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과에는 한 분의 괴짜 교수님이 계시다.

학창시절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책하고 떨어지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특히나 영어책은 죽도록 보았단다. 결국 모교에서 석박사까지 마치고, 국가기관에서 일했다. 여기서부터 워커홀릭이란 별명이 붙기 시작했다. 워낙 책을 좋아하시는데다가 전공 또한 요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전공인지라 당신이 자의로 타의로 맡으신 프로젝트만 해도 항상 3개 이상씩을 달고 다니셨다.

댁도 인천이라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라 아예 연구실에 침낭과 침대를 마련해 놓고 밤새 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교수님은 그것이 좋으셨나보다. 학문에 대한 열정은 그렇게도 뜨거웠다.

댁에 가셔도 책을 놓지 않는 것은 당연한지라, 한번은 답답해서 보다 못한 사모님께서 읽던 책을 덮으시더니 질문하셨다고 한다.  "내가 좋아? 책이 좋아?"  교수님의 답변 한마디 "책"

그 말씀을 들으신 사모님은 더 이상 책 보는 것에 참견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간의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모두 외국 박사 그것도 미국 박사 일색인 우리 과에 교수로 임용되었다. 두루두루 발도 넓으신 교수님을 좇아 대학원에 입학한 학생만도 그간 수십명. 그나마 돈되는 학문이라 그런지, 학문적 열의 없이 무작정 교수님 이름만 보고 입학한 경우도 많았으리라..  

아무튼 교수가 되어서도 그의 워커홀릭은 여전했고, 학교에서도 보직까지 맡아가며 일까지 전념하시는데. 학문에 대한 열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고, 그것은 학생 가르치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2005년 2학기 강의계획서를 검색하던 중 그 교수님의 대학원 과목 소개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3학점 짜리 과목을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시작해서 거의 10시가 끝날 때까지 하는 수업방식(우리가 의대냐? 임상수업이냐? 할 정도로 수업이 빡셌다..)은 이미 몇 년전부터 있었던 것이라 새로울 것도 없다.  그리고, 매번 원서 몇 십페이지를 읽어 와야 하고, 즉석에서 직독직해를 시키는 방식, 틀릴 경우 무자비하게 면박을 주는 수업방식(그래서 수업 중 여학생이 울기도 했다)도 여전하다.

그런데, 다음을 보라.

1) 가급적 평생교육과 인접 HRD 전공자에 한하는 것이 좋겠음.
2) 9월 3일 첫 수업일에 Sharan B. Merrriam and Rosemarry S. Caffarella. Learning in
Adulthood: A Comprehensive Guide(Second Edition). San Francisco: Jossey-Bass
Publishers(1999)을 끝까지 읽고, 용어를 숙지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장별 요약한 것을 바
인더로 제출한 자만이 수강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구술시험을 치룰 것임.
3) 16주 이후에 20주까지 수업있음.

아무리 힘들게 가르치시는 교수님이시라도  첫 시간만큼은 널널한 마음으로 오는 것이 당연한데, 첫 날부터 원서 1권(두껍다)을 모두 읽고 와서 각 장별로 요약한 것을 바인더로 제출한 사람이 수강할 자격이 있다니!!!  게다가 거기에 그치지 않고 구술시험까지 통과해야 한다니... 게다가 12월로 수업이 끝나지 않고 거의 1월 중순 이후까지 수업을 계속 한다니....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이렇게 수업을 하겠다고 하니 학생들은 반박할 논리도 잃어버리고 두 손 들고 투항할 수 밖에 없다.

이 분이 나의 지도교수님이 아닌 것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하나? 아님 이렇게 지지리도 실력 없는 내가 환골탈태하기 위해선 이런 분을 만나서 스파르타식 교육이라도 받았어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앞선다.

과연, 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자들이 몇명이나 될지 궁금하다. 이런 수업방식에 대해 찬반 논란이 있는데(물론 찬성쪽은 그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이다), 어쨌거나 그의 열정은 인정할 만하고 그런 학문적 자세는 본받고 싶다..

자, 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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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9-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런 교수님 계시면 존경만 하고 수업은 안듣는 쪽으로다가.... ^^;;

BRINY 2005-09-0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격증 따러 지금 대학원 들어간 저로서는 참으로 할 말이 없습니다^^;;

조선인 2005-09-03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존경만 하고 수업은 안 들을래요. 히히

로렌초의시종 2005-09-03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존경도 그냥 적당히 하고 수업은 안 들을래요. ㅋㅋ

stella.K 2005-09-0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페이퍼 읽으면서 대단하신 분이구나 했는데 댓글들이 참...ㅋㅋ. 그렇다면 저는 그 수업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수강생들을 존경해 볼까 합니다.^^

urblue 2005-09-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말씀에 한표! ㅋㅋ

울보 2005-09-0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저 교수님 수업듣는이들은 누구인가요,,

sooninara 2005-09-03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존경만하고 수업은..ㅠ.ㅠ
저수업 듣는분들은 학문에 대한 열정이 남보다 100배는 강하신분들???

엔리꼬 2005-09-0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정답입니다.. 저와 같은 생각이십니다. 찌찌뽕
BRINY님... 그러게 말입니다. 여긴 일반대학원 수업이지만 교육대학원 수업에서도 이보단 못해도 비슷한 정책을 펴시니 원성이 자자한 모양입니다.
조선인님... 미투..
새벽별님... 미쓰리..
로렌초님.. 역시 실제 대학생이신 분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시나보죠? 존경도 조금만 하시는 것을 보니.. ㅎㅎ
스텔라님... 마지막까지 살아남기는 하는지 모르겠어요.. 학생들이 많이 못따라가는데도 기어이 매 학기마다 강행하시는 교수님이 더 존경스럽습니다.
urblue님 .. 저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아서, 그리고 눈치보여서 쪽팔려서 수업을 한번도 못들었어요.
울보님.. 지도 학생들은 무조건 들어야지요... 한 전공의 담당교수님인데, 안듣고 배기나요?
수니나라님.. 100배 강하다기보다는, 100배 강해야 함을 강요받은 자들이죠.. 어쩌면, 이걸 알면서도 교수님 보고 들어왔을지도.. 모르죠..

클리오 2005-09-03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대단하시군요... 그래도 돈 밝히고 여자 밝히는, 몇 년이 지나도 논문 한편 안쓰고 제자 업적이나 훔치는 한심한 교수들보다야... 무한한 존경'만'은 드릴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저는 남편이 '책이 더 좋다' 하면 같이 안살고 싶을 것 같습니다.. ㅎ~

엔리꼬 2005-09-05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저도 무한한 존경만 드립니다.. 저와는 맞지 않아요... 이쁜 마누라보다 책이 좋다니 말도 안되지요?
 

<문제 1>

3) 하수종말처리장     (정답률 100%)

나머지 보기를 그럴듯하게 했어야 했는데, 실패했어요...



<문제 2>

5) 박근혜  (정답률 75%)

어린이대공원의 모습입니다.. 육영재단에서 운영하는 어린이회관이 여기 있죠.. 육영재단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것이고, 지금은 박근혜 여동생이 이사장... 요즘 말이 많았죠..



<문제 3>

4) 유관순 (정답률 87.5%)

서대문 형무소의 모습입니다. 아직 못가봤어요..



<문제 4>

4) 산 개발 반대운동과 지역 공동체 운동의 중심지!   (정답률 100%)

성미산이죠... 잘 모르시는 분들은 지식검색으로...  나머지 보기가 터무니 없었을까요? 나름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다 맞히셨어요..


<문제 5>

 2) 2번 지역 (정답률 87.5%)   검색 요리조리 해보면 알 수 있었는데...



<문제 6>

4) 현대자동차 Avante 2.0 Gold  (정답률 87.5%) 

용산 전자상가 일대의 모습입니다.


 <문제 7>

 3) 프로스펙스 (정답률 87.5%)

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정권에 밉보여 그룹 해체까지 갔던 국제상사 건물입니다. 여러 각도에서 봐도 다 다른 모습이라고 하죠? 국제상사 하면 프로스펙스 ~~


 <문제 8>

2) 최불암 (정답률 62.5%)

경기고등학교의 모습입니다. 산꼭대기 고등학교에 다녔던 저로서는 부럽기 그지 없는 곳이죠..


 <문제 9>

1) 올림픽 (정답률 37.5%)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문제였네요.. 3번 빼고 모두 골고루 답변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조금 답이 애매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상계동 지역 재개발사업이 아시안게임 시절부터 시작된 것이 사실이긴 한데, 상계동 하면 올림픽이죠... 그리고 '송환'이란 독립영화를 만들어 1만명 관객이란 흥행 기록을 세운 김동원 감독이 예전에 '상계동 올림픽'이란 영화를 찍었습니다...  이 영화를 언급해주신 분도 계시고요..

그래서 상계동은 올림픽이 가장 근접한 답입니다.



<문제 10>

 태릉 선수촌 (정답률 100%)

생각보다 쉬웠나요?



<문제가 벌써 끝났음이 아쉬운 자들을 위한 심심풀이 땅콩 보너스 문제 - 당근 이벤트에 포함되지 않음>

2) 마태우스   :  마태우스님이 다니셨던 학교의 병원입니다. 위에서 보니 특이하게 생겨서 문제로 뽑아봤습니다. 혜화동에 있지요..


 

<당첨자 발표>

모두 8분이 답변을 제출해 주셨고요..

그 중 10점 만점이 딱 두 분이 나오셔서 투표 절차 없이 상품을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1등은 지우개님

2등은 숨은아이님  

불과 30분 차이로 지우개님이 1등이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혹시 숨은아이님 정답 쓰시다가 재부팅되셨다고 했는데, 그것이 2등을 한 원인이 되었을까요?

축하드리며, 1만 5천원 상당(1등), 1만원 상당(2등)의 책 제목과 받으시는 분의 주소, 연락처, 성명을 서재주인보기로 남겨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나머지 이벤트에 참여하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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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엄마 2005-09-0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낫! 이렇게 기쁜 일이!!!
아이들 개학했고 목디스크 치료 끝났다고 기뻐했는데 이렇게 더 큰 기쁨도 절 기다리고 있었군요~

이 영광을 녹슬지 않은 학창시절의 찍기 실력에 돌립니다요...ㅎㅎㅎ

조선인 2005-09-03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번이 경기고등학교였군요. 전 정말 감도 못 잡았어요. 검색을 해볼 것을.
9번이 상계동 올림픽 영화를 의미한 거라면 좀 억울해요. 전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를 읽고 당연히 아시안게임 당시 재개발이라고 생각했거든요. ㅎㅎ
어쨌든 지우개님과 숨은아이님과 서림님은 정말 대단해요. 덕분에 아주 즐거웠어요. 축하드려요!!!

날개 2005-09-03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세상에....!!+.+ 만점이 나오더란 말입니까? 저는 하나도 모르겠던데요...
2번이 어린이대공원이란 사실에 충격입니다.. 그렇게 많이 갔었는데 전혀 몰랐어요... 다들 어찌 그리 잘 아시는지...
참, 지우개님, 숨은아이님 축하드립니다..^^

로드무비 2005-09-03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어제 댓글 쓰다 생각났을 때 바로 왔어야 하는데.
제가 문제 7개는 맞췄거든요.
어느 친절하신 분이 제 방에 오셔서 숨책은 가르쳐주기까지 하셨는데......
서림님, 격조 높은 이벤트라고 사료되옵니다.
(이벤트 한 건도 의뢰받지 못하고 문 닫은 컨설턴트입니다. 자칭 제가!;;;)
지우개님과 숨은아이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축하드려요!^^

로드무비 2005-09-0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추천은 저여요!=3=3

2005-09-03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9-03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첫번째 추천은 접니다^^ 그래도 찍었는데 많이 맞췄어요^^;;;

울보 2005-09-03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찍었는데 그래도 뭐 반은 넘은듯하니,,
만점받으신분들 대단해요,,
서림님 수고하셨네요,,
그리고 지우개님 숨은아이님 축하드려요,,

마냐 2005-09-0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엣...벌써 끝났군여. 올리셨을때, 잠깐 보구...다 맞혔는데!! 상계동 올림픽에선, 님의 센스에 감탄했고, 하수종말처리장이나 지역공동체중심지는, 사실 사진보다는 님의 예문만 봐도, 웬지 서림님은 이걸 찾으셨을거야..ㅋㅋㅋ 하며 맞췄는데...잉잉잉, 최불암 문제만, 음 경기고 검색해봐야겠군...하다가, 급하게 외출하는바람에 놓쳤군여...암튼, 재미난 이벤트였어요. 암튼, 지우개님, 숨은아이님 축하드려요~~ ^^

아영엄마 2005-09-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만점도 있으시군요. @@ (2번이 청와대인가 했으니 말 다했음...^^;;) 지우개님, 숨은 아이님 축하드립니다!!

sooninara 2005-09-03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제는 봤는데..50점 정도밖에 못 맞을것 같아서 응모를 못햇어요.^^
축하드리고..서림님 다음번엔 쉬운 문제 내주세요.ㅋㅋ

숨은아이 2005-09-0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고맙습니다! 여러 분이 축하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사실 성미산은 제가 바로 그 앞에서 살았기 땜에 문제만 보고 찍었어요. 헤... ^^

숨은아이 2005-09-0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근데... 어째서 1등보다 2등에게 5000원어치 더 주시나요? 혹시 바꿔 쓰신 거 아닌지... *.*

인간아 2005-09-0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멋진 이벤트네요. 서림님! 참여하시고, 만점을 맞추신 분들 정말 대단하시네요. 멋지십니다. 날개님, 숨은아이님. 축하해요.

엔리꼬 2005-09-03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개님 축하드립니다.. 항상 좋은 일만 함께 하시길 빕니다.. 고르신 책은 바로 주문들어가겠습니다.. 이벤트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선인님.. 덕분에 즐거우셨다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상계동 올림픽은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명확하게 질문을 드렸어야 하는 것인데, 모자랐습니다.
날개님... 위에서 바라보니 안보이는 것도 보이고, 보이는 것도 안보이네요.. 저도 어린이 공원은 위에서 보니 하나도 모르겠더이다.. 그래서 광진구라는 힌트를 드린 것이죠.
로드무비님.. 책과 관련된 이벤트도 아니라 좀 거시기했는데, 격조높다는 말씀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감사드립니다.
물만두님... 추천 감사드립니다.. 찍는 것도 많이 맞으시니 행운이 님과 함께 하실 겁니다.
울보님. 많이 모르신다고 하셨지만 많이 맞추셨네요.. 용감하게 이벤트 참여해주신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새벽별님... 앞으론 제 즐찾은 금빛으로 반짝이게 표시를 해주세요.. 그래야 놓치지 않지요... 성미산은 저도 가보진 않고 말로만 들었는데, 정말 작은산이더군요...
마냐님.. 저의 센스를 칭찬해주시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님은 저의 작은 유머에도 감동하시더군요.. 웃어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 그런데, 다 맞히셨으면 미국으로 제가 책을 보냈어야 하네요.. 그것도 무료배송은 설마 아니겠죠?
아영엄마님.. 님은 책에 대해 일가견이 있으시니 이런 이벤트는 패스 하셔도 괜찮으실겁니다.. 한 쪽에 쎈스가 있으면 다른 쪽엔 없을 수도 있는거지요.. ㅎㅎ
수니나라님... 쉬운 문제 내드렸으면 다 맞출까봐 이벤트 참여 저조를 두려워하면서도 난이도를 좀 높였습니다... 구글 Earth는 앞으로 사용안할까봐요. .너무 많이 써먹었어요..
숨은아이님.... 오탑니다.. 2등이 만원인데, 제가 어찌 2만원을... 죄송합니다... 그리고 축하드려요.. 30분 차이가 좀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이벤트 당첨이 어디예요? 만점을 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운빈현님... 멋지다고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이런 곳엔 잔머리가 잘 도는데, 본업에서는 영.... 운빈현님도 앞으로 자주 뵈면 좋겠습니다. .글은 잘 읽고 있습니다..


숨은아이 2005-09-0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였군요. 역시... ^^ 죄송하시다뇨. 감사할 따름이죠. 저는 이 책으로 할게요.


2005-09-03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검둥개 2005-09-04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문제들을 다 맞추신 님들은 정말 실력이 대단하셔요. ^^ 축하드립니다...
저도 며칠만 일찍 들어왔으면 두 개는 맞출 수 있었는데 =3=3=3

엔리꼬 2005-09-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개님, 숨은아이님.. 집에선 결재가 안되어 지금 직장에서 했답니다...
지우개님은 7일, 숨은아이님은 8일이 수령 예정일이네요..
검정개님... 대단하시죠? 님도 미국 구글 Earth 문제 하나 내시지.. ^^

딸기엄마 2005-09-06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감사합니다.
태풍 나비에도 불구하고 책들이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답니다.
엄마가 되고보니 이상하게도 제가 읽고싶은 책들을 사기가 쉽지 않더군요.
서림님 덕분에 제 책꽂이에 '진주귀고리 소녀', "표절' 이렇게 식구가 둘 늘었습니다.
알라딘 상자가 보이면 당연히 저희들 책 없나 살피는 애들을 위해 골라넣은 '내 짝꿍 최영대'도 참 좋고요.
책과 함께 메모를 받아본 것도 처음이네요.

아마도 오늘 밤은 빗소리 속에서 이 책 두 권과 함께 해야할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엔리꼬 2005-09-07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개님,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태풍 타고 빨리 쓔웅 하고 갔나봅니다.
저는 아빠가 되었는데 아직까진 제 읽을 것만 사는군요... 조금 더 크면 곧 역전되겠지요?
이 두 책이 지우개님께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서재에 몇번 들어오셨던 분이라면 제가 소개했던 Google Earth란 프로그램을 아실겁니다. 혼자서 재밌게 보다가 도저히 나만 재미볼 수 없어서 퀴즈 형식으로 몇 번 글을 올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네요. 저번 페이퍼에서 추천하신 분이 10분 이상이 되면 감사 이벤트를 한다고 말했는데, 로드무비님의 마지막 추천으로 10개를 채우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페이퍼 보기 :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paper.aspx?CNO=720024113&PCID=50806&CType=1&PaperId=728916

다음과 같이 이벤트 합니다. 문제 난이도는 솔직히 저도 모르겠어요. 쉬운 문제는 쉽고 어려운 문제는 어려울 겁니다.

1. 이벤트 방법

- 아래 10개의 문항에 대한 답을 써서 댓글 달아주세요.

- '서재주인만 보기'로 댓글에 정답을 써서 올려주세요. 그렇지만 공개된 댓글로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는 있습니다. 너무 직접적으로 답안을 서로 가르쳐주기보다는 문제풀이방식이나 힌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로 고민을 공유하는 모습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서재가 북적거리고 문제푸는 재미가 더 하겠지요?

- 1인당 응모는 한번으로 제한하겠습니다. 신중히 해주세요.

2. 이벤트 당첨 상품

- 으뜸상 : 10개 정답을 모두 맞히신 선착순 1명에게 1만 5천원 상당의 책(요즘 좀 궁하게 살아서~)을 드립니다. 만약, 이벤트 끝날까지 맞히시는 분이 없으시다면, 가장 많은 정답을 써주신 분께 드립니다. 동점일 경우 물론 선착순입니다.

- 버금상 : 기간 내 정답을 맞히신 분들 중 한 분을 선정, 1만원 상당의 책을 드립니다. 10개 모두 맞히신 분이 안계시면 차점자에게 드리며, 차점자가 다수가 될 경우 1등을 제외한 분들 중 선물을 드립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찰관의 입회 없이 추첨으로 하겠습니다. (아무도 답안지 제출 안하면 어떡하지? 고민됩니다.)

3. 이벤트 기간

짧고 굵게 갑니다.  9월 2일 (금) 밤 12시까지 !!!

문제 나갑니다.  

----------------------------------------- 

<문제 1>

다음은 서울시 모처에 자리잡고 있는 시설물입니다. 무엇일까요>

1) 대형 시계공원          2) 미8군 대공포 기지

3) 하수종말처리장       4) 대규모 우리밀 재배지의 자동 급수장치

5) UFO 침투대비 비행 교란 장치



<문제 2>

다음은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한 시설물입니다. 아래의 보기 중 다음 시설과 가장 관련이 깊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1) 이회창    2) 노무현    3) 김대중   4) 고건    5) 박근혜



<문제 3>

다음은 서울 서대문구에 자리잡은 한 시설물입니다. 이 시설과 가장 관련이 깊은 역사인물은 누구일까요?

1) 김구     2) 안창호    3) 이순신    4) 유관순    5)  윤동주



<문제 4>

아래는 서울시 마포에 위치한 평범한 산입니다. 이 산이 나름대로 몇 년새 유명해졌는데요, 어떤 계기로 유명해졌을까요?

1) '천연기념물 431호 초종용' 집단군락지 발견! 2)  자연암벽타기 시설 조성으로 암벽등반가들의 메카로! 

3) 전국적으로 확산된 솔잎 혹파리 발원지!  4) 산 개발 반대운동과 지역 공동체 운동의 중심지!

5) 북한 공작원의 비트(비밀 아지트) 발견!


<문제 5>

다음 사진은 신촌 일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쪽은 연세대, 동남쪽은 서강대, 동쪽은 아현동쪽, 서쪽은 홍대입구 쪽입니다.

그렇다면, 유명한 헌책방 '숨어있는 책'은 대략 어느 쪽에 숨어 있을까요?

1) 1번 지역   2) 2번 지역   3) 3번 지역  4) 4번 지역   5) 5번 지역



<문제 6>

다음은 서울 강북에 있는 한 시설물입니다. 다음 시설물에서 사기 힘든 제품은 무엇일까요?

1) 레인콤  i river T30      2) LG전자 Dios R-T669GQV

3) 필립스전자 필리쉐이브 센소텍 HQ8894  4) 현대자동차 Avante 2.0 Gold

5) 탄노이 스피커 Mercury mX4-M(다크오크)


 <문제 7>

다음은 용산 어느 지역의 사진입니다. 사진의 아래에 괴물처럼 생긴(그림자를 보시라) 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회사가 만들어낸 제품은 무엇일까요?(힌트 : mbc 제5공화국)

1) 프로월드컵   2) 슈퍼카미트   3) 프로스펙스   4) 푸마   5) 나이스


 

<문제 8>

 다음은 강남의 요지에 자리잡은 엄청 넓은 한 학교의 모습입니다. 다음 중 이 학교 출신이 아닌 사람은?

1)  노회찬   2) 최불암   3) 강원래   4) 최규하  5) 김민기


 

<문제 9>

다음은 강북의 한 대단지 아파트 단지의 모습입니다. 다음 아파트 단지와 관련깊은 것은 다음 중 어디인가요? (힌트 : 하계동 윗동네입니다.)

1) 올림픽   2) 아시안게임  3) 대전 엑스포  4) APEC 정상회의  5) 월드컵



<문제 10>

서울 어느메에 위치한 다음은 어디일까요?

1) 삼성 스포츠단 전용 훈련소  2) 고려대학교   3) 태릉 선수촌

4) 목동 운동장   5) 효창 운동장



<문제가 벌써 끝났음이 아쉬운 자들을 위한 심심풀이 땅콩 보너스 문제 - 당근 이벤트에 포함되지 않음>

다음 마징가 제트 얼굴처럼 생긴 건물과 가장 직접적 관련이 있는 서재주인은 누구일까요?

1) 깍두기   2) 마태우스  3) 로드무비   4) 새벽별을 보며   5) 숨은아이



자, 쉬우셨습니까? 어려우셨습니까?  뭐야 ~ 뭐야 ~ 하는  아우성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한데요.

잊지 마십시오. 9월 2일 (금) 밤 12시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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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9-0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모두모르겠습니다. 찍으라고요,,찍었는데 다 틀리면 어쩌나요,,

BRINY 2005-09-0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확실하게 금방 찍을 수 있는 건 반밖에 없네요. 지난 번보다 어렵습니다요...생각 좀 해보고요...

아영엄마 2005-09-0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2005-09-01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5-09-01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저 역시도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엔리꼬 2005-09-0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벌써 답안을 제출하신 분이 계십니다... 시간 많으니 천천히 하세요.. (아니다, 선착순 1명이 1등이지?)

2005-09-01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01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9-01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가 몽땅 서울.......ㅡ.ㅡ+

(지방에 사는 사람은 삐져서 출전 안 함<--헤헤, 실은 아는 게 없어서 출전 못해요. 구글얼스는 우리 애들이 날마다 접속해서 재미나게 세계 여행해요. 좋은 사이트 알려주셔서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아)

2005-09-01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9-0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방금 답 거의 다 썼는데 컴이 저절로 재부팅... ㅠ.ㅠ

2005-09-01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9-0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충 알듯 모를듯, 결국은 다 찍었습니다. ^^

BRINY 2005-09-01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미 정답 맞추신 분 나왔나요?

엔리꼬 2005-09-0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지금까지 이미 5분이 답변을 제출했습니다...
BRINY님... 정답을 맞춘 사람이 있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다른 분들을 위해서...
속삭이신 님(본인은 알죠?) 2시간 검색한 이야기는 공개적으로 써주시와요...
정답만 속삭이시지만 말고 숨은아이처럼 공개적 잡담도 해주세요..
진주님... 제가 일부러 서울만 하려 했던 것은 아니고요, 구글 Earth가 서울 일부만 해상도가 높아서 어쩔 수 없이 서울만 했던 겁니다.. 이해를 구합니다..

날개 2005-09-0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너무 어려워요!!+.+

BRINY 2005-09-01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엔 수업이 3시간 연속으로 들어서 오늘은 못하겠네요-_-
우수반 애들하고 남는 수업시간 이용하여 이런 거 하면 재밌을텐데, 서울이라서...

깍두기 2005-09-0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제 이름이!
전 잘못 없어요!!!
(문제는 기권.....암것두 몰르겄어요. 심지어는 우리 동네 옆동네인 중계동도.....ㅠ.ㅠ)

엔리꼬 2005-09-01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아영엄마님, 울보님, 스텔라님 ...많이 어려우시죠? 그래도 이미 정답에 근접한 분들이 계십니다.. ㅎㅎ
깍두기님.. 무단으로 이름 사용해서 죄송합니다.. 시간있으시면 커피라도 한잔... 아, 님이 길치라고 하셨지요? 그럼 더더욱 지도 문제는 어려우시겠어요.. 우야꼬..

인간아 2005-09-0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 5번은 확실하게 알겠네요. 숨책 단골이라서 말이지요. 숨책이 문제로 나오니 정말 반갑네요.

로드무비 2005-09-01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빈현님 숨책 좀 가르쳐 주세요.ㅎㅎ
그리고 서림님, 저도 이 이벤트에 일조를 한 것 같아 흐뭇합니다.
참가하도록 노력해봅죠.^^

2005-09-01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oldhand 2005-09-0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숨책 위치에 힌트를 드리자면 신촌 로터리에서 홍대 기찻길쪽으로 가는 중간에 있다는 정보를 살짝 흘려드립니다. 예전엔 크리스탈 백화점이라고도 불리웠던 그랜드 마트 뒷편입니다... ^^

엔리꼬 2005-09-0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빈현님... 그래도 알라딘 이벤트인데 책과 관련된 곳 하나는 넣으려는 노력으로.. 기쁘시다니 다행입니다.. 답안은 제출 안하세용?
로드무비님... 이벤트 개최에 큰 공을 세우셨죠.. 위에 힌트 보시고 빨리 참가해 주세용.
oldhand님.. 자세한 해설과 함께 한 답안제출 잘 받아보았습니다. 1번도 나름대로 머리 쓴 것인데 너무 빤하나요? 아직 틀린 답변이 없었어요. 흑흑

2005-09-01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9-01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기 안할려고 했는데 창피해서 ㅠ.ㅠ;;; 참가에 의의를 둡니다...

Phantomlady 2005-09-0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 이벤트 넘 재미있는데.. 하나도 모르겠어요.. 분명 학창시절에 지리 점수가 월등히 높았건만 나는야 지도를 읽지못하는 여자 ㅡ_ㅡ;;

2005-09-02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02 0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엄마 2005-09-02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이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라시니 명령에 순종해야지요~

저요~ google earth 설치가 안되더라고요. 지난 번 컴퓨터엔 됐었는데 이 컴퓨터엔 뭐가 문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일일이 제 나름대로 검색하느라고 무지 고생했어요~
결국 몇 개는 그냥 찍었지요.
목디스크 치료 끝난 김에 인사차 알라딘 들어왔다가 결국 두 시간도 넘게 인터넷 바다 헤메고 다녀 정답을 제출한 사람 바로 저, 지우개이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울에 안사는 사람에겐 지역가산점도 주셔야 한다고 이 연사 강력하게 외칩니다!!!


엔리꼬 2005-09-02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nowdrop님... 이건 지도 문제는 아닌데요... 그냥 평상시 얼마나 주위 사물에 관심이 있었느냐.. 그리고 지우개님처럼 얼마나 검색을 많이 해보느냐..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ㅋㅋ
정답 올리신 운빈현님, 울보님 감사합니다...
지우개님.. 아 제 명령(?)에 순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2시간동안 하시라고 강요 안했는데요.. 흐흑 서울 안사셔도 충분히 잘 푸셨네요.. ㅎㅎ
 



어제는 직장의 창립기념일이었다. 천금과 같은 평일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한참을 고민했다. 첫째 어린이집 함께 가서 30분간 놀아주다 몰래 도망 나오고(아빠 가는거 알면 우니깐), 둘째 낳은 여동생에게 애들 옷 우편 등기로 보내고, 새똥이 덕지덕지 붙은 차 청소하고, 못쓰는 가방 이웃 아파트 재활용품 박스에 넣고 오고, 은행가서 그동안 모은 10원짜리 동전 187개 큰 돈으로 교환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들뜬 마음으로 버스타고 한강다리를 건넜다. 신촌으로 향했다. 언젠가 한번 가봐야지 했던 '숨어있는 책'에 드디어 도착했다. 헌책방에 가본 지가 너무 오래되어 떨리기까지 했다. 예전에 다니던 고등학교 아랫동네가 그 유명한 '보수동 책방골목'이었는데 그땐 그 헌책방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몰랐다. 그저 참고서 팔아치우거나 싼 값에 사는 곳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춘아 춘아 옥단춘아'에 멋지게 나오시는 사장님은 예의 그 얼굴로 지하 책방 책상에 앉아 계셨다. 하얀 고무신을 신고... 얼떨결에 인사를 꾸벅했다. 주인에게 인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여느 주인이라 인사한 것이 아니라 유명인이라 떨리는 마음으로 아는 척 했다는 것을 그 분은 아실까?  내가 알라딘에 오게된 경위가 사실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 책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은 알라딘에 몸을 맡겼고, 드디어 숨어있는 책에 발을 디뎠다.

1층엔 소설이나 실용서적이 많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부분의 고객은 역시 고리타분하게 생긴 얼굴과 공부 잘하게 생긴 옷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21세기가 원하는 세련되고 므흣한 차림의 20대 초반 여학생 몇몇도 있더라. '난 워낙 책을 안봐서 말이지...' 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여기 자주 오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런 서점이 옆에 있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운인지 알까..

지하로 내려갔다. 사회과학 서적이 자리잡고 있다. 막상 읽어내기는 쉽지 않아 내가 이거 왜 샀나 항상 생각하지만, 이상하게 내 눈은 사회과학 서적으로 향한다. 지하층엔 2000년대 이후의 책들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살까 말까 망설였던 몇몇의 책들은 꽤 여러 권이 진열되어 있다. 헌책방에 재고가 많은 책들은 책으로서 인기가 많아서 비디오가게처럼 몇 권씩 진열되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인기가 없기 때문에 주인으로부터 버림받고 이 곳에서도 아직 새 주인을 못 만나고 헤매고 있는 것일까?

2004년 말에 출간된 어떤 책은 선배가 후배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노동조합에 대한 이야기지만 우리에게도 꼭 필요할 것 같다, 열심히 하자'는 내용이 앞쪽에 써있었다. 그런데, 후배는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이 책을 헌책방에 다시 팔고 만다. 저자 증정도 아니고, 억지로 강매한 책도 아니고, 선후배의 이름이 또렷이 박혀있는 이 책을 팔고 싶을까? 최소한 그 부분은 찢고 팔아야 하는게 아닌가? 하긴, 그런 글씨가 써있는 것이 후대가 보면 살아있는 역사로 보이긴 하지.

자기 이름으로 된 논문을 사람들에게 돌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공감할 것인데... 가장 비참할 때가 자기가 증정한 논문이 어느날 재활용 폐지에 분류되어 버려져 있거나, 누군가의 심부름 커피 받침대로 쓰일 때...

잡소리 끝내고 이날 산 책 소개..

1. 대한민국 학교대사전 : 가장 최근에 발간된 책. '학교대사전 편찬위원회'라는 거창한 곳에서 만들었지만, 알고 보면 고등학생들이 저자.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신문에도 나왔던 이 사전이 책으로 발행되었던 알만한 사람은 아는 책. 학교에 대한 풍자가 가득하다. 글 솜씨도 남다르고.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킥킥 거리며 웃느라 내릴 역을 놓칠 뻔 했다... 나중에 제대로 한번 소개하련다.

2. 로쟈 룩셈부르크를 산 이유 : 이거 읽으면 알라딘의 로쟈님처럼 유식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에서...

3.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 나름대로 인류학에서 유명한 책...  이걸 교육인류학적으로 해석하여 교사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분석하는데 이용되기도 하더군.  부분적으로 복사해서 봤었는데, 하드 커버를 발견하고 냉큼 장바구니에 쏙. (그런데, 이 책만 해도 지하 공간에 4권이나 있었다...)

4. 도대체 사람이란 무엇일까?  :  책 제목도 궁금증을 유발하고, 저자들의 면면도 구매욕구를 땡기게 하지만 무엇보다도 '뿌리깊은 나무'라는 출판사가 나의 지갑을 열게 하였다. 아, 나는 '뿌리깊은 나무' 출판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있나봐... 나만의 로망인가봐.

5. 교육이론과 저항 : Giroux 를 어떻게 발음할까? 민망하게도 '지루'라고 읽는다. 왜 민망하냐고? 그냥.  앞으로 정독할 일은 거의 없다고 보지만 내가 산 이유는? 나름대로 전공서이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은 더이상 발간되지 않으며, 큰 서점에도 이제 몇권 안남았을거다. 보이는 족족 사재기 해야 한다.. 나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내 후배들을 위해서.  물론 후배들에겐 원서로 보라고 윽박지를테지만..

6. 교육과 사회구조 : 이 또한 전공서적이라 사재기. 그렇지만 사재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3권이 더 있더군. 알라딘에 '절판'이라고 나오는 다른 책들과 달리, 아예 책 자체가 검색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무시하지 마시라... 세계적 석학 우리 전공교수님이 대학원 수업 첫 시간마다 학생들에게 읽히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첫 장이다. (물론 원서로..) 1970년대 책이지만, 아직까지도 유효하다. 너무 구닥다리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기원전 인물인 소크라테스가 쓴 책도 읽지 않는가? 70년대 책이면 청년이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회과학 전문 서점으로 자리매김했던 우리 학교앞 서점은 지금은 변모하여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한 거의 유일한 문화공간이 되었다. 한때 서점의 모든 공간을 차지했던 사회과학 서적은 이제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내몰렸다. 그래도, 서점 자체가 없어지곤 하는 이 시대에 지역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환골탈태한 그 서점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고 싶다.

숨어있는 책도 마찬가지.. 천수만수 누리시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 지하에서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을 발견했다는 것.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앞에 말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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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8-3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요? 말 사인하실때 이름을 일일이 다 적어 놓으신걸로 아는데..... 너무하셨다 그분....

비로그인 2005-08-3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 로자 룩셈부르크는 아마도 바람구두님의 관심사일텐데요.... 로쟈님은 포기하시고 바람구두님 쪽으로 베팅해보세요^^

바람돌이 2005-08-3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보수동! 고향이 어딘지 알겠군요. 왜 나는 이런것만 눈에 띌까요?

엔리꼬 2005-08-3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레겐님, 허걱 완전 오타입니다..
앞에 말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 => 앞에 말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로 바꿨습니다.. 큰일날 뻔 했군요... 무슨 출판사 도장이 찍혀 있었어요.. 다밋은 아니고요..
별사탕님.. 그래요? 저는 로쟈님의 닉네임이 여기서 따온 것이 아닐까 하는 괜한 추측으로...

엔리꼬 2005-08-3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위 댓글도 오타를... 인터레겐 -> 인터라겐 으로 정정.. 흑흑, 하루 키보드 안두드렸다고 손이 덜 풀렸나?
바람돌이님... 하하, 누구나 페이퍼 하나 읽으면 느낌이 강하게 오는 문장이 있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비로그인 2005-08-3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켁켁.... 로쟈님 대변인 별사탕이 말씀드립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여자고 로쟈님은 남잔디.... 그건 아시죠? 로쟈는 <죄와 벌>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애칭)이랍니다요. 참고하시옵쇼셔~ 아, 글구, 소설속 로쟈의 친구 라주미힌도 알라딘에 있어요. 잘 찾아보셔요^^

stella.K 2005-08-3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꼭 새것 같아요. 로쟈 룩셈부르크는 저도 한번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못 읽고 있습니다. 약 1년 전에 바모님이 저를 한번 보시더니 이 사람이 생각 났다고 하셨는데...음하하하!

엔리꼬 2005-08-3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 라스콜리니코프로 알고 있는 그 친구 애칭이 '로쟈'인 모양이죠.. 저는 로쟈님 서재에 들어가본지 얼마 안되서 잘 몰랐어요.. 모스크바통신이 있는 걸 보니 그쪽에서 사셨던 모양인데, 러시아 문학과 관련된 것이었군요.. 저는 예전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세로쓰기> 죄와 벌을 읽은 기억이 있지만, 로쟈란 이름과 라주미힌까지 생각은 전혀 안나네요... 라주미힌님도 알라딘에서 뵌 적 있습니다.. 혼자 봤지만요..
stella09님.. 아, 로쟈 룩셈부르크가 스텔라님을 닮았나요? 아니면, 사시는 모습이 로자와 닮아서 그랬을까요?

stella.K 2005-08-31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모님이 저의 사는 모습을 어찌 아시겠습니까? 그냥 이미지가...? 그나저나 로쟈 룩셈부르크 그리 잘 생긴 얼굴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보다는 제가 조금은...!^^

마냐 2005-08-3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돌아가면, 꼭 꼭 숨책에 가보고 싶어요. 님들의 숨책 기행기는 그야말로 로망이 팍팍. 암튼, 서울 살땐 아무 생각 없더니....떠나니까 배로 아쉽네요. 벼르고 있슴다. ㅋㅋ

글구, 학교대사전....크하핫. 저두 웃겨 죽는줄 알았슴다. 당시 사이트를 뒤져서 기사화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으로 나왔을땐, 오히려 맛이 덜했어요. ^^;;

노부후사 2005-08-3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마빈 박사의 책이 4권이나 있었다니... 이번 주말에 가서 사와야 겠습니다.

엔리꼬 2005-08-3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흐흐 그렇군요... 로쟈가 좀 못생겼어도 로쟈 닮았다고 그러면 별로 기분나쁠 것 같지는 않아요..
마냐님.. 그렇죠. 항상 주위에 있는 것은 소중함을 잊게 마련이죠... 사실 숨책이 별거 아닌 것 같을지는 모르지만, 그런 곳이 워낙 많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일반 헌책방과 달리 참고서 위주의 책을 팔지 않기 때문에 더 소중한 것이겠죠..
에피님..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음식문화의 수수께끼가 4권이 아니고, 다른 3권은 그냥 문화의 수수께끼인 것 같습니다.. 문화의 수수께끼 새로 나온거 말고 오래된 낡은 책 말이죠.. 책 위쪽이 누렇게 바랜... 생각해보니 음식문화의 수수께끼만 하드 커버라 아무 생각없이 이미 들었던 책을 내려놨는데, 책이 달랐던 모양이네요..

마태우스 2005-08-31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헌책방에 제 책이 있다는 건 그리 슬픈 일은 아니죠. 그나저나 신촌이면 제 홈그라운드네요?? 오시면 미리 연락을 주셔야죠^^

야클 2005-08-3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숨책에 가끔 가요.^^ 그런데 교육계에 계신 가봐요? 마빈 해리스책 빼고는 다들 어려워 보이네요.

클리오 2005-08-31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온지 얼마 안되는 책이 헌책방에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인데요, 마태님?? ^^
그리고 서림님. 논문 줄 때는 원래 '라면 받침'해라.. 라고 말하면서 주는거 아닌가요? 재활용 폐지야 뭐 비참하겠지만, 다목적으로 활용하는거야 너그러이... ^^

엔리꼬 2005-08-3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니임.. 아, 슬픈 일이 아닌가요? 하기야 저도 집안에 정말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책은 그냥 버립니다. 헌책방에 갈 일도 없어요... 전국민적 시간낭비라고 보는거죠..
야클님.. 네, 교육계에 발을 잠시 담그고 있습니다.. 아, 아래 두 책은 전공서적이라고 보심 되고요, 나머지 두 권도 그리 어려운 책은 아닌데.. 한 권은 유머로 분류할 수도 있고요, 한 권도 재밌을 것 같아요..
클리오님.. 라면 받침 해라고 주긴 하지만, 진짜로 라면 받침하는 걸 봤을 때는 우울하죠..

비로그인 2005-08-31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으면 알라딘의 로쟈님처럼 유식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 하하.
물론 후배들에겐 원서로 보라고 윽박지를테지만.. -> 흑. -_ㅠ 원서?
70년대 책이면 청년이다. -> 으흐흐흐. 그럼 형도 청년이세요? ^-^;;;

형이라는 호칭 허락해주셔서 감사해요. 왠지 그래야 더 친근하고 정겨워서요 ^-^
요즘은 바빠서 서재질을 잘 못해요. 자주 올께요~~
 



아무런 기대도 없이 올린 글 덕분에 이렇게 책 한 권 받았네요...

원래 저번주에 이미 받았으나 사진을 못찍는 바람에 인사가 이렇게 늦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계간지도 사라져 버렸는데요, 이 척박한 출판동네에 볕들 날이 왔으면 합니다.

빵빵한 저자들의 글솜씨 한번 감상해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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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8-31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간지는 늦게 발송되는 걸로 아는데 비교적 빨리 도착했군요. 저도 책상에 두고 아무 쪽이나 읽고 있습니다. 이런, 근데 바코드가 멋대로 앞에 붙어버렸군요. 이런 앞표지를 어찌 보고... 편집자의 노고에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