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또 다시 10시에 기상. <하나기> 조식을 먹어 보고 싶었는데 물 건너 갔구나. 아버지와 함께 <락앤롤>에서 조식을 먹고서는 짐 정리, 방 하나는 체크아웃하고 새벽 비행기라 방 하나는 아예 1박을 추가했다. 짐을 옮기고 <조이너스 데판야키> 식당에서 중식. 그래, 밥은 이렇게 먹어야 하거늘. 밥도 이렇게 맛있는 것이거늘, 그동안 괌에서 밥맛을 따지지도 않고 먹었다.


 

중식 이후, 와이프와 아들은 숙소에서 쉬고, 아버지와 동생 식구들과 괌 관광을 다녀왔다. 남부를 돌고 왔더니 저녁 6. 숙소로 돌아와 <제프 버거>에서 사온 햄버거를 한 입 먹어보았다. 페티의 두께가 맥도날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긴 가격도 15달러 정도 하니.

 

룸 하나가 살아 있기에 어른 둘, 아이 둘은 뷔페 석식 이용이 가능했다. 내가 대표로 뽑혀 아버지와 조카를 데리고 하나기로. 맥주나 실컷 먹고 가야지. 허걱, 이럴수가. 하나기 석식은 셋트 메뉴에 음료는 돈을 내야했다. , 스타라이트로 갈걸. 술은 포기하고 초밥 셋트를 시켰다. , 누구나 생각할만한 초밥 맛이군.

 

저녁 먹고 할 일이 없어 다들 대충 널부러져 잤다. 마지막 식사는 pic 맞은편 ABC 마트에서 사온 컵라면으로. 자정이 넘긴 시간에 체크 아웃. 기분 좋게 잘 놀다가는구나......어마어마한 착각이었다.



 

출국장으로 가기 위해선 양 손 다섯 손가락의 지문과 얼굴 사진을 찍어야 했다. 우리는 왜 관광객에서 한 순간에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걸까.

 

출국 게이트로 들어가자마자 공기는 점점 삼엄해졌다. 출국 심사장 직원들 얼굴을 사진으로 찍었어야 했는데. 아구, 진지해라. 괌의 출국심사 직원들이 출국하는 관광객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형사가 용의자를 바라보는 시선처럼 느껴졌다. 테러범을 꼭 잡고야 말겠다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그래, 허리 띠 푸르마. 해외여행 다니면서 신발을 벗었던 적이 있던가? 그래, 신발 벗으마. 그리고 나서는 심사대 안으로 들어가 한쪽 벽면을 보면서 다리를 벌리고 양쪽 팔을 들고 있어야 했다. 마치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 취할법한 포즈랄까? , 차라리 팔을 구부려 하트 모양을 만들라고 하지?

 

괌은 일본인, 그리고 한국인 관광객들에 의한 관광 수입이 대부분의 수입원이다. 내가 출국한 시기는 추석연휴였던지라 거의 대개가 한국인 관광객들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들은 가족 당 몇 천달러, 혹은 몇 만 달러의 돈을 괌에 뿌렸을 것이다. 떠날 때가 되었으니, 이제 관광객이 아니라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건가?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추구(지푸라기 개)와 같이 여긴다

 

- 노자, <도덕경> 5

 

노자님 말씀치고 틀린 말이 없다. 추구는 제사를 지낼 때 쓰던 제물을 가리킨다. 추구는 제사가 끝날 때 까지는 최고의 예우를 받지만 제사가 끝나면 바로 내팽개쳐진다. 지푸라기 개는 비록 버려질지언정 적어도 한국인들마냥 잠재적인 범죄자로 경멸당하진 않는다. 고로 괌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지푸라기 개만도 못한 존재다.

 

 

이탈리아 여행 가서 이탈리아 경찰 다섯 명과 맞짱 뜬 내 성격 상 ( 니들 경찰은 무솔리니의 나라라서 인권 개념이 없냐! 베를루니코스의 개새끼들!? 이탈리아 시민들이 내 편을 들어주는 덕에 경찰서까지 끌려가지 않았다.) 만일 나 혼자 괌에 갔더라면 인격을 모독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괌 출국 심사 절차에 응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굴욕이었다.

 

한국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온갖 행패는 묵인하고 자국민들이 해외에서 당하는 인권 탄압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다. ( 국민의 인권을 개 무시하는 것들이 잘도 국가를 사랑하냐고 설문 짓거리다. 국가보훈처지 정권보훈처가 아니라고. 국가와 박그네 정권을 혼동하지 마라. 궁금해? 나는 박그네보다 지푸라기 개를 더 사랑한다  )

 

괌에 가서는 있는 돈 없는 돈 펑펑 써대고,

나갈 때는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한국 여행객들.

세상에 호구도 이런 호구가 없다.

 

도대체 왜 아무도 문제제기를 안 하는 걸까?

한국인은 자국 내에서 개돼지로 취급받는 게 이미 습관화 돼서일까?

우리는 자국이든 외국이든 그 어디서든 간에 경멸당해야 마땅한 존재인가?


괌이 그렇게 좋은가? 개돼지 취급 받으면서 가야 할 정도로?

괌은 미국령이다. 아마도 9.11 사태이후 생긴 애국자법이후 강화된 출국절차겠지. 9 11 사태를 불러온 건 미국 정부의 오만과 독선 때문이 아니었나? 그런데 왜 우리가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할까?

 

처음으로 우리 가족은 추석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또한 오랜만에 우리 가족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미국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야 할 가족 여행에 결국

초를 치고 재를 뿌렸다.

 

두 번 다시 괌에 가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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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괌은 미국령이에요. 흠.

시이소오 2016-09-25 08:57   좋아요 1 | URL
괌은 독립하고 싶어한다는데 대악마 미국이 허락할리가 없죠. 전략적인 병참기지인데다 또 다른 미국 식민지 국인 한국과 일본의 호구 관광객이 넘쳐나는데요 ~~

북프리쿠키 2016-09-25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편한 구석을 콕 집어내 주셔서 시원합니다. 넘치는 해외여행 후기에 식상했는데 역시 시이소오님은 달라요^^;

시이소오 2016-09-25 09:38   좋아요 2 | URL
비인도적인 공항 출국심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여행후기들이 늘어나면 좋겠네요 ^^

낭만인생 2016-09-25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괌에 가서는 있는 돈 없는 돈 펑펑 써대고,
나갈 때는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한국 여행객들.
세상에 호구도 이런 호구가 없다.

마음이 아프네요.. 이게 단지 괌이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9-25 09:59   좋아요 2 | URL
자국에서라도 개돼지가 아니라 인간대접을 받아야할텐데요 ^^;

나이니 2016-09-2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판도 가면 안 되겠군요.

시이소오 2016-09-25 17:03   좋아요 0 | URL
사이판도 출국 심사 그렇겠죠?

사마천 2016-09-25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911 직후에 미국 출장 갔던 한국 교수님이 공항에서 심한 모독적인 검문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악의 축으로 세 나라가 포함되었는데 하나가 코리아라는 거죠. ㅎㅎ 그런데 공항 직원들은 코리아가 사우시인지 노스인지 잘 모르더군요.. 정말 농담이 아니라 신발 벗고 다 뒤지고 등. 그때부터 이 난리입니다. 북이 더 못한다고 미국에 호소할수록 제제는 강해지지만 막상 실무진으로 가면 남과 북을 구별못하는 황당한 사태가 납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외교관 여권 없는 서민입니다.

시이소오 2016-09-25 17:06   좋아요 2 | URL
외국에선 구분이 안 갈것도 같아요. 도살자의 딸이 대통령 이니, 노스나 사우스, 어디가 악의축인지 헷갈릴법하죠 ^^;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5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괌히 시이소오 님을 능멸하다니 ( 불끈 ! )

시이소오 2016-09-25 17:07   좋아요 0 | URL
ㅋ ㅋ 같이 분노해주시다뉘 감사요 ㅋ^^

비연 2016-09-26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가길 잘했다 싶고 앞으로도 안 가겠다 결심하고요.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안에서 개돼지 취급 받으니 밖에서야 오죽하겠습니까... 싶기도 하구요. 갑자기 슬퍼지네요. 시이소오님. 우리 홧팅해요... 괌은 잊어버리시고!

시이소오 2016-09-26 13:44   좋아요 1 | URL
백남기씨 일로 우울한데 비연님 말씀대로 화이팅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