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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 - 우크라이나 민화 ㅣ 내 친구는 그림책
에우게니 M.라쵸프 그림, 배은경 옮김 / 한림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3월의 주제를 나눔으로 잡고 나눔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작은 공간 안에 많은 동물들이 동무삼아 함께 들어 가 추위를 피하는 내용이다.
좁은 공간에 더 많은 동물들, 더 큰 동물들이 들어가는 것이 신기했다. 이 책을 이미 읽었노라 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지만, 장갑의 변신을 함께 살펴보니 아이들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어,사다리가 생겼네. 문도 생겼고. 굴뚝도 생겼잖아. 장갑이 터져서 꿰맨 흔적도 있잖아..."하면서 읽었더니 아이들 눈이 커지기 시작한다.
어린 아이들에게 "너희들 생각은 어떠니?" 하고 묻는 것은 좋은 발문이 아니라 했지만, 나는 아이들 생각이 궁금하여 물어 보았다. 절반 정도의 아이가 할 말이 있다고 손을 든다.
착하다. 장갑 안이 따뜻할 것 같다. 나도 그 안에 동물들과 함께 들어가고 싶다... 고 이야기 한다.
점점 큰 동물들이 "나도 들어가게 해 줘." 하면서 나타나는데 마지막 장면을 남기고 보여주지 않았다.
아이들은 곰의 다음에는 코끼리가 나올 거라고 큰소리로 이야기 한다. 과연 그럴까?
내가 남겨 둔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아이들이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코끼리는 온데간데 없고, 빈 장갑만 떨어진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있게 되니 말이다.
적당한 호기심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보자. 때로는 그 호기심이 뒷통수를 치게 되더라도 말이다. 아이들의 손에 책을 쥐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말이다.
여러 번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동물들이 마음이 곱고 착해서 자리를 양보한 것이 아니라 자기 보다 크고 힘센 동물들이 무서워서 양보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것. 그래도 아이들은 전자로 더 많이 해석하는 듯.