될까요? 이거 왤케 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gl 제목 같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