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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고등학교 시절은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이었나보다. 졸업 후 모교를 단 한 번도 찾아가지 않은 정 하나 없는 졸업생이 되고 말았다. 공부와 성공만 강조했던 고3때 선생님이었지만 학생들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그래도 밉지는 않았었는데 말이다. 어쩌면 학교가 지역방송에 소개될 만큼 낙후된 시설로 유명했었고, 고교 평준화 이전에는 이른바 “줄 서면 갈 수 있는 삼류 따라지” 학교였고, 뭐 내세울만한 선배는 더더욱 없었기에 모교에 대한 애정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신문에서 흔히 보이는 여러 정부 인사들의 하마평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출신고등학교니 각종 권력집단의 출신고 해부 등의 기사를 통해서 느꼈던 거부감은 어쩌면 소외감이나 열등감이었을까? 그게 소외감이건 열등감이건, 아니면 학벌주의 타파란 이름의 고귀하고도 기특한 생각이었건 나는 출신고니 동창회니 학연 따위의 도움을 받아 내 앞날에 이익이 되는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은 한 번도 가진 적 없다.


그래도 3년 동안 다녔던 학교에 대해 어찌 조금의 정이라도 없을 수 있겠는가? 시설은 전국 꼴찌였지만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만은 최고였던 기억, 비록 89년의 그 열풍 속에서 전교조 교사 한명 배출하지 못했지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던 선생님들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고, 무엇보다도 힘든 시기에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기억이 있는데 말이다. 이런 생각이 이어지면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이 좋지 않은게 어찌 그 학교만의 탓이겠는가 모두 시대 탓이지 하는 온정주의에 빠지기도 한다.


아무튼 얼마 전 방영했던 ‘닥터 깽’이란 드라마 첫 회에 우리 학교가 배경으로 나온 것에 대해서 펄쩍 뛰며 열광했었고(그리고 아름다운 한가인이 극중에서나마 우리 학교의 후배로 나왔다는 사실에 더더욱!), 가끔 언론에서 보이는 우리 학교 출신들의 활약상이 기쁜 것은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인가보다.


비호감 캐릭터에서 이젠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이 선배님

요즘 뭐하는지 모르겠지만 영원한 체육인이자 연기자인 동기놈 

권력의 핵심에서도 제 목소리 확실히 내시는 서울법대 교수님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 하고 계신지 참 의심스럽지만 나름 열정적인 이 분

그러나 네이버 인물 검색에도 나오지 않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이 있으니, 그 이름 박종철.


87년 여름 고1 시절, 세상 물정 아무 것도 모르는 나였지만 아직까지도 또렷이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내가 좋아했던 한 젊은 남자 영어선생님이 흥분된 목소리로 수업을 시작하면서 “우리도 드디어 민주화를 이룩했다”라고 했을 때의 그 단어들과 표정.


그러나 그 물결의 도화선이 되었던 사건이 우리 학교 졸업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안 것은 대학 들어온 후였다. 내가 시대에 관심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워낙에 보수적인 학교의 분위기 탓이라서 그랬는지 박종철이란 이름을 학교 졸업까지 전혀 알지 못했었다. 몇 년 전, 벌써 10여 년의 세월을 허비하고서야 겨우 총동창회의 노력으로 박종철이라는 사람의 흔적을 이 학교의 교정에 추모비란 이름으로 조그맣게 세울 수 있었다. ‘기독교학교에서 우상화란 있을 수 없다’는 억지스런 학교의 방해공작을 힘겹게 이겨나고서야 말이다.


박종철 선배는 자신이 일부 사람들에게 “열사”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의 성품대로 “나는 그냥 고문 받다가 죽었을 뿐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하지 않을까?


출신고등학교가 화제가 되는 대화 중에 제 선배 중 박종철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아, 네” 하고는 그냥 넘어간다. 그만큼 박종철이란 단어는 사람들에게 입 밖에 내기 참 부담스러운 이름이 되었다. 알라딘에서 만난 어떤 님은 “참 자랑스러우시겠어요.”란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난다. 자랑스러움이라.


솔직히 말하면 자랑스럽다기보다는 어떤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어쩌면 그도 내가 공부했던 교실에서 같은 의자와 책상을 사용했을 수도 있고, 선배를 가르쳤던 선생님들께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고, 탁 트인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교정에서 같은 달빛 아래 늦은 밤 찬 바람 마시며 귀가도 했을 것이다. 그런 공감대 속에서 박종철 선배 하면 자부심이나 뿌듯함보다는 애잔한 감정, 써늘한 감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가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물론 사고였지만) 지키고자 했던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신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순수했던 시절의 그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그런데 정말 원통한 것은 그가 끝까지 행방을 대기를 거부했던, 그래서 타의든 자의든 생명을 내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면서도 행방을 대길 거부했던 그의 선배란 사람은 어이없게도 그를 고문했던 정권을 계승한 당의 공천을 받아 경기도 어느 선거구 국회의원에 출마했다는 사실이다. 출마하면서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소개했고 어떤 이상을 꿈꾸며 어떤 공약을 내세웠을까? 탄핵 정국 탓에 보기 좋게 낙선했지만, 신문에서 당 이름이 새겨진 어깨띠를 두르고 웃으며 인사하는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았을 때, 정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은 이래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


며칠 전 박종철 선배 사망 20주기 추모식이 모교에서 열렸다. 정말이지 인터넷 뉴스 사진에서 추모식이 열렸던 학교의 붉은 벽돌교사를 보니 정말 반갑더라. 그리고 정말 자랑스럽더라. 박종철 선배님이 우리 학교 출신인 것이, 그리고 지금은 그의 이름도 모르는 후배가 많다는 모교 대학도 아니고, 내가 졸업한 또 선배가 생활했던 고등학교 교정에서 추모식이 열렸다는 사실이.

 




여전히 동창회는 안 나가고 싶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모교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했다. 모교를 너무 미워하지는 말자. 선배의 일생에 몇 퍼센트나 긍정적인 영향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신념을 위해 악착같았던 선배 같은 사람들도 키워내지 않았던가?

 

 

〈종철이의 편지 중에서〉중 일부 - 이산하

 

이 교정에서

함께 미래를 꿈꾸었던 벗들,

또 우리의 뒤를 이어오는 후배들,

당신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나는 아직도 눈을 감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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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heme 2007-01-1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광 나오셨군요. 제 동생도 혜광 나왔는데..

oldhand 2007-01-1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암울했던 시대에, 처음으로 나온 기사는 사회면 1단 짜리 기사였지요. 자칫하면 묻혀서 넘어갈 뻔한 사건이었고, 만약 그랬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도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물론 안좋은 쪽이겠지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aviana 2007-01-1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자랑스러운 선배님 맞으세요.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분인데,점점 잊혀져가는거 같아 안따까웠는데, 그래도 저 어린 학생들이 훌륭한 선배님의 뜻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네요.
그 선배란 분..에구 정말 말해 무엇하겠어요.

Mephistopheles 2007-01-17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출신 고등학교를 1회로 졸업했습니다..입시라는 이름으로 밀리고 치이고 보니 별반 추억이라고 할것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엔리꼬 2007-01-17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ntitheme님.. 아, 부산에 사시는 분이신가봐요? 동생분이 제 후배일 가능성이 크겠죠? 아닌가? 아무튼 반갑습니다. 벙개 잘 하세요..
oldhand님.. 그렇겠지요. 저희는 앉아서 주워먹었죠..어떻게 보면 또 시대의 한 순간 한 순간이 다 절체절명의 위기인 것 같아요.. 올해도 참 중요한 해가 될 것 같고요..
paviana님.. 잊혀져 가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어요? 그래도 추모비가 코딱지만한 학교교정에 떡 하니 있으니 지나가다가 보기라도 하기를 바래야지요..
메피스토님.. 저도 별로 추억이 없어요.. 남녀공학이기라도 했다면 모를까? 남자들끼리 무슨.. ㅎㅎ

Mephistopheles 2007-01-1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마...적지 못했던 그 남녀공학 이야기를...툭 까놔 주시니...속이 시원합니다..ㅋㅋ

마법천자문 2007-01-17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종운(문제의 그 선배)씨와는 직접 만나서 일단 석궁 열 발 정도를 먹인 다음에 진지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군요.

antitheme 2007-01-1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직장 옮기기 전까지 부산에서 살았구요. 제 동생 녀석이 72년생이니 님의 후배인 듯 합니다.

바람돌이 2007-01-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20년이네요. 어제 일인듯한데.... 87년에 제가 대학을 들어간 저의 대학생활을 같이 시작했던 이름입니다. 늘 부채를 짊어진 듯 무거운 이름이기도 하구요. 박종운이란 이의 소식을 들으니 부채의 무게가 더 늘어나는듯합니다.

엔리꼬 2007-01-18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ephisto님 ^^ 으흐흐
불멸의 나애리님.. 반갑습니다. 님의 촌철살인 언제나 존경하고 있습니다. 석궁은 가까이가 아닌 멀리서 발사해야 합니다. 꼭.
antiheme님.. 아, 님도 상당히 지긋하시군요.. 가까스로 후배입니다. 같이 학교 다녔겠네요.. ^^
바람돌이님.. 아, 온 몸으로 느끼셨군요.. 너무 진지한 댓글에 뭐라 할 말을 잊었습니다. 깨는 말이지만, 부채라 하시니 갑자기 멍키헤드의 '부채도사와 목포의 눈물'이란 노래가 듣고 싶어졌어요..
 

며칠전 우울모드라고 내 하루를 소개한 적 있다. 요약하자면, 내가 원하는 부서에 올해도 못가게 될 것이라는 이유.

그런데, 극적 반전이 있었다. 금요일 퇴근 전, 소장님이 20여명 센터 직원들을 모두 모았다. 거기서 올해 부서 구성 발표가 있었다... 나눠주신 프린트물에는 내 이름이 떡하니 내가 원하는 부서에 있었다. 내가 그 부서를 원하는 것은 다름아니라 내 전공을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부서에는 많이 있는 20대 젊은 여성들이 2-3명 있기 때문은 절대 아니었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찌 이런 일이... 내가 그 부서에 가지 못하게 됨을 알고 그 부서 팀장에게 한풀이 비스무리한 것을 좀 했더니, TO를 늘려서 날 받은 것인가? 사실 그 팀장은 내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날 그 팀으로 데려가겠다는 말로 날 설레게 한 죄가 있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이유는, 아무래도 나와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혼자만의 착각일까?) 현재 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조심스럽게 설명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그게 제가 여기 팀 사람들이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요.... 사람은 좋은데 말이죠, 일이.. 아니, 여기 일이 싫다는 것이 아니라,, 제 전공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이 저곳이라서요.." 음.. 너무 다른 사람 배려를 많이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여기 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과 일하기 싫은 것도 한 이유였다. 이 부서에서 나는 언니라 불리고, 그는 오빠라 불렸다. 즉, 남성성이 강력한 여성이었다. 어찌나 변덕이 심한지, 기분 좋은 날과 기분 안좋은 날이 명확히 다르다. 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여직원과도 기분 좋지 않으면 말 한마디도 안건네니, 옆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피곤했는지... 아무튼 새로운 직원들과 함께 다시 일년을 꾸려가고 싶은 생각도 솔직히 있었다.  

아, 다음 주부터 이사를 하고 나면,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겠구나.. 이제는 진짜 처음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잘 해야지..  아무튼, 그렇게 표정관리를 하면서 주말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하는데, 옆 팀의 한 사람이 머리를 싸매고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왜 그런지를 물어보니, 글쎄.... 아까 발표한 구성안을 들고 원장에게 결재를 하러 갔다가 신규 직원 뽑는 것 모두 취소하라는 말을 듣고 결재도 못받고 나왔다는 것이다.

오, 마이 갓~~~ 새로 부임한 원장이 업무 파악도 하지 않고 어설프레 30명이나 되는 인원을 작년말에 자르더니, 이제는 새로 팽창한 사업을 일할 사람조차 뽑지 못하게 하는 것인가?  그건 그렇다 치고, 아니 원장이 결재 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올해 조직도를 미리 발표해서 맥 빠지게 하는 센스는 또 무엇인가?

갑자기 엄습하는 불안감과 두려움.

앗,.. 신규 직원을 뽑지 못한다면 각 팀마다 인원 배치가 다시 될 것이고, 내가 가려하는 팀마저 인원이 재배치되면 나는 다시 그 부서로 들어간다???  아악...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이 곳을 떠났고, 여직원 5-6명과 같은 방을 쓰는 새로운 장미빛 미래를 꿈꿔 왔었는데(물론 난 청일점), 다시 그 방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니...

요 몇년 사이에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을 느낀 적은 저번 금요일 뿐이 아니었을까?

으윽. 원장님이 마음을 바꿔 신입사원 채용 기안에 멋지구리구리하게 결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월요일 출근 준비를 해야겠다. 제발 플리즈, 결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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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1-09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 아침 좋은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06-01-09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될거예요. 서림님 화이팅!!!

세실 2006-01-0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재 하실꺼예요~~ 그 날은 뭔가 심기가 불편하셨던듯.....저도 화이링~~~

마늘빵 2006-01-0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엔리꼬 2006-01-0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 네. 그랬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폭풍전야 같습니다.
바람돌이님... 음.. 어느 광고를 보는 듯한 문구~ 감사합니다.
세실님... 심기가 불편하다고 사람을 뽑지 말라고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아 우울합니다. 원래 인건비 줄이자! 가 목표인 분이시거든요.. 돌이킬 수 있을 것인지..
아프락사스님.. 저도 ^^

날개 2006-01-09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되었나요?
좋은 결말이었으면 좋으련만......

진주 2006-01-09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건 정말 행운이에요!
일이 잘 풀려서 기분 좋네요. 남은 일들도 아마 잘 될 거예요.
(원장님은 결재를 재깍 하라 하라하라하라<--주문거는 중^^;)
 

시트콤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순풍 산부인과'는 등장 인물들의 성격을 묘사하는데 탁월했던 기억이 난다.

오지명이 원장으로 있는 산부인과의 표간호사(표인봉)는 다혈질 원장에게 불만이 있을 때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성격 탓이겠지. 그래도 표간호사는 나름의 반항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그 표현 방식이 아주 기가 막힌다. 근무가 끝나고 회식 자리에서 원장이 따라주는 술을  두 손으로 받는 척 하면서 잔을 받치고 있는 왼손을 약간 뗀다. 결국 자기는 원장의 술을 한 손으로 받는 방식으로, 원장에게는 절대 들키지 않게, 반항했다고 자위한다.

드라마 인물에 대해 일치감을 느끼는 경우가 그리 흔치는 않은데, 이번 경우는 절대적으로 그러하다.

박정희식의 민족주의에 대해 어설픈 반감을 가지고 있는 나는 국기에 대한 맹세 시간이 너무 불편하다. 국민학교 시절 공터에서 실컷 놀다가도 5시 땡하면 국기하강식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마음을 경건하게 가지고 국기를 받들여 모셨던 기억, 신나게 영화를 보기 전에도 국기에 대한 맹세를 열심히 했던 기억. 나름의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에 대해 '속았다'란 느낌을 갖게 되기 시작한 시절부터, 난 국기에 대한 맹세가 거북스러웠다.

다행히도 정권이 바뀌면서 일상 생활에서 그러한 애국의식고취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되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국가(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기관에 다니게 되면서 이러한 갈등상황이 도지게 되었다.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직원 모두가 강당에 모여 태극기를 향해 맹세 또는 애국가 제창이 있는 것이었다.

쪼잔하기로는 이등이라면 서러운 나, 항상 속으로만 씩씩거리는 나로서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 표간호사식 방식이 될 수 밖에 없다. "국기에 대한 경례!" 구호가 떨어지면, 나는 가슴에 손을 얹은 척은 하되 제대로 된 경례를 하지 않는다. 혹여나 남들이 잘 안보이는 자리에 앉았다면 은근슬쩍 손을 다시 내려놓기도 한다. 쪼잔한 방식이란 거 안다. 그러나 내 인생이 그래왔나보다. 그렇다고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맹세하지 않는데 적극적으로 경례하는 것도 이율배반이다.

그럼 나는 애국자가 아닌가? 나도 나름대로 대한민국 사랑한다. 대한민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물론 언어적, 문화적 장벽을 뛰어넘으려는 노력도 없지만), 이민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러나 애국에 대한 생각도 다르고, 표현하고 행동하는 방식도 다른데, 이를 일률적으로 강요(?)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느끼는 것 뿐이다.

그런데, 오늘 한겨레 21을 보다 보니 종교적 신념이 되었든 양심이 되었든 국기에 대한 경례를 공개적으로 거부하였다가 고등학교 입학을 거부당한 일이 얼마 전까지도 있었다고 하니,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http://h21.hani.co.kr/section-021003000/2006/01/021003000200601030592011.html

요즘 말이 많은 유시민 의원도 '국기에 대한 맹세는 파시즘의 잔재'라는 발언을 했다가 언론의 맹공을 받았다고 하니, 역시 소신이 딱부러진 사람은 헤쳐나가기 힘든 세상인 모양이다. 나같이 기회주의적이고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속마음도 숨기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모양이다.

이번 기회에 정치계에 입문이나 할까? 푸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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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6-01-0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에서 학교 행사에 기미가요 울리고 일장기에 경례하는 거 거부하는 교사와 학생들은 장하다고 보도하면서, 왜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했다고 고등학교 입학을 거부하는 걸까요. 앞뒤가 안맞다고밖에 생각이 안들어요.

마늘빵 2006-01-0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서 무슨 행사할때마다 국기의 경례하는데 참 애들 앞에서 안할 수도 없고, 마음은 하기 싫은데. 흠.

oldhand 2006-01-0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국가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기에는 이른 모양입니다.

미미달 2006-01-0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탐 공부할 때, 법과사회시간에 신체의 자유부분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거부하는 학생은 예외로 한다는 점을 공부하면서 참 의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깍두기 2006-01-06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학교에서 학급회의할 때 저런 의례를 몽창 생략하는 것으로 쪼잔한 반항을 하고 있습죠^^
우리나라도 이제 촌스러운 짓 좀 그만 했으면 좋겠는데.
 

올해는 이 부서에서 벗어날 줄 알았는데, 결국엔 좌절되었다.

이 기관에서 내 전공을 제대로 살릴 길은 다른 팀 차출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리고 거의 그렇게 될 것으로 믿었는데.  새로 온 원장과 소장의 입김으로 낙하산이 떨어졌다. 

아침 내내 우울했다. 올해도 이 부서에서 일해야 한다니..  솔직히 몸은 편하다. 나처럼 칼퇴근 잘 하는 내 또래 직장인들은 별로 없을테니 말이다. 일 또한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워낙에 모든 일을 내 일처럼 하는 팀원 덕에(때문에) 내가 책임져야 하는 일은 적은 편이다. 그렇지만, 그게 다인가? 어렵더라도 새로운 일을 맡아서 책임지고 도전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던가? 올해도 웰빙 모드로 쭈욱 가야겠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잘 세워서 시간을 의미있게 써야지.. 올해는 논문에도 도전하련다.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할 수 있도록 말이지..

그렇지만, 이미 내정되었다고 생각했다가 낙마하는 그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차라리 희망을 주질 말던지...

하기야 지금 내가 이렇게 푸념할 때가 아니지.. 사람이 참 간사하다고, 지난 연말 전체적으로 30명이나 짤랐는데, 그 명단에 내 이름이 없는 것에 대해 안도를 넘어 고마워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날 짜르지도 않았겠지만 짤랐더라도 얼씨구나 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지금의 나는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옳은 방향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갈길을 내가 결정하지 못하고 남의 힘을 빌어야 하는 이 처참한 기분이란...  내가 점점 타협하고 있다는 생각, 아니 적당히 안주하며 생활속에 파묻혀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탈피할 수 있을까?

 

제길, 올해 우리 팀원 7명 중 남자는 나 달랑 하나다. '차언니' 소리 들으며 올해도 열심히 적응해야겠다. 그런데 사실 90% 이상 완벽하게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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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1-04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언니라는 호칭에 적응했다는 말씀? ^^ 바라던 차출이 이루어지지 않아 속상하시겟지만 웰빙 모드로 가시면서 논문도전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음.. 그나저나 낙하산 인사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디...)

물만두 2006-01-04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언니~ 오... 적응 잘 하시길...

세실 2006-01-04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여직원과 부드럽게 지내시는 것도 큰 플러스 요소입니다.
언젠가는 진주를 알아볼때가 올겁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아자 아자~
호혹시...서림님 혈액형은???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신것 같아서...쌩~~~

엔리꼬 2006-01-04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감사합니다.. 물론 호칭에 적응했죠.. 우리 부서엔 대신 '조오빠'도 있어요. 저랑 완전 반대!
물만두님.. 적응이야 이미 잘 했죠.. 그런데 작년엔 그래도 한 분이 계셨는데, 올해는 한분도 안계심이네요..
세실님.. 어디에 플러스가 된다고 보시는지는 모르지만 출세에는 도움이 별로 안되더군요.. 물론 저는 출세는 별 관심이 없어서 이런 웰빙이 좋지만서요..
아, 그리고 대학때 학점과 혈액형이 비슷해요. B+

LAYLA 2006-01-0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논문 쓰시고 내년엔 원하시는 부서로 가시면 멋지겠는걸요..^.^ (저에겐 이게 더 좋아보여서요 ㅋㅋ ^^)

moonnight 2006-01-04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하산은 싫어요오~ 새옹지마라고 더 좋은 일이 있을지도.. 맘 푸셔요. ^^

하이드 2006-01-0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일은 맘대로 되지 않는다. 는 당연한 사실이 가끔 그렇게 팍팍 느껴지면 속상해요. 그 와중에서도 긍정적인면을 보려고 노력하시니, 성공하실꺼에요~

엔리꼬 2006-01-05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근데 말이죠.. 올해는 논문 쓸 수 있을까요? 제대로 일하면 못쓰는데.. 큰일이예요..
moonnight님.. 낙하산 두 명이 모두 이쁘고 젊은 여자라 봐주려고요... 감사합니다.
새벽별님.. 오호 그런데 저는 우울모드라도 머리가 나빠서 금방 까먹고 맨날 농담만 하고 다녀요.. 낼 아침엔 다시 우울모드 연출해야겠다.
하이드님.. 맘대로 되지는 않지만 제가 그만큼 여러가지 노력을 안했으니 뭐 당할만하죠... 저야 뭐 워낙에 (좋게 말하면) 낙천적 (나쁘게 말하면 대책없음) 인 사람이라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베개에 머리를 눕히면 그대로 자요..
 

조금 전에 mbc 작가(정확히는 프로덕션)와 통화를 했다.

작가 -  "내일 저희가 집에서 출근준비하시는 것 찍고 싶거든요? 괜찮으시죠?"

나 -  "아, 웬만하면 집밖에서 찍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는데요.."

작가 - "그래도 아내되시는 분이 옆에서 출근 도와주시는 것을 찍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나 - "아, 제 아내는 아침에 출근 안도와줍니다. 그냥 잡니다. 그래서 찍을 수도 없어요.."

작가 - "아, 다른 일 하시나보죠?"

나 - "아니 뭐 그런건 아닌데, 아침에 못일어나요.."

작가 - "그래도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찍으려면 아내분이 나오시는 것이.."

나 - "우리집 별로 안단란하거든요?(사실 좀 오버했음) 그러니 만약 집안을 찍더라도 아내는 출연 절대 불가입니다. 본인도 싫어해서요.."

작가 - "(당황하며) 그래도.. "

 

아내가 옆에서 출근을 도와주느냐 마느냐가 단란한 가정의 척도가 될 수 있는가?

나는 드라마, 특히 일일연속극과 같은 단란가족 드라마를 보면서 참 의아한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내가 눈여겨보기 시작한 이후로 한번도 빠짐없다. 일상적인 가정일 경우, 남편이 퇴근을 하고 코트나 양복 윗도리를 벗으면 그 옆에서 아내가 장롱 문을 열고 옷을 반드시 받아서 옷걸이에 걸고 장롱문을 닫는다. 물론 그러는 동안에 쉴새없이 대화를 주고 받는다. 갈등이 있는 날에도 (아내가 큰 잘못을 한 경우에라도) 서로 말은 주고받지 않아도 옷을 받아 옷걸이에 걸어주는 행동은 빠짐없이 등장한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단 한번도 내 아내가 퇴근하는 나의 옷을 받아준 적이 없다. 집에서 쉬고 있을 때라도 말이다. 물론 대부분의 장면에서 여자는 맞벌이 아닌 일반 주부로 나온다. (단란한 일일드라마에서 맞벌이가 퇴근하는 장면은 거의 못봤다.) 맞벌이가 아니기에 이런 장면이 현실적인 것이라고? 물론 현실적일 수 있다. 나를 뺀 모든 부부가 이런 장면을 매일 밤 연출할 수도 있겠지.(그렇진 않겠지만)

영화에만 클리셰가 있나? 드라마에도 당근 있다. 대부분 여자들일 작가들은 어찌하여 맨날 이런 대본만 쓰는가? 피디의 연출이지 작가의 의도는 아닐 수도 있다고? 그렇다면 어찌 저항하지도 못하나.

일하느라 아이 보느라 피곤해서 아침에 제대로 못일어나는, 그래서 '출근을 도와주지도 못하는' 내 아내와 나는 그래도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오손도손 살아간다.  작가들이여, 주위의 꽉 막힌 틀에서 벗어나라. 당신들이 먼저 그 틀을 깨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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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12-08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꿀꺽! (출연 축하해요,와~ 멋있어요,잘생긴 얼굴 드디어 보겠네 )

깍두기 2005-12-08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으신 말씀! 저도 한번도 그래본 적 없어요!
테레비 연속극 보고 남자들이 환상을 가지면 안될 노릇이어요!

물만두 2005-12-0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쉐이~ 울 오마니는 예전에도 안하신 일입니다.

blowup 2005-12-08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근을 도와주지도 못하는 내 아내'라는 표현에서 더 나아가 '출근을 도와 줄 필요가 전혀 없는 내 아내'라고 해주세요.^....^

엔리꼬 2005-12-0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누님.. 제가 맨 아래 글을 지워버려.. 누님 댓글이 남들이 보기에 오해하겠네요.. 말그대로 뻘쭘해졌네요.. 죄송합니다.
깍두기님.. 그렇죠? 저희만 그런거 아니죠?
물만두님.. 개척자이시군요.. 존경하옵니다.
namu님.. 댓글 감사합니다. 따옴표가 빠졌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따옴표가 참 오묘한 것이 일단 따옴표를 넣으면 똑같은 말이라도 저의 생각이라기보다는 남의 생각이라 비꼰다는 의미가 되버리죠..
작가한테도 안도와준다고, 단란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도 진심이라기보다는 그냥 나름대로 반항한거죠.. ㅎㅎ

BRINY 2005-12-0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3학년 애가 저한테 왜 결혼 안하냐면서 '아침 출근하는 남편에게 넥타이도 매주고 그러고 싶지 않으세요?'라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넥타이는 지가 스스로 매야지, 나도 바빠 죽겠는데.'라고 했더니, '지요?'하면서 쇼크 먹은 표정을 짓더라구요. ㅎㅎ, 제가 '단란한 가정'에 대한 소년의 환상을 깼나요?

blowup 2005-12-08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 님. 넵. 그러고 보니, 어떤 의도로 거기에 따옴표 치신 건지 알겠어요. 독자가 아둔하다 보니.--;;

moonnight 2005-12-08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제가 놓친 페이퍼가 있었나요? +_+;; 어떤 프로그램에 나오시는 건지 궁금하군요. 저도 핸섬한 얼른 모습을 뵙고 싶어요. ^^;;;

조선인 2005-12-0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이띠. 무슨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는지 모르지만 작가가 마음에 안 드네요 -.-;;

urblue 2005-12-08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가 출근 준비 도와주는 단란한 가정, 대한민국 남자들의 판타지도 아닐 터이고, 작가나 피디들의 판타지인가 봅니다.

엔리꼬 2005-12-08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 아이들의 환상을 차근차근 깨어줄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충격은 주지 마세요.. ㅎㅎ
나무님.. 아까는 따옴표 안쳤고요,, 지금 쳤어요... 독자가 아둔해서가 아니라 제가 표현을 잘 못해서...
moonnight님.. 자전거 예찬 카테고리 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조선인님... 요즘 비난받고 있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입니다. 작가가 초보라 그런가? 아니 능구렁이 작가로도 그럴만 하다고 봅니다.
urblue님.. 작가나 피디가 생각하길 그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판타지라고 자기 맘대로 생각하는거 아닐까요?

날개 2005-12-08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생각을 울 옆지기가 봐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다고 꿈쩍할 나도 아니지만..ㅎㅎ

LAYLA 2005-12-09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으흐흐흐흐 =3333

마태우스 2005-12-0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이 멋진 분이란 건 예전에 알았지만, 설마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엔리꼬 2005-12-0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저는 안됩니다.. 애가 둘이나 있어요... 그리고 저같은 남자도 흔치 않아서 만나기 힘들텐데.. 걱정이네요.. ^^
마태우스님.. 과찬의 말씀. 저도 글쓸 땐 이상하게 의협심이 강하게 쓰게 되네요.. 이 글을 아내가 본다면 아마 비웃을지도 몰라요.. 흥~ 하면서요.. 쩝
날개님.. 저는 좀 더 젊잖아요. ㅎㅎ 세대 내려갈수록 더 나아지겠지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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